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현직 외교안보 당국자들 평가

국제사회도 꺼리는 미국만의 전쟁
이란 경고에 국익 훼손 우려 심각
반대 여론을 협상 지렛대 삼아야

 

2004년 12월8일 노무현 당시 대통령이 프랑스 공식 방문 일정을 마치고 귀국길에 이라크 평화재건 임무를 수행하는 자이툰부대를 전격 방문해 장병들의 환영을 받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8일 국방부가 호르무즈해협 현지 상황 파악을 위해 현지 조사단을 파견한 사실이 알려지며 정부가 실제 파병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정부가 검토 중인 호르무즈해협 파병에 대해 전현직 외교안보 당국자들은 과거 이라크 파병과 베트남 파병 등 역대 국군 파병 사례와 견줘 명분이 떨어지고 위험도는 높다고 평가했다. 이들은 정부가 미국의 파병 요구를 받아들이면 군사적·정치적 부담이 상당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방부는 이날 밤 “파병과 관련해 정해진 사항은 없다”면서도 호르무즈해협 현지 조사단 파견 사실을 알렸다. 국방부가 “이번 조사가 실제 파병을 전제로 한 것은 아니다”라고 했지만, 미국의 계속된 요구에 정부가 실제 파병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현지 조사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일방적으로 글을 올려 한국에 호르무즈해협 파병을 공개 압박하는 것은 외교적 관례와 상식을 무시하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군사전문가인 김종대 전 정의당 의원은 “1960년대 말 박정희 정권의 베트남 파병, 2003년 노무현 정부의 이라크 파병 등을 다루던 미국의 모습과는 너무 다르다”며 “그동안 미국이 한국에 파병 요청은 비공개로 해서 파병국이 주권적으로 결정하도록 배려하는 것이 외교적 상례였다”고 말했다.

 

1972년 2월7일 베트남에 파병됐다 돌아온 청룡부대 환영식이 부산항에서 열리고 있다. 한국학중앙연구원 누리집

 

현재 국군은 유엔 평화유지군(UN PKO)과 다국적군에 파병을 하고 있다. 이는 국제사회 노력에 동참하고 이바지하는 형식을 갖추고 국가 신인도를 유지하는 명분이 있다. 현재 레바논 동명부대(185명)와 남수단 한빛부대(261명) 등 유엔 평화유지군으로 466명, 소말리아 청해부대(257명) 등 다국적군으로 270명이 파병돼 있다. 이 밖에 아랍에미리트(UAE)에 ‘국방 협력’ 명분으로 아크부대(141명)가 나가 있다.

 

그러나 이번 미국·이스라엘-이란 전쟁에서 유엔 평화유지군이나 다국적군이 꾸려질 가능성은 희박하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일방적으로 시작한 미국만의 전쟁인 탓이다. 영국, 프랑스 등 미국 주요 동맹국도 ‘군함을 보내달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요청에 선뜻 응하지 않고 전쟁이 멈추기를 기다리고 있다.

 

 

아울러 이번 전쟁은 2003년 이라크 전쟁과 달리 미국 의회에서 승인도 못 받았다. 이라크전 당시 조지 부시 행정부는 사담 후세인 이라크 정권의 대량살상무기 개발 의혹과 유엔 결의 위반을 내세워 미 의회에서 무력 사용 승인을 받았다.

 

군사적 위험도가 현저히 높은 반면, 파병으로 인한 실익이 많지 않은 부분도 있다.

이라크 파병 문제를 다뤘던 외교안보 당국자는 “이라크 파병은 사담 후세인 정권이 무너진 뒤 이뤄져, 파병 부대가 재건 임무를 맡았다”며 “이미 무력화된 후세인 정권이 한국 국익을 해칠 가능성은 거의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란은 미국과 아직 전쟁을 벌이고 있고, 호르무즈해협 통항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한국이 파병해 정찰·군수 지원 등 비전투 방식으로 미군을 돕더라도 이란은 미국의 공격에 동참하는 적대행위로 간주할 수 있다.

 

파병이 현실화할 경우 가장 큰 위협은 이란이 호르무즈해협을 통한 한국의 원유 수입을 차단할 가능성이다. 한국은 원유의 70%, 액화천연가스(LNG)의 20%가량을 중동에서 들여오고 있다. 중동 거주 한국인들의 안전도 위험해질 수 있다. ‘한국이 파병하면 사우디아라비아, 바레인, 쿠웨이트, 카타르 등에 있는 한국의 경제적·군사적 시설을 공격할 수 있다’는 이란 정부와 가까운 인사의 반응이 보도된 바 있다.

 

전직 외교안보 당국자는 “서둘러 파병 결정을 내리지 말고 중동 상황을 지켜보며 영국·프랑스가 주도하는 국제사회의 ‘기여’ 움직임에 보조를 맞출 필요가 있다”며 “이라크 파병 때 국내 파병 반대 여론을 들어 미국을 설득해 협상력을 키웠던 경험도 유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 권혁철 기자 >

 

 

청년들은 왜 극우화 하는가...


광우병 촛불집회 놀란 MB정부 댓글 관리 시작
원세훈 심리전단에서 극우 활동가 외곽팀 운영
가짜 신념·경제적 보상 결합해 자발적 참여 위장
국군 사이버 사령부까지 국내 정치 공작에 동원

 

댓글 심리전에서 한 단계 진화한 인지전 시대로
판단 기준 자체를 흔들어 민주주의의 토대 공격
청년의 좌절·분노를 조직화 해 정치 공격에 이용
일부는 댓글 공작을 애국·공익 활동으로 착각도

 

불평등과 경쟁, 무너진 공론장이 청년의 분노를 어떤 상태로 남겨두었을까요. 그러나 불만이 저절로 하나의 정치적 분노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흩어진 불만에 같은 이름을 붙이고, 같은 적을 가리키며, 같은 말을 반복하게 만드는 조직과 기술이 필요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국가기관의 댓글공작에서 민간의 분업형 여론개입에 이르기까지 그 분노가 조직된 과정을 추적하겠습니다.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진행 중인 리박스쿨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에는 댓글 조직에서 활동한 청년 여덟 명이 피고인으로 서 있습니다. 2026년 7월 28일 뉴스타파는 여러 공판에서 나온 이들의 증언을 종합해 공개했습니다. 이들은 2025년 6월 3일 실시된 제21대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에게 유리하고,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에게 불리한 댓글을 조직적으로 작성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이들이 참여한 조직은 ‘6·3자유승리댓글단’, 이른바 ‘자승단’이었습니다.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이며 유죄가 확정된 것은 아닙니다.

