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상도의 함박웃음이 보여준 '불멸의 법조 카르텔'

● COREA 2026. 2. 11. 02:14 Posted by 시사한매니져
 

50억 퇴직금 무죄 판결과 사법 정의의 파산
윤미향 마녀사냥 비롯해 곽상도의 그간 악행
강기훈 유서 대필 조작 사건에도 처벌 안 받아

노회찬 비극적 죽음 앞에서조차 악랄한 조롱
'이재명 게이트' 아닌 '법조 게이트'였던 대장동
손영미 피눈물 기억하며 무너진 정의 세워야

 

곽상도 전 의원이 6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 선고를 마친 뒤 입장을 밝히며 밝게 웃고 있다. 이날 법원은 '대장동 50억 클럽' 관련 범죄 수익을 은닉한 혐의를 받는 곽 의원에 대한 공소를 기각했다. 2026.2.6 [공동취재] 연합
 

최근 한국 사회의 법정에서 들려오는 소식들은 시민들에게 단순한 실망을 넘어 물리적인 호흡 곤란 수준의 분노를 안겨줄 정도로 참혹하다. 법은 만인에게 평등해야 한다는 근대 민주주의의 대원칙은 권력과 돈이라는 거대한 성벽 앞에서 속절없이 무너지고 있다. 그 폐허 위에는 ‘법조 카르텔’이라는 견고한 성벽이 우뚝 솟아 있음이 확인되고 있다.

 

특히 곽상도 전 의원과 그 아들이 받은 ‘50억 퇴직금 무죄 판결’은 그 정점이자, 한국 사법 체계 내에 존재하는 이른바 ‘불멸의 신성가족’의 성역이 얼마나 공고한지를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이다. 부패 스캔들로 얼룩진 과거를 뒤로하고 함박웃음을 지으며 법정을 나서는 곽상도를 보며, 우리는 이 나라의 사법 정의가 파산했음을 목격하고 있다. 

 

곽상도라는 이름은 한국 현대사에서 ‘조작’과 ‘마녀사냥’이라는 단어와 뗄 수 없는 관계에 있다. 특히 빼놓을 수 없는 장면은 2020년부터 벌어진 윤미향 의원과 정의기억연대(정대협)에 대한 전방위적인 ‘마녀사냥’이다. 필자가 공저한 <마녀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에서도 분석했듯이, 당시 검찰과 언론, 우파 네트워크는 30여년 동안 '위안부' 피해자들과 연대해온 활동가를 파렴치한 범죄자로 몰아세웠다.

 

당시 그들이 윤미향 의원을 공격하며 내세운 명분은 기가 막힐 정도로 비열했다. 평생을 활동가로 헌신하고 퇴직한 윤 의원이 받은 퇴직금 3천여만 원까지도, 그들은 ‘위안부 팔이’, ‘부정 수급’, ‘이중 지급’이라는 자극적인 딱지를 붙여 파렴치범으로 몰아세우는 데 이용했다. 하지만 정작 곽상도의 아들은 ‘화천대유’에서 약 6년을 근무하고 퇴직금으로 50억 원을 챙겼다.

 

30년의 헌신에서 나온 3천만 원은 범죄라고 매도하면서, 유력 정치인의 아들이 받은 50억 원은 ‘정당한 대가’가 되는 이 기막힌 사법적 연금술을 우리가 어떻게 납득할 수 있겠는가. 곽상도는 윤미향 마녀사냥의 선봉에서 가장 악랄하게 칼을 휘둘렀던 인물이라는 점에서 이러한 불공정이 낳는 분노는 더욱 참기가 어렵다. 

 

 

곽상도의 악질적 행보는 우연이 아니다. 그는 공안통과 특수통을 모두 거친 검찰 권력의 화신이었다. 그의 어두운 과거는 199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노태우 정권의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기획된 ‘강기훈 유서 대필 조작 사건’의 수사 검사가 바로 곽상도였다. 당시 검찰은 가혹한 고문과 조작을 통해 한 젊은이의 삶을 송두리째 파괴했고, 곽상도는 그 책임자의 하나였다.

 

2015년 대법원에서 강기훈 씨의 무죄가 확정되었지만, 곽상도는 단 한 번도 진심 어린 사과를 하거나 처벌받거나 책임을 지지도 않았다. 오히려 그는 박근혜 정부의 민정수석을 거쳐 국회의원까지 승승장구했다. 이는 한국 사회에서 조작과 탄압의 앞잡이들이 처벌받기는커녕 어떻게 기득권의 핵심으로 편입되는지를 보여주는 생생한 사례다.

 

국회의원 시절의 곽상도는 ‘마녀사냥꾼’으로서의 본능과 능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그는 문재인, 이재명 등 정적들과 그 가족들을 향해 끊임없이 의혹을 생산하고 공격을 주도했다. 그중에서도 더욱 잔인했던 것은 고(故) 노회찬 의원을 향한 공격이었다. 노회찬 의원이 누명을 쓰고 벼랑 끝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을 때, 대다수 시민은 큰 슬픔에 잠겼다.

