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부 급선회하며 통합 말하지만 진정성 의문
장동혁 "비판이 과해서 당내 분열하면 안 돼"
'절윤했냐' 질문엔 "이런 의제가 분열의 씨앗"

김민수 "윤어게인으론 지방선거 이길 수 없어"
극우 향해 "여러분 목소리가 중도를 설득하길"

말은 통합이지만 '친한계' 찍어내기는 진행 중
당내 소장파 "특정 입장 두둔하는 걸로 보여"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운데)가 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오른쪽은 김민수 최고위원. 왼쪽은 양향자 최고위원. 2026.2.9. 연합
 

국민의힘 지도부가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갑작스럽게 방향을 틀었다. 통합과 연대를 강조하면서 윤석열 지지 세력과 거리를 두는 듯한 모습이다. 다만 지도부가 '절윤' '탈윤'을 주장하는 친한(한동훈)계를 당에서 쫓아내는 등 '심리적 분당' 상태를 치유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통합·연대 발언에 얼마나 진정성이 있는지 의문이 든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10일 문화일보 유튜브 방송 '허민의 뉴스쇼'에 출연해 지방선거에서 이기기 위해 당내 통합, 선거연대, 외연 확장 모두 가능하다고 했다. 그는 "통합과 연대가 힘을 키우는 긍정적인 방향으로 갈 때 외연 확장이 가능하다. 이런 것들이 허용될 때 건강한 정당이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와 배현진 의원이 9일 국회에서 열린 2월 임시국회 본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2026.2.9. 연합
 

장 대표는 당내 통합을 이야기하면서도 "비판이 과해서 그것이 당내 분열로 이어진다면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는 것이 당의 힘을 떨어뜨리는 일"이라며 "무조건(적인) 통합을 이야기해서 방치하는 것이 당의 에너지를 떨어뜨릴 수도 있어서 원칙과 기준을 가지고 결단을 하되 선거 있어서 당의 힘을 키우고 외연 확대와 연대를 통한 시너지를 낼 수 있다면 그 어떤 것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장 대표는 자신이 비상계엄에 대해 사과하면서 '절윤'을 했는지에 대해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는 지적에 대해선 "당 대표가 할 수 있는 언어로, 최선의 방법으로 그 문제에 대한 제 입장을 말했다"며 "(윤석열과) 절연 문제를 말로써 풀어내는 건 누구도 만족시킬 수 없다. 행동, 결과로 보여 드려야 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이 (절윤) 문제를 자꾸 의제로 올리는 건 분열의 씨앗을 계속 만들어내는 일"이라며 "(추후) 필요하면, 그런 상황이 도래하면 그것에 맞게 또 그때 당 대표로서 할 수 있는 당 대표의 언어로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다만 장 대표는 '친한계 찍어내기'로 불리는 배현진 의원 징계 문제에 대해선 "윤리위에서 원칙에 따라 결정할 문제"라면서 "다수의 의원이 움직여서 결정할 문제가 아니다. 윤리위에서 다룰 사항은 윤리위에서 결정해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김민수 최고위원도 지난 9일 고성국TV, 전한길뉴스, 이영풍TV, 목격자K 등 보수 유튜브들이 공동으로 주최한 보수 유튜버 연합 토론회에 참석해 "'윤 어게인'을 외쳐서는 지방선거에서 이길 수 없다고 했다"고 말했다.

 

김민수 최고위원은 지난 9일 고성국TV, 전한길뉴스, 이영풍TV, 목격자K 등 보수 유튜브들이 공동으로 주최한 보수 유튜버 연합 토론회에 참석했다. 2026.2.10. 이영풍TV 캡쳐
 

김 최고위원은 '부정선거 음모론'에 대해 "중도층을 설득해야 하는데 이미 대한민국에서 부정선거를 10년 외쳤는데도 그 영역은 넓혀지는 게 아니라 좁혀지고 있다"며 "고립된 선명성이다. 중도 설득하려면 제도 개선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답했다. 부정선거를 주장하던 윤 어게인 세력과 거리를 두는 모양새다. 이전 자신의 발언과도 배치된다.

