'당정대' 조사한다더니 '참고인, 안 나와도 그만'

 

박지원 "피의자 소환하고 역지사지 응해야"
한동훈 "수사 지휘 없애더니 민주당이 지휘"

주진우, 추경호 시장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위헌·위법 판단할 수 없어 추에 의총 요청"
우원식 의장 표결 시간 앞당긴 탓 돌리기도
특검, 계엄 정당화 메시지 윤과 신원식 기소
합수부에 협조 지시 해경 김종욱·안성식도

 

무소속 한동훈 의원이 1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국민의힘 부산시당이 연 '2차 공공기관 이전, 왜 부산이 답인가' 토론회에 참석해 손뼉 치고 있다. 앞줄은 왼쪽부터 국민의힘 이헌승 의원, 정점식 원내대표, 이성권·김도읍·조경태 의원. 2026.8.11 연합

 

2차종합특검(권창영 특별검사)이 비상계엄 다음날 ‘당정대 회의’와 관련해 12일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해 달라고 요청한 한동훈 무소속 의원이 출석하지 않자 곧바로 재소환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종합특검팀은 이날 오후 언론 공지를 통해 “한 의원에게 당정대 회의 관련 참고인 신분으로 금일 오전 10시까지 출석하라는 통지서를 의원실을 통해 전달했으나, 한 의원은 출석 여부에 대한 답변 없이 불출석했다”며 “불출석 사유서도 제출하지 않았다”고 알렸다. 특검팀은 “수사 기간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을 고려해 한 의원에 대한 재소환은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종합특검은 12·3 불법 비상계엄이 해제된 이후 열린 ‘당·정부·대통령실(당정대) 회의’에서 12·3 내란을 정당화하는 논리가 개발됐다고 의심하고 있다. 2024년 12월 4일 새벽 국회 의결을 통해 비상계엄이 해제된 이후 같은 날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삼청동 국무총리 공관에서 당정대 회의가 열렸다. 국민의힘 측에선 당시 한동훈 대표와 추경호 원내대표, 나경원·김기현 의원, 정부 측에선 한덕수 국무총리와 박성재 법무부 장관, 방기선 국무조정실장이 참석했다. 대통령실 측에선 정진석 대통령비서실장, 신원식 국가안보실장, 홍철호 정무수석, 김주현 민정수석이 자리했다. 이후 오후 5시쯤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과 한 의원, 한덕수 전 총리, 추경호 전 원내대표가 만나 후속 대책을 논의했다.

 

종합특검은 그날 오후 7시에 열린 삼청동 안가 회동이 당정대 회의의 연장선상에서 이뤄진 것이 아닌지 의심한다. 안가 회동에는 당정대 회의에 참석했던 박성재 장관과 김주현 수석을 비롯해 이상민 장관, 이완규 법제처장, 한정화 법률비서관이 모였다. 박 전 장관, 김 전 수석, 이 전 처장은 국회 국정조사에서 안가 회동이 ‘단순 친목 모임’이었다고 주장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합의33부(재판장 이진관)는 지난 6월 박 전 장관에게 징역 25년을 선고하면서 안가 회동이 윤 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계엄의 정당성과 불가피성을 옹호하는 논리를 구축한 회의였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이 자리에서 내란의 책임을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에게 전가해 윤 전 대통령 수사를 차단하는 방안이 논의돼 윤 전 대통령에게도 보고됐다고 판단했다.

 

한 의원은 소환 통보 사실이 알려진 직후인 지난 6일 페이스북을 통해 "저는 계엄 당일 여당 대표임에도 누구보다 앞장서서 계엄을 저지했다"며 특검의 소환 시도를 강력히 비판했다. 그는 "선거 기간에 아무 이유도 없이 출국금지시켜놓고 몇 달씩 멋대로 연장해 가면서도 한 번도 부르지도 못하더니, 이제 와서 보여주기식 언플(언론플레이)이나 하는 이재명 정권의 정치특검이 하려는 정치수사를 도와줄 생각은 없다"며 조사에 응할 뜻이 없음을 명확히 했다.

 

특히 한 의원은 지난 9일에 다시 글을 올려 특검 측의 언론 인터뷰 내용을 거론하며 대립각을 세웠다. 당시 특검 관계자가 언론을 통해 "한 의원이 '출국금지만 걸어놓고 부르지 않는다'고 하길래 이번에 정식으로 소환했다", "참고인이니 와도, 안 와도 그만이다"는 취지로 발언한 점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한 의원은 "이재명 정권의 정치특검이 저를 소환한다고 ‘언플’해놓고서 '안 와도 그만이고, 출금해놓고 왜 안 부르냐니 불렀다'고 말했다고 한다"며 "'안 와도 그만'이고 '출금해놓고 왜 안 부르냐니 불렀다'는 것은 '뒷골목 깡패의 언어'지 '수사기관의 언어'가 아니다"라고 독설을 퍼부었다.

 

핵심 당사자인 한 의원이 출석하지 않고 특검이 재소환을 포기함에 따라 특검팀은 한 의원을 조사하지 않고 최종 수사 결과 정리 수순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종합특검이 한 의원을 재소환할 계획이 없다고 밝힌 데 대해 한 의원을 '참고인'이 아니라 '피의자'로 소환하라고 압박했다. 박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2차 종합특검팀이 한 의원을 참고인 신분으로 두 번째 소환 통보했지만 한 의원이 거부했다"며 한 의원을 향해 역지사지(易地思之) 심정으로 특검 소환에 응하라고 촉구했다. 이어 "한 의원은 검사, 법무장관 출신으로 수사할 때 참고인이 불출석하면 어떻게 했냐"며 "특검도 한 의원을 참고인이 아니라 내란 개입 혐의 피의자로 소환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에 한 의원은 "박 의원이 정치특검에게 저를 피의자로 부르라고 수사지휘했다"고 맞받아쳤다. 그는 이날 페이스북에 "검사의 수사지휘 없애더니 이젠 민주당이 직접 수사지휘를 한다"며 "정치특검이 민주당 수사 지휘에 따르나 보겠다"고 경고했다. 이어 "박 의원은 계엄을 막은 저 대신 숲에 숨은 이재명 대통령, (밤) 10시에 감기약 먹고 잤다는 김민석 전 총리나 출국금지하고 부르라고 정치특검에게 수사지휘하라"고 비꼬았다.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이 12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2·3 비상계엄 당시 국회의 계엄 해제 표결을 방해한 혐의로 기소된 추경호 전 원내대표 9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하고 있다. 2026.8.12 [공동취재] 연합

 

한편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추경호 대구시장의 국회 계엄해제 표결 방해 혐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비상계엄 선포 직후 정보가 부족해 위헌·위법성을 판단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당시 국민의힘 원내대표였던 추 시장이 혼란한 상황에서 정보 공유를 위해 계엄 해제 표결 전 국민의힘 의원총회를 소집한 행위는 정당했다는 취지다.

