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형 15년인데… "시세조종 가담 기간 짧다" 감경
원심 깨고 공동정범 인정, 자본시장법 일부 유죄

2022년 4월 통일교 샤넬백도 알선수재 판단
윤석열 "손실 봐" 조국 "거짓말로 당선, 무효"

일부신문 사설 "‘봐주기’ 검찰 뼈저린 반성을"
'명태균 여론조사 무상 수수' 관련 무죄 유지

 

서울역을 이용하는 시민들이 28일 대합실에서 통일교 금품 수수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명태균 무상 여론조사 등의 혐의를 받는 김건희 씨에 대한 항소심 선고 생중계를 보고 있다. 2026.4.28 연합
 

서울고등법원 형사15-2부 재판부(신종오 성언주 원익선 고법판사)는 28일 자본시장법 위반, 정치자금법 위반, 특정범죄 가중처벌법(특가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구속기소된 김건희 씨에게 징역 4년과 벌금 5000만 원을 선고했다. 6220만 원 상당의 그라프 목걸이 1개 몰수와 2094만 원 추징도 명했다. 주가조작 행위가 있었던 시점으로부터 15년, 처음 관련 의혹이 제기돼 수사에 들어갔던 때로부터는 7년 만이었다. 

 

1심 형량인 징역 1년 8개월보다는 무거워졌지만 특검팀 구형량인 징역 15년에는 턱없이 못 미쳤다. 판결문 요지를 낭독하는 데만 1시간 30분이 걸렸다.  

 

길고 긴 판결문 가운데 법원의 판단이 달라진 것은 딱 두 대목이었다. 도이치 모터스 주가조작 혐의를 무죄로 본 1심 판결을 뒤집고 일부를 유죄로 인정했다. 구체적으로 2010년 10∼11월 블랙펄인베스트 측에 20억 원이 들어 있는 증권계좌를 제공해 도이치 모터스 주식 거래를 맡기고, 이 시기 도이치모터스 주식 18만주를 매도한 행위를 시세조종에 가담한 것이라고 인정했다. 

 

2022년 4∼7월 통일교 금품 수수와 관련한 특가법상 알선수재 혐의도 1심의 일부 유죄 판단을 깨고 모두 유죄로 인정했다. 1심은 2022년 4월 통일교 측으로부터 802만원 상당 샤넬 가방을 받은 것을 통일교 측의 구체적인 청탁이 없었다며 이 부분 혐의를 무죄로 봤다. 반면 이날 항소심은 김씨가 이른바 '묵시적 청탁'을 인지했다면서 알선 명목으로 가방을 받은 것이라고 판단했다.

 

통일교 윤영호 전 본부장은 전날 2심에서 징역 1년 6개월이 선고됐다. 윤 전 대통령 취임 전후와 관계없이 배우자에게 교단 자금으로 선물을 준 행위 자체를 횡령죄로 인정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명태균 여론조사 무상 수수' 관련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는 1심과 똑같이 무죄로 판단했다. 명씨가 윤 전 대통령 부부뿐 아니라 다른 여러 사람에게도 여론조사를 제공한 만큼 부부가 여론조사 비용(구체적으로 2억 7000만 원)만큼의 재산상 이익을 얻었다고 볼 수 없다는 취지에서다. 또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무상 여론조사를 대가로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의 공천을 약속했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고 지적했다.

 

항소심에서까지 원심이 뒤집히지 않아 같은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윤석열 전 대통령도 부담을 덜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지만, 반대로 대통령과 그의 부인은 따로 따져봐야 한다는 반론도 있다.

 

특검팀은 주가 조작과 통일교 금품 수수 혐의에 모두 징역 11년에 벌금 20억 원, 추징금 8억 3000만 원을 구형했고, 무상 여론조사 혐의에 대해서는 징역 4년과 추징금 1억 3000만 원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는데 징역 4년에 추징금 5000만 원 선고에 그쳐 상당히 허탈할 것 같다. 대법원에 상고하더라도 대법원은 사실심이 아니라 법률심이라서 이날 김씨에게 선고된 징역 4년이 크게 조정될 가능성은 극히 적어 보인다.

