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민 75% 캐나다 잔류 선택했으나 '주 자치권 확대' 9개 개혁안은 과반 찬성 가결
- 마크 카니 총리 '연방 통합' 승리 표방 속 이민·사법·상원 개혁 요구라는 거대한 시험대 직면

 

알버타주에서 실시된 주 전역 주민투표에서 주민 다수가 캐나다 잔류를 선택하며 분리독립이라는 파국은 일단 면했다. 그러나 함께 부의된 연방 제도 개혁 및 자치권 확대 안건들이 대거 가결되면서, 마크 카니(Mark Carney) 캐나다 연방 총리와 오타와 연방정부를 향한 국정 운영 방식 변화의 요구는 오히려 한층 격화될 전망이다.
여론조사기관 엡소스 캐나다(Ipsos Canada)의 대럴 브리커(Darrell Bricker) 회장은 글로벌뉴스(Global News) 기고를 통해 이번 주민투표의 진정한 의미와 향후 캐나다 정국에 미칠 파장을 상세히 분석했다.

1. 분리독립 거부 속 드러난 '연방제 개혁'의 강력한 열망

이번 주민투표에서 가장 큰 관심을 모았던 10번 안건(분리독립 추진 또는 추가 투표 실시 여부)에 대해 알버타 투표자의 4분의 3(약 75%)은 분리독립에 반대하고 캐나다 잔류를 선택했다. 분리독립 절차 수립에 찬성한 비율은 25%에 그쳤다.
그러나 주민투표에 부의된 나머지 9개 안건은 전혀 다른 결과를 보였다. 10번 안건을 제외한 9개 안건 모두가 알버타 주민 과반의 찬성을 얻어 가결되었다. 특히 Ipsos가 실시한 전국 여론조사에 따르면, 알버타 외부의 캐나다 국민들 역시 이 9개 안건 중 8개에 대해 과반 찬성을 나타냈다. 이는 오타와 연방정부를 향한 불만과 제도 개혁 요구가 알버타에만 국한된 현상이 아니라 캐나다 전역에 확산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2. 주민투표 가결 9개 안건의 핵심: 이민 통제와 주 자치권 대폭 확대

가결된 9개 안건은 크게 두 가지 범주로 나뉜다.


이민 정책 및 공공서비스 접근 제한 (1~5번 안건)
- 이민 수용 규모 및 정책에 대한 주 정부의 권한 대폭 강화
- 전체 이민자 수 축소 및 주 내 고용 시 자국민/주민 우선권 부여
- 임시 체류자에 대한 공공 재정 지원 보건·사회 서비스 이용 제한
- 주 선거 투표 시 유권자의 시민권 증명 의무화

연방 구조 및 사법·입법 체제 개혁 (6~9번 안건)
- 주 상급법원 판사 임명권을 연방정부에서 주 정부로 이관
- 캐나다 상원(Senate) 폐지
- 주 정부 관할 또는 공동 관할 분야에서 주 법률이 연방 법률에 우선하는 권한 부여
- 연방 정부 프로그램 탈퇴 시 이에 상응하는 재정 지원(펀딩)을 유지할 수 있는 옵트아웃(Opt-out) 권리 보장

이 중 일부는 헌법 개정이 필요한 사안이며, 주민투표 가결 자체가 즉각적인 법적 효력을 갖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대니얼 스미스(Danielle Smith) 알버타 주총리는 이번 투표를 통해 연방정부와의 협상에서 강력한 정통성과 정치적 명분을 확보하게 되었다.

3. 마크 카니 총리의 정치적 딜레마와 대니얼 스미스 주총리

마크 카니 총리는 투표에 앞서 캘거리 유세 등에서 "9개 안건에 반대하라(No to the Nine)"는 슬로건을 내걸고 연방 체제를 흔드는 개혁안에 반대 표를 던질 것을 호소한 바 있다.
분리독립 안건이 압도적으로 부결된 것은 카니 총리에게 연방 통합을 지켜냈다는 명분을 주지만, 동시에 나머지 9개 안건의 가결은 그에게 막대한 정치적 부담을 안기게 되었다. 카니 총리는 대서양 해안으로 이어지는 신규 파이프라인 건설을 지원하는 등 이전 자유당 정부와 차별화된 친(親)알버타 행보를 보였으나, 알버타 주민들이 요구하는 자치권 확대는 단순한 에너지·환경 이슈를 넘어 연방제 전반의 개혁으로 확대된 상태다.