 

공판 증언과 자료에 따르면 자승단을 처음 제안한 곳은 자유민주당이었습니다. 공안검사 출신 고영주가 대표를 맡고, 박근혜 정부에서 국무총리비서실장을 지낸 이석우가 사무총장으로 활동하는 극우정당입니다. ‘윤석열이 옳았다’, ‘5·18 북한 개입’ 등의 현수막을 전국에 내걸었고, 2025년 대통령선거에서는 김문수 후보를 공식 지지했습니다(뉴스타파, 2026.6.24).

댓글 조직을 만들자는 제안은 2025년 4월 28일 자유민주당 상임고문단 회의에서 나왔습니다. 육사구국동지회 회장인 이석복 고문이 필요성을 제기했고, 고영주 대표와 이석우 사무총장이 이를 받아들였습니다. 이석우는 손효숙 리박스쿨 대표에게 실행 조직을 만들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주요 모집 통로는 윤석열 탄핵 반대 집회와 ‘윤어게인’ 집회였습니다. 리박스쿨 관계자들은 광화문과 헌법재판소 인근 집회에서 만난 청년들에게 댓글 교육 참여를 권했습니다. 2025년 1월 19일 서울서부지법 난입·폭력 사태 전후의 집회에 참여했던 청년도 있었습니다. 지인의 소개와 보수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 리박스쿨의 늘봄교육 과정도 모집에 이용됐습니다. 가족과 탄핵 반대 집회에 나갔다가 관계자를 소개받은 청년도 있었습니다. 집회가 단순한 정치적 의사표현의 공간을 넘어 댓글 활동에 참여할 청년을 찾는 모집 통로로 이용된 것입니다.

 

2025년 5월 3일, 이들은 자유민주당 사무실에서 댓글 작성 방법을 교육받고 자승단 단체대화방에 들어갔습니다. 특정 기사에 댓글을 작성한 뒤 주소를 올리면 노년층을 중심으로 한 참가자들이 ‘공감’과 ‘좋아요’를 눌렀습니다. 실적에 따라 청년들에게 ‘장학금’ 명목의 돈도 지급됐습니다. 자유민주당이 정치적 목표를 정하고 리박스쿨은 청년을 모집했습니다. 청년들은 댓글을 작성했고 노년층 참가자들은 이를 증폭했습니다. 조직된 소수의 행동을 다수 시민의 자발적인 여론처럼 보이게 하는 구조였습니다. 집회는 모집장, 단체대화방은 지휘소, 포털의 뉴스와 댓글 공간은 실행 무대가 됐습니다(뉴스타파, 2026.7.28).

 

‘6·3자유승리댓글단’ 단체대화방과 참여자가 작성한 댓글.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진행 중인 리박스쿨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의 공판 증언과 자료에 따르면, 참가자들은 자유민주당 사무실에서 댓글 교육을 받은 뒤 단체대화방을 통해 기사와 댓글을 공유했다. 청년들이 댓글을 작성하면 노년층 참가자들이 ‘공감’과 ‘좋아요’를 집중하는 방식으로 역할을 나누었다. 댓글 작성자들에게는 활동 실적에 따라 ‘장학금’ 명목의 돈도 지급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이며 피고인들의 유죄가 확정된 것은 아니다.(자료 화면: 뉴스타파, 2026.7.28)

 

공판 증언을 보면 적어도 일부 청년은 자신의 활동을 여론조작으로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한 피고인은 참여자들이 “돈보다는 국가부터 구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했다고 진술했습니다. 다른 피고인은 허위정보를 바로잡는 “공익적 활동”이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정치적 신념과 경제적 필요, 종교와 가족의 영향, 집회에서 형성된 소속감이 서로 다른 비율로 섞여 있었습니다. 조직이 공격할 기사와 대상을 정했지만 일부 참여자는 자신의 행동을 애국과 공익으로 받아들였습니다.

 

이들 모두를 돈만 받고 움직인 단순한 ‘댓글 알바’로 볼 수 없는 이유입니다. 실직 뒤 수입이 필요했다는 청년도 있었지만, 돈과 신념은 서로 분리돼 있지 않았습니다. 활동비를 받으면서도 침묵해온 국민의 진짜 목소리를 드러내고 있다고 믿을 수 있었습니다. 조직의 지시와 개인의 신념 사이의 경계가 흐려진 것입니다.

 

댓글 조직이 청년의 불안과 분노를 만들어낸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이미 존재하는 불안에 적의 이름을 붙이고 행동의 방향을 정한 정치세력은 있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극우세력은 보수적 가치관을 지닌 사람들 전체가 아닙니다. 정치적 반대자를 토론할 시민이 아니라 제거할 적으로 규정하고, 혐오와 음모론으로 민주적 절차와 헌정질서를 흔드는 조직화된 세력을 뜻합니다.

 

자승단을 갑자기 등장한 고립된 사건으로만 볼 수는 없습니다. 그렇다고 과거의 조직과 인물이 하나의 계보로 이어졌다고 단정해서도 안 됩니다. 이 글이 추적하려는 것은 공격할 대상과 메시지를 정하고, 조직된 소수의 활동을 다수 시민의 자발적인 여론으로 위장해온 방식의 역사입니다. 중요한 전환점은 2008년 촛불집회였습니다.

 

■ 국가는 왜 온라인을 전장으로 만들었는가

 

2008년 5월 2일 저녁, 서울 청계광장에 교복을 입은 학생들과 시민들이 촛불을 들고 모였습니다. 이명박 정부가 미국산 쇠고기 수입협상을 타결한 지 보름 만이었습니다. 포털사이트 다음의 ‘안티이명박’ 카페 운영진과 청소년 네티즌들의 제안으로 열린 첫 촛불문화제에는 약 1만 명이 참여했습니다. 기존 정당이나 거대한 시민단체가 이끈 집회가 아니었습니다(연합뉴스, 2010.5.12; 주간경향, 2011.5.4).

 

시민들은 온라인에서 정보를 찾고 토론한 뒤 거리로 나왔습니다. 광우병 위험에서 시작된 문제는 정부의 일방적인 협상과 정보 공개 거부, 대운하와 공기업 민영화, 교육정책에 대한 비판으로 확대됐습니다. 거리의 장면은 다시 인터넷을 통해 전국으로 퍼졌고, 6월 10일에는 전국에서 대규모 촛불집회가 열렸습니다.

 

온라인 공론장이 현실정치를 움직이는 힘으로 성장한 순간이었습니다. 기존 정치조직에 속하지 않은 청소년과 시민들은 스스로 의제를 만들고 거리의 행동으로 옮겼습니다. 정부도 그 힘을 확인했습니다. 이후 국정원이 작성한 ‘2040세대’ 보고서와 ‘SNS 장악’ 문건은 이명박 정부가 시민의 정치참여를 확대하기보다 온라인 여론을 분석하고 관리하는 방향으로 움직였음을 보여줍니다.

 

정부가 통제하기 어려운 새로운 정치 주체가 등장했습니다. 문제는 이들의 요구를 정책으로 받아들이고 참여의 통로를 넓힐 것인지, 정권에 부담을 주는 여론으로 보고 통제할 것인지였습니다. 이명박 정부는 뒤의 길을 택했습니다.