 

그러나 곽상도는 그 비극 앞에서조차 “이중성을 드러내도 무방한 곳에서 영면하기 바란다”는 글을 올리며 고인을 조롱했다. 타인의 고통과 죽음마저 자신의 정치적 이득을 위한 소재로 삼는 그의 냉혈한 태도는 훗날 자신의 아들이 받은 50억 원 앞에서 보여준 뻔뻔한 당당함과 본질적으로 맞닿아 있다. 

 

관련 방송 화면 갈무리

 

곽상도는 자신의 권력을 이용해 대장동 비리에도 관여해서 이득을 얻었다. 대장동 비리는 언론에 의해 오랫동안 ‘이재명 게이트’로 포장되었지만, 그 실체는 곽상도가 포함된 ‘50억 클럽’이 보여주듯이 ‘법조 카르텔 게이트’였다. 명단에 이름을 올린 권순일, 박영수, 김수남, 최재경 등은 모두 판·검사 출신이거나 거대 언론사의 사주들이었다.

 

이들은 대장동 개발 과정에서 부패와 투기의 돈놀이가 원활하게 진행되도록 돕는  ‘징검다리’ 역할을 했다. 언론은 대장동 비리가 은폐되고 프레임이 전환될 수 있도록 필터링했고, 검찰은 주범들이 법망에서 빠져나갈 수 있도록 뒤를 봐주거나 부실 수사를 자행했으며, 사법부는 설령 재판에 넘겨지더라도 온갖 억지 법리로 면죄부를 주었다.

 

이 거대 카르텔의 입장에서 공공개발을 주장하며 민간 업자들의 이익을 회수하려 했던 당시 이재명 성남시장은 눈엣가시였다. 결국 그들은 자신들의 비리를 감추고 대장동의 진짜 주인들은 뒤로 숨기기 위해서, 사건의 성격을 조작하고 이재명을 마녀사냥의 제단에 올리는 악랄한 보복을 시도한 셈이었다.

 

뉴스타파를 비롯한 일부 양심적인 언론과 법률가들의 끈질긴 추적이 없었다면, 곽상도는 기소조차 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검찰과 사법부는 시민들의 눈을 의식해 수사하고 기소하는 흉내만 냈을 뿐, 재판 과정에서는 마치 짜고 치는 고스톱처럼 무죄의 근거를 만들어냈다. 결국, 이번 판결은 한국 사회의 사법 구조가 뿌리까지 썩어있다는 것을 드러냈다. 

 

판사와 검사는 퇴임 후에도 전관예우라는 이름의 카르텔로 묶여 서로를 보호한다. 그들에게 법은 정의를 실현하는 도구가 아니라, 자신들의 성역을 지키는 방패일 뿐이다. 이러한 구조가 유지되고 있기에, 우리는 윤석열의 내란과 김건희의 비리를 둘러싼 여러 재판의 결과에 대해서도 결코 안심할 수 없다는 마음으로 속을 썩이고 잠 못 이루고 있다.

 

곽상도 무죄 소식을 듣고 가장 먼저 떠오른 얼굴은 정의연 마포 쉼터의 고(故) 손영미 소장님이었다. 곽상도와 검찰-언론 카르텔의 집요한 윤미향 마녀사냥 과정에서 온갖 모욕을 견디다 못해 스스로 생을 마감해야 했던 그분의 고통을 우리는 잊지 못한다. 더욱 지독했던 점은, 곽상도가 손 소장님의 죽음 이후에 보여준 행태다.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옛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제1443차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에 정의연 마포구 쉼터 '평화의 우리집' 소장 손영미 씨를 추모하는 액자와 꽃다발이 놓여져 있다. 2020.6.10. 연합뉴스

 

손영미 소장님의 사망 이후에 곽상도가 보여준 행태는 도저히 인간으로 할 수 없는 것이었다.  

 

그는 비극적인 죽음 앞에서도 최소한의 예의를 갖추기는커녕, ‘죽음의 배후가 있는 것 같다’라고 기막힌 의혹과 음모론을 제기하며 손 소장님의 죽음을 윤미향 마녀사냥에 다시 한번 악용하는 최악의 악랄함을 보였다. 타인의 삶을 파괴하고 그 죽음의 흔적마저 정치적 공세의 수단으로 소모하는 그의 행위는 인간으로서의 도리를 저버린 것이었다.

 

수많은 선량한 이들을 죽음으로 내몰고도 법의 비호 아래 웃고 있는 곽상도의 모습은 정의의 실종을 상징한다. 이러한 사법 카르텔의 횡포는 단순히 특정 정파의 문제가 아니다. 이것은 우리 공동체의 근간을 흔드는 일이다. 힘없는 노동자가 초코파이 하나를 가져가도 ‘법 질서’를 외치면서 권력자의 아들이 받은 50억 원에는 눈을 감는 나라에는 미래가 없다.

