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서울과의 악연 잘라" 다짐 이행?

2024년 북한지도 중국 앱에 업로드
남쪽은 회색 지대에 '한국'이란 표시만

 

북한이 '대한민국'의 행정구역을 지운 새로운 지도를 발간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시사 주간지 뉴스위크는 '북한의 새 지도는 한국과의 대결 상태를 보여준다'란 6일 자 기사에서 북한의 행정구역은 표시돼 있고, 한국의 행정구역은 제외된 새 지도를 소개했다.

 

북한이 2024년 4월 출간한 것으로 보이는 새로운 한반도 지도가 1월 28일 중국 소셜 미디어 '샤오홍슈'(레드노트)에 올라왔다. 남쪽의 행정구역은 지우고 회색지대에 '한국'이라고만 표기했다. 2025. 02. 06 [뉴스위크 캡처] 시민언론 민들레

 

남쪽은 회색 지대에 '한국'이란 표시만

 

뉴스위크에 따르면, 지난 1월 28일 자신을 한국 연구자라고 밝힌 한 네티즌이 중국의 소셜 미디어 앱인 '샤오홍슈(小红书, 영문명 레드노트·Rednote)에 2024년 4월 북한 지도출판사가 출간한 지도로 알려진 한 이미지를 업로드했다.

 

'조선'이란 라벨이 붙은 이 지도는 그동안 공개됐던 예전 지도들과는 달리, 오직 북한의 행정구역만 보여주고 남한 행정구역은 생략했다. 일부분만 보이는 휴전선 남쪽 한국은 중국과 마찬가지로 회색 지대로 만들었고, 그 위에 "한국"이라고 표시했다. 동해는 "조선 동해", 서해는 "조선 서해"라고 표시돼 있고, 김일성, 김정일 동상과 주요 혁명 전적지 등의 위치가 표시돼 있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6일 강동군병원과 종합봉사소건설 착공식에 참석하고 연설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7일 보도했다. 2025,2.7 연합
 

이에 대해 뉴스위크는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오랫동안 견지해온 '통일'이란 목표를 포기한 사실을 더욱 강화하면서 한반도가 두 부분으로 쪼개져 있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중국 주재 북한 대사관 등에 이메일을 보내 확인을 요청한 상태라고 밝혔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2023년 12월 말 조선노동당 제9차 전원회의에서 '2024년도 투쟁 방향'을 토의하면서 남북관계를 "적대적인 두 국가, 교전 중인 두 국가 관계"로 규정했다. '하나의 민족, 하나의 국가, 두 개의 제도'를 기반으로 했던 기존의 통일 노선을 폐기한 것이다.

 

그 상징적인 조치들도 이어졌다. 통일 관련 대남 조직과 기구를 모두 해체했으며, 남북의 혈맥인 경의선·동해선 도로와 철로를 폭파하고 대전차 방벽 구축 등 군사분계선(MDL) 일대를 요새화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17일 이틀 전 있었던 경의선·동해선 남북연결 도로·철도 폭파 소식을 전했다. 통신은"이는 대한민국을 철저한 적대국가로 규제한 공화국헌법의 요구와 적대세력들의 엄중한 정치군사적 도발책동으로 말미암아 예측불능의 전쟁접경에로 치닫고 있는 심각한 안보환경으로부터 출발한 필연적이며 합법적인 조치"라고 밝혔다.2024.10.17 연합
 

김정은 "서울과의 악연 잘라" 다짐 이행?

 

이에 김정은은 작년 10월 17일 인민군 제2군단 지휘부를 찾은 자리에서 "단순한 물리적 폐쇄"만을 뜻하지 않는다며 "세기를 이어 끈질기게 이어져 온 서울과의 악연을 잘라버리고 부질없는 동족 의식과 통일이라는 비현실적인 인식을 깨끗이 털어버린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앞서 10월 7일에 김정은은 "이전 시기에는 우리가 그 무슨 남녘 해방이라는 소리도 많이 했고 무력통일이라는 말도 했지만, 지금은 전혀 이에 관심이 없으며 두 개 국가를 선언하면서부터는 더더욱 그 나라(한국)를 의식하지도 않는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뉴스위크가 소개한 이 한반도 지도가 '진본'임이 확인된다면, 김정은 위원장이 "서울과의 악연을 잘라버리겠다"고 했던 다짐을 실행에 옮긴 또 하나의 상징적 조치라고 볼 수 있다.  < 민들레 이유 기자 >

 

조선일보는 왜 내전 세력인가?

