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 예정된 발사시각 지킨건 처음
“단순 운반 넘어 임무형 수송 보여줘”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7일 전남광주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되는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의 모습을 영상으로 공개했다. 2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누리호 5차 발사는 거의 계획했던 그대로 진행됐다.

 

애초 계획한 7일 낮 12시25분에 발사돼, 2분1초 뒤 1단(고도 66.5㎞), 3분51초 뒤 ‘페어링’(고도 227㎞), 4분22초 뒤 2단(고도 275.7㎞)을 분리했다. 13분15초부터 고도 576㎞에서 주탑재 위성인 초소형 군집위성 5기(2∼6호)를 35∼40초 간격으로 순차적으로 분리했고, 16분20초부터는 고도 579㎞에서 9기의 큐브위성들을 정해진 순서대로 우주 공간에 뿌렸다. 제주 해양쓰레기 관측을 위한 큐브위성(PERSAT02) 1기가 분리되지 않았지만, 오태석 우주항공청장은 “목표한 고도·속도를 달성했는지, 주탑재 위성을 제대로 운반했는지 등 발사체 자체의 임무와는 별개”라고 말했다.

 

초소형군집위성(네온샛) 5기와 큐브위성 10기를 탑재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가 7일 오후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5차 발사되고 있다. 이승배 기자 photolee@hani.co.kr

 

같은 기체를 ‘반복 발사’하는 단계에 있지만, 이번 누리호 발사에는 이전과 차별화되는 의미가 있다. 먼저, 전세계적 흐름인 ‘군집위성’을 처음 발사했다. 주탑재 위성이 1기였던 4차와 달리, 이번엔 한 몸처럼 운용되는 100㎏급 초소형 위성 5기를 궤도에 올렸다. 이를 위해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은 ‘저충격 위성분리장치’를 새로 개발하기도 했다. 안형준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 시스템혁신실 우주공공팀장은 “이번 발사는 단순한 위성 운반을 넘어, 군집 시스템을 구성하는 ‘임무형 우주수송’ 능력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2021년 1차 발사 때 궤도 안착에 실패했으나, 누리호는 이번 성공으로 4연속 궤도 진입에 성공하며 누적 발사 성공률을 75%에서 80%로 높였다. 우주항공청은 누적 발사율 90% 이상을 전세계 상용 발사 시장에서 통용될 수 있는 기준으로 보고 있다. 전세계 우주산업에 통할 경쟁력을 높인다는 의미뿐 아니라, 위성 수요를 발사체가 따라가지 못하는 ‘발사 정체’ 속에서 자체 일정에 따라 자국산 발사체를 쓸 수 있는 능력을 다진다는 의미가 있다. 최근 오 청장은 외국산으로 발사해온 차세대 중형 위성을 앞으로는 누리호로, 또 국내 공공위성도 가급적 누리호로 발사하겠다고 밝혔다.

 

 

누리호 개발 이후 3차 발사부터 시작된 ‘반복 발사’는 2027년 6차, 2028년 7차 발사까지 총 5회로 마무리된다. 8차부터는 기술을 이전받는 민간기업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제작부터 발사 운용까지 전 과정을 주도한다. 이번 발사에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발사통제센터의 콘솔(관제석) 22개 중 20개에 인력 23명을 투입했고, 내년 6차부터는 단조립과 해상 운송까지 맡는다. 정부는 민간 상업발사 체제로 전환되는 2030년부터는 연 2∼3회 발사할 것으로 기대한다. 오 청장은 “90% 이상 성공률을 갖추려면 1년에 몇차례 발사를 해야 한다”며 민간 역량 제고를 강조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7일 누리호 5차 발사와 관련해 발사통제센터(MDC) 내 연구진 등 관계자들이 정상 발사 이후 궤도 진입, 주탑재위성 분리 등 주요 발사 이정표를 달성하자 기뻐하는 모습을 공개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누리호 후속인 ‘차세대 발사체’에는 재사용 기술의 적용이 관건이다. 재사용은 발사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기 때문에 발사체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기술이다. 2조2900억원이 투입되는 차세대 발사체는 2단 로켓으로 메탄을 연료로 사용하며, 2031년 시험비행을 목표로 한다. ‘2030년대 달 착륙선 발사’를 목표로 하는 정부는 2030년엔 누리호로 민간 협업 소형 달 착륙선을 먼저 발사하고, 2032년엔 차세대 발사체로 국가 달 착륙선을 보낼 계획이다. 우주 강국들과 달리, 재사용 기술에서 우리나라는 이제 첫걸음마를 뗀 단계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7일 전남광주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되는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의 모습을 영상으로 공개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 최원형  곽노필 기자 >

