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 통해 ‘전쟁 개입 파병 불가’ 거듭 천명
트럼프 ‘한미 연합연습 축소’엔 "다소 뜻밖"
"미국에 대북 적대 의도는 없다는 메시지"
"지금 필요한 건 정상 차원의 정치적 결단"
"효과 적은 제재와 핵 개발 중단 교환 가능"

 

"제3국 간 이미 진행 중인 전쟁에 파병하는 것을 대한민국 헌법은 금지하고 있다." 

유엔총회 참석차 미국 뉴욕을 찾은 이재명 대통령은 22일 공개된 뉴욕타임스(NYT) 서면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이 대통령이 지난 18일 기자회견에서 호르무즈 해협 파병 여부와 관련해 "전쟁에 관여, 개입하는 파병은 없다"라고 밝힌 이후 미국 유력 일간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다시 한번 공개적으로 ‘파병 불가’ 방침을 천명한 것이다.

 

 

"대한민국 헌법, 제3국 간 전쟁에 파병 금지"
유엔총회 앞두고 AP, 뉴욕타임스와 인터뷰

 

이 대통령은 그동안 호르무즈 파병과 대미 투자 문제 등을 놓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여러 차례 불만을 표출했던 것에는 개의치 않는다면서 "미국 대통령의 관점에선 다양한 발언을 할 수 있다는 점을 충분히 이해한다"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8월 16일 예고 없이 본인의 트루스 소셜에 북한(조선)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매우 좋은 관계"라면서 이날 '을지 자유의 방패'(UFS) 돌입 직전, 한미 연합군사연습 규모를 대폭 축소하라고 지시했다고 공개했다. 그리고 "어쩌면 관련이 없지만(?), 나는 최근 한국 대통령에게 이란의 비핵화에 우리와 함께하겠느냐고 물었지만, 그들은 '사양하겠다!'라고 말했다"고 불만을 드러냈고, 이튿날 백악관 기자 간담회에서도 같은 말을 반복했다.

 

한국군과 미군 병사들이 파주에서 진행 중인 한미 군사연습 도중 군용 헬기에서 내리고 있다. 2025년. 연합

 

이날 공개된 미국 AP 통신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이 대통령은 이같이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 연합연습 축소와 호르무즈 지원 요청 거절 내용을 SNS를 통해 공개한 데 대해 "다소 뜻밖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대화에 도움이 되는 여건을 조성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으며 한반도에서의 대치 완화라는 목표를 공유하고 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 이면에 있는 궁극적 목적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한국과 미국의 전략적 이익이 광범위한 영역에 걸쳐 깊게 맞물려 있으며, 트럼프 대통령의 남은 임기 동안 더욱 호혜적인 파트너십을 구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조선 분야의 협력 계획이 미국의 조선업과 해군력을 활성화할 뿐만 아니라 한국 기업에도 새로운 성장 기회를 창출할 것이다"라고 예상했다.

 

촛불행동이 19일 서울 주한 미국 대사관 인근에서 '트럼프 규탄, 파병 반대' 집회를 열고 있다.. 2026. 09. 19 이호 작가 제공. 시민언론 민들레

 

트럼프 ‘한미 연합연습 축소’엔 "다소 뜻밖"
"미국에 대북 적대 의도는 없다는 메시지"

 

김정은 위원장과의 "매우 좋은 관계"를 언급하며 한미 연합연습 축소를 지시했던 트럼프의 결정에 대해선 "미국에는 북한에 대한 적대적 의도가 없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보내려는 의도적 조치다"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한국과 미국 모두 "전제 조건 없이 북한과의 대화에 열려 있다"며 "지금 필요한 것은 정상 차원의 정치적 결단이다. 두 정상은 신뢰를 쌓고 직접 만나 공통분모를 찾기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북핵 문제와 관련해선 비현실적인 ‘완전한 비핵화’만을 고집할 게 아니라, 중단-감축-폐기의 ‘단계적 접근법’과 제재 완화-핵무기 개발 중단 교환 방안을 제시했다. 이 대통령은 "달리는 차의 방향을 바꾸려면 먼저 차를 세워야 한다"며 "동결, 감축, 폐기로 이어지는 단계적 접근법이 북한 핵 문제를 실질적이고 효과적으로 해결하는 길이다"라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 원장이 2019년 6월 30일 판문점에서 회동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 15일 이 사진을 본인의 트루스 소셜에 올렸다. 2026. 08. 15 시민언론 민들레

 

"지금 필요한 건 정상 차원의 정치적 결단"
"효과 적은 제재와 핵 개발 중단 교환 가능"

 

이 대통령은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이 고도화된 상황에서 완전한 비핵화가 한 번에 이루어질 때까지 기다리는 것은 현실적 해법이 아니다"라며 "그사이 북한의 핵 능력이 계속 진전되면서 위협이 증대될 것이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엔총회 기간에 "북핵 문제에 대한 단계적이고 실용적인 해법"을 추진하고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자신의 구상을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했다.

