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해·공군 통합 국군사관학교 창설두고 육사 출신 예비역들 반발 거세

 

"‘육사=쿠데타 온상’으로 지목해, 이참에 육사를 없애려는 정치적 탄압"

 

지난 2월27일 제82기 졸업식이 육군사관학교 화랑연병장에서 열리고 있다. 육군사관학교 페이스북 갈무리

 

육·해·공군 사관학교를 통합한 국군사관학교 창설을 두고 육군사관학교(육사) 출신 예비역들의 반발이 거세다. 통합에 반대하는 쪽은 이재명 정부가 12·3 내란 사태에 앞장선 육사 출신 현역·예비역 장군들을 문제삼아 ‘육사=쿠데타의 온상’으로 지목해, 이참에 육사를 없애려는 정치적 탄압이라고 반발한다. 이들이 사관학교 통합을 ‘육사 폐교’라고 받아들이는 배경에는 이런 인식이 깔려 있다.

 

애초 사관학교 교육 개혁을 제기한 쪽의 문제의식은 △인공지능(AI)·로봇·드론 시대 대응 △미래 국방을 책임질 장교로서 고도의 전문성과 적응력 △신속한 대응력과 합동성 △헌법과 민주주의 가치 내면화 등이었다. 하지만 육사 폐교 논란에 휩싸여 사관학교 교육 개혁 논의는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사관학교 통합은 이재명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지만, 이재명 정부가 처음 꺼낸 게 아니다. 사관학교 통합은 이승만·전두환·노태우·이명박 정부도 추진·검토했다.

 

1953년 가을 마크 클라크 미 8군사령관은 △육·해·공군 간 일체감 조성으로 합동작전이 쉬워지고 △학교시설 낭비를 방지하고 우수 교수진 확보가 용이하다는 점을 들어 사관학교 통합을 주장했다. 1·2학년은 함께 훈련·교육하고 3학년부터 본인의 희망과 적성에 따라 각 군으로 나눠 전문교육을 실시하자는 방안이었다. 당시 백선엽 육군참모총장은 통합에 찬성했으나 해·공군은 ‘육사에 흡수된다’고 반대했다.

 

4·19 혁명 뒤인 1961년 당시 민주당 정부는 육·해·공군 사관학교를 국방사관학교로 통합하려고 예산에도 반영했으나 5·16 쿠데타로 무산됐다. 당시 사관학교 통합의 필요성으로 △사관학교 전 교과과정에서 교양과목을 중심으로 70~75% 교과내용이 공통이고 △현대전을 어느 특정 군만으로 수행할 수 없고 육·해·공군, 해병대가 긴밀한 합동작전을 펴야 한다 등이 제기됐다. 당시 육군과 공군은 찬성했으나 해군이 반대했다.

 

지난 8일 서울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육·해·공군 사관학교 총동창회, 육사 사관생도 학부모 모임 등이 참석한 가운데 육·해·공군 사관학교 통폐합 및 육군사관학교 지방 이전 반대 궐기 대회가 열리고 있다. 연합
 

1980년대 전두환·노태우 정부 때도 사관학교 통합이 검토됐다. 이명박 정부는 천안함 사건과 연평도 포격전 이후 국방개혁 차원에서 사관학교 통합을 추진했다. 당시 육군은 찬성했지만 ‘흡수 통합’을 우려한 해사와 공사 출신들이 반대해 무산됐다.

 

사관학교 교육을 둘러싼 논란은 사관학교 교육의 이중 목적성에서 시작한다. 사관학교는 장교 양성을 기본 임무로 하는 특수목적 대학이다. 사관학교를 두고 ‘대학’이란 입장과 ‘군 부대’란 입장이 근본적으로 갈라진다. 사관학교를 부대로 보는 이들은 장교로서의 자질 함양을 강조하면서 군사훈련과 훈육에 초점을 두어야 하며 학문분야 전공은 장교로서의 직무 수행을 위한 기초능력을 키우는 정도면 된다고 본다. 요즘 사관학교 통합을 반대하는 쪽은 사관학교를 부대라고 본다.

 

군 내부에선 사관학교를 3성 장군이 지휘하는 부대로 여긴다. 사관학교 교장은 부대지휘 차원에서 사관학교 운영을 하고 개인적 경험에 기초한 지휘방침에 따라 교육 내용을 수시로 변경해왔다는 지적을 받는다. 최근 5년간 사관학교 교장들의 평균 임기가 1년 미만일 정도로 교체가 잦았다.

