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지지율 하락, 모두 제 부족함 때문"
"언제나 국민은 옳다"…더 낮은 자세로 '성찰'
"결과 증명해야 된다 생각에 충분히 공감 못해"
"억강부약 대동세상…개혁 꿈 달라지지 않아"

 

"더 소통하고 신중하고 세심하게 배려할 것"
검찰개혁 후퇴 우려엔 "불가역적으로 완수"
지지층 갈등에도 "저로 인해 생긴 측면 있다"
"우리는 모두 친노이자 친문이고 친김대중"

 

초대 중수청장 인사·여당 갈등 등 향후 과제
개혁·통합 반대로 가면 메시지 희석될 수도

 

 

이재명 대통령이 1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6.9.18. 연합

 

18일 국민주권정부 출범 이후 7번째 열린 대통령 기자회견은 그 어느 때보다 무거운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최근 연이은 대통령 지지율 하락 속에서 중대 분수령이 될 이번 회견의 제목을 단순하게 '이재명 대통령 기자회견'으로 정한 것 역시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는 듯했다. 기자회견을 약 25분 앞두고 발표된 한국갤럽 대통령 직무수행 평가 결과는 회견 준비로 분주한 청와대 영빈관의 공기를 한층 무겁게 했다. 이 대통령의 직무수행 긍정평가는 전주 대비 1%포인트(p) 하락한 37%, 부정평가가 5%p 상승한 56%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평소 기자들과 격의 없이 질의응답을 주고받았던 이재명 대통령도 이날은 오전 10시로 예고됐던 회견을 10시 30분으로 연기하며 마지막까지 신중에 신중을 기하는 모습이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회견 연기가 결정되자마자, 급하게 기자실이 있는 춘추관을 방문해 "대통령이 이번 회견을 그만큼 책임감 있게,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는 것"이라며 "발언을 마지막까지 가다듬는 시간을 갖기 위해 30분 정도 일정을 미루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의 기자회견 모두발언 첫 마디도 '안녕하시냐'는 상투적인 인사말을 사용하는 대신 "대한민국의 대표 공복으로서 민족의 명절 추석을 앞두고, 여전히 어려운 환경에서 힘겨운 일상을 살아가고 계신 국민 여러분께 송구한 마음으로 인사드립니다"였다. 이 대통령은 회견 내내 몸을 낮추고 자신의 부족함을 진솔하게 털어놓는 모습이었다.

"지위나 권력이 아니라 모두를 위해 일할 기회와 힘을 달라고 했던 그 초심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런데 지방 선거 이후로, 일면 저로서는 갑작스러운 국민의 실망과 걱정에 직면하여 당황했던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많은 시간 숙고하고 성찰한 결과는 '언제나 국민은 옳다'입니다. 모두 저의 부족함 때문입니다."

 

또한 이 대통령은 "너무 많은 과제 앞에 마음이 바빠, 더 많은 이들의 마음을 제대로 헤아리지 못했다. 선명한 주장이나 선언이 아니라 실행을 통한 결과로 증명해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민생, 개혁, 통합의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아픔과 갈등에 대해서 충분하게 공감하지 못했다. 작은 성과와 국민들께서 보내주시는 큰 성원 앞에서, 두려움과 겸손함이 줄어들었다"고 심경을 고백하면서 "국민에 대한 두려움을 되살리고, 모든 일에 더 세심하게 더 낮게, 더 치열하게 임하겠다"고 했다.

 

아울러 이 대통령은 "2024년 12월 3일 내란의 밤, 비장한 각오로 국회에 달려갔을 때의 다짐, 이름도 명예도 없이 목숨 걸고 국회에 모여 계엄군의 총과 장갑차에 맞섰던 그날 밤의 국민들을 결코 잊지 않고 있다"면서, 정치인으로서 자신의 초심에 대해서도 반복해서 강조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1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2026.9.18. 연합

 

이 대통령은 "성남시장 이재명에게도, 경기도지사 이재명에게도, 당 대표 이재명에게도, 그리고 대통령 이재명에게도, 우리 국민께서 바랐던 마음과 기대는 한결같을 것"이라며 "힘없는 사람도 억울하지 않고, 어떤 권력도 국민 위에 군림하지 않는 억강부약의 공정한 나라, 서로 존중하며 모두가 함께 잘 사는 희망의 대동세상을 만들어달라는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그러면서 "성남시청 앞 주민 교회 지하 기도실에서 정치를 결심했을 때나, 거함 대한민국의 키를 맡아 국민과 함께 더 나은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지금 이 순간이나, 저 이재명이 꿈꾸는 세상은 결코 달라지지 않았다"고 했다.

 

다만 이 대통령은 "제가 고민했던 것은 개혁 과정에서 선명성을 드러내다 더 큰 저항을 불러와, 개혁의 속도는 오히려 늦어지고  심지어 실패에 이르지 않을까 하는 것이었다. 이전 정부의 의료개혁처럼 소리는 요란해 정부의 개혁 의지를 국민에게 알리는 데는 성공했지만, 실제 성과는 없이 사회 혼란이라는 더 나쁜 결과를 만들어내는 그 과오를 결코 반복하고 싶지 않았다"면서, 개혁 과제 추진 과정에서 가졌던 고민을 전했다.

