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국정농단 실세 김건희 종합특검서 철저 수사"

"전두환 찬양 극우인사 입당 국힘 '내란범 갤러리'인가…정교유착 단절"

"민생개혁 입법 고속도로 깔 것" 5·18정신 헌법전문 수록 원포인트 개헌 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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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섭단체 대표연설하는 더불어민주당 한병도 원내대표 (연합) = 더불어민주당 한병도 원내대표가 3일 국회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2026.2.3 
 

 더불어민주당 한병도 원내대표는 3일 "민주당은 내란을 완전히 종식하고 검찰개혁과 사법개혁, 사회 대개혁을 완수하겠다"고 밝혔다.

 

한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가진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이재명 정부 제1의 국정 운영 원칙은 '오직 국민 삶'이며, 민주당의 최우선 가치 역시 '오직 민생'"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내란 종식이 곧 민생 회복"이라며 "내란 우두머리 윤석열, 내란 중요 임무 종사자 김용현·노상원·조지호는 오는 19일 1심 선고에서 법정최고형을 피할 수 없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3대 특검이 미처 밝혀내지 못한 '노상원 수첩', 북한의 공격을 유도한 '외환 혐의', 대통령 관저 이전 특혜·양평 고속도로 노선변경 의혹 등의 '윤석열·김건희 국정농단'의 실체를 확실하게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법원이 통일교 측으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김건희 여사에 대해 1심에서 징역 1년 8개월을 선고한 데 대해선 "주가 조작과 '명태균 무상 여론조사' 등의 거대 범죄엔 무죄 판결을 내렸다"며 "재판부는 김건희가 윤석열·김건희 공동정권의 운영자이자 국정을 농단한 실세, 'V 제로'였다는 사실을 철저히 외면했다. 2차 종합특검에서 더욱 철저하게 수사하고 확실히 처벌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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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한병도 원내대표 원내교섭단체 대표 연설 (연합)  = 더불어민주당 한병도 원내대표가 3일 국회에서 열린 2월 임시국회 본회의에서 원내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하고 있다. 2026.2.3 
 

국민의힘을 겨냥해선 "통일교·신천지를 함께 특검해 정치와 종교의 유착을 완전하게 단절해내자"고 밝힌 뒤 "국민의힘 지도부가 5·18을 모독하고 전두환을 찬양하는 극우 인사를 친히 입당시켰다. 이러면 국민의힘 당사는 '내란범 갤러리'가 되는 것 아니냐"고 쏘아붙였다.

 

이어 한 원내대표는 "검찰·사법개혁은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정신"이라며 "검찰개혁에는 한 치의 타협도 없다. 검찰청 폐지·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설치, 수사·기소의 완전한 분리는 절대 흔들리지 않는 대원칙"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법개혁도 국민 눈높이에서 빠른 시일 내 완수하겠다"며 "3대 (사법)개혁 법안을 신속히 처리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른바 3대 사법개혁이란 대법관 증원, 재판소원, 법왜곡죄를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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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병도 원내대표, 교섭단체 대표 연설 (연합) = 더불어민주당 한병도 원내대표가 3일 국회에서 열린 제432회 국회(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국정에 관한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하고 있다. 2026.2.3 
 

민생입법의 신속한 처리에도 방점을 찍었다.

한 원내대표는 "자사주 소각 의무화를 골자로 한 3차 상법 개정, 한국형 디스커버리 제도 도입, 스튜어드십 코드 확대, '주가 누르기 방지법' 등을 추진하겠다"며 "아울러 2월 국회 내 행정통합특별법안 및 지방자치법을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미국이 관세 재인상을 압박하는 상황에서 한미 전략적 투자 관리를 위한 특별법안(대미투자특별법)의 심도 있는 심사와 조속한 처리를 야당 의원들께 요청한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민생입법 처리에 골든타임을 놓쳐서는 안 된다. 22대 국회의 법안 처리 속도는 느려도 너무 느리다"며 "국회에 '민생개혁 입법 고속도로'를 깔겠다. 민주당 원내에 '민생경제 입법 추진 상황실'을 설치하고 주·월 단위로 핵심 국정과제와 민생 법안들의 입법 공정률을 점검하겠다"고 강조했다.

 

현실로 다가온 인공지능(AI) 시대에는 '추격자'가 아닌 '선도자'가 되어야 한다고도 했다.

그는 "모든 국민이 AI를 도구로 삼을 수 있도록 학습의 기회를 열어줘야 한다"며 "또한 '기본사회'는 이런 기술혁명 시대에 공동체를 유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생존 시스템'이므로 AI가 만드는 성장의 과실을 국민 모두가 골고루 나누는 해법을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6·3 지방선거와 함께 '원포인트' 개헌도 제안했다.

