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낙하 후 수거 방침 고수…"대북 확성기 방송 강력한 효과 발휘"

전방지역 대북전광판 재설치·군 주도 대북전단 살포도 검토 가능성

                                  용산구 하늘에 뜬 북한 대남 쓰레기 풍선 추정 물체  24일 오전 서울 용산구 상공에 북한이 부양한 것으로 추정되는 대남 쓰레기 풍선이 떠 있다. [연합]

 

북한이 지난 24일 부양한 쓰레기 풍선 500여개 중 480여개가 남측 지역에 낙하했다고 합동참모본부가 25일 밝혔다.

합참은 이날 출입기자단 공지를 통해 "오늘 오전 8시까지 약 500개의 북한 쓰레기 풍선을 식별했고, 현재 공중에서 식별되는 북한 쓰레기 풍선은 없다"면서 "우리 지역에 낙하한 풍선은 480여개"라고 밝혔다.

합참은 북한 쓰레기 풍선 내용물은 대부분 종이이며, 비닐류 쓰레기도 포함돼 있었다면서 "현재까지 분석 결과 안전 위해 물질은 없었다"고 전했다.

북한의 전날 쓰레기 풍선 살포는 올해 들어 10번째이며, 처음으로 용산 대통령실 경내에도 풍선이 낙하했다.

경기 고양시의 한 다세대주택 옥상에선 쓰레기 풍선이 추락하면서 터져 불이 나기도 했다.

이성준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은 "쓰레기 풍선에는 타이머가 부착돼 있고 그것이 일정한 시간이 지나고 나면 풍선을 터뜨려서 쓰레기들이 퍼지게 하는 효과가 있다"며 "그것에 의해 지난번에도 불이 나기도 했다"고 밝혔다.

타이머와 기폭장치가 부착된 쓰레기 풍선의 비율이 살포 초기와 비교해 높아지고 있다고 이 실장은 전했다.

군은 북한의 쓰레기 풍선을 공중에서 격추할 경우 내용물이 공중에서 흩어져 더 큰 피해가 발생할 수 있음을 고려해 낙하 후 수거하는 방침을 유지하고 있다.

이 실장은 북한이 전날 비교적 많은 양의 풍선을 살포하고 남측 지역에 낙하한 풍선의 비율도 높았던 이유에 대해 "바람의 영향이 크다고 본다"고 밝혔다. 북서풍이 불 때 풍선을 많이 살포했고 이중 대다수가 남측 지역으로 날라왔다는 설명이다.

군 당국은 북한의 쓰레기 풍선 살포에 대응해 전방 지역에 배치된 대북 심리전 수단인 고정식 확성기를 전면 가동하고 있다.

이 실장은 "대북 확성기 방송은 강력한 효과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이것이 장기적으로 계속된다면 오히려 북한에 불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이미 설치한 대북 확성기를 계속 틀고 있는 것이고 북한은 계속 (풍선 등을) 소모하면서 남쪽으로 물건을 보내야 하기 때문에 비용 측면에서도 우리가 훨씬 유리하다"며 "(이런 상황이) 장기화하면 북한군에 훨씬 불리하다. (대북 확성기 방송으로) 북한군의 심리적 동요가 있을 수 있고, 북한의 대남 확성기에서 나오는 기계음이 북한군을 괴롭히고 스트레스를 주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북한은 지난 20일부터 전방 지역에 최근 재설치한 대남 확성기를 통해 '지지직지지직'하는 소음을 내보내고 있다. 남측 대북 확성기 방송을 북한 군인이나 주민이 잘 듣지 못하게 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이 실장은 '대북 전광판을 재설치하거나 군 주도로 대북 전단 살포 작전을 재개하는 등 다른 심리전 수단을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한 바 있느냐'는 질문에는 "우리가 취할 수 있는 여러 방안 중에 하나"라며 "그것을 미리 공개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답했다.