 

그러면서 "통합하려다 개혁이 흐려졌다는 질책을 받기도 했고, 개혁을 추진하며 통합의 진정성을 의심받기도 했다. 그러나 저와 정부가 과정과 방법에서 부족했던 것이지, 우리가 나아갈 방향이 달라진 것은 아니라고 단호하게 말씀드릴 수 있다"면서 "사회대개혁을 위한 빛의 연대 정신을 삶의 현장 속에서 실천하라는 역사적 명령도, 여전히 유효한 '개혁 대통령' 이재명의 나침반"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역사적인 어려움을 함께 헤쳐오며 신뢰와 애정을 보내주신 분들이 더이상 실망하지 않도록, 개혁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는 분들의 아픔과 상실감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더 소통하고 더 존중하며, 더 신중하게 더 세심하게 배려하겠다"면서 "경로와 방법이 조금 다르다는 이유로, 같은 곳을 바라보고 함께했던 사람들의 진심까지 의심하지는 말아 달라는 호소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나아가 이 대통령은 "목숨 바쳐 내란을 이겨내며 국민주권정부의 성공을 위해 온 마음으로 함께했던 분들이 서로 혐오의 언어를 주고받는 현실이 참으로 안타깝다"면서 지지층을 향해서도 통합을 호소했다. "민주주의와 진보, 개혁의 이상을 꿈꾸며 더 좋은 세상을 위해 행동하는 우리는 모두 친문이고 친노이며 친김대중이며, 이재명의 동지들"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미운 마음이 들고, 누군가를 탓하고 싶더라도 저와 정부의 부족함을 탓해주시라"며 "작은 차이가 서로를 밀어낼 이유가 아니라, 더 좋은 해답을 찾아가는 힘이 될 수 있도록  뼈를 깎는 각오로 더 노력하겠다"고 숙였다.

 

 

1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참모진이 이재명 대통령의 발언을 듣고 있다. 2026.9.18. 연합

 

이 대통령은 첫 번째 질문으로 나온 '낮은 지지율의 원인'에 대해서도 "저의 부족 때문이었다"면서, 거듭 몸을 낮췄다.

 

여권 지지자들의 검찰개혁 후퇴 우려에 대해서도 "역사적 과제인 불가역적 검찰 개혁을 책임 있게 완수하겠다"고 했다. '전통적인 지지층, 이른바 코어의 마음을 어떻게 되돌리실지 궁금하다'는 국민의 의견을 전달받고도 "검찰개혁과 관련해서 논란들이 많이 생겼다"고 언급하면서, "사후 조치들을 통해서 불가역적으로 검사가 다시는 수사에 관여할 수 없게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검찰개혁에 따른 '경찰 비대화'에 대해 우려하며 "우리가 전혀 상상하지 못했던 친위 쿠데타 내란이 지금 이 현실에도 현대에도 발생하는 것처럼, 앞으로 어떤 국가기관들이 또 독재의 수단으로 악용될지 모른다. 그럴 가능성을 구조적으로 최대한 막아놔야 한다. 권력은 상호 견제시킬 수밖에 없다"면서도, "검찰의 패악으로 인해서 가장 큰 고통을 겪는 사람 중에 하나가 저"라며 "개혁이 후퇴한다는 의심은 거둬주시기를 부탁한다"고 호소했다.

 

이 대통령은 거듭 여권의 분열에 대해 "누군가를 멸칭하거나 혐오하거나 증오하거나 이러지 않았으면 좋겠다. 제가 그걸 볼 때마다 너무 마음이 아프다"면서 "우리  안에서 힘을 빼는 걸 넘어서서 훼손하고 오히려 길을 가지 못하게 하는 결과를 만들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내부의 혐오와 증오가) 저로 인해서 생긴 측면이 없지 않다"면서 "다시 시작하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대통령은 통합 강조했지만…여당 갈등은 현재진행형

 

이 대통령은 과거 예정된 시간을 훌쩍 뛰어넘어 기자회견을 진행했던 것과 달리, 발언을 최대한 자제하며 약속했던 90분에서 10분 정도 늘어난 약 100분간 회견 일정을 소화했다. 신중하게 메시지를 전달함으로써 또 다른 논란으로 번지지 않도록 절제하는 모습이었다. 대통령이 직접 진솔한 언어로 부족함을 시인하고 개혁 의지에 대한 의심을 거둬달라고 호소한 만큼, 이탈했던 지지층에도 일정 부분 소구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회견 뒤 남은 과제는 녹록지 않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언급은 없었지만, 김지용 중대범죄수사청장 후보자 지명의 경우 '친윤 검사'라는 비판이 여권 내부에서 제기되자 정부가 적극 반박하며 불협화음이 커진 모습이다. 후보자 이력에 대해 제기되는 비판과 관련해 사실관계를 명확히 따질 필요도 있지만, 초대 중수청장의 '상징성'을 고려할 때 쉽게 합의점을 찾긴 어려워 보인다. 여당 의원까지 나서서 김 후보자의 지명 철회를 요구하는 상황에서 임명을 강행한다면, 또다시 대통령의 개혁 의지를 의심받는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

 

또한 이 대통령은 이날 지지층 내부 분열에 대해 "저로 인해서 생긴 측면이 없지 않다"고 했지만, 향후 대국민 메시지의 방향성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없었다. 이 대통령은 성남시장 시절부터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국민들과 가감없이 소통하고 기득권에 맞서며 긍정 평가를 받았지만, 최근 여권이 분열되면서 메시지를 두고 논란이 되고 있다. 온라인에선 대통령이 팔로우한 SNS 계정에서 혐오 글을 올린 것을 두고도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대통령의 메시지는 정치·사회적 파장이 크고, 특히 여당 내부 문제와 관련해선 지지층 간 갈등으로까지 비화될 수도 있는 만큼 신중한 메시지 관리가 요구된다. 이날 대통령도 '세심한 배려'를 언급한 만큼 메시지 내용에도 변화가 예상되지만, 대통령 메시지로 인해 여권 갈등이 촉발된다면 진정성을 의심 받을 수 있다.