 

법원 출석하는 김건희 씨([AP 연합)
 

재판부는 양형 배경과 관련해 "피고인은 시세조종 범행에 필요한 거액의 자금과 계좌를 제공하고 통정매매에 의한 시세조종 행위에 가담했음에도 죄책을 인정하지 않고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피고인을 포함한 공범들은 범행으로 적잖은 이익을 얻은 것으로 보인다"고 질책했다.

 

또 "일반 국민은 대통령 배우자에게 대통령 못지않은 청렴성과 도덕성을 요구하고 이는 헌법이 부여한 대통령의 막중한 지위에 비춰 결코 지나친 요구라고 보기 어렵다"면서 "그런데도 피고인은 그 지위를 이용해 알선 수재 행위를 했고 국민의 기대를 저버렸다"고 지적했다.

다만 시세조종 범행을 주도하진 않았고 가담 기간도 비교적 짧은 점, 통일교 측에 먼저 금품을 적극적으로 요구하진 않은 점 등을 유리한 사정으로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앞의 두 문단은 준엄한 질책으로 꾸며놓고 뒤에 관대하게 처벌해야 할 이유를 나열했다. 

 

이렇듯 항소심 재판부는 90분 동안 낭독한 판결문 요지에 앞과 뒤가 다른 듯한 문장을 기재해 판결문을 입수해 더욱 꼼꼼하게 따져봐야 할 것 같다. 

 

김씨 측은 즉각 상고 여부를 밝히지 않은 특검과 달리 곧바로 "대법원에 상고하겠다"고 밝혔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윤석열을 대통령으로 만들기 위해 기를 쓰고 뛰었던 검찰과 국민의힘, 일부 언론은 석고대죄하고 국민께 사죄해야 한다”면서 “윤석열은 대선 때 배우자가 주가조작을 하지 않았다고 했는데, 거짓말이라고 재판부가 판단한 셈이다. 윤석열은 거짓말로 대통령에 당선됐으니, 이는 무효”라고 주장했다.

 

윤 전 대통령은 2019년 7월 검찰총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부터 배우자의 주가조작 가담 여부에 대한 추궁을 받았다. 그는 2021년 10월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로서 "제가 결혼하기 전에 이 양반이 골드만삭스 출신이라고 해서 한 네 달 정도 맡겼는데 손실이 났고요"라고 주장했다. 

 

경향신문은 이날 사설을 통해 "김씨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은 ‘봐주기 수사의 끝판왕’이라고 할 정도로 검찰 수사 과정에 문제가 많았다"며 "2020년 4월 고발된 이후 검찰은 대면조사 한번 없이 시간을 끌면서 4년 넘게 결론을 내지 않았다. 그동안 공범들은 1심과 2심에서 잇따라 유죄 판결을 받았다. 비판이 커지자 수사팀은 2024년 7월 김씨를 검찰청이 아닌 제3의 장소에서 비공개 조사해 특혜 논란을 자초했고, 그해 10월 끝내 무혐의 처분을 했다"고 전했다.

 

사설은 "검찰은 이번 판결을 계기로 부실 수사에 대해 뼈저리게 반성해야 한다. 대법원은 명태균의 무상 여론조사에 무죄를 선고한 항소심의 판단이 법률을 올바르게 적용했는지 철저히 심사해야 한다"며 "이것이 무죄라면 후보자 캠프에 여론조사를 무상 제공하는 일이 횡행하지 않을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한편 윤 전 대통령의 공수처 체포 방해 혐의 등에 대한 항소심 선고가 29일 오후 3시에 이뤄진다. 서울고등법원 내란 전담재판부가 출범 뒤 처음으로 내리는 선고라 관심을 집중시킨다. 역시 법정 생중계가 허용된다.

 

대통령 경호처를 동원해 공수처의 체포 영장 집행을 방해한 혐의와, 계엄 선포 전 국무위원 일부의 계엄 심의권 행사를 방해한 혐의 등인데 1심 재판부는 혐의 대부분을 유죄로 인정하고 징역 5년을 선고했다. 윤 전 대통령 측은 정당한 행위였다는 입장이지만, 특검팀은 항소심 결심공판에서도 징역 10년을 구형했다.                            < 임병선 기자 >

 

김건희 징역 4년? 표창장 위조 정경심도 4년인데...