 

누리호 발사 ‘최종 성공’…주탑재 위성 5기 지상국과 교신

 
 
 
7일 오후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가 초소형군집위성(네온샛) 5기와 큐브위성 10기를 싣고 우주로 향하고 있다. 이승배 기자 photolee@hani.co.kr

 

우리나라가 독자 개발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의 다섯 번째 발사가 성공했다. 주탑재 위성 ‘초소형 군집위성’ 5기도 모두 지상국과 교신에 성공했다. 역대 가장 많은 위성인 15기를 실어 나른 데 이어 교신까지 확인되면서 누리호의 위성 수송 능력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누리호는 7일 오후 12시25분에 전남광주 고흥 나로우주센터 제2발사대에서 발사돼 20여분간 비행하며 주탑재 위성인 ‘초소형 군집위성’ 5기와 부탑재 위성 9기를 고도 576㎞의 목표 궤도에 올려놓았다. 다만 큐브위성 1기는 분리 신호를 보냈는데도 사출관이 열리지 않아 분리되지 않았다.

 

군집위성 5기는 지상국 교신에 모두 성공했다. 군집위성 6호는 오후 1시8분쯤 남극 세종기지 지상국에서 첫 교신을 했고, 나머지 4기도 순차적으로 교신했다.

 

이번 성공으로 누리호의 누적 발사 성공률은 75%에서 80%로 높아졌다. 오태석 우주항공청장은 “누리호가 계획된 5차 발사 임무를 성공적으로 완료했다. 성공률이 80%로 높아져 신뢰성이 더욱 향상됐다”고 밝혔다. 전세계 우주 수송 시장에 진출하려면, 성공률을 90% 이상으로 높이는 것이 과제로 꼽힌다.

 

일정 변경 없이 최초 예정했던 시각에 누리호를 발사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오 청장은 “운용·발사 능력의 고도화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사출관 덮개가 열리지 않은 것은 발사체 임무와는 별개로, 추가적인 원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짚었다.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가 7일 오후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우주로 향하고 있다. 이승배 기자 photolee@hani.co.kr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엑스(X)에 글을 올려 “우리 힘으로 우주를 개척하는 우주 주권에 한층 더 가까워졌다”며 “오늘의 성공이 있기까지 수많은 밤을 지새우며 땀 흘려온 연구진과 관련 산업체 관계자 여러분께 경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현재 한국형 발사체 사업은 정부 주도로 개발한 누리호를 ‘반복 발사’하며 신뢰성을 높이는 한편, 민간 기업(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 기술을 이전하는 단계에 있다.                                       <  최원형  고경주 기자 >

 

 

 

 

DMZ 지뢰사건이 노출시킨 유엔사 권한 문제
군사 목적 머물지 않고 모든 것 통제하려 해

 

우리가 권한 행사하지 않으니 저들이 가져간 것
미국과의 충돌 각오하고 되찾아와야 할 때

 

유엔사는 지난 6월 군사분계선 남쪽 DMZ의 정전협정을 관리하고 집행하고 유지할 ‘유일한 권한(sole authority)’이 유엔군사령관에게 있다고 공개 선언했다. 같잖은 이야기다. 정전협정 서문부터 그 협정의 조건은 “순전히 군사적인 성격”에만 관계된다고 못 박고 있다. 그런데 유엔사는 전쟁을 멈추기 위한 군사협정에서 나온 권한을 대한민국 영토의 평화적 이용과 행정까지 지배하는 권한으로 제멋대로 늘려 잡고 있다. 정전 관리라는 이름을 빌린 월권이다. 한국정부는 유엔사의 월권에 제대로 대응하지 않았다. 늦지않게 바로잡아야 한다.