 

 

더불어민주당 김민석 대표가 18일 국회에서 이재명 대통령 기자회견 생중계를 본 뒤 취재진을 만나기 위해 당대표실에서 나오고 있다. 2026.9.18. 연합

 

아울러 이 대통령은 "우리는 모두 친문이고 친노이며 친김대중이며, 이재명의 동지들"이라면서 재차 내부 통합을 강조했지만, 여당이 지금과 같은 갈등을 반복한다면 대통령 메시지가 희석될 수 있다. 앞서 이 대통령은 문재인 전 대통령과 끌어안으며 적극 통합 메시지를 발신했지만, 민주당은 지난달 전당대회를 치르는 과정에서 극한 대립을 겪고 전대 이후에도 갈등을 봉합하지 못하고 있다. 대통령 지지율이 최저치를 기록하는 와중에도 국정 카운트파트인 민주당 김민석 대표는 같은 당 소속 추미애 경기도지사나 범진보진영의 조국혁신당과 갈등을 빚고 있다. 이처럼 내부에서 반목이 계속 이어진다면 대통령의 통합 메시지도 그만큼 약해질 수밖에 없다.

 

민주당 박성준 수석대변인은 대통령 기자회견 직후 국회 소통관에서 브리핑을 갖고 "국민 앞에 더 낮은 자세로 국민의 뜻과 삶을 더 살피겠다는 이 대통령의 말씀을 무겁게 받아들인다"며 "국정운영의 한 축으로서 산적한 민생현안을 해결하고, 국민 통합 속에 안정적인 개혁을 완수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 대표도 이 대통령의 기자회견 직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 회견을 보는 동안 대통령과 내내 같은 생각, 같은 마음이었다"며 "당도 더 겸손하게 경청하면서 민생을 살펴 가겠다"고 했다.                                                                           < 김성진 기자 >

 

이 대통령 "수사-기소 조직의 분리 생각했는데 더 진척"

기자회견 중 검찰개혁과 공소기각 진솔한 토로
개혁과 진보의 가치 잃지 않되, 소통과 대화 통해
대통령 생각을 아는 이들과 모르는 이들이 갈등
그 진통 덕에 오히려 수사와 기소 분리 목표 진전

 

사후 조치 통해 불가역적 검찰 개혁 완수 다짐도
자신이 기소된 사건 특검 권한 삭제해달라 요청
정치적 목적의 무리한 수사·기소 진상규명 필요
특검 진상 규명, 특정인 위한 절차 아님도 분명히

 

역사적 과제인 불가역적 검찰 개혁을 책임 있게 완수하겠습니다. 오랜 노력 끝에, 검사의 수사 배제, 공소청과 중수청 분리로 ‘수사- 기소 분리’라는 검찰 개혁의 과제가 종착점에 다다르고 있습니다.

검찰 개혁의 목적은 인권과 피해자 보호, 사회질서 유지라는 수사 소추 기관의 권한과 역할이 정치적 수사와 기소로 악용되지 않게 하는 것입니다. 혹여라도 수사 기소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피해자와 국민의 인권 보호에 지장을 초래해서는 안 됩니다. 검찰개혁이 국민의 인권과 피해자를 제대로 보호하고, 공정하고 타당한 사회 질서 유지에만 매진할 수 있게 하여 단 한 톨의 억울한 피해도, 작은 빈틈조차 생기지 않도록 철저히 점검하고 보완하겠습니다.

 

검찰 보완수사권 부재로 생길 수 있는 문제는 경찰 수사에 대한 철저한 견제 보완 장치로 해소하겠습니다. 고강도 경찰개혁을 통해 수사권 독점에 따라 경찰이 혹여 무소불위 권력기관으로 퇴행하지 않을까 하는 국민의 우려를 불식하겠습니다.(중략)

 

국민들께 제시한 개혁과 진보의 가치를 잃지 않되, 소통과 대화를 통해 최대 다수 국민의 합리적 의견을 최대한 국정에 반영하는 ‘통합의 대통령’이 되겠습니다. 통합을 위한 인선과 정책이 도리어 갈등과 균열의 계기가 되지 않도록 더 깊이 숙고하고 더 많이 국민의 의견을 수렴해 가겠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1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기자회견을 마친 후 인사하고 있다. 2026.9.18 연합

 

이재명 대통령의 18일 기자회견 모두발언 가운데 수사기관 개혁에 대해 밝힌 내용이다. 그런데 모두발언보다 더욱 주목받은 것은 이 대통령이 애초에 품고 있었던 검찰 개혁 방안으로 “수사하는 검사가 기소 역할을 겸하지 못하게 하자, 그런데 이게 사실은 그 이상으로 진척되고 있죠. 이제는 아예 검사는 수사를 못합니다. 이미 이거는 확정된 거예요. 걱정을 하는 건 이해합니다. 사후 조치들을 통해서 불가역적으로 검사가 다시는 수사에 관여할 수 없게 만들 겁니다”라고 답했다. 이 대통령의 구상은 수사를 담당하는 검사 조직과 기소를 담당하는 검사 조직을 분리해 법무부 안에 함께 두는 방안이었다고 털어놓았다.

 

이런 입장은 강유정 대변인이 대신 전한 온라인 댓글 질문에 대한 응답으로 나온 것이었다. 질문은 아래와 같다.

 

"검찰 개혁 제대로 해야 합니다. 안하면 다 모래알입니다. 행정 잘할 거란 믿음은 변치 않습니다. 다만 모든 걸 품으려는 이상은 버리셔야 합니다. 뚝심있게 가십시오. 검찰 개혁하고 즉각 정상화되면 지지율은 다시 오를 겁니다. 주변에서 추천하는 사람들만 쓰면 안 됩니다. 인사가 만사입니다. 국민 의견에 더 귀기울여야 합니다. 말을 줄이고 귀를 키우시길 권유드립니다. 전통적인 지지층 이른바 코어의 마음을 어떻게 되돌리실지 궁금합니다. 선정적인 혐오의 말도 못하게 막아주세요."