 

서울중앙지법 형사34부(재판장 한성진)는 추 시장의 내란 중요임무 종사혐의 공판을 열었다. 이날 재판에는 주 의원과 같은 당 박수민 의원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이들은 12·3 내란 당시 국회 본회의장에 들어가 계엄 해제 결의안에 찬성표를 던진 국민의힘 의원 18명 중 2명이다. 주 의원은 검사 출신으로 윤석열 정부 대통령실에서 법률비서관을 지냈다.

 

주 의원은 자신이 당 지도부에 긴급의총 소집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그는 “상식적으로 저뿐만 아니라 다른 의원들도 의총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며 “정보가 한정적인 상황이라 의견을 나누고 정보를 공유할 필요도 있었다”고 말했다.

 

‘12·3 계엄 해제를 의결하기 전, 계엄 선포가 위헌·위법이라고 판단했느냐’는 추 시장 측 변호인 질문에 주 의원은 “저는 그렇게 판단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주 의원은 “당시 정보가 한정돼 위법성 여부까지 판단하기는 불가능했다”며 “(민주당 의원들이) 150명을 넘어서 무조건 해제되는 상황이어서 (국민의힘 의원들끼리는) 이후 정국 상황이 어떻게 돌아갈지로 논의가 넘어가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주 의원의 설명과 달리 국민의힘 의원들이 의원총회를 열자고 논의하던 시점에는 민주당 의원들이 150명 이상 모일 수 있을지 자신할 수 없는 상태였다.

 

주 의원은 의총 장소가 국회에서 당사로 변경된 점, 당사에 모인 국민의힘 의원들이 표결에 참여하지 못한 주된 원인은 국회 출입 봉쇄 때문이었다고 말했다. 주 의원은 “(국회가) 다시 열렸다가 봉쇄됐고, 출입을 통제한 시간과 강도가 시시각각 변했다”며 “의원들은 국회가 막혀있고 혼란스러우니 당사로 갔다”고 말했다.

 

오히려 우원식 당시 국회의장이 표결을 예고했던 시간보다 앞당겨 국민의힘 의원들이 표결에 참여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주 의원은 “본회의장에서 민주당 의원조차도 우 전 의장에게 ‘왜 표결을 빨리하지 않느냐’고 항의했다”라며 “저는 이재명 대통령(당시 민주당 대표)의 출입 시간을 맞췄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주 의원은 “(이 대통령의) 출입이 이뤄지고 나서 빠르게 (표결을) 하려다 보니까 고지 시간보다 앞당긴 것”이라며 “정말 긴급했다면 이 대통령 출입과 상관없이 신속히 의결했어야 한다”고 했다. 그는 “갑자기 (표결을) 당기다 보니까 (국민의힘 의원들이) 들어오기에 현실적으로 어려웠다”고 했다.

 

12·3 내란 당시 국민의힘 원내대표였던 추 시장은 계엄 선포 직후 의원총회 소집 장소를 ‘국회→당사→국회→당사’로 3차례 바꿔 국민의힘 의원들이 계엄 해제 의결에 참석하지 못하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국회의 계엄해제 요구결의안은 ‘재석 190명 전원 찬성’으로 통과됐는데, 국민의힘 의원은 108명 중 18명만 참여했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차 페루를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페루 리마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윤 대통령 오른쪽은 신원식 국가안보실장. 2024.11.16 연합 자료사진

 

오는 23일로 수사 기한이 종료되는 종합특검은 이날도 기소를 이어갔다. 비상계엄 선포 직후 우방국에 계엄을 정당화하는 메시지를 전달하도록 지시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윤 전 대통령과 신원식 전 국가안보실장을 불구속 기소했다. 윤 전 대통령은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로, 신 전 실장을 내란중요임무종사 및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윤 전 대통령은 비상계엄 선포일인 2024년 12월 3일부터 다음날까지 이틀에 걸쳐 미국, 영국, 일본, 유럽연합(EU) 등 주요 우방국에 비상계엄을 정당화하는 내용의 메시지를 전파한 혐의를 받는다. 이에 따라 직권을 남용해 국가안보실, 외교부 등 소속 공무원들에게 의무 없는 일을 하도록 했다는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종합특검이 윤 전 대통령을 기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가 받는 재판은 다시 8개로 늘어났다. 윤 전 대통령이 기소된 사건은 이번 사건까지 아홉 건인데 한 건은 대법원 확정 판결이 내려졌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체포방해 등 혐의 사건이 지난달 9일 대법원에서 징역 7년형이 확정됐다.

 

신 전 실장은 윤 전 대통령, 김태효 전 국가안보실 제1차장과 순차 공모해 비상계엄을 정당화하는 내용의 메시지를 전파하도록 해 내란의 정당성을 확보하고 대외적인 지지를 확보하려 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검팀은 앞서 지난달 29일 김 전 차장을 12·3 비상계엄 선포 후 우방국에 계엄을 정당화하는 메시지를 전달한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이에 따라 특검은 "법원에 해당 재판과 김 전 차장의 재판을 병합해 심리해줄 것을 요청했다"며 "공범 3명에 대해 동일 절차에서 재판이 진행되길 바란다"고 했다.

 

종합특검은 또 김종욱 전 해양경찰청장과 안성식 전 해경 기획조정관은 각각 내란부화수행 및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김 전 청장과 안 전 조정관은 비상계엄 선포 당시 직권을 남용해 합동수사본부 해경 인원을 증원 편성하고 해경청 구금시설을 제공하려고 시도한 혐의를 받는다. 직원 1명을 합동참모본부에 정부 연락관으로 파견해 내란 행위에 부화수행했다는 혐의도 있다.

 

당시 김 전 청장은 연락관 파견을 반대하는 부하 직원의 의견을 묵살하고 "한 명이라도 파견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연락관이 계엄사에 도착하기 전 해경에서 비상계엄이 해제됐다는 통보를 받아 연락관 파견을 해제했고, 연락관도 계엄사 도착 전에 복귀한 것으로 파악됐다.

 

안성식 전 조정관은 윤 전 대통령의 충암고 후배로 2023년부터 방첩사와 교류하며 계엄 합동수사본부(합수부)에 해경이 자동 편제되도록 내부 규정을 변경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인물이다. 그는 비상계엄 선포 이후 소집된 전국 지휘관 화상회의에서 파출소 청사 방호를 위한 총기 휴대 검토와 합수부 파견 인력 증원 등을 주장한 것으로 조사됐다. 회의 이후 안 전 조정관이 '계엄 사범들이 많이 올 것 같으니 유치장을 비우고 정비하라'고 지시했다는 진술도 나왔다.

