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극우 위안부 모욕에 "짐승 격리해야"

2017년 별세한 송신도 님의 처절한 피해 증언
"얼굴 굳은살 박히도록 맞아 때려도 안 아파"
일본 재판소 패소에 "나의 마음은 지지 않았다"


윤미향 마녀사냥 전후 위안부 조롱·모욕 본격화
정의연 집회에서 "매춘부" 외치고 소녀상 모욕
친일 부역 과거 덮으려는 극우 기득권이 주도

 

송신도 님의 투쟁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나의 마음은 지지 않았다' 스틸컷
 

이재명 대통령은 취임 이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명예와 존엄 회복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약속했고,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에는 "할머니들의 용기와 증언을 결코 잊지 않겠다"고 다짐한 바 있다. 그러나 집권 이후 '실용 외교'를 전면에 내세우며 일본 정부와의 관계 개선에 집중하면서 과거사 문제가 뒷전으로 밀려난다는 비판과 불만도 계속 제기돼 왔다.

 

하지만, 최근 이재명 대통령이 위안부 피해자들을 모독하고 역사를 왜곡해 온 친일 극우 인사들과 단체들을 향해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한 달 전 이 대통령은 이들에 대해 "역사를 부정하는 얼빠진 행위"이자 "사자명예훼손"이라고 규정하며, 표현의 자유는 결코 무제한일 수 없다고 분명히 선을 그었다.

 

이는 피해자 인권과 역사적 진실을 부정하는 행위에 대한 명확한 입장 표명으로 읽혔다. 이어 최근에는 위안부 피해자를 '매춘부'로 규정하고 소녀상 철거를 주장해 온 단체의 행태를 두고 "전쟁범죄의 성노예 피해자를 그렇게 부를 수는 없다. 사람이라면 이럴 수 없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 대통령은 이들을 향해 "얼굴은 사람인데 마음은 짐승"이라는 표현까지 사용하며 분노를 드러냈고, 나아가 "사람을 해치는 짐승은 사람으로 만들든지, 격리해야 한다"는 초강경 메시지를 던졌다. 이러한 발언은 위안부 피해자들을 향한 집요하고 잔인무도한 공격에 대한 자연스러운 반응으로 봐야 한다.  

 

관련 기사 화면 갈무리 

 

실제로 이들은 정의기억연대 수요시위 현장에 나타나 확성기를 동원해 "매춘부", "거짓말쟁이"라는 막말을 퍼부으며 조롱과 방해를 일삼았고, 피해자들을 인간이 아닌 대상으로 취급하는 역겨운 퍼포먼스를 반복해 왔다. 소녀상에 '철거' 문구가 적힌 마스크를 씌우거나, 검은 비닐봉지로 얼굴을 덮는 이른바 '챌린지'를 벌인 것도 이들의 행태였다.

 

심지어 일본의 극우 단체들과 연대해 독일까지 원정을 가서 소녀상 철거 시위를 벌이기도 했으며, 국제사회에 "위안부는 허구"라는 허위 정보를 조직적으로 유포하는 데 앞장섰다. 이는 표현의 자유나 학문적 논쟁의 차원을 훨씬 넘어선 행동이었다. 이 모든 행위는 위안부 피해자 전체에 대한 상징적 폭력이자 테러였다.

 

동시에 일제 식민지배와 그로 인한 피해를 기억하고, 문제 해결을 요구해 온 모든 시민과 연대자들에 대한 모욕이기도 했다. 기억을 지우고 역사를 삭제하려는 시도라는 점에서, 그 폭력성은 결코 가볍지 않다. 이들의 목적은 분명하다. 일제 식민지배와 전쟁범죄에 대한 책임을 부정하고, 가해자에게 면죄부를 부여하는 것이다.

 

이는 일제에 부역했고 해방 이후에도 한미일 동맹이라는 이름 아래 과거를 덮어 온 한국 사회의 친일 극우적 기득권 세력의 이해관계와 연결돼 있다. 이들에게 과거사는 기억과 반성의 대상이 아니라, 삭제해야할 장애물에 가깝다. 따라서 역사적 진실을 온몸으로 증언해 온 위안부 피해자들은 이들에게 늘 눈엣가시일 수밖에 없다.

 

피해자들의 존재 자체가 자신들의 기득권을 위협하고, 일본 우익 지배층과의 정치적·외교적 결속에 불편한 진실을 드러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한국 사회에서 자신의 본심을 쉽게 드러내지 못해 왔다. 식민지배의 기억과, 여전히 반성과 사과를 거부하는 일본 정부에 대한 비판적 정서가 사회 전반에 존재했기 때문이다. 

 

이재명 대통령의 SNS

 

하지만 이들은 언제든 이 분위기를 뒤집을 기회를 노려왔다. 2020년 일본 극우 세력, 한국의 족벌 언론, 그리고 윤석열 검찰이 맞물려 전개한 윤미향(정의연)에 대한 대대적 마녀사냥은 이들에게 결정적 계기가 됐다. 지금 우리가 목격하고 있는 위안부 피해자들에 대한 노골적인 조롱과 모욕은 바로 이 시기를 전후해 본격화됐다.