한 원내대표는 "5·18 정신을 헌법전문에 수록하자. 5·18민주화운동은 대한민국 헌정질서와 민주주의의 근간"이라며 "우원식 국회의장이 제안한 국민투표법 개정도 빠른 시일 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평화가 민생이고 경제다. 남북 간 우발적 충돌을 방지하고 정치·군사적 신뢰를 회복하는 9·19 군사합의 복원을 더는 미뤄선 안 된다"며 "근본적으로는 비무장지대의 평화적 이용에 대해 우리의 법과 제도로 보장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  이슬기 안정훈 정연솔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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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섭단체 대표 연설 마치고 의원들과 악수하는 한병도 원내대표 (연합) = 더불어민주당 한병도 원내대표가 3일 국회에서 열린 제432회 국회(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국정에 관한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마친 뒤 의원들과 악수하고 있다. 2026.2.3

 

 

대통령 “부동산 투기 옹호도 종북몰이도 그만”
부동산불로소득공화국 혁파에 사활 건 대통령

이언주 의원 “토지공개념, 사유재산권 침해소지"
토지공개념은 헙법과 판결로 확립된 지고의 가치

 

이재명 대통령이 부동산불로소득공화국 혁파를 위해 전면에 나섰다. 이 대통령은 연일 SNS에 글을 올려 부동산망국병을 퇴치하겠다는 의사를 피력함과 동시에 시장을 교란(?) 중인 야당과 언론을 정조준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부동산문제를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는 대통령의 생각과 의지는 그 어느 때 보다 확고해 보인다. 문제는 민주당이다. 부동산공화국 대전환의 장도에 나선 대통령을 전폭적으로 지지하고 입법적으로 뒷받침해야 할 여당의 최고위원 중 한 사람인 이언주 의원이 딴지를 걸고 나선 것이다. 이 의원은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논란 중에 나온 발언이긴 하지만 토지공개념에 빨간색을 칠하며 사유재산권 침해 운운하는 망언을 했다. 이 의원의 토지공개념 발언은 헌법 및 헌법재판소 결정과 정면으로 배치될 뿐 아니라 시대정신에 역행하고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엄청난 부담을 안겨줬다.

 

종북몰이하며 부동산 투기 옹호하는 야당을 직격한 이재명 대통령

 

이재명 대통령이 SNS를 통해 부동산불로소득공화국 혁파의 결의를 연일 공표 중이다.

이 대통령은 2일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정부의 공급대책을 비판한 국민의힘 최보윤 수석대변인의 논평이 담긴 기사를 링크하며 “망국적 부동산 투기에 대한 옹호도, 시대착오적 종북몰이도 이제 그만 하시면 어떻겠나”라고 직격했다.

 

최 수석대변인은 전날 논평에서 “필요한 해법은 틀어막고 유휴 부지 끌어모으기로 버티겠다는 발상은 정부가 정해준 ‘부동산 배급’에 만족하라는 말과 다르지 않다”고 주장했다.

해당 논평 중 이번 정책을 ‘배급’에 비유해 비난한 것은 종북몰이식 공세와 다를 바 없다는 게 이 대통령의 문제 인식으로 풀이된다.

 

한편 이 대통령은 서울 강남구 개포동에 4억원가량 호가를 낮춘 주택 급매물이 나왔다는 내용의 기사를 링크하기도 했다.

 

[이재명 대통령 엑스 캡처]

 

부동산문제 해결에 정면으로 나선 이 대통령

 

이재명 대통령은 이전에도 SNS를 통해 부동산공화국 대전환의 뜻을 수 차 밝힌 바 있다. 

이 대통령은 1일 엑스(X·옛 트위터)에 ‘혼돈의 주택시장, 다주택 규제의 10가지 부작용’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링크하면서 “부동산 투기 때문에 나라 망하는 것을 보고도 왜 투기 편을 드는 것인가”라고 글을 남겼다.

 

이어 기사에서 다주택자들의 세금 부담에 대해 ‘날벼락’이라는 단어를 사용한 것을 인용하면서 “날벼락 운운하며 정부를 부당하게 이기려 하지 마시고, 그나마 우리 사회가 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세 감면 기회를 잘 활용하기 바란다. 아직 100일이나 남았다”고 언급했다.

대통령이 언론을 상대로 이렇게 직접적인 비판을 하는 건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부동산문제를 반드시 해결해야겠다는 대통령의 뜻이 그만큼 강력하다는 반증이다.

 

이재명 대통령. 연합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31일에도 “‘망국적 부동산’의 정상화가 불가능할 것 같은가”라며 “표 계산 없이 국민을 믿고 비난을 감수하면 될 일”이라면서 주택시장 안정화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표명한 바 있다.

 

[이재명 대통령 엑스 캡처]

 

토지공개념에 빨간색 칠하며 대통령의 분투에 딴지를 거는 이언주 의원

 

이재명 대통령이 부동산불로소득공화국 혁파를 위한 전쟁의 전면에 나선 가운데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이 찬물을 끼얹는 발언을 해 시민들을 아연실색케 하고 있다.

 

이언주 최고위원은 1일 페이스북 글을 통해 조국혁신당의 ‘토지공개념 입법화’ 방침을 겨냥해 “사유재산권을 보장한 헌법 정신과 충돌할 소지가 크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 최고위원은 “토지공개념은 과거 공산주의 몰락 이전, 이념 논쟁이 격렬했던 30여년 전에는 한 번쯤 토론의 대상이 될 수 있었을지 모르지만, 인공지능(AI) 대전환과 글로벌 자본 유치, 기술 경쟁이 국가의 생존 과제가 된 지금의 시대 현실과는 분명한 괴리가 있고 시대착오적이라는 평가를 피하기 어렵다”며 “이미 선진 자본주의 질서 속에서 성장하며 자산 형성과 기회 확대를 고민하는 20·30·40세대가 들으면 쉽게 공감하기는커녕 기가 찰 수밖에 없는 내용”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특히 대통령이 최근 헌법질서 하에서 강력한 부동산 공급 대책을 내놓고 있는데 이렇게 토지공개념 입법화를 주장하는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주장들이 대두될 경우, 대통령의 그런 건강한 개혁 의지마저 희석되고 곡해되어 공격받을 여지가 크다”고 우려했다.

