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공판에서 검찰 공소장 지적 → 하루만에 보석 허가

 
 
윤석열 대통령 명예훼손 사건의 핵심 증거인 2021년 9월 15일 김만배-신학림 대화 녹취록. <뉴스타파>는 지난해 9월 녹음파일 전체를 공개했다. ⓒ <뉴스타파> 화면 갈무리

 


윤석열 대통령 명예훼손 혐의로 재판을 받는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와 신학림 전 전국언론노조 위원장에 대한 법원의 보석 허가 결정이 나왔다.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인 두 사람은 곧 석방될 예정이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21부(재판장 허경무 부장판사)는 20일 김씨와 신 전 위원장에 대한 보석 허가 결정을 내렸다. 보석조건은 ▲법원이 지정하는 일시·장소에 출석하고 증거를 인멸하지 않겠다는 서약서 제출 ▲주거 제한 ▲법원의 허가 없이 외국으로 출국하지 않을 것을 서약하는 내용의 서약서 제출 ▲보석보증금 3000만원(전액 보증보험) ▲지정조건 준수다.

이 가운데 지정조건은 ▲공판출석 의무 ▲출국 내지 3일 이상 여행의 경우 미리 법원에 신고하여 허가 받아야 함 ▲이 사건 및 관련 사건 관계자들과 그 방식 여하를 불문하고 만나거나 연락해서는 안 되고, 사건 관계자들로부터 연락이 올 경우 그 사실과 경위, 내용에 관하여 재판부에 즉시 고지해야 함이다.

앞서 김씨와 신 전 위원장은 각각 10월 31일과 11월 6일 재판부에 보석을 신청했다. 재판부는 전날(19일) 윤 대통령 명예훼손 사건 6차 공판 직후 심문기일을 열었다. 김씨와 신 전 위원장은 방어권 보장을 강조하면서 보석 허가를 호소했고, 검찰은 증거·도망 우려를 들면서 반대 입장을 피력했다. 결국 심문기일을 하루만에 보석 허가 결정이 나왔다.

두 사람의 석방은 구속 이후 약 5개월 만이다. 지난 6월 21일 김석범 서울중앙지방법원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증거를 인멸할 염려, 도망할 염려'를 사유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신 전 위원장은 일주일 뒤 구속적부심을 청구했지만, 법원의 판단은 달라지지 않았다.

검찰이 한번 공소장 변경했지만... 재판부, 여전히 '공소사실 불특정' 지적

한편 지난 7월 9일 검찰이 두 사람과 <뉴스타파> 김용진 대표·한상진 기자를 윤석열 대통령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하면서 시작된 재판은 지금까지 3차례 준비기일을 거쳐 6차례 공판기일이 진행중이다. 19일 6차 공판에서 허경무 재판장은 구체적으로 무엇이 허위사실인지 검찰의 공소사실 특정이 아직도 이뤄지지 않았다며 검찰을 꾸짖었다.

재판부는 1차 공판준비기일 때부터 이 내용을 지적했는데, 이에 검찰은 한 차례 공소장을 변경했다. 하지만 여전히 혐의 특정이 불분명하다는 것이 재판부의 판단이다.

특히 6차 공판에서 재판부는 '공소사실 불특정으로 인한 공소기각'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허 재판장은 "공소사실이 특정이 됐는가, 아니면 공소사실 불특정으로 공소기각 판결을 받아야 될 것인가 검토를 하는 시간이 좀 필요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또 "공판준비기일을 준비하면서 공소장을 검토해 보던 상황에서 한 걸음이라도 나아갔나, 이렇게 생각해 보면 스스로도 부정적"이라고 지적했다.  < 오마이 선대식 기자 >

 

김충립 전 특전사 보안반장, 대검에 고발... 5·18재단은 국회의장 만나 '환수' 촉구

 
 
김충립 전 특전사 보안반장이 19일 허화평 미래한국재단 이사장을 '전두환 비자금 은닉' 등의 혐의로 대검찰청에 고발했다. 
 


전두환 비자금을 이용한 재산 증식과 은닉 등의 의혹이 불거진 미래한국재단의 허화평 이사장이 두 번째로 고발당했다.

김충립 전 육군특수전사령부(특전사) 보안반장은 19일 '전두환 측근 범죄 수익 은닉 규제처벌법 및 특정범죄 가중처벌법 위반'이라는 제목의 고발장을 대검찰청에 제출했다. 이 고발 사건은 대검의 범죄수익환수과에서 처리될 예정이다. 김 전 반장은 앞서 허화평 이사장을 '전두환 비자금 횡령·착복 혐의'로 광주지방경찰청에 고발한 바 있다.

