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만 달러 부자 이민 2400명?…사실은 139명 불과

● COREA 2026. 2. 9. 12:24 Posted by 시사한매니져
 

국세청장 “상속세 없는 국가로 이주 경향도 없어”
이 대통령, 대한상의 보도자료에 "가짜 뉴스"

최태원 “다시는 재발 않도록 만전” 지시
대한상의도 사과문…“혼란 초래, 깊이 사과”

 

임광현 국세청장이 대한상의가 지난해 우리나라를 떠난 백만장자가 2400명이라고 발표한 자료를 정면으로 반박했다. 임 청장은 지난 3년간 우리나라를 떠난 10억원 이상 자산 보유자는 연평균 139명에 불과하고 그것도 상속세 없는 국가로의 이주 경향도 발견되지 않았다고 SNS에 올렸다. 앞서 대한상의가 조사방식이 부실한 영국의 컨설팅 업체 자료를 근거로 보도자료를 냈고, 이 보도자료를 재래식 언론들이 대서특필한 바 있었다. 이재명 대통령은 과도한 상속세 때문에 부자들이 한국을 대거 떠나고 있다는 취지의 보도자료를 가짜뉴스로 규정하며 비판했고 대한상의는 즉시 사과와 재발방지를 약속했다.

 

부자들이 상속세 때문에 한국을 탈출한다는 거짓말

 

임광현 국세청장이 8일 페이스북에 최근 3년간 한국을 떠난 10억원 이상 자산 보유자가 연평균 139명이라고 밝혔다. 그와 함께 임 청장은 최근 3년간 해외 이주자 신고 현황 팩트체크 글을 올렸다.

 

그는 “대한상의는 백만장자의 탈한국이 가속화되는 원인을 상속세 제도와 결부시켜 국민께 왜곡된 정보를 제공했다”며 “국민께 보다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최근 3년간 신고된 해외 이주자를 전수분석 했다”고 제시했다.

또 “한국인의 2022∼2024년 평균 해외이주 신고 인원은 2904명이며, 이중 자산 10억원 이상 인원은 연평균 139명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1인당 보유 재산도 2022년부터 2024년까지 각각 97억원, 54억 6000만원, 46억 5000만원으로 감소 추세에 있다”며 “재산이 많다고 해서 상속세가 없는 국가로 이주하는 경향성도 발견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국세청 해외이주자 자산 규모 분석. 임광현 국세청장 페이스북 캡처
 

임 청장은 이재명 대통령이 지적한 ‘대한상의 부자유출 가짜뉴스’ 논란과 관련해 사실 여부를 검증하는 ‘팩트체커’를 자처하고 나선 모습이다.

 

대한상의는 지난 3일 ‘상속세수 전망분석 및 납부방식 다양화 효과 연구’ 보도자료에서 지난해 한국을 떠난 자산 100만달러(약 14억원) 이상 소유 고액 자산가가 2400명이라고 발표했다. 그러나 이 조사를 진행한 영국 이민 컨설팅사 헨리앤파트너스의 조사 방식이 부실해 결과를 신뢰하기 어렵다는 논란이 불거졌다.

 

임광현 국세청장. 연합자료사진
 

사과와 재발 방지를 약속한 최태원 대한상의 의장

 

한편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한국의 자산가 유출이 급증했다는 해외 조사 결과를 인용한 대한상의 보도자료를 둘러싼 논란과 관련해 유사 사례의 재발 방지를 대한상의에 지시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해당 보도자료를 두고 “고의적 가짜뉴스”라고 질타한 직후다.

7일 대한상의에 따르면 최 회장은 이번 보도자료 논란과 관련해 “책임있는 기관인 만큼 면밀히 데이터를 챙겼어야 했다”며 “앞으로 이런 일이 다시는 재발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해달라”고 대한상의에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재명 대통령 X 게시글. X 캡처

 

대한상의도 재발 방지 내부 시스템 보강 약속해

 

대한상의도 이날 사과문을 내고 “해당 보도자료 내용 중 고액자산가 유출 관련 외부 통계를 충분한 검증 없이 인용해 불필요한 혼란을 초래한 데 대해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또한 “향후 이런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엄중한 책임감을 바탕으로 자료 작성 시 사실관계 및 통계의 정확성 등에 대해 충실히 검증하도록 하고, 이를 객관적으로 점검할 수 있도록 내부 시스템을 보강하는 등 더욱 유의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대한상의는 지난 3일 ‘상속세수 전망분석 및 납부방식 다양화 효과 연구’ 보도자료에서 지난해 한국을 떠난 고액 자산가가 2400명으로 전년 대비 2배로 급증하는 등 세계에서 4번째로 많다는 내용의 해외 조사 결과를 인용했다.

 

그러나 해당 조사를 실시한 영국 이민 컨설팅사 헨리앤파트너스의 조사 방식이 부실해 결과를 신뢰하기 어렵다는 논란이 국내외에서 제기됐다.