4. 퀘벡주와의 연대 가능성과 캐나다 내부 갈등

최근 퀘벡주 선거에서 주권주의 성향의 퀘벡당(Parti Québécois)이 집권하면서 연방정부의 입지는 더욱 좁아졌다. 알버타와 퀘벡은 정치적 지향점과 목적은 다르지만, '연방정부로부터의 주 자치권 확대 및 권한 이양'이라는 공통의 목표 아래 연대 전선을 구축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의 무역 마찰 등 외부적 위협 속에서 캐나다 국민들이 단합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에너지 정책, 환경 규제, 재정 분배 등을 둘러싸고 오타와와 지방 정부 간에 누적된 내부 갈등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은 채 남아 있다.

5. "끝이 아닌 '시작의 끝'": 연방 체제 재편 논의 본격화

브리커 회장은 윈스턴 처칠의 명언을 인용하며 이번 주민투표 결과를 평가했다.

"이것은 끝이 아니며, 끝의 시작도 아니다. 다만 시작의 끝일 뿐이다."

알버타의 분리독립 거부가 오타와 연방정부와의 갈등이 끝났음을 의미하지 않는다. 오히려 이번 투표는 캐나다라는 국가 체제가 어떻게 운영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훨씬 더 광범위하고 근본적인 논의가 시작되었음을 알리는 전환점이다.

연방정부가 분리독립 부결이라는 결과에 안주하여 기존의 현상 유지(Status quo)만을 고집한다면 치명적인 오판이 될 수 있으며, 알버타를 비롯한 각 주들이 던진 9개의 질문에 대해 오타와가 어떤 실질적인 답을 내놓을지가 향후 캐나다 정국의 최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한국갤럽 5월 ~10월 여론조사 분석]


긍정평가 5월 63%에서 9월 38%로 급락
진보 29%P ·중도 27%P ·보수 21%P 빠져
1차 보수→ 2차 중도→ 3차 진보 순 하락
보수결집·정책불만·진영 갈등 등 원인 복합적
정책 성과는 인정해도 정치적 판단에 실망도
'정상화·합리화·상식'의 초심으로 신뢰 얻어야
대통령과 내각, 민주당 지도부 제 역할 해야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운영 긍정 평가(지지율)가 지난 5월 63%에서 9월 38%로 25% 포인트 하락했다. 10월 첫 조사(2주차)에서도 37%, 3주차 조사에서는 39%로 2% 포인트 올랐지만 여전히 30%대에 머물고 있다.

 

지지율 하락 원인과 해법을 찾기 위해 한국갤럽(이하 갤럽)의 5~9월 월간 통합자료를 분석하고 10월 두차례 여론조사를 살펴봤다. 원인을 알아야 해법도 찾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 기간 동안 여론조사 이념성향 표본 구성비는 거의 변하지 않았다. 그러나 대통령에 대한 평가는 이념 성향을 가리지 않고 악화됐다. 진보층의 긍정 평가는 29%포인트, 중도층은 27%포인트, 보수층은 21%포인트 하락했다. 40대와 50대 등 핵심 지지 연령층도 예외가 아니었다. 보수층의 결집이나 진보층의 여론조사 불참만으로 설명할 수 없는 변화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재명 대통령 지지율(긍정 평가) 하락은 한 번의 단일 사건으로 발생하지 않았다. 6·3 지방선거 직후 선거관리 논란과 보수층 결집이 초기 하락에 가장 많은 영향을 미쳤다. 이후 중도층의 이탈과 핵심 지지층의 긍정 평가 약화가 순차적으로 이어졌다. 부동산과 경제, 인사 등 국정운영 전반의 불만이 누적된 것으로 분석된다.

 

이재명 대통령이 16일 부산시청에서 열린 부마민주항쟁  47주년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이날 부마민주화 항쟁과 광주민주화 운동을 헌법 전문에 담아야 한다며 국회에 헌법개정을 위한 의견수렴과 토론을 촉구했다.  2026.10.16 연합   

 

특히 8·17 전당대회를 둘러싼 진영 내 갈등이 겹쳤다. 6월 말부터 유시민 작가가 여러 차례 대통령의 정치적 판단을 비판하고 경고한 것은 겉으로 보면 지지율 하락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이지만 핵심 지지층 내부에 존재하던 의문과 불만이 공개적으로 드러난 시점으로 이해 할 수 있다.

