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문명 파괴" 위협하다 통첩시한 직전 "휴전"

호르무즈 2주 개방, 10일 파키스탄서 종전 협상
트럼프 "이란과 장기 평화 최종 합의 단계 진행"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에 대한 "완전한 파괴" 작전을 2주 연기했다.

불과 몇 시간 전 "이란 문명 파괴"를 위협했던 트럼프 대통령이 통첩 시한을 1시간 여 앞둔 7일 저녁 트루스 소셜에 글을 올려 대이란 군사 공격 연기를 발표했다.

 

8일, 이란 테헤란에서 이란 전쟁의 2주간 휴전이 발표된 후 사람들이 모여 있다. 2026. 04. 08 [WANA=로이터=연합]
 

트럼프는 중재국 파키스탄과의 협의에 따른 것이며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이란의 완전하고 즉각적이며, 안전한 개방을 조건으로 한다"면서 "2주간 이란에 대한 폭격과 공격 중단에 동의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오늘 밤 파괴적 군대의 이란행을 중지시켰다"고 덧붙였다.  

 

이에 이란도 공식 성명을 통해 2주간 휴전에 동의했으며, 이란 군과의 협의를 통해 2주간 호르무즈 해협의 통행도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미국과 이란은 오는 10일 파키스탄의 이슬라마바드에서 만나 추가 협상을 벌일 예정이다. 양측이 합의하면, 2주간 휴전을 연장할 수 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6일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최후통첩 시한인 7일 오후 8시(미 동부시간, 한국 시간 8일 오전 9시)까지 이란이 합의하지 않을 경우  "이란의 모든 다리가 완전히 파괴될 것이고, 이란의 모든 발전소가 가동을 멈추고, 불타고, 폭발해 다시는 사용 못하게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뒤이어 트루스 소셜에 "오늘 밤 한 문명 (civilization) 전체가 사라져 다시는 되돌릴 수 없을 것이다"란 글을 올렸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4월 6일 워싱턴 DC 백악관 제임스 S. 브래디 브리핑룸에서 이란 관련 브리핑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2026.4.6.UPI 연합
 

로이터와 뉴욕타임스, 알자지라에 따르면  이란 최고 국가안보회의는 이날 성명을 통해 이란이 미국, 이스라엘과의 전쟁에서 승리했으며, 이란이 제시한 10개항의 종전안을 미국이 전부 수용했다고 주장했다. 

 

이란의 종전안 10개 항을 보면, ▲ 이란이 다시는 공격받지 않을 것이란 보장 ▲ 단순한 휴전이 아닌, 영구적 종전 ▲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격 중단 ▲ 미국의 모든 대이란 제재 해제 ▲ 이란의 동맹 세력에 대한 역내 전투 종료 ▲ 그 대가로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 개방 ▲ 이란은 선박당 200만 달러의 호르무즈 통행료를 부과 ▲ 통행료는 오만과 배분 ▲ 이란은 호르무즈의 안전한 통행 규칙 제공 ▲ 전쟁 배상금을 대신해 통행료를 재건에 사용 등이다. 특히 재침공 보장과 관련해선 중동 지역 내의 모든 미군 기지에서 전투 병력 철수을 요구하는 것로 알려졌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성명에서 이란에 대한 공격이 중단되면 이란도 공격을 중단할 것이며 이란 군과 조율을 통해 2주간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한 통행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23일 아랍에미리트(UAE)에서 해가 저무는 가운데 선박들이 호르무즈 해협을 향해 아라비아만을 항해하고 있다. 2026. 03. 23 [AP=연합]
 

이날 글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건 이중적인 휴전이 될 것이다! 그렇게 한 이유는 우리가 이미 모든 군사적 목표들을 초과달성했고, 이란과의 장기적 평화와 중동의 평화와 관련한 최종 합의 단계가 아주 많이 진행됐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이란에게서 10개 항 제안을 받았고 그것들이 함께 협의할 만한 실행가능한 기초라고 생각한다"며 "과거 논쟁의 거의 모든 다양한 사항들은 미국과 이란 사이에 합의가 됐지만, (향후) 2주는 이 합의를 확정짓고 완벽하게 하는 데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트럼프는 "대통령으로서 미국을 대신해, 중동 국가들을 대변해 이런 해묵은 문제를 해결에 이르게 만들게 된 게 영광이다"라고 덧붙였다. 결국 욕설과 극언을 섞어가며 이란을 위협했지만, 트럼프는 승산 없는 확전보다 외교적 출구를 찾은 걸로 풀이된다.