 

대한상의가 당일 오후 “관련 통계를 학술적·공식 통계로 인용하기에 한계가 있다”면서 추가적 검증 및 확인 전까지 인용을 자제해달라고 요청했으나 논란은 끊이지 않았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서 이번 논란을 다룬 언론사 칼럼을 첨부하고 “법률에 의한 공식 단체인 대한상공회의소가 이런 짓을 공개적으로 벌이다니 믿어지지가 않는다”고 썼다.

 

또한 “주권자 국민의 판단을 흐리려는 고의적 가짜뉴스는 민주주의의 적”이라며 “엄중하게 책임을 묻고 재발 방지 장치를 만들어야겠다”고 밝혔다.                  < 이태경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5일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2.5. 연합

 

김정관 산업장관, ‘보도자료 사태’ 대한상의 포함 경제 6단체 호출···“공적 책무 망각”

 

상근부회장들과 긴급 현안 점검회의 개최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9일 서울 종로구 한국무역보험공사 중회의실에서 열린 6개 경제단체 긴급 현안 점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산업부 제공

 

지난 7일 이재명 대통령의 SNS로 확산한 대한상공회의소 보도자료 사태와 관련해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대한상의를 포함한 6개 주요 경제단체를 전원 호출해 질타했다.

 

김 장관은 9일 서울 종로구 한국무역보험공사 중회의실에서 6개 경제단체와 긴급 현안 점검회의를 개최했다. 사실상 대한상의 보도자료 사태에 대해 사과하고, 유사한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자리였다.

 

김 장관은 “대한상의를 소관하는 주무장관으로서 국민께 깊이 사과드린다”며 “대한상의 보도자료는 법정단체로서 공적 책무와 책임을 망각한 사례”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해당 자료 어디에도 고액 자산가 이민의 원인으로 상속세를 지목한 내용이 없음에도 대한상의는 이를 자의적으로 상속세 문제로 연결해 해석하고 보도자료를 배포했다”며 이번 사안은 국민과 시장을 혼란에 빠뜨리고 정책 환경 전반에 대한 신뢰를 훼손하는 심각한 사안이라고 규정하고, 감사 결과에 따라 담당자에게 엄중히 책임을 묻겠다고 했다.

 

김 장관은 이날 대한상의뿐 아니라 다른 경제단체들에도 책임 있는 자세를 촉구했다. 그는 “경제계가 공적 발언의 무게를 다시 한번 엄중히 인식하고, 스스로에 대한 검증과 책임 기준을 분명히 세우고 지켜주길 강력히 촉구한다”며 “공적 영향력을 지닌 기관이 사실 검증을 거치지 않은 정보를 유통하는 행위는 그 파급력이 훨씬 크다. 산업부는 명확한 원칙 아래 단호하게 일관되게 대응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아울러 정부 정책과 현장 간의 간극을 최소화하기 위해 이달 말부터 주요 단체, 협회들과 정책간담회를 정례화하겠다고 밝혔다.

 

대한상의를 대표해 참석한 박일준 부회장은 “법정단체로서 있어선 안 될 일이었다”며 “국민 여러분께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대한상의는 재발 방지를 위해 전면적인 내부 시스템 정비에 나설 계획이다. 통계의 신뢰도 검증과 분석 역량 제고를 위해 조사연구 담당 직원들부터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해 시행하는 등 전 직원을 대상으로 관련 교육을 실시할 예정이다.

또 대한상의는 발표 자료의 철저한 검증과 정확한 의사전달을 위해 독립적인 외부 전문가를 활용해 추가 검증하는 체계도 도입하기로 했다. 산업부 감사와 별도로 자체적으로 책임소재를 파악해 합당한 책임을 물을 예정이다.

 

앞서 대한상의는 지난 3일 ‘상속세 부담에 자산가 유출 세계 4위…납부방식 개선이 현실적 해법’이란 제목의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자료의 핵심은 한국의 상속세가 과도해 경제 성장을 해친다는 것이었다.

문제는 자료에서 인용한 영국 이민 컨설팅사 ‘헨리앤파트너스’ 통계였다. 이 통계에 따르면 한국 고액 자산가 순유출 잠정치는 2024년 1200명에서 2025년 2400명으로 급증했는데 대한상의는 상속세 때문이라고 자의적으로 해석했다.

 

이 대통령이 지난 7일 자신의 SNS에 근거가 부정확한 통계를 바탕으로 자료를 배포하고, 이를 보도한 기사를 비판한 칼럼을 공유했다. 이 대통령은 “주권자 국민의 판단을 흐리려는 고의적 가짜뉴스는 민주주의의 적”이라며 “엄중하게 책임을 묻고 재발 방지 장치를 만들어야겠다”고 밝혔다.                                                           < 김경학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