 

또한 이 최고위원은 “나는 이 정책(토지공개념)에 동의하지 않지만, 조국혁신당 등 진보 정당들이 독자적 정체성에 따라 진보적 정책 주장을 하는 것 자체는 존중한다”면서도 “그러나 집권당과의 합당 문제는 전혀 다른 차원의 사안이다. 토지의 사용과 수익을 국가가 통제하겠다는 발상은 사유재산권을 명시적으로 보장한 헌법 정신과 정면으로 충돌할 소지가 클 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 자본주의 체제를 부정하는 사회주의적 체제 전환, 즉, 혁명적 접근으로 받아들여질 위험이 있으며 집권여당인 우리 민주당은 이러한 구상을 정책적으로 검토해 본 적조차 없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혁신당이 위헌적 소지가 있는 토지공개념 입법 추진 정책을 포기하지 않는 한 합당 논의는 불가능하다”고 못박았다.

 

요컨대 이언주 최고위원은 토지공개념을 과거의 유산으로 치부하며 사회주의라는 덧칠을 하고 있다. 더 나아가 사유재산권 침해 운운하며 위헌 소지가 있다는 극언까지 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이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정청래 대표(오른쪽)의 발언을 듣고 있다. 2026.2.2. 연합
 

토지공개념은 헌법체계의 일부이자 지금 더욱 필요한 개념

 

이언주 최고위원의 발언을 보고 우선 든 생각은 난감함이다. 토지공개념은 헌법에 명문의 근거가 있을 뿐 아니라 헌법재판소가 수 차례에 걸쳐서 판결을 통해 확고하게 확립한 헌법체계의 일부이기 때문이다.

 

우리 헌법 23조는 “재산권의 행사는 공공복리에 적합하도록 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재산권 행사의 사회적 구속성 혹은 기속성을 천명한 것이다. 또한 우리 헌법 122조는 “국가는 국민 모두의 생산 및 생활의 기반이 되는 국토의 효율적이고 균형있는 이용·개발과 보전을 위하여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그에 관한 필요한 제한과 의무를 과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며 국토에 관한 강력한 공공성을 선언하고 있다.

 

이런 헌법에 근거해 헌법재판소는 일관되게 토지공개념에 대해 지지하는 판결을 내렸다. 토지초과이득세법 판결(헌법불합치, 92헌바11), 택지소유상한제 판결(위헌, 94헌바37), 개발부담금 제도 판결 (합헌, 93헌바57),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지정 판결(헌법불합치, 89헌마214), 종합부동산세 판결(헌법불합치 및 위헌, 2006헌바112) 등이 그 판결례다.

 

판결문들을 보면 헌법재판소는 공통적으로 토지의 중요성과 특수성을 정확히 인식하며 다른 재산권에 비해 토지재산권에 공동체의 이익이 훨씬 더 강하게 관철되어야 한다고 판시한다. 헌법재판소는 국회에 토지재산권에 대한 광범위한 입법형성권을 부여하며 보다 무거운 수준의 사회적 기속성을 부여하고 있다. 헌법재판소가 일부 부동산 관련 입법에 대해 위헌결정이나 헌법불합치결정을 한 경우가 있지만 이는 과잉금지의 원칙 위반 등을 문제삼은 것에 불과하다.

 

이를 법률가인 이언주 최고위원이 모를 리 없다. 그런데도 이 최고위원은 대관절 무슨 연유로 토지공개념을 공격한 것일까? 더구나 사회주의나 사유재산권 침해 같은 무시무시한 소리를 하면서 말이다.  

 

분명한 것은 토지공개념은 우리 헌법체계의 확고한 일부라는 사실이며 자본주의 시장경제를 지키는 파수꾼이라는 사실이다. 아담 스미스 이래 위대한 경제학자들은 한결 같이 지대추구를 자본주의 시장경제의 원수로 간주했다. 지대추구 경향은 자본주의 시장경제의 생명인 혁신과 효율을 잠식하기 때문이다. 지대추구의 대표선수가 바로 부동산 투기다. 

 

토지공개념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 중요해지고 있다. 부동산이 양극화와 저출산의 가장 큰 원흉이라는 사실이 드러났고, 부동산불로소득공화국을 혁파하지 않으면 4차 산업혁명이 불가능하다는 사실도 확연해져서다.

 

이재명 대통령은 부동산불로소득공화국 해체를 위해 온몸을 불사르고 있는데 여당의 최고위원이라는 사람은 토지공개념을 난도질 중이다. 정말 이래도 되는지 모르겠다. 

                                                                                                      < 이태경 기자 >

  

서울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 정문. 연합

 

조국, 이언주 토지공개념 입법 비판은 “국힘에서나 나올 만한 색깔론”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가 지난달 2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2일 혁신당이 추진하는 ‘토지공개념 입법’을 두고 ‘사회주의적 체제 전환으로 받아들여질 위험이 있다’고 한 이언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의 발언을 겨냥해 “이런 색깔론 비난은 ‘중도보수’가 아니라 국민의힘에서나 나올 비난”이라고 비판했다.