 

그는 윤 어게인 세력을 향해선 "우리 구호에서 멈출 것이 아니라 구호를 뛰어넘어서 실천을 해보자"면서 "수많은 국회의원들이 윤 어게인 세력을 절연하지 않으면 장동혁도 김민수도 없고 선거의 승리도 없다. 대한민국 미래도 없다고 한다"고 했다. 이어 "여러분의 목소리가 중도를 설득하는 목소리로 바뀌길 (바란다)"면서 "여러분이 세운 지도자를 믿고 쫓아와 달라. 그러면 우리가 걸 수 있는 모든 것을 걸고 싸우겠다. 여러분 목소리 담아내겠다"고 설득했다.

 

다만 국민의힘 내 강경파, 당권파가 지방선거를 앞두고 외연 확장을 위해 명목상 '절윤'을 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당내 중도로 분류되는 친한계와의 통합·연대와는 거리를 두고 있어 발언의 진정성에는 의문이 든다. 당 지도부는 최근 한동훈 전 대표 제명에 이어 친한계 김종혁 전 최고위원 제명을 의결하고, 친한계 배현진 의원의 징계 절차에도 착수하며 사실상 '숙청' 작업을 하고 있다.

 

국민의힘 내부에선 최근 벌어진 일련의 갈등과 관련,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쉽게 갈등이 봉합되기는 어려워 보인다.

 

당 소장파 의원 모임 '대안과 미래'는 국회의원회관에서 조찬모임 후 기자들과 만나 당내 특정 계파를 겨냥한 징계를 중단해야 된다고 요구했다. 모임 간사를 맡고 있는 이성권 의원은 "한동훈 전 대표와 김종혁 전 최고위원 징계는 덧셈이 아닌 뺄셈의 정치이고, 갈등과 배제의 정치가 계속되는 것은 지방선거에 전혀 도움되지 않는다"며 "(관련 절차의) 자제와 철회, 당 지도부의 정치적 노력을 촉구한다"고 했다.

 

국민의힘 초·재선 중심의 소장파 모임인 '대안과 미래'가 1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모임을 열고 있다. 2026.2.10. 연합
 

이 의원은 "윤리위 징계가 철회 내지 중단될 수 있도록 (지도부가) 정치적으로 지도력을 발휘해달라"면서 "징계 조치를 요구한 사람 설득 작업은 할 수 있다. 윤리위에 제소한 사람들과 정치적 대화를 통해 철회할 수도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옳고 그름의 문제도 있지만 끊임없이 갈등하고 배제하고, 숙청이라는 표현도 나오는데 선거가 100일 남은 상황에서 신뢰받을 수 있겠나"라며 "지도부가 통합의 역할을 할 수 있는데 방치하는 것은 특정 입장을 두둔하는 것으로 보일 수도 있다. 그러면 지방선거에 좋지 않다"고 했다.                                                < 김민주 기자 >

 

김용현 변호인, 이하상 감치 관련 법정서 고성
변호인들 "공포스런 분위기로 조력권 침해"
"재판부가 감치 설명해야 자유로운 변론 돼"

법정서 난동 부리는 게 자유로운 변론인가?
판사에게 모욕성 발언하면서 공포 느낀다?
특검팀 검사 "재판 지연시키려고 몽니 부려"

 

김용현 전 국방부장관에 대한 구속영장 심문이 진행된 25일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김 전 장관의 변호인인 이하상 변호사가 취재진에게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25.6.25. 연합
 

법정에서 난동을 부리고 판사를 모욕한 이하상 변호사에 대해 감치 집행이 이뤄진 가운데,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변호인단과 특검팀 검사들이 언성을 높이며 설전을 벌였다.