그는 '용산 대통령실 청사 인근에 국산 레이저 대공무기를 배치할 계획이냐'는 질문에는 "제가 알고 있는 것은 없다"고 답했다.       < 연합 김호준 기자 >

 

대국민연설 통해 사퇴 배경으로 '대(對)트럼프 경쟁력 저하' 시사

"퇴임 때까지 동맹 강화 등 대통령직에 집중"…사퇴 요구 일축

 트럼프 "부패 바이든·거짓말 해리스, 미국에 거대한 골칫거리"

 

                대국민 연설하는 바이든 미국 대통령 [워싱턴 AP=연합]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4일 자신의 재선 도전 포기에 대해 "새 세대에 횃불을 넘기는 것이 전진을 위한 최선의 길이라고 판단했다. 그것이 우리나라를 통합하는 최선의 길"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앞으로 (퇴임까지) 6개월 동안 나는 대통령으로서 내 일을 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며 공화당 일각에서 대통령직 사퇴까지 요구하는 것을 일축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저녁 백악관 집무실인 오벌오피스에서 행한 대국민연설에서 이같이 언급하며 자신의 용단이 젊은 정치인에게 리더십을 넘기고, 국민을 통합하기 위한 것임을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민주주의 수호는 어떤 타이틀(직책)보다 중요하다"면서 "개인적인 야망을 포함한 그 어떤 것도 민주주의를 구하는 일을 방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 "나는 이 자리(대통령직)를 존중하지만 내 나라를 더 사랑한다"며 자신의 충심을 역설했다.

이는 자신이 자주 '민주주의에 대한 위협'이라고 지목해온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을 막는다는 목표 아래, 자신보다 더 경쟁력 있는 후보를 내세우기 위해 재선 도전 포기를 결정했음을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밀워키서 첫 대선 유세하는 해리스

(밀워키 AFP=연합)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로 확실시되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23일(현지시간)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첫 대선 유세를 하고 있다. 이날 로이터통신이 여론조사업체 입소스와 공동으로 실시해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 해리스 부통령이 양자 가상대결에서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오차범위 내에서 이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4.07.24

바이든 대통령은 자신이 대선 후보직에서 사퇴하며 후임 대통령 후보로 지지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에 대해 "경험 있고 터프하며 유능하다"고 평가했다.

또 "그녀는 내게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좋은 파트너였고, 우리나라를 위한 리더였다"면서 "선택은 여러분, 미국 국민들에게 달려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의 위대함은 왕과 독재자가 통치하지 않고 국민이 통치한다는 데 있다"면서 "역사가 여러분의 손에 있고, 권력이 여러분의 손에 있으며, 미국의 이상이 여러분의 손에 있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와 함께 "우리가 지금 내릴 결정이 나라와 세계의 미래를 결정할 역사상 드문 변곡점에 와 있다고 믿는다"며 "앞으로 다가올 수십 년에 걸친 미국의 전진과 퇴보, 희망과 증오, 통합과 분열 사이에서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향후 자신의 역할과 관련, "앞으로 (퇴임까지) 6개월 동안 나는 대통령으로서 내 일을 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며 레임덕에 빠지지 않고 대통령으로서 소임을 다할 것임을 약속하고, 공화당 일각에서 대통령직 사퇴까지 요구하는 것을 일축했다.

그는 자신의 구체적인 소임으로 "열심히 일하는 가정들을 위해 (생활) 비용을 계속 낮추고 우리의 경제를 계속 성장시킬 것"이라며 "나는 투표권부터 선택권까지 우리의 개인적 자유와 시민의 권리를 계속해서 수호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아울러 총기 폭력으로부터의 아이들 보호, 연방 대법원 개혁,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종식 및 인질 귀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및 인도·태평양 지역 동맹 강화 등을 계속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대선후보 TV토론에서 고령(81세)에 따른 인지력 및 건강 저하 의혹을 증폭시킨 뒤 당 안팎에서 후보 사퇴 압박을 받다 지난 21일 전격적으로 재선 도전을 포기했다.

