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해상봉쇄"…의회에 군사행동 재개 통보
'호르무즈 수호자' 자처 "화물 20% 통행료 내라"
호르무즈 충돌 핵심은 '오만 항로' 허용 여부
이란군, 조율 없이 오만 항로 이용한 상선 공격
혁명수비대, 미 5함대 바레인 기지 집중 타격
후티 반군은 홍해 해협 차단 카드 만지작
미국의 해상봉쇄 재개와 이란의 미군 기지 공격이 이어지면서, 어렵게 타결된 미국-이란 간의 종전 합의 양해각서(MOU)가 4주 만에 사실상 효력을 상실하게 됐다.
결국 최대 문제는 호르무즈 해협이었다. 전 세계 석유 물동량의 약 25%, 가스의 20%가 통과하는 호르무즈 통제권을 주장하며 '통행료'를 받겠다는 이란의 입장과, 이를 절대로 인정할 수 없다는 미국의 입장이 정면으로 맞부딪힌 결과다.

트럼프, 의회에 군사행동 재개 공식 통보
"이란과 이란 거래국 선박들 해상봉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7일 이란에 대한 군사행동을 재개했다는 서한을 10일 미 의회에 공식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13일 미국 언론 등의 보도를 통해서다. 1973년 제정된 미국의 전쟁권한법에 따르면, 대통령이 의회의 승인 없이 군사행동을 했을 때는 개시 48시간 이내에 의회에 이런 사실을 통보해야 한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13일 트루스 소셜을 통해 이란 선박에 대한 해상봉쇄를 재개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는 모든 전선에서 군사 작전의 즉각적이고 영구적인 종료(제1항)와 30일 내 이란에 대한 해상봉쇄 완전 종료(제4항) 등 종전 MOU의 핵심 조항을 더 이상 준수하지 않겠다는 뜻을 행동으로 보여준 것이어서, 이란의 반발과 함께 전면전 재개 우려를 키우고 있다.
트럼프는 미 의회에 보낸 서한에서 지난 7일 이란군의 상선 3척 공격이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한 통항을 보장해야 한다는 합의를 위반"한 것이며, 그래서 미국이 공격을 단행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미 중부사령부는 이란의 미사일 저장고와 방공시스템, 해상 전력, 철교 등을 상대로 7일부터 연일 대대적으로 공습했으며, 최근 3일간은 이란에 대한 야간 공습을 가했다.
트럼프는 13일 '휴 휴잇 쇼'에서 종전 MOU에 대해 "일종의 시험"이었지만, 이란이 통과하지 못했다면서 이란에 대한 해상봉쇄와 군사 공격 병행 방침을 밝혔다. 그러면서 "오늘 밤에도, 내일도 세게 때릴 것"이라고 말해 추가 공격을 예고하기도 했다.

IRGC, 미 5함대 바레인 기지 집중 타격
후티 반군, 홍해 해협 차단 카드 만지작
이란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7일과 8일 미국의 대대적 공습에 대한 반격으로 바레인 내 미군 제5함대 사령부와 쿠웨이트의 알리 알 사렘 공군기지를 포함해 걸프 지역 내 85개 미국 군사 기지를 타격했다. 이란 메흐르 통신에 따르면, IRGC는 14일 미 제5함대가 주둔한 바레인의 주파이르 해군기지 내 미군 무기 저장고와 위성통신센터, 병력 숙소 건물을 공격했으며 추가 작전이 계속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예멘의 친이란 반군 후티는 13일 텔레그램 성명을 통해 사우디아라비아가 수도 사나의 국제공항을 수차례 공습했다고 주장하고 "반드시 응징하겠다"면서 휴전 종료를 선언해 앞으로 미-이란 전쟁의 여파가 전 세계 석유 물동량의 10~12%가 통과하는 홍해의 바브엘만데브 해협으로 번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최근의 이 모든 사달은 호르무즈 해협과 관련한 종전 MOU 제5항에 대한 상반된 해석에서 비롯됐다. MOU 제5항의 핵심은 ▲ 이란은 60일에 한해 통행료 없이 상업 선박들의 안전한 통항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해 조처한다 ▲ 이란은 적용이 가능한 국제법 및 호르무즈 연안국의 주권에 맞게 호르무즈의 미래 관리 및 해상 서비스를 규정하기 위해 오만과 대화를 진행하고 다른 페르시아만 연안국들과 논의한다는 내용이다.