홍순구 만평작가의 '동그라미 생각'

 

사법부가 국민의 신망을 회복하고자 한다면, 파기환송을 통해 사법정의를 실현하라.
 

김건희에 대한 항소심 재판부가 1심에서 무죄로 봤던 두 가지 혐의를 유죄로 뒤집으며 징역 1년 8개월을 곱절인 징역 4년 선고로 늘렸다. 원심에서 '단순 전주'로 치부됐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혐의가 '공동정범'으로 인정되어 실형이 내려진 것은 자본시장의 근간을 흔든 행위에 대한 마땅한 죗값이지만, 국민의 눈높이에서 볼 때, 과연 이 정도의 판결로 진정한 '정의의 실현'이 이루어졌는가 여전히 깊은 아쉬움이 남는다.

 

이번 항소심에서 가장 뼈아픈 대목은 명태균으로부터 제공받은 ‘무상 여론조사’에 대한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가 여전히 무죄로 유지되었다는 점이다. 재판부는 이익의 직접적인 귀속을 입증하기 어렵다거나 단순 정보 제공 수준이었다는 논리를 폈으나, 사법부가 정치를 오염시키는 ‘여론 조작’과 ‘비선 개입’의 통로를 합법적으로 뚫어준 것이나 다름없다. 수억 원이 투입된 여론조사 결과를 무상으로 수수해 정치적 전략에 활용했음에도 ‘대가성이 모호하다’는 이유로 면죄부를 준다면, 향후 어떤 정치인이 비선 브로커의 검은 조력을 마다하겠는가.

 

벌금과 추징금 산정 방식 역시 자본주의 시장의 공정성을 비웃는 수준이다. 검찰이 추산한 주가조작으로 인한 부당이득을 산출하는 것이 어렵다며 23억 원의 부당이득을 추산한 특검의 주장을 배척하고 겨우 2094만 원을 추징액으로 산정하고, 벌금 5000만 원을 부과한 것은 검찰의 불기소, 특검의 기소와 재판이 결국 ‘남는 장사’라는 비아냥을 피하기 어렵게 만든다.

 

법리적 한계를 핑계로 거악의 뿌리를 도려내지 못하는 사법부의 소극적 태도는, "주가조작을 하면 패가망신을 면치 못할 것"이라던 이재명 대통령의 공언을 무색하게 할 뿐만 아니라, 한두 푼씩 아껴 성실히 투자하는 개미 투자자들의 가슴에 대못을 박는 행위다.

 

이제 공은 대법원으로 넘어갔다. 대법원은 단순히 2심 판결의 절차적 정당성을 따지는 데 그치지 말고, 앞선 검찰의 불기소, 특검의 기소와 재판 과정에 무너진 사법정의를 바로 세워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법의 위엄을 보여줘야 한다.

 

지난 2022년 대법원 2부는 '동양대 표창장 위조' 사건과 관련하여 정경심 전 교수에게 징역 4년과 벌금 5000만 원, 추징금 1000여만 원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김건희 측은 억울함을 호소하며 즉각 항고에 나섰다. 진정 억울한 쪽은 '법 앞의 평등'을 믿고 묵묵히 살아가는 국민이다. 대법원은 ‘묵시적 청탁’과 ‘미필적 인식’이 권력과 결탁했을 때 민주주의가 얼마나 허망하게 무너질 수 있는지를 알면서도 그동안 너무나 좌시해왔다. 사법부가 국민의 신망을 회복하고자 한다면,  김건희의 죗값에 걸맞은 엄중한 단죄가 이루어질 수 있게 파기 환송으로 사법 정의를 바로 세워야 할 것이다.                     < 홍순구 기자 >

 

도이치 주가조작 사건 2심 “김건희, 단순 방조 넘어 적극 가담”

‘주가조작 외부자’라던 1심 무죄 판단 부분 전부 뒤집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과 명태균 공천개입, 통일교 청탁·뇌물 수수 의혹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 된 김건희 여사가 지난해 12월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결심공판에서 방청석을 응시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고발(2020년 4월)→검찰 무혐의(2024년 10월)→특검 기소(2025년 8월)→1심 무죄(2026년 1월)→2심 유죄.’

