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높은 수준의 처벌을 요구했지만 사실상 최저형이 선고됐다는 비판”

“제2 전두환 못막은 실수 되풀이 안돼” 
KBS 기자 “내란재판땐 ‘초범’ 사정 제한적일 듯”

 
 
▲조현용 MBC 앵커가 16일 뉴스데스크 앵커멘트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특수공무집행방해 선고에서 초범인 점을 정상참작해 징역 5년에 처한 재판부에 대해 의아하다고 비판하고 있다. 사진=MBC 뉴스데스크 영상 갈무리
 

법원이 윤석열 전 대통령의 특수공무집행 방해와 직권남용 혐의 대부분을 인정하면서도 ‘초범’이라는 정상을 참작해 구형의 절반인 징역 5년을 선고한 점을 두고 MBC와 JTBC 앵커 등이 잇단 비판을 쏟아냈다. MBC 앵커는 “의아하다”, “이해하기 어려운 이들이 많을 것”이라고 했고, JTBC 앵커는 고개가 갸웃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고 비판했다. 초범이 아닐 수 없는 특수한 범행에 초범이라는 점을 정상참작했다는 점이 납득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조현용 MBC 앵커는 지난 16일 ‘뉴스데스크’ <초범이라 징역 5년만?…“사실상 최저형 선고”> 앵커멘트에서 “재판 생중계를 보면서 많은 이들이 의아해했던 부분이 있다”라며 “주요 혐의 대부분이 유죄였는데 윤석열 피고인이 초범이라는 점 등을 고려해, 구형의 절반인 징역 5년을 선고했다는 건데, 초범이 아닌 경우가 있기 어려운 대통령의 특수한 범죄에 대해 이런 참작 사유를 적용하는 게 맞느냐는 비판이 나온다”라고 비판했다. MBC는 해당 리포트에서도 “내란을 저지른 자신의 안위를 위해 경호처 직원들을 사병화한 전직 대통령에게 초범인 걸 감안해주는 게 맞느냐는 지적이 나온다”라며 “가장 높은 수준의 처벌을 요구했지만 사실상 최저형이 선고됐다는 비판”이 나온다라고 지적했다.

 

조현용 앵커는 클로징멘트에서도 “전과 없는 초범, 나이, 성향, 범행동기와 경위, 수단과 결과, 범행 후 정황을 종합해 형을 정했다는데, 저런 체포방해를 또 하는 건 불가능하며 해서도 안 되고, 나이는 충분히 많고, 성향은 포악하고, 범행의 동기와 경위, 수단은 극히 나쁘고 범행 후의 정황을 봐도, 반성이 전혀 없는 피고인”이라며 “의미 있는 판결이었지만 형량 감경사유에 대해선 이해하기 어려운 이들이 많을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이영은 MBC 주말앵커도 17일 ‘뉴스데스크’ 클로징멘트에서 윤 전 대통령 선고 형량을 두고 “특검 구형량의 절반에 그친 선고에 아쉬움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라고 지적했고, 이어 김경호 주말앵커도 “뉘우침 없는 내란 우두머리 피고인의 재판에 우리가 끝까지 관심을 놓아선 안 되는 이유다. 제대로 단죄하지 못해 제2의 전두환을 막지 못한 역사의 실수를 되풀이해선 안 되지 않느냐”라고 반문했다.

 

오대영 JTBC 앵커도 16일 ‘뉴스룸’ <“초범인 점 등 고려” 양형 이유> 앵커멘트에서 윤 전 대통령 징역 5년형을 두고 “특검 구형의 절반인 5년에 그쳤다”라며 “체포 방해를 비롯해 윤 전 대통령 혐의는 사실상 재범이 불가능한 것들인데도 초범인 걸 참작했다고 했다”라고 지적했다. 오 앵커는 ‘앵커 한마디’ <재범이 될 수 없는 초범>에서도 “일반적으로 형을 깎아줄 때 말하는 ‘초범’을 그의 형량에 참작했다는 대목에서는 고개가 갸웃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라며 “계엄을 선포할 수 있는 유일한 주체는 현직 대통령이고, 그의 내란은 재범이 불가능하다. 그는 단 한 번의 단죄로 책임을 물어야 할 가장 무거운 범죄 피고인”이라고 성토했다.