 

2024년 9월 한국국방연구원이 사관생도 3~4학년 794명(육사 316명, 해사 137명, 공사 341명) 및 현역장교 950명(사관학교 출신 302명)을 대상으로 벌인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사관학교 교육의 초점이 초급장교 양성에서 벗어나 미래 군을 이끌어갈 리더 양성 교육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며, 실무역량은 보수 교육에서 담당하고 사관학교 교육은 기초역량 및 가치관 함양에 초점을 둬야 한다는 의견이 다수였다.

 

육군사관학교 페이스북 첫 화면. 육군사관학교 페이스북 갈무리

 

응답자들은 과거보다 사관학교 위상이 낮아진 이유로 장교 직업 선호도 하락과 생도 생활의 낮은 자율성, 민간 대학보다 낮은 교육의 질 등으로 인해 우수한 사관생도의 유입이 어렵고 이로 인해 생도 자질이 점차 낮아진다고 밝혔다. 따라서 교육의 자율성·개방성 확대 및 교육과정의 유연한 개선이 필요하며, 사관학교에 대한 상위 수준의 통합 관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지난 1월 ‘내란극복·미래국방 설계를 위한 민관군 합동 특별자문위원회’ 산하 사관학교 개혁분과가 내놓은 권고안은 ‘2+2 네트워크형 통합’이었다. 육·해·공사 생도들이 1·2학년 때 함께 기초학문과 군사기초교육을 받고, 3·4학년에는 각 군 사관학교에서 전문교육과 군사훈련을 받는 방식이다.

 

‘권고안에는 육·해·공사뿐 아니라 국방첨단과학기술사관학교, 국방의무사관학교, 학군·학사장교 교육단, 국방과학기술대학원까지 포괄하는 ‘국군사관대학교’ 설립 방안이 담겼다. 장기적으로 8개 장교 양성기관을 단과 대학 개념으로 포괄하는 종합대학교를 만들자는 취지였다.

 

육군사관학교의 영문 표기는 ‘KOREA MILITARY ACADEMY’(코리아 밀리터리 아카데미)다. 장교를 키우는 사관학교를 아카데미로 명명한 배경에는 진리와 허상을 구별하는 능력 있는 엘리트가 대중을 선과 아름다움으로 향하도록 이끈다는 플라톤의 ‘철인’ 이상이 자리 잡고 있다. 사관학교 통합 논의가 지금 사관학교가 ‘아카데미’란 이름값을 하고 있는지에서 출발할 필요가 있다.                                                        < 권혁철 기자 >

 

 
 

미 SAT 만점 · IELTS 8.0 최상위권
전액 장학금 받아 컴퓨터공학 전공

 

2026년 베트남 고교 졸업시험 전국 A01 계열 수석 합격자 호앙 후엉 장. 사진 VNExpress
 

베트남 대학입학 시험에서 전국 수석을 차지하고 미국 대학입학자격시험(SAT) 만점을 기록한 고등학생이 한국과학기술원(KAIST·카이스트) 진학을 선택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9일 베트남 현지 언론과 연합뉴스 보도를 종합하면, 하노이 국립교육 대학교 부설 영재고등학교에 재학중인 호앙 흐엉 장(Hoang Huong Giang)은 한국 수능시험과 비슷한 2026학년도 베트남 고교 졸업시험 A01그룹(수학·물리·영어)에서 30점 만점에 총점 29.75점을 받아 전국 공동 수석을 차지했다. 과목별로는 물리와 영어에서 10점 만점을, 수학에서 9.75점을 기록했다. A01그룹은 공학계열을 지망하는 학생들이 가장 많이 선택하는 그룹이다.

 

베트남 현지 매체인 브이엔익스프레스(VNExpress)와 인터뷰에서 그는 “수학 문제의 난이도가 높았다”면서도 “적분 문제에서 실수로 0.25점을 감점받았다”고 아쉬워했다. 공부 비결을 묻는 질문에는 “하루에 공부하는 시간은 8시간도 안 된다”며 “요가, 그림 그리기, 독서, 지뢰찾기 게임을 하며 휴식을 취한다”고 말했다.