 

9월 18일 이 대통령은 기자회견을 통해 국민의 실망과 우려에 답하고 통합의 메시지를 내놓았다. 그러나 이후에도 인사와 검찰개혁, 여권 내부 갈등을 둘러싼 논쟁은 이어지고 있다. 10월 갤럽 2주차 조사에서 부정평가는 다소 낮아졌지만 긍정 평가의 뚜렷한 반등은 나타나지 않았다. 가장 최근 조사인 3주차 조사 결과는 반등의 조짐이 조금은 보인다. 비록 전주에 비해 2% 포인트 지지율이 상승했지만 표본의 이념성향 구성비를 보면 보수성향 표본이 진보성향 표본보다 6.6% 포인트 더 많았다. 이는 표본이 고르게 표집됐다면 오차범위 내이지만 지지율 상승 여력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주목할 점은 국정운영의 모든 분야가 똑같이 부정적인 평가를 받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외교와 복지 분야에서는 상대적으로 긍정적인 평가가 유지되고 있다. 이는 대통령의 국정 현안 대응 능력을 인정하면서도 정치적 판단에는 실망하는 사람들이 있음을 시사한다. 개별 정책의 성과와 대통령에 대한 정치적 신뢰가 반드시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그렇다면 대통령 지지율을 끌어내린 것은 무엇이며, 회복의 길은 어디에 있을까. 여론조사에서 직접 확인되는 불만은 부동산과 인사, 경제와 안보 등 다양하다. 그러나 서로 다른 불만이 장기간 누적되는 과정에서 대통령의 국정운영 방식, 검찰 개혁 등 정치적인 색채가 강한 개혁과제에 대한 지지층의 신뢰가 약해진 것은 아닌지 살펴봐야 한다. 해법 역시 일회성 인사나 기자회견등으로 여론을 단기에 반등시키기는 현재로서는 어렵다. 정책의 일관성을 회복하고 정치적 갈등을 조정하며 대통령과 참모, 내각과 여당이 제 역할을 하는 국정운영 체계를 갖춰야 지지율 상승으로 이어질 것으로 판단된다.

 

연령별 대통령 지지율 변화도 컸다. 5월부터 9월까지 40대의 긍정평가는 75%에서 49%, 50대는 77%에서 47%로 떨어졌다. 각각 26%포인트와 30%포인트 하락했다.

 

18~29세는 50%에서 29%, 30대는 53%에서 32%, 60대는 61%에서 35%, 70세 이상은 54%에서 33%로 낮아졌다. 10월 첫 조사에서는 50대가 긍정평가 55%로 반등했지만 40대는 44%, 30대는 30%, 18~29세는 24%에 그쳤다. 그러나 희망적인 점은 3주차 조사에서는 40대 긍정 평가가 53%로 과반이었다. 반면 50대는 45%였다. 이는 표본 표집의 차이에서 비롯되는 현상으로 여전히 40대와 50대는 이재명 대통령에 대한 지지도가 높은 집단이라고 할 수 있다.

 

모든 연령층이 같은 이유로 대통령에게 실망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청년층은 주거와 일자리, 경제 전망에 민감할 수 있고, 40·50대는 경제뿐 아니라 검찰개혁과 정치적 갈등에 대해서도 다른 기대를 갖고 있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어느 한 세대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이다.

 

6월부터 드러난 지지기반의 균열

 

지지율 하락의 첫 번째 변화는 6·3 지방선거 직후 나타났다. 5월 셋째 주 64%였던 대통령 긍정평가는 6월 둘째 주 57%로 떨어졌다. 같은 기간 민주당 지지율은 45%에서 41%로 낮아졌고, 국민의힘은 22%에서 29%로 상승했다.