 

촛불집회가 국정원과 군의 댓글공작을 직접 만들어냈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온라인 정치참여도 2008년에 처음 등장한 현상은 아니었습니다. 다만 2008년 촛불집회는 온라인 공론장의 정치적 위력이 폭발적으로 드러나고, 국가가 그 공간을 관리 대상으로 보기 시작한 중요한 전환점이었습니다.

 

● 촛불에서 ‘SNS 장악’으로

 

국정원은 2011년 여론조사업체를 동원해 세대별 현안 인식과 ‘2040세대의 대정부 불만 요인’을 조사했습니다. 이어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전후해 젊은 유권자의 정치성향과 정권의 대응방안을 담은 보고서를 청와대에 제출했습니다. 대통령의 ‘불통’과 ‘독단’ 이미지를 개선하는 방안도 제시했습니다(경향신문, 2017.8.3).

 

국정원의 관심은 청년이 왜 분노하는가보다 그 분노가 선거에서 어느 후보를 향하는가에 쏠렸습니다. 일자리와 주거, 교육과 불평등은 정권의 지지율에 영향을 미치는 여론의 문제로 번역됐습니다. 불만은 해결할 문제가 아니라 관리할 여론이 됐습니다.

 

같은 시기 온라인 대응조직도 확대됐습니다. 2011년 10월 청와대는 국정원에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국정홍보에 활용하라는 지시를 전달했습니다. 국정원은 「SNS의 선거 영향력 진단 및 고려사항」, 이른바 ‘SNS 장악 보고서’를 청와대에 보고했습니다. 원세훈 국정원장은 심리전단에 SNS 대응조직 강화를 지시했고, 같은 해 12월 35명 규모의 대응팀이 증원됐습니다(세계일보, 2017.8.4).

 

젊은 세대의 불만은 정책 참여로 이어지지 못한 채 조사와 대응의 대상이 됐습니다. 그 불만이 생겨난 사회구조보다 불만이 모이고 퍼지는 공간을 관리하려 한 것입니다.

 

2008년 5월 2일, 서울 청계광장에서 열린 첫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문화제.포털사이트의 인터넷 카페 운영진과 청소년 네티즌들의 제안으로 열린 집회에는 약 1만 명이 참여했다. 시민들은 온라인에서 정보를 찾고 토론한 뒤 거리로 나왔다. 촛불집회는 온라인 공론장이 현실정치를 움직이는 힘으로 성장했음을 보여주었다. 이후 이명박 정부의 국가정보원은 젊은 세대의 불만과 사회관계망서비스의 선거 영향력을 분석하고 온라인 대응조직을 확대했다. 촛불집회가 댓글공작을 직접 만들어낸 것은 아니지만, 국가가 온라인을 관리해야 할 정치적 공간으로 바라보게 된 중요한 전환점이었다.

 

● 국정원과 군이 만든 댓글부대

 

국정원은 온라인 활동을 넓히기 위해 민간인을 동원했습니다. 원세훈 국정원장 취임 직후인 2009년 5월부터 심리전단은 민간인으로 구성된 사이버 외곽팀을 운영했습니다. 국가기관의 개입을 시민의 자발적인 의견 뒤에 감추는 조직이었습니다.

 

초기의 대표적인 조직이 ‘알파팀’이었습니다. 이를 이끈 김성욱은 온라인에서 활동할 보수 청년조직의 필요성을 주장해온 극우 활동가였습니다. 알파팀 참여자의 증언에 따르면 국정원 관계자는 공격하거나 옹호할 주제를 전달했습니다. 조직원들은 정부를 지지하고 야당과 진보세력을 비난하는 글을 올렸고, 실적에 따라 한 달에 50만∼60만 원가량을 받은 참가자도 있었습니다(한겨레, 2017.4.16).

 

김성욱은 노무현 대통령 탄핵에 찬성하던 온라인 카페 회원들을 바탕으로 ‘무한전진’을 만들고 이후 한국자유연합을 창설했습니다. 온라인에서 싸울 청년조직을 주장해온 극우 활동가가 국정원의 민간 외곽팀 책임자가 된 것입니다. 국가기관의 자원과 극우세력의 적대적 세계관이 결합했습니다.

 

국정원 적폐청산 태스크포스 조사에 따르면 국정원은 2009년 5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알파팀을 비롯한 사이버 외곽팀을 운영했습니다. 2012년에는 최대 30개 팀, 약 3,500명으로 늘어났고 그해에만 약 30억 원의 국가예산이 투입됐습니다. 외곽팀은 포털사이트와 트위터에서 정부 비판을 ‘종북세력의 국정방해’로 규정하고 정부와 여당을 옹호하는 글을 퍼뜨렸습니다(경향신문, 2017.8.3; 한겨레, 2017.8.3).

 

네이버·다음·네이트·야후와 트위터 등 시민이 뉴스를 읽고 의견을 나누는 공간이 활동 무대였습니다. 국가가 시민 몰래 세금을 들여 정권에 유리한 여론을 만들고, 그 개입을 시민의 자발적인 의견처럼 보이게 한 것입니다.

 

이 사건은 의혹으로 끝나지 않았습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2018년 4월 원세훈 전 국정원장에게 국정원법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징역 4년과 자격정지 4년을 확정했습니다. 재판부는 심리전단의 활동을 공무원의 지위를 이용해 특정 후보와 정당을 지지하거나 반대한 조직적 선거운동으로 판단했습니다. 댓글공작은 일부 직원의 일탈이 아니라 국정원의 지휘체계에 따라 이루어진 국가기관의 범죄였습니다(연합뉴스, 2018.4.19).

 

국정원이 민간 외곽팀을 조직하는 동안 군도 온라인 정치에 개입했습니다. 북한의 사이버 공격과 대남 심리전에 대응하기 위해 만들어진 국군 사이버사령부의 활동이 국내 정치로 향했습니다. 김관진 국방부 장관은 2011년 11월부터 2013년 6월까지 정부와 여당을 지지하고 야당과 야권 정치인을 비판하는 온라인 활동을 지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부대원들이 작성한 정치 관련 게시물은 약 9000건에 이르렀습니다.

 

지휘관은 활동 결과와 온라인 여론 동향을 보고받고 수정사항을 지시했습니다. 법원은 김관진의 정치관여 혐의를 유죄로 판단했고, 연제욱 전 사이버사령관에게도 금고 2년의 실형이 확정됐습니다. 군의 정치적 중립이라는 헌법적 가치가 침해되고 국민의 정치적 선택이 왜곡됐다는 판단이었습니다(경향신문, 2020.3.29; 한겨레, 2023.8.18; MBC, 2024.2.6). 국가안보를 위해 만들어진 군 조직이 정권을 지키는 정치조직으로 변질된 것입니다.