● COREA 2025. 2. 8. 02:30 Posted by 시사한매니져

법원 난입을 '진입'이라고 쓰고 헌재 협박

 

조선일보 폐간을 6년째 외쳐오고 있다. 조선일보와 동아일보 창간 100년이 되는 2020년을 맞아 1월 1일 시작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동아일보 폐간도 함께 외치다가 역량을 모으려 조선일보폐간시민실천단으로 개편하여 1900일이 가까워져 온다. 이른바 보수라는 사람들로부터 욕설을 들은 적도 있다. 하지만 지금은 그들 중 적지 않은 사람들이 조선일보가 폐간되어야 한다고 외치는 기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전국적으로 조선일보 절독이라는 온건한 운동도 펼쳐지고 있다는 말도 들었다. 조선일보가 위기를 느낄 법한 일이다.

 

헌법재판소가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의 마은혁 재판관 후보자 불임명 관련 권한쟁의·헌법소원 심판 선고를 연기한 3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들이 집회를 하고 있다. 2025.2.3. 연합

 

윤석열의 내란 범죄 후 눈치를 살피던 조선일보가 노골적으로 내란을 넘어 내전 세력을 옹호하기로 방향을 튼 것은 윤석열이 구속된 이후다. 결정적인 계기는 1·19 폭동으로 보인다. 당시 대한민국의 경찰은 물론 법원까지 무자비한 폭력으로 유린한 엄청난 사건임에도 조선일보는 한가하게 경찰의 대응과 법원의 편향성을 지적해 오고 있다. 조선일보를 읽다 보면 폭도들과 같은 편이 되어 국가공권력을 파괴하지 않는 것이 부끄러워질 지경이다. 당일 피투성이가 되었던 경찰관이나 일방적으로 폭행을 당하는 언론인의 모습에는 별 관심이 없다. 과연 민주주의를 믿는 언론인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조선일보에는 ‘서부지법 난입 하루 전, ’집단 진입‘ 가능성 예상하고도 못 막은 경찰’이라는 제목의 기사가 있었다. 2월 4일 자 김명진 기자의 작품이다. ‘진입’이라는 말은 일본 제국주의자들이 우리를 침략하고도 진출이라고 강변하던 기억이 떠오른다. 자신도 부끄러웠는지 ‘집단 진입’이라는 말이 ‘난입’으로 바뀌었다. 집단이라는 말도 슬그머니 떨어뜨리는 노련함 정도야 조선일보스러움으로 여기면 그만이다. 기사에서는 다시 진입을 고수하지만 폭도들의 난동을 나무라는 내용은 단 한 마디도 찾을 수 없다. 음모론으로 넘쳐나는 댓글을 읽는 김 기자의 모습을 상상해 본다.

 

‘헌재의 적법 절차 준수만이 내전을 막는 길이다’는 공자님 말씀이 등장한 이유를 알다가도 모르겠다. 언뜻 내전은 준비되어 있으니 헌재가 알아서 하라는 협박으로까지 읽힌다. 물론 조선일보 종업원이 아니라 교수님(김영수, 영남대 정치학)께서 쓰신 글이니 그런 뜻은 아니리라 생각하고 싶다. 하지만 제목에 박힌 내전이라는 말과 국가 기관에 대한 침탈까지 서슴지 않는 폭도들이 겹쳐니 불안을 떨치니 어렵다. 언뜻 사법의 정치화를 우려하는 듯 하지만 사법의 정치화를 강요하는 듯한 느낌이 드는 것은 나의 오독 때문일까?