 

호앙 흐엉 장은 해외 대학 진학을 위한 시험에서도 최고 수준의 성적을 거뒀다. SAT에서 만점인 1600점, 국제 영어 공인 시험인 아이엘츠(IELTS)에서 9.0 만점에 최상위권인 8.0을 획득했다. 시험 성적 발표 뒤엔 베트남 빈 그룹이 설립한 빈 대학과 서울대학교에서 입학 제안을 받았으나, 고민 끝에 삼성에서 전액 장학금을 지원받아 카이스트에 진학해 컴퓨터공학을 전공하기로 했다.

 

그는 현지 언론에 “인공지능 분야에는 아직 발전 가능성이 많다. 인공지능 분야의 새로운 발전에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 이유진 기자 >

 

 

SK하이닉스 이번 나스닥 상장 통해 265억달러(약 40조원) 조달

 
 
에스케이(SK)하이닉스는 10일 미국 나스닥 상장 첫날 공모가보다 13% 급등한 168.49달러로 마감했다. 로이터 연합

 

에스케이(SK)하이닉스의 미국 나스닥 상장 첫날 공모가보다 13% 넘게 급등했다. SK하이닉스는 이날 미국주식예탁증서(ADR) 상장을 통해 나스닥에 첫선을 보였다.

 

170달러로 10일(현지시각) 거래를 시작한 SK하이닉스는 장중 한때 177달러까지 치솟다가 168.49달러로 이날 거래를 마쳤다. 이는 미국주식예탁증서 공모가(주당 149달러)보다 13% 이상 높은 수치다. 또 현재 환율 기준 원화로 환산하면 1주당 252만8천원가량으로, 국내 SK하이닉스의 10일 종가 218만보다 34만7000원 정도, 즉 16% 가까이 높은 금액이다.

 

SK하이닉스 미국주식예탁증서 10주는 국내 보통주 1주에 해당한다. 단순 계산 시, SK하이닉스의 시가 총액도 1조2천억달러 규모로 커져, 미국의 메모리 반도체 선두 기업인 마이크론의 수준을 넘어선다. 이는 전세계 투자자들의 높은 관심과 함께, 한국 메모리 반도체 기업들이 미국 기업에 견줘 저평가를 받아왔다는 오래된 인식을 뒷받침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투자회사 에이제이(AJ)벨의 댄 코츠워스 투자 책임자는 로이터 통신에 “미국의 수요가 일부 시장의 예상보다 강했다”며 “이는 메모리 반도체 상승세가 정점을 찍은 게 아니라 숨 고르기 국면이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이번 나스닥 상장을 통해 265억달러(약 40조원)를 조달했다. 에이피(AP)통신은 이를 두고 “미국에서 이뤄진 해외 기업의 아이피오(IPO, 기업공개) 가운데 역대 최대 규모”라고 평가했다. SK하이닉스는 이번 나스닥 상장을 통해 확보한 자금을 신규 설비 투자 등에 집중 투입할 전망이다.

 

한편 넬슨 그리그즈 나스닥 사장은 SK하이닉스의 나스닥 상장 성공을 “블록버스터”라고 평가하며, 다른 해외 기업의 미국 증시 입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10일 블룸버그 티브이(TV)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미국주식예탁증서 형식의 상장에 대해 더 많이 논의하고 있지만, IPO와 ADR 모두 상당한 모멘텀이 있다”며 “올해 자금조달 상위 10개 기업 가운데 4곳이 해외 기업이었다”고 밝혔다. 자국보다 미국 시장에서 더 큰 기업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다고 기업들이 본다는 것이다. 그리그즈 사장은 삼성전자의 미국 증시 상장 가능성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 임인택 기자 >

 

 

"공수처 영장 적법" 판결 "영장 저지 불법" 의미
참여연대 "국민 앞에 사죄하고 책임을 져야"
민주노총 "조직적 방해한 자들 함께 단죄를"
문제 의원들 사과하지 않고 당 논평도 없어
종합특검, 지난달 말 특수공무집행 방해 혐의
나경원 김기현 윤상현 권영진 네 의원만 입건
소환 응하지 않고 "법왜곡죄 고발" 적반하장

 

김기현 대표를 비롯한 국민의힘 의원들이 2025년 1월 6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에서 고위공직자수사처(공수처)의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 발부를 막겠다며 인간 방패를 형성한 가운데 김 대표가 취재진에게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2025.1.6 연합

 

대법원 3부(재판장 이흥구·주심 이숙연 대법관)는 지난 9일 윤석열 전 대통령의 특수공무집행방해,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혐의에 대해 징역 7년형을 확정하며 그 동안 국민의힘 등에서 문제를 제기해 온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수사 적법성 논란 등을 깔끔하게 정리했다.