 

 

선거관리 과정의 투표용지 부족 논란과 보수층 결집, 서울시장 선거 패배에 따른 진보 진영의 실망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6월 하순에는 다른 양상이 나타났다. 대통령 긍정평가는 둘째 주 57%에서 넷째 주 51%로 다시 6%포인트 떨어졌지만 민주당 지지율은 41%로 변하지 않았다. 국민의힘 지지율도 29%에서 27%로 낮아졌다. 중도층의 대통령 긍정 평가는 60%에서 51%로 하락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6월 26일 유시민 작가가 김어준 씨의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이 대통령의 외연 확대 방식을 비판했다. 기존 지지 기반을 유지하면서 중도와 보수로 지지층을 넓히는 '증축'이 아니라, 기존 지지 기반을 허무는 '재건축'을 시도하는 것 아니냐는 문제 제기였다.

 

유 작가의 발언이 대통령 지지율을 떨어뜨린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이미 지지율은 상당히 하락한 상태였다.

 

오히려 주목할 것은 그의 발언에 공감한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는 점이다. 대통령의 정치적 판단을 지켜보면서 뭔가 석연치 않다고 느끼면서도 그 이유를 명확히 설명하지 못했던 국민들에게 유 작가의 발언은 자신의 생각을 확인하는 계기가 됐을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9월 18일 기자회견을 통해 갈등 수습에 직접 나섰지만 이후 여전히 민주 진보‧개혁 진영의 갈등은 계속되고 있다.

 

전당대회가 끝나도 해소되지 않은 갈등

 

6월 말부터 드러난 여권 내부의 갈등은 민주당 8·17 전당대회를 앞두고 더욱 격화됐다. 정청래 전 대표와 김민석 전 국무총리, 송영길 전 대표 등이 경쟁하는 과정에서 당대표 선거는 정치적 주도권을 둘러싼 대결로 전개됐다.

 

특히 대통령이 누구를 지지하느냐는 이른바 '명심' 논란이 불거지면서 대통령의 정치적 중립성까지 쟁점이 됐다.

 

7월 첫째 주 54%였던 대통령 긍정평가는 8월 11~13일 조사에서 44%로 떨어졌다. 부정평가는 46%로, 처음으로 긍정평가를 넘어섰다. 전당대회가 열리기 나흘 전이었다.

 

8월 17일 김민석 후보가 54.08%를 얻어 45.92%의 정청래 후보를 누르고 당대표로 선출됐다. 그러나 전당대회 직후인 18~20일 조사에서 대통령 긍정평가는 45%, 부정평가는 45%였다. 직전 조사와 비교해 거의 변화가 없었다.

 

전당대회가 지지율 반등의 계기가 되지 못한 것이다. 경쟁은 끝났지만 그 과정에서 생긴 불신까지 해소된 것은 아니었다. 대통령과 당대표의 관계, 경선 과정에서 갈라진 지지층, 조국혁신당과의 정치적 협력 문제 등이 여전히 과제로 남았다.

 

물론 전당대회 갈등이 지지율을 얼마나 떨어뜨렸는지는 확인할 수 없다. 당시 대통령 부정평가 이유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것은 부동산정책이었다. 8월 셋째 주 부정 평가자의 28%가 부동산정책을 꼽았다. 그러나 진영내 갈등은 이 대통령 지지율 하락에 최소한 10%~15%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현재 대통령의 지지율이 37%~39%인 점과 진영내 갈등이 없었더라면 대통령 국정운영 긍정 평가가 50% 초‧중반을 유지하고 있었을 것이라는 판단에따른 것이다.

 

진영내 정치적 갈등과 민생에 대한 불만이 동시에 진행됐다는 사실을 함께 봐야 한다.

 

부동산·인사·경제 불만…정치적 갈등만으로 설명 못 해

 

한국갤럽의 7월 첫째 주 조사에서 부동산정책 긍정평가는 26%로, 3월의 51%보다 25%포인트 낮았다. 부정평가는 27%에서 46%로 높아졌다.

 

앞으로 1년 동안 집값이 오를 것이라는 응답은 55%, 임대료가 오를 것이라는 응답은 65%였다. 부동산정책에 대한 불만은 주택 소유자들의 반발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집값과 임대료 상승에 대한 불안은 무주택자와 청년층에도 영향을 미친다.

 

9월 셋째 주에는 앞으로 1년간 경제가 좋아질 것이라는 응답이 27%, 나빠질 것이라는 응답이 42%였다. 경제에 대한 비관적인 전망이 우세했다.