2020년 4월 고발된 뒤 6년간 검찰 불기소 처분과 항고, 민중기 특별검사팀의 기소로 이어지며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켰던 김건희 씨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 대해 ‘유죄가 인정된다’는 법원의 첫 판단이 나왔다. 2심 재판부는 김 씨가 주가조작과 관련한 시세조종 행위를 인식했고 단순히 방조한 것을 넘어서 범행에 적극 가담했다며 1심 무죄 판단 부분을 전부 뒤집었다.

 

서울고법 형사15-2부(재판장 신종오)는 28일 김 씨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혐의와 관련해 ‘김 씨가 자신의 계좌가 시세조종에 쓰일 것을 방조한 것을 넘어 적극 가담했다’며 주가조작 공범임이 넉넉하게 인정된다고 보았다. 앞서 1심 재판부인 서울중앙지법 형사27부(재판장 우인성)는 일부 기간 범죄는 공소시효 도과를 이유로 면소, 나머지 행위는 무죄로 판단했다. 1심은 김 씨가 블랙펄인베스트에 주식계좌를 맡겨 주식을 매수한 행위가 모두 ‘독자적 판단’이라고 봤지만, 2심은 김 씨에게 시세조종으로 부당이득을 얻겠다는 의사가 있었다면서 범죄 가담 의사가 적극적이었다고 결론 내렸다.

 

구체적으로 2심 재판부는 김 씨가 블랙펄인베스트에 본인 자금과 미래에셋대우 계좌를 제공한 날 미래에셋대우 직원에게 ‘사무실 전화는 녹음되니 휴대전화로 통화하자’고 말한 점 등을 근거로 들었다. 또한 재판부는 김 씨가 도이치모터스 주식 18만주를 주가조작 일당들이 지정한 시점에 매도한 것에 대해 “매매가 성황을 이루는 것으로 꾸미려는 목적의 통정매매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김 씨를 “공모관계 밖의 외부자”라고 보고, 공범임을 인정하지 않았던 1심 판단도 2심은 정면 반박했다. 1심은 주가조작 일당인 블랙펄인베스트가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의 거래 목적을 김씨에게 공유하지 않았다며 이를 김 여사가 범행에서 배제된 증거라고 봤다. 하지만 2심은 “피고인에게 거래 목적을 그대로 알려주지 않았다 하여 그 이전부터 존재했던 공모관계의 존재까지 부정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특검팀은 1심 무죄 판결 뒤 항소하면서 김 씨의 주가조작 방조 혐의를 예비적 공소사실로 추가해 공소장을 변경했는데, 항소심 재판부는 ‘방조’를 넘어 ‘공범’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것이다.

 

김 씨의 통일교 금품 수수 의혹과 관련해 2심 재판부는 윤석열 대통령 취임 전인 2022년 4월 전달된 샤넬 가방은 ‘김 씨가 통일교의 청탁 목적을 인식하고 받은 것’이라면서 1심의 알선수재 혐의 무죄 판단을 뒤집었다. 대통령 부인의 지위에서 통일교의 청탁을 들어주는 대가로 금품을 받았다는 것이다. 1심은 통일교 쪽의 청탁 내용이 구체적으로 특정되지 않았다고 봤지만, 2심 재판부는 김 씨가 샤넬 가방 전달자인 ‘건진법사’ 전성배씨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시점에 ‘통일교의 청탁 대가’라는 점을 인식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이런 근거로 전씨와 김 씨가 금품 전달 이전에 나눈 통화에서 ‘통일교가 윤석열 전 대통령 당선에 기여한 사실’, ‘통일교가 이에 대한 보상을 요구할 거라는 사실’을 서로 언급한 점을 들었다.