 

이 글은 ‘헌법이 구타당하는 시대’라는 멋진 문장으로 시작한다. ‘정치의 사법화’라는 멋진 말도 교수님다움을 풍긴다. 그의 깊은 뜻을 헤아리기 어렵겠지만 ‘법원 내 하나회’의 핵심 인물이 국회에 진출한 것을 두고 한 말인 듯하다. 당사자들의 의견을 들어본 적이 없으나 핵심 인물이라는 말이 과히 불쾌하지는 않으리라. 연구를 충실히 하는 학자적인 양심으로 쓴 글이라고 생각하니 남다른 무게감이 느껴진다. 민주국가에서 정치적인 소신이나 양심은 함부로 거론할 문제가 아니니 더욱 그렇다.

 

김 교수는 ‘사법의 정치화’를 걱정하고 있다. 문외한이지만 윤석열 탄핵 심판과 관련해 정치에 관심만 많은 나조차 걱정스럽다. 전공자로서 당연한 문제 제기로 여겨지면서도 김 교수의 그동안의 논조를 보면서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그의 말이 그대로 ‘정치적’으로 반영되어 피청구인이며 내란 우두머리인 윤석열의 운명을 좌우할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다만 김 교수가 주장하는 내용이 어느 일방의 주장만을 나열하고 있다는 느낌은 지울 수 없다.

 

김 교수의 글을 읽으며 정치학자와 정치인은 무엇이 다를까를 생각하게 된다. 헌법재판소의 주장이 원칙적으로는 맞지만 사법 위기에 둔감한 안이한 인식이란 말은 무슨 뜻일까? 더구나 재판관이 스스로 회피하지 않으면 헌법재판소 기능이 마비될 위험이 있다는 말은 학자적인 주장을 넘어 협박으로 들린다. 아스팔트 위에서 밑도 끝도 없이 주장되는 폭언을 교수님이 반복하는 듯하여 불편하다.

 

김 교수의 마무리는 더욱 험악하다. ‘만약 헌재의 판결이 권위를 잃으면 대한민국의 앞날은 어찌 되나? 논리적으로는 내전밖에 없다.’ 김 교수의 주장은 지극히 위험하고 일방적이다. 지금까지 헌재의 판결에 대해 불만을 표시하며 권위를 의심하는 경우는 없었을까? 그러나 누구도 내전을 언급한 적은 없었다. 김 교수의 논리가 현실이 되지 않기를 기원할 뿐이다. 피땀으로 이뤄온 대한민국 공동체는 윤석열을 넘어 살아남아야 하기 때문이다.

 

조선일보가 공공연히 내전을 언급하는 세력의 나팔수가 된 이유가 궁금하다. 대한민국보다 자신들의 잇속만 챙기려는 속셈이다. 일제에 앞장서 충성한 것도 민족보다 조선일보 방 씨 일족의 이익이 우선되었기 때문이다. 민주를 말살하려던 전두환 살인정권에 아부한 것도 마찬가지다.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말살하려는 저들의 뒤에는 누가 도사리고 있을까? 일제의 망령이 어른거린다.

그리하여 다시 조선일보는 폐간만이 답이다.        < 이득우 언소주 정책위원·조선일보폐간시민실천단 단장 >

 

저 살자고 국민에게 환각제 주입하는 꼴

 

어? 동해에서 대형 유전이 발견됐다는 거야? 아, 그건 아니고 그럴 가능성이 있다는 거로군. 그 정도라면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발표해도 될 텐데, 왜 대통령이 긴급 기자회견을 해서 내일이라도 석유가 뿜어 나올 것처럼 호들갑을 떠는 걸까? 참 이상하네.

 

2024년 6월 3일, 대통령 윤석열은 예정에 없던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나라도 곧 산유국이 될 거라는 ‘깜짝’ 발표를 합니다. 이른바 대왕 프로젝트, 경북 포항 앞바다에 막대한 양의 석유와 가스가 매장되어 있을 가능성이 아주 높다는 발표였습니다. 천연가스는 최대 29년, 석유는 최대 4년 넘게 쓸 수 있는 엄청난 규모라고 했습니다. 조선일보를 필두로 윤석열 친위대 언론은 ‘산유국의 꿈’이라는 환각제를 열심히 살포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3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실에서 열린 국정브리핑에 참석해 동해 석유·가스 매장과 관련해 설명하고 있다. 2024.6.3. 연합
 