 

재판부는 공소사실 가운데 공수처 1·2차 체포영장 집행 방해, 계엄 당시 국무위원 심의권 침해, 사후 비상계엄 선포문 작성 및 폐기. 외신 상대 허위 자료 작성 및 배포, 비화폰 기록 제출 거부 지시 등 혐의 대부분을 유죄로 인정한 2심 판단을 받아들였다.

 

대법원은 우선 윤 전 대통령에 대한 공수처의 내란죄 수사권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헌법 84조는 '대통령은 내란 또는 외환의 죄를 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재직 중 형사상의 소추를 받지 아니한다'고 정하는데, 이에 윤 전 대통령 측은 공수처가 직권남용죄 수사를 개시할 수 없고, 관련 범죄로 인지한 내란죄 수사권 역시 인정되지 않는다는 주장을 펼쳐왔다.

 

그러나 이날 대법원은 "헌법 84조 불소추특권의 본질을 고려하면 재직 중 형사상 소추가 금지되더라도 수사까지 전면적으로 금지된다고 볼 수 없다"며 "대통령 직무 수행이나 국가원수로서 권위 확보에 지장을 초래하지 않는 범위 내의 수사는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나아가 내란죄는 직권남용죄와 배경 사실관계가 중첩되므로, 공수처법상 '직접 관련성'도 인정되고 이에 따라 공수처의 내란죄 수사권도 인정된다고 봤다.

 

대법원은 당시 경호처장의 승낙 거부에도 공수처가 수색영장을 집행한 것이 위법하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경호처장이 영장 집행 거부 사유를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않았고, 국가의 중대한 이익을 해할 우려가 인정되지 않으므로 승낙 거부는 부적법하다"며 영장 집행은 적법하다고 판단했다.

 

한 번 더 정리하자면 이번 대법원 판결은 ▲내란 혐의에 대한 수사권의 적법성을 공식 인정  ▲"대통령 재직 중 수사 가능" 가이드라인 확립 ▲헌정질서 파괴를 은폐하려 한 행위를 유죄로 판단 ▲군사권 비밀을 이유로 한 거부권 남용에 제동 등의 의미를 갖는다고 정리할 수 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와 경찰이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2차 체포영장 집행에 나선 15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입구에서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이 입장발표를 하고 있다. 2025.1.15 연합

 

같은 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6부(이현경 부장판사)는 윤 전 대통령에 대한 공수처의 체포영장 집행을 방해한 혐의로 기소된 박종준 전 경호처장과 김성훈 전 차장 등에게 역시 특수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다. 박 전 처장에게 징역 4년을, 김 전 차장에게 징역 5년을, 이광우 전 경호본부장에겐 징역 2년 6개월이 각각 선고됐다. 김신 전 가족경호부장은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실형을 선고받은 박 전 처장, 김 전 차장, 이 전 본부장은 도주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법정에서 바로 구속됐다.

 

대법원과 서울지방법원이 공수처의 내란 및 체포방해 수사권을 인정하고 관저를 압수수색한 행위에 정당성을 부여한 것은 물론 이를 방해한 행위를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의율한 만큼 지난해 1월 6일과 15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에서 '인간 방패'를 만들어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영장 집행을 방해해 특수공무집행 방해 혐의로 입건된 국민의힘 의원들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은 10일 유튜브 채널 '최욱의 매불쇼'에 나와 당시 한남동 관저에 인간 방패를 만들어 정당한 영장 집행을 막은 국민의힘 의원 45명에 대한 신속한 수사를 촉구해 눈길을 끌었다. 