 

▲오대영 JTBC 앵커가 16일 앵커 한마디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은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해 초범이라 정상을 참작했다는 재판부에 대해 고개가 갸웃했다는 목소리가 나왔다고 지적하고 있다. 사진=JTBC 영상 갈무리

 

장훈경 SBS 기자는 16일 ‘8뉴스’ 스튜디오에 출연해 “특검이 구형한 징역 10년의 절반인 5년을 선고한 건 허위 공보지시 혐의 등 일부 무죄 판단과 함께 윤 전 대통령이 전과가 없다는 점 등 법원에서 판단하는 양형 요소들이 고려된 결과로 보인다”라고 분석했다. 장 기자는 특검 관계자가 SBS와의 통화에서 “징역 7년형을 기대했는데 다소 미흡한 부분은 있다”라면서도 “서부지법 폭동 사태도 최대 징역 5년이 선고돼 이번 선고도 중형 선고로 볼 수도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다만 내란우두머리 재판 등 향후 받을 나머지 재판에서 윤 전 대통령이 중형이 선고되면 형량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김태희 MBN 기자는 16일 ‘뉴스7’ 스튜디오에 출연해 “저희가 취재해보니 10년을 구형한 특검도 징역 7년을 예상했는데 아쉽다고 밝혔다”라면서도 “사실 다음 달 내란 ‘본류 재판’에서 형이 더 무거워질 가능성이 큰 만큼, 오늘 선고는 형량 자체보다 법원이 주요 쟁점을 어떻게 판단했는지가 더 중요하다”라고 평가했다.

 

▲이윤희 KBS 주말앵커가 17일 뉴스9 오프닝멘트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징역 5년 판단이 향후 이어질 모든 재판의 출발점이자 기준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보고 있다.사진=KBS 뉴스9 영상 갈무리

 

이윤희 KBS 주말앵커는 17일 ‘뉴스9’ 오프닝멘트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징역 5년, 어제(16일) 나온 1심 선고는 윤 전 대통령이 직면한 8개 재판 중 첫번째 결론일 뿐”이라면서도 “법원이 처음 내린 이 판단은, 향후 이어질 모든 재판의 출발점이자 기준점이 될 걸로 보인다”라고 해석했다. KBS는 톱뉴스 <‘징역 5년 선고…사형 구형 판결 영향은?>에서 “법원은 형을 선고할 때 피고인의 나이나 성품 외에도 ‘범죄 전력’을 고려하는데, 확정된 전과가 없는 윤 전 대통령에게도 같은 기준이 적용된 것”이라고 봤다.

 

이 방송은 특히 사형과 무기형 밖에 없는 윤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사건 형량을 두고 “만약 유죄가 선고되더라도 재판부가 재량으로 형을 감경할 수 있어 유기징역 선고도 이론상 가능하다”라면서도 “다만 중대성이 엄중하고 재범이 사실상 불가능한 내란 우두머리 혐의 특성상 ‘초범’이란 사정이 양형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 조형호 기자 >

 

 

 

베네수엘라 야권 지도자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가 자신이 받은 노벨평화상 메달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헌납'하자 이 상을 주관하는 노르웨이에서 비난이 빗발치고 있다.

지난해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마차도는 15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비공개 면담에서 평소 이 상을 노골적으로 원했던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자신의 노벨 평화상 메달을 전달했다.

노벨평화상을 주관하는 노르웨이 노벨위원회의 경고에도 받은 지 1개월 정도밖에 안 된 메달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넘기자, 노르웨이 주요 인사들은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오슬로 대학 정치학과의 얀네 알랑 마틀라리 교수는 현지 공영방송 NRK에 "유례가 없는 일"이라고 놀라움을 표시하며 "상에 대한 존중이 완전히 결여된 한심하고, 의미 없는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노벨상을 그런 식으로 줘버릴 수는 없다"며 "마차도는 트럼프 대통령과 협상에서 사용할 수 있는 물건이라도 되는 것처럼 그것을 넘김으로 (노벨)위원회는 물론 노벨상의 상징성에 대한 무례를 보여줬다"고 지적했다.