 

이것은 윤석열 집권 3년 동안 멈추지 않고 지속됐다. 심지어 친위 쿠데타 시도가 실패하고 윤석열이 구속·탄핵된 이후에도 이러한 흐름은 사라지지 않고 있다. 극우 세력이 아직 충분히 처벌되거나 청산되지 않았고, 여전히 '윤어게인'을 외치며 결집을 시도하고 있으며, 국회 안에 국민의힘이라는 정치적 기반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이런 맥락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친일 극우 세력의 가장 극단적이고 반동적인 행태를 정면으로 비판하고 나선 것은 분명 의미 있는 장면이다. 이에 호응하듯 국회에서도 오랫동안 표류하던 '위안부 피해자 보호법 개정안'이 법안소위를 통과했다. 피해자에 대한 모독과 혐오를 규제하고 처벌할 수 있는 최소한의 법적 근거가 마련되기 시작한 것이다.

 

아마도 이재명 정부는 우선 국내에서 친일 극우 세력의 역사 왜곡과 마녀사냥을 제어하고, 그 이후 외교적으로 일본 정부와 과거사 문제를 단계적으로 제기하며 풀어나가는 전략을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중요한 것은 이 과정에서 '실용 외교'가 과거사를 덮는 명분으로 전락하지 않는 것이고 인권과 평화의 가치를 지키는 것이다. 

 

'위안부법폐지국민행동'이라는 단체는 전국의 소녀상을 찾아다니며 '소녀상 철거 챌린지'를 벌이고 있다. 사진=위안부법폐지국민행동 페이스북

 

식민지배와 전쟁범죄의 역사를 가해자의 진정한 반성과 사과로 연결시키고, 윤미향 마녀사냥의 진실과 정의도 바로잡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라도 우리는 과거를 잊지 않고 기억해야 하며, 끝까지 증언하고 사과를 요구했던 위안부 피해자들의 정신을 계승해야 한다. 지난해 말 출간된 <나의 마음은 지지 않았다>는 이러한 기억과 계승에 큰 도움을 주는 책이다.(같은 제목의 다큐 영화는 이미 2009년에 개봉한 바 있다.)

 

이 책은 2017년 일본에서 세상을 떠난 위안부 피해자 송신도 님의 삶과 투쟁을 기록하고 있다. 책에 담긴 피해 경험과 증언은 처절하고도 구체적이다. 16살의 나이에 중국 무창의 일본군 위안소로 끌려가 상상하기 어려운 폭력과 공포 속에서 살아야 했다.

 

송신도 님은 "가장 괴로웠던 것은 총알이 날아오는 거였지"라고 증언한다. 군인과의 강제적 관계 도중에도 총알이 날아들었고, 관계가 끝나지 않으면 몇 시간이고 군인이 몸에서 내려오지 않았다고 한다. "나는 총알에 맞아죽으면 큰일이니까 ··· 그게 가장 괴로웠어요"라는 말은 당시 상황의 비인간성을 여실히 보여준다.

 

조금이라도 말을 듣지 않으면 구타와 폭행이 이어졌고, 그 상처는 송신도 님의 몸과 마음에서 평생 지워지지 않았다. "지금도 얼굴에 굳은살이 박혀서 아무리 때려도 아프지 않아요 ··· 북이랑 똑같아. 하도 맞아서", "진심으로 사람을 좋아해 본 적이 없으니까, 사람을 사랑한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몰라"라는 고백은 전쟁범죄가 한 인간의 삶을 어떻게 파괴하는지를 증언한다.

 

7년간의 지옥 같은 성착취 끝에 패전 후 일본으로 가게 된 과정마저 기만으로 이어졌다. 한 일본 군인의 청혼을 믿고 따라갔지만, 일본에 도착하자마자 혼인 증명서는 찢겼고 "미군의 양공주라도 되라"는 말과 함께 버려졌다. 송신도 님은 기차에서 뛰어내려 죽으려 했지만, 죽음조차 쉽게 허락되지 않았다. 

 

아무 연고도 없는 일본 땅에서 평생을 가난과 차별 속에서 살아야 했다. 같은 전쟁을 겪고 돌아온 일본 남성들이 연금을 받으며 살아가는 동안, 송신도 님은 과거를 숨기고 무시당하며 늙어갔다. 그러다 생활보호 신청 과정에서 "나는 중국까지 가서 훌륭하게 싸우고 온 여자야!"라고 말하면서, 자신의 과거가 세상에 드러나기 시작했다.  