 

참여연대는 9일 곧바로 ‘성명’을 통해 “이번 대법원의 판결은 공수처 수사권에 대한 논쟁을 종식하고, 대통령이 군사상 비밀이나 국가안보를 내세우더라도 정당한 사법적 절차에서 예외가 될 수 없다는 법치국가의 원칙을 확인한 것”이라며 "내란이 일어난 지 583일이 지나서야 나온 내란 우두머리 윤석열의 첫 유죄 확정 판결로, 누구도 법 위에 설 수 없다는 상식이 새삼 확인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참여연대는 “법원은 1심부터 일관되게 공수처의 수사권과 법원의 영장이 모두 적법하다며 윤석열의 주장을 배척했다”며 “윤석열의 억지 주장에 부화뇌동해 2025년 1월 당시 대통령집무실 앞에서 스크럼을 짜며 윤석열 체포영장 집행을 가로막았던 국민의힘 국회의원들은 이번 대법원 확정판결을 계기로 국민 앞에 사죄하고, 체포방해 불법행위를 옹호하고 가담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다그쳤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도 성명을 통해 “그날 한남동 관저 앞에서 벌어진 것은 ‘불법 체포에 대한 저항’이 아니라 ‘적법한 공권력 행사에 대한 조직적 방해’였다는 사실이 최종적으로 확정된 것”이라며 “그렇다면 그 방해를 몸으로, 말로, 조직적으로 주도한 자들 역시 같은 잣대로 단죄되어야 마땅하다”고 밝혔다.

 

민주노총은 “나경원, 김기현, 권영진, 윤상현 의원은 이미 종합특검에 의해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입건되어 조사가 진행 중”이나 “나머지 의원들에 대해서도 예외 없이 수사해야 한다. 국회의원이라는 신분이 법 앞의 평등 원칙을 비껴가는 방패가 될 수 없다”고 촉구했다.

 

진보당의 손솔 수석대변인은 “이제는 한남동 관저로 달려가 내란 수괴의 체포를 육탄 방어했던 부역자들 차례”라며 “아직도 국회를 활보하는 윤상현, 김기현, 권영진 등 ‘인간 방패’ 공범들이 최근 피의자로 무더기 입건되어 수사 심판대 위에 서 있다”고 정조준했다.

 

그러나 소속 의원들의 절반에 가까운 의원들이 집단으로 법원이 정당하게 발부한 영장 집행을 막아섰고, 그들이 필사적으로 막으려 했던 공수처 수사와 체포영장 집행이 대법원에서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확정 판결이 내려졌는데도 이들 가운데 누구도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국민들에게 머리 숙여 사과하지 않으며, 언론들도 국민의힘 의원들의 처신을 문제 삼지 않고 있다. 국민의힘은 이 사건에 대한 공식 논평 없이 민주당이 추진 중인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 형사소송법 개정안’, 언론단체 등에서 우려해 온 ‘개정 정보통신망법 시행’ 등에 대한 정치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권창영 2차 종합특검 팀은 지난달 말 윤 전 대통령의 체포 방해 의혹과 관련해 국민의힘 김기현·권영진·윤상현 의원을 특수공무집행 방해 혐의로 추가 입건하고 출석을 통보했다고 밝혔다.

 

권영빈 특검보는 지난달 29일 정례브리핑을 통해 "2025년 (내란 관련)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 당시 관련 채증 영상을 분석하고 추가 수사를 통해 체포영장 집행을 방해한 나경원 의원 등 국회의원이 있음을 확인했다"고 설명한 뒤 "체포방해 행위가 확인된 국민의힘 의원 중에서 SNS(사회관계망서비스)나 언론 인터뷰를 통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수사권 및 영장 집행의 불법성을 주장하는 등 범행에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한 의원들을 추가 입건했다"고 설명했다.

 

특검은 이들에게 지난달 24일 출석요구서를 송부하면서 같은 달 30일까지 출석하거나 서면조사에 응하라고 통보했다고 밝혔다.

 

권 특검보는 윤 전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 당시 몸싸움 등이 있었냐는 질문에 "옷이 찢어졌다는 당사자 진술은 있었는데 물리적 충돌까지는 없었다고 보인다"고 답했다. 다만 "그런데도 지금까지 나와 있는 집회·시위나 영장 집행과 관련해 스크럼을 짜거나 출입을 방해하거나 하는 행위들이 공무집행방해죄로 인정된 경우가 많아서 판례에 근거해서 볼 때 몸싸움은 없었으나 공무집행 방해 행위가 있었다고 본다"고 말했다.