김 전 반장은 고발장에서 "피고발인(허화평)과 고발인(김충립)은 1980년 당시 보안사령부에서 사령부 비서실장과 특전사 보안반장으로 같이 근무하였던 인연이 있는 자로 2024년 8월 30일 허화평이 노태우가 지원한 96억을 횡령착복한 사건을 고발한 후 여죄를 확인하였던 바 아래와 같이 전두환의 비자금 2천억 상당을 은닉하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미래한국재단 본사(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판교역로 109번지 A동 244호)와 분소(서울 종로구 효자동 38번지), 2014년 구입한 업무용 빌딩(서울 송파구 가락동 99-5번지 효원빌딩), 전두환 전 대통령이 하사한 것으로 알려진 주택(서울 종로구 신교동 6-55번지), 상가건물(서울 강남구 신사동 642-28번지) 등을 '전두환 비자금 은닉 재산'으로 지목했다.

김충립 전 반장은 "이상과 같이 허화평이 전두환의 범죄 자금을 은닉하고 있어 고발하니 자금은 국가가 몰수하고 처벌해주기 바란다"라고 은닉재산 환수와 관련자 처벌을 촉구했다.

<오마이뉴스>는 지난 18일 <사유화 의혹 '허화평 재단' 재산 1000억 넘나>라는 단독 기사를 통해 미래한국재단이 10년 전 수천억 원 대의 오피스텔 개발사업을 시행하고, 수백억 원대에 이르는 업무용 빌딩을 매입했다고 보도했다. 이를 통해 재단의 재산은 1000억 원대에 이를 것이라고 추정했다.

미래한국재단의 전신인 현대사회연구소는 지난 1981년 국무총리 소속기관이던 사회정화위원회 산하 정부 출연기관으로 설립됐다. 지난 1988년 노태우 대통령이 허화평 이사장을 연구소장에 임명하고, 93억 원의 일해재단(전두환 비자금을 만들기 위해 전두환의 호를 따서 만든 조직으로 현 세종연구소) 자금과 3억 원의 정부 자금을 연구소에 지원했다. 하지만 허화평 이사장이 지난 2005년 연구소를 '재단법인 미래한국재단'으로 개명하면서 사유화 의혹이 제기됐다.

국회의장 만난 5.18재단 "은닉재산 환수를 위한 조속한 입법" 촉구

원순석 5·18기념재단 이사장과 광주광역시는 19일 우원식 국회의장을 면담하고 5·18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 전두환·노태우 일가 등 헌정질서파괴범들의 부정축재은닉재산 환수를 위한 조속한 입법을 촉구했다. ⓒ 5·18기념재단
 


한편 같은 날 원순석 5·18기념재단 이사장과 광주광역시는 우원식 국회의장을 면담하고 5·18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 전두환·노태우 일가 등 헌정질서파괴범들의 부정축재은닉재산 환수를 위한 조속한 입법을 촉구했다.

5·18기념재단은 "새롭게 드러나고 있는 전·노 일가의 부정축재 은닉재산의 전모에 대해 국민들은 분노하고 있으며, 최근 노씨의 후손들이 스스로 부정축재 은닉재산의 실체를 인정한 데 이어, 지난 10월 있었던 국정감사를 통해 또다른 부정축재 은닉재산의 실체가 계속 밝혀지기도 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재단은 위 과정에서 조세 포탈과 범죄 은닉 수수 행위를 한 것이 만천하에 드러난 만큼 조세범처벌법, 특정범죄가중처벌법, 범죄수익은닉규제법 등 현행법으로도 충분히 처벌이 가능함을 설명하고, 철저한 수사가 필요함을 촉구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또한 전·노 신군부 집권 시기 권력을 남용하고 부정축재한 이들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재산 환수, 피해자 회복이 이뤄지지 않는 한 5·18은 미완의 역사가 될 수밖에 없음을 설명하고, 특히 재산 환수 관련해서는 여야 의원들이 모두 법안을 발의한 만큼 법제화를 조속히 추진해 주기를 요청했다"라고 전했다.