 

조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이런 색깔론 공세가 민주당 의원들한테서 나온다는 것이 개탄스럽다”며 “민주당 의원님들께 상기시켜드린다. 2018년 (당시) 이해찬 민주당 대표와 이재명 경기지사 두 분은 토지공개념 현실화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합당을 반대할 수 있다”며 “그래도 할 말이 있고, 하지 말아야 할 말이 있다”고 불쾌함을 드러냈다. 그는 “굽히지 않겠다”며 ‘신토지공개념’ 입법 추진을 이어가겠다고 했다.

 

조 대표는 이어 “여러 차례 말씀 드렸지만 다시 한 번 명확하게 밝힌다”며 “밀약 따위 없다”고 했다. 이어 “합당 논의는 지금 백지 한 장을 펼쳐놓은 단계”라며 “무엇을 언제, 어떻게 그릴지는 앞으로 두 당이 합의해야 한다”고 했다.

 

조 대표는 “합당에 대한 의견이 다를 수 있다. 제안을 한 민주당 안에서 결론을 내달라”며 “저는 높은 정치의식과 오랜 정치 경험이 있는 민주당원분들의 집단지성을 믿는다”고 했다. 이어 “민주당 내부 이견이 해소될 때까지 혁신당은 기다리겠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내란을 함께 극복한 동지이자 같이 이재명 정부를 세운 우당인 혁신당을 제멋대로 활용하지는 말아달라”고 덧붙였다.                                  < 기민도 기자 >

 

김용현 변호인 이하상 '감치 15일' 결국 집행
선고 76일 만…법정 난동과 법관 모욕에 철퇴

조희대 체제 실추된 사법부 엄정함 다시 세워
다른 판사 법정에 직접 들어가 전격 신병 확보

권우현은 현장에 없어 모면…총 20일 수감 대상
김용현 변호인단 "일개 판사의 일탈" 강력 반발

 

이하상 변호사(왼쪽), 이진관 부장판사
 

법정 난동과 법관 모욕을 일삼으며 내란 관련 재판들을 농락해온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변호인이 결국 이진관 부장판사에 의해 구금됐다. 이 부장판사는 이미 지난해 11월 19일 감치 명령을 내렸지만 감치 장소인 서울구치소 측에서 인적 사항이 제대로 특정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수용을 거부하고 그 뒤 시일도 두 달 이상 지나면서 현실적으로 집행이 어려운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기도 했다. 이 부장판사는 그러나 본인이 직접 해당 변호사가 머물고 있던 법정에 나타나 76일 만에 단호하게 재집행을 지휘함으로써 조희대 대법원장 체제에서 크게 실추된 사법부의 엄정함을 다시금 곧추세웠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 재판장인 이 부장판사는 이날 같은 법원 형사합의34부 한성진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김 전 장관의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등 혐의에 관한 재판이 끝난 직후 변호인단의 주축인 이하상 변호사에 대해 직접 감치를 집행했다. 심리가 종료되고 형사합의34부 재판부가 퇴정하자마자 이 부장판사가 법원 보안관리대 경위들을 대동해 해당 법정에 들어와서 오후 4시쯤 이 변호사에게 감치결정문을 내보이고 신병을 확보해 서울구치소에 넘긴 것으로 전해졌다.

 

감치(監置)란 법정 질서를 위반한 사람을 재판장의 명령에 따라 교도소·구치소 등에 일정 기간 가두는 제재를 의미한다. 재판장의 명을 받은 법원 직원, 교도관, 경찰관 등이 감치 대상자를 감치 시설로 구인하게 된다. 이 부장판사에 의해 감치 15일이 선고된 바 있는 이 변호사는 오는 16일까지 경기도 의왕에 있는 서울구치소에 수용된다. 감치 선고 당일 구치소에 하루 수용됐던 점이 감안돼 14일만 적용됐다. 이 변호사와 함께 감치 선고를 받았던 권우현 변호사는 이날 재판에 출석하지 않아 집행을 모면했지만 그 역시 머지않아 절차를 거쳐 수감될 것으로 보인다.

 

김용현 전 장관 변호인단은 이번 이진관 부장판사의 전격적인 감치 집행에 강력 반발했다. 변호인단 소속 유승수 변호사는 입장문을 내고 법관이 다른 사건의 변호인을 인신구속한 것은 대한민국 사법 역사의 오욕으로 기록될 것이라며 "일개 개인 판사의 일탈로 법치가 1초라도 유린당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위헌적 직권남용 범죄에 해당하는 이번 감치 명령에 대해 즉시 집행정지 신청을 제기할 것"이라고 전했다.

 

2025년 11월 1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 재판장인 이진관 부장판사가 한덕수 전 국무총리의 내란 중요임무 종사 등 혐의에 대한 속행 공판에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변호인들을 퇴정시킨 뒤 김 전 장관을 증인석에 세우고 있다. 법정 중계 영상 갈무리
 

앞서 지난해 11월 19일 이 부장판사는 한덕수 전 국무총리의 내란 중요임무 종사 등 혐의에 대한 속행 공판을 열었다. 이날 오후 2시에는 김용현 전 장관을, 오후 4시에는 윤석열 전 대통령을 증인 신문하기로 했으나, 둘 다 증인 소환에 불응하겠다는 의사를 전해오자 이 부장판사는 즉각 강제 구인을 예고했다. 그는 "윤석열과 김용현의 불출석 사유서가 제출돼 있다"며 "지금 두 사람은 구인영장이 발부돼 있고, 강제처분 형태로 영장이 발부됐기 때문에 당사자의 의사는 고려하지 않는다. (당사자) 의사와 관계없이 집행을 해야 한다는 게 재판부 입장"이라고 밝혔다.