 

손영미 소장님은 지금 저 하늘에서도 이 기막힌 현실을 보며 피눈물을 흘리고 계실 것이다. 이 분노를 잊지 말아야 한다. 법이 더 이상 권력자의 방패가 아닌 시민의 보루가 되도록 만들어야 한다. 곽상도라는 괴물을 낳고 방치한 이 뒤틀린 시대를 끝내는 일, 그것이 바로 손영미 소장님과 수많은 피해자의 눈물을 닦아주는 유일한 길이다.           < 전지윤 기자 >

“대통령에 누 끼쳐 대단히 죄송, 제 책임”

최고위원들도 지도부 공동책임 통감 입장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차 특검 추천 논란’을 ‘인사 사고’로 규정하고 “최종 책임은 제게 있다. 대통령께 누를 끼쳐 드린 점, 대단히 죄송하다”고 거듭 사과했다. 앞으로 특검 추천은 당내 국회 추천 공직자 후보 추천위원회를 거치게 하는 등 “시스템을 정비하겠다”고도 밝혔다.

 

정 대표는 9일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번 특검 추천 관련 최종 책임은 제게 있다. 이번 특검 추천 사고를 보면서 그동안의 관행을 고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이렇게 말했다.

 

정 대표는 “저도 특검 추천을 한 적 있습니다만, 좋은 사람이 있으면 원내지도부에 추천하고 원내지도부에서 그 사람을 낙점하고 추천하는 방식이었다. 여기에 빈틈이 많이 있었던 것 같다”며 “특검은 당에 설치된 인사추천위원회 절차를 생략하고 (추천이) 이뤄졌던 관행이 지금까지 있었는데, 앞으로는 특검 또한 철저히 인사추천위에서 검증하고 최고위원회의에서 다시 한번 점검해 이번 같은 인사 사고를 막도록 시스템을 정비하겠다”고 밝혔다.

 

전날 특검 추천 논란에 대해 강하게 반발했던 ‘반정청래계’(반청계) 최고위원들은 이날 특검 추천의 절차적 문제를 지적하면서도, 지도부로서의 공동 책임을 통감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언주 최고위원은 “(이번 추천은) 제2의 체포동의안 가결 시도와 다름없다는 게 당원과 지지자들의 시각”이라며 “합당 이슈도 마찬가지지만, 이 건도 최고위·법제사법위원회 패싱이 있었다. 대표께서 재발 방지를 확실하게 약속해주시길 바란다”고 했다. 다만 “이런 사고를 제대로 견제하지 못한 것에 대해 저도 결과적으로 무거운 책임을 느낀다. 당원들과 대통령께 정말 죄송하다”며 “이 일뿐만 아니라 그간 합당 강행, 지나치게 성급한 당헌·당규 개정, 입법 속도의 안이함 등 당 운영에 매우 심각한 문제가 있었는데, 제대로 해결하지 못해서 죄송하다”고 밝혔다.

 

황명선 최고위원도 이번 논란이 “분명한 사고”라며 “변명으로 덮을 수 있는 일은 아니다. 정중하고 진솔한 사과가 필요하다”고 짚었다. 다만 “지난 몇 개월 동안 우리 당은 대통령을 돕기보다 부담을 드리고 때로는 대통령을 외롭게 만든 순간이 적지 않았다. 이 점에 대해서는 저부터 뼈저리게 반성한다”며 “다시는 이런 기막히고 부끄럽고 미안한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깊은 자성과 함께 실효성 있는 재발 방지 대책을 즉각 마련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3대(내란·김건희·순직해병) 특검에서 미진했던 부분을 추가 수사하는 2차 종합 특별검사 후보자로 지난 2일 검사 출신의 전준철 변호사(법무법인 광장)를 추천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5일 전 변호사 대신 조국혁신당이 추천한 권창영 변호사를 특검으로 임명했다. 이 대통령은 전 변호사가 자신이 연루된 대북송금 사건 수사 당시 쌍방울 쪽 변호인단 출신이라는 점을 들어 여당에 강한 불쾌감을 표시한 걸로 알려지면서, 당내 반청계 의원들을 중심으로 추천 과정에 대한 비판이 나온 바 있다.                                < 김채운 기자 >

 

9일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 모습. 왼쪽부터 강득구·이언주 최고위원, 정청래 대표, 이성윤 최고위원. 윤운식 선임기자 yws@hani.co.kr

 

‘쌍방울 변호인’ 특검 추천 이성윤 “있지도 않은 의혹 확산, 안타까워”

“전준철 변호사, 대북송금 사건과 무관
윤석열에 핍박받고 압수수색까지 받아”

 

 
이성윤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이성윤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2차 종합특검 후보자 추천을 둘러싼 논란과 관련해 “좀 더 세밀하게 살피지 못한 점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면서도 “정치적 음모가 있는 것처럼 있지도 않은 의혹이 확산되는 게 매우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 최고위원은 9일 오전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전준철 변호사가 대북송금 의혹 사건의 변호인이 아니었다는 점을 먼저 말씀드린다”며 이렇게 말했다. 자신이 2차 종합특검 후보자로 추천한 전 변호사가 대북송금 의혹 사건에서 이 대통령에게 불리한 증언을 했던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 변호인단 출신이라는 사실이 알려진 뒤 거센 비판이 일자 해명에 나선 것이다.