 

그동안 이란은 시종 일관 완전한 종전이 아닌, 일시적 휴전은 '2·28 불법 선제공격'을 벌인 미국과 이스라엘의 전략적 수세를 만회해 추후 다시 공격할 시간을 벌어주는 것인 만큼 받아들일 수 없고, 따라서 어떤 피해가 있더라도 차제에 가부간 매듭을 짓겠다는 입장을 보여 왔고, 결국 관철시킨 것으로 보인다. '불법 강요된 전쟁'(아라그치 외무)에 대한 이란의 승리라고 평가해도 무방해 보인다.                                                 < 이유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일 대이란 군사 작전 개시 직전 2주 연기를 발표했다. 2026. 04. 07 [트럼프 트루스 소셜 계정] 시민언론 민들레. 
 
 

이란, ‘전략적 승리’ 선언하며 2주 휴전 수용…호르무즈 통행 허용

 
7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 시청 앞에서 ‘이란과의 전쟁 반대’ 집회에 사람들이 모여 있다. 로이터 연합
 

이란이 ‘전략적 승리’를 선언하며 파키스탄의 중재로 마련된 2주간 휴전안을  수용했다. 중국의 외교적 개입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8일(현지시각)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는 미국과의 휴전 협상과 관련해 발표한 성명에서 “이란에 대한 모든 공격이 중단될 경우, 이란의 군대는 방어 작전을 중단할 것”이라며 “2주간 이란군과의 조율하에 기술적 조건을 고려해 호르무즈해협을 통한 안전한 통행이 허용될 것”이라고 선언했다. 성명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최후통첩’ 시간 만료를 1시간여 앞둔 시점에 공개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7일 저녁 8시(한국시각 8일 오전 9시)까지 이란이 호르무즈해협 개방을 전제로 한 휴전에 동의하지 않으면 “한 문명 전체가 사라질 것”이라며 위협한 상황이었다.

 

최고국가안보회의는 성명에서 “적은 부당하고 침략적인 전쟁에서 비이성적이고 오만한 행위로 이란 국민에 맞서 나섰지만 결국 실패와 패배를 맞이했다”며 아야톨라 하메네이 전 최고지도자의 현명한 지도력과 순교자들의 희생 덕분에 “이란 국민은 다시 한번 영광스러운 승리를 거뒀다”고 자축했다.

 

이들은 협상 과정에서 이란이 제시한 10개 조항 협상안을 미국이 수용하게 했다고 주장했다. 이란이 미국 쪽에 요구한 안에는 ‘미국의 원칙적 비침략 약속’, ‘이란의 호르무즈해협 통제 유지’, ‘우라늄 농축 인정’, ‘모든 1차 및 2차 제재 해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및 국제원자력기구(IAEA) 이사회 모든 결의 종료’, ‘이란에 대한 배상 지급’, ‘미국 전투 병력의 역내 철수’, 그리고 레바논의 ‘영웅적 이슬람 저항’을 포함한 모든 전선에서의 전쟁을 중단하는 내용 등이 포함돼 있다.

