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염수에도 완전히 처리되지 않은 방사성 물질 포함

안이한 해양방류 장기간 계속되는 것 간과할 수 없어

 

도쿄전력의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일본 정부 명칭 '처리수') 해양 방류에 반대해온 일본 시민단체가 방류 중단을 요구하는 18만명분의 서명을 모아 일본 정부에 전달했다고 도쿄신문이 25일 보도했다.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지지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보도에 따르면 원수폭금지일본국민회의와 원자력자료정보실, 후쿠시마현평화포럼 등 3개 단체는 그동안 모아온 서명 용지를 전날 경제산업성을 통해 제출했다.

이들 단체는 작년 8월 오염수 해양 방류 이후 즉각적인 방류 중단을 요구하면서 서명을 모아왔다.

이들은 서명 운동을 펼치는 이유와 관련해 다핵종제거설비(ALPS)를 거친 오염수에도 완전히 처리되지 않은 방사성 물질이 포함돼있다며 "방류가 아닌 다른 방법에 대한 충분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 후쿠시마 원전에서는 다른 원전과는 달리 핵연료 잔해(데브리)와 직접 접한 물이 방류되는 것이라며 "안이한 해양 방류가 장기간 계속되는 것을 간과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들 단체는 앞으로도 서명을 더 모아 일본 정부에 추가 제출할 계획이다.   < 연합= 경수현 특파원 >

후쿠시마 원전서 정전 직후 부상자도 발생

"작업 중 전원 케이블 손상한 듯"

지난 달에도 지진에 방류 중지

사용후 핵연료 저장수조 냉각설비 등 정상 운전

 

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지지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일본 도쿄전력이 24일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에서 일어난 정전으로 오염수(일본 정부 명칭 '처리수') 해양 방류를 한때 중단했다가 재개했다.

도쿄전력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43분께 원전 내 설비에 전기를 공급하는 계통 일부의 가동이 중단되면서 정전이 발생했다.

이 영향으로 지난 19일부터 진행 중인 5차 오염수 해양 방류도 일시 중지됐다가 오후 5시 15분께 재개됐다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도쿄전력은 "정오께 처리수 희석·방류 설비에 이상이 없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후쿠시마 원전 1∼3호기 원자로 급수설비와 사용후핵연료 저장수조 냉각 설비는 정전 영향을 받지 않고 계속 운전됐다고 도쿄전력은 전했다.

아울러 원전 주변 방사선량을 측정하는 계측기 수치에도 이상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쿄전력은 원전 부지 내에서 굴삭 작업을 하던 중에 전원 케이블이 손상되면서 정전이 일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해 도쿄전력은 이날 오전 10시 47분께 작업 현장에서 부상자가 나와 병원으로 이송했다고 밝혔다.

협력업체 직원인 부상자는 화상을 입었지만, 의식이 있는 상태로 전해졌다.

이러한 상황에서 전날 일본에 입국한 국제원자력기구(IAEA) 조사단이 후쿠시마 제1원전에 들어가 오염수 방류 작업과 설비를 살폈다고 후쿠시마 지역 TV가 전했다.

조사단에는 한국과 오염수 방류에 반대하는 중국을 비롯해 미국, 러시아, 영국, 프랑스, 캐나다, 호주, 베트남 등 각국 전문가가 참여했다.

지난해 8월 시작된 오염수 방류가 외부 영향으로 한때 중지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앞서 지난달 15일 후쿠시마현 앞바다에서 규모 5.8의 지진이 발생하자 도쿄전력은 절차에 따라 오염수 해양 방류를 수동으로 중단했다가 같은 날 재개한 바 있다.

도쿄전력은 작년 8월 첫 해양 방류를 시작해 지난달까지 네 차례에 걸쳐 총 3천1천145t의 오염수를 후쿠시마 원전 앞바다에 내보냈다.

2024년도(2024년 4월∼2025년 3월)에는 7차례로 나눠 오염수 약 5만4천600t을 처분할 계획이다.

5차 오염수 해양 방류는 내달 7일 종료될 예정이다.

교도통신은 "지난해 10월 다핵종제거설비(ALPS) 배관 청소 중에 작업자가 고농도 방사성 물질이 포함된 액체를 뒤집어쓴 데 이어 올해 2월에는 오염수 정화 장치에서 오염수가 누출되는 등 문제가 잇따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 연합= 박성진 박상현 특파원 >

인플레와 싸우는 美 등 금리인하에 걸림돌…WTI, 12일 한때 87.67달러

비트코인 가격 급락했다 낙폭 줄여… 이스라엘 주가지수 보합세

이스라엘, 재보복에 확전여부 달려…중동, 세계 원유생산 3분의 1

 

                        14일(현지시간) 이란 미사일·드론 공격을 요격하는 이스라엘 방공망 [신화 연합뉴스]

13일(이하 현지시간) 이란이 그동안 예고해온 이스라엘 보복 공격에 실제로 나서면서 중동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국제 유가 상승 우려도 커지고 있다.

국제유가 상승은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하는 만큼 세계 경제를 위협하는 동시에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의 금리 인하에도 걸림돌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이번 충돌이 국제 유가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신중론도 존재하며, 공격 이후 문을 연 이스라엘 증시에서 주요 주가지수는 보합세를 보이고 있다.

 
                    로스앤젤레스의 한 주유소에서 주유하는 운전자 [EPA=연합뉴스 자료 사진]

 

◇ 이란-이슬라엘 충돌 확대 위기…호르무즈 봉쇄시 유가 급등 가능성

이란은 13일 밤 무인기(드론)와 순항미사일 등을 동원해 이란 영토에 대한 직접 공격을 단행했다. 이란은 지난 1일 발생한 시리아 주재 자국 영사관 폭격의 배후로 이스라엘을 지목하면서 보복을 예고해왔다.