 

앞의 이 대통령 답변 중에 ‘혐오의 말도 못하게’ 대목에 대한 답이 없었던 점을 짚으며 강 대변인이 재차 답변을 요구하자 이 대통령은 “전 국민 여러분을 모시고 드리는 말씀이라 그 얘기를 하기가 조금 저어되긴 한데 그래도 우리가 원래 가지고 있던 신념과 가치, 지향, 정책들을 우리는 반드시 실현해야 합니다. 그게 이재명을 대통령으로 만든 분들의 소망이죠. 그런데 이 분들이 요새 많이 아파하고 있습니다. 저도 아픕니다. 저도 당사자처럼 취급되기도 하니까요. 조금은 눈감아주고 조금은 포용하면서 같이 갈 길을 찾았으면 좋겠어요. 누군가를 멸칭하거나 혐오하거나 증오하거나 이러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그걸 볼 때마다 너무 마음이 아픕니다.그거 역시도 저로 인해서 생긴 측면이 없지 않습니다. 다시 시작하면 좋겠습니다”라고 답했다.

 

지난 몇 달 동안 검찰 개혁 방안을 놓고 우리 사회가 왜, 어떻게 갈등을 벌였는지를 돌아보게 한 발언이다. 처음부터 대통령의 생각을 알고 있는 사람들은 대통령의 생각을 알 수 없는 사람들, 특히 지지자 그룹이 숙의 과정에 대응하는 것을 대통령의 뜻을 거스른다고 생각했을 것이란 점에서 아쉬운 대목이긴 하지만, 그 덕에 오히려 검찰 개혁이 한 발 더 나아간 것은 다행스럽다는 평가가 나올 법하다.

 

이 대통령은 또 자신의 사건 관련 공소 기각 추진 논란에 대해 “특검 차원의 진상 규명은 필요하지만, 기존 자신이 기소된 사건의 이송·처분과 관련한 특검 권한은 특검법에서 삭제해야 한다”고 국회에 요청했다. 그는 “모든 일은 순리와 법과 원칙에 따라 처리되면 된다"고 정리했다.

 

기자회견을 앞두고 조작 기소 특검에 공소취소 권한을 부여하는 것이 옳은지, 이 대통령의 사건과 관련해 공소취소를 하지 않거나 임기 후 재판을 받겠다는 입장을 밝혀야 한다는 주장이 폭넓게 제기돼 왔다.

 

 

추석 명절을 앞두고 이재명 대통령의 기자회견이 열린 18일 대구 중구 번개시장에서 이 대통령의 기자회견이 송출되고 있다. 2026.9.18 연합

 

이 대통령은 "많은 오해가 발생하고 있고 논란도 있다"며 "불필요하게 어떤 표현들 때문에 정치적 공방이 일어나는 것 또는 저나 정부에 대한 오해들이 확산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그러면서 조작기소 의혹 사건에 대한 특검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정부에서 정치적 목적으로 무리하게 수사·기소해서 피해 입은 사람이 저만이 아니다"며 "악의적 수사, 조작 의심이 되는 사건은 특검을 통해 진상규명하는 게 맞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이어 "제 지휘 하에 있는 수사기관들이 그 일을 하게 되면 또 오해가 발생할 것"이라며 "국회가 신속하게 특검을 통해 공정·투명하게 국민들께 진상을 밝혀 보여드리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기존 기소 사건의 공소취소 여부를 특검법과 연계하는 데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이 대통령은 "그 과정에서 기존 사건에 대해 공소취소하자, 할 수 있게 하자, 논쟁이 벌어진다"며 "그 결과에 따라 법과 원칙, 상식에 따라 처리되면 될 일인데 불필요하게 정치적 쟁점이 돼 본질이 호도돼 안타깝다"는 심경도 토로했다.

 

특히 국회를 향해 "지금 논란이 된 특검 권한 사항 중 기존 기소사건들에 대한 이송, 처분에 관한 조항은 삭제하고 진상규명에만 집중해주길 바란다"며 "불필요하게 공소취소 논란이 발생하지 않게 조치해주길 요청한다"고 말했다.

 

자신의 사건과 관련해서는 "저로선 알고 있는 진상이 있지만, 객관적으로 증명하는 과정은 또다시 필요하다"고 했다. 자신에 대한 의혹뿐 아니라 언론인·공무원·정치인·민간인 등 다른 피해 사례도 거론하며 특검의 진상규명이 특정인을 위한 절차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 임병선 기자 > 

 

이 대통령 "만기친람할 시간도 역량도 없다"

"권한 주고 책임은 확실하게 묻는 게 원칙"
"국정 복잡다단…관여하려도 할 수 없어"
"각 부처 사무 관여·보고는 자제하라 지시"
"청와대는 결정하기 어려운 난제 해결할 것"
"개혁할수록 반대 쌓여…그래도 할 일 해야"
"국민들에게 원망의 대상 된 것도 이해해"
"아직까지 해야 할 일 포기하고 싶지 않아"

 

이재명 대통령이 1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6.9.18. 연합

 

이재명 대통령은 18일 '만기친람(萬機親覽, 모든 일을 몸소 살핌)형 리더십'에 대한 지적과 관련, "만기친람 걱정을 하시는 분들이 많던데, 만기친람할 시간도 역량도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모든 판단이 대통령에게 집중되면 부처의 책임성이 약해질 수도 있다는 지적이 있다'는 말에 "국정은 워낙 복잡다단해서 제가 다 관여하려해도 할 수가 없다"며 이같이 답했다.