 

최고국가안보회의는 “적은 이제 이란의 조건을 수용할 수밖에 없게 되었고 이는 이란의 전략적 승리를 의미한다”며 “이란은 협상에 열려 있지만, 그 협상은 반드시 상호 존중과 공정한 조건 하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지역 내 미국의 군사 인프라와 자산에 치명적인 타격을 가했다”며 “전 전선에서 적을 궁지로 몰아넣었으며 전쟁 시작 약 10일 만에 적은 승리가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깨닫고 다양한 경로를 통해 이란과 접촉하며 휴전 요청을 시작했다”고도 밝혔다.                                                      < 윤연정 기자 >

 

트럼프 “이란 공습 2주 중단”…“이란도 휴전안 동의”

“호르무즈 해협 개방이 전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 백악관 브리핑룸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워싱턴/로이터 연합
 

미국이 이란에 대한 군사 공격을 일시 중단하고 협상 국면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이란도 파키스탄이 제안한 2주간의 휴전안을 수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7일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파키스탄의 셰바즈 샤리프 총리와 아심 무니르 육군원수 간 협의를 거쳐, 이란에 예정됐던 공습을 2주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완전하고 즉각적이며 안전하게 개방하는 데 동의하는 것을 전제로 한 조치”라고 덧붙였다.

 

이란도 파키스탄의 중재와 중국의 막판 개입 속에 휴전안을 수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타임스는 이란 고위 관계자 3명을 인용해, 중국이 이란에 유연한 대응과 긴장 완화를 요청했으며, 핵심 인프라 피해에 따른 경제적 타격 우려도 휴전 수용 배경으로 작용했다고 보도했다. 또 해당 휴전안은 새로운 최고지도자인 모즈타바 하메네이의 승인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고 뉴욕타임스는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조치를 “쌍방 간 휴전”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이러한 결정을 내린 배경에 대해 “이미 모든 군사적 목표를 달성하고 이를 초과 달성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미국과 이란이 장기적인 평화 합의에 근접했으며, 이란이 제시한 10개 항목의 제안이 협상의 기반으로 활용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양국 간 주요 쟁점의 “거의 대부분이 이미 합의됐다”고 밝히면서, 최종 합의를 마무리하기 위해 2주간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번 조치가 미국뿐 아니라 중동 지역 전반의 평화와 관련된 장기적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 중요한 단계에 이르렀음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 김원철 기자 >

 

‘미-이란 휴전’ 코스피 단숨에 5800 돌파…매수 사이드카 발동

 
 
8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 코스피가 표시되고 있다. 연합
 

8일 오전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사이 2주간 휴전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코스피가 5%대 급등해 단숨에 5800대를 돌파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선 올해 들어 6번째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한국거래소 시세를 보면,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종가에 견줘 5.64% 오른 5804.70에 거래를 시작해 5∼6%대 상승 폭을 이어가고 있다. 코스피200선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6% 이상 치솟아 오전 9시6분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했다. 매수 사이드카는 코스피200선물 지수가 5% 이상 오른 상태가 1분 이상 지속할 경우 프로그램 매수호가를 5분간 정지하는 것이다.

 

이날 코스닥도 3%대 이상 급등했다. 코스닥 시장에서도 13분께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이날 오전 9시14분께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상위 종목인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7.12% 오른 21만500원에, 에스케이(SK)하이닉스는 9.39% 폭등한 100만2000원에 거래되며 각각 20만원, 100만원을 넘어선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현대차도 4%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원·달러 환율도 전날 주간거래 종가(오후 3시30분 기준) 대비 24.3원 급락한 1479.9원에 거래를 시작했다. 환율이 1470원대로 떨어진 것은 20여일 만이다.       < 김가윤 기자 >

 

 

이 대통령 “군사긴장 유발” 재발 방지 지시
북한 김정은 위원장, 김여정 담화 통해 화답

 

이재명 대통령(왼쪽),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연합
 

이재명 대통령이 6일 민간인 무인기 북한 침투 사건과 관련해 “우리 정부의 의도는 아니지만, 일부의 무책임하고 무모한 행동으로 불필요한 군사적 긴장이 유발된 데 대해 북측에 유감의 뜻을 표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무인기 사건에 관해 북한에 유감을 표명한 건 처음이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총무부장은 이에 “우리 국가수반(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이를 솔직하고 대범한 사람의 자세를 보여준 것이라고 평하였다”고 화답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이번 정부 들어서 있을 수 없는 민간인 무인기 사건이 발생했다. 거기에 국정원 직원과 현역 군인이 연루됐다는 사실이 수사 결과 확인됐다”며 “관계 부처는 유사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즉각적인 제도 개선과 함께 당장 집행 가능한 조치를 신속하게 취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군경 합동조사 티에프(TF)는 지난달 31일 무인기 북한 침투 사건에 연루된 국가정보원 직원 1명과 군 장교 2명을 일반이적 방조와 항공안전법 위반 방조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이 대통령은 “국가 전략상 필요에 따라서 그런 일이 생기는 것도 극도로 신중해야 하는데, 개인적으로 이런 대북 도발 행위를 했다는 사실이 매우 안타깝다”며 “이번 사건으로 누구보다 접경지역 주민 여러분의 우려가 컸을 것이다.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덧붙였다.