 

그는 “전 변호사가 법인 소속 변호사로서 ‘쌍방울 사건’에 이름을 올린 건 동료 변호사의 요청 때문이었고, 담당도 횡령·배임 관련이었지 김성태 본인이나 대북송금 의혹과는 무관한 부분이었다고 한다. 그리고 그마저도 중간에 (변호를) 중단했다”고 설명했다.

 

이 최고위원은 이어 “제가 전 변호사를 추천한 건 ‘윤건희’(윤석열·김건희 부부)를 수사할 때 (전 변호사가) 서슬 퍼런 윤석열 검찰총장 하에서도 강직하게 수사했고 적임자로 판단돼 원내대표실에서 추천하게 된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그는 “그럼에도 정확한 팩트 확인 없이 전 변호사가 대북송금 사건을 변호했고 그런 그를 추천해 마치 정치적인 음모가 있는 것처럼 있지도 않은 의혹이 확산되는 게 매우 안타깝다”고 했다. 이 최고위원은 다만 “한편으로는 소통이 부족했음을 느낀다”며 “좀 더 세밀하게 살피지 못한 점을 유감스럽게 생각하고 앞으로 더 세심하게 살피겠다”고 했다.

 

이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 참석에 앞서 ‘김어준의 겸손은힘들다 뉴스공장’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서도 전 변호사 추천 경위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그는 방송에서도 “(전 변호사는) 친윤(친윤석열계) 검사도 아니고 윤석열한테 핍박받고 (검사를) 그만둔 다음에 압수수색까지 받았다”며 “김성태 변호인이 아닌 건 확실하고, 대북송금 조작 의혹사건의 변호인이 아닌 것도 확실하다고 안다”고 강조했다. 다만 “초기에 쌍방울 사건에 소속된 변호사인지를 제가 체크 못 했다”고 했다.

 

진행자 김어준씨는 이런 설명에 “전 변호사한테 직접 해명을 듣지 않으면 (부적절한 추천이라고) 그렇게 생각할 수는 있다. 열 받은 쪽은 열 받을 만한 이유가 있었던 것이고, 문제 없다는 쪽은 문제 없다고 생각하는 이유가 있던 것”이라며 “결과를 알고 보니 해도 됐던 인사 같긴 하다”고 말했다.                                      < 고한솔  김채운 기자 >

백만 달러 부자 이민 2400명?…사실은 139명 불과

● COREA 2026. 2. 9. 12:24 Posted by 시사한매니져
 

국세청장 “상속세 없는 국가로 이주 경향도 없어”
이 대통령, 대한상의 보도자료에 "가짜 뉴스"

최태원 “다시는 재발 않도록 만전” 지시
대한상의도 사과문…“혼란 초래, 깊이 사과”

 

임광현 국세청장이 대한상의가 지난해 우리나라를 떠난 백만장자가 2400명이라고 발표한 자료를 정면으로 반박했다. 임 청장은 지난 3년간 우리나라를 떠난 10억원 이상 자산 보유자는 연평균 139명에 불과하고 그것도 상속세 없는 국가로의 이주 경향도 발견되지 않았다고 SNS에 올렸다. 앞서 대한상의가 조사방식이 부실한 영국의 컨설팅 업체 자료를 근거로 보도자료를 냈고, 이 보도자료를 재래식 언론들이 대서특필한 바 있었다. 이재명 대통령은 과도한 상속세 때문에 부자들이 한국을 대거 떠나고 있다는 취지의 보도자료를 가짜뉴스로 규정하며 비판했고 대한상의는 즉시 사과와 재발방지를 약속했다.

 

부자들이 상속세 때문에 한국을 탈출한다는 거짓말

 

임광현 국세청장이 8일 페이스북에 최근 3년간 한국을 떠난 10억원 이상 자산 보유자가 연평균 139명이라고 밝혔다. 그와 함께 임 청장은 최근 3년간 해외 이주자 신고 현황 팩트체크 글을 올렸다.

 

그는 “대한상의는 백만장자의 탈한국이 가속화되는 원인을 상속세 제도와 결부시켜 국민께 왜곡된 정보를 제공했다”며 “국민께 보다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최근 3년간 신고된 해외 이주자를 전수분석 했다”고 제시했다.

또 “한국인의 2022∼2024년 평균 해외이주 신고 인원은 2904명이며, 이중 자산 10억원 이상 인원은 연평균 139명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1인당 보유 재산도 2022년부터 2024년까지 각각 97억원, 54억 6000만원, 46억 5000만원으로 감소 추세에 있다”며 “재산이 많다고 해서 상속세가 없는 국가로 이주하는 경향성도 발견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국세청 해외이주자 자산 규모 분석. 임광현 국세청장 페이스북 캡처
 

임 청장은 이재명 대통령이 지적한 ‘대한상의 부자유출 가짜뉴스’ 논란과 관련해 사실 여부를 검증하는 ‘팩트체커’를 자처하고 나선 모습이다.