 

앞서 특검팀은 지난달 3일 두 사람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법원은 범죄혐의에 다툼의 여지가 있다며 영장을 기각했다.                                         < 임병선 기자 >

 

 

 

검찰개혁 지지자를 아이히만에 비유하고 모독
보완수사권 폐지는 검찰 개혁의 필연적인 결론
한국 리버럴세력, 단일하지도 철저하지도 않다

 

지배 질서의 일부가 된 자유주의 세력의 문제점
사실과 맥락이 틀린 레닌과 소비에트 구호 비유
어설픈 인용보다 검찰 피해와 고통에 공감부터

 

<한겨레>의 아주 오랜 독자로서 꼭 챙겨보는 필자의 글이 있는 반면, 그렇지 않은 글도 있다. 미안한 말이지만 이세영 논설위원의 글은 시간이 부족하면 잘 챙겨보지는 않았다. 지적 능력과 지식을 과시하는 듯한 문장들, 그리고 불필요하게 길고 이해하기 어려운 글이라는 느낌이 있었기 때문이다. 더 간결하고 명료하며 힘 있는 문장들을 좋아하는 개인적 선호도 작용했다. 그래서 이번 검찰 관련 칼럼 역시 그냥 지나치려 했다.

 

그러나 온라인 공간에서 많은 이들이 비판하고 부정적으로 반응하는 것을 보면서, 어떤 내용인지 궁금증과 호기심이 생겨 글을 찾아 읽게 되었다. 끝까지 읽고 느낀 것은 실망감과 함께, 너무 나갔다는 씁쓸함이었다. 이번 검찰 개혁 법안이 통과되는 과정 속에서, 그것을 주도한 사람들에게서 나타난 모습이 "아렌트가 피고인 아돌프 아이히만한테서 감지해 낸 감정 상태"라고 단정 지은 문장이 대표적이다.

 

이 문장은 검찰의 무소불위 권력을 해체하기 위해 싸워 온 수많은 시민과 정치인들을, 홀로코스트라는 전대미문의 인종 학살을 기획하고 집행한 나치 핵심 학살자에 비유하며 매도하고 조롱한 셈이다. 아렌트가 아이히만을 두고 제시한 '악의 평범성'을 검찰 개혁이라는 민주적 권력 통제 시도에 왜곡 적용하여, 시민적 열망을 무비판적 광기나 사유 부재의 상태로 깎아내린 것은 지나친 비약이 아닐 수 없다. 

 

한겨레 이세영 논설위원의 칼럼 화면 갈무리 

 

이런 식으로 검찰 개혁의 과제와 지지자들을 깔아뭉개고 욕보이는 화법은, 검찰 개혁에 원래부터 반대해 온 윤석열과 국민의힘, 그리고 친검 족벌 언론들의 입을 통해서는 오랫동안 식상하도록 반복되어 왔다. 그러나 진보적 개혁 언론인 <한겨레>의 논설위원이라면, 문제의 본질을 꿰뚫어 보는 훨씬 더 깊이 있고 품격 있는 접근을 기대하는 것이 독자로서 너무나 자연스러운 일이다.

 

게다가 이세영 논설위원은 검찰의 보완수사권 폐지 논의를 가리켜 "최초의 목적 자체를 증발시켜 버리는 증상"으로 설명하고 있었다. 이러한 진단은 그가 과연 지난 수십 년간 한국 사회에서 검찰 개혁이 왜 그토록 중요한 시대적 과제로 제기되었는지, 그 역사적 이유와 목적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었는지 의구심을 갖게 만든다.

 

한국 검찰 문제의 핵심은 기소권뿐만 아니라 수사권까지 한 손에 쥐고 스스로 수사하고 기소하며 처분까지 내리는 유례없는 '권력의 독점'에 있었다. 이러한 권력의 분리라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할 때, 수사권의 변형된 일부인 보완수사권의 폐지는 '목적의 증발을 보여주는 증상'이기는커녕, 너무나 자연스럽고 필연적인 논리적 결론일 수밖에 없다.

 

그렇기에 '보완수사권은 남겨두자'는 이재명 정부 일부 관료들과 법무부의 타협적 주장에 대해, 많은 검찰 개혁 지지자들이 '검찰 개혁의 목적은 어디로 갔느냐'고 강력히 반발했다. 더욱이 이해할 수도 없고 동의할 수도 없는 것은 이세영 논설위원이 '검찰 수사권 박탈'을 "한국 리버럴의 핵심 슬로건"이라고 규정하는 부분이었다. 이것은 왜곡이 아니면 오판이다.

 

먼저, 한국의 리버럴(자유주의) 세력은 결코 단일하지 않다. 이세영 논설위원이 몸담고 있는 <한겨레>나 <경향신문> 같은 대표적인 자유주의적 개혁 언론들이 그동안 검찰 개혁에 대해 보여준 심드렁한 태도만 보더라도 이 사실을 알 수 있다. 대개 많은 자유주의적 지식인과 언론들은 검찰 개혁에 무관심하거나, 흔히 '먹고사는 문제'와 무관한 여야 간 진흙탕 정쟁 정도로 깎아내리기 일쑤였다.

 

나아가 그들은 오히려 엘리트 검사들의 시각과 법률가적 논리에 이입하여 그들의 편에서 문제를 접근하고 설명하는 경향을 보여 왔다. 이것은 '자유주의 세력'이 역사 속에서 언제나, 어디서든 억압적 국가기구의 민주적 개혁이나 근본적 구조 개혁의 문제 앞에서 불철저하고 타협적인 한계를 드러내 왔다는 문제와 연결되어 있다.

 

'자유주의 세력이 자유주의적 개혁 과제에서 오히려 한 발 빼고 타협하는' 이 모순적 현상은, 오늘날 그들이 기존 지배체제와 권력 질서의 일부라는 사실과 관련 있다. 오늘날의 자유주의 세력은 과거 봉건적 질서에 피를 흘리며 싸우던 혁명적 자코뱅이 아니다. 그들은 이미 자본주의 체제와 국가기구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운영하는 기득권의 일부이다.  