5·18기념재단은 "재단은 22대 국회 동안 5·18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과 재산 환수를 위한 범죄수익은닉규제법 및 형법 개정이 조속히 실현될 수 있도록 여야 정치권에 지속적으로 환기해 나갈 예정이다"라며 "특히 21대 국회에서 전두환 추징3법이 발의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국회의 관심 부족으로 폐기된 이력이 있는 만큼 22대 국회에서는 법제의 부실로 헌정질서파괴 범죄가 역사 뒤에 숨는 일이 없도록 끝까지 모든 노력을 경주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앞서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9월 2일 "헌정 질서를 파괴한 범죄자가 얻은 범죄 수익의 경우 당사자가 사망해 공소 제기가 불가능하더라도 국가가 몰수·추징해야 한다"라며 일명 '전두환·노태우 비자금 몰수 법안'(범죄수익의 규제 및 처벌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 오마이뉴스 구영식 기자 >

 

[KBS 사장 후보 인사청문회]

KBS 구성원 및 언론단체들, ‘용산 개입설’ 국정조사 요구

 
 
▲2024년 2월 윤석열 대통령과 특별대담 촬영을 위해 대통령실에 방문한 박장범 앵커(오른쪽)와 윤석열 대통령. 사진=대통령실
 

연임에 도전한 박민 KBS 사장이 후보자 면접일 전날 대통령실 인사들로부터 ‘사장 교체’ 결정을 통보 받았다는 의혹이 일파만파 번지고 있다. KBS 내부 구성원과 언론 단체에서 국정조사를 통해 진상을 밝혀야 한다는 요구가 나온다.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는 20일 박장범 사장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끝난 직후 성명을 내고 “또 한 번 낙하산 박민 사장의 사전 탈락설을 뒷받침하는 증언이 나왔다”며 “정권이 KBS 사장 선임 절차마저 무시하고 파우치 박장범 사장을 세우기 위해 용산 대통령실이 개입했다는 국회 증언까지 나온 만큼 국정조사를 통해 해당 의혹에 대해 명명백백히 밝혀라”라고 요구했다.

이번 청문회에선 KBS 이사회가 사장 후보자들 면접을 진행한 10월23일, 이영일 KBS 노사주간으로부터 박민 사장이 이미 전날 대통령실 측으로부터 사장 교체를 통보 받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는 KBS 구성원들 증언이 나왔다. 이 주간은 본인 발언을 부인하고 있다.

전국언론노동조합도 “박장범 후보가 윤석열 대통령과의 단독대담에서 영부인 김건희씨의 명품백 수수 사실을 축소 왜곡해 KBS의 방송 공공성과 공정성을 앞장서 무너뜨린 공로로 대통령 술친구를 제치고 용산의 낙점을 받아 사전 내정됐다는 세간의 의혹을 뒷받침하는 내부고발인 셈”이라며 “사실이라면 2인 체제 불법 방통위가 선임한 무자격 이사회마저 무력화하고 용산 대통령실이 직접 KBS 사장선임에 개입한 것으로 이는 방송법 상의 KBS 사장 선임 절차를 위반한 명백한 불법이자, 국정농단에 해당하는 사안”이라고 했다.

언론노조는 박 후보자의 사퇴, 윤석열 대통령의 사실관계 규명을 요구하는 한편 “국회는 방송법 위반 의혹이 있는 박장범 후보자 내정 과정의 대통령실 개입 등 KBS 장악 의혹 전반에 대한 국정조사를 즉각 실시하라. 대통령실과 방통위의 국정농단과 실정법 위반 여부에 대해 입법부의 조사권을 동원해 한 점 의혹도 남기지 말고 국민의 알 권리를 보장하라”고 요구했다.

한편 언론노조 KBS본부는 지난 사흘 간의 인사청문회를 두고 “파우치 박장범 후보자가 인사청문회에서 증명한 것이라곤 ‘파우치’가 본인의 작품이라는 것 뿐이었다”며 “인사청문회를 국민 앞에서 공영방송 사장의 자격을 검증하는 자리가 아닌 그저 며칠 욕 먹으며 견디면 되는 자리 정도로 생각하는 게 아니면 이토록 무성의하게 답변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앞서 박 후보자는 윤석열 대통령과의 신년 대담에서 김건희 여사 명품백 수수 사건을 ‘어떤 방문자가 이른바 파우치, 조(그)만한 외국 회사의 백을 놓고 간’ 일로 표현해 ‘파우치 앵커’라는 수식어를 얻었다. 지난 청문회에서 박 후보자는 대담 전에 취재부서로부터 질문을 취합했다고 했지만, 청문회 참고인으로 출석한 KBS 기자협회장 등은 그런 사실이 없다고 했다.