 

대한상의는 지난 3일 ‘상속세수 전망분석 및 납부방식 다양화 효과 연구’ 보도자료에서 지난해 한국을 떠난 자산 100만달러(약 14억원) 이상 소유 고액 자산가가 2400명이라고 발표했다. 그러나 이 조사를 진행한 영국 이민 컨설팅사 헨리앤파트너스의 조사 방식이 부실해 결과를 신뢰하기 어렵다는 논란이 불거졌다.

 

임광현 국세청장. 연합자료사진
 

사과와 재발 방지를 약속한 최태원 대한상의 의장

 

한편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한국의 자산가 유출이 급증했다는 해외 조사 결과를 인용한 대한상의 보도자료를 둘러싼 논란과 관련해 유사 사례의 재발 방지를 대한상의에 지시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해당 보도자료를 두고 “고의적 가짜뉴스”라고 질타한 직후다.

7일 대한상의에 따르면 최 회장은 이번 보도자료 논란과 관련해 “책임있는 기관인 만큼 면밀히 데이터를 챙겼어야 했다”며 “앞으로 이런 일이 다시는 재발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해달라”고 대한상의에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재명 대통령 X 게시글. X 캡처

 

대한상의도 재발 방지 내부 시스템 보강 약속해

 

대한상의도 이날 사과문을 내고 “해당 보도자료 내용 중 고액자산가 유출 관련 외부 통계를 충분한 검증 없이 인용해 불필요한 혼란을 초래한 데 대해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또한 “향후 이런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엄중한 책임감을 바탕으로 자료 작성 시 사실관계 및 통계의 정확성 등에 대해 충실히 검증하도록 하고, 이를 객관적으로 점검할 수 있도록 내부 시스템을 보강하는 등 더욱 유의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대한상의는 지난 3일 ‘상속세수 전망분석 및 납부방식 다양화 효과 연구’ 보도자료에서 지난해 한국을 떠난 고액 자산가가 2400명으로 전년 대비 2배로 급증하는 등 세계에서 4번째로 많다는 내용의 해외 조사 결과를 인용했다.

 

그러나 해당 조사를 실시한 영국 이민 컨설팅사 헨리앤파트너스의 조사 방식이 부실해 결과를 신뢰하기 어렵다는 논란이 국내외에서 제기됐다.

 

대한상의가 당일 오후 “관련 통계를 학술적·공식 통계로 인용하기에 한계가 있다”면서 추가적 검증 및 확인 전까지 인용을 자제해달라고 요청했으나 논란은 끊이지 않았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서 이번 논란을 다룬 언론사 칼럼을 첨부하고 “법률에 의한 공식 단체인 대한상공회의소가 이런 짓을 공개적으로 벌이다니 믿어지지가 않는다”고 썼다.

 

또한 “주권자 국민의 판단을 흐리려는 고의적 가짜뉴스는 민주주의의 적”이라며 “엄중하게 책임을 묻고 재발 방지 장치를 만들어야겠다”고 밝혔다.                  < 이태경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5일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2.5. 연합

 

김정관 산업장관, ‘보도자료 사태’ 대한상의 포함 경제 6단체 호출···“공적 책무 망각”

 

상근부회장들과 긴급 현안 점검회의 개최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9일 서울 종로구 한국무역보험공사 중회의실에서 열린 6개 경제단체 긴급 현안 점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산업부 제공

 

지난 7일 이재명 대통령의 SNS로 확산한 대한상공회의소 보도자료 사태와 관련해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대한상의를 포함한 6개 주요 경제단체를 전원 호출해 질타했다.

 

김 장관은 9일 서울 종로구 한국무역보험공사 중회의실에서 6개 경제단체와 긴급 현안 점검회의를 개최했다. 사실상 대한상의 보도자료 사태에 대해 사과하고, 유사한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자리였다.

 

김 장관은 “대한상의를 소관하는 주무장관으로서 국민께 깊이 사과드린다”며 “대한상의 보도자료는 법정단체로서 공적 책무와 책임을 망각한 사례”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해당 자료 어디에도 고액 자산가 이민의 원인으로 상속세를 지목한 내용이 없음에도 대한상의는 이를 자의적으로 상속세 문제로 연결해 해석하고 보도자료를 배포했다”며 이번 사안은 국민과 시장을 혼란에 빠뜨리고 정책 환경 전반에 대한 신뢰를 훼손하는 심각한 사안이라고 규정하고, 감사 결과에 따라 담당자에게 엄중히 책임을 묻겠다고 했다.

 

김 장관은 이날 대한상의뿐 아니라 다른 경제단체들에도 책임 있는 자세를 촉구했다. 그는 “경제계가 공적 발언의 무게를 다시 한번 엄중히 인식하고, 스스로에 대한 검증과 책임 기준을 분명히 세우고 지켜주길 강력히 촉구한다”며 “공적 영향력을 지닌 기관이 사실 검증을 거치지 않은 정보를 유통하는 행위는 그 파급력이 훨씬 크다. 산업부는 명확한 원칙 아래 단호하게 일관되게 대응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아울러 정부 정책과 현장 간의 간극을 최소화하기 위해 이달 말부터 주요 단체, 협회들과 정책간담회를 정례화하겠다고 밝혔다.

