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이익'은 상호 존중, 경제협력 고도화로 '윈윈'
이재명 "한중관계, 되돌릴 수 없는 시대 흐름"
시진핑 "역사의 올바른 편, 올바른 선택 해야"
항일 역사 문제ㆍ보호주의 공동 대응 주문
중국, 최고 예우…최고 지도부 모두 만나
이재명 '하나의 중국' 정책 지지 재확인
"한중, 북한과 대화 재개 중요성 확인"
본격적 한한령 해제까지 시간 걸릴 듯
14개 양해각서…경제협력 외연 확장
"저의 답방은 양국의 새로운 30년을 설계하는 이정표가 될 것입니다. 한동안 불법 계엄으로 인한 외교 공백이 있었습니다. 국민주권 정부가 외교 정상화 실현에 박차를 가하고 여러 성과가 있었지만, 오랜 기간 후퇴했던 한중관계를 전면 복원한 것은 최대 성과이자 큰 보람입니다." 중국을 국빈 방문한 이재명 대통령은 4일 베이징 완다문화호텔에서 열린 재중 한국인 간담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작년 11월 1일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이뤄진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의 국빈 방한과 한중 정상회담이 윤석열 정권의 극단적 반중 정책 탓에 수교 이후 최악이었던 한중관계의 전면적 복원이었다면, 5일 베이징 정상회담은 그런 성과를 바탕으로 새로운 30년을 향한 한중관계의 기본 틀을 구축하고 싶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이재명 "한중관계, 되돌릴 수 없는 시대 흐름"
'핵심 이익' 상호 존중, 경협 고도화로 '윈윈'
이 대통령이 구상했음 직한 '기본 틀'은 한국은 중국의 핵심 이익인 대만 문제에서 '하나의 중국'(One-China)' 정책 지지를 명확히 확인해주고, 중국은 한국이 '대중 봉쇄'에 가담하지 않는 한에서 한미 양국의 군사 동맹 및 경제 관계 강화, 한미일 협력을 추구하는 한국의 전략적 불가피성을 양해하는 가운데, 경제와 산업, 민생 분야 등을 중심으로 한국과 중국이 '윈윈'하는 호혜적 협력을 극대화하자는 걸로 요약할 수 있다. 중국의 구동존이와 실사구시 외교, 이재명 정부의 국익 중심의 실용 외교가 만날 수 있는 지점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시 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 "2026년을 한중관계 전면 복원의 원년으로 만드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 "양국의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되돌릴 수 없는 시대적 흐름으로 발전시키려는 노력을 이어 가겠다", "시 주석님과 함께 한중관계의 새로운 국면을 열어가고 싶다", "한중관계의 전면 복원이라는 역사적 흐름을 견고하게 하는 결정적 계기가 되길 바란다" 등의 발언을 통해 그런 의지를 피력했다.
또한 이 대통령은 "한중관계의 뿌리는 매우 깊다. 지난 수천 년간 양국은 이웃 국가로 우호적 관계를 맺었고, 국권이 피탈된 시기에는 국권 회복을 위해 서로 손을 잡고 함께 싸운 관계"라고 오랜 우호적 '역사'를 강조했다. 정상회담에 앞서 개최된 한중 비즈니스 포럼 연설에서 고려시대 국제 무역항인 '벽란도'를 소환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벽란도는 단순히 물건을 사고파는 공간을 넘어 사람과 기술, 사상과 문화 교류의 장이었다"면서 "더 주목할 점은 외교적 긴장과 갈등이 있었던 시기에도 벽란도를 통한 교역은 중단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동아시아의 안정과 번영, 평화와 질서 유지에도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 '벽란도 정신'을 주목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한중관계의 미래도 '벽란도' 모델처럼 만들어가자는 얘기였다.

이재명 '하나의 중국' 정책 지지 재확인
중국 예우 최고…최고 지도부 모두 만나
만사를 제치고 새해 벽두부터 베이징으로 달려온 것도 이런 취지에서였을 것이다. 분위기 사전 조성 차원에서 국빈 방중을 앞둔 2일 방송된 중국 중앙TV(CCTV) 인터뷰를 통해 중국의 핵심 이익인 하나의 중국' 정책 지지를 재확인했다. 중국 측 발표문에 따르면, 정상회담에서도 "한국은 중국의 핵심 이익과 중대 우려를 존중하고 '하나의 중국'을 견지한다"고 밝혔다.
불과 두 달 만에 다시 만나고, 그것도 새해 첫 외교 일정으로 잡았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한중관계의 전면 복원에 대한 두 정상의 의지는 충분히 확인됐다.
한중관계의 미래에 대한 기대를 보여주듯 중국의 예우는 최고 수준이었다. 당장 4일 이 대통령이 베이징 서우두 공항에 도착했을 때 장관급인 인허쥔 중국 과학기술부장이 영접했다. 2013년 박근혜, 2017년 문재인 대통령의 국빈 방문 때 각각 수석 차관급과 차관보급이 영접했던 데서 급이 상당히 격상됐다. 특히 중국 측이 시 주석(5일)과 경제사령탑인 리창 국무원 총리, 국회의장 격인 자오러지 전국인민대표대회 상임위원장(6일) 등 권력 서열 1~3위 인사 모두와, 차세대 지도자 천지닝 상하이시 당서기(7일)와의 만남까지 배려한 점은 이례적이고 파격적이다. 이런 중국의 환대에는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대만 유사시 군사 개입 시사'를 계기로 중일 분쟁이 최고조에 이른 상황인데도, 이 대통령이 작년과는 달리 도쿄(1월 중순)에 앞서 베이징을 먼저 찾아 '중국 중시' 메시지를 보낸 것도 도움이 된 걸로 보인다.