 

김 전 장관 변호인단은 감치 집행와 관련, "공포스러운 분위기 속에서 조력권이 침해됐다"고 주장했지만, 이 변호사가 법관에 대해 "이놈의 XX는 죽었어" "뭣도 아닌 XX"라고 협박·모욕성 발언을 하고 법정에서 소란을 피워 감치된 상황을 고려하면 "자유롭게 변론해야 한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변호인 "이하상 감치 결정 설명하라"
특검 "재판 지연시키려고 몽니부려"

 

1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한성진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김 전 장관의 위계 공무집행방해 등 혐의 재판에서, 김 전 장관 변호인단은 지난 3일 재판이 끝난 직후 감치가 집행된 상황에 대해 설명을 요구했다. 이 변호사와 함께 감치를 선고받은 권우현 변호사는 법정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김 전 장관 쪽 김지미 변호사는 "이 재판은 (형사합의34부) 재판장님께서 소송 지휘를 하는 곳이고, 감치 명령을 그렇게 재판이 종결된 직후에 들어와서 감치 내용을 집행하는 걸 선례를 본 일이 없다"며 "어떤 통지나 예고도 없이 변호인 중에 한 사람을 이렇게 감지한 것은 사실 의뢰인 이익에도 굉장히 반하는 것이기 때문에 방어권 보장 차원에서도 이런 일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재판부에 이진관 부장판사(형사합의 33부)가 직접 감치 집행을 지휘한 데 대해 "알고 있었냐"고 물었다.

 

재판장인 한성진 부장판사는 "재판부가 꼭 답변할 필요는 없는 사안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자 김 전 장관 쪽 고영일 변호사는 재판장에게 "권우현 변호사에 대한 감치 명령이 그 전처럼 집행된다면 변호인 입장에서는 피고인에게 조력을 줄 권리, 피고인 입장에서는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 자체가 심각하게 위협을 받는다"며 "공포스러운 분위기 속에서 변론을 하는 것 자체가 헌법에서 보장하고 있는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 내지는 변호의 조력할 권리를 완전히 침해한다"고 주장했다.

 

고 변호사도 거듭 "재판장님께서 (감치 집행 과정에 대해) 설명을 해 주시면 저희들이 납득을 하고 자유롭게 변론도 하고 피고인을 변호할 수 있다"이라고 말했다.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기소된 전직 대통령 윤석열과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를 받는 전직 국방부 장관 김용현 등 내란 관련자들이 9일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417호 형사대법정에서 열린 내란 우두머리 혐의,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 등 사건의 결심 공판에 출석해 있다. 2026.1.9. 연합
 

이에 특검팀 검사는 감치 집행에 대해 "본 사건과는 무관한 내용이고, 별도의 재판부에서 진행한 내용"이라며 "저희의 시간도 잡아먹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재판장님께서 말씀하신대로 재판부는 특별히 답변하실 이유가 없을 것 같다"며 "예정된 증인신문이 진행될 수 있도록 (소송)지휘를 해달라"고 요청했다.

 

김 전 장관 쪽은 특검팀의 발언에 반발하며 "특검에 소명을 요구한 게 아니다, 재판장님께 요구하는 것"이라며 목소리를 높였고, 특검팀은 "(변호인들의 행위는) 증인 신문을 지연하는 것"이라며 "(감치는) 변호인들의 사정일 뿐"이라고 맞받아쳤다.

 

변호인들의 항의가 계속되자, 특검팀은 "저런 것들이 바로 몽니를 부리는 것이고 재판을 지연하는 것"이라고 재차 지적했다. 고 변호사가 이에  "저것들이라니요!"라며 따지자, 특검팀 검사는 "저런 말들이라는 표현 아니냐"면서 "말꼬리 잡지 말라"고 쏘아붙였다.

 

법정서 난동 부리는 게 자유로운 변론?
판사에게 욕설하면서 공포를 느낀다?

 

다만 변호인들이 헌법과 법률 등에서 보장된 '자유로운 변론'을 주장했지만, 법정 내에서 자유가 어디까지인지는 의문이다.

이 변호사의 감치는 지난해 11월 19일 한덕수 전 국무총리의 내란 중요임무 종사 등 혐의에 대한 공판에서 변호인들이 재판정 내 질서를 지키지 않으면서 시작됐다.

 

당시 이 변호사가 김 전 장관 증인 신문에 '동석'을 신청한 데 대해 이진관 부장판사가 "김용현은 범죄 피해자가 아니기 때문에 동석이 허용되지 않는다"며 불허하자, 이 변호사는 "제 권리를 위해서 한 말씀 드리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이 부장판사가 "나가라. 감치한다. 구금 장소에 유치하겠다"고 잘라 말했지만, 이 변호사는 "직권남용"이라 항의하며 소란을 피워 법원 보안관리대에 의해 끌려 나갔다.