앞서 이란의 보복 공격이 임박했다는 관측 속에 12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는 5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이 장 중 한때 배럴당 87.67달러까지 올랐고 전장 대비 0.64달러(0.75%) 상승한 85.6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6월물 브렌트유 가격은 장중 배럴당 92.18달러까지 올랐고 종가는 0.71달러(0.8%) 오른 90.45달러였다. 브렌트유 선물 가격이 92달러를 웃돈 것은 지난해 10월 말 이후 5개월여 만이다.

중동은 전 세계 원유 생산의 3분의 1을 담당하고 이란은 석유수출국기구(OPEC)에서 3번째로 원유 생산량이 많은 만큼, 이번 충돌의 향후 전개 양상에 따라 국제 유가는 출렁일 가능성이 있다.

여기에 더해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될 경우 유가가 급등할 수 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사우디아라비아·쿠웨이트·이라크·이란·아랍에미리트(UAE) 등 중동 산유국의 수출통로로 전 세계 천연가스(LNG)의 3분의 1, 석유의 6분의 1이 지난다. 국내로 들어오는 중동산 원유도 이 해협을 통해 수입된다.

이번 공격에 앞서 에너지 컨설팅회사 래피던 그룹의 밥 맥널리 대표는 CNBC방송 인터뷰에서 "무력 충돌이 국제 원유 주요 운송로인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까지 이어진다면 유가가 배럴당 120∼130달러대로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CIBC프라이빗웰스의 레베카 바빈은 "이란의 직접적인 (분쟁) 개입시 중동 지역의 공급 혼란 가능성이 커진다"면서 원유 가격 상승에 베팅하는 콜옵션 매수 등이 계속되고 있다고 전했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 유가 상승, 美 금리 인하에 악재…"유가에 큰 영향 없을 것" 관측도

국제 유가 상승은 인플레이션 요인인 만큼 아직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을 지속 중인 미국 등 세계 경제에도 부담을 줄 수 있다.

유가 상승이 지속될 경우 가뜩이나 늦어지고 있는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시기가 더 뒤로 밀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는 다른 국가들의 금리 인하에도 영향을 끼치게 된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이스라엘과 하마스(팔레스타인 무장정파) 간 전쟁 초기였던 지난해 10월 충돌 확대에 따른 여파를 우려하면서, 유가가 10% 상승 시 글로벌 생산이 0.15%포인트 감소하고 인플레이션은 0.4%포인트 오를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최악의 경우 1973년 '오일 쇼크'와 같은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내놓고 있다.

당시 아랍 산유국들이 중동 전쟁 과정에서 석유를 무기화하면서 국제 유가가 급등했고, 1970년대 10% 안팎의 고성장을 구가하던 한국도 2차 오일 쇼크의 영향으로 1980년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바 있다.

다만 IMF 상임이사회 이사를 지낸 호세인 아스카리는 스푸트니크통신 인터뷰에서 중동 긴장 고조로 국제 유가가 급등할 가능성은 있지만 이는 일시적일 것으로 관측하며 원유 시장에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봤다.

그는 "이란이 유조선들을 공격하지 않을 것이며 그런 만큼 원유 수출이 계속될 것"이라면서 이란은 원유 수출을 계속 원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스라엘이 이란산 원유를 수송하는 유조선을 공격할 경우 이란도 유조선 공격에 나서면서 유가가 급등할 수는 있다고 전망했다.

                                 비트코인 기념주화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 이스라엘 증시 보합세…비트코인 가격 출렁

일요일에도 문을 여는 이스라엘 증시에서 14일 주요 주가지수 TA-35는 보합세다.

TA-35는 이란 공격에도 불구하고 장 초반 플러스로 개장했으며, 이후 하락 전환했다가 다시 양전하는 등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한국시간 오후 5시 21분 기준 전장 대비 0.01% 오른 채 거래되고 있다.

주말을 맞아 주요 전통 자산 시장의 거래가 멈춘 가운데, 24시간 거래되는 비트코인 가격은 이란의 공격 소식이 알려진 직후 급락했다가 낙폭을 일부 만회한 상태다.

가상화폐 정보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6만7천달러 선 위에서 움직이다 이란 공격 소식이 알려진 뒤 한때 6만1천달러선으로 수직 낙하했지만, 이후 6만4천달러대로 올라온 상태다.

유엔 주재 이란 대표부는 이번 공격 이후 SNS 게시물을 통해 이란의 이번 공격은 시리아 주재 자국 영사관 폭격에 대한 대응이라고 밝히면서 "그 문제는 종결된 것으로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이스라엘 정권이 또 다른 실수를 저지른다면 이란의 대응은 훨씬 더 심각할 것"이라면서 미국에도 개입하지 말 것을 경고했다.

가상화폐 전문매체 코인데스크는 이란 측 입장 발표 이후 비트코인 가격이 회복하기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시장에서는 금을 비롯한 원자재 시장과 미국 뉴욕 증시의 흐름도 주시하고 있다.

중동의 지정학적 불안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커지면서 국제 금 가격은 12일 사상 처음으로 온스당 2천400달러선을 넘어선 바 있다.

일각에서는 금 가격이 올해 들어 13% 넘게 오른 만큼 랠리가 과도하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지정학적 우려 고조 시 2천500달러 선을 바라볼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인플레이션으로 미국 기준금리 인하가 예상보다 늦어질 수 있다는 우려 속에 12일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1.24%)를 비롯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1.46%), 나스닥지수(-1.62%) 등이 모두 1% 넘게 하락했다.

마켓워치는 중동의 지정학적 긴장 고조 및 유가 상승 시 주식 매도세가 심해질 수 있지만 통상적으로 지정학적 사건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일시적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연합=차병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