 

아이히만. 나무위키

 

예컨대 미국 민주당의 리버럴 주류 세력이 트럼프의 집권과 극단적 폭주를 가능하게 만든 비민주적인 승자독식 선거제도나 헌정체제의 구조적 허점을 굳이 건드리고 싶어 하지 않는 이유도 이와 같다. 비민주적인 그런 제도 자체가 자신들이 권력을 나누어 가질 수 있게 만든 오랜 정치적 기반이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현상은 후발 자본주의 국가들에서 더욱 심화하는 경향이 있다. 국가 주도의 강력한 자본 축적 과정과 권위주의적 방식이라도 동원해 선진국을 따라잡아야 한다는 압박 속에서, 국가의 억압기구는 지배 엘리트 모두의 유용한 통치 도구였다. 따라서 '한국 자유주의 세력의 핵심 과제'로서 검찰 수사권 박탈을 설명하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그렇다면 왜 정부 수립 후 78년이 지나도록, 더구나 자유주의 세력이 국가권력을 공유하게 된 1987년 민주화 이후에도 40년 가까이 검찰 수사권 박탈이 이루어지지 못하고 미루어져 왔는지 설명하기 어렵다. 또한, 자유와 민주주의의 핵심적 걸림돌인 국가보안법 폐지에 대해 자유주의 정치세력과 지식인, 언론 대다수가 큰 관심이 없는지 설명할 수 없다.

 

나아가 대부분의 자유민주주의 국가라면 갖추고 있는 차별금지법을 제정하는 일에도, 한국의 자유주의 정치세력이 표 계산을 더 앞세우는지도 이해하기 어렵다. 자유주의 세력은 억압적 국가기구의 민주적 개혁과 철저한 민주적 권리를 약속하지만, 막상 권력을 잡으면 기득권 세력의 반발에 쉽게 타협하고 물러섰다는 게 진실에 가깝다. 또 자신들의 정권 안정과 통치를 위해 억압적 국가기구를 활용하기도 했다.

 

현재 이재명 정부가 검사 출신의 인사를 민정수석 자리에 거듭 임명하고,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이재명 정부의 검찰은 다르다'라는 발언으로 거센 반발을 산 이유도 비슷하다. 검찰이라는 칼의 본질이 달라지지 않음에도, '우리가 잡은 검찰은 다를 것'이라는 착각과 타협이 반복된다. 그렇기에 이세영 논설위원이 이번 칼럼의 첫 부분에서 레닌을 인용한 것은 뜬금없으면서도 지적 허세로 느껴진 것이 사실이다.

 

아마도 '슬로건을 중시하던 혁명가 레닌조차도 구체적 상황에 맞게 구호를 수정하거나 폐기할 줄 알았다'고 강조하며 자신의 급진성도 보여주고 싶었던 듯 하지만, 이것은 현재 한국의 상황과 맞지 않을 뿐만 아니라, 1917년 당시 레닌과 볼셰비키가 펼쳤던 구체적 실천과도 맞지 않다. 우선 "모든 권력을 소비에트로"라는 구호는 레닌과 볼셰비키에게 단순한 구호가 아니라, 혁명의 성격을 규정하는 전략적 방향이었다.   

 

1920년의 레닌. 위키피디아

 

이 구호는 1917년 2월 혁명으로 차르(전제군주) 정권을 타도한 이후, 부르주아 임시정부의 한계 안에 머무를 것인가, 아니면 노동자와 농민의 자치 기구인 소비에트 권력으로 이행할 것인가를 판가름하는 이정표였다. 혁명의 궁극적 과제와 권력의 계급적 성격에 관한 문제를, 정세에 따라 언제든 폐기할 수 있는 구호의 문제로 설명하는 것은 무지가 아니면 왜곡에 가깝다.

 

1917년 7월의 불리한 정세 속에서 이 구호가 잠시 보류되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소비에트 내부에서 볼셰비키가 다수를 차지하기 시작한 9월에 이 구호는 즉시 되살아났다. 무엇보다 이 구호는 단지 레닌이 발명해 낸 것이 아니라, 러시아의 공장과 거리의 투쟁 속에서 볼셰비키 당원들과 노동자 대중이 스스로 만들어 낸 열망의 결정체였기에 지도부의 임의적인 판단으로 철회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더욱이 레닌과 볼셰비키의 강령과 역사를 조금만 살펴본다면, 그들이 차르 체제의 억압 기구였던 검찰과 사법 권력에 대한 민주적 통제와 철저한 개혁을 항상 핵심적 과제로 제기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들은 검찰의 기소 독점권과 관료적 면책권을 해체하고, 모든 수사 과정과 재판을 대중 앞에 투명하게 공개하며, 특권화된 법률 관료들을 언제든 선출하고 파면해야 한다는 요구를 내걸었다.

 

그 이유는 명확했다. 차르 전제 정권이 민중을 수탈하고 권력을 유지하던 핵심 수단이 바로 비밀경찰과 검찰, 사법부, 그리고 이들과 결탁한 반동 언론이었고, 레닌과 볼셰비키 스스로가 바로 그러한 검찰 권력의 표적 수사와 편파 기소, 독일의 첩자로 몰아가는 여론재판과 마녀사냥에 의해 수많은 동지를 잃었던 직접적인 피해자들이었기 때문이다.  

 

한인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왼쪽에서 두 번째)와 한동수 변호사(네 번째) 등이 6월 5일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바람직한 검찰개혁을 위한 시민 주도 신형사소송법 개정 촉구 기자회견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조국혁신당 박은정 의원 페이스북
 

따라서 이세영 논설위원이 진심으로 '레닌에게서 지혜를 배워라'고 충고할 생각이었다면, 기득권과의 어설픈 타협에 안주하지 말고 더욱 철저하게 검찰 권력을 해체해야 하며, 특히 '검찰 수사권의 박탈'이라는 전략적 방향성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하는게 더 타당했다. 물론 레닌과 볼셰비키가 언제나 옳았던 것은 아니며, 그들이 구축한 체제의 한계와 오류에 대해서는 오늘날 비판적으로 재검토해야 할 대목이 수없이 많다.

 

그렇기에 지금 중요한 것은 레닌이나 아렌트 같은 이름을 과시적으로 끌어와 어설프게 인용하는 것이 아니다.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78년이라는 세월 동안 검찰 권력에 의해 얼마나 많은 피해자들이 얼마나 참혹한 피해와 고통을 겪어야 했는지 직시하는 일이다. 그리고 그것을 목도해 온 보통의 시민들이 왜 그토록 거리와 광장에서 '검찰 개혁'을 외쳐 왔는지 그 절박한 마음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일이다.                     < 전지윤 사회운동가·연구평론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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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계환-문연철 녹취 "방첩사가 은폐하라더라"
김 "이 XX, 파일이 하나도 없네" 안도하는 모습
문 "(이종섭) 장관님이 이제 막 포즈를 잡으셨다"

 

정훈실장 "쓸데없는 소리 말라는 압박 받았다"
김건희 "영부인에 클러치백 필수" 황당한 증언
종합특검, 2주 안에 50명선 릴레이 기소 시작
허석곤·이영팔·이은우 불구속 상태 재판 넘겨

 

황유성(왼쪽부터) 전 방첩사 사령관, 김계환 전 해병대 사령관,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대령) 연합자료사진

 

채수근 해병대 상병이 2023년 7월 20일 새벽에 순직한 뒤 윤석열 대통령이 초기 수사 진행 상황에 격노했다는 사실을 감추려 했다는 의혹을 받는 황유성 전 방첩사령관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이 12일 오전 10시 10분 이종록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진행된다. 황 전 사령관과 함께 지난 7일 구속영장이 청구된 당시 방첩사 소속 해병대 파견부대장이던 문연철 대령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는 같은 날 오후 2시 10분 열린다.