 

대북 심리전 조직이 국내 정치에 개입하면서 정부 비판 세력까지 안보의 적처럼 취급됐습니다. 댓글은 부대원 개인의 정치적 의견이 아니었습니다. 군의 명령과 보고체계가 국내 정치공작에 이용됐다는 데 사건의 심각성이 있었습니다.

 

● 2012년, 국가의 공작과 민간의 여론전

 

2012년 대통령선거에서는 국가기관 밖에서도 비슷한 방식의 조직이 활동했습니다. 개신교 목사 윤정훈이 운영한 ‘십자군 알바단’, 이른바 ‘십알단’이었습니다. 서울 여의도의 별도 사무실에서 박근혜 후보를 지지하고 문재인 후보를 공격하는 SNS 활동을 벌였습니다. 박근혜 후보를 홍보하는 글을 집단적으로 재전송하고 문재인 후보를 조롱하는 합성사진과 비방문구도 유포했습니다.

 

사무실에서는 ‘대선 작전상황실’이라는 문구와 SNS 활동보고서가 발견됐습니다. 국가기관의 외곽팀과는 별개의 조직이었지만, 공격할 메시지를 정하고 여러 계정으로 반복해 유통하는 방식은 닮아 있었습니다. 대법원은 2013년 12월 윤정훈에게 불법 선거운동 혐의로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확정했습니다. 재판부는 해당 사무실이 단순한 SNS 교육 공간이 아니라 특정 후보자의 당선을 위해 설치된 불법 선거운동 조직이라고 판단했습니다(법률신문, 2013.12.26; 연합뉴스, 2013.12.26).

 

국정원과 십알단이 하나의 지휘체계 아래 움직였다는 증거는 없습니다. 알파팀과 십알단, 리박스쿨이 직접적인 조직적 계보로 이어졌다고 볼 근거도 없습니다. 확인되는 것은 조직의 연속성이 아니라 공작 방식의 반복입니다. 공격할 대상과 메시지를 정하고 같은 내용을 여러 사람이 집중적으로 유통해 계획된 소수의 행동을 자발적인 다수 여론처럼 보이게 했습니다.

 

박근혜 정부 출범 직후인 2013년 2월에도 군 사이버사령부 530심리전단이 김병관 국방부 장관 후보자를 지지하는 댓글을 작성했다는 전직 간부의 증언이 나왔습니다(한국기자협회, 2017.9.4; SBS, 2017.9.6). 법원의 확정판결이 아니라 내부 관계자의 증언과 언론보도로 제기된 내용입니다. 다만 군의 국내 정치개입이 정권교체와 함께 중단됐는지를 묻게 했습니다.

 

진상규명도 더뎠습니다. 2014년 국방부 자체 수사는 청와대와 핵심 지휘부의 책임까지 충분히 밝히지 못했고,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인 2017년에야 재조사가 시작됐습니다. 국정원 적폐청산 태스크포스와 검찰 수사를 통해 민간 외곽팀의 규모와 예산, 지휘체계도 뒤늦게 드러났습니다.

 

관련자들이 법정에 섰지만 외곽팀 구성원 전체의 신원과 역할, 이후 활동까지 모두 확인된 것은 아닙니다. 그렇다고 확인되지 않은 사람의 이동을 근거로 극우 유튜브나 윤석열 지지조직, 리박스쿨과 직접 연결해서는 안 됩니다.

 

외곽팀 3500명이 모두 청년이었던 것은 아닙니다. ‘2040세대’ 조사 대상과 댓글공작 수행자가 같은 집단이거나 두 활동이 하나의 계획에 따라 진행됐다는 증거도 없습니다. 그러나 국정원은 청년의 불만을 선거에 영향을 미칠 여론으로 분석했고, 일부 극우 활동가는 청년을 온라인에서 싸울 정치적 전력으로 조직하려 했습니다. 청년은 민주주의의 다음 단계를 함께 만들어갈 시민보다 관리하고 동원할 대상으로 취급됐습니다.

 

국가기관의 댓글공작은 수사와 재판을 거쳐 범죄로 확정됐습니다. 그러나 정권 비판을 안보의 위협처럼 취급하고 시민의 여론을 관리 대상으로 바라본 정치적 판단까지 청산됐는지는 별개의 문제였습니다.

 

■ 공작은 끝났지만 정치적 인식은 남았다

 

● 댓글공작 지휘자의 귀환

 

김관진 전 국방부 장관은 군 사이버사령부의 정치개입을 지시하고 보고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그런데 재판이 진행 중이던 2023년 5월, 윤석열 대통령은 그를 대통령 직속 국방혁신위원회 민간위원으로 임명했습니다(MBC, 2023.5.10; 한겨레, 2023.5.10).

 

2023년 8월 파기환송심은 김관진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습니다. 그는 재상고를 취하해 2024년 2월 1일 형이 확정됐고, 닷새 뒤 윤석열 정부에 의해 특별사면·복권됐습니다(MBC, 2024.2.6; 경향신문, 2024.2.6). 군의 정치적 중립을 침해한 책임자를 안보정책의 중심에 다시 세운 것입니다. 범죄는 유죄로 남았습니다. 그 범죄를 가능하게 한 안보관과 정치적 판단은 사실상 복권됐습니다.

 

이를 한 개인의 명예회복으로만 보기는 어렵습니다. 정부 비판 세력을 안보의 위협처럼 바라보고 시민의 여론을 관리 대상으로 삼았던 판단을 국가 정책의 영역으로 다시 불러들였기 때문입니다.

 

군 사이버사령부의 정치관여 활동에 개입한 혐의를 받는 김관진 전 국방부 장관(왼쪽부터), 김태효 전 청와대 대외전략기획관, 임관빈 전 국방부 정책실장. 2018.8.20 연합

 

● 댓글공작에서 인지전으로

 

그사이 전쟁의 개념도 달라졌습니다. 심리전이 주로 상대의 감정과 사기, 전투 의지를 흔드는 활동이라면, 인지전(認知戰·cognitive warfare)은 인간의 인식과 판단체계에 영향을 미치려는 활동입니다. 무엇이 사실인지, 누가 적인지, 누구를 믿어야 하는지를 흔듭니다.

 

황희두 노무현재단 이사는 그 차이를 군인의 총구에 비유했습니다. 심리전이 군인에게 공포를 심어 총을 쏘지 못하게 하는 것이라면, 인지전은 판단에 착오를 일으켜 총구를 아군에게 돌리게 만드는 전쟁이라는 설명입니다. 공동체 내부의 구성원을 적으로 인식하게 만드는 것입니다(김어준의 겸손은힘들다 뉴스공장, 2026.7.30).