기자의 촉으로 뭔가 이상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시추가 아닌 지질 탐사에서 가능성을 봤다는 것이고, 그 정도라면 대통령이 아닌 산업부 장관이 발표하는 게 적절합니다. 중요한 사안을 있을 때는 기자들에게 미리 알려주고 언제까지 보도하지 말아 달라는 엠바고 요청을 합니다. 미리 예고를 하는 거죠. 그런데 뭐가 그리 급했는지 ‘대왕고래 프로젝트’는 산자부 장관이 아닌 대통령이 예정에 없는 기자회견을 열어 서둘러 발표했습니다. 국민에게 김칫국부터 마시게 하는 환각 요법을 쓰는 것 같았습니다.

 

그 당시에 대통령 윤석열의 처지는 이러했습니다. ‘김건희 디올백’은 거짓 변명으로 혹 떼려다 더 큰 혹을 붙였고, 불리한 선거 판세를 뒤집어 보려고 의대 정원 2000명 증원 카드를 던졌다가 의료사태를 촉발하고는 미제사건으로 마냥 방치하고, 누구의 청탁을 받았는지 해병대 임성근 사단장 구해주려다 격노가 발단이 되어 일이 꼬이기 시작하더니 채 해병 사건은 일파만파로 확대되어 궁지에 몰리고....

 

윤석열이 난데없이 ‘동해에 대규모 유전 발견’이라는 깜짝 발표를 했을 때, 이런 의문이 들었습니다. 저거 혹시 궁지에 몰리니까 국민의 관심을 돌리려는 정치쇼 아닌가?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드는 의문은 많았습니다. 대통령의 깜짝 발표도 그러했지만, 지질 탐사 단계에서 ‘대규모 유전 가능성’에 도장을 찍어주었다는 외국의 탐사전문업체는 본사 건물이 일반주택인 1인 기업이었습니다. 호주의 세계적인 유전개발업체는 경제성이 없다며 철수했다는 사실도 드러났습니다. 우리는 그런 걸 일컬어 ‘합리적 의심’이라 합니다. 기자의 취재는 대개 합리적 의심에서 출발합니다. 그런데 대다수 언론은 의심을 해소하는 보도가 아닌 김칫국 들이붓는 보도를 했습니다.

 

대구 경북지역 신문 캡처.

 

특히 대구 경북 지역의 매체들은 ‘산유국의 꿈이 대구 경북 앞바다에서 실현된다’ ‘포항은 한국판 두바이가 되나’ ‘포항 앞바다에서 석유 가스 콸콸 쏟아지나’ ‘산유국의 꿈, 현실로’ 등등 환각 성분이 듬뿍 들어간 기사를 뿌려댔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이거 뭔가 이상한데?’ 하고 의문을 제기하면, ‘너는 나라가 잘 되는 게 싫으냐’ ‘윤석열이 잘 되면 배가 아프냐’는 핀잔을 들을 수밖에 없지요. 그래서 다들 자의반 타의반으로 입을 다물었습니다.

 

합리적 의심은 결국 사실로 확인되었습니다. 헌재에서 윤석열 탄핵 심판 6차 변론이 열린 날에 산자부는 ‘대왕고래 프로젝트’의 1차 시추 결과를 발표했는데, 가스 징후가 일부 발견되었으나 경제성은 없다고 했습니다. 이름과 직책이 익명으로 보도된 산자부의 고위 관계자는 ‘정무적 영향이 개입됐다. 죄송하다’고 사과했답니다. 그 정도의 고위 관계자라면 장관이나 차관일 겁니다. 대왕고래 프로젝트는 국면전환용 정치쇼였고, 국민에게 환각제 주사를 놓는 희망고문 사기극이었다고 실토한 겁니다.