 

NYT 인터뷰에서도 북한에 핵무기 프로그램의 폐기가 아닌 동결을 요구해야 한다는 같은 입장을 내놨다. 이 대통령은 "우리 추정에 따르면 북한은 현재 매년 10개에서 20개의 핵무기를 추가로 생산할 수 있거나 이미 생산하고 있을 수 있다"며 "현 상황에서 비핵화를 목표로 하는 것은 아무 것도 이루지 못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북한은 "자신의 생존을 보장할 만큼 충분한 핵무기와 미사일을 축적했다고 믿게 되면 돈을 벌기 위해 이를 수출하려는 유혹을 받게 될 것이다. 그때야말로 진정으로 위험한 순간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어차피 그다지 효과적이지도 않은 제재와 추가적인 핵무기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기술 개발 중단을 맞바꾸는 거래는 상당한 가치가 있다고 믿는다"면서 "그러한 거래가 아무리 수용하기 어렵게 보일지라도 세계에는 현실적 대안이 없다"고 지적했다.                                                                                                           < 이유 기자 >

 

북한 미사일총국이 지난 20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관한 가운데 "무기체계기술고도화에서 중대한 의의를 가지는 신형무기의 시험을 성공적으로 진행"했다고 조선중앙TV가 22일 보도했다. [조선중앙TV 화면] 2026.9.22 연합
 
 
 
 
 

 

 

 

사우디 수도 리야드에 첫 공습경보…연합군 "후티 발사 미사일 저지"

무력충돌 격화…튀르키예 외무 "사우디에 군사적 필요 있을수도"

 


19일 사우디 리야드 킹 칼리드 국제공항의 연료 저장고 쪽에서 연기가 피어오르는 모습 [로이터=연합]

 

예멘의 친이란 반군 후티의 공격으로 사우디아라비아의 수도 리야드에서 석유탱크에 불이 나고 항공편 결항이 속출하는 등 혼란이 빚어졌다.

 

19일(현지시간) 영국 BBC 방송·AFP통신 등에 따르면 사우디 민방위국은 현지 시간으로 전날 밤부터 이날 아침까지 리야드를 포함한 여러 지역에 공습경보를 발령했다.

지난 7월 예멘의 친이란 반군 후티가 공격을 강화하고 사우디를 상대로 해상 봉쇄를 선언한 후 리야드에 발령된 첫 경보다.

 

이날 오전까지 리야드에서 폭발음이 들렸다는 보고가 잇따랐다. 당국은 위험 상황이 종료됐다며 경보를 해제했지만 곧이어 리야드 킹칼리드 국제공항 인근에서 화염과 검은 연기 기둥이 목격됐다.

 

항공기 이동정보사이트 플라이트레이더24는 킹칼리드 국제공항에서 항공편이 결항되거나 지연되고 있다며 운항 차질지수가 최고 수준인 5.0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여러 항공편의 결항, 장시간 지연 등 심각한 문제가 발생했다는 의미다.

 

AFP통신은 공항 인근에 있는 사우디 국영 석유기업 아람코의 연료탱크에서 화재가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소방대원들이 아람코 로고가 표시된 연료탱크에 붙은 불을 진화 중이라고 전했다.

 

야히야 사리 후티 반군 군사대변인은 이날 오후 성명을 내고 탄도미사일과 순항미사일, 드론을 동원해 사우디에 두차례 군사 작전을 수행했다고 확인했다. 그러면서 "첫 번째 작전은 리야드의 민감시설을, 두 번째 작전은 얀부에 있는 아람코 시설을 겨냥했다"며 "사우디의 예멘 봉쇄가 끝날 때까지 사우디의 군사력을 겨냥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우디 리야드 킹 칼리드 국제공항 근처 연료 저장고  [AFP=연합]

 

사우디 주도 연합군도 후티가 리야드를 겨냥해 탄도미사일 공격을 시도했다고 확인했다.

연합군의 투르키 알말키 대변인은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사우디 공군이 "토요일(19일) 새벽 후티가 리야드를 향해 발사한 탄도미사일을 성공적으로 요격 및 파괴했다"고 밝혔다.

그는 후티가 사우디 비샤, 타이프, 파라산, 얀부 지역의 "민간인과 민간 기반 시설"도 표적으로 삼으려 했다며 이러한 공격이 "걸프 왕국(사우디)의 방공망에 의해 저지됐다"고 덧붙였다.