 

적대적 목적으로 수행되는 인지전은 사실과 거짓의 경계를 흐리고 시민이 판단에 사용하는 정보와 신뢰의 토대까지 흔듭니다. 인지전 자체가 불법인 것은 아닙니다. 외국의 선전과 허위정보로부터 군과 시민사회를 방어하는 것은 국가의 정당한 임무입니다. 작전의 대상이 국내 시민과 야당, 언론과 비판세력이 될 때 문제가 발생합니다. 국가는 시민을 보호하는 기관에서 시민의 판단에 은밀히 개입하는 권력으로 바뀝니다.

 

인지전은 하나의 거짓을 믿게 만드는 데 그치지 않습니다. 사실과 거짓을 구분할 공통의 기준을 무너뜨리고 아무것도 믿을 수 없게 만들 수 있습니다. 서로 다른 의견을 가진 시민을 토론의 상대가 아니라 공동체 내부의 적으로 보게 한다는 점에서 민주주의의 토대를 직접 흔듭니다.

 

2025년 1월 국회 내란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군 사이버작전사령부가 2024년 10월 28명 규모의 ‘사이버 정찰 태스크포스’를 구성했다고 주장했습니다. 2024년 8월 을지자유의방패연습에서 이른바 ‘SNS 장악 훈련’을 실시했다는 의혹과 내란특검이 관련 정황을 수사하고 있다는 보도도 나왔습니다(오마이뉴스, 2025.1.22; 노컷뉴스, 2025.1.23; 동아일보, 2025.8.29).

 

추 의원의 주장에 따르면 태스크포스는 정찰팀·표적관리팀·총괄팀으로 구성됐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같은 해 9월 공세적 사이버 활동의 강화를 주문한 뒤 조직이 만들어졌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사이버작전사령부와 당시 군 지휘부는 불법적인 국내 여론개입 의혹을 부인했습니다. 태스크포스의 실제 임무와 작전 대상에 국내 정치와 시민사회가 포함됐는지는 아직 법원의 판단으로 확정되지 않았습니다. 과거의 댓글공작과 현재 제기된 의혹을 하나의 사실처럼 연결해서는 안 됩니다. 다만 이 의혹은 군이 시민의 소셜미디어 활동을 다시 작전 대상으로 보았는지, 과거의 정치적 판단이 완전히 청산됐는지를 묻게 합니다.

 

인지전은 댓글공작보다 훨씬 넓은 개념이며 댓글공작의 새로운 이름도 아닙니다. 그러나 시민이 접하는 정보와 판단에 은밀히 개입한다는 점에서 국가기관의 댓글공작은 국내 인지전의 위험을 먼저 드러낸 사건이었습니다. 과거의 수법이 소셜미디어와 데이터 분석, 플랫폼의 알고리즘과 결합할 때 시민의 판단에 개입하는 더 정교한 형태로 확장될 수 있습니다.

 

■ 공작의 방식은 어떻게 민간 정치사업이 되었는가

 

국가기관의 불법적인 지휘체계가 수사와 재판을 통해 드러나는 동안, 동원과 증폭의 수법은 국가기관 밖에서도 재구성됐습니다. 자승단 사건에서 검찰이 제시한 구조는 정당과 교육단체, 청년과 노년층 참가자가 기획과 모집, 생산과 증폭을 나누어 맡는 형태였습니다. 뉴스타파가 공개한 공판 자료에 따르면 자유민주당에서 리박스쿨로 400만 원이 전달됐습니다. 돈의 명목은 ‘장학금’이었습니다. 정치적 목표를 정한 정당이 교육단체에 자금을 건넸고, 교육단체는 댓글을 작성한 청년들에게 실적에 따라 돈을 지급했습니다(뉴스타파, 2026.6.24).

 

교육과 정치동원이 연결된 과정은 한 청년의 이력에서도 드러났습니다. 이 청년은 리박스쿨의 늘봄교육 과정을 수강한 뒤 손효숙 대표의 추천으로 18세에 자유민주당에 채용됐습니다. ‘미디어주임’을 맡고 자승단 단체대화방을 개설해 운영했습니다(뉴스타파, 2026.6.25). 교육생이 정당의 미디어 담당자를 거쳐 댓글 조직의 운영자가 된 것입니다.

 

한 사례를 리박스쿨 교육생 전체로 일반화해서는 안 됩니다. 교육과정을 수강한 사람이 모두 정치활동이나 댓글 조직에 참여한 것도 아닙니다. 그러나 교육기관과 정당, 댓글 조직을 연결한 구체적인 이동 경로가 법정에서 드러났다는 사실은 중요합니다.

 

과거 국가기관의 댓글공작과 자승단 사건은 주체와 법적 성격이 다릅니다. 국정원과 군 사건에서는 국가의 예산과 명령체계가 불법적인 정치개입에 사용됐습니다. 현재 재판 중인 자승단 사건에서는 국가기관의 직접적인 지휘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다만 공격할 대상과 메시지를 정하고 특정 기사에 댓글과 추천을 집중해 조직된 반응을 자발적인 여론처럼 보이게 하는 방식은 닮아 있습니다.

 

달라진 것은 실행체계였습니다. 국가기관의 댓글공작은 위에서 아래로 내려오는 명령과 보고체계로 움직였습니다. 자승단 사건에서 검찰이 제시한 구조는 정당과 교육단체, 댓글 작성자와 추천 참여자가 역할을 나누는 방식이었습니다. 각각의 행동만 떼어놓으면 정당활동이나 교육, 개인의 댓글 작성과 추천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미리 정한 정치적 목표와 행동지침 아래 결합되면 조직적인 여론개입이 됩니다.

 

분업은 참여자의 책임 인식도 흐리게 만듭니다. 정당은 직접 댓글을 쓰지 않았고, 교육단체는 청년을 연결했을 뿐이라고 주장할 수 있습니다. 댓글 작성자는 자신의 정치적 의견을 표현했을 뿐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개별 참가자가 전체 구조를 알지 못하더라도 단체대화방의 지시에 따라 집중된 행동은 하나의 정치적 효과를 만들어냅니다.

 

‘공감’과 ‘좋아요’를 누른 참가자도 기사를 추천했을 뿐이라고 여길 수 있습니다. 각각의 행동은 작아 보이지만 미리 정한 기사와 메시지에 집중되면 노출 순위와 여론의 인상을 바꿀 수 있습니다. 역할이 잘게 나뉠수록 누구도 자신을 전체 공작의 책임자로 여기지 않게 됩니다. 조직적인 댓글 활동이 개인의 신념과 결합하면 지시는 자발적인 행동으로 받아들여집니다. 활동비는 애국에 대한 보상이 되고, 조직이 정한 공격은 진실을 알리는 공익적 실천으로 해석됩니다. 개인은 자발적으로 정치에 참여한다고 믿으면서도 조직적인 여론개입의 실행자가 될 수 있습니다.