 

DMZ 감시하고 지키고 관리하는 것은 한국군

 

최근 지뢰사건은 유엔사의 관할권과 실제 운용실태에 관한 모순을 보여준다. 25사단 장병들은 MDL 남쪽에서 조선(북한)군의 지뢰매설이 의심되는 지역을 조사하기 위한 수색로를 만들다가 지뢰 폭발로 부상했다. 이후 조선제 지뢰가 발견됐고 유엔사는 정전협정 위반이라고 판단했다. 그러나 발견된 조선제 지뢰가 조선군이 MDL을 넘어와 직접 매설한 것인지, 의도적인 대인 살상 목적이었는지는 여전히 불명이다. 더구나 조선군이 실제로 MDL 남쪽에 들어와 지뢰를 심었다면 남측 DMZ 관리의 ‘유일한 권한’을 자처하는 유엔사가 먼저 책임을 질 일이다.

 

 

경기도 연천군 서부전선 비무장지대(DMZ)에서 육군 25사단 수색대원들이 통문으로 이동하고 있다.(연합 자료사진)

 

지뢰사건은 영화 <암살자(들)>을 둘러싼 소동과 닮아 있다. 영화가 던지는 중요한 질문은 권력이 감추려는 사실 앞에서 언론은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가다. 핵심은 간데없고 “좌파 영화인이 사실을 왜곡했다”는 식의 이념논쟁이 중심을 차지하고 있다. 지뢰사건은 유엔사의 관리책임은 무엇인지, 조선군이 언제 어떻게 지뢰를 매설했는지, 한국군은 왜 그 위험한 수색을 하필 이 때에 맡아야 했는지를 먼저 따져야 한다. 조선에 대한 무조건 비방은 숭미 극우세력의 또 다른 북풍공작이다. 정부는 지금 저들의 프레임에 속절없이 빨려 들어가고 있다.

 

DMZ의 현실은 단순하다. 철책을 지키는 것도 한국군, 감시하는 것도 한국군, 조선군 움직임을 파악하는 것도 한국군, 수색로를 만드는 것도 한국군이다. 사람이 다치고 죽을 위험 역시 한국군이 진다. 유엔사가 자기 병력으로 241킬로미터의 DMZ를 직접 관리하는 것이 아니다. 한국군의 병력과 시설과 정보가 빠지면 유엔사가 주장하는 권한은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런데도 유엔사는 자기에게 '유일한 권한‘이 있다고 한다. 그럼 실제로 움직이는 한국군은 유엔사의 부하들이라는 말인가. 이대로 둘 수는 없는 일이다.

 

군사 목적의 유엔사가 왜 주권국 평화사업까지 관리하려 하나

 

유엔사는 유엔의 기관조차 아니다. 유엔은 안보리 결의 84호로 미국 아래의 통합사령부 구성을 권고했을 뿐이다. 오늘날 유엔사의 중요한 존립근거는 1953년 정전협정의 관리주체라는 지위다. 그렇다면 그 권한 역시 정전협정의 목적대로 군사적인 범위에 묶여야 한다. 대한민국의 생태조사, 문화재 조사, 관광, 평화사업까지 유엔군사령관의 허가를 받아야 할 이유가 없다. 정전협정은 전쟁을 멈춘 군사문서이지 대한민국의 영토주권을 미국 장성에게 양도한 문서가 아니다. 그럼에도 정부는 도대체 뭘 하고 있는 것인가. DMZ 관할법은 어디에 있는가.

 

한국이 할 일은 복잡하지 않다. 군사분계선 관리, 무장병력 이동, 군사적 충돌 방지는 정전협정에 따라 우선 처리하고, 남측 DMZ의 비군사적·평화적 이용은 대한민국 정부가 직접 승인하는 체제를 만들면 된다. 통일부가 이미 “대한민국의 영토주권”을 분명히 하는 방향으로 DMZ 평화적 이용 법률을 추진하고 있으며 하반기에도 관련 의원입법에 협력하겠다고 밝혔다면 단호하게 제대로 서둘러야 한다. 여기서 다시 유엔사의 허락을 받으려 해서는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는다. 대한민국 법률로 대한민국의 권한을 정하고 실제로 행사하는 데서 시작해야 한다.