 

이 부장판사는 아울러 "재판부에는 질서 유지 의무가 있다. 위반 행위가 있을 시 1차 경고, 2차 퇴정, 3차 감치를 위한 구속을 하겠다. 그래도 부족하면 형법상 법정모욕죄로 고발하겠다"면서 법정 내 소란 행위가 있을 경우 강력한 제재를 하겠다고 미리 경고했다. 윤 전 대통령과 김 전 장관 측 법률대리인, 특히 김 전 장관 변호인들이 지귀연 부장판사가 이끄는 내란 재판에서 특검팀 검사들에게 막말을 퍼붓고 재판장을 무시하는 등 난동에 가까운 행태를 보여온 점을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됐다.

 

재판장의 강제 구인 엄포에 결국 윤 전 대통령과 김 전 장관은 증인으로 출석하겠다고 입장을 번복했다. 그중 김 전 장관은 '신뢰 관계 동석'을 사유로 변호인을 대동해 나오겠다고 사전에 요청했지만 이 부장판사는 단칼에 불허했다. 그는 "김용현 변호인이 신뢰 관계 동석 신청서를 냈다. 형사소송법상 범죄 피해자가 증인으로 나올 때 변호인을 동석하도록 하는 규정은 있다"며 "그러나 이 사안에서 김 전 장관은 범죄 피해자가 아니기 때문에 동석이 허용되지 않는다"고 기각했다.

 

이하상·권우현 변호사를 비롯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변호인들이 2025년 11월 19일 밤 유튜브 채널 '진격의 변호사들'에 출연해 이진관 부장판사를 향한 욕설과 막말을 이어가며 웃고 있다.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변호인단의 이하상 변호사는 2025년 11월 23일에도 유튜브 채널 '진격의 변호사들'에 출연해 이진관 부장판사를 욕하고 조롱했다. '진격의 변호사들' 화면 갈무리
 

그럼에도 오후 2시 법정에는 김 전 장관과 변호인인 이하상·권우현 변호사가 함께 나왔다. 방청석에 앉아있던 이하상 변호사가 대뜸 "재판장님, 한 말씀 드리고 싶다"고 하자 이 부장판사는 "누구시냐. 왜 오신 거냐"고 물었다. 이 변호사가 "신뢰 관계 동석 신청인으로서 방청하러 왔다"고 말하자 이 부장판사는 "거부한다. 이 법정은 방청권이 있어야 볼 수 있다"면서 "퇴정하라"고 명령했다. 이에 놀란 이 변호사가 "퇴정하라고요?"라고 되묻고 다시 "제 권리를 위해서 한 말씀 드리겠다"고 목소리를 높이자 이 부장판사는 "나가라. 감치한다. 구금 장소에 유치하겠다"고 잘라 말했다. 이 변호사는 "이건 직권남용"이라고 항의하며 법원 보안관리대에 의해 끌려 나갔다. 권우현 변호사 역시 퇴정을 거부한 채 "이렇게 재판하는 게 대한민국 사법부냐"고 반발하다 같은 꼴을 당했다.

 

법정 질서 위반자에 대한 감치를 위해서는 별도의 재판이 필요하다. 이에 따라 이 부장판사는 한덕수 전 총리 공판을 모두 마친 뒤 따로 비공개 재판을 열어 두 변호사에게 각각 15일간의 감치를 선고했다. 그러나 두 변호사는 감치 재판 과정에서 이름과 주민등록번호 등 인적 사항을 묻는 재판부 질문에 일절 답변하지 않았고, 이 부장판사는 통상의 방법에 따라 확인 가능한 범위 내에서 이들의 이름과 직업, 용모 등을 감치 재판서에 기재했다. 하지만 서울구치소 측에서 신원이 불명확하다며 보완을 요청하자 법원도 감치 집행이 곤란하다고 판단해 집행명령을 정지했다.

 

심야에 풀려난 두 변호사는 곧바로 극우 성향 유튜브 채널 '진격의 변호사들'에 출연해 "이진관 이놈의 XX는 죽었어" "뭣도 아닌 XX인데 엄청 위세를 떨더라" 등 적나라한 욕설과 막말을 공개적으로 쏟아냈다. 이 부장판사는 이후 감치명령을 재집행하겠다고 공언했고, 권우현 변호사에 대해서는 감치 신문 당시 "해보자는 거냐" "공수처에서 봅시다" 등의 발언으로 법정 모욕을 했다는 사유를 들어 감치 5일을 추가로 선고했다.     < 김호경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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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우용 칼럼]

살인적 고문 통해 간첩 조작한 독재 권력
검사는 묻지마 기소, 판사는 '판결 자판기'

지난 50년 간 어떤 판사도 사과하지 않아
법과 양심의 결합은 이 시대 인류의 공통 과제

고문 당하고 감옥살이까지 한 사람과 유족들에게는 왜 그토록 가혹했던가?

 

지난 1월 19일, 서울동부지법 형사합의 11부는 이른바 ‘통일혁명당 재건위원회’를 조직했다는 혐의로 1976년 사형당한 고 강을성 씨에 대한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했다. 선고 결과를 접한 이재명 대통령은 자신의 SNS에 “이 참혹하게 억울한 수사, 기소, 판결을 한 경찰, 검사, 판사들은 어떤 책임을 지나요? 지금도 여전히 벌어지고 있는 일입니다.”라고 썼다.