 

대한상의를 대표해 참석한 박일준 부회장은 “법정단체로서 있어선 안 될 일이었다”며 “국민 여러분께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대한상의는 재발 방지를 위해 전면적인 내부 시스템 정비에 나설 계획이다. 통계의 신뢰도 검증과 분석 역량 제고를 위해 조사연구 담당 직원들부터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해 시행하는 등 전 직원을 대상으로 관련 교육을 실시할 예정이다.

또 대한상의는 발표 자료의 철저한 검증과 정확한 의사전달을 위해 독립적인 외부 전문가를 활용해 추가 검증하는 체계도 도입하기로 했다. 산업부 감사와 별도로 자체적으로 책임소재를 파악해 합당한 책임을 물을 예정이다.

 

앞서 대한상의는 지난 3일 ‘상속세 부담에 자산가 유출 세계 4위…납부방식 개선이 현실적 해법’이란 제목의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자료의 핵심은 한국의 상속세가 과도해 경제 성장을 해친다는 것이었다.

문제는 자료에서 인용한 영국 이민 컨설팅사 ‘헨리앤파트너스’ 통계였다. 이 통계에 따르면 한국 고액 자산가 순유출 잠정치는 2024년 1200명에서 2025년 2400명으로 급증했는데 대한상의는 상속세 때문이라고 자의적으로 해석했다.

 

이 대통령이 지난 7일 자신의 SNS에 근거가 부정확한 통계를 바탕으로 자료를 배포하고, 이를 보도한 기사를 비판한 칼럼을 공유했다. 이 대통령은 “주권자 국민의 판단을 흐리려는 고의적 가짜뉴스는 민주주의의 적”이라며 “엄중하게 책임을 묻고 재발 방지 장치를 만들어야겠다”고 밝혔다.                                                           < 김경학 기자 >

 

 

이 대통령, 극우 위안부 모욕에 "짐승 격리해야"

2017년 별세한 송신도 님의 처절한 피해 증언
"얼굴 굳은살 박히도록 맞아 때려도 안 아파"
일본 재판소 패소에 "나의 마음은 지지 않았다"


윤미향 마녀사냥 전후 위안부 조롱·모욕 본격화
정의연 집회에서 "매춘부" 외치고 소녀상 모욕
친일 부역 과거 덮으려는 극우 기득권이 주도

 

송신도 님의 투쟁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나의 마음은 지지 않았다' 스틸컷
 

이재명 대통령은 취임 이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명예와 존엄 회복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약속했고,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에는 "할머니들의 용기와 증언을 결코 잊지 않겠다"고 다짐한 바 있다. 그러나 집권 이후 '실용 외교'를 전면에 내세우며 일본 정부와의 관계 개선에 집중하면서 과거사 문제가 뒷전으로 밀려난다는 비판과 불만도 계속 제기돼 왔다.

 

하지만, 최근 이재명 대통령이 위안부 피해자들을 모독하고 역사를 왜곡해 온 친일 극우 인사들과 단체들을 향해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한 달 전 이 대통령은 이들에 대해 "역사를 부정하는 얼빠진 행위"이자 "사자명예훼손"이라고 규정하며, 표현의 자유는 결코 무제한일 수 없다고 분명히 선을 그었다.

 

이는 피해자 인권과 역사적 진실을 부정하는 행위에 대한 명확한 입장 표명으로 읽혔다. 이어 최근에는 위안부 피해자를 '매춘부'로 규정하고 소녀상 철거를 주장해 온 단체의 행태를 두고 "전쟁범죄의 성노예 피해자를 그렇게 부를 수는 없다. 사람이라면 이럴 수 없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 대통령은 이들을 향해 "얼굴은 사람인데 마음은 짐승"이라는 표현까지 사용하며 분노를 드러냈고, 나아가 "사람을 해치는 짐승은 사람으로 만들든지, 격리해야 한다"는 초강경 메시지를 던졌다. 이러한 발언은 위안부 피해자들을 향한 집요하고 잔인무도한 공격에 대한 자연스러운 반응으로 봐야 한다.  

 

관련 기사 화면 갈무리 

 

실제로 이들은 정의기억연대 수요시위 현장에 나타나 확성기를 동원해 "매춘부", "거짓말쟁이"라는 막말을 퍼부으며 조롱과 방해를 일삼았고, 피해자들을 인간이 아닌 대상으로 취급하는 역겨운 퍼포먼스를 반복해 왔다. 소녀상에 '철거' 문구가 적힌 마스크를 씌우거나, 검은 비닐봉지로 얼굴을 덮는 이른바 '챌린지'를 벌인 것도 이들의 행태였다.