미국, 일본, 북한 의식해 발표문 따로
시진핑 "한중 새 시대의 든든한 기초"
이날 정상회담은 애초 예정된 30분 더 길어진 90분간 진행됐으며, 공식 환영식과 양해각서(MOU) 체결식, 국빈 만찬까지 포함해 두 정상은 4시간 넘게 함께 보냈다. 회담을 마치면서 시 주석은 "이 대통령의 이번 방문이 아주 뜻깊다. 한중 새 시대의 든든한 기초를 다졌다"고 평가했다고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이 전했다.
그러나 당초 예상한 대로 경주 정상회담과 마찬가지로 이번 베이징 회담에서도 공동 발표문이 아닌, 각자의 발표로 대체했다. 몇몇 전략적 의제에서 여전히 이견이 있다는 점과 함께, 논의하고도 미국이나 일본, 북한을 의식해 '발표문'에 담지 못하는 것들도 있었다는 얘기다.
연합뉴스가 전한 중국 발표문에 따르면, 시 주석은 한중 우호 협력을 굳건히 수호하고 양국 관계가 건전한 궤도에 따라 발전하도록 해야 한다면서 한중 양국의 협력 강화 필요성에 공감을 표시했지만, 항일 역사 문제와 보호무역주의 반대에서 공동 대응을 주문했다.

시진핑, 항일 역사ㆍ보호주의 공동 대응 주문
"역사의 올바른 편에서 올바른 선택 해야"
예를 들어, 시 주석은 "중한은 지역 평화 수호와 글로벌 발전 촉진의 측면에서 중요한 책임을 지고 있고, 광범위한 이익 교집합이 있다"며 "응당 단호히 역사의 올바른 편에 서서 올바른 전략적 선택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80여 년 전 중한 양국은 큰 민족적 희생을 해 일본 군국주의 항전 승리를 얻어냈다. 오늘날 더욱 손잡고 제2차 세계대전 승리 성과를 지키고, 동북아 평화ㆍ안정을 수호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보호주의에 공동으로 반대하고, 진정한 다자주의를 실천하며, 균형 있고 질서 있는 세계 다극화와 보편적·포용적 경제 세계화를 추진하는 데 기여해야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물론 미국과 일본을 겨냥한 발언이다. 이 대목에서 이 대통령이 "한중은 함께 일본 군국주의 침략에 항전했다. 한국은 중국이 한국의 재중 독립운동 유적지를 보호한 것에 감사한다"고 말했다는 내용을 전하기도 했다.

"한중 정상, 북한과 대화 재개 중요성 확인,
중, 한반도 평화와 안정 위한 건설적 역할"
그러나 이 대통령이 모두 발언에서 한반도 비핵화 등을 거론하지 않고 "한반도 평화를 위해 실현 가능한 대안을 함께 모색하겠다"는 발언을 포함해 북한 관련 언급을 물론, 한국 측에서 관심을 보였던 '한한령' 완화나 서해 구조물 설치 문제 등 이견 사항은 발표문에서 뺐다.
한국 측의 발표는 달랐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회담 후 브리핑에서 "양 정상은 회담에서 북한과의 대화 재개 중요성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위 실장은 이어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한 건설적 역할을 하겠다는 중국의 의지를 확인했다"며 "이를 바탕으로 한중 정상은 평화를 구축하기 위한 창의적 방안을 지속해서 모색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한한령 완화' 등 문화 교류와 관련해선 두 정상은 바둑·축구 등의 분야부터 교류를 점진적으로 확대하고, 드라마와 영화도 실무협의를 통해 진전을 모색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두 정상은 양국 내 혐한·혐중 정서를 해소하는 공동 노력을 하자고 의견을 모았다. 이에 따라 기대를 모았던 중국 내 K팝 공연 등 본격적인 한한령 해제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본격적 한한령 해제까지는 시간 걸릴 듯
14개 분야 양해각서…경제협력 외연 확장
서해 구조물 문제는 서해에 경계가 확정되지 않은 만큼, 올해부터 경계획정 차관급 회담을 개최하기 위해 함께 노력하기로 했다고 위 실장은 전했다.
또한 이 대통령과 시 주석은 이번 회담을 계기로 매년 만남을 갖자는 데 공감했으며, 특히 국방 당국 간 소통과 교류를 확대해 역내 평화와 안정을 꾀하기로 했다.
이번 회담에선 경제, 산업, 문화 교류 협력 분야 등에서 가시적 합의가 도출됐다. 구체적으로 산업단지ㆍ기후환경·교통ㆍ식품수산ㆍ검역ㆍ지식재산권ㆍ중소기업과 기술혁신ㆍ디지털ㆍ아동복지 등 다양한 분야에서 14건의 양해각서(MOU)를 맺어 협력의 외연을 확대했고, 중국의 문화유산인 '청대(淸代) 석사자상 한 쌍 기증 증서'도 채택했다. 특히 '식품안전협력에 관한 MOU'는 K푸드 수출 지원을 담고 있다. 또한 산업 교류 확대를 위해 '상무 협력 대화 신설 MOU'를 체결하고, 산업통상부와 중국 상무부 간 정례 협의체를 구축하기로 했다.
< 이유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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