 

'나의 마음은 지지 않았다 - 재일 ‘위안부’ 피해자 송신도의 투쟁'

 

전쟁터에서 돌아온 남자들은 그것이 무엇을 뜻하는지 바로 알아챘다. 이후 증언에 나선 송신도 님은 나아가 일본 정부를 상대로 재판을 제기했고, 이를 돕는 '지원모임'도 만들어졌다. 일본 정부가 책임을 회피한 채 제시한 '아시아여성기금'을 단호히 거부했다. "이런 방식은 믿을 수 없어. 세 살짜리 어린애라면 믿을지 몰라도, 난 안 믿어!"

 

하지만 10년에 걸친 재판 끝에 2000년 도쿄고등재판소는 청구를 기각했다. 송신도 님은 판결 이후 이렇게 말했다. "나는 이대로 바보가 되어서 돌아가도 되는데, 일본이라는 나라가 이렇게 바보같은 짓을 해도 되는지 깊이 생각하지 않는다면 정말로 지나가던 개가 웃어요. 배꼽을 쥐고 웃어요."

 

재판은 패소했지만, 송신도 님은 "나의 마음은 지지 않았다"고 했다. 실제로 그 투쟁은 결코 실패가 아니었다. 그의 증언과 재판은 일본 사회에 위안부 문제를 다시 각인시켰고, 이후 민주당·공산당·사민당 등 야3당이 ‘전시 성적 강제 피해자 문제 해결 촉진 법안’을 국회에 제출하는 계기로 이어졌다.

 

송신도 님은 투쟁과 연대 속에서 비로소 삶의 의미를 찾았다고 했다. "사람을 못 믿고 살아왔지. 속기만 했으니까. 그런데 소송을 제기하고, 내가 당한 일을 말하고 나니까 조금은 마음이 편해졌어. 나도 조금은 인간다워졌지." 증언이 곧 회복의 과정이었다는 말이다. 한국의 '나눔의 집'을 방문해 다른 할머니들과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며 웃고 울던 기억도 남아 있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이후 쇠약해진 송신도 님은 결국 2017년 세상을 떠났다. 이재명 정부와 우리 사회는 송신도 님을 비롯한 피해자들의 삶과 투쟁을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 무엇보다 "다시는 전쟁을 하지 말라"는 당부를 잊지 말아야 한다. 바로 그것이 ‘짐승 같은 마음’을 가진 이들이 지우고 싶어 하는 핵심이기 때문이다.

 

"그런 잔혹한 전쟁은 두 번 다시 반복해서는 안됩니다. '위안소'뿐만이 아니라 중국 사람도, 일본 군인도, 고통받는 처참한 모습을 나는 두눈으로 똑똑히 봤습니다."(2000년 10.19 송신도 최종진술서)

 

"다만 전쟁은 하지말아. 다시는 전쟁을 하지 말라고. 전쟁을 하면 뭐든지 다 끌고가서 나라를 위한다면서 다 죽이지 않느냐고. 그것이 가장 괴로운 것이니까. 그런 짓을 다시는 하면 안돼."                                                                                              < 전지윤 기자 >

 

* <나의 마음은 지지 않았다 - 재일 ‘위안부’ 피해자 송신도의 투쟁>
재일 위안부 재판을 지원하는 모임 (엮은이), 김민화 (옮긴이)/ 보더북

‘사상초유’ 빗썸 비트코인 오지급 사고 일파만파
‘회사 보유분+위탁분’ 9배 금액·14배 수량 오지급
비트코인 폭락…삼성증권 ‘유령 주식 사태’ 닮은 꼴

 

 
 
                     빗썸. 연합
 

가상자산거래소 빗썸에서 벌어진 초유의 ‘비트코인 오지급’ 사고의 파장이 커지고 있다. 사고 수습과 책임 규명 등을 위해 금융 당국이 칼을 빼든 가운데, 가상자산 거래의 신뢰에도 악영향이 불가피해졌다. 거래소가 보유하지도 않은 코인 약 60조원어치가 지급되며 시세 급락을 초래한 점 등이 과거 삼성증권의 ‘유령 주식’ 사태와 닮은 꼴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 등 금융당국은 7일 정부 서울청사에서 긴급 점검회의를 열고 사태 파악에 착수했다. 당국에 따르면 전날 저녁 7시쯤 빗썸은 고객 확보 목적의 이벤트에 참여한 이용자 695명에게 보상금을 지급하는 과정에서 대규모 비트코인을 잘못 지급했다.

 

전체 이벤트 참여자 695명 중 랜덤박스를 연 당첨자 249명에게 당첨금 2천원∼5만원씩 총 ‘62만원’을 주려다 비트코인 ‘62만개’를 지급했다는 것이다. 이는 당첨금 지급 때 ‘원’ 단위를 ‘비트코인 개수’로 잘못 입력했기 때문이다. 1명당 받을 당첨금 2천원이 2천억원 상당의 비트코인 2천개가 된 셈이다.