 

3대 특검(내란·김건희·순직해병)이 미처 해결하지 못한 수사를 이어가는 2차종합특검(권창영 특별검사)은 지난 7일 황 전 사령관에 대해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문 대령에 대해선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와 면담 강요 혐의로 영장이 청구됐다.

 

황 전 사령관은 채 상병 사망 사건 당시 군 정보기관인 방첩사를 지휘헸다. 그는 채 상병 순직 후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과 조태용 전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 임종득 전 국가안보실 2차장, 이시원 전 공직기강비서관 등과 잇따라 통화한 사실을 확인한 이명현 순직해병특검팀은 그를 지난해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한 일이 있다.

 

문 대령이 2023년 8월 김계환 전 해병대사령관에게 '해병대 간부가 VIP 격노 사실을 발설하지 못하도록 보안 교육을 하겠다'는 취지로 말한 통화 녹취가 드러나기도 했다.

 

사건을 넘겨받은 종합특검팀은 방첩사가 채상병 순직 처리 과정에 조직적으로 개입했다고 보고 수사를 이어왔다. 김 전 사령관은 휴대전화의 해당 내용을 지웠는데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와 종합특검이 포렌식을 통해 통화 녹취를 복원하는 데 성공했다. 그중에 "방첩사가 VIP에 대해 더 알려하지 말고 있는 것도 다 지우라고 한다"는 내용도 있었다고 JTBC가 10일 보도했다. 해병대 공보실장은 “기자에게 쓸데없는 소리 하고 다니지 말라”는 압박을 받았다. 조직적으로 'VIP 격노설'을 덮으려 한 정황이 드러난 것이다.

 

김 전 사령관과 문 방첩부대장이 전화 통화를 한 것은 2023년 8월 18일이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채 해병 수사 결과를 듣고 격분했다는 'VIP 격노설'이 퍼지던 시점이다.

 

김 전 사령관은 여러 차례 진행된 국회 출석과 군검찰 조사 과정에 "박정훈 대령에게 VIP 격노설을 언급한 사실 자체가 없다"라며 의혹을 강하게 부인해 왔는데 이날 공개된 통화 녹취록에 따르면, 철저하게 계산된 거짓말이었다.

 

문 전 부대장이 "정훈이가 V(VIP) 내막을 알고 있다는 게 중요하다"면서 "쓴다면 핵폭탄"이라고 우려하자 김 전 사령관은 "근거가 없다고 하면 어떻게 하겠느냐"고 답했다. 박 전 단장이 외압의 실체를 폭로하더라도 물증이 없다면 그를 거짓말쟁이로 몰아가겠다는 모의 정황으로 볼 수도 있는 대목이다.

 

특히 김 전 사령관은 박 전 단장을 가리켜 "이 XX, 녹음 파일이 하나도 없다"라며 안도하는 모습도 보였다. 박 전 단장에게 녹음 파일이 없으니 자기들끼리 입을 맞추면 진실을 덮을 수 있다고 맹신한 셈이다.

 

문 전 부대장은 "(방첩사에서) VIP에 대해 알려하지 말고, 있는 것도 오늘부로 다 지우라, 이런 지시가 저한테 왔다"며 "(이종섭) 장관님이 이제 포즈를 딱 잡으셨다"는 말도 덧붙였다. 방첩사가 조직적으로 'VIP 격노설 지우기'에 나섰고, 이종섭 당시 국방부 장관도 동조하기로 했음을 털어놓은 것이었다.

 

통화 다음날 두 사람은 경기도 화성의 한 참치집으로 이모 당시 해병대 공보정훈실장을 불렀다. 특검은 이 자리에서 문 전 부대장이 이 전 실장에게 "기자들을 만나지 말라", "쓸데 없는 소리를 하지 말라"고 압박한 사실도 파악했다. 황 전 사령관은 특검 조사에서 "부적절하게 보일 수 있어 수사와 관련한 첩보활동을 하지 말라고 했을 뿐"이라고 혐의를 부인했다.

 

해병대 채수근 상병 순직 사건과 관련해 항명과 상관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이 9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부 군사법원에서 열린 1심 선고 공판에서 무죄를 선고 받은 뒤 어머니 김봉순씨와 기쁨을 나누고 있다. 2025.1.9 연합 자료사진

 

아울러 종합특검은 방첩사가 박정훈 당시 수사단장의 어머니 김봉순 씨를 불법 사찰한 정황도 포착했다. 김씨가 채 상병의 유족을 만나려 한다는 동향을 파악해 보고한 것인데 민간인 불법 사찰에 해당한다.

 

김봉순 씨는 2024년 4월 “엄마로서 호소를 드립니다. 부디 박정훈 (당시) 대령을 계속 재판에 끌고 나가는 건, 이거는 너무 가혹하지 않느냐”면서 "남들 억울하게 하지 말라는 가르침을 박 준장이 잘 지켜왔다"며 재판부에 탄원서를 냈고 언론 인터뷰에 나서기도 했다. 이어 “아직까지도 국민의힘 당원이에요. 대통령이 '이러면 안 되겠다'는 생각을 조금이라도 생각하신다면 빨리 이 재판을 취소시키는 일이…”라고 말을 채 맺지 못했다. ]

 

그런데 JTBC 취재 결과, 특검은 방첩사가 박정훈 준장에 대한 동태 파악을 하는 과정에 "박정훈 어머니가 채상병 유족과 접촉 시도 중"이라는 동향보고가 생산된 정황을 확인한 것이다. 실제로 만남이 이뤄지진 않았지만, 박 준장 어머니가 유족들을 위로할 방법을 고민하던 시기에 이런 보고가 올라간 것이다.