 

심지어 일본의 극우 단체들과 연대해 독일까지 원정을 가서 소녀상 철거 시위를 벌이기도 했으며, 국제사회에 "위안부는 허구"라는 허위 정보를 조직적으로 유포하는 데 앞장섰다. 이는 표현의 자유나 학문적 논쟁의 차원을 훨씬 넘어선 행동이었다. 이 모든 행위는 위안부 피해자 전체에 대한 상징적 폭력이자 테러였다.

 

동시에 일제 식민지배와 그로 인한 피해를 기억하고, 문제 해결을 요구해 온 모든 시민과 연대자들에 대한 모욕이기도 했다. 기억을 지우고 역사를 삭제하려는 시도라는 점에서, 그 폭력성은 결코 가볍지 않다. 이들의 목적은 분명하다. 일제 식민지배와 전쟁범죄에 대한 책임을 부정하고, 가해자에게 면죄부를 부여하는 것이다.

 

이는 일제에 부역했고 해방 이후에도 한미일 동맹이라는 이름 아래 과거를 덮어 온 한국 사회의 친일 극우적 기득권 세력의 이해관계와 연결돼 있다. 이들에게 과거사는 기억과 반성의 대상이 아니라, 삭제해야할 장애물에 가깝다. 따라서 역사적 진실을 온몸으로 증언해 온 위안부 피해자들은 이들에게 늘 눈엣가시일 수밖에 없다.

 

피해자들의 존재 자체가 자신들의 기득권을 위협하고, 일본 우익 지배층과의 정치적·외교적 결속에 불편한 진실을 드러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한국 사회에서 자신의 본심을 쉽게 드러내지 못해 왔다. 식민지배의 기억과, 여전히 반성과 사과를 거부하는 일본 정부에 대한 비판적 정서가 사회 전반에 존재했기 때문이다. 

 

이재명 대통령의 SNS

 

하지만 이들은 언제든 이 분위기를 뒤집을 기회를 노려왔다. 2020년 일본 극우 세력, 한국의 족벌 언론, 그리고 윤석열 검찰이 맞물려 전개한 윤미향(정의연)에 대한 대대적 마녀사냥은 이들에게 결정적 계기가 됐다. 지금 우리가 목격하고 있는 위안부 피해자들에 대한 노골적인 조롱과 모욕은 바로 이 시기를 전후해 본격화됐다.

 

이것은 윤석열 집권 3년 동안 멈추지 않고 지속됐다. 심지어 친위 쿠데타 시도가 실패하고 윤석열이 구속·탄핵된 이후에도 이러한 흐름은 사라지지 않고 있다. 극우 세력이 아직 충분히 처벌되거나 청산되지 않았고, 여전히 '윤어게인'을 외치며 결집을 시도하고 있으며, 국회 안에 국민의힘이라는 정치적 기반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이런 맥락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친일 극우 세력의 가장 극단적이고 반동적인 행태를 정면으로 비판하고 나선 것은 분명 의미 있는 장면이다. 이에 호응하듯 국회에서도 오랫동안 표류하던 '위안부 피해자 보호법 개정안'이 법안소위를 통과했다. 피해자에 대한 모독과 혐오를 규제하고 처벌할 수 있는 최소한의 법적 근거가 마련되기 시작한 것이다.

 

아마도 이재명 정부는 우선 국내에서 친일 극우 세력의 역사 왜곡과 마녀사냥을 제어하고, 그 이후 외교적으로 일본 정부와 과거사 문제를 단계적으로 제기하며 풀어나가는 전략을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중요한 것은 이 과정에서 '실용 외교'가 과거사를 덮는 명분으로 전락하지 않는 것이고 인권과 평화의 가치를 지키는 것이다. 

 

'위안부법폐지국민행동'이라는 단체는 전국의 소녀상을 찾아다니며 '소녀상 철거 챌린지'를 벌이고 있다. 사진=위안부법폐지국민행동 페이스북

 

식민지배와 전쟁범죄의 역사를 가해자의 진정한 반성과 사과로 연결시키고, 윤미향 마녀사냥의 진실과 정의도 바로잡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라도 우리는 과거를 잊지 않고 기억해야 하며, 끝까지 증언하고 사과를 요구했던 위안부 피해자들의 정신을 계승해야 한다. 지난해 말 출간된 <나의 마음은 지지 않았다>는 이러한 기억과 계승에 큰 도움을 주는 책이다.(같은 제목의 다큐 영화는 이미 2009년에 개봉한 바 있다.)

 

이 책은 2017년 일본에서 세상을 떠난 위안부 피해자 송신도 님의 삶과 투쟁을 기록하고 있다. 책에 담긴 피해 경험과 증언은 처절하고도 구체적이다. 16살의 나이에 중국 무창의 일본군 위안소로 끌려가 상상하기 어려운 폭력과 공포 속에서 살아야 했다.

 

송신도 님은 "가장 괴로웠던 것은 총알이 날아오는 거였지"라고 증언한다. 군인과의 강제적 관계 도중에도 총알이 날아들었고, 관계가 끝나지 않으면 몇 시간이고 군인이 몸에서 내려오지 않았다고 한다. "나는 총알에 맞아죽으면 큰일이니까 ··· 그게 가장 괴로웠어요"라는 말은 당시 상황의 비인간성을 여실히 보여준다.