 

10월 정책 분야별 평가에서도 부동산정책은 긍정 19%, 부정 61%, 공직자 인사는 긍정 20%, 부정 57%였다. 대북정책은 긍정 24%, 부정 55%, 경제정책은 긍정 35%, 부정 47%로 나타났다.

 

반면 복지정책은 긍정 48%, 부정 32%, 외교정책은 긍정 43%, 부정 38%였다. 모든 정책이 똑같이 부정적인 평가를 받는 것은 아니다.

 

이러한 결과는 정부의 성과를 인정하면서도 다른 분야에서는 불만을 느끼는 사람들이 존재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지지율 하락을 정치적 갈등만으로 설명해서는 안 되는 이유다.

 

특히 9월에는 인사 문제가 두드러졌다. 9월 9~10일 조사에서 대통령 긍정평가는 38%, 부정평가는 51%였다. 부정평가 이유는 부동산정책 24%, 인사 16%, 경제·민생 10% 순이었다.

 

검찰개혁 논쟁도 이어졌다. 보완수사권을 남기는 것이 개혁 취지를 약화시킨다는 의견과 수사 공백 및 피해자 보호를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이 맞섰다. 이는 제도 설계의 차이를 넘어 정부가 어떤 원칙을 우선하는지에 대한 논쟁으로 번졌다.

 

9월 15~17일 조사에서 대통령 긍정평가는 37%, 부정평가는 56%였다. 부정평가 이유는 부동산정책 20%, 인사 16%, 검찰 권한 축소 5%였다.

 

검찰개혁의 정치적 파장은 컸지만 자유 응답에서는 부동산과 인사에 대한 불만이 훨씬 많이 나타났다. 정책 불만과 진영내 갈등 등 정치적 신뢰의 문제를 구분해 분석해야 하는 이유다.

 

9월 18일 대통령 통합약속, 뚜렷한 반등은 아직

 

대통령은 9월 18일 기자회견을 열고 지방선거 이후 국민의 실망과 걱정에 직면해 당황했다고 밝혔다. 개혁과 진보의 가치를 유지하면서 다양한 의견을 국정에 반영하는 통합의 대통령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통합을 위한 인선과 정책이 오히려 갈등과 균열을 초래하지 않도록 더 깊이 숙고하겠다고 약속했다. 지지율 하락을 단순히 경제나 부동산 문제로만 보지 않고 정치적 갈등과 소통의 문제로도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발언이었다.

 

기자회견 이후에는 친노·친문 세력과의 연대, 지지층 내부의 혐오 중단을 강조하는 메시지도 내놓았다.

 

지넌달 1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이재명 대통령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이 질문하기 위해 손을 들고 있다. 2026.9.18 연합

 

그러나 기자회견이 지지율 회복의 전환점이 됐다고 평가하기는 아직은 이르다. 10월 첫 갤럽 조사에서 긍정평가는 37%로 여전히 낮고, 3주차 조사도 39%로 사실상 변화가 없는 상황이다.

 

기자회견 이후에도 인사와 검찰개혁, 대통령의 SNS 발언을 둘러싼 논쟁은 이어지고 있다. 통합을 강조하는 메시지가 실제 정치적 갈등을 해결하는 행동으로 연결되고 있는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

 

여권 내부 갈등이 지지율을 떨어뜨리고, 지지율 하락이 갈등을 격화시켰을 가능성이 있다.

특히 정치적 신뢰가 약해지면 과거에는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던 대통령의 말과 행동도 다르게 해석될 수 있다. 강한 추진력은 독단으로, 세밀한 국정 관리는 지나친 개입으로, 직접적인 SNS 소통은 불필요한 논쟁으로 받아들여진다.

 

해법은 초심으로,정상화·합리화·상식의 실천

 

지지율을 회복하기 위한 특별한 묘책이 있는 것은 아니다. 부동산정책을 바꾼다고 모든 국민이 만족하는 것도 아니고, 인사를 몇 명 교체한다고 정치적 신뢰가 곧바로 회복되는 것도 아니다.  다만 이재명 대통령이 강조해온 정상화·합리화·상식이라는 원칙에서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정상화는 경제와 행정뿐 아니라 정치적 갈등을 해결하는 방식에도 적용돼야 한다. 합리화는 대통령이 모든 문제의 답을 갖고 있다고 전제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른 의견을 충분히 듣고 검토하는 과정에서 이뤄진다. 상식은 자신에게 우호적인 사람뿐 아니라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에게도 납득할 수 있는 기준을 적용하는 것이다.