 

권 변호사도 재판장의 퇴정을 거부한 채 "이렇게 재판하는 게 대한민국 사법부냐"고 반발하다가 강제로 퇴정 당했다.

 

"공포스러운 분위기" 때문에 조력권이 침해된다는 변호인들의 주장도 그간 이 변호사가 한 행동을 봤을 때 설득력이 떨어진다.

 

이 부장판사의 첫 감치 명령 당시 서울구치소 측이 신원이 불명확하다는 황당한 이유로 감치 집행을 하지 않고 풀어주자, 이 변호사 등은 곧바로 극우 성향 유튜브 방송에 나와 "이진관 이놈의 XX는 죽었어" "뭣도 아닌 XX인데 엄청 위세를 떨더라" 등 욕설과 막말을 퍼부어 파문이 일었다.

 

이하상·권우현 변호사를 비롯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변호인들이 19일 밤 유튜브 채널 '진격의 변호사들'에 출연해 이진관 부장판사를 향한 욕설과 막말을 이어가며 웃고 있다.
 

이러한 발언이 언론에 알려지면서 문제가 커졌지만, 이 변호사는 멈추지 않았다. 이 변호사는 지난해 11월 23일 유튜브에서 또다시 이 부장판사를 '진관이'라고 반말로 부르며, 서울중앙지법을 향해 "판사 나부랭이들"이라고 깎아내렸다.

 

또 이 변호사는 "이진관이라는 황당한 녀석한테 감치를 당하는 바람에 자고 일어났더니 그야말로 유명인사가 된 그런 짝이 됐다"며 "(언론 등에서 나에게 하는) 공격을 즐겁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걔네들 수준으로 저희들 감당하기 쉽지 않죠, 특히 서울중앙지법 판사 나부랭이들 갖고 저희들을 상대하기 어렵죠"라며 자신만만해 했다.

 

당시 변호인의 발언과 행동이 도를 넘어서자, 법원행정처까지 나서서 "표현의 자유의 한계를 넘어 모욕 또는 소동 행위로 법원의 재판을 방해하고, 개별 사건을 담당하는 재판장에 대해 무분별한 인신공격을 하는 행위는 재판과 법관의 독립을 해하고, 재판제도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려 법치주의를 훼손하게 된다"며, 이 변호사와 권 변호사를 경찰에 고발했다.

 

과거에도 법원이 고발 조치를 한 적은 있지만, 법원행정처장이 직접 나선 것은 매우 이례적이었다. 그만큼 이 변호사와 권 변호사 등 변호인단의 발언과 행위가 사법부 권위를 침해한다고 본 것이다.

 

그럼에도 변호인의 법정 모독은 계속되고 있다. 이 변호사는 감치 명령을 받고 서울구치소에 구금된 뒤인 지난 5일에도 김 전 장관 변호인단이 임시로 개설한 유튜브 채널 공지를 통해 이 부장판사를 '범죄자'라고 하며 "판사직을 악용해 적들의 내란 행위에 가담하는 내란중요임무종사 범죄"를 저질렀다는 궤변을 늘어놨다.

 

또 그는 "서울구치소에 와 보니 대한민국 교정의 수준을 알게 된다"며 "제가 직접 체험했으니 다음은 이재명과 이진관 차례다"라는 말까지 했다. 변호인들 주장대로 법원의 감치 집행이 공포스러운 분위기를 조성했다면 할 수 없는 수준의 발언이었다.