호르무즈 충돌 핵심은 '오만 항로' 허용 여부
이란군, 조율 없이 오만 항로 이용하자 공격
이에 중동 전문가인 미 퀸시 연구소의 트리타 파르시 부소장은 13일 <리스폰서블 스테이트크래프트> 기고에서 "이란이 합의 기간 내내 해협 전체의 안전 통행을 책임지는지, 해협의 북쪽 항로만 책임지는지의 문제다"라고 풀이했다. 파르시는 "표면 아래에는 더 근본적인 전략적 이견이 자리 잡고 있다. MOU가 체결되기 전부터 테헤란은 워싱턴의 목적이 오만 영해를 통과하는 남부 해운 항로를 개척하여 해협에 대한 이란의 통제력을 점진적으로 약화하는 것이라고 믿었다"면서 "테헤란이 보기에, 워싱턴은 이 대안 항로를 강화하고자 MOU를 이용했으며, 이란과 조율 없이 상선 호송을 군사적으로 지원한 것은 그 방향으로 가는 중요한 단계였다. 성공할 경우, 이 전략은 이란의 가장 중요한 지렛대를 박탈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런 맥락에서 이란은 추후 통행료 부과를 포함해 호르무즈 통제권을 기정사실로 만들고자 이란에 인접한 항로로 통과하도록 하고, 사전 조율 없이 오만 쪽 남부 항로를 이용할 경우 공격하겠다는 의사를 누차 밝혀왔다는 설명이다. 그런 와중에 지난 7일 상선 3척이 이란과의 사전 조율 없이 오만 쪽 항로를 통해 호르무즈 통과를 시도하자 이란군이 타격을 가한 것이다.
호르무즈 통제권 문제는 13일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의 수호자"(THE GUARDIAN OF THE HORMUZ STRAIT)라고 자처한 뒤 '호르무즈 통행료'를 받겠다는 폭탄선언을 해 큰 파문을 불렀다. 이는 단순한 외교적 수사를 넘어, 미국이 해협 안전 보장을 명분으로 사실상 새로운 형태의 해상 통제권을 주장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트럼프 "미국, 호르무즈 해협 수호자"
통행료로 "선적 화물의 20%를 부과"
트럼프는 트루스 소셜을 통해 "공정성의 원칙에 따라, 전 세계에서 가장 불안정한 이 지역에 안전과 안보를 제공하는 데 필요한 모든 비용에 대해 미국은 선적 화물 전체의 20%를 환급받을 것이다. 지금 이 시점부터"라고 주장했다.
그동안 이란의 호르무즈 통행료 부과 추진에 유엔해양법협약(UNCLOS)과 국제 관습법을 들어 '불법'이라면서 극구 반대해왔던 미국의 대통령이 '미국은 된다'는 이율배반적 주장을 함으로써 가뜩이나 높아진 대미 불신을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JD 밴스 부통령은 6월 18일 종전 합의 양해각서(MOU) 관련 기자회견에서,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은 6월 25일 바레인에서 열린 걸프협력회의(GCC)에서, 당시 이란과 오만이 해협 관리 수수료(통행료) 부과 검토 공동 성명에 반대하며 "어떤 국가도 국제 수로에서 통행료나 수수료를 받을 수 없다. 이것이 국제법이다", "어떤 국가의 일방적 통행료 징수도 용납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유엔해양법협약에 따르면 해협 내 수로가 특정국의 영해라고 해도 연안국의 주권보다 '통과 통항권'이 우선인 만큼 선박이 통과를 목적으로 중단없이 신속하게 목적을 향해 나아갈 때 방해하면 불법으로 간주된다. 통과를 이유로 통행료를 부과하는 행위는 명시적으로 금지되지만 도선사 안내, 구난 구조, 기뢰 제거 등 구체적 서비스의 대가로 수수료는 받을 수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미국은 유엔해양법협약에 서명하지 않았고 이란은 서명했지만 비준하지 않아 양국 모두 이 협약에 완전히 구속된 상태는 아니다. 그러나 유엔해양법협약이 1982년 제정되기 전부터 전 세계에는 공해를 자유롭게 항행할 수 있다는 국제 관습법이 존재한다는 게 지배적인 견해다.

이란, 트럼프 '통행료' 부과 선언 '환영'
인남식, 미국을 보안업체 '세콤'에 비유
이란을 막겠다는 명분으로 미국이 20%의 호르무즈 통행료 부과를 실행에 옮긴다면 석유와 가스를 수출해야 하는 걸프 국가들은 물론, 중동 원유에 의존하는 한국, 일본, 유럽 등 동맹국들도 불가피하게 큰 타격을 받게 된다. 그럴 경우 세계 안보 수호자가 아니라, '보호비' 명목으로 막대한 통행세를 요구하는 '폭력적 행위자'로 비칠 수 있다.
"미국은 호르무즈 해협의 수호자"이고 통행료를 걷겠다는 트럼프의 '폭탄선언'이 나오자 이란은 조롱이 섞인 환영 메시지를 내놨다. 아바스 아라그치 외무장관은 이날 X를 통해 "미국 대통령의 말이 절대로 옳다.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안전한 통항을 제공하는 누구든 이 서비스에 대해 보상받아야 한다"고 맞장구를 쳤다. 그러면서 "이란은 언제나 그 해협의 수호자였고 영원히 그럴 것이다. 물론 20%는 너무 많다. 우리는 공정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이에 인남식 국립외교원 교수는 이날 페북 글을 통해 "(트럼프의) 뜬금없어 보이는 발언은 그동안 공동운명체로 동맹과 협력하며 국제 질서를 유지하던 이익의 공유자로서의 미국이 아니라는 사실을 확인시키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어쩌면 미국은 이제 보안업체 세콤처럼 계약 관계에서 수수료를 받고 싶다는 속내를 밝힌 셈이다"라고 논평했다.
문제는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이번 충돌이 단지 미국과 이란의 분쟁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세계 에너지 공급망의 핵심 요충지를 둘러싼 통제권 경쟁이 본격화할 경우, 전후 국제 해양 질서 자체가 새로운 시험대에 오를 수 있다. < 이유 기자 >
'● WORLD'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베네수 지진 사망자 4천300명 넘어…실종자 여전히 5만명 (0) | 2026.07.12 |
|---|---|
| 이란 호르무즈 재봉쇄 직후, 미군 이번 주 3번째 공습 (0) | 2026.07.12 |
| 미-이란 다시 불붙은 타격전…종전 MOU 최대 위기 (0) | 2026.07.09 |
| 트럼프, 취임후 쿠팡주 18회 거래…무역대표는 취임 전 쿠팡서 보수 (0) | 2026.07.05 |
| 7·4 미 독립 250주년 축포 쏠 때 이란 장례 조포 쏜다 (0) | 2026.07.03 |
| 미국, 북미 무역협정 연장 거부…트럼프 “최고의 협정” 자화자찬 6년 만에 (0) | 2026.07.02 |
| 트럼프 재임 첫 해만 3조 4200억원 벌어…대통령직은 비즈니스? (0) | 2026.07.02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