 

조금이라도 말을 듣지 않으면 구타와 폭행이 이어졌고, 그 상처는 송신도 님의 몸과 마음에서 평생 지워지지 않았다. "지금도 얼굴에 굳은살이 박혀서 아무리 때려도 아프지 않아요 ··· 북이랑 똑같아. 하도 맞아서", "진심으로 사람을 좋아해 본 적이 없으니까, 사람을 사랑한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몰라"라는 고백은 전쟁범죄가 한 인간의 삶을 어떻게 파괴하는지를 증언한다.

 

7년간의 지옥 같은 성착취 끝에 패전 후 일본으로 가게 된 과정마저 기만으로 이어졌다. 한 일본 군인의 청혼을 믿고 따라갔지만, 일본에 도착하자마자 혼인 증명서는 찢겼고 "미군의 양공주라도 되라"는 말과 함께 버려졌다. 송신도 님은 기차에서 뛰어내려 죽으려 했지만, 죽음조차 쉽게 허락되지 않았다. 

 

아무 연고도 없는 일본 땅에서 평생을 가난과 차별 속에서 살아야 했다. 같은 전쟁을 겪고 돌아온 일본 남성들이 연금을 받으며 살아가는 동안, 송신도 님은 과거를 숨기고 무시당하며 늙어갔다. 그러다 생활보호 신청 과정에서 "나는 중국까지 가서 훌륭하게 싸우고 온 여자야!"라고 말하면서, 자신의 과거가 세상에 드러나기 시작했다.  

 

'나의 마음은 지지 않았다 - 재일 ‘위안부’ 피해자 송신도의 투쟁'

 

전쟁터에서 돌아온 남자들은 그것이 무엇을 뜻하는지 바로 알아챘다. 이후 증언에 나선 송신도 님은 나아가 일본 정부를 상대로 재판을 제기했고, 이를 돕는 '지원모임'도 만들어졌다. 일본 정부가 책임을 회피한 채 제시한 '아시아여성기금'을 단호히 거부했다. "이런 방식은 믿을 수 없어. 세 살짜리 어린애라면 믿을지 몰라도, 난 안 믿어!"

 

하지만 10년에 걸친 재판 끝에 2000년 도쿄고등재판소는 청구를 기각했다. 송신도 님은 판결 이후 이렇게 말했다. "나는 이대로 바보가 되어서 돌아가도 되는데, 일본이라는 나라가 이렇게 바보같은 짓을 해도 되는지 깊이 생각하지 않는다면 정말로 지나가던 개가 웃어요. 배꼽을 쥐고 웃어요."

 

재판은 패소했지만, 송신도 님은 "나의 마음은 지지 않았다"고 했다. 실제로 그 투쟁은 결코 실패가 아니었다. 그의 증언과 재판은 일본 사회에 위안부 문제를 다시 각인시켰고, 이후 민주당·공산당·사민당 등 야3당이 ‘전시 성적 강제 피해자 문제 해결 촉진 법안’을 국회에 제출하는 계기로 이어졌다.

 

송신도 님은 투쟁과 연대 속에서 비로소 삶의 의미를 찾았다고 했다. "사람을 못 믿고 살아왔지. 속기만 했으니까. 그런데 소송을 제기하고, 내가 당한 일을 말하고 나니까 조금은 마음이 편해졌어. 나도 조금은 인간다워졌지." 증언이 곧 회복의 과정이었다는 말이다. 한국의 '나눔의 집'을 방문해 다른 할머니들과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며 웃고 울던 기억도 남아 있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이후 쇠약해진 송신도 님은 결국 2017년 세상을 떠났다. 이재명 정부와 우리 사회는 송신도 님을 비롯한 피해자들의 삶과 투쟁을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 무엇보다 "다시는 전쟁을 하지 말라"는 당부를 잊지 말아야 한다. 바로 그것이 ‘짐승 같은 마음’을 가진 이들이 지우고 싶어 하는 핵심이기 때문이다.

 

"그런 잔혹한 전쟁은 두 번 다시 반복해서는 안됩니다. '위안소'뿐만이 아니라 중국 사람도, 일본 군인도, 고통받는 처참한 모습을 나는 두눈으로 똑똑히 봤습니다."(2000년 10.19 송신도 최종진술서)

 

"다만 전쟁은 하지말아. 다시는 전쟁을 하지 말라고. 전쟁을 하면 뭐든지 다 끌고가서 나라를 위한다면서 다 죽이지 않느냐고. 그것이 가장 괴로운 것이니까. 그런 짓을 다시는 하면 안돼."                                                                                              < 전지윤 기자 >

 

* <나의 마음은 지지 않았다 - 재일 ‘위안부’ 피해자 송신도의 투쟁>
재일 위안부 재판을 지원하는 모임 (엮은이), 김민화 (옮긴이)/ 보더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