노벨상 시상식이 열리는 노르웨이 오슬로시의 시장을 지낸 레이몬 요한센도 페이스북에 "이런 행동은 믿을 수 없을 만큼 당혹스러운 일이자 세계에서 가장 권위 있고 중요한 상의 권위를 손상하는 짓"이라고 개탄했다.

또 "노벨평화상 수여를 둘러싼 정치적인 논란이 너무 커져서 이제 노벨평화상 반대 운동이 일어난다 해도 할 말이 없게 됐다"고 덧붙였다.

평화상을 시상하는 노벨위원회도 이날 성명을 내 "노벨상과 수상자는 분리할 수 없다"며 "나중에 메달이나 증서가 다른 사람 소유가 되더라도 누가 노벨평화상 수상자인지는 바뀌지 않는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다만 노벨 재단 규정상 수상자가 메달, 증서 또는 상금을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제한이 없다고 위원회는 덧붙였다.

즉 수상자에게는 노벨상 관련 물품들을 보관, 양도, 판매, 기부할 수 있는 자유가 있다는 뜻이다. 실제로 수년간 여러 수상자가 메달을 판매하거나 기증해왔다.

마차도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3일 베네수엘라의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을 체포해 축출한 데 대한 감사의 표시로 트럼프 대통령과 노벨평화상을 공유하고 싶다고 했다.

노벨상 메달을 선물로 받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비판도 잇따랐다.

트리그베 슬락스볼 베둠 노르웨이 전 재무장관은 NRK에 "트럼프 대통령이 이 메달을 수락한 것은 그의 인격을 잘 보여준다. 그는 다른 사람들의 상과 업적으로 자신을 돋보이게 하려는 전형적인 허풍쟁이"라고 꼬집었다.

노르웨이 녹색당의 아릴 에름스타드 대표도 "트럼프는 마피아 두목처럼 행세하고 있다"며 "절박한 상황에 놓인 수상자에게 평화상을 갈취하고 있다"고 직격했다.

이번 논란을 둘러싸고 차기 베네수엘라 차기 대통령을 꿈꾸는 마차도가 트럼프 대통령의 환심을 사기 위한 차원에서 노벨상 메달을 건넸다는 해석이 나온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메달을 받은 뒤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마리아가 자신이 한 일에 대한 노벨평화상을 나에게 줬다. 상호 존중의 훌륭한 제스처"라고 치켜세우는 데 그쳤을 뿐 마차도가 원하던 정치적 지지 표명은 하지 않았다.

CNN은 회담을 마친 마차도가 손에 쥔 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서명이 새겨진 기념품 가방 하나뿐이었다고 꼬집었다.

트럼프 정부가 정권 교체가 아닌 마두로 정권의 2인자였던 델시 로드리게스 임시 대통령 체제를 일단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기운다.                                  < 현윤경 김아람 기자 > 

                    

미 과학자 200여명 트럼프 겨냥 성명

“그린란드는 그린란드 사람들의 것”

그린란드는 해수면 높이는 ‘폭주 기관차’

공동연구해야 하는데 미 정부는 ‘영토 협박’

 

지난 14일(현지시간) 눈이 쌓인 그린란드 수도 누크의 한 거리를 시민들이 지나고 있다. AP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로이터연합

 

덴마크 자치령인 그린란드를 차지하겠다는 의사를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미국 과학계가 직격탄을 날렸다. 매입 시도를 당장 그만두라는 성명을 발표한 것이다. 미국 과학계가 학술 사안도 아닌 대외정책에 선명한 반대를 천명한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여기에는 이유가 있다. 그린란드가 기후변화로 인한 해수면 상승의 근원지이기 때문이다. 그린란드 자치 정부와 신뢰 관계를 구축해 기후변화 연구 교류를 강화해도 모자란 마당에 땅을 안 내놓으면 군대를 동원할 수도 있다는 협박이 웬 말이냐는 시각이다.