 

과거에는 국가기관의 지휘문서와 예산, 보고체계를 추적하면 공작의 중심에 접근할 수 있었습니다. 민간의 분업형 조직에서는 정당과 교육기관, 집회 참가자와 대화방 운영자가 역할을 나누어 맡습니다. 어느 한 조직이나 개인만 살펴보아서는 전체 구조가 드러나지 않습니다. 여론공작은 하나의 비밀조직에서 여러 조직과 참가자가 역할을 나누는 정치사업으로 재구성됐습니다.

 

이 구조에서는 교육과 정당활동, 집회 참여와 개인의 댓글 작성이 서로 분리된 행위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자금과 지시, 모집과 실행의 경로를 함께 추적하면 분산된 행동이 어떻게 하나의 정치적 효과를 만들어내는지 드러납니다. 앞으로의 조사는 개별 댓글만이 아니라 이 연결구조 전체를 살펴야 합니다.

 

■ 맺음말 ― 공작은 처벌받았지만 방식은 남았다

 

청년의 분노를 만들어낸 것은 댓글 조직이 아닙니다. 불평등과 경쟁, 고립과 정치적 무력감이 먼저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 분노에 적의 이름을 붙이고 정치적 공격으로 조직한 세력은 있었습니다.

 

국정원과 군 사이버사령부의 댓글공작은 국가기관의 범죄로 확정됐습니다. 그러나 공격할 대상과 메시지를 정하고 계획된 소수의 활동을 자발적인 민심처럼 보이게 하는 방식까지 사라진 것은 아니었습니다. 자승단 사건의 공소사실과 공판 증언은 그 방식이 정당과 교육단체, 여러 세대의 참가자가 역할을 나누는 실행체계로 재구성됐을 가능성을 보여줍니다.

 

더 심각한 문제는 참여자가 자신의 행동을 어떻게 받아들이는가입니다. 일부 청년은 조직이 정한 기사와 대상에 댓글을 작성하면서도 국가를 구하고 허위정보를 바로잡는 일이라고 믿었습니다. 여론공작이 정치적 신념과 결합하고 지시받은 행동이 애국으로 받아들여질 때, 공작은 특정 조직의 활동을 넘어 하나의 정치문화가 됩니다. 시민은 토론하고 판단하는 주권자에서 적과 싸우는 전사로 바뀝니다.

 

국가기관의 댓글공작과 오늘의 민간 극우조직 사이에 하나의 지휘부가 계속 존재했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확인되는 것은 조직의 연속성이 아니라 방식의 반복입니다. 국가기관의 수직적 공작은 처벌받았지만, 계획된 행동을 자발적인 다수 여론으로 위장하는 수법은 민간의 분업형 정치사업에서 다시 나타났습니다.

 

공작의 민간화가 변화의 끝은 아니었습니다. 댓글 조직이 특정 기사와 영상에 반응을 집중하면 단체대화방과 온라인 커뮤니티가 이를 유통하고, 플랫폼의 알고리즘은 관심이 커진 콘텐츠를 더 널리 추천합니다. 그렇게 분노는 조회수가 되고 조회수는 광고와 후원 수익으로 이어집니다.

 

다음에는 댓글 조직이 놓은 불씨를 플랫폼이 어떻게 거대한 정치산업으로 키웠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알고리즘과 수익구조는 왜 분노와 혐오를 증폭하는지, 생성형 인공지능은 여론공작의 속도와 규모를 어떻게 바꾸고 있는지도 추적하겠습니다.     < 이병권 인문연구가 >

 

 

 

추락하는 지지율, 부동산과 주식 때문만일까
메가 프로젝트 광풍과 ‘K-황금시대’ 실용주의
무얼 하려는지 성찰 없으면 “영성 없는 진보”

 

“무엇이 중한디?”묻고 주민의 미래 그려봐야
'황금의 실용주의'를 ‘생명의 실용주의'로 전환
생태계 포함 이재명 정부 ‘실용주의 2.0’ 고대

 

이재명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프랑스 남부 생폴드방스 마그 재단에서 열린 뤼미에르 서밋의 영화·영상 관련 라운드 테이블에 입장하고 있다. 2026.9.7. 연합

 

나는 이재명 정부의 실용주의를 지지한다. 이념보다 삶을 앞세우고, 진보와 보수의 경계를 넘나들며 새로운 지평을 탐색하는 한국정치의 새로운 흐름을 응원한다. 지난해 나는 이재명 정부 출범을 앞두고 그의 탈이념과 실용주의를 환영하면서, 동시에 「이재명 신문명시대의 ’정신‘은 무엇인가?」를 묻는 글을 쓰기도 했다. 얼마 전에 기고한 「유시민의 ‘필연’과 ‘정화’가 위태로운 이유」에서도 비슷한 문제의식을 논의하기도 했다. 그 생각은 지금도 변하지 않았다. 그런데, 오늘 이재명의 실용주의가 매우 위태로워 보인다. 지지율 하락 때문만이 아니다.

 

추락하는 지지율, 부동산과 주식 때문만일까?

 

이재명 대통령의 지지율이 계속 추락하고 있다. 9월 7일 발표된 리얼미터 조사에서 국정수행 긍정평가는 37.4%로 취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8주 연속 하락이다. 앞서 9월 4일 발표된 한국갤럽 조사에서도 지지율은 40%로 취임 후 최저치를 기록했고, 부정평가는 51%까지 올라섰다. 다른 조사에서는 부정평가가 처음으로 60%대에 진입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조사기관마다 수치는 다르지만 추세는 같다.

 

부동산 세제 정책의 혼선과 경제·민생 문제, 인사 논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전해진다. 김승원·용혜인 두 장관 후보자의 인선을 둘러싼 논란이 진행 중이고, 공소취소와 연임 개헌을 둘러싼 논란, 경찰의 부실수사 논란까지 겹쳤다. 6개 부처를 바꾸는 개각 카드를 꺼냈지만 하락세를 꺾지 못했다. 오히려 역풍이 불고 있다.

 

부동산 문제가 큰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주가 폭락 때문에 국민들의 마음이 돌아섰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만으로 최근의 지지율 하락을 말끔하게 설명할 수 있는지 의문이다. 다른 무엇인가가 작동하고 있다는 뜻이다.

 

부동산도, 인사도, 개헌 논란도, 따로 보면 각각의 사안이다. 그러나 겹쳐 놓고 보면 하나의 물음이 수면으로 올라온다. 이 정부가 누구를 위해, 무엇을 위해, 어디로 가려 하는가에 대한 신뢰의 균열이다. 경제적 성과가 흔들리자 그동안 드러나지 않았던 숨은 민심이 표현된 것 아닐까.