 

우선 부동산과 인사처럼 부정 평가가 높은 분야부터 정책의 기준을 명확히 해야 한다. 단기적인 여론 변화에 따라 방향을 바꾸기보다 무엇을 목표로 하고 어떤 비용과 부작용을 감수할 것인지 솔직하게 설명할 필요가 있다.

 

국정운영 방식도 점검해야 한다. 이 대통령은 개별 현안에 빠르게 판단하고 직접 대응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국무회의 생중계와 SNS를 통한 직접 소통도 이러한 방식의 연장선에 있다. 공개성과 투명성이라는 장점이 있지만 대통령이 모든 현안에 직접 개입하면 장관과 참모들의 자율성과 책임이 약해질 우려도 있다.

 

개별 현안을 해결하는 능력과 정부 전체를 안정적으로 운영하는 능력은 반드시 같은 것은 아니다. 대통령에게 필요한 것은 지시를 충실히 수행하는 참모만이 아니다. 정책의 부작용을 검토하고 대통령에게 불편한 의견도 전달하며, 정부와 여당의 갈등을 조정할 수 있는 참모들이 필요하다.

 

국무회의 역시 대통령의 지시를 전달하는 자리에 그치지 않고 정책을 놓고 실질적으로 토론하는 공간으로 기능해야 한다. 장관은 자신의 정책에 책임지고, 참모는 대통령에게 이견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여당 지도부도 정치적 갈등을 조정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대통령의 뜻을 앞세워 주도권 경쟁을 벌이기보다 정부 정책을 국민에게 설명하고 서로 다른 의견을 조율하는 데 힘써야 한다.

 

조국혁신당을 비롯한 진영내 다른 정치세력과의 관계도 마찬가지다. 통합과 연대를 말하면서 실제로는 상대를 배제하거나 불신을 키운다면 협력은 어려워진다. 정치적 연대가 필요하다면 그에 맞는 원칙과 절차를 마련해야 한다.

 

대통령의 메시지 관리 역시 단순히 SNS 사용을 줄이는 문제는 아니다. 국민에게 직접 설명해야 할 사안과 정부의 공식 절차를 통해 조정해야 할 사안을 구분하고, 대통령의 발언이 국정운영의 방향과 일치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무엇보다 기존 지지층의 신뢰를 회복하는 일과 중도층으로 외연을 확대하는 일을 대립적인 과제로 봐서는 안 된다. 이 대통령이 말한 '구조적 다수' 역시 기존 지지 기반을 유지하면서 새로운 계층과 세대의 동의를 넓혀가는 과정이어야 한다.

 

갤럽 조사에서 확인되는 지지율 하락의 원인은 하나가 아니다. 집권 2년 차가 되면 지지율 하락 압력은 커질 수 밖에 없다. 부동산 때문에 실망한 사람과 검찰개혁 때문에 실망한 사람은 서로 다른 판단으로 대통령을 평가한다. 여전히 정책 성과를 인정하면서도 정치적 판단에는 비판적인 사람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서로 다른 불만이 누적되면서 대통령의 여러 가지 판단에 대한 신뢰가 약해졌다면 개별 현안의 해결만으로 지지율을 올릴 수 없다.

 

대통령이 강조해온 정상화·합리화·상식이 정책뿐 아니라 정치적 판단과 의사결정 과정에서도 일관되게 적용됐으면 한다. 지지율의 숫자보다 먼저 살펴봐야 할 것은 그 숫자 뒤에 쌓여 있는 국민의 불만과 불신이라고 생각한다.

 

갤럽 10월 3주차 조사는 13일부터 15일까지 18세 이상 1003명을 대상으로 전화면접조사(CATI)방식으로 진행했으며 표본오차는 ±3.1% 포인트, 응답률은 10.4%였다. 가중치 적용 후 이념성향 진보 표본은 231명,보수 표본 297명,중도표본 344명,의견유보는 131명이었다.