 

이어 "청와대 참모진한테도 '각 부처의 일상 사무에 대해서는 가급적 관여 또는 보고받거나 하는 것을 자제하고 우리가 새롭게 제시할 수 있는 어떤 정책이나 사안들을 검토하는 데 집중하자'고 지시해 놓은 상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행정 부처는 정해진 일을 안정적으로 하는 조직이고, 대통령은 국민에게 직접 선출된 국가기구이기 때문에 국민과의 접점을 늘려야 된다"면서 "'국민 속에서 새롭게 제기되는 문제 또는 과제들을 발굴해서 각 부처로 넘겨주는 일을 우리가 한다' 이렇게 방침을 정하고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저를 향해) 만기친람을 걱정을 하시는 분들이 많던데 만기친람 할 시간도 역량도 되지 않는다"면서 "기본적인 원칙이 권한은 주고 책임은 확실하게 묻는다. 그걸 통해서 성남시정도 경기도정도 성공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인사는 철저하게 역량에 맞춰서 합리적으로 하고 권한을 주고 책임은 내가 지는데, 그 결과도 그들이 책임지는 걸 국정에도 나름 최대한 반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각 부처에 맡길 일과 대통령이 해야 할 일의 구분에 대해선 "부처가 결단하지 못하는 일들이 있다"면서 "대표적으로 '낙태를 어느 단계까지 허용할 것인지' '미프진(임신중지약물)을 허용할 거냐 말 거냐' '여기는 반대하고 여기는 찬성하고', 이걸 결정하는 순간 어느 쪽으로부터 욕을 먹게 돼 있어서 보통 이런 경우는 아무것도 안 해버린다. 저는 이래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들의 삶에 직접 관계된 그런 개혁 과제들을 우선적으로 처리를 해가면서 이런 난제들, 결정하기 어려운 난제들을 우리(청와대)의 책임 하에 결정해 가야한다"면서 "미프진 문제도 제가 직접 지시하지 않으면 제 임기 끝날 때까지 이 상태로 그대로 유지됐을 것"이라고 했다.

 

추석 명절을 앞두고 이재명 대통령의 기자회견이 열린 18일 대구 중구 번개시장에서 시민들이 이 대통령의 회견을 지켜보고 있다. 2026.9.18. 연합

 

그는 "결정을 하면서 생기는 우군도 있지만 생기는 반대자들도 있다. 보통 우군보다는 반대자의 힘이 10배 이상 강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보통 모두에게 필요한, 다수에게 필요한, 그러나 소수가 저항 반발하는 일을 잘 하지 않는다"며 "그런 걸 우리는 개혁이라고 부른다. 제가 많은 국민들로부터 또는 일부 국민들로부터 이렇게 원망의 대상이 돼 가는 것도 저는 이해한다"고 덤덤히 말했다.

 

이 대통령은 "하나의 개혁 과제를 선정해서 추진할 때마다 반발자들이 쌓여간다. 그래서 개혁의 힘이 점점 약화된다"면서 "그래서 결국은 아무것도 하지 않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반발이 없는 일, 그냥 하면 되는 일, 그러면서 그냥 하면 되는 일을 무지 잘한 것처럼 포장을 잘해야 한다"며 "저는 아직까지 그러고 싶지는 않다"고 말했다.

 

그는 "저는 대통령이 된 게, 권위를 누리거나 명예를 누리거나 자리가 좋아서 하는 사람이 아니다"라며 "(해야 할)일을 하고 싶어서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모두가 함께 어우러져 사는, 함께 잘 사는 대동세상, 그걸 만들기 위한 것"이라며 "좋은 평가를 받기 위해서 인기를 누리기 위해서 이 자리에 있는 것이 아니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국민들의 냉정한 실망과 비판을 무시하겠다는건 아니다"라며 "언젠가는 우리 국민들께 이 진정성을 제대로 잘 설명해야겠다"고 덧붙였다.

 

이재명 대통령이 1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6.9.18 연합

 

이 대통령이 취임 초부터 세밀하게 국정 과제들을 챙기면서, 그간 정치권에서는 대통령의 리더십을 두고 '만기친람형'이라고 평가해왔다. 다만 최근 지지율이 하락하고 책임론이 커지면서, 대통령은 국정철학과 운영의 방향성을 제시하고 청와대 참모와 장관들이 전면에 나서는 방식의 리더십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앞서 보수 인사인 정규재 한국경제 신문 고문은 지난 16일 허은아 청와대 국민통합비서관이 춘추관에서 진행한 유튜브 방송 '국민통합, 대화가 필요해'에 출연해 "국민들은 장관 이름을 모른다. 스타가 없기 때문"이라며 "장관이 정책을 발표하고 토론을 해야 하는데 대통령이 한다. 권한과 책임이 적절하게 배분이 된 상태에서 대통령이 할 일이 많은데, 대통령이 행정부처가 책임질 일에 너무 발이 깊이 들어가 있다"고 말했다.

 

진보 쪽 인사로 함께 출연한 김진애 국가건축정책위원장도 "이재명 정부는 팀 리더십이 아니다"라며 "이걸 시스템으로 어떻게 굴러가게 할지에 대해서 고민을 해야 할 때"라고 했다.