 

다만 황 전 사령관이 박 준장 어머니의 동향 파악을 지시했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아 이번 구속영장 범죄사실에는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건희 씨에게 260만원대 로저비비에 가방을 선물한 혐의로 기소된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 부부가 13일 속행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으로 들어서고 있다. 2026.7.13 연합 자료사진

 

윤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씨는 1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조형우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과 배우자 이모 씨의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 속행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가방을 받았는지를 묻는 민중기 특별검사팀 질의에 "처음에는 몰랐는데 나중에 인식했다"고 답했다.

 

누구를 통해 받은 것이냐고 묻자 김씨는 "기억이 안 난다"며 "간접적으로 왔는데 그게 어딘지 그런 것을 성격상 잘 안 물어본다. 어딘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성격상 잘 안 물어본다’는 답을 국민들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모르겠다. "영부인에게 클러치백은 필수품"이라거나 "옷 색깔마다 필요해서 제가 짝퉁(가품)을 많이 샀다. 클러치백이 많다"고 덧붙이는 등 황당한 답이 적지 않았다.

 

대통령 관저에서 보유한 가방들을 점검하다가 김 의원 배우자 이모 씨가 건넨 가방을 발견한 것이냐고 되묻자 "그랬던 것 같다"고 했다. 김씨는 가방을 확인한 후 답례 인사를 하진 않았다면서도 "(이씨에게) 감사한 생각이 들었다"고 답했다.

 

하지만 가방과 함께 전달된 이씨의 자필 편지에 대해서도 김씨는 가방 발견 당시 본 기억이 없다고 했다. 이씨는 편지에 "긴 여정이었지만 대통령님과 영부인께서 곁에 계셔주셔서 큰 힘이 되었다"고 적은 것으로 조사됐다. 김씨는 "편지 내용은 더더욱 기억이 안 난다"며 "저런 선물도 사실 관심이 없는 게 제가 아무것도 안 했는데 '줄리'(의혹)부터 시작해 악마화가 지겨울 때였다"고 답했다. 무차별적으로 명품 가방 등을 수수해 놓고 관심조차 없었다고 모순되는 주장으로 일관한 것이다.

 

김씨는 지금까지의 재판 태도와 아주 다르게 이날은 목소리를 높이며 격앙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특검 측이 "여당 당 대표 내지 부인한테 명품을 선물 받고 자필 편지도 받는 게 이례적으로 보인다"고 하자 김씨는 "검사님, 그간 영부인들 수사를 다 해봤나. 저만 (수사를) 했죠. 그런데 어떻게 이례적이라고 얘기하나"라고 따졌다.

 

검사가 "국민들이 바라보기에 이례적이라는 것"이라고 하자 김씨는 "국민들이 정말로 알까요?"라며 "검사님도 모른다. 대통령 관저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르지 않느냐"고 맞섰다. 대통령실 관계자 혹은 친인척 등 구체적인 전달 경로를 추궁하자 김씨는 "범죄를 확장하지 말라"고도 말했다.

 

재판부는 이날 대통령 배우자의 뇌물 수수 혐의 처벌 규정이 없는 만큼 증언 거부권을 행사할 수 없다고 고지했다. 그러자 김씨는 "제가 모르는 것도 상상의 나래를 펼쳐서 말해야 되나"라며 "논리적으로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반발하기도 했다.

 

"판사님께선 한쪽 편만 들지 마시고 조금 정확하게 들어주시길 바랍니다"라거나 "특검의 질문이 너무 강압적이에요. 저를 무조건 죄인으로 모는 것 자체가 이해가 안 가요"'라거나 "오늘은 자발적으로 나왔으니 과태료를 좀 깎아주세요"라고도 했다.

 

지난달 재판부는 증인 소환에 응하지 않은 김씨에게 과태료 300만원을 부과했는데 이날 신문에 스스로 출석함에 따라 취소됐다. 재판부는 다음달 28일 김 의원 부부에 대한 변론을 종결할 계획이다.

 

김 의원 부부는 2023년 3월 8일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에서 통일교 신도들을 동원해 지원해준 대가로 같은 달 17일 김씨에게 로저비비에 클러치백을 제공한 혐의를 받는다. 김 의원 배우자가 가방을 전달했고, 결제 대금은 김 의원 세비 계좌에서 빠져나간 것으로 조사됐다.

 

특검팀은 김 의원 부부가 대통령 직무와 관련한 일로 가방을 선물했다고 보고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를 적용했다. 김 의원은 배우자가 가방을 선물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부정한 청탁은 없었고 사회적 예의 차원이라고 주장해 왔다. 김 의원 변호인들은 특검팀이 김씨 자택에서 로저비비에 클러치백을 압수한 과정이 위법하다는 주장도 펼쳤다.

 

일부에선 김씨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대한 상고심 선고를 하루 앞두고 전원합의체에 회부된 것이 기를 살렸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법정에 출석한 김건희씨. AP 연합자료사진

 

한편 종합특검은 11일 언론사 단전·단수 의혹과 관련해 허석곤 전 소방청장과 이영팔 전 소방청 차장을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허 전 청장은 12·3 비상계엄 선포 직후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으로부터 "24시께 MBC, jtbc, 한겨레신문, 경향신문,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경찰이 진입하니 협력해 단전·단수하라"는 취지의 지시를 받고 이 전 차장에게 전달한 혐의를 받는다. 이 전 차장은 이후 서울소방재난본부에 전화를 걸어 "포고령과 관련해 경찰에서 협조 요청이 오면 협력해 달라"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조사됐다.

 

종합특검은 또 이은우 전 한국정책방송원(KTV) 원장을 비상계엄 관련 내란 선전 혐의로 역시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겼다. 이 전 원장은 KTV의 뉴스특보와 스크롤 뉴스 편성·송출 권한을 이용해 2024년 12월 3일부터 같은 달 13일까지 비상계엄과 포고령 등 내란 행위의 정당성을 주장하는 정보를 반복·집중적으로 전파한 혐의를 받는다. 반대로 내란 행위를 비판하거나 저지하는 내용의 정보는 선별적으로 차단·삭제해 불특정 다수 시청자가 내란 행위에 동조하도록 선전한 혐의도 적용됐다.

 

이처럼 종합특검은 오는 23일 활동 종료를 앞두고 이번 주부터 본격적인 기소 모드로 전환했다. 특검팀이 공소 제기를 검토 중인 피의자는 50명 안팎으로, 내란특검(24명)의 곱절 수준이다.

 

'관저 이전 특혜 의혹'을 수사 중인 진을종 특검보 수사팀은 현재까지 재판에 넘긴 5명(김대기·이상민·윤재순·김오진·유병호)을 포함해 10명 안팎을 기소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먼저 '21그램 부당 선정'에 관여한 혐의를 받는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과 김태영 21그램 대표, '봐주기 감사'에 관여한 감사원 관계자 등이 추가 기소 대상에 포함됐다. 의혹의 정점으로 지목된 김씨도 당연히 추가 기소할 방침이다.