 

1심에서 무죄로 선고된 대부분 혐의가 유죄로 바뀌면서 김 씨의 형량은 징역 4년으로 가중됐다. 2심 재판부는 주가조작 범죄와 관련해선 김 씨가 죄책을 인정하지 않고 변명으로 일관하는 점, 알선수재 혐의에 대해선 국가 정책의 공정한 집행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훼손된 점을 불리한 양형 사유로 삼았다. 다만 주가조작 범죄에 가담한 전체 기간이 짧고, 통일교 쪽의 청탁을 실행에 옮기지 않은 점을 유리한 양형 사유로 반영했다. 김 씨 쪽은 이날 선고 직후 대법원에 상고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  오연서  김수연 기자 >

  

 김건희 변호인, 징역 4년에 “도덕적 비난” 주장…‘이 형량도 감지덕지’라는데

  

김건희 여사가 지난달 3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 결심 공판에 출석한 모습. 사진공동취재단
 

 

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 씨의 항소심에서 재판부가 ‘영부인 지위’의 중요성을 짚으며 징역 4년을 선고하자 김 를 향해 반성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가운데, 김 변호인은 “도덕적 비난이 법률적 판단을 압도했다”고 주장했다.

 

김 변호인 유정화 변호사는 28일 페이스북에서 “항소심은 도덕적 비난이 법률적 판단을 압도했다고 본다”며 “유독 판결 곳곳에 ‘국민 신뢰 훼손’, ‘기대 저버림’과 같은 감정적·도덕적 평가 언어들이 강조됐다”고 말했다. 이어 “물론 고위 공직자 가족에게는 높은 도덕성이 요구되지만, 형사 재판은 도덕적 지탄을 넘어서 법률적 구성요건을 엄격하게 따지는 절차여야 한다. 엄밀한 법리 검토보다 결과론적인 처벌론에 치중한 판단은 아닌지 신중하게 되짚어봐야 할 대목”이라고도 주장했다.

 

이날 서울고법 형사15-2부(재판장 신종오)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1심을 뒤집고 김 씨에게 유죄가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또 김 씨의 통일교 금품 수수 의혹과 관련해 윤석열 대통령 취임 전인 2022년 4월 전달된 샤넬 가방은 ‘김 씨가 통일교의 청탁 목적을 인식하고 받은 것’이라면서 1심의 무죄 판단을 뒤집었다. 형량은 1심의 징역 1년8개월에서 징역 4년으로 두배 넘게 늘었다.

 

재판부는 그러면서 “일반 국민들은 대통령의 배우자에게 대통령 못지않은 청렴성과 도덕성을 요구하고 있고 이는 헌법이 부여하고 있는 대통령의 막중한 지위에 비추어 보더라도 결코 지나친 요구라고 보기 어렵다”고 짚었다. 재판부는 “(김 씨 범죄로) 국정의 투명성과 국가 정책의 공정한 집행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훼손되었을 뿐만 아니라 대통령 배우자에 대한 국민의 기대를 저버렸다. 그로 인한 국론의 분열과 국민의 갈등도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고 강조했다.

 

28일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통일교 금품 수수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명태균 무상 여론조사 등의 혐의를 받는 김건희 여사 항소심 선고공판 생중계를 시청하고 있다. 연합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혐의를 무죄라고 본 1심과 달리 일부 유죄로 본 2심 판단에 대해 유 변호사는 “재판부는 단순한 자금 투자와 계좌 위탁 행위를 시세조종의 ‘공모’로 단정했다”며 “하지만 이는 투자자가 전문가에게 운용을 맡기는 일반적인 경제 행위와 범죄 행위 사이의 경계를 무너뜨리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 달리 정치권에선 ‘영부인 지위’의 중요성을 짚은 이번 판결을 환영하면서 김 씨의 반성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컸다.

 

임명희 조국혁신당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국민 상식과 법 정서에는 부족한 형량이지만 2심에서 더 높은 형량을 선고한 것은 대통령 배우자의 지위에 대한 사법부의 엄중한 판단”이라고 했다. 임 대변인은 “김건희씨는 사법부 판단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상소는 꿈도 꾸지 말라. 이 정도 형량도 감지덕지”라고 덧붙였다.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도 이날 서면브리핑에서 “법과 원칙에 따른 지극히 상식적인 판결을 내린 사법부의 결단을 환영한다”며 “항소심 재판부가 1심을 뒤엎으며 뒤늦게나마 단죄의 시작을 알렸다”고 평가했다.