 

이로 인해 시장에 잘못 풀린 전체 비트코인 규모는 약 60조원어치에 이른다. 일부 이용자들이 오지급된 비트코인 매도에 나서며 전날 빗썸 내 비트코인 거래가격이 8천만원대 초반까지 급락하는 일도 벌어졌다.

 

지난 6일 서울 강남구 빗썸 라운지 전광판에 비트코인 시세가 표시돼 있다. 연합
 

빗썸의 ‘분기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9월 말 기준 이 회사가 직접 보유 중인 비트코인은 175개, 174억원어치 뿐이다. 같은 기간 이용자 위탁을 받아 빗썸이 대신 보관 중인 비트코인은 4만2619개, 6조9천억원 남짓이다. 회사 보유분과 회원 위탁분을 합쳐 7조원 상당의 비트코인을 갖고 있는 빗썸이  금액 기준으로 약 9배, 수량 기준으로는 14배에 이르는 코인을 뿌렸다는 얘기다. 

 

빗썸 쪽은 전날 저녁 7시20분 이 같은 오지급 사실을 인지해 20분 뒤 보상금 지급자들의 계좌 거래와 출금 차단 조처를 마쳤다. 회사에 따르면 잘못 지급된 비트코인 62만개 중 이날 오전 4시 기준으로 99.7%인 61만8241개는 시장 거래 전 회수를 완료했다. 이미 시장에 처분된 1786개도 약 93%는 회수됐다.

 

빗썸은 이날 누리집 공지를 통해 “이날 오후 4시 기준으로 고객들의 예상 손실금액이 약 10억원 내외로 파악되고 있다”며 관련 고객들에게 보상을 하겠다고 밝혔다. 전날 오지급 당시(6일 저녁 7시30분∼7시45분) 비트코인 시세 급락 여파로 동반 저가 매도를 했던 ‘패닉셀’ 투자자들에겐 매도 차액 전액과 추가 보상 10% 등 110%를 특별 보상하기로 했다. 이 시간대의 모든 빗썸 서비스 접속자에게도 2만원을 보상할 계획이다.

 

그러나 시장의 신뢰 저하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가상자산 거래소의 불투명성 논란이 여전한 가운데, 있지도 않은 코인을 실수로 입력해 시세 폭락을 초래했다는 점에서다.

 

이 사고가 2018년 4월 발생한 삼성증권의 ‘유령 주식’ 사태와 비슷하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당시 우리사주 배당금을 주당 ‘1천원’씩 지급하려다 직원 실수로 자사주 ‘1천주’씩 총 113조원 규모가 잘못 지급됐고, 이를 받은 삼성증권 직원들의 자사주 매도로 주가가 10% 넘게 급락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발행되지도 않은 주식이 입고 및 거래됐다는 점에서 ‘유령 주식’이라는 논란도 불거진 바 있다. 내부 전산을 허술하게 설계한 탓에 실제 주식 발행 여부 및 예탁결제원 확인 없이 존재하지 않는 주식이 풀린 셈이다.

 

이재원 빗썸 대표는 이날 공지를 통해 “오지급 사고로 인해 고객 여러분께 큰 혼란과 불편을 드린 점, 고개 숙여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이번 사고 발생 이후 모든 관계 기관 신고를 마쳤으며, 진행 중인 금감원 점검에도 성실히 협조 중”이라고 했다.        < 박종오 기자  >

‘엉터리’ 비판 잇따른 ‘고액 자산가 유출’ 보도자료
이 대통령 “민주주의의 적…엄중하게 책임 묻겠다”

 

 
대한상공회의소 전경. 한겨레 자료사진

 

이재명 대통령이 7일 대한상공회의소의 ‘국내 고액 자산가 유출’ 관련 보도자료를 “가짜 뉴스”라고 공개 비판하자, 대한상의 쪽이 이날 뒤늦게 사과문을 내놓았다.최태원 대한상의 회장도 재발 방지를 지시했다.

 

대한상의는 이날 “보도자료 내용 중 고액 자산가 유출 관련 외부 통계를 충분한 검증 없이 인용해 불필요한 혼란을 초래한 데 대해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상의는 앞서 지난 3일 ‘상속세수 전망 분석 및 납부 방식 다양화 효과 연구’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언론에 배포했다. 이 자료에서 상의는 “한국의 상속세 부담 때문에 자산가 유출 규모가 세계 4위”라며 세금 납부 방식 개선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특히 영국 이민 컨설팅회사인 ‘헨리앤파트너스’ 자료를 인용해 한국의 고액 자산가 순유출 규모가 2024년 1200명에서 2025년 2400명으로 최근 1년새 2배 급증했다고 지적했다. 상속세 세율이 너무 높은 탓에 한국이 세계에서 부유층이 가장 많이 빠져나가는 나라가 됐다는 얘기다.