 

특검은 앞서 나 의원을 피의자로 입건하고 지난달 19일 소환 조사를 통보했지만, 나 의원 측에서 서면으로 답변을 제출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일이 있다. 권 특검보는 "나 의원 측이 서면 진술서를 제출하겠다고 했는데 아직 제출하지 않아 기다리고 있다"면서 현재까지 나 의원 외에 출석하겠다거나 답변서를 보내겠다는 의원은 없다고 했다. 이어 "국회의원들의 강제 소환까지는 염두에 두고 있지 않기 때문에 자발적인 출석이나 서면 답변서를 기다리고 있는 것"이라며 "특검의 수사 기간이 얼마 남지 않아 수사 기간이 종료될 즈음엔 그동안 수사 내용을 검토한 뒤 처리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권 특검보는 이날 조은석 내란특검팀이 종결한 체포방해 사건을 재기 수사한 배경에 대해 "내란특검팀은 수사한 게 하나도 없다"고 주장해 파장이 일었다. 앞서 내란특검팀은 나경원 의원 등이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고발당한 사건을 지난해 12월 각하 종결했다. 당시 '추후 새로운 증거가 발견되는 등 범죄 혐의에 대한 수사를 재기할 필요성이 있을 수 있으므로 수사 자료를 관계 기관으로 송부한다'는 단서 규정을 명시했다고 한다.

 

권 특검보는 이후 윤 전 대통령의 체포방해 혐의 재판에서 유죄가 선고되고 체포영장의 적법성이 인정되는 등 사정 변경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체포 과정을 촬영한 채증 영상 등을 확보해서 분석해 본 결과 내란특검팀의 수사에서 충분히 규명되지 않은 사실관계에 대해 수사할 필요성이 확인돼 수사를 재기한 것"이라고 말했다.

 

2025년 1월 6일로 시계를 돌려보면, 공수처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윤석열에 대한 2차 체포영장의 시한은 6일 자정까지였다. 이날 오전부터 한남동 관저로 모인 국민의힘 국회의원은 오후 3시 기준으로 45명이었다.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은 취재진에게 "민주당과 공수처는 지금이라도 위헌적이고 위법한 행태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면서 "공수처는 내란죄에 대한 수사 권한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체포영장 청구라는 초법적 행위를 시도하며 사법체계 근간을 흔들어대고 있다"고 주장했다.

 

당시 이런 주장에 대해 같은 당 안에서조차 비판이 터져 나왔다. 조경태 의원은 "국회의원 자격이 있느냐"라고 쏘아붙였다(6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당시 야당에서도 비판이 나왔는데, 천하람 개혁신당 의원이 "한남동 관저 집결한 여당 의원들 현행범, 다 체포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6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오마이뉴스>는 당시 현장 취재 사진과 언론보도 내용을 종합해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서 '인간 방패' 역할을 한 국민의힘 의원 45명의 이름과 지역구, 사진을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오마이뉴스 2025.1.8 갈무리

 

그러나 나경원·김기현·윤상현·권영진 의원은 지난 1일 권창영 2차 종합특별검사팀이 윤 전 대통령 '체포 방해' 의혹과 관련해 자신들을 입건한 데 대해 "무도한 정치 테러"라고 반발했다. 이들은 당시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특검은 국민의힘 의원들의 정치적 의사 표현을 '특수공무집행방해'라는 중범죄로 둔갑시키고 있다"며 "저희는 국가기관 간의 물리적 충돌이라는 끔찍한 비극을 막기 위해 맨몸으로 나섰다. 어떠한 폭력도 없이, 수사권을 적법한 경찰에 넘기라며 비폭력 무저항으로 맞선 것이 전부"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 사안은 이미 그 서슬 퍼렇던 '내란특검'조차 현장 보디캠과 경찰 진술까지 샅샅이 털었어도 아무런 조치도 하지 못한 사안"이라며 "실정으로 추락하는 정권의 위기를 덮고, 권력에 알아서 꼬리를 흔들며 단물을 챙기려는 치졸한 보은 수사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한 걸음 나아가 "권창영 종합특검이 저희 국민의힘 의원들에 대한 정치 탄압을 계속하고, 기소까지 나아간다면 종합특검팀 관계자 전원을 민주당이 만든 '법왜곡죄'로 즉각 고소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원도 "서로 충성 경쟁하면서 어떻게든 공을 세워서 출세하고 싶은 마음이 아마 가득한 것 같은데 역사의 심판, 반드시 받게 될 것"이라고 했다. < 임병선 기자 >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왼쪽 세 번째)이 1일 국회 소통관에서 권창영 2차 종합 특별검사팀과 관련, 야당을 탄압 수사하는 특검이라며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왼쪽부터 윤상현, 김기현, 나경원, 권영진 의원. 2026.7.1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