 

한강하구와 서해에서도 같은 원칙을 적용해야 한다. 정전협정이 정한 군사정전위원회의 역할이 있기는 하지만 일반 행정, 민사, 경제활동까지 유엔사의 승인사항으로 확대하려는 시도에는 강력하게 대응해야 한다. 그리고 정전협정은 서해수역에서 일반적·포괄적 해상 관할권을 유엔사에 부여하지 않았다. 남북이 평화수역을 만들든 공동이용을 하든 대한민국이 행사해야 할 해양주권이다. 우리가 권한을 행사하지 않으니 관행이 권리가 되고, 어느새 유엔사가 우리에게 허가증을 내주는 구조가 된 것이지만, 이제는 전면적으로 바꿔야 한다.

 

 

경기도 연천군 민간인통제선 지역에 서있는 푯말, (연합 자료사진)

 

유엔사 넘어 미국과의 정면 충돌까지 각오해야

 

물론 이 구조를 실제로 바꾸기 시작하면 결국에는 미국과 부딪치게 되어 있다. 유엔사 뒤에 미국이 있고 미국이 지금까지 흔들던 권한을 순순히 내놓을 리가 없기 때문이다. 미국은 정전협정 위반이라면서 한미동맹을 흔드는 행동이라고 위협을 가할 것이 분명하다. 정치·외교적 압박에 그치지 않고 이러다가는 한국을 말살해버리겠다고 협박할 가능성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주권회복론은 바로 이 지점을 겨냥한다. 주권회복을 위해서는 충돌을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자주독립은 늘 충돌과 투쟁으로부터 비롯하는 것이 아닐까.

 

전시작전통제권도 이 논리에서는 전혀 어렵지 않다. 우리는 전시 지휘권을 되찾기 위해 미국이 정해주는 조건이 모두 충족될 날만 기다릴 것이 아니라, 한미연합사 체제를 끝내고 한국군에 대한 작전통제권을 직접 행사하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왜 우리의 권리를 미국의 승낙을 받아야만 얻을 수 있는 것으로 우리 스스로 규정하고 앉아 있는가. DMZ 역시 같다. 유엔사가 언제 자기 권한을 줄여줄지 기다리지 말고 한국이 먼저 대한민국의 관할권을 행사하고, 그 결과 생기는 문제라면 미국과 담판이든 충돌이든 하면 된다는 것이다. 그것이 자주투쟁이다.

 

당연히 과거 항일독립투쟁을 떠올려야 한다. 나라를 되찾는 싸움은 애초에 지배하는 쪽과 충돌하지 않고 끝낼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 우리가 과거 독립운동을 충분히 밀어붙이지 못했기 때문에 친일청산에 실패했고 결국 미군정에 의한 또 다른 식민을 경험할 수밖에 없었다고 보는 시각에서는 오늘의 주권 문제 역시 미완의 독립 문제다. 유엔사의 월권을 깨는 싸움은 단순한 출입승인 절차를 고치는 행정개혁이 아니다. 그것은 우리 군대와 우리 영토의 중요한 권한을 외부의 승인 없이 행사할 수 있는 국가를 만드는 또 하나의 독립운동이어야만 한다.

 

우리에게 필요한 건 독립투쟁의 정신

                                                        이경렬 전 대사

 

결국 문제는 유엔사의 ‘유일한 권한’이라는 말 한마디가 아니다. 한국이 자기 영토에서 자기 권한을 행사하지 못하도록 만들어온 구조 전체가 투쟁의 대상이다. 유엔사가 정전협정을 넘어 제멋대로 행사해온 권한, 과거 무능하고 숭미적인 우리 정부가 눈을 감고 있었던 유엔사의 월권행위를 모조리 때려잡고 우리의 고유한 주권을 온전히 행사해야 한다는 얘기다. 단호해야 한다. 눈치 볼 것 없고 미국의 승인을 받아야 할 사항도 아니다. 그냥 밀어붙이면 된다. 그 과정에서 미국이 가로막는다면 독립투쟁의 정신으로 박살을 내야 한다. 과격하다고 말하겠지만 가장 현실적이면서 유일한 해법이다.         < 이경렬 전 대사 > 

 

 

대법관 격려금 지급 바꿨다더니 '눈 가리고 아웅'

● COREA 2026. 10. 8. 12:29 Posted by 시사한매니져

 

2022년~2024년 4월 13명에 13억원이나 지급
감사원 지난 8월 "정기 일률 지급은 문제" 지적
대법원 “7월부터 실적·업무 부담 따라 차등 지급”