 

손솔 진보당 수석대변인은 “일부 유죄 판결로 사법 정의의 불씨는 살렸으나, 여전히 미완의 심판에 그쳤다. ‘범죄 전력 부재’나 ‘공모 단정 불가’라는 ‘법꾸라지’식 논리로 빠져나간 구멍들이 너무나 크다”며 “김건희씨의 범죄는 자본시장을 유린하고 국가 시스템을 사유화한 ‘중대범죄의 종합세트’다. 아직 규명되지 않은 ‘명태균 게이트’와 공천 개입 의혹의 실체를 끝까지 파헤쳐, 반드시 지은 죄만큼 죗값을 치르게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전광준 기자 >

 

 
 



 

시민주도 헌법개정 전국 네트워크 국회 앞 촉구
"부마·오월은 대한민국이 민주공화국이 된 근간"
"이젠 그 정신 제도와 구조 속에 새겨야 할 시점"

"국힘 개헌 반대 당론 주장은 국민 기만 행위다"
"39년 만의 개헌…이미 국민들은 대다수 동의"

 

23일 국회 본청 앞에서 시민주도 헌법개정 전국 네트워크가 주최한 부마항쟁 및 5ㆍ18 정신 헌법전문 수록 촉구 대회에서 부마항쟁과 5.18 민주화 운동 단체 대표자들이 헌법 개정을 촉구하며 삭발하고 있다. 2026.4.28. 연합
 

"부마와 오월을 헌법에!" "개헌으로 민주헌정 완성하자!" "지금 당장 개헌하라!"

 

시민주도 헌법개정 전국 네트워크는 28일 오후 2시 국회 본청 앞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을 향해 부마민주항쟁과 5·18민주화운동의 헌법 전문 명시, 비상계엄 강화, 지역 간 격차 해소와 균형 발전을 위한 국가의 의무 등을 담은 헌법 개헌안 통과를 촉구했다. 다음 달 7일 개헌안 가결을 위해서는 국회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의 표결 참여 없이는 통과가 불가능한 상황이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17일 국무회의에서 "광주민주화 운동과 함께 부마민주항쟁 정신도 헌법 전문에 담았으면 좋겠다"고 언급했다. 우원식 의장 등 국회의원 187명은 이를 반영해 지난 3일 개헌안을 국회에 공식 제출했다.  

 

이에 광주·전남·전북, 부산·울산·경남, 수도권 등 전국 각지에서 모인 이들은 국민의힘의 '6·3 지방선거 전 개헌 반대' 당론을 재고하고, 소속 의원들이 역사적 책임을 인식해 표결에 자율적으로 참여할 것을 요청했다.  

 

박상도 부마민주항쟁기념재단 이사장은 결의대회에서 "부마민주항쟁과 5·18민주화운동은 대한민국이 민주공화국이 되는 근간을 이룬 항쟁"이라면서 "이제 우리는 한 걸음 더 나아가 그 정신을 제도와 구조 속에 분명하게 새겨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23일 국회 본청 앞에서 시민주도 헌법개정 전국 네트워크가 주최한 부마항쟁 및 5ㆍ18 정신 헌법전문 수록 촉구 대회에서 부마항쟁과 5.18 민주화 운동 단체 대표자들이 헌법 개정을 촉구하며 삭발하고 있다. 2026.4.28. 연합
 

박 이사장은 "그 핵심이 바로 개헌"이라며 "부마민주항쟁과 5·18민주화운동의 정신이 헌법에 온전히 담긴다면 국가는 시민의 권리를 더욱 두텁게 보호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게 될 것"이라고 했다. 

 

신극정 5·18민주화운동부상자회 회장은 "(국민의힘) 정치인들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5·18 국립묘지를 찾아 무릎 꿇고 약속해 놓고 개헌안에 대해서 반대 당론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는 도저히 용서할 수 없는 국민을 기만하는 행위"라며 "이번엔 반드시 양심에 따라 행동하고 역사와 국민을 배신하지 말자. 5·18 민주화 운동과 부마민주항쟁 정신을 반드시 수료하도록 하라"고 했다.