 

이재명 정부는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말해왔다. 경제를 성장시키고, 주가를 올리고, AI 강국을 만들고, 산업을 키우겠다고 했다. 모두 중요하다. 정부가 당연히 해야 할 일이다. 그러나 정치는 문제해결의 기술만은 아니다. 국민은 정부에 '무엇을 할 것인가'만 묻지 않는다. '어디로 갈 것인가'도 동시에 묻는다. 마음속으로는 '우리는 어떤 사회에서 살 것인가'를 묻는다. 성과가 좋을 때는 이런 질문이 잘 들리지 않는다. 경제가 성장하고 주가가 오르면 성과 자체가 ‘성공 서사’가 된다. 그러나 성과가 흔들리는 순간 질문은 다시 돌아온다. "우리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이재명 정부는 지금 이 질문 앞에 서 있는 것 아닐까?

 

더불어민주당 3대 메가프로젝트 지원 특별위원회 위원장인 한병도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와 위원들이 11일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 일대에 건설 중인 반도체 팹을 둘러본 뒤 관계자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2026.8.11. [국회사진기자단]  연합

 

메가 프로젝트 광풍과 ‘황금’의 실용주의

 

지난 8월 민주당 전당대회 이후 ‘K-황금시대’라는 말이 새로운 정치적 구호로 등장했다. 김민석 대표는 당선 수락 연설에서 K-황금시대의 사명을 이야기했다. 앞서 당권 도전을 시사하면서는 코스피 1만, 글로벌 AI 허브, 한류 열풍 등을 그 시대의 징표로 제시하기도 했다. 물론 그가 말하는 황금시대가 단순히 돈이 많은 나라를 뜻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그 말에서 2001년의 ‘부자 되세요’를 떠올린다. IMF 외환위기의 상처 속에서 한국 사회를 휩쓸었던 부자의 열망 말이다. 그리고 ‘실용정부’를 표방하며 ‘4대강 프로젝트’를 밀어붙였던 이명박 정부가 떠오른다. 두 정부가 같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이재명 정부는 이명박 정부와 정치적 출발점도 다르고, 정책 방향도 매우 다르다. 그런데, 이재명 정부의 ‘메가 프로젝트’와 ‘황금론’은 문득 이명박정부를 떠올리게 한다.

 

최근 발표된 메가 프로젝트가 특히 그렇다. 정부는 지난 6월 29일 반도체, 피지컬 AI, AI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한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초격차 산업강국으로의 대도약을 강조하며 청와대에 직할 담당관을 두고 직접 사업을 챙기겠다고 밝혔다. 세계적인 AI 경쟁 속 이니셔티브의 필요성은 물론 인정한다. 수도권에 집중된 산업을 지역으로 분산시키겠다는 취지도 이해한다. 그러나 산업적 필요가 인정된다고 해서 사업의 규모와 입지, 속도까지 저절로 정당화될 수 있을까.

 

특히 광주·전남에서 메가 프로젝트는 말 그대로 ‘광풍(狂風)’이다. 오랫동안 산업화에서 소외된 지역의 박탈감과 폭발적 성장에 대한 기대가 결합하면서, 지역 전체가 들썩이고 있다. 민주당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진보당 전남광주시당은 지난 8월 26일 반도체특별위원회를 출범시키고 800조 원 규모의 반도체 클러스터 투자를 지역경제의 패러다임을 바꿀 기회로 평가했다. 물론 추가 원전 없는 RE100, 주 4일제 노동, 수익의 국민 배분 등 단서를 붙이기는 했다.

 

영화의 대사처럼 “뭐가 중한디?”라고 물어야 할 것 같은데, 질문이 들리지 않는다. 물음표가 보이지 않는다. 상상하기도 어려운 천문학적 투자를 통해 만들려는 지역의 모습이 어떤 것인지, 그 지역에서 사람들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산업의 성과와 함께 생태와 생명과 사람의 마음은 어떻게 변하게 될 것인지, 지역 주민들이 자신들의 미래를 결정하는 과정에 얼마나 실질적으로 참여하고 있는지, 그리고 거대 산업단지와 데이터센터를 유치하는 것 말고 다른 발전의 길은 없는지 질문과 토론을 들을 수 없다.

 

더불어민주당 3대 메가프로젝트 지원 특별위원회 위원장인 한병도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와 위원들이 11일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 일대에 건설 중인 반도체 팹을 둘러본 뒤 관계자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2026.8.11. [국회사진기자단] 연합

 

“영성 없는 진보”

 

몇 년 전 철학자 김상봉은 「영성 없는 진보—한국 민주주의의 위기를 생각함」이라는 글을 발표한 바 있다. 이후 같은 제목의 책도 출간됐다. ‘진보와 영성’이라니, 놀랄 일이었다. 반가웠다. 진보의 위기를 영성의 문제로 진단하는 철학자가 있다니.

 

김상봉의 진단은 단순하지 않다. 한국의 민주주의는 독재 권력을 타도하는 데에는 성공했지만, 그 이후 어떤 나라를 만들어야 하는가라는 문제에서는 충분한 지혜를 발휘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비판과 부정의 능력은 있었지만 새로운 세계를 형성하는 능력은 부족했다는 말이다. 김상봉은 더 나아가 그 근저에 ‘영성의 상실’이 있다고 진단한다.

 

김상봉에게 영성은 타인의 고통에 응답하는 사랑의 마음, 그리고 전체성에 대한 믿음과 연결된다. 나는 그의 문제의식에 깊이 공감했다(물론, 영성에 대한 이해가 같을 수는 없다. 할 이야기가 적지 않다.) 진보의 언어는 왜 ‘정책과 제도’, ‘권리와 이해관계’, ‘성장과 분배’로만 채워지게 되었을까? 진보는 왜 인간의 고통과 사랑, 아름다움과 영성에 대해 점점 말하지 않게 되었을까?

 

지난 9월 4일 이재명 대통령의 시민사회 초청 간담회를 보면서 다시 ‘영성 없는 진보’를 떠올렸다. 청와대는 현장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실무책임자 중심으로 참석자를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취지는 충분히 이해한다. 시민사회에도 세대교체가 필요하고, 원로나 명망가 몇 사람을 불러놓고 시민사회의 목소리를 들었다고 하는 낡은 방식에서 벗어날 때가 되었다.

 

그런데 참석자 명단과 의제를 보면서 무언가 허전함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영성 없는 실용’이라고나 할까. ‘현장의 소리’를 듣는 것과 ‘마음의 소리’, 혹은 ‘시대의 소리’를 듣는 것은 다르다. 물론 대통령이 시민사회의 의견을 경청한 것 자체로도 큰 의미가 있는 일이다. 다만 ‘정책’을 이야기할 사람과 더불어 ‘시대’를 이야기할 사람은 없었는지, ‘현안’을 말할 사람과 더불어 ‘마음’을 말할 사람은 없었는지 질문이 남는다.