 

9월까지 석달 동안 일인당 550만~700만원 받아
지난 한 해 대법관 한 명이 1억 9700만원 챙겨
서영교 위원장 "법적 처벌 대상, 국고 횡령 해당"

 

조희대 대법원장 "지출관이 따로, 난 지출 안해"

 

조희대 대법원장을 비롯한 11명의 대법관들이 29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전원합의체 선고기일에 참석하고 있다. 노태악 전 대법관 후임은 현재 공석이다. 2026.9.29 연합

 

법원행정처는 지난 2022년부터 2024년 4월까지 대법관 12명에게 법령에 근거가 없는 격려금 명목으로 월 평균 200만원을 현금으로 정기적으로 지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8월 감사원이 정기감사로 밝혀낸 내용이었다. 감사원은 대법관에게 격려금을 정기적, 일률적으로 지급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같은 기간 법원행정처장에게도 매월 300만원의 격려금을 지급한 것으로 전해졌으며, 이렇게 지급된 격려금은 모두 12억 9900만원으로 확인됐다. 

 

법원행정처는 당시 “대법관 격려금은 소부 또는 전원합의체 기일을 전후해 재판에 관여한 대법관과 재판연구관의 노고를 격려하기 위해 지급했다”며 “법원행정처장 격려금은 사법 행정 업무 총괄, 대외 업무 수행과 재판지원 업무 병행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또 “기존 대법관 격려금 집행 현황은 실질 면에서 격려금 예산 취지와 어긋나지 않는다”는 입장도 밝혔다. 대법원 자체 지침에도 근거가 없는 월정액 등 정기적 격려금 지급을 금지하고 있는데 어이없게도 이런 설명을 내놓았다.

 

노경필 법원행정처장은 지난달 2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나와 대법관 격려금 지급과 관련해 “금년 7월부터 정부 기준에 맞춰 정부 기획예산처가 정한 방식에 따라 그 지침 그대로 시행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진보당 손솔 국회의원은 지난 6일 국회 법사위 국정감사 도중 질의를 통해 감사원 지적 이후 대법원이 대법관 격려금 지급 방식을 변경했다는데 지급 내역을 자료로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대법원으로부터 당일 자료를 제출 받아 그 내용을 밤늦게 알렸다. 이에 따르면 법원행정처는 감사원의 지적을 받고 지난 7월부터 지급방식을 변경해 9월까지 석 달 동안 일인당 적게는 550만원, 많게는 700만원의 격려금이 지급된 것으로 나타났다. 대법관 별로 편차는 없지 않다. 하지만 어떤 업무 성과의 차이 때문에 이런 지급액의 차이가 발생하는지는 설명하지 않고 있다. 적은 액수의 격려금을 지급받은 대법관에게 크게 욕 안 먹게 편차를 줄인 흔적은 역력하다.

 

A 대법관은 7월 300만원을 받은 뒤 8월에는 지급받지 않았고, 9월 400만원을 받아 석 달간 700만원을 수령했다. E 대법관은 7월 400만원, 9월 300만원을 합쳐 역시 700만원을 받았다. K 대법관은 7월부터 9월까지 매달 200만원씩 총 600만원을 받았다. B·F 대법관도 각각 7월 250만원, 8월 250만원, 9월 100만원을 받아 석 달간 총 600만원을 수령한 것으로 나타났다.

 

C 대법관은 7월 200만원·8월 200만원·9월 300만원 등 700만원, D 대법관은 150만원씩 모두 450만원을 받았다. G·H·L 대법관도 각각 7월 200만원, 8월 200만원, 9월 300만원 등 700만원이 지급된 것으로 자료에 나타났다.

 

이에 따라 일부 대법관의 경우 특정 달에 격려금을 지급하지 않거나 월별 지급액을 조정하는 방식으로 변경된 것으로 보인다. 감사원의 지적 사항을 반영하는 것처럼 했지만, 손 의원실이 보기에 현금으로 일정액에 수렴하는 지급 패턴은 여전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2022년부터 2025년 9월까지 45개월 동안 13명의 대법관에게 월 200만원씩을 지급해 일인당 1억원을 지급한 것과 올해 7월부터 9월까지 3개월 동안 일인당 700만원을 지급하는 것은 달라진 것이 없다. 사법부란 엄중한 지위라 조심스러운데 '눈 가리고 야옹'이란 표현이 딱 맞는 것이다.  