이재명 대통령의 엑스(X·옛 트위터) 갈무리

 

그러나 상의가 인용한 자산가 유출 통계는 신뢰할 수 없는 ‘엉터리’라는 비판이 많다. 이 대통령도 이날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사익 도모와 정부 정책 공격을 위해 가짜 뉴스를 생산해 유포하는 행위는 지탄받아 마땅하다”며 “법률에 의한 공식 단체인 대한상공회의소가 이런 짓을 공개적으로 벌인다는 믿어지지가 않는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또 “정책을 만드는 주권자 국민의 판단을 흐리려는 고의적 가짜 뉴스는 민주주의의 적”이라며 “엄중하게 책임을 묻고 재발 방지 장치를 만들어야겠다”고 언급했다.

 

이날 상의는 사과문을 통해 “향후 이런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엄중한 책임감을 바탕으로 우선 자료 작성 시 사실관계 및 통계의 정확성 등에 대해 충실히 검증하도록 하겠다”면서 “이를 객관적으로 점검할 수 있도록 내부 시스템을 보강하는 등 더욱 유의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현재 해외 출장 중인 최 회장도 이 사안을 보고받고 “책임 있는 기관인 만큼 면밀히 데이터를 챙겼어야 했다”며 “앞으로 이런 일이 다시는 재발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해달라”고 상의 실무진들에게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 박종오 기자 >

 

지난해 9월 명품 대리 구매 의혹 제기
대법원,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아
국정감사 증인 불러도 불출석 사유서

검찰은 재판 전날에 조용히 약식 기소
명태균·김영선 정치자금법 무죄 선고
이러고도 '사법부 독립'만 되뇌일건가

 

평범한 직장인이나 공무원이 이런 일을 했다고 상상해보자. 지난해 2월과 4월 한 면세점의 팀장과 해외 골프여행을 즐겼다. 그 팀장이 여행 경비를 댔을 것으로 보인다. 

 

출국할 때마다 그의 손에는 명품 의류가 들려 있었다. 그 팀장에게 자신의 여권을 사진으로 전달해 옷들을 대리 구매시켰다. 제값의 80~95%를 할인 받는 파격적인 조건이었다. 싼값에 산다고 흔감해야 할텐데 그는 자신의 카드로 결제하지도 않았다. 그 팀장이 결제했다. 

 

이 일이 처음 세상에 알려진 것은 지난해 9월이었다. 그는 이 사실을 맨 처음 취재해 보도한 뉴스타파 기자에게 "코트 한 벌은 그 팀장에게 선물했고, 한 벌 값에 해당하는 15만원을 그에게 줬다"고 해명했다. 당시 다른 보도에 따르면, 그는 “지인의 부탁으로 여권 사진을 전달하여 지인이 면세품을 구입하는 것을 허락한 사실은 있다. 해외에 나가면서 부탁을 받고 면세품을 대신 구입해 주는 것과 같은 것이라 생각하고, 여권 사진을 이용하도록 한 것에 대해 신중하지 못했던 부분이 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여느 직장인이나 공무원의 이런 '물의'가 알려졌으면 그는 당장 직장으로부터 징계를 받았을 것이다. 어쩌면 쫓겨났을지 모른다. 진보 진영의 한 기자는 이런 말을 했다. "내게 이런 잘못이 있다는 것이 알려졌으면 나는 진즉 가루가 돼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가 속한 직장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 그를 증인으로 불러 어찌 된 경위인지 따져 물으려 했다. 하지만 그는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고 나오지 않았다. 

 

평범한 직장인이나 공무원이 이 지경까지 됐으면 직장은 이제라도 조치를 했을텐데 여전히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문제의 팀장은 관세청에 고발돼 조사를 받고 검찰에 송치됐지만 그에겐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국회도, 법사위도 그의 직장이 무서워지인지, 아니면 그의 직장 최고 상사가 누누이 강조하는 '사법부 독립'을 존중해 더 이상 문제삼지 않는 듯했다.

 

뉴스타파 화면 갈무리

 

이런 문제점을 가득 안은 김인택 창원지방법원 부장판사는 지난 5일 정치자금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명태균 씨와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 등에 무죄를 선고했다. 엄숙한 법복을 입고 당당히 판결했는데 알고 보니 그는 지난 4일 검찰로부터 약식 기소 처분을 받은 상태에서 엄숙하게 판결문을 읽어내려간 것이었다.

 

그가 약식 기소 처분을 받은 사실은 재판 다음날에야 세상에 알려졌다. 김 부장판사의 갑질을 맨처음 폭로한 뉴스타파 보도를 통해서야 비로소 세상 사람들은 알게 됐다.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6일 "해외여행 경비 접대 의혹과 관련해 지난 4일 김인택 창원지법 부장판사를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약식기소했다"고 밝혔다. 청탁금지법은 100만원을 초과하는 금품을 받으면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규정하고 있다. 그의 벌금형이 확정돼도 판사 직은 유지할 수 있다. 헌법 규정상 판사는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돼야 파면되기 때문이다.