현직 대통령이 재선 도전을 포기한 것은 지난 1968년 린든 존슨 당시 대통령 이후 56년만이며, 특히 당내 경선에서 승리해 전당대회에서 공식적인 후보 선출을 앞두고 대통령 후보직에서 사퇴한 것은 미국 역사상 바이든 대통령이 처음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의 대국민 연설과 관련,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 "부패한 조 바이든의 오벌오피스 연설은 겨우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이었고, 매우 나빴다"면서 "부패한 조 바이든과 거짓말하는 해리스는 미국에 대한 거대한 골칫거리"라고 적었다.     < 워싱턴=연합 조준형 특파원 >

미 민주당 대의원 과반 확보

‘검사 vs 범죄자’ 구도 굳히기

 

대권 행보 시작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이 조 바이든 대통령의 민주당 대선 후보 사퇴 다음날인 22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 사우스론에서 열린 미국대학스포츠협회(NCAA) 우승팀 축하 행사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임신중지권·중산층 강화 부각…트럼프는 “국경 차르” 반격
유권자 4001명 여론조사…해리스 45%·트럼프 47% ‘박빙’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이 22일 조 바이든 대통령의 사퇴 이후 처음으로 공개 선거운동에 나섰다. 이날 민주당 대선 후보 지명에 필요한 대의원 과반을 확보한 해리스 부통령은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포식자’ ‘사기꾼’ 등에 비유하며 공세를 펼쳤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델라웨어주 윌밍턴의 선거캠프를 방문했다. 남편인 더그 엠호프도 동행했다. 그는 “내 인생의 가장 큰 영광은 바이든 정부의 부통령으로 봉사한 것”이라며 바이든 대통령의 업적을 높이 평가했다. 또한 “여러분과 함께 민주당과 이 나라를 단결시켜 선거에서 이길 것”이라고 말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특히 검사 시절 경력을 강조하며 “나는 모든 범죄 행위자들을 추적했다. 트럼프 같은 유형을 잘 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여성을 학대하는 ‘포식자’ ‘사기꾼’ 등으로 표현하며 그의 사법리스크를 부각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또 “우리는 생식의 자유를 위해 싸울 것”이라면서 “만약 트럼프가 기회를 얻으면 그는 모든 주에서 임신중지를 불법화하는 임신중지 금지법에 서명할 것”이라며 임신중지권 보호를 강조했다. 이와 함께 중산층 강화, 총기 규제 등도 집권 목표로 강조하고, 트럼프 전 대통령은 부인했지만 공화당 집권플랜으로 불리는 ‘프로젝트 2025’(보수 싱크탱크의 트럼프 2기 대비 정책 제언집)도 비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전화로 캠프 직원들에게 “여러분이 내게 줬던 마음과 영혼의 모든 조각을 해리스에게 주기를 바란다” “해리스가 최고이며, 그를 포용하라”고 당부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과 부통령 후보인 J D 밴스 상원의원은 해리스 부통령에 대한 공세 수위를 높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바이든은 미국 역사상 최악의 대통령으로 기록될 것이며, 끔찍하고 무능한 국경 (담당) 차르인 해리스는 더 나쁠 것”이라고 밝혔다. 밴스 부통령 후보는 이날 자신의 고향인 오하이오주 미들타운에서 개최한 첫 단독 유세에서 민주당 엘리트들이 당내 경선에서 승리한 바이든 대통령을 버렸다고 비판하면서 “그것은 민주주의에 대한 위협”이라고 말했다.

한편 여론조사기관 모닝컨설트가 21일 바이든 대통령이 후보 사퇴를 발표한 이후 유권자 4001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해리스 부통령은 45%의 지지율로 트럼프 전 대통령(47%)을 2%포인트 차이로 따라붙었다. 바이든 대통령의 사퇴 발표 전에 실시한 이 기관의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과 해리스 부통령의 양자 대결 시 지지율 격차는 6%포인트였다.

< 워싱턴= 김유진 특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