 

 이재명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프랑스 남부 생폴드방스 마그 재단에서 국제 영화·영상 정상회의 '뤼미에르 서밋' 개막식 후 열린 영화인과의 대화에서 손팻말을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이번 행사는 서밋에 초청받은 한국 감독 및 배우들과의 간담회다. 오른쪽부터 김도연, 설경구, 전도연 배우, 이 대통령, 이창동, 정주리 감독, 김민영 넷플릭스 아시아태평양 지역 콘텐츠 총괄 부사장, 안현모 사회자. 2026.9.7. 연합
 

‘생명’의 실용주의

 

그렇다면 ‘황금’의 실용주의를 넘어서는 길은 무엇일까. 물론 실용주의를 버리자는 것이 아니다. 황금을 반대하는 것도 아니다. ‘황금만능’의 실용주의를 성찰하자는 것이다. 오히려 실용주의를 근본적으로 다시 생각해보자는 말이다. 예컨대, ‘생명’의 실용주의가 그것이다. 이때 ‘생명’은 ‘생명체’이면서 동시에 살아 있는 것을 살아 있게 하는 힘으로서의 ‘생명력’이다(나는 이미 앞에서 언급한 「이재명 신문명시대의 정신은 무엇인가?」와 함께 「신성장주의의 폭주, 각비의 생명운동」에서 ‘생명’의 실용주의를 논의한 바 있다.)

 

미국의 실용주의 철학자 윌리엄 제임스가 흥미롭다. 나에겐 그의 사상이 곧 ‘생명’의 실용주의다. 제임스에게 실용주의는 하나의 방법이었다. 어떤 관념(이념)이 참인지 아닌지는 그 자체로 판단할 수 없다. 그 관념이 우리의 삶에서 실제로 어떤 차이를 만들어내는지, 그가 즐겨 쓴 말로 하면 그 관념의 '현금가치(cash value)'가 무엇인지를 물어야 한다. 쓸모가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그런데 이 '현금가치'라는 말이 오늘날 대한민국에서는 은유가 아니라, 말 그대로의 ‘현금’, 곧 ‘황금’이 되어버렸다. 실용주의의 이름으로 실용주의를 배반하고 있는 셈이다.

 

제임스가 중시한 것은 추상적인 관념보다 실제로 인간의 살아있는 경험이었다. 그의 ‘급진적(근본적 radical) 경험론’은 개별적인 사물뿐 아니라 그것들 사이의 관계 역시 또 하나의 경험적 현실이라고 보았다. 전통적 경험론이 인식하는 주체(나)와 인식되는 객체(대상)를 엄격히 구분하고 '관계'나 '연결성'은 주체의 정신적 작용으로 보았으나, 급진적 경험론은 주체와 객체가 나누어지기 이전의 관계와 흐름에 대한 경험을 강조한다.

 

이를테면 이렇다. '사물'도 현실이지만, '관계'도 현실이다. '경제적 성과'도 현실이지만, 그 성과를 만들어내는 과정에서 변화하는 ‘인간과 자연의 관계’도 현실이다. '주가'도 현실이지만, 사람들의 ‘불안’도 현실이다. 산업의 생산성도 현실이지만, 지역 공동체와 생태계의 지속성 및 지속불가능성도 현실이다.

 

윌리엄 제임스는 신비 체험과 영적 경험을 실증적으로 진지하게 다룬 철학자이기도 했다. 실용주의의 창시자가 영성을 비과학적인 것으로 밀어내지 않고 오히려 경험의 정당한 일부로 존중했다는 사실은, 앞서 김상봉이 말한 '영성 없는 진보'와 실용주의가 서로 대립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다. '생명‘의 실용주의란 실용주의를 버리고 영성으로 돌아가자는 말이 아니다. 대한민국의 실용주의가 잃어버린 더 깊고 넓은 실용주의로 돌아가자는 말이다.

 

'실용주의 2.0'을 고대한다

 

나는 이재명 정부의 실용주의가 실패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버려야 한다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오히려 한 단계 진화할 때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이를테면, ‘실용주의 2.0’이다.

 

실용주의 2.0은 기존의 실용주의를 뒤집어 엎는 것이 아니다. 경제를 잘 운영하고,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고, 성과를 만들어내는 실용주의는 여전히 필요하다. 다만 삶과 세계의 ‘경험적 현실’의 지평을 넓히자는 것이다. 경제를 성장시켜야 한다. 그러나 무엇을 위한 성장인지 물어야 한다. AI를 발전시켜야 한다. 그러나 인간이 AI와의 관계에 대해 집요하게 물어야 한다. 메가 프로젝트가 필요할 수도 있다. 그러나 사업의 규모와 속도만이 아니라 그 사업이 만들어낼 삶과 지역과 생태계의 변화, 그리고 다른 미래의 가능성까지 함께 논의해야 한다.

 

그러려면 국정의 방식도 달라져야 한다. 메가 프로젝트에 관한 (공청회장이 아닌) 공론장이 열려야 한다. 인간만의 공론장이 아니라, 비-인간 존재와 함께하는 ‘생태공론장’이면 더욱 좋겠다. 투자액과 일자리 숫자만이 아니라 전력과 물, 생태계와 공동체, 노동과 생활의 변화까지 함께 논의해야 한다. 찬성과 반대의 목소리가 서로를 배제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른 경험과 다른 지식이 만나 문제 자체를 재설정할 수 있는 계기가 만들어져야 한다.

 

문화도 마찬가지다. 문화와 예술을 콘텐츠 산업으로만 바라볼 일이 아니다. 아름다움을 통해 자신과 세계를 새롭게 경험하는 매체로 여기기를 기대한다. 그렇게 되면 청와대로 초청해야 할 사람들도 달라질 것이다. 경제학자와 관료와 정책 전문가뿐 아니라 시인과 음악가, 종교인과 생태학자, 농부와 오래된 시민운동가와 만나야 한다.

 

                                             주요섭 (사)밝은마을 생명사상연구소대표

 

대통령에게 좋은 정책을 제안하는 사람만이 아니라 대통령의 생각을 흔들어놓을 사람도 필요하다. 영혼의 지도자를 만나야 한다. 때로는 아무런 정책 제안도 하지 않는 사람과 몇 시간 동안 삶과 죽음, 자연과 인간, 아름다움과 고통에 대해 이야기할 수도 있어야 한다. 대통령이 어렵다면, 여당 대표라도 그래야 한다. 문학과 예술, 돌봄과 영성, 생태와 생명이 정치의 액세서리일 수 없다. 아니다. 메가 프로젝트의 광풍 속 요즘이라면, ‘액세서리’라도 되어야 할 것 같다.

이재명의 실용주의가 위태로운 이유는 ‘실용주의’ 때문이 아니다. 이재명 정부의 실용이 ‘황금’이라는 도구적 목적에 꼼짝없이 붙잡혔기 때문이다. 이재명 정부의 실용주의 2.0을 고대한다.                                                               < 주요섭 생명사상연구소 대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