 

이 모든 일은 그가 법복을 입었기에 가능했다. '사법부 독립' 구호 뒤에 숨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말하면 지나칠까? 이제라도 김 부장판사에게 제대로 된 처분을 해야 하지 않느냐고? 웬걸, 그는 이날 발표된 대법원 정기인사에 따라 오는 23일 '정 든' 창원지법을 떠나 수원지법으로 전보된다. 좌천은 아니고 어쩌면 그가 바라던 대로 수도권 법원으로 옮기는 것일지 모른다.

 

그가 수원지법으로 옮기면 신동욱 국민의힘 의원이 국정감사 도중 "2년 7개월 동안 1심이 진행 중이어서 문제"라고 지적했던 창원 간첩단 사건 재판은 더 표류하게 된다.  

 

여느 직장인이나 공무원이라면 이렇게 반 년 가까이 이런 사달을 유야무야하고 오히려 수도권으로 임지를 옮기지 못했을 것이다. 대법원은 고급주점 술 접대 의혹을 받은 지귀연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 건을 뭉개는 것과 마찬가지로 김인택 부장판사의 명품 대리 구매 의혹에 대해서도 이렇다할 조사나 징계를 매듭짓지 못했다.

 

판결도 판결이지만 법관의 흠결을 제대로 바로잡지 못하고 있다. 충분한 시간이 주어졌고, 무엇보다 자신들이 외치는 사법부 독립을 위해서도 이런 문제는 깔끔하게 매듭지어야 하지 않았을까?                                                  < 임병선 기자 >

 

김건희 무죄, 명태균 무죄, 곽상도 무죄…"사법 참사"

 

주가조작, 여론조사, 세비 반띵, 퇴직금 50억
우인성-김인택-오세용 판사 줄줄이 무죄 선고
민주 "곽상도 부자 판결, 법원 정화 능력 상실"

"김건희‧명태균 무죄, 윤석열 면죄부 포석인가"
혁신 "해괴한 논리로 김건희 무죄 때부터 불길"
조국, 딸 조민 장학금 600만 원 비교하며 개탄

진보 "사법부 직무유기 넘어 존재가치의 부정"
"조희대 도발, 박영재 법원행정처장 사퇴해야"

 

김건희 씨(왼쪽부터), 명태균 씨, 곽상도 전 의원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 우인성 부장판사가 김건희 씨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자본시장법 위반) 및 무상 여론조사 수수(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무죄로 판단하고, 창원지법 형사4부 김인택 부장판사가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와 국민의힘 김영선 전 의원의 '세비 반띵'(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를 역시 무죄로 선고한 데 이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 오세용 부장판사는 곽상도 전 국민의힘 의원의 뇌물 50억 원 은닉(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및 그 아들 곽병채 씨의 '퇴직금' 명목 50억 원 수수(특가법상 뇌물) 혐의에 대해 각각 공소기각과 무죄 판결을 내렸다.

 

이처럼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지난 정권의 권력형 비리와 부정부패 사안에 관해 법원이 잇따라 면죄부를 주자 민주진보 진영의 정당들이 "사법 참사'라며 규탄에 나섰다. 조희대 사법부가 국민 상식과는 동떨어진 무리한 법리를 내세우며 실제로는 의도적인 '자기 편 봐주기'를 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강한 의심이 깔려 있다. 반면 이들 판결에 대해 국민의힘은 대변인 논평 등 공식 입장을 일절 내지 않았다.

 

더불어민주당 박경미 대변인은 6일 서면 브리핑에서 곽 전 의원 부자에 대한 이날 판결을 두고 "국민의 상식과 법 감정을 정면으로 거스르는 '사법적 참사'다. 평생 꿈꿔보기도 어려운 50억 원이라는 거금이 '공모 증거 부족'이라는 논리로 면책되는 현실 앞에서 국민들은 허탈감과 배신감을 느낀다"며 "31세 대리가 6년 근무 후 받은 50억 원이 민정수석과 국회의원을 지낸 부친의 영향력과 무관하다는 판단을 과연 어느 국민이 납득할 수 있겠는가? '병채를 통해 50억을 주겠다'는 정영학 녹취록의 명백한 물증조차 외면하는 법원의 잣대는 왜 기득권 권력 앞에서만 한없이 무뎌지는 것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이어 "재판부는 검찰의 추가 기소에 대해 '공소권 남용'을 이유로 기각했다. 1심 무죄 판결 이후 국민적 공분을 의식해 마지못해 했던 검찰의 수사와 부실 기소는 법원에게 '형식 논리'라는 탈출구를 열어줬다. 사실상 검찰 카르텔이 설계하고 법원이 승인한 합작품"이라면서 "이번 판결은 성실하게 일하며 꿈을 키워가는 청년들의 노력을 정면으로 비웃는 처사다. 50억 원 수수가 뇌물이 아니라면 이 나라에 유죄인 뇌물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사법 정의의 저울이 권력의 무게에 따라 기울어진다면 법치는 이미 생명력을 잃은 것"이라고 맹공했다.