 

민주당은 ‘대왕고래 프로젝트’ 예산을 전액 삭감했습니다. 대통령이 저 살자고 국민을 환각에 빠지게 하는 희망 고문에 국민 세금을 낭비해선 안 된다고 판단해서 그랬을 겁니다. 그런데 대통령 윤석열은 야당이 예산 폭거로 국정을 마비시켰다며 12·3 비상계엄을 선포한 이유의 하나로 거론했습니다. 여당인 국힘은 민주당이 삭감한 ‘대왕고래 프로젝트’ 예산을 복원하겠다고 공언하기도 했습니다. 사골곰탕 우려먹듯 저 살자는 국민 기망으로 ‘대왕고래 프로젝트’를 계속 우려먹은 겁니다.

 

그런 사기극은 또 있습니다. 부산 엑스포 유치전이 그랬습니다. 윤석열 정부는 우리나라가 사우디아라비아를 제치고 막판 역전극을 펼칠 거라고 분위기를 띄웠습니다. 그런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결과는 비참했습니다. 한국이 받은 표는 고작 29표, 굳이 수천억 원을 들인 유치전을 하지 않아도 나올 만한 결과였습니다.

 

민심이 부글부글 끓기 시작했습니다. 그러자 윤석열은 재벌 총수들을 데리고 부산에 가서 엑스포 유치 실패를 잊게 해줄 선물 보따리를 푸는 정치쇼를 했습니다. 깡통시장에 가서 재벌 총수들을 병풍으로 둘러치고 서민 흉내를 내는 먹방쇼도 했습니다. 엑스포 유치라는 환각제의 효력이 떨어지니 재벌 동원 먹방쇼라는 환각제를 새로 투여한 겁니다. 대다수 언론은 먹방쇼 사진을 대문짝만하게 보도하며 환각제가 잘 스며들도록 바람잡이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6일 부산 중구 깡통시장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비롯한 재벌기업 총수들과 떡볶이 등 분식을 시식하고 있다. 왼쪽부터 최재원 SK 수석부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윤 대통령, 구광모 LG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정기선 HD현대 부회장. 2023.12.6. 연합
 

대통령의 거짓말 행진, 검증하지 않은 언론

 

윤석열은 억수로 운이 좋은 사나이입니다. 불쑥 내뱉은 한마디의 말로 일약 스타 검사의 반열에 올랐고, 그 덕에 검찰총장도 되고 왕이 절대 부럽지 않은 일국의 제왕적 대통령도 되었으니까요.

 

그런데 알고 보니 그건 우리가 속은 거였습니다. 그가 불쑥 내뱉은 ‘나는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는 그 말은 ‘나는 누구의 말도 듣지 않는 고집불통이다’라는 의미였습니다. 대통령으로 인간 윤석열을 겪어보니 그는 지독한 고집불통이고 지독한 청개구리였습니다. 대학생 때도 아버지에게 고무호스로 맞았다더니 오죽하면 고무호스를 휘둘렀을지 그 아버지의 심정이 충분히 이해됩니다. 내가 아버지라고 그랬을 것 같으니까요.

 

윤석열의 말에는 무게가 없습니다. 말을 함부로 합니다. 거친 말도 잘하고 욕도 잘한다고 합니다. 그뿐인가요, 거짓말도 참 잘합니다.

 

국힘당의 대선후보가 되어 TV토론에 나왔을 때, 그의 손바닥에는 왕(王)자가 쓰여 있었습니다. 일종의 부적과 같은 거죠. 기독교인이 1000만 명을 넘는다는데 당연히 문제가 됐습니다. 미신을 믿는 거냐는 비난이 일자 윤석열 후보는 주일에 대형교회를 찾았습니다. 그리고 기자들에게 이런 말을 했습니다. 내 아내는 교회를 열심히 다녀 구약을 다 외운다. 물론, 거짓말이었습니다. 그런데 따지고 드는 언론은 없었습니다. 대선후보의 명백한 거짓말인데, 유야무야 흐지부지 넘어갔습니다.