 

조희대 대법원장이 5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전국법원장회의 정기회의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기 위해 연단으로 향하고 있다. 2025.12.5 [공동취재] 연합
 

살인적 고문으로 반국가세력, 간첩 조작

 

1972년 북한 김일성과 7·4 공동성명을 발표한 박정희는, 석 달 후 이른바 ‘10월 유신’이라는 반민주적 폭거를 자행하면서 ‘남북대화’를 명분으로 내걸었다. 그는 “만일 국민 여러분이 헌법 개정안에 찬성치 않는다면 나는 이것을 남북대화를 원치 않는다는 국민의 의사표시로 받아들이고 조국통일에 대한 새로운 방안을 모색할 것임을 아울러 밝혀두는 바”라고 하여 전쟁에 대한 대중의 공포를 자극했다. 그러나 막상 만들어진 유신체제는 한국인들이 1940년대에 이미 겪은 ‘전시 총동원체제’였다.

 

사람들은 박정희가 내세운 ‘남북대화와 평화’가 자신의 종신 집권을 위한 핑계일 뿐이라는 사실을 바로 알아차렸다. 박정희 일당도 굳이 속셈을 숨기려 하지 않았다. 그들은 유신체제가 ‘남북대결’을 위해 필요하다고 말을 바꾸었다. 북한의 대화 제의는 ‘공세’의 일환일 뿐이며 그들의 남침 야욕은 여전하다는 것이 박정희 일당의 일관된 주장이었다. 그들은 이 주장의 정당성을 입증하기 위한 ‘근거’들을 만들어 반복적으로 국민대중에게 제시했다.

 

당대의 아시아, 남아메리카, 아프리카 등지의 독재정권들이 불의한 체제를 유지하기 위해 쓴 수단들은 대체로 비슷했다. 정치체제나 정치현실에 대한 비판을 ‘반국가 행위’로 몰아가는 이데올로기 공작과, 대중에게 그 ‘실례’를 제시하기 위한 반국가세력 또는 간첩 조작이 세계 도처에서 광범위하게 이루어졌다. 무고한 사람을 간첩이나 반국가세력으로 조작하는 과정에는 언제나 살인적 고문이 수반되었다. 1973년 봄부터 여름까지 중앙정보부(중정)와 육군 보안사령부(보안사)는 거의 매달 ‘간첩단’을 적발했다고 발표했다. 4월 제주 우도 간첩단 사건, 5월 일본 거점 귀화 간첩단 사건, 6월 기간산업 침투 간첩단 사건, 7월 귀화 일본인 간첩 사건이 언론을 통해 알려졌다.

 

남녀 바꾸는 일 빼고는 ‘무슨 짓이든 했던’ 중정

 

이 사건들이 ‘조작’되었다는 사실은 세월이 한참 흐른 뒤 재심을 통해 밝혀졌다. 그 무렵 ‘남산에 끌려간다’는 말은 ‘죽는다’는 말보다 더 공포스런 의미였다. 중정은 자타공인 ‘남자를 여자로 바꾸는 것 말고는 무엇이든 할 수 있는 기관’이었다. ‘무슨 짓을 해도 되는’ 집단은 ‘무슨 짓이든 하는’ 법이다. 그해 8월, 전 야당 대통령 후보 김대중이 일본에서 납치되어 ‘수장(水葬)’되기 직전 살아돌아오는 일이 발생했다. 10월에는 서울법대 교수 최종길이 중정에서 간첩 혐의로 조사받던 중 사망했다. 중정은 그가 ‘간첩 활동 사실을 자백하고 양심의 가책을 느껴 옥상에 올라가 투신자살했다’고 발표했다. “국민을 깨우치기 위해 계엄령을 선포했다”는 것만큼이나 황당한 주장이었다. 중정에 대한 공포가 확산하는만큼 ‘공분(公憤)’도 깊어갔다.

 

퇴계로 쪽에서 바라본 남산 중앙정보부. 나무위키

 

12월 3일, 박정희는 중정부장 이후락을 해임하고 검찰총장과 법무장관을 지낸 신직수에게 부장직을 맡겼다. 언론사들은 ‘군 출신이 독점하던 부장직을 처음으로 검사 출신에게 맡긴 것은 중정 활동이 법의 테두리를 벗어나지 않도록 하겠다는 대통령의 의지에 따른 것’이라고 보도했다. 하지만 중정은 달라지지 않았고, 오히려 중정과 검찰의 ‘유기적 관계’만 강해졌다. 1974년 상반기에만 2월의 ‘문인 간첩단 사건’, 3월의 ‘울릉도 거점 간첩단 사건’, 4월의 ‘민청학련 및 인혁당 재건위 사건’, 5월의 ‘여간첩 채수정 사건’, 6월의 ‘재일동포 유학생 김승효 간첩 사건’ 등이 잇달아 일어났다. 이들 사건 역시 대부분 재심에서 무죄로 판정되었는데, 이들 중 ‘민청학련 및 인혁당 재건위 사건’은 가장 참혹한 결과를 낳았다.