 

김 부장은 이날 저녁 담화를 내어 “이 대통령이 직접 유감의 뜻을 표하고 재발방지 조치를 언급한 것은 대단히 다행스럽고 스스로를 위한 현명한 처사라고 우리 정부는 평가한다”고 밝혔고, 청와대는 “남북 정상 간 신속한 상호 의사 확인이 한반도 평화 공존에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는 입장을 냈다.

 

김여정 “유감 표한 이 대통령, 대범 · 솔직하다고 국가수반이 평가”

이재명 대통령 ‘북 무인기 침투’ 첫 유감 표명에 담화 발표

 
김여정 조선노동당 총무부장. 조선중앙통신 연합
 

김여정 조선노동당 총무부장이 6일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북한 무인기 침투에 대한) 유감의 뜻을 표하고 재발방지조치를 언급한 것은 대단히 다행스럽고 자신을 위한 현명한 처사라고 우리 정부는 평가한다”고 말했다.

 

김 총무부장은 이날 담화를 내고 “이 대통령이 6일 자기 측 무인기의 공화국 영공 침범사건과 관련해 무책임하고 무모한 행동으로 불필요한 군사적 긴장을 유발시킨 데 대해 유감의 뜻을 표시한다고 언급했다”며 “우리 국가수반은 이를 솔직하고 대범한 사람의 자세를 보여준 것이라고 평했다”고 말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이 대통령은 ‘솔직하고 대범한 사람’이라고 평가했다는 것이다.

 

김 총무부장은 “한국 측은 평화와 안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로만 외울 것이 아니라 자기의 안전을 위해서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에 대한 무모한 일체의 도발 행위를 중지하며 그 어떤 접촉시도도 단념해야 할 것”이라며 “우리 국가 신성불가침의 주권을 침해하는 도발 사건이 재발할 때는 이미 경고한 바와 같이 감당하기 어려운 대가를 치르게 된다는 것을 다시금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국무회의에서 북한 무인기 침투 사건과 관련해 “우리 정부의 의도는 아니지만, 일부의 무책임하고 무모한 행동으로 불필요한 군사적 긴장이 유발된 데 대해 북측에 유감을 표한다”고 말한 바 있다. 이 대통령이 북한 무인기 침투 사건과 관련해 유감을 표명한 것은 처음이다.                                    < 서영지 기자 >

 

북한이 2026년 1월10일 개성시 개풍 구역에 추락시켰다고 밝힌 한국 무인기의 모습. 연합
 
 

이재명 대통령 “무인기 유감”…화답한 김정은, 상황 관리하나

 

이 대통령 무인기 침투 사건 사과

당일에 김 국무위원장 평가 전해

 

이재명 대통령이 6일 국무회의에서 ‘민간인 무인기 북한 침투 사건’과 관련해 처음으로 북쪽에 ‘유감’을 공개적으로 밝힌 까닭은 “이런 시기일수록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발언에 오롯이 담겨 있다. 미국·이스라엘-이란 전쟁 와중에 군사적 충돌까지 발생한다면 남북관계 악화는 물론 한국 경제에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

 

이에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총무부장은 조선중앙통신으로 발표한 담화를 통해 이 대통령의 공개 유감 표명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솔직하고 대범한 사람의 자세를 보여준 것”이라고 평했다고 전하면서도, “그 어떤 접촉 시도도 단념해야 할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 대통령의 공개 유감 표명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지만, 그렇다고 이를 계기로 남북 당국 간 대화가 재개되리라 기대하지는 말라는 거리두기다.