 

그러면서 "오늘의 판결로 검찰과 법원은 스스로 정화 능력을 상실했음을 자인했다. 거대 투기 세력과 법조 권력이 얽힌 (대장동) '50억 클럽'의 검은 커넥션은 결코 묻힐 수 없다"며 "곽상도 전 의원 부자는 오늘의 판결로 진실이 봉인되었다고 착각하지 말라. 국민의 심판과 역사의 법정은 언제나 법정의 문보다 더 오래 열려 있다"고 강조했다.

 

같은 당 백승아 원내대변인은 국회 소통관 브리핑을 통해 윤석열·김건희 정권의 국정농단에 대해 연이어 면죄부를 주는 사법부 행태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사법부가 김건희의 주가조작 의혹에 이어 '명태균 게이트'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김영선이 좀 해줘라'는 대통령의 육성이 만천하에 공개됐음에도 법원은 상식으로는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논리로 무죄를 선고했다"면서 "이는 국정농단에 대한 엄중한 심판을 요구하는 국민적 요구에 사실상 면죄부를 준 것이며 시대적 책무를 포기한 것"이라고 질타했다.

 

또 "명태균 게이트의 본질은 윤석열·김건희 대통령 부부의 공천 개입 의혹이라는 중대한 국정농단 사건이다. 윤석열의 정치검찰이 늑장·부실 수사로 축소·은폐하려 했던 사건이며, 국민의힘 유력 정치인들이 깊숙이 관여된 사건"이라면서 "윤석열과 오세훈 시장에게 면죄부를 주기 위한 포석인가? 윤석열 역시 김건희가 무죄를 선고받은 명태균 사건과 같은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으며, 오세훈 시장도 명태균에게 여론조사를 부탁하고 그 비용을 후원자에게 대납하게 했다는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고 법원 측의 노림수를 추정했다.

 

아울러 "사법부는 각성해야 한다. 윤석열의 정치검찰처럼 사법부마저 면죄부를 주고 있어 사법부에 대한 국민적 불신이 커지고 있다"면서 "검찰 또한 정치권력의 눈치를 보며 사건을 축소·은폐하기 위한 늑장수사에 대해 엄중히 성찰해야 한다. 정의를 외면한 정치검찰과 사법부는 결코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없다"고 역설했다.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가 5일 오후 경남 창원시 성산구 창원지법에서 열린 1심 재판에서 무죄 선고를 받은 후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명씨는 증거은닉 교사 혐의에 대해서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았다. 2026.2.5. 연합
곽상도 전 의원이 6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 선고를 마친 뒤 입장을 밝히며 밝게 웃고 있다. 이날 법원은 '대장동 50억 클럽' 관련 범죄 수익을 은닉한 혐의를 받는 곽 의원에 대한 공소를 기각했다. 2026.2.6 [공동취재] 연합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곽 전 의원 부자 무죄 관련 기사를 공유하며 "3학기 총 600만 원 장학금은 유죄, 50억 원 퇴직금은 무죄"라고 썼다. 조 대표 자신은 딸 조민 씨가 부산대 의전원에 다니며 받은 장학금 600만 원이 "사실상 조국에게 준 것과 같다"는 재판부 판단에 따라 유죄 판결을 받은 바 있는데, 곽 전 의원의 아들 병채 씨가 받은 무려 50억 원의 퇴직금에 대해서는 왜 "사실상 곽상도에게 준 것과 같다"는 판결을 하지 않았느냐고 사법부에 항변한 것으로 보인다.

 

같은 당 박찬규 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이번 판결을 검찰의 '의도된 패배'와 사법부의 '약속된 무죄'가 빚어낸 사법 참사라고 규정했다. 박 대변인은 "기득권 카르텔 앞에서 법이 어떻게 선택적으로 작동하는지, 검찰과 사법부가 어떤 '법기술'을 부리는지 너무도 명징하게 보여줬다"며 "조국 대표의 딸 조민 양이 받은 600만 원 장학금은 유죄로 판단했던 엄중한 사법부가 50억 퇴직금을 뇌물로 본 검찰의 주장을 물리치고, 아버지 곽상도가 직접 받은 것과 다름없다는 '경제적 공동체' 관계도 인정하지 않았다. 기소부터 재판까지 기득권을 수호하려는 '보이지 않는 손'이 사건을 주도했다는 의구심을 지울 길이 없다"고 개탄했다.