(여론조사의 보다 상세한 내용은 한국갤럽 홈페이지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 강동형 기자 > 

 

 

조희대 탄핵, '계산'말고 '법대로' 하라

● COREA 2026. 10. 17. 10:06 Posted by 시사한매니져

 

탄핵의 목적은 권력의 책임을 묻고 헌법의 원칙을 바로 세우는 데 있어

홍순구 만평작가의 '동그라미 생각'

 

탄핵의 목적은 상대를 무너뜨리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권력의 책임을 묻고 헌법의 원칙을 바로 세우는 데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조희대 대법원장을 향해 ‘자진 사퇴 촉구’에서 ‘탄핵 추진’으로 기조를 선회하는 모양새다. 다소 늦은 감은 있지만, 이제라도 헌법이 정한 절차에 따라 사법부 수장에게 책임을 묻겠다는 것은 의미 있는 변화다. 사법부의 독립은 삼권분립의 원칙에 따라 존중받아야 하지만, 그것이 사법부 수장의 개인적·법적 책임까지 면제하는 방패가 될 수는 없다.

 

조 대법원장을 둘러싼 논란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12·3 불법 비상계엄 당시 사법부의 미온적 대응부터 이재명 대통령의 대선 관련 사건 파기환송을 둘러싼 공정성 논란, 대법관 재제청 거부, 법인카드와 업무추진비 집행 의혹까지 따져봐야 할 사안이 적지 않다.

 

물론 논란과 의혹만으로 탄핵을 정당화할 수는 없다. 각 사안의 사실관계와 법적 책임을 엄정하게 검증하고, 헌법과 법률에 비춰 탄핵 요건을 충족하는지 면밀히 따져 추진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

 

윤석열의 비상계엄이 검찰개혁의 단초가 되었다면, 조 대법원장을 둘러싼 논란은 사법개혁이 더는 미룰 수 없는 과제임을 분명히 보여주고 있다. 개혁은 특정 기관을 공격하는 데서 출발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권력도 견제와 책임에서 예외일 수 없다는 원칙을 바로 세우는 데서 시작한다. 권력을 가진 기관이 스스로를 감시하고 통제하는 데 실패한다면, 헌법이 정한 절차에 따라 책임을 물어야 한다. 이는 검찰이든 법원이든 예외일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의힘은 기다렸다는 듯 조 대법원장 탄핵 추진에 이재명 대통령 탄핵이라는 맞불을 놓겠다고 나섰다. 대법원장의 책임을 따지는 문제에 대통령 탄핵을 끌어들인 것이다. 조 대법원장의 헌법·법률 위반 여부를 따져야 할 자리에 대통령 탄핵을 맞불로 내세운다고 해서 제기된 의혹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대통령에게 탄핵 사유가 있다면 그 역시 별도의 근거와 절차에 따라 판단하면 될 일이다. 서로 다른 사안의 책임을 맞불 놓듯 대응하는 것은 문제 해결이 아니라 정쟁만 키울 뿐이다.

 

탄핵이라는 무거운 용어가 어느새 우리 정치에서 흔한 일상어가 된 지 오래다. 그러나 탄핵은 정당 간 힘겨루기를 위한 정치적 구호가 아니다. 헌법과 법률 위반 여부를 따지고, 그 위반이 파면을 정당화할 정도인지를 판단하는 엄중한 절차다. 민주당 역시 탄핵을 지지율을 끌어올리거나 국면을 전환하기 위한 정치적 승부수로 삼아서는 안 된다. 어떤 행위가 헌법과 법률을 위반했는지, 그것이 왜 탄핵 사유에 해당하는지 구체적이고 명확한 근거를 국민 앞에 제시해야 한다.

 

지금 정국에 필요한 것은 ‘조희대 탄핵’과 ‘이재명 맞불 탄핵’의 소모적인 대결이 아니다. 탄핵을 정쟁의 무기로 삼는 순간 헌법적 책임을 묻겠다는 명분도 흔들릴 수밖에 없다. 탄핵의 목적은 상대를 무너뜨리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권력의 책임을 묻고 헌법의 원칙을 바로 세우는 데 있다. 정치적 이해득실이 아닌 헌법의 원칙에 따라 판단할 때 비로소 사법개혁은 정당성을 얻고, 무너진 국가기관에 대한 신뢰도 회복의 길을 찾을 수 있다. <홍순구 시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