 

대선후보 시절에 이런 말도 했습니다. 전두환이 그래도 정치는 잘했다. 전두환은 정권 탈취를 위해 광주를 피로 물들인 학살범입니다. 그런 전두환을 두둔하는 말을 했으니 그를 대선후보로 배출한 국힘까지 발칵 뒤집혔지요. 그러나 윤석열은 사과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SNS에 개에게 사과를 주는 사진을 올렸습니다. 국민을 조롱하는 거였죠. 그랬는데도 무사히 넘어갔습니다. 마녀사냥에 특별한 재주가 있는 이리떼 언론도 윤석열 앞에서는 애완견으로 변했습니다.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TV토론회 당시 손바닥 한가운데에 '왕(王)'자를 그려놓은 장면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2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지난 세 차례 TV토론회에서 임금을 뜻하는 한자 '왕'자가 그려진 윤 전 총장의 손바닥을 캡처한 사진이 나돌았다. 지난 1일 MBN 주최로 열린 5차 TV토론회에서 윤 전 총장이 홍준표 의원과의 1대1 주도권 토론에서 손을 흔드는 제스쳐를 하면서 손바닥에 적힌 '왕'자가 선명하게 포착됐다. 윤 후보 측은 후보와 같은 아파트에 사는 지지자들이 토론이 있을 때마다 응원한다는 뜻에서 손바닥에 적어주신 것이라고 밝혔다. 2021.10.2 [MBN 유튜브 캡처. 연합
 

입이 가볍고 혀를 함부로 놀리는 입방정으로 화를 자초하는 걸 ‘설화’라고 합니다. 역사책을 뒤져보면 설화로 목숨을 잃은 사례도 많습니다. 대선후보 윤석열은 입방정으로 여러 번 여론의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손발 노동은 아프리카 사람들이나 하는 거다, 가난한 사람은 부정식품이라도 선택할 자유가 있어야 한다, 가난하고 못 배운 사람은 자유의 의미를 모른다... 대선후보로서 해서는 안 될 말인데도 묻고 따지는 언론은 없었습니다. 상대 후보에겐 티끌만한 빌미만 발견돼도 태산처럼 부풀려 잘근잘근 씹기 좋아하는 언론이 윤석열에겐 참 관대했습니다.

 

거짓말을 하도 많이 해서 그랬을까요. 대선후보 윤석열은 당선 인사에서 이런 약속을 했습니다.

“참모 뒤에 숨지 않고, 정부의 잘못은 솔직히 고백하겠습니다. 현실적인 어려움은 솔직하게 털어놓고 국민 여러분께 이해를 구하겠습니다. 국민을 속이지 않는 정직한 정부, 국민 앞에 정직한 대통령 되겠습니다.”

 

그런데 그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세 살 버릇 여든 간다 하고, 오냐 오냐 하니 할애비 수염 뽑고 상투 잡아 흔든다고 합니다. 대통령 윤석열이 그랬습니다. 후보 시절의 못된 버릇은 대통령이 되어서도 여전했으니까요. 거짓말을 해도 언론이 비판하지 않으니 거짓말 면죄부를 받았다고 오판했는지 거짓말의 수위는 점점 높아졌습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바이든-날리면’입니다. 미국을 방문한 대통령 윤석열은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모금 행사에 가서 ‘48초 정상회담’을 하고 그 대가로 1억 달러 기부를 약속했습니다. 물론 그 돈은 윤석열의 개인 돈이 아니라 국민 세금입니다. 알현인지 정상회담인지 아리송한 면담을 하고 나오면서 윤석열은 ‘바이든 쪽팔려서’라는, 전 국민에게 듣기 평가를 강요한 비속어 실언을 했습니다. 그럼에도 사과는 하지 않았습니다. 언론과 국민에게 사슴을 말이라 하는 지록위마의 거짓을 강요했고, 실언을 최초로 보도한 MBC에겐 대통령이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하여 감정적인 보복을 했습니다. 기자가 보복을 당하는데도 대다수 언론은 침묵으로 권력의 편을 들어주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한 빌딩에서 열린 글로벌펀드 제7차 재정공약회의를 마친 뒤 대화를 나누고 있다. 윤 대통령 비속어 논란이 촉발된 장면. 2022.9.22.연합
 

윤석열의 12·3 계엄, 거짓말 행진의 종착역

 

윤석열의 거짓말 버릇은 점점 고약해졌습니다. 거짓으로 위기에서 벗어나려 했고, 그 거짓이 들통나면 새로운 거짓을 창조하여 어제의 거짓을 덮으려 했습니다. 윤석열의 말에선 겸손함이나 진지함이나 진정성을 찾아보기 힘들었습니다. 입만 열면 거짓말이라는 세간의 평가는 윤석열이 실증적으로 보여준 겁니다.