 

이어 "곽병채 씨가 '퇴직금' 명목으로 수령한 50억 원은 당시 국내 대기업 부회장급 퇴직금에 해당하며, 실제 당해 재계 퇴직금 순위 4위라는 기록적인 액수다. 대한민국 어떤 대리가 단 6년을 근무하고 퇴직금으로 50억 원을 받는가? 연봉 2500만 원을 받는 청년이 한 푼도 쓰지 않고 200년을 모아야 하는 돈"이라면서 "50억 클럽 사건은 법조·정치·자본이 얽힌 사법 카르텔의 민낯을 가장 상징적으로 드러낸 장면이다. 조국혁신당은 이 썩은 뿌리를 완전히 뽑아내기 위해 검찰개혁과 사법개혁의 고삐를 더욱 강하게 쥐겠다"고 전했다.

 

박 대변인은 전날 명태균·김영선 무죄 선고에 대해서는 "세간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사건의 내용은 물론 국민 눈높이와 심각하게 어긋나는 판단이다. 공천이라는 명확한 동기가 있었고 8000여만 원의 돈이 오갔다. '김영선이 좀 해줘라'라는 윤석열의 육성 증거까지 나왔다. 더 이상 무슨 증거가 더 필요한가?"라며 "지난주 서울중앙지법이 무상 여론조사 의혹에 대해 '계약서가 없었다'는 해괴한 논리로 김건희에게 무죄를 선고했을 때부터 이러한 불길한 결과는 예견됐다. 몸통에게 면죄부를 준 사법부가 그 수단이었던 명태균과 김영선에게 유죄를 내리기는 어려웠을 것"이라고 두 사건 판결의 연관성을 짚었다.

 

그러면서 "명 씨는 '황금폰'과 USB를 숨기라고 지시한 바 있고 재판부도 이를 유죄로 인정했다. 죄가 없다면 대체 무엇을 감추려 증거를 인멸했겠는가? 8070만 원의 세비 상납이 대가성이 없다면 앞으로 어떤 불법 정치자금이 대가성을 인정받겠는가?"라며 "정치적 파장을 고려한 사법적 가이드라인이 고려된 판단이라는 의혹을 지울 수 없다. 이번 판단은 '여론조사 뇌물'이라는 우회적인 탈법을 조장하는 오명의 판례로 남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영재 법원행정처장이 4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전현희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6.2.4. 연합
 

진보당 손솔 수석대변인도 서면 브리핑에서 "법원은 '증거 부족'과 '정상적 거래'라는 해괴한 논리로 국민의 상식을 처참히 짓밟았다. 이번 판결대로라면 제2, 제3의 명태균들이 정치판을 멋대로 휘둘러도 처벌할 길이 없어진다. 법원이 정치 브로커의 천국을 조장한 셈"이라며 "또한 재판부는 명태균의 활동이 공천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인정했다. 그럼에도 '다수결 공천'이었다며 실질적인 뒷거래 관계를 애써 외면했다. 영향력은 인정하면서 대가성은 부정한 이번 판결은 몸통은 놔둔 채 깃털만 건드린 전형적인 '눈 가리고 아웅' 식 판결"이라고 어이없어했다.

 

나아가 "황금폰을 포함한 핵심 증거들을 조직적으로 은닉하려 한 범죄는 집행유예로 솜방망이 처벌에 그쳤다. 무엇을 감추기 위해 휴대폰 3대와 USB를 숨기려 했는지, 그 은닉된 증거 속에 어떤 추악한 진실이 담겨 있었는지는 묻어둔 채 기술적인 혐의로만 가볍게 처벌했다"면서 "이 정도면 사법부의 직무유기를 넘어 존재가치의 부정이다. '명태균-윤석열-김건희'로 이어졌던 공천 농단의 진실을 끝까지 밝혀내야 한다"고 촉구했다.

 

손솔 수석대변인은 특히 <조희대의 도발, 박영재 법원행정처장 자진 사퇴하라>는 제목의 서면 브리핑을 별도로 내고 "조희대 대법원장이 임명한 박영재 법원행정처장은 지난해 5월 이른바 '사법쿠데타'의 주역이었다. 당시 박영재 처장은 이재명 대선 후보 공직선거법 사건의 주심 대법관으로 윤석열 내란 정권의 편에서 정적 제거를 시도한 행동대장이었다"며 "사법의 탈을 쓰고 헌법과 국민 위에 군림한 주범이 사법행정의 수장이 될 순 없다"고 단언했다.

 

또 "실제 박영재 처장의 인식은 여전히 윤석열 시대에 머물러 있다. 그는 희대의 사법쿠데타가 '헌법과 절차에 맞는 판결'이라며 후안무치한 태도를 보였다. 또한 국회에서 논의 중인 사법개혁안을 향해 '소송 지옥' '사법 독립 침해'라며 독설을 내뱉었다"면서 "이는 사법개혁의 숨통을 끊기 위한 조희대의 도발로 볼 수밖에 없다. 박영재 법원행정처장에게 엄중히 경고한다. 당신의 존재 자체가 사법부의 수치이자 민주주의의 걸림돌이다. 더는 사법부의 신뢰를 추락시키지 말고 지금 당장 자진 사퇴하라"고 요구했다.       < 김호경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