                                                                                                     < 김시몬 기자 >

 

이 대통령, 파병·연임·공소취소·개혁 논란 한번에 정리

 

기자회견서 "전쟁에 관여, 개입하는 파병 없다"
"연임 헌법상 불가능, 연임할 생각 전혀 없다"
"특검법 내 공소취소 조항 삭제 국회에 요청"
대미 투자에 "동의하기 쉽지 않은 부분 있어"
"검찰 개혁 되돌아갈 수 없게 철저히 사후조치"

 

이재명 대통령은 1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기자회견을 했다. 이 대통령은 "민생, 개혁 통합의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갈등과 아픔에 충분히 공감하지 못했다"며 "국민에 대한 두려움을 되살리고, 모든 일에 더 세심하게, 더 낮게, 더 치열하게 임하겠다"고 다짐했다.

 

이 대통령은 "통합하려다 개혁이 흐려졌다는 질책을 받기도 했고, 개혁을 추진하며 통합의 진정성을 의심받기도 했다"며 "저 역시 정치를 하는 동안 일터는 달라졌으나 개혁의 목표와 가치만큼은 한순간도 변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통합을 위한 인선과 정책이 되려 갈등과 균열의 계기가 되지 않도록 더 깊이 숙고하고 국민의 의견을 수렴하겠다"면서 ▲ 국민이 체감하는 진정한 삶의 변화를 일궈내는 민생 대통령 ▲ 민주 정부의 오랜 숙제이자 역사적 과제들을 해결한 개혁 대통령 ▲ 갈등과 대결을 넘어 함께 사는 세상을 만들어 낸 통합 대통령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다음은 이 대통령의 회견 모두 발언과 뒤이은 기자들과의 질의 응답을 주요 현안 중심으로 요약한 내용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1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6.9.18 연합

 

개헌

 

[모두 발언] 정치 상황에 대한 타협의 산물로 탄생한 1987년 헌법은 더 이상 오늘의 대한민국에 맞지 않는 옷이다. 여야 정치권의 합리적 토론과 국민적 합의에 따라 개정될 수 있도록 저도 노력하겠다. 5.18 광주 민주화 운동 그리고 부마항쟁 정신의 헌법 전문 편입, 국민의 기본권 강화 일부 대통령 권한에 국회 지방 정부 분산 정책 일관성과 국정 안정을 위한 대통령 연임제 도입 등 개헌에 대한 저의 입장은 오래전부터 일관돼왔다. 내각책임제나 이원집정제를 도입하려 한다는 일각의 주장은 터무니없는 것이다.

 

[질의응답] 개헌은 기본적으로 대통령이 하는 것이 아니라 국회와 국민이 하는 것이다. 개헌에 대해서는 저의 입장을 이미 밝혔기 때문에 국회에서 여야 간의 협의 그리고 국민적인 의견 수렴을 거쳐서 하시면 적극적으로 협력하도록 하겠다.

 

연임

 

헌법 개정을 통한 저의 연인 연임은 헌법상 불가능하고 저 역시 연임을 생각해 본 적조차 없음을 수차례 여러 차례에 걸쳐 밝혔다. 그렇기에 연임하지 않겠다고 약속하라는 요구는 마치 제가 연임을 구상하다 포기하는 프레임을 만들려는 정치공세라고 생각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자리를 빌려 다시 한번 확고하게 말씀드린다. 저는 연임할 생각 전혀 없다.

 

이재명 대통령이 1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6.9.18 연합

 

인사

 

[모두 발언]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인사권을 포함한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인사 행정을 포함한 모든 국가권력을 행사함에 있어 주권자인 국민의 의사를 최대한 존중하겠다. 차제에 인사시스템도 재점검하겠다.

 

[질의응답] 우리로서는 최선을 다했지만, 또 추가로 발견되는 문제들도 있고, 또 우리가 판단한 것과 또 다른 판단들이 제기되기도 한다. 그것은 역시 그러한 점에까지 대비하고 준비하지 못한 우리의 잘못일 것이다. 부족함일 것이다. 인사 시스템을 지금 재점검해 보려 한다. 그래도 아마 완벽하게 앞으로는 어떤 문제도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장담하기는 어렵다.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씀을 드린다.

 

공소 취소 논란

 

[질의응답] 모든 일은 순리와 법과 원칙에 따라 처리되면 된다. 지난 정부에서 정치적인 목적으로 무리하게 수사 기소를 해서 피해를 입은 사람이 저만이 아니다. 이런 악의적 수사 조작이 의심되는 사건들에 대해서는 특검을 통해서 진상을 규명하는 게 맞는다고 본다. 제 지휘하에 있는 수사 기관들이 또 수사 소추 기관들이 그 일을 하게 되면 또 오해가 발생할 것이다. 그래서 저는 이러한 조작 기소 의혹 사건들에 대해서는 국회가 신속하게 특검을 통해서 공정하게 또 투명하게 국민들께 진상을 밝혀 보여드리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 자리에서 제가 명백하게 국회 측에 부탁을 드리고 싶은 게 있다. 지금 논란이 되는 특검의 권한 사항 중에 기존 기소 사건들에 대한 이송 또는 처분에 관한 조항들은 삭제하시고 진상 규명에만 집중해 주시기를 바란다. 불필요하게 공소 취소 논란이 발생하지 않게 조치해 주시기를 요청드린다.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 임명 여부

 

[질의응답] 아직 최종 결론은 내지 못했고, 그 과정에서 벌어진 많은 사안과 지적들, 그리고 여러분이 가지고 있는 역량과 또 국민의 눈높이 등을 고려해서 신중하게 결정하도록 하겠다.