 

“그린란드가 세계 연안도시에 영향”

 

미국 내 지구과학자 200여명은 이달 공개한 ‘그린란드와의 연대를 표하는 미국 과학자들의 성명’이라는 입장문을 통해 “그린란드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공격적 입장을 강력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성명에는 기후변화와 빙하 분석에서 세계적인 권위자로 꼽히는 에릭 리뇨 미국 캘리포니아대 어바인캠퍼스 교수와 소피 노위키 버팔로대 교수 등이 이름을 올렸다.

 

과학자들은 “그린란드는 지정학적·지구물리학적으로 핵심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며 “기후가 따뜻해지면서 그린란드는 전 세계 연안 도시와 공동체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과학자들은 평소 정치·외교적 사안에 집단적인 목소리를 내는 일을 자제한다. 그런데도 왜 이런 성명을 냈을까. 현재 그린란드 상황을 고려할 때, 중국과 러시아를 견제하기 위한 군사 요충지 확보나 희토류 채굴장 설치 같은 얘기를 꺼낼 때가 아니라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1초당 수영장 3개 물 ‘콸콸’

 

과학계는 그린란드의 무엇에 집중하는 것일까. 기후변화 때문에 생긴 ‘빙하 녹은 물’이다. 그린란드에서는 1초마다 올림픽 규격 수영장 3개 부피의 물이 바다로 쏟아진다.

 

빙하 녹은 물은 해수면을 높인다. 최근 유엔 산하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보고서를 보면 지구 해수면 상승의 25%는 그린란드 빙하가 녹은 물 때문에 유발되고 있다. 남극 빙하(13%)의 약 2배에 이른다. 게다가 2010년대 그린란드 빙하가 녹는 속도는 1990년대보다 7배나 빨라졌다. 그린란드는 해수면을 높이는 ‘폭주 기관차’가 된 셈이다.

 

IPCC 보고서는 그린란드 빙하가 녹은 물로 인해 2000~2100년 전세계 해수면이 최고 27㎝ 높아질 것으로 예측한다. 이렇게 되면 심각한 상황이 펼쳐진다. 기본적인 바다 수위가 지금보다 크게 올라가기 때문에 만조 때 해안 도시 내 도로와 주택가에 짠물이 밀려 들어오는 일이 일상이 될 수 있다. 이러면 하수가 역류하고, 가스관과 통신 케이블 등이 부식된다.

 

지금도 미국 남동부 도시에서는 1년에 약 10일간 이런 일이 벌어진다. 앞으로 해수면이 더 높아지면 바닷물이 도심에 들어오는 일이 더 잦아진다. 기반시설이 파괴되면서 도시 기능이 망가질 수밖에 없다.

 

트럼프 태도는 ‘요지부동’

 

과학자들은 성명을 통해 “우리는 그린란드 연구자들의 지침을 따르고 그린란드 국가 연구 전략을 존중함으로써 책임 있는 협력자가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린란드는 외국 과학자들이 자신의 땅에서 연구하도록 관대한 태도를 보여왔다”고 강조했다.

 

미국 과학계가 이런 입장을 내놓은 핵심 이유는 그린란드와 긴밀히 협력해 기후변화 양상을 더 열심히 연구·분석해야 할 이 순간에 ‘병합 시도’로 그린란드와의 교류가 끊겨버릴 공산이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해안에 사는 미국인들의 집이 바닷물에 잠기면 그린란드를 군사적·경제적으로 차지하더라도 무슨 의미가 있느냐는 성토이기도 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나 지난 9일(현지시간) “우리는 러시아나 중국이 그린란드를 차지하게 두지 않겠다”며 “우리가 차지하지 않으면 그들이 차지할 것”이라고 했다. 지난 14일 열렸던 미국과 덴마크, 그린란드의 3자 회담도 별다른 소득 없이 끝났다. 그린란드 병합에 대한 의지가 요지부동이라는 뜻이다.

 

과학자들은 이번 성명에서 “그린란드는 그 누구도 사거나 차지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님을 재확인한다”며 “그린란드는 그린란드 사람들의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돈으로 사지 못하면 군사력을 동원할 수 있다는 뜻까지 내비치는 최근 미국의 태도를 볼 때 그린란드의 운명은 당분간 안갯속에 빠질 것으로 보인다.        < 이정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