 

손솔 의원은 “지급하는 달과 금액을 달리하면서 오래된 현금 지급 관행을 유지한다면 ‘눈 가리고 아웅’에 불과하다”며 “헌법재판관에게는 없는 격려금을 대법관에게 계속 지급해야 할 이유가 무엇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대법원은 변경된 지급 기준과 구체적인 집행 근거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며 “대법관 격려금 지급 관행 자체를 근본적으로 재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렇게 해서 지난해 대법관 한 명에 나랏돈으로 연봉, 특정업무경비, 격려금 등 연간 약 2억 원을 지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대법원은 특정업무경비 집행내역을 공개하지 않았다.

 

국회 법사위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용민 의원실이 대법원에서 받은 자료 등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대법관 연봉은 1억 1152만원(월 929만 3000원)이다. 특정업무경비는 최근 5년간 매년 6144만원(월 512만원)으로 책정됐고, 격려금은 2400만원(월 200만원) 가량이 지급됐다. 이를 합하면 지난해 기준 대법관 일인당 1억 9700만원 가량을 받은 셈이다.

 

대법원은 특정업무경비 집행내역을 공개하라는 국회 측 요구에 “구체적인 집행 목적과 지출 사유가 기재돼 공개할 경우 사법부가 독립적으로 행하는 대외 업무 수행과 사법 행정 업무 등에 현저한 지장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며 공개하지 않았다.

 

조희대 대법원장(오른쪽 아래)이 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대법원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해 인사말을 마친 뒤 소관 기관장들의 증인 선서가 진행되는 동안 자리에 앉아 있다. 조 대법원장은 여당 단독처리로 법사위 국감에 일반증인으로 채택됐지만, 관행대로 인사말만 전한 뒤 증인 선서는 하지 않았다. 2026.10.6 연합

 

대법관 격려금을 현금으로 정기으로 지급하는 관행의 문제점은 6일 법사위의 대법원 국정감사에서도 지적됐고, 조희대 대법원장도 시정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서영교 법제사법위원장은 직접 질의에 나서 "어떻게 대법원은 매달 대법관들에게 정기적으로 현금을 지급할 수 있느냐"고 물었다. 이어 "어느 지침에도 정기적으로 현금으로 액수를 달리한다고 한들 (현금 지급을) 할 수 없다고 돼 있다. 대법원에서 격려금이라고 하는 것(돈)이 나갔구나 하는 걸 감사원이 처음으로 밝혀냈다"면서 "대법원장과 법원행정처장도 가볍게 볼 일이 아니다. 많은 사람들은 국고를 그렇게 쓸 때 법적 처벌 대상이다. 국고 횡령에 해당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법원에서 현금을 계좌에서 인출했고, 그게 어디에 쓰였는지 보니 대법원장이 대법관들에게 매달 정기적으로 준 거다. 심각한 일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에 조 대법원장은 "국가의 월급이나 격려금을 대법원장이 지출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지출관이 따로 있어서 따로 지출하는 것이지 대법원장은 거기에 일체 관여하지 않는다. 제가 지출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서 위원장도 물러서지 않았다. 

 

서 위원장은 "다 체크하니까 '대법원장실에서 돈을 가지고 오라고 하면 돈을 빼서 대법원장실에 가져다주고, 그럼 대법원장실에서 법원행정처와 대법관들에게 보낸다'는 이 순서까지 저희가 확인을 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우리 국회도 일 년에 한 번 국회의장이 일을 잘한 상임위와 국회의원을 공적인 절차를 거쳐 선출(선정)한다"면서 "다른 곳은 다 바뀌었다. 저희(국회)도 현금으로 오지도 않는다"고 설명했다.

 

조 대법원장은 이에 "저희도 현금으로 쓰는 게 아니다. 업무추진 카드로 다 지출을 하고 있다"고 재차 해명하려던 중, 옆의 법원행정처 관계자로부터 설명을 듣고 "앞으로는 시정하고 국민들에게 다시는 그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현금으로 지급했다는 사실을 굳이 부인하지 않는 게 낫겠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 임병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