 

이재명 대통령이 1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기자회견을 마친 후 인사하고 있다. 2026.9.18 연합

 

호르무즈 해협 파병

 

[질의응답] 이미 많은 국가들이 그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 군 자산을 파견하고 있다. 일부 국가는 전쟁 상황이 대개 종료되면 종결되면 즉시 사고 수습 단계에 참여하겠다, 또는 현재 상태에서도 전쟁에는 관여하지 않으면서 자신들의 상선, 국민들의 안전을 보호하겠다는 것들이 있다. 대한민국도 이미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 청해부대가 나가 있다. 청해부대의 활동 영역도 지금 많이 확대되는 상태다. 초보적인, 낮은 단계의 위험이 있다는 이유로 원유 수송을 포기해 버리면 대한민국 경제에 너무 큰 타격이 있으니, '상황을 계속 파악해 가면서 홍해 진입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그건 제가 책임져야 할 일이다.

 

전쟁에 관여, 개입하는 파병은 없다. 그것은 명백하게 말씀드릴 수 있다. 전쟁에 관여, 개입은 없다. 그런 형태의 파병이든 군 자산 파견이든, 하지 않는다. 지금까지 그 원칙을 지켜왔고, 앞으로도 그 원칙은 변함이 없다. 다만 우리로서는 다른 국가들이 하는 것처럼 자국의 상선과 원유수송로, 국민들의 생명 안전을 보호하기 위한 최소한의 활동은 해야된다는 점도 분명하다. 이미 청해부대가 파견돼서 해적 등을 포함한 선박수송로 국민 안전 위협에 군이 대비·대응하고 있다. 이를 좀 강화하는 부분에 대해서 우리가 검토하고, 고심하고 있다는 것은 또한 사실이다. 그런데 마치 '전쟁의 개입 관여 또는 지원하는 파병이 아닌가', '혹시 전투 병력을 보내는 거 아닌가', '외국군 지휘하에 우리 장병들을 배속시켜서 위험에 처하게 하는 거 아닌가'는 걱정들이 있으신 것 같은데 분명하게 다시 한번 말씀드리면 전쟁 파병은 없다. 전쟁 불관여·불개입 원칙은 지금까지도 지켜왔고 앞으로도 계속 지켜질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7일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열린 만찬에서 연설하고 있다. 2026. 09. 17 [AP=연합]

 

대미 투자

 

[질의응답] 한미 관계에 정말 복합적인 영향을 미치는 일이다. 저로서는 국민의 세금에 해당되는 3500억 달러, 약 500조 원쯤 되는 돈인데 뭐 안 하고 싶었지만, 그러나 또 관세나 대미 관계를 고려해서 또 인근에 있는 일본, 대만, 싱가포르 등등의 합의 내용을 보고 결국은 우리도 합의 타협을 했다. 그리고 말하기 어렵지만 어쨌든 매우 어렵고 힘든 과정들이 있다. 특히 상업적 합리성을 내가 반드시 합의문에 넣어야 된다. '못 넣겠다' 그래서 이걸 가지고 작년 8월 이후 두 번째 정상회담 다음 날 아침 7시 반까지 타협이 안 되고 있었다. 다행히 우리가 원한 바대로 상업적 합리성이라는 표현을 넣었다. 엄청 어려운 일이고 다른 나라에 없는 표현이다. 이제 구체적인 투자 협의를 시작하니까 이제 그게 또 문제가 되기 시작했다. 우리 상업적 합리성이 있는 사업만 한다. 그리고 법에도 그렇게 돼 있다. 상업적 합리성을 심사하게 돼 있다. 그리고 '이거 어떻게 회수할 거냐, 하면 수익 배분은 또 어떤 방법으로 할 거냐, 손해가 손실이 발생하는 사업은 어떻게 할 거냐'에서 우리 실무 협상단은 어려움이 있지만 저도 밤잠 설칠 만큼 고민을 많이 한다. 엄청난 무게도 있다. 거의 합의가 됐다고 하는데 제가 내용을 보니까 동의하기가 쉽지 않은 부분들이 좀 있어서 다시 또 얘기하는 중이다. 국익이라고 하는 건 정말로 중요하다. 그리고 즉흥적으로 또는 어떤 관계, 압박, 강요에 흔들리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뭐 미국이 그런다는 건 아니다. 혹시라도 그렇게 생각하지 말아달라. 제가 가진 원칙이 그렇다는 거다. 어쨌든 대한민국의 국익이 훼손되지 않고 한미 양국에 모두 도움이 되는 그런 내용으로 사업을 구성하기 위해서 치열하게 논쟁하고 협의하고 있다.

 

북한은 지난 6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원산항에서 최현급 구축함 2번함 강건호의 취역기념식을 열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7일 보도했다. 2026.9.7 연합

 

북미 대화

 

[질의응답] 북미 대화를 하는 것은 지금 남북 관계를 포함한 한반도 평화 안정에 매우 중요한 단초가 될 것이다. 일단 어떤 합의를 할 것이냐는 다음의 문제이고, 서로 무엇이 필요한지 대화해야 한다. 그런데 이마저도 지금 단절돼 있는데, 북한과 미국의 대화가 재개되는 것이 남북 간 대화가 재개되는 것보다는 훨씬 쉽고, 또 그것이 남북 대화를 가능하게 한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 간의 만남이 성사될지는 저로서도 단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트럼프 대통령은 대화를 원하고 있고 저 역시 트럼프 대통령에게 대화를 원하고 있고, 또 북미 대화가 가능할 수 있도록 우리는 사전 조정 작업을 나름대로는 계속하고 있다.