 

후티는 최근 예멘 서부 주요 거점인 모카항을 점령한 데 이어 홍해 입구 바브엘만데브 해협의 페림 섬까지 손에 넣으며 공세를 확대하고 있다.

또 후티가 사우디 본토를 향해 공격을 강화하는 가운데 이슬람 성지 메카와 사우디 제2 도시 제다에 이어 리야드에까지 공격 위협 경보가 잇따라 내려졌다.

 

아울러 사우디 얀부의 아람코 석유 시설과 카미스 무샤이트 공군 기지를 겨냥해서도 후티는 대규모 미사일 및 드론 공격을 단행했다.

 

이에 맞서 사우디도 예멘 타이즈주와 하자주 등의 반군 진지, 통신 시설을 잇달아 공습했다. 또 사우디가 후티를 상대로 중국제 탄도미사일을 실전에 사용한 정황도 포착되는 등 양측의 무력 충돌은 격화하고 있다.

 

후티 측은 지난 16일 예멘 마리브주 상공에서 사우디의 F-15 전투기를 지대공 미사일로 격추했다고 주장하며 관련 영상을 공개하기도 했다.

 

전황이 격화하면서 2022년 휴전 협정 이후 비교적 소강상태를 유지하던 예멘 내전이 전면전 양상으로 번질 것이라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후티와 사우디 간 충돌이 격화하면서 주변국의 긴장도 커지고 있다.

하칸 피단 튀르키예 외무장관은 이날 "사우디에 일부 군사적 필요가 있을 수 있다"며 파키스탄과 체결한 3자 방위협정 틀에서 이를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사우디가 미국-이란 전쟁에 휘말리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며 "교전 종식을 위한 제안들을 당사자에게 전달했다"고 전했다.                       <  김아람  민경락 기자  >

 

 

 
 
 

CNN "불법" · MS나우 "수정헌법 1조 수호"…법정 공방 가능성

트럼프 '출입 금지' 조치에 백악관 출입 막힌 기자들 = 왼쪽부터 MS나우의 아케일라 가드너, CNN의 베치 클라인, 폴리티코의 샤이엔 헤이즐럿. [AP=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행정부와 공화당에 비판적인 보도를 해온 CNN 방송 등의 백악관 출입을 금지하겠다고 밝힌 지 하루 만에 해당 언론사 기자들이 실제 출입을 거부당했다.

19일 뉴욕타임스(NYT),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CNN과 MS나우, 폴리티코는 이날 오전 자사 기자들이 백악관에 들어가려 했으나 출입이 막혔다고 밝혔다.

 

백악관 담당 기자인 CNN의 베치 클라인과 MS나우의 아케일라 가드너, 폴리티코의 샤이엔 헤이즐럿 등의 출입증은 비활성화됐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들 매체의 백악관 출입을 금지한다고 밝힌 데 따른 조치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이들 매체가 '가짜뉴스'를 보도해왔다며 "공화당과 공화당 행정부의 위상을 떨어뜨리려고 일부러 부정적인 기사를 쓴다"고 주장하며 출입 금지 조처를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들 언론사 외에 다른 언론사도 출입 금지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예고했다. 전날 취재진과의 질의응답에서 NYT와 워싱턴포스트(WP)도 "가짜뉴스"라고 비난하면서 백악관에 이들 신문을 더는 비치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CNN은 이날 성명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조치가 "불법"이라며 "백악관과 다른 정부 시설에 대한 물리적 접근을 제한하려는 시도나 우리의 취재 활동을 방해하려는 그 어떤 시도와 상관없이" 미국 정부에 대한 보도를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MS나우도 성명에서 "수정헌법 제1조의 권리와 민주주의에서 독립 언론이 수행하는 필수적인 역할을 수호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처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과 주류 언론 간의 갈등이 실제 취재 제한으로 이어지면서 언론 자유와 수정헌법 1조를 둘러싼 논란도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출입 금지 조치를 해당 언론사들의 보도 내용과 직접 연계한 만큼 법적 다툼이 벌어질 경우 이를 방어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수정헌법 1조 전문가들이 보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인 2018년 당시에도 CNN 백악관 출입 기자였던 짐 아코스타에 대해 백악관 출입을 금지했다. 그러나 이후 CNN의 소송으로 법원이 제동을 걸자, 해당 조치를 풀어야 했다.

 

백악관은 지난해 AP통신이 멕시코만을 미국만으로 표기하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지침을 따르지 않았다는 이유로 대통령 집무실과 전용기에서 AP의 취재를 금지했고, AP의 소송 제기로 법적 다툼이 이어지고 있다.                                                < 이유미 기자 >

 


트럼프 대통령 [AFP=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