 

'도이치 모터스 수사 무마', '서울-양평 고속도로 종점 노선 변경' 의혹 등을 수사 중인 김지미 특검보 수사팀은 6~7명의 피의자를 재판에 넘길 것으로 보인다. 수사팀은 지난 5일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을 재소환해 약 14시간 동안 고강도 조사를 벌였으며 기소 여부를 막판 검토 중이다.

 

검찰·해경·국정원 등의 내란 가담 의혹, 국민의힘 의원들의 윤 전 대통령 체포 방해 의혹 등을 수사하는 권영빈 특검보 수사팀은 15~20명을 기소할 것으로 관측된다. 종합특검은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 등을 받는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과 조성현 전 수도방위사령부 제1경비단장(대령)도 기소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두 사람은 앞서 내란특검이 입건하지 않았던 인물들로 종합특검이 정반대의 법리를 적용해 입건하면서 '모험'이란 뒷말이 나왔다. 

 

앞서 종합특검은 지난 7일 유병호 감사원 감사위원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구속 기소하고, 신용해 전 법무부 교정본부장을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로 불구속 기소하는 등 이날까지 11명을 피의자로 재판에 넘겼다. 

 

'관저 이전 특혜 의혹'과 관련해 지난 6월 9일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대통령실 김대기 전 비서실장과 윤재순 전 총무비서관을 구속기소하고, 김오진 전 관리비서관과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을 불구속기소 했다. 특검팀 출범 104일 만의 첫 공소제기였다.

 

지난달 2일에는 12·3 비상계엄에 가담한 혐의(내란중요임무종사)를 받는 김명수 전 합동참모본부 의장(불구속)과 정진팔 전 합참차장, 이재식 전 합참 전비태세검열과장, 김흥준 전 육군본부 정책실장 등을 구속기소했다. 같은 달 29일에는 계엄 선포 직후 윤 전 대통령의 지시를 받고 미국 등 우방국에 계엄 선포를 정당화하는 메시지를 발신한 혐의(내란중요임무종사 등)를 받는 김태효 전 국가안보실 1차장을 구속기소했다.                  < 임병선 기자 >

 

 

 

"실패가 예상되는 개혁"이라는 비관 타당한가
정권 교체 시 검찰 복원될 것이라는 경고까지
검찰 수술 왜 필요했는가 잊지 않는 것부터 필요

 

 

일단락 된 검찰 개혁에 대해 우려가 많다. 특히 범죄 피해자가 충분히 보호받을 수 있을지, 피의자 또한 억울함을 제대로 호소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주장, 그래서 검사의 직접 보완수사가 필요한데도 형사소송법 개정은 이를 외면했다는 비판이 높다. 10월 출범 예정인 공소청과 중수청이 제대로 작동할지에 대해서도 많은 의구심을 제기한다. 한마디로 '실패가 예상되는 무리한 개혁'이라는 데 다수의 언론들이 비슷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디지털 타임스의 지난 9일자 <‘검수완박’에 침묵한 검사들… ‘집단반발’ 안 한 이유 있었다> 기사는 이번 검찰개혁에 대한 검찰 내부의 분위기를 전하고 있다. 과거 형사사법 체계 개편이나 조직 내부의 작은 인사 갈등만 불거져도 전국 검찰청은 평검사 회의가 소집되고 간부들의 항명성 성명이 이어지는 등 집단 반발한 것에 반해 검찰의 수사권을 완전히 박탈하는 '검수완박' 형사소송법 개정안 통과 국면에선 극히 이례적으로 검찰은 침묵했다면서 평검사 회의도, 집단 성명도 없었고 내부 게시판에 비판 글이 올라오기는 했으나 강력한 집단 반발의 그림자는 보이지 않았다고 했다. 그 이유는 저항의 주축 검사들이 이미 검찰을 떠났으며, 정치적·법률적 리스크, '고된 노동'으로부터의 해방으로 받아들인다는 것이다.

 

이 기사대로 검찰 내부는 조용할지 몰라도, 그 공백은 언론들이 대신 메우며 검찰을 위한 변론을 활발히 펴고 있다. 주목할 만한 점은 이 국면에서 보수와 진보 언론이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한목소리를 내기도 한다는 사실이다.

 

조선일보는 10일자 <미술관 옆 은행나무의 비극>이라는 칼럼에서 “검찰 해체와 육사 폐교, 나라 곳곳에서 ‘숨 가쁜 도끼질’이 이어지고 있다. 꿈이 어쩌구 정의가 저쩌구 화려한 말잔치 끝에 멀쩡한 재목을 쓰러뜨린다”며 멀쩡한 나무를 찍어내는 도끼질에 비유하고 있다. 조선일보의 이 같은 비판은 친 검찰 논리를 지속적으로 펴온 신문이라는 점에서 새삼스러울 게 없는 것이다.

 

 

그보다는 같은 날자 한겨레의 선임기자 칼럼 <정치 막전막후: 이재명 정부가 택한 ‘손쉬운’ 개혁, 나쁜 개혁으로 끝나지 않으려면>도 조선일보와 크게 다를 게 없는 논지를 펴는 것이 눈길을 끌었다. 이 칼럼은 검찰 수사권 기소권 분리에 대해 큰 우려를 표하면서 2004년 열린우리당이 과반 의석을 차지했을 때의 4대 개혁 입법이 야당인 한나라당의 강한 반대와 열린우리당 당내 갈등 때문에 거의 실패했던 일을 환기시킨다. 그때의 실패는 개혁이란 요란하게 구호를 앞세우면 안 된다는 교훈을 남겼는데, 그 같은 교훈을 제대로 새기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행정 경험에 비해 정치 경험은 별로 없는 이재명 대통령과 민주당이 야당과의 대화와 타협을 포기하고 개혁을 강하게 밀어붙이는 ‘손쉬운 길’을 선택했다면서 사법부와 국민의힘이 반대했지만 민주당은 당론으로 보완수사권 폐지를 밀어붙였는데 이는 강성 지지층의 요구에 따른 것이며 이 대통령도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 칼럼은 ‘손쉬운 길’에는 반드시 부작용이 따른다면서 사법 개혁과 검찰 개혁은 지속 가능성에 문제가 있다고 한다. 나아가 “만약 2028년 총선에서 민주당이 패배하고 국민의힘이 승리한다면 국민의힘은 이재명 정부가 추진한 사법개혁과 검찰개혁을 뒤집을 것”이라고까지 해 검찰 복원 가능성까지 예상하기도 한다. 일방적으로 밀어붙인 개혁은 총선에서 1당이 바뀌면, 대선에서 정권이 바뀌면, 뒤집힐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

 

이 칼럼은 자사 논설위원의 지난 7일 ‘검수완박, 슬로건의 감옥’이라는 제목의 칼럼을 인용하며 ‘검수완박’도 따져 보면 대중에게 복잡한 사법개혁 담론의 요체를 직관적으로 전달하고 목표 지점을 선명하게 제시하기 위한 인지 프레임에 불과했지만 어느 순간 ‘완박’이란 기표가 일체의 절충과 타협을 단죄하는 현실의 교리 지침으로 작동하기 시작해 ‘슬로건의 감옥’에 갇혀버렸다고 지적했다. 