 

이 밖에 이 변호사는 구금 뒤 '식사 거부 투쟁'을 하고 있다고도 홍보했다. 변호인단은 영치금 계좌 번호까지 공개하고 나섰다.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변호인단의 이하상 변호사는 23일에도 유튜브 채널 '진격의 변호사들'에 출연해 이진관 부장판사를 욕하고 조롱했다. '진격의 변호사들' 화면 갈무리

 

"법치 조롱하는 건 변론 자유 아냐"
법원, 김용현 변호인 항고 모두 기각

 

이 변호사 등 김 전 장관의 변호인들의 판사 모독이 계속되면서, 정치권에서도 비판이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박경미 대변인은 지난 7일 논평을 내고 "변호인의 책무는 법의 테두리 안에서 피고인의 방어권을 행사하는 데 있지, 법정을 정치적 선동의 장으로 전락시키고 판사를 겁박하는 데 있지 않다"며 "더욱이 내란이라는 중대 범죄를 다투는 역사적 재판을 앞에 두고, 식사 거부와 영치금 계좌 공개로 지지층을 결집하려는 행태는 목불인견이다. 법치를 조롱하는 언행은 결코 변론의 자유로 포장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법원도 변호인들이 감치 선고에 불복해 낸 항고를 모두 기각하며 강경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지난 6일 이·권 변호사가 이 부장판사의 감치 선고에 불복해서 낸 특별항고를 기각하고 감치 15일 선고를 유지했다. 그에 앞서 서울고법 형사20부(홍동기 수석부장판사)가 항고를 기각하자, 변호인들이 대법원에 재차 특별항고를 냈으나 전혀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이다.

 

지난해 서울중앙지법으로부터 징계 요청을 받은 대한변호사협회도 변호인들의 유튜브 발언만 징계 절차에 착수했다. 대한변협 조사위원회는 최근 이 변호사와 권 변호사, 유승수 변호사에 대한 징계개시 신청과 관련한 심의를 연 뒤, 이 변호사의 '유튜브 욕설' 부분에 대해 징계개시를 청구하기로 의결했다.

 

다만 조사위는 권 변호사와 유 변호사의 징계개시 신청 건은 기각했다. 법정 내 발언 부분은 변론권 보장 차원에서 징계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판단이다. 이에 제 식구 감싸기라는 비판이 나온다.                                                          < 김성진 기자 >

 

곽상도의 함박웃음이 보여준 '불멸의 법조 카르텔'

● COREA 2026. 2. 11. 02:14 Posted by 시사한매니져
 

50억 퇴직금 무죄 판결과 사법 정의의 파산
윤미향 마녀사냥 비롯해 곽상도의 그간 악행
강기훈 유서 대필 조작 사건에도 처벌 안 받아

노회찬 비극적 죽음 앞에서조차 악랄한 조롱
'이재명 게이트' 아닌 '법조 게이트'였던 대장동
손영미 피눈물 기억하며 무너진 정의 세워야

 

곽상도 전 의원이 6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 선고를 마친 뒤 입장을 밝히며 밝게 웃고 있다. 이날 법원은 '대장동 50억 클럽' 관련 범죄 수익을 은닉한 혐의를 받는 곽 의원에 대한 공소를 기각했다. 2026.2.6 [공동취재] 연합
 

최근 한국 사회의 법정에서 들려오는 소식들은 시민들에게 단순한 실망을 넘어 물리적인 호흡 곤란 수준의 분노를 안겨줄 정도로 참혹하다. 법은 만인에게 평등해야 한다는 근대 민주주의의 대원칙은 권력과 돈이라는 거대한 성벽 앞에서 속절없이 무너지고 있다. 그 폐허 위에는 ‘법조 카르텔’이라는 견고한 성벽이 우뚝 솟아 있음이 확인되고 있다.

 

특히 곽상도 전 의원과 그 아들이 받은 ‘50억 퇴직금 무죄 판결’은 그 정점이자, 한국 사법 체계 내에 존재하는 이른바 ‘불멸의 신성가족’의 성역이 얼마나 공고한지를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이다. 부패 스캔들로 얼룩진 과거를 뒤로하고 함박웃음을 지으며 법정을 나서는 곽상도를 보며, 우리는 이 나라의 사법 정의가 파산했음을 목격하고 있다. 