 

이해찬 등 학생ㆍ지식인에 ‘법적 테러’ 가한 긴급조치

 

1974년 1월 8일, 박정희 정권은 개학 후 대학가에 불어닥칠 유신 반대운동을 사전 차단할 목적으로 긴급조치 1호와 2호를 공포했다. 유신헌법을 부정하거나 반대하는 행위뿐 아니라 헌법의 개폐를 주장하거나 발의, 제안, 청원하는 행위까지 금지하며 위반자는 영장 없이 체포하여 징역 15년 이상에 처하도록 한 이 조치는 세계사상 유례를 찾을 수 없는 ‘법적 테러’였다. 이 직후, 종교인, 문인, 지식인 수십 명이 긴급조치 위반 혐의로 구속되었고, 일부는 간첩죄를 뒤집어 썼다. 3월 말, 유인태, 김병곤, 나병식, 이현배 등 대학생들은 연합시위를 벌일 계획을 세우고 「민중 민족 민주 선언」이라는 제목의 유인물을 만들었고 4월 3일, 서울대, 고려대, 성균관대 등 10여 개 대학생들이 시가행진을 시도했다. 당국은 이를 ‘공산폭동’으로 규정했고, 시위의 배후에 ‘전국민주청년학생총연맹(민청학련)’이라는 불법 조직이 있다고 발표했다. 박정희는 이 시위를 빌미로 다시 긴급조치 제4호를 공포하여 민청학련 관련자들을 사형 또는 5년 이상 징역에 처하도록 했다. 하지만 시위를 주도한 대학생들이 조직을 만든 적은 없었고, ‘민청학련’이라는 이름도 중앙정보부에서 마음대로 붙인 것이었다.

 

‘민청학련’이라는 가상의 조직을 만들어낸 중정은 시위 관련자들을 체포, 혹독하게 고문하여 이를 실체화했다. 며칠 전 별세한 이해찬 전 총리도 이 때 잡혀가 사경(死境)에 이를 정도로 고문 당했다. 4월 25일, 1964년의 ‘제1차 인혁당 사건’ 당시 검찰총장이었던 신직수는 “이른바 ‘민청학련’의 정부전복 및 국가변란기도 사건 배후에는 과거 공산계 불법단체인 인민혁명당 조직과 재일 조총련계의 조종을 받은 일본 공산당원, 국내 좌파 혁신계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발표했다. 이른바 ‘인혁당 재건위’ 또는 ‘제2차 인혁당 사건’이다.

 

민청학련 사건 수사 발표하는 신직수 중앙정보부장 1974. 4. 25. 연합 DB

 

중정이 간첩 만들고, 검사가 기소하고, 판사는 사형선고

 

중정은 ‘인혁당’ 사건과 ‘민청학련’ 사건을 조작함으로써 대학생들과 양심적 인사들의 반(反) 유신 활동을 ‘북한의 지시에 따른 체제 전복 활동’으로 몰아가려 했다. ‘인혁당’과 ‘민청학련’ 관련 혐의로 체포된 사람들은 모두 상상을 초월하는 혹독한 고문을 받았다. 고문과 협박은 피의자의 가족들에게까지 미쳤다. 중정 요원들은 허위자백을 거부하는 사람들에게 “우리는 상부 지시에 따르는 것이라 어쩔 수 없다. 그냥 지장 찍고 검사 앞에 가서 허위 진술했다고 말하라”고 회유했다. 그 말에 따른 사람들은 검사 앞에서 더 심한 좌절감을 느껴야 했다. 검사들은 고문으로 만신창이가 된 피의자에게 “이 조서가 허위란 말이지? 그럼 돌아가서 다시 작성해 달라고 해”라고 말했다. “무능한 검사는 간첩이 잡히기를 기다리고, 유능한 검사는 간첩을 잡으러 다니며, 가장 유능한 검사는 간첩을 만들어낸다”는 말이 유행할 수밖에 없는 형편이었다.

 

결과는 ‘인혁당’ 관련자 8명과 ‘민청학련’ 관련자 7명 등 15명이 사형, 기타 수백 명이 징역형을 받은 것이었다. 법관들은 ‘판결문 자동판매기’에 지나지 않았다. 인혁당 관련자 8명은 대법원에서 사형이 확정된지 20시간만에 처형되었다. 이 사건 역시 후일 모두 ‘무죄’로 판정되었다. 중정이 ‘인혁당 재건위 사건’으로 1천여 명을 ‘검거’하는 커다란 성과를 내자, 보안사도 경쟁적으로 조작 사건을 만들어 같은 해 11월, ‘일본 거점 간첩단’을 검거했다고 발표했다. 고 강을성 씨가 사형 당한 이른바 ‘통혁당 재건위 사건’이다.

 

1975년 4월 9일 서대문구치소에 갇혀있던 인혁당 관련자 8명을 면회 갔다가 이미 사형이 집행됐다는 소식을 듣고 울부짖는 가족들. 나무위키

 

김건희에 너그러운 판사, 간첩 혐의 피해자엔 왜 가혹한가

 

얼마 전, 미국 미네소타에서는 ICE 대원들이 죄없는 시민을 사살하는 일이 두 차례 일어났다. 전 세계인이 지켜본 이 만행을 두고도, 미국 대통령과 고위 관료들은 ‘좌파 이데올로기에 감염된 불법 시위자들을 대상으로 정당한 공무집행을 했을 뿐’이라며 살인자들을 두둔했다. 그들은 사람의 ‘생명’뿐 아니라 ‘양심’까지 빼앗고 있다. 아우슈비츠 생존자인 프리모 레비가 그랬던 것처럼, ‘이것이 인간인가?’라고 물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군사독재정권 시절 우리나라에서는 이런 살인이 중정과 보안사, 검찰, 법원의 ‘협업’에 의해 연쇄적으로 이루어졌다. 고문 → 기소 → 판결 → 집행에 이르는 시간이 좀 더 길었을 뿐, 국가권력에 의한 살인이라는 점에서는 다를 바 없었다.