 

김건희 디올백을 예로 들어 볼까요? 부적절한 처신이었다고 사과하면 될 일을 모른 척하는 위장으로 덮으려 했습니다. 함정 취재의 피해자라는 억지 주장으로 판을 뒤집으려 했습니다. 박절하게 대할 수 없어서 그랬다며 감정에 호소하는 변명을 늘어놓았습니다. 종류를 바꿔가며 국민에게 환각제를 투입했지만 먹혀들지 않자 결국 아내의 현명하지 못한 처신이었다며 사과인 듯 사과 아닌 사과를 했지만, 휘하의 친윤 검찰은 비난의 화살로 맞아 고슴도치가 되는 수모를 당하면서도 김건희에게 면죄부를 발부했습니다.

 

거짓말로 위기에서 벗어나려는 윤석열의 습성은 12·3 계엄에서 절정을 이뤘습니다.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계엄령을 발동한다더니 계엄이 실패하고 탄핵과 감옥행을 피할 수 없게 되자 아스팔트 극우에 매달려 연명하는 비루함을 마다하지 않고 있습니다. 국회는 범죄자 소굴이고 반국가 세력을 일거에 척결하려고 계엄령을 발동했다더니 야당에 경고하기 위해서였다고 말을 바꾸고 그게 먹히지 않으니 다시 국민에게 호소하기 위해서였다고 또 말을 바꿉니다.

 

저 살자고 태연하게 부하들에게 책임을 떠넘기고, 저 살자고 공수처와 경찰, 법원과 헌재에 대한 불신을 조장하고, 자기에게 불리한 증언을 한다고 홍장원 전 국정원 차장과 곽종근 전 특전사령관에겐 회유니 공작이니 하는 몹쓸 프레임을 씌우고, 평화로운 계엄이니 계몽령이니 하는 말을 태연하게 입에 올리고, 비상계엄을 발동했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는데 뭐가 문제냐고 억지를 부리고... 나라 꼴이 어찌 되든 저 살자고 거짓말을 멈추지 않는 윤석열과 그의 변호인들과 국힘당의 뻔뻔함과 비루함에 구토가 날 지경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23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본인의 탄핵심판 4차변론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에게 직접 증인신문을 하자(사진 왼쪽), 김 전 장관이 답변하고 있다. 2025.1.23. 연합
 

상황이 어떻게 전개되는지에 따라서, 유불리에 따라서, 카멜레온처럼 말을 바꾸고 천연덕스럽게 거짓말을 하는 윤석열을 보면서 많은 국민은 저런 한심한 사람이 내 나라의 대통령이었다니 하는 자괴감에 분통을 터뜨립니다.

 

윤석열은 저 살자는 계엄령 발동으로 나라를 난장판으로 만들고 국제사회의 망신거리로 전락시켰습니다. 그로 인한 유무형의 피해는 수십 조원을 넘어 숫자로 환산하기 조차 어려운 지경이고, 국민 모두가 피해자입니다. 특히 젊은 세대는 오래도록 그 비용을 할부로 갚아야 합니다. 언론이 대선후보를 검증하고 권력을 감시하는 제대로 역할을 했다면, 지금과 같은 일은 벌어지지 않았을 겁니다. 검증하지 않고 감시하지 않은 언론도 내란 수괴 윤석열의 공범입니다. 그럼에도 조선일보는 음으로 양으로 내란 수괴 윤석열을 비호하고 있습니다.

 

사주의 이익을 위해 언론이기를 포기한, 겉은 언론이지만 속은 특정 집단의 선전도구인 무늬만 언론에도 혹독한 책임을 물어야 합니다. 그래야 나라가 지금의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악의 무리와 한패가 되어 국민을 속이고 홀리는 언론, 그들이 나라 망치는 주범입니다.     < 민들레 송요훈 편집위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