 

곽상도라는 이름은 한국 현대사에서 ‘조작’과 ‘마녀사냥’이라는 단어와 뗄 수 없는 관계에 있다. 특히 빼놓을 수 없는 장면은 2020년부터 벌어진 윤미향 의원과 정의기억연대(정대협)에 대한 전방위적인 ‘마녀사냥’이다. 필자가 공저한 <마녀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에서도 분석했듯이, 당시 검찰과 언론, 우파 네트워크는 30여년 동안 '위안부' 피해자들과 연대해온 활동가를 파렴치한 범죄자로 몰아세웠다.

 

당시 그들이 윤미향 의원을 공격하며 내세운 명분은 기가 막힐 정도로 비열했다. 평생을 활동가로 헌신하고 퇴직한 윤 의원이 받은 퇴직금 3천여만 원까지도, 그들은 ‘위안부 팔이’, ‘부정 수급’, ‘이중 지급’이라는 자극적인 딱지를 붙여 파렴치범으로 몰아세우는 데 이용했다. 하지만 정작 곽상도의 아들은 ‘화천대유’에서 약 6년을 근무하고 퇴직금으로 50억 원을 챙겼다.

 

30년의 헌신에서 나온 3천만 원은 범죄라고 매도하면서, 유력 정치인의 아들이 받은 50억 원은 ‘정당한 대가’가 되는 이 기막힌 사법적 연금술을 우리가 어떻게 납득할 수 있겠는가. 곽상도는 윤미향 마녀사냥의 선봉에서 가장 악랄하게 칼을 휘둘렀던 인물이라는 점에서 이러한 불공정이 낳는 분노는 더욱 참기가 어렵다. 

 

 

곽상도의 악질적 행보는 우연이 아니다. 그는 공안통과 특수통을 모두 거친 검찰 권력의 화신이었다. 그의 어두운 과거는 199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노태우 정권의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기획된 ‘강기훈 유서 대필 조작 사건’의 수사 검사가 바로 곽상도였다. 당시 검찰은 가혹한 고문과 조작을 통해 한 젊은이의 삶을 송두리째 파괴했고, 곽상도는 그 책임자의 하나였다.

 

2015년 대법원에서 강기훈 씨의 무죄가 확정되었지만, 곽상도는 단 한 번도 진심 어린 사과를 하거나 처벌받거나 책임을 지지도 않았다. 오히려 그는 박근혜 정부의 민정수석을 거쳐 국회의원까지 승승장구했다. 이는 한국 사회에서 조작과 탄압의 앞잡이들이 처벌받기는커녕 어떻게 기득권의 핵심으로 편입되는지를 보여주는 생생한 사례다.

 

국회의원 시절의 곽상도는 ‘마녀사냥꾼’으로서의 본능과 능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그는 문재인, 이재명 등 정적들과 그 가족들을 향해 끊임없이 의혹을 생산하고 공격을 주도했다. 그중에서도 더욱 잔인했던 것은 고(故) 노회찬 의원을 향한 공격이었다. 노회찬 의원이 누명을 쓰고 벼랑 끝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을 때, 대다수 시민은 큰 슬픔에 잠겼다.

 

그러나 곽상도는 그 비극 앞에서조차 “이중성을 드러내도 무방한 곳에서 영면하기 바란다”는 글을 올리며 고인을 조롱했다. 타인의 고통과 죽음마저 자신의 정치적 이득을 위한 소재로 삼는 그의 냉혈한 태도는 훗날 자신의 아들이 받은 50억 원 앞에서 보여준 뻔뻔한 당당함과 본질적으로 맞닿아 있다. 

 

관련 방송 화면 갈무리

 

곽상도는 자신의 권력을 이용해 대장동 비리에도 관여해서 이득을 얻었다. 대장동 비리는 언론에 의해 오랫동안 ‘이재명 게이트’로 포장되었지만, 그 실체는 곽상도가 포함된 ‘50억 클럽’이 보여주듯이 ‘법조 카르텔 게이트’였다. 명단에 이름을 올린 권순일, 박영수, 김수남, 최재경 등은 모두 판·검사 출신이거나 거대 언론사의 사주들이었다.

 

이들은 대장동 개발 과정에서 부패와 투기의 돈놀이가 원활하게 진행되도록 돕는  ‘징검다리’ 역할을 했다. 언론은 대장동 비리가 은폐되고 프레임이 전환될 수 있도록 필터링했고, 검찰은 주범들이 법망에서 빠져나갈 수 있도록 뒤를 봐주거나 부실 수사를 자행했으며, 사법부는 설령 재판에 넘겨지더라도 온갖 억지 법리로 면죄부를 주었다.