 

작년 8월, 서울중앙지법 형사 27부(재판장 우인성)은 1971년 간첩 혐의로 체포되어 징역 12년을 선고받은 서병호 유족들의 재심 청구를 기각했다.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진화위)가 ‘중대한 인권침해 사건’으로 규정, 국가의 사과와 법원의 재심을 권고했지만, 재판부는 ‘고문에 의한 허위진술이라는 증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고문 현장 사진이라도 있어야 한다는 말인가? 며칠 전 김건희에게 고작 징역 1년 8개월을 선고한 바로 그 재판부다. 김건희 주가조작 사건을 덮은 검찰과 김건희·윤석열이 지시한대로 공천한 국민의힘에게는 이토록 관대한 재판부가, 고문 당하고 감옥살이까지 한 사람과 유족들에게는 왜 그토록 가혹했던가?

 

윤석열 내란 사건의 1심 재판장인 지귀연 부장판사(왼쪽)와 김건희 주가조작 사건 등의 1심 재판장인 우인성 부장판사

 

사과한 적 없는 법관들, 지금의 양심 수준은 어떤가

 

1987년 이후 중정과 보안사는 여러 차례 ‘개혁’ 대상이 되었지만, 검찰과 법원은 거의 변하지 않았다. 과거 국가폭력 피해자들의 신원(伸冤)을 위해 진화위가 만들어졌지만, 가해자들이 사과조차 않는데 어떻게 ‘화해’할 수 있는가? ‘인혁당 사법살인’만 하더라도 당시 중정부장 신직수, 검찰총장 김치열, 대법원장 민복기 어느 누구도 피해자와 유족들에게 사과한 적 없다. 오히려 그들 모두 훈장을 받았고 후손들은 부귀영화를 누린다. 노태우의 아들과 전두환의 손자는 광주시민들에게 사과했지만, ‘사법 살인자’의 후손들 중 대신 사과한 사람은 없다.

 

법으로 살해당하는 사람이 양산되던 시대로부터 반세기가 지났다. 법관들은 ‘오직 법과 양심에 따라’ 판결한다고 주장하지만, 그 양심의 수준이 과연 높아졌는가? 우리 사회의 평균적 양심 수준은 어떤가? 물질의 증가만이 ‘역사 발전’은 아니다. 인간의 양심 수준이 고양되는 것도 역사 발전의 한 부면을 이룬다. 법을 양심과 결합시키는 것이, 이 시대 인류의 공통 과제이다.                                                                               < 전우용 역사학자 >

 

민주당 “힐러리 꿈꿨던 김건희 국정농단, 엄중한 심판만이 답”

“제2의 힐러리 꿈꾸며 국정을 사익 편취의 장으로 전락시킨 김건희, 관용은 사치”

 
 
▲김건희 여사. 사진=대통령실.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이 1일 “윤석열은 총선 전 국민의힘 의원들을 소집해 김건희의 ‘광주 출마’ 가능성을 타진했고, 대통령실 참모진은 힐러리 클린턴을 모델로 한 별도 전략 보고서까지 수립했다는 증언이 흘러나왔다”며 “이는 김건희가 단순한 배우자를 넘어 ‘V0’로서 직접 권력을 행사하려 했던 노골적인 탐욕의 증거다. 이러한 권력욕은 막후에서의 추악한 국정농단으로도 고스란히 이어졌다”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달 30일 방송된 JTBC 특집 다큐 ‘김건희의 플랜’에서 JTBC 기자들은 “총선 전이었는데, 윤 전 대통령이 국민의힘 의원들 몇 명을 불러 얘기하다가 ‘혹시 내 부인이, 광주에 출마하는 거 어떻게 보냐’라고 했다”, “강남을 해볼까라는 얘기까지도 당내에서 나왔다”, “강남에 여사가 나온다는 소문이 도니까 당은 난리가 났다”며 2023년 김 여사를 둘러싼 일명 ‘힐러리 프로젝트’의 실체를 공개했다. 

 

 

김현정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반클리프 목걸이와 금거북이를 대가로 고위 공직 자리를 거래했다는 매관매직 의혹부터, 특정 종교 세력을 동원한 입당 로비와 비례대표 약속으로 선거 시스템을 사유화하려 했다는 정황까지 줄을 잇고 있다. 특히 ‘나토 목걸이’를 비롯해 끊임없이 터져 나오는 추가 청탁 의혹들은 그 끝을 알 수 없는 탐욕의 실체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며 “이처럼 국정농단의 증거들이 쏟아짐에도, 사법부는 지난 28일 국민 상식을 짓밟는 면죄부 판결을 내놨다”고 주장했다.

 

김현정 원내대변인은 “도이치모터스 사건에서 주가조작 인식과 수익 배분 정황을 인정하고도 공범성만 부정하는 궤변을 늘어놓더니, 명태균 사건 역시 ‘계약서나 재산상 이득이 없다’는 기만적인 논리로 여론조사와 공천 거래 의혹에 면죄부를 사실상 상납했다”며 “제2의 힐러리를 꿈꾸며 대한민국 국정을 사익 편취의 장으로 전락시킨 이에게 관용은 사치”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사법부를 향해 “남은 죄과를 낱낱이 파헤쳐 법의 엄중함을 증명하라”고 요구했다.                                                                 < 정철운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