 

같은 날자에 실린 자사 지면의 <쇼츠 정치로 변질된 개혁의 카리스마>라는 제목의 칼럼, 경향신문의 <정의에는 절제가 필요하다> 중앙일보의 <정치가 경제 해결 못 할 때, 극단세력이 틈새 파고든다>는 칼럼들까지 인용해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진정한 개혁은 굳어진 ‘명분’이 아니라 끊임없이 스스로를 돌아보고 쇄신하는 ‘순례자적 태도’, 신념의 순수성에만 갇히지 않고 현실적 결과에 책임을 지는 ‘책임 윤리’의 회귀가 필요하다.”

“자신의 한계를 인정하는 겸손, 진실을 담담하게 말하는 용기, 내가 틀릴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끝내 포기하지 않는 절제다.”

“정당이 극단에 치우친 강경파의 요구에 맹목적으로 따르는 조직이 되어서는 안 된다.”

 

반면 자사의 오피니언면에 실린, 검찰개혁에 대해 긍정 평가하는 칼럼들은 인용되지 않는다. 7월 30일자 <검찰개혁 너머>라는 대기자 칼럼은 이번 형사소송법 개정은 검찰권 오남용의 흑역사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일체의 검사 수사권을 폐지한다는 역사적·논리적 귀결을 담은 것으로 그동안의 대논쟁은 보완수사권을 주느냐 마느냐는 하나의 '앙상한 결론'으로만 치달은 것도 아니며, 검찰개혁이라는 틀에만 머물지도 않았다고 한다. 세계적으로 유례없이 비대하고 견제받지 않는 검찰권력이 70년간 이어져온 전근대성을 탈피하는 것은 물론, 형사사법체계 전체의 합리화·현대화를 향한 풍부한 논의로 확장됐다고 설명하고 있다.

 

7월 15일자 <수사권 없는 공소청이 ‘경찰 통제’ 더 잘한다>는 논설위원 칼럼은 경찰의 부실수사와 사건 암장을 이유로 한 검찰에의 보완수사권 부여 주장에 대해 사실은 그 반대라는 실증적인 반론을 편다. 검찰은 수사기관의 수사를 법적으로 심사하고 통제하는 기소기관 본연의 역할에 충실할 수 있으므로 더 유능한 게이트키퍼가 될 수 있다는 것, 공소청의 엘리트 검사들이 수사에 한눈 팔지 않고 수사기관의 수사를 들여다보며 협조하고 견제한다면 국가 차원의 수사의 질은 월등하게 높아질 것이라는 점을 얘기한다. 보완수사권이 없어야 가능한 미래이며 수사·기소 분리를 통한 선진형 형사사법시스템 도입은 검찰총장 출신 대통령의 내란과 관계없이 검찰개혁 세력이 지향해온 일관된 방향이었다고 주장한다.

 

무엇보다 이 칼럼은 “검찰개혁 논의만 시작되면 우리 사회는 습관적으로 마치 집단 건망증에 걸린 것처럼 과거를 잊는다”고 개탄했는데 그같은 망각이 정작 이 신문에서 보인다. 장윤기 관련 증거인멸 및 축소 수사는 이른바 ‘제 식구 봐주기’라는 권력기관 범죄의 전형인데, 검찰이 이 분야의 ‘끝판왕’이라는 사실, ‘김학의 사건’이나 ‘김건희 봐주기’로 대표되는 부실수사와 사건 암장도 규모와 강도에서 검찰이 경찰을 압도한다는 것에 대한 망각이 같은 신문에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검찰개혁은 다수 국민의 호응 속에서, 다수 국민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정교하게 만들어져야 한다고 얘기하는 것에는 그른 점이 없다. 그러나 이번 개혁이 특정 진영의 열광 속에서 단기간에 일방적으로 밀어붙인 것이며, 그 때문에 실패가 예정된 것이라는 경고는 이번 개혁에 대한 과도한 비관, ‘저주’에 가까운 예언으로까지 들린다. 소통과 설득의 과정이 정치에서 중요하다는 원론적인 지적 자체는 틀릴 게 없고 협의와 합의의 강조는 언론으로서 충분히 제기할 만한 주장이다. 그러나 합의를 주문하는 이들 언론이 놓치는 중요한 것이 있다. 협의 자체를 일체 거부하는 국민의힘과의 합의가 현실적으로 얼마나 가능할지 의문이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더욱 중요한 ‘합의’가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마땅하다는 것이다. 짧게는 지난 1년간 길게는 6년간 혹은 수십 년간 무소불위의 권력을 행사해 온 검찰을 정상화하는 것에 대한 범국민적 합의, 검찰 권력의 분산과 통제라는 사회적 합의에 더욱 주목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번 개혁이 완벽한 것일 수는 없다. 72년 켜켜이 쌓인 적폐가 단시간에 정리되기는 어렵다. 정답이 아닌 현실적 해법을 찾는 과정일 뿐이다. 개혁에 비판적인 이들이 “진정한 평가는 앞으로 시작될 법 집행 과정과 그 과정에서 국민이 실제로 겪게 될 불편과 혼란을 통해 이루어질 것”이라고 얘기하는 그 말대로 진정한 개혁은 한 번의 법 개정으로 끝나는 게 아니다. '현실'에 맞게 추가 입법과 보완에 대한 논의가 지속적으로 요구된다. 그러자면 무엇보다 언론에 우선 필요한 것은 검찰 개혁이 결코 단기간에, 갑작스러우며, 일방적으로 이뤄진 것이 아니라는 점, 그 점을 망각하지 않는 것이다. 과도한 비관과 경고보다는, 검찰에 보완수사권 부여라는 논쟁에 갇히기보다는, 검찰개혁이라는 사회적 대합의에 따른 작업이 더욱 제대로 이뤄질 수 있는 '현실'을 만들어가는 것에 언론 자신도 한 몫, 중요한 몫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을 망각하지 않는 것이다.                                      < 이명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