 

이 대통령은 무인기 침투 사건에 관해 여러 차례 우려를 표시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월20일 국무회의에서 “전쟁 개시 행위나 마찬가지”라며 철저한 진상 조사를 지시했다. 3·1절 기념사에서도 “한반도 평화를 위협하는 심대한 사안”이라며 “한반도에서 긴장과 충돌을 유발하는 행위는 그 어떤 변명으로도 정당화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월18일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북쪽에 정부 차원의 “공식 유감 표명”을 하고 접경지역 비행금지구역 설정 등 3대 재발 방지 조처를 발표한 바 있다. 이튿날 김여정 조선노동당 중앙위 부부장은 “유감과 함께 재발 방지 의지를 표명한 데 대해 높이 평가한다”는 반응을 내놨다. 그러나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은 2월 하순 노동당대회와 3월 중순 최고인민회의 연설을 통해 이재명 정부의 대북 정책을 “서투른 기만극·졸작”이라 폄훼하고 “한국을 가장 적대적인 국가로 공인”해 “철저히 배척하고 무시”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런 상황에서 나온 이 대통령의 발언은 미국-이란 전쟁 중에 남북관계를 안정적으로 관리해가겠다는 강력한 ‘대북 신호’이자 선제적 예방 조처라고 할 수 있다. 5월로 예정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중과 미-중 정상회담을 계기로 남북관계 개선의 밑돌을 깔아 두자는 생각도 담은 것으로 보인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석좌교수는 “이 대통령의 발언에 김 위원장이 직접 평가한 것은 중요하다”면서도 “김 부장의 담화는 상황 반전용보다는 상황 관리용으로 보인다”고 했다.                                                                                    < 이제훈  서영지 기자 > 

 

AI 투자 열풍에 반도체 가격 상승과 HBM 출하량 증가 등 영향

 

 
 
                     삼성전자 서초사옥. 연합
 

삼성전자가 올해 1분기(1~3월·연결기준)에 57조원을 웃도는 영업 이익을 내며 깜짝 실적(어닝 서프라이즈)을 낸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세계적인 인공지능(AI) 투자 열풍에 따른 반도체 가격 상승과 고대역폭메모리(HBM) 출하량 증가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가 7일 공시한 ‘2026년 1분기 잠정 영업 실적’을 보면, 올 1분기 매출액은 133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8% 늘어났다. 이 기간 영업이익은 57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55% 급증했다.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을 달성했던 지난해 4분기(10~12월) 영업이익(20조원)의 2배가 넘고, 지난 한 해 동안의 연간 영업이익(43조6011억원)을 넘어선 수치다. 이는 금융정보업체인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증권사들의 영업이익 전망값(컨센서스) 평균인 38조1166억원을 넘어서는 어닝 서프라이즈다.

 

실적의 핵심은 반도체로 평가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분기 영업이익 6조6천억원을 벌어들였지만, 반도체 사업 부진 여파로 2분기 영업이익은 4조7천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그러나 반도체 ‘슈퍼사이클’(초호황)로 3분기 영업이익은 12조1천억원을 넘어섰고, 4분기엔 20조원을 돌파했다. 인공지능 서버용 메모리 수요가 급증하면서 고대역폭메모리(HBM)뿐 아니라 디(D)램 등 범용 메모리의 공급 부족이 메모리칩 가격을 끌어올렸다.

 

삼성전자 내부에서는 메모리 사업 중심의 반도체 사업 부문(DS부문) 매출 및 이익 상승과 스마트폰·가전 등을 담당하는 디바이스경험 부문(DX 부문)의 시장 경쟁력 강화로 전사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한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날 잠정 실적을 공시하며 사업 부문별 실적은 공개하지 않았다. 잠정 실적은 한국 채택 국제회계기준(K-IFRS)에 따라 추정한 결과로, 아직 결산이 종료되지 않았으나 투자자들의 편의를 위해 제공되는 것이다. 삼성전자의 본 실적은 이달 말 공개된다.

                                                                              < 배지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