 

김전승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공동대표는 "대한민국은 독재에 맞서 시민이 일어섰고, 국가 폭력 앞에서도 국민은 굴복하지 않았다"면서 "문제는그 정신을 담지 못해 민주주의 정통성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했다.

 

김 공동대표는 "이번 개헌은 39년 만이고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모두 합의할 수 있는 최소한의 공통분모가 이미 존재한다"며 "이미 국민 대다수가 동의했고, 지방선거 국민투표를 통해 충분히 실현 가능한 개헌안이 이미 발의되어 있다. 그런데도 이를 또 미루고 외면하면 국민에 대한 배신행위"라고 했다.

 

강기정 광주광역시장은 연대사에서 "국민의힘은 당론을 즉각 철회하고 자유 투표를 실시하라"며 "우리는 지금 이순신 장군이 12척의 배로 조선을 구했듯이 12명의 의로운 (국민의힘) 국회의원의 동참을 바라고 있다. 국회에서 딱 12명의 국회의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강 시장은 "지금 국민의힘은 내란 지도부에 의해 당론이 결정되고 우리의 헌법 개헌 진행을 막고 있다"면서 "의로운 국민의힘 의원들은 대한민국의 의로운 길에 동참해 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우원식 국회의장과 내빈들이 15일 오전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옛 마산시 합포구) 경남대학교 창조관에서 열린 '부마민주항쟁 헌법전문 수록 촉구 결의대회'에서 관련 내용이 담긴 손팻말을 들고 있다. 2026.4.15. 연합
 

박승렬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목사는 "우리는 1980년 5월 광주 시민들의 아픔을 기억한다"면서 "그 역사적인 영광이 더 이상 훼손되지 않기를, 그리고 그 역사적 영광이 우리의 후손들에게 대대로 내려가길 간절히 바란다"고 했다.

 

연대사가 끝난 뒤 국회 본청 앞에서는 김종기 부마민주항쟁기념재단 상임이사, 추혜원 오월어머니집 회원, 강응원 5·18민주화운동부상자회 이사는 삭발을 통해 개헌을 촉구했다. 

                                                                                                          < 김민주 기자 >

 

다음은 시민주도 헌법개정 전국 네트워크의 결의문 전문.                 

 

부마와 오월을 헌법에, 민주헌정 완성하자!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그리고 이 자리에 함께한 모든 시민과 동지 여러분. 우리는 오늘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근간을 바로 세우기 위해 이 자리에 섰습니다. 1979년 부마민주항쟁은 유신독재를 무너뜨린 시민의 거룩한 분노였고, 1980년 5·18민주화운동은 국가폭력에 맞서 인간의 존엄을 지켜낸 숭고한 희생이었습니다.

 

이 두 항쟁은 단순한 지역의 사건이 아니라, 대한민국 헌정질서를 지키고 국민주권을 바로 세운 우리 모두의 위대한 역사입니다. 헌법 전문 수록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대의 명령이며 국가의 책무입니다. '부마와 5·18'을 헌법 전문에 새기는 일은 단순한 문구의 추가가 아닙니다. 그것은 국가가 다시는 국민을 배신하지 않겠다는 엄중한 약속이며, 민주주의의 뿌리를 헌법에 새기는 역사적 선언입니다. 이제 우리 헌법은 1987년 체제의 한계를 넘어 미래로 나아가야 합니다. 민주주의의 역사와 희생을 헌법적 가치로 계승하는 것은 국가의 정체성과 책임을 분명히 하는 일이며, 이미 사회적 합의에 이른 시대적 과제입니다.

 

다가오는 국회 의결을 앞두고 정치권의 결단을 강력히 촉구합니다. 

 

여야는 부마와 5·18의 헌법 전문 수록 약속을 즉각 이행하십시오. 특히 국민의힘은 더 이상 침묵과 회피로 국민의 희생을 외면하지 마십시오. 개헌은 선택이 아니라 책임이며, 동참은 정치적 유불리를 넘어선 역사적 의무입니다. 정쟁을 넘어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근본을 세우는 결단에 즉각 응답하십시오. 헌법전문 수록이 실현될 때까지 우리는 결코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는 부마의 외침이 헌법이 되고, 오월의 희생이 국가의 약속이 될 때까지 끝까지 행동할 것입니다. 기억을 넘어 헌법으로, 희생을 넘어 국가의 책임으로 나가는 이 길에 모든 시민과 함께 연대할 것을 다짐합니다. 함께 외쳐주십시오.