KBS본부는 또한 “(KBS 소속) 국회 출입 기자가 과방위원이 질문한 내용에 대해 어떻게 답변해야 한다는 식의 문자를 보냈는데, 청문준비단 직원이 ‘답변 안 하기 전략으로 가고 있다’라고 답장을 보낸 사실”이 드러났다면서 “현직 정치부 기자가 사장도 아닌 후보자를 위해 답변을 준비하고, 전달하는 것은 상당히 부적절할 뿐 아니라, 이를 대하는 청문 준비단 관계자의 답변은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에 대해 무시하는 것으로 비판 받아 마땅하다”고 지적했다.

그간 KBS본부와 함께 KBS같이노조, KBS 기자협회 및 18~50기 기자 495명, KBS PD협회 등도 박 후보자에 대한 사퇴를 요구해왔다. KBS 내부의 박장범 사퇴 요구는 청문회 이후 더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용산 KBS 사장 내정설, ‘후보 면접 중’ 들었다는 증언도 나왔다

[KBS 사장 후보자 인사청문회]

청문회 참고인 3인, KBS 간부로부터 ‘용산의 박민 교체 통보’ 들었다고 밝혀

 
 
▲박장범 KBS 사장 후보자와 박민 현 KBS 사장. 사진=KBS
 

KBS 사장 후보자가 결정되기도 전에 대통령실 측이 ‘박민 사장 교체’를 통보했다는 전언이 나온 가운데, 이에 관한 추가 증언이 이어졌다.

박장범 KBS 사장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 사흘차인 20일, 참고인으로 출석한 정재준 KBS 기자는 “(10월23일) 이사회가 끝나고 집회를 마친 뒤에 회사 근처 치킨집에 갔다. 치킨집 밖에 이영일 주간이 직원들과 앉아 있더라”며 “사장이 파격적으로 (임명제청)된 부분에 대해서 궁금해서 물었다. 어떻게 된 거냐고 물었을 때 그렇게 답했다”고 했다.

앞서 19일 청문회에선 KBS 이사회의 사장 후보자 면접일 전날 박민 사장이 대통령실 핵심 참모들과의 저녁 자리에서 본인이 교체된다는 이야기를 통보 받았다는 이야기를 이영일 노사주간으로부터 들었다는 KBS 기자 증언이 나왔다. 이 주간은 이를 부인하고 있는데, 그로부터 같은 이야기를 들었다는 추가 증언이 나온 것이다.

이를 두고 최민희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은 “이사회가 끝나기 전에 박민 사장은 자기가 잘릴 줄 알았다는 이야기이다. 어디선가 지시를 받아서, 그것도 7대0(여권 이사 전원 찬성)으로 선정하게 됐다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정재준 기자는 본인 발언을 부인하는 이 주간에 대해 “그 당시에 분명 들었고 또 다른 한 분이 더 확인을 했다. 그날 저녁에 두 명이 그 사실을 알게 됐는데, 맞지 않다라고 하는 것 자체가 이상한 것 같다”고 했다.

KBS 다수 노조인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의 박상현 본부장도 이 주간에게 같은 이야기를 들었다고 했다. 박상현 본부장은 “사장 면접 이후 저녁 자리에서 이영일 노사주간이 그 얘기를 했다라는 것을 저도 전해들었고, 저는 그날(면접일) 오후에 세 번째 김성진 후보가 면접을 볼 때 노사주간을 만나서 물어봤다”며 “어떻게 될 것 같냐고 물어보니 ‘노사 관계가 더 나빠질 것 같다’고 했는데 저는 그것이 박민 사장이 안 될 거라는 이야기로 이해를 했다”고 말했다.

박 본부장은 이어 “그날 아침 모 본부장이 누군가에게 전화를 해서 ‘박민 안 된다’라는 이야기를 하는 걸 들었다고 한다. 그 이야기가 여기저기서 많이 돌았던 걸로 알고 있다”고 했다.관련기사

김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내정설을 전했다는 이영일 주간에 대해 “(박민 사장) 측근 아닌가”라며 “특정한 편향성을 갖고 있는 분들의 시상식을 하지 않았나”라고 물었다. 윤석열 정부 들어 출범한 대한민국언론인총연합회가 올해까지 2년 연속 KBS 아트홀에서 시상식을 개최했는데, 지난해 이 행사를 위한 대관 문서를 이영일 주관이 기안했다고 지적한 것이다. 그러면서 김 의원은 “그분이 발언했다면 믿을 수밖에 없는 것 아닌가”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과방위는 오는 25일 박 후보자 추천 과정의 불법 여부를 확인하겠다며 KBS 이사회 현장조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 미디어 오늘 노지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