 

이 거대 카르텔의 입장에서 공공개발을 주장하며 민간 업자들의 이익을 회수하려 했던 당시 이재명 성남시장은 눈엣가시였다. 결국 그들은 자신들의 비리를 감추고 대장동의 진짜 주인들은 뒤로 숨기기 위해서, 사건의 성격을 조작하고 이재명을 마녀사냥의 제단에 올리는 악랄한 보복을 시도한 셈이었다.

 

뉴스타파를 비롯한 일부 양심적인 언론과 법률가들의 끈질긴 추적이 없었다면, 곽상도는 기소조차 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검찰과 사법부는 시민들의 눈을 의식해 수사하고 기소하는 흉내만 냈을 뿐, 재판 과정에서는 마치 짜고 치는 고스톱처럼 무죄의 근거를 만들어냈다. 결국, 이번 판결은 한국 사회의 사법 구조가 뿌리까지 썩어있다는 것을 드러냈다. 

 

판사와 검사는 퇴임 후에도 전관예우라는 이름의 카르텔로 묶여 서로를 보호한다. 그들에게 법은 정의를 실현하는 도구가 아니라, 자신들의 성역을 지키는 방패일 뿐이다. 이러한 구조가 유지되고 있기에, 우리는 윤석열의 내란과 김건희의 비리를 둘러싼 여러 재판의 결과에 대해서도 결코 안심할 수 없다는 마음으로 속을 썩이고 잠 못 이루고 있다.

 

곽상도 무죄 소식을 듣고 가장 먼저 떠오른 얼굴은 정의연 마포 쉼터의 고(故) 손영미 소장님이었다. 곽상도와 검찰-언론 카르텔의 집요한 윤미향 마녀사냥 과정에서 온갖 모욕을 견디다 못해 스스로 생을 마감해야 했던 그분의 고통을 우리는 잊지 못한다. 더욱 지독했던 점은, 곽상도가 손 소장님의 죽음 이후에 보여준 행태다.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옛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제1443차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에 정의연 마포구 쉼터 '평화의 우리집' 소장 손영미 씨를 추모하는 액자와 꽃다발이 놓여져 있다. 2020.6.10. 연합뉴스

 

손영미 소장님의 사망 이후에 곽상도가 보여준 행태는 도저히 인간으로 할 수 없는 것이었다.  

 

그는 비극적인 죽음 앞에서도 최소한의 예의를 갖추기는커녕, ‘죽음의 배후가 있는 것 같다’라고 기막힌 의혹과 음모론을 제기하며 손 소장님의 죽음을 윤미향 마녀사냥에 다시 한번 악용하는 최악의 악랄함을 보였다. 타인의 삶을 파괴하고 그 죽음의 흔적마저 정치적 공세의 수단으로 소모하는 그의 행위는 인간으로서의 도리를 저버린 것이었다.

 

수많은 선량한 이들을 죽음으로 내몰고도 법의 비호 아래 웃고 있는 곽상도의 모습은 정의의 실종을 상징한다. 이러한 사법 카르텔의 횡포는 단순히 특정 정파의 문제가 아니다. 이것은 우리 공동체의 근간을 흔드는 일이다. 힘없는 노동자가 초코파이 하나를 가져가도 ‘법 질서’를 외치면서 권력자의 아들이 받은 50억 원에는 눈을 감는 나라에는 미래가 없다.

 

손영미 소장님은 지금 저 하늘에서도 이 기막힌 현실을 보며 피눈물을 흘리고 계실 것이다. 이 분노를 잊지 말아야 한다. 법이 더 이상 권력자의 방패가 아닌 시민의 보루가 되도록 만들어야 한다. 곽상도라는 괴물을 낳고 방치한 이 뒤틀린 시대를 끝내는 일, 그것이 바로 손영미 소장님과 수많은 피해자의 눈물을 닦아주는 유일한 길이다.           < 전지윤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