 

2026년 4월 28일

 

부마·5·18정신 헌법전문수록 개헌 촉구 결의대회 참가자 일동

 

중앙선관위, 총영사관 통해 국민투표 준비 시작

6월3일투표 대비 국외부재자-재외투표인 등록해야

헌법개정안 국회서 통과되면 6.3 지선과 동시 투표 

모국정부가 헌법 개정안을 공고함에 따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6월 지방선거 동시 개헌안 투표에 대비한 재외국민투표 준비에 들어갔다.  6.3 국민투표가 실시될 경우 재외국민이 투표에 참여하려면 4월27일(월)까지 국외부재자 신고와 재외투표인 등록 신청을 해야 한다. 

 

중앙선관위는 지난 4월7일 공고된 헌법개정안이 국민투표에 부쳐질 것에 대비해 전세계 해외공관을 통해 재외 국민투표 준비작업에 착수했다. 이는 앞서 지난 3월6일 국회에서 재외국민에게도 헌법개정 등의 경우 투표권을 부여하는 내용의 국민투표법이 전면 개정된데 따른 것이다.

 

정부가 공고한 개헌안이 국회에서 통과될 경우 오는 6월3일 전국 지방선거와 동시에 개헌안 국민투표도 실시되며, 재외국민의 개헌안 국민투표 참여는 사상 처음이 된다. 다만 지방선거에는 재외국민 투표권이 없다.

 

헌법개정안은 국회에서 의결된 날로부터 30일째 되는 날의 직전 수요일에 국민투표를 실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5월 초 국회 의결이 이뤄지면 6월3일 예정된 제9회 전국동시 지방선거와 국민투표가 같은 날 실시된다.

 

이번 헌법개정안에는 대통령의 계엄 선포에 대한 국회 통제를 강화하고 헌법전문에 부마(釜馬)민주항쟁과 5·18 민주화운동 추가 등재도 반영됐다. 또한 국가의 균형발전 책무를 명확히하는 등 한국 사회의 주요 가치를 헌법에 명시하는 내용이 포함돼, 개정안 국민투표에 해외에 거주하는 재외국민들의 참여 열기도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토론토 총영사관은 「국민투표법」 제52조 및 제53조에 의거, 4월17일까지 재외국민투표관리위원회를 설치하고, 앞서 4월8일부터 4월27일까지는 국외부재자 신고 및 재외투표인 등록 신청을 접수하고 있다.

 

재외국민 가운데 주민등록이 한국내에 등재되어 있으나 사전투표 기간 시작 전에 출국해 국민투표일 또는 사전투표 기간 중 국내 투표가 어려운 경우 국외부재자 신고를 해야 한다. 한국에 주소를 둔 유학생, 주재원, 상사 직원 등 해외 체류자는 국민투표가 있을 때마다 신고가 필요하다.

 

주민등록이 없고 재외선거인명부에 등재되지 않은 국민이 해외에서 투표하려면 재외투표인 등록 신청을 해야 한다.

 

지난 대선에서 재외선거인 영구명부에 등재된 사람이라도 성명, 여권번호, 생년월일, 이메일, 전화번호 등 정보가 변경된 경우 변경 신청을 해야 한다. 그러나 변경 사항이 없는 경우 별도 신청 없이 투표 참여가 가능하다.

 

신고 및 신청은 ▲우편 ▲공관방문 ▲순회영사 방문 접수 ▲중앙선관위 홈페이지(ova.nec.go.kr) ▲전자우편(ovtoronto@mofa.go.kr) 등을 통해 가능하다. 자세한 안내는 토론토총영사관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토론토 총영사관은 “헌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할 경우 관할 지역에서 원활한 국민투표가 진행될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할 예정”이라며 재외국민들의 적극적인 신고와 참여를 당부했다.                                                                       < 문의: 416-920-38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