 

또 북미 협력을 하기 위해서도 우리 정부의 역할이 없을 수가 없다. 패싱이라고 하는 우려는 하지 않아도 된다. 국민과 국가의 장기적이고도 전체적인 이익이 가장 중요하다. 생색을 내거나 목소리를 높이거나 과격한 행동으로 주목을 끌거나 이런 것보다 우리의 존재가 드러나지 않고 비록 생색이 안 나더라도 실질적인 성과 개선의 결과가 날 수 있도록 보이지 않는 곳일지라도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

 

 정부는 1일 국무회의에서 비거주 1주택자의 종합부동산세 기본공제를 현행 공시가격 기준 12억원으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지난달 3일 발표한 세제 개편안에서 9억원으로 축소하겠다고 발표한 지 29일 만에 국민 의견 수렴과 부처 협의를 거쳐 원상복구 하는 것이다. 재정경제부는 이날 국무회의에서 이런 내용의 종합부동산세법, 소득세법 등 11개 세법 개정안이 최종 확정됐다고 밝혔다. 사진은 이날 서울 강남구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 붙은 매물 정보. 2026.9.1 연합

 

부동산과 행정수도

 

[모두 발언] 이대로라면 언젠가 직면할 수밖에 없는 잃어버린 30년을 피할 수 있도록 부동산 시장을 반드시 안정시키겠다. 수도권 집값 안정의 근본적 장애물인 수도권 일극 체제를 극복하고 성장 발전의 거점을 다극화하는 국토 균형 발전을 흔들림 없이 추진해 가겠다. 공급, 규제, 세제 정책에 확고하고 신속한 집행, 이해관계자들과의 충분한 소통을 통해 혼란과 반발을 최소화하며 집값 안정도 반드시 이루어낼 것이다.

 

수도권 과밀 해소와 국토 균형 발전을 위해 오랫동안 추진해 온 행정수도 건설을 최대한 신속하게 완성하겠다. 뉴욕과 워싱턴처럼 경제수도 서울, 행정수도 세종의 경제 행정 2수도 시대를 열겠다. 사회적 약자뿐 아니라 모든 국민이 안전하고 평화로운 나라, 희망 있고 행복한 세상을 만들어 가겠다.

 

[질의응답] 대한민국의 부동산 블루, 부동산 투기 공화국, 부동산 공화국을 벗어나는 게 이 정부의 가장 중심 과제다. 어렵다. 다들 하려고 하다 안 됐다. 그러나 분명히 말씀드릴 수 있는 건 이 정부는 한다. 건축 허가를 포함한 택지 개발 또는 재건축·재개발, 도시 정비 등 공급을 최대한 신속하게 늘려나갈 거다. 총리실에서 매일 체크하고 있고, 제가 일주일마다 보고받으면서 구체적인 장소를 다 특정해서 진척 사항을 확인하고 있다. 아마 조만간 자료 발표를 할 텐데 건축 허가 건수가 많이 늘어나고 있다.

 

농지 전수조사

 

[질의응답] 부동산 전수조사 그랬더니 그것 때문에 엄청나게 저한테 욕하는 거 안다. 옛날에는 안 건드렸는데 '니가 왜 건드냐', '갑자기 왜 이러느냐 수십 년 동안 괜찮았는데' 이렇게 지적한다. 그리고 심지어 이런 걸 하다 보면 우리 아버지 농사 짓다 힘들어서 지금 농사 못 짓는 거 그거 강제로 팔란 말이냐 이렇게 항의한다. 그건 진실이 아니다. 그거는 오히려 우리가 매입해서 도와줄지언정 제재 대상이 아니다. 우리가 하는 것은 농사짓겠다고 써서 허가받아 사놓고 실제 농사 안 짓고 딴 데 쓰는 것이다. 부동산 투기가 명확한 거를 가려내기 위해서다. 그런데 이 부동산 투기를 하는 이 사람들이 자기편을 늘리기 위해서 '당신도 농사 안 짓지, 당신도 강제 매각 대상이야' 이렇게 선전하는 것이다.

 

국무총리실 산하 검찰개혁추진단은 12일 정부조직 개편에 따라 신설되는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의 직접 수사 범위가 '9대 중대 범죄'로 규정되는 내용을 담은 중수청·공소청 법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이날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모습. 2026.1.12 연합

 

검찰, 경찰 개혁

 

[모두 발언] 역사적 과제인 불가역적 검찰 개혁을 책임 있게 완수하겠다. 오랜 노력 끝에 검사의 수사 배제, 공소청과 중수청 분리로 수사, 기소 분리라는 검찰 개혁의 과제가 종착점에 다다르고 있다. 검찰 개혁의 목적은 인권과 피해자 보호, 사회 질서 유지라는 수사 소추 기관의 권한과 역할이 정치적 수사와 기소로 악용되지 않게 하는 것이다. 혹여라도 수사 기소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피해자와 국민의 인권 보호에 지장을 초래해서는 안 된다. 단 한 톨의 억울한 피해도 작은 빈틈조차 생기지 않도록 철저히 점검하고 보완하겠다. 검찰 보완 수사권 부재로 생길 수 있는 문제는 경찰 수사에 대한 철저한 견제 보완 장치로 해소하겠다. 고강도 경찰개혁을 통해 수사권 독점에 따라 경찰이 혹여 무소불위 권력기관으로 퇴행하지 않을까 하는 국민의 우려를 불식하겠다.

 

[질의응답] 이제는 검사는 아예 수사를 못 한다. 소속도 수사를 하는 모든 기관은 행정안전부 소속이다. 법무부 휘하에는 소추 집행을 담당하는 검사밖에 없다. 이미 이거는 확정된 것이다. 걱정을 하는 건 이해한다. 사후 조치들을 통해서 불가역적으로 검사가 다시는 수사에 관여할 수 없게 만들 것이다. 그리고 그게 되돌아갈 수도 없게 철저하게 할 것이다.

 

 17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어울림마당에서 열린 '경찰개혁의 길, 국민에게 듣는다' 국민경청회에서 김종철 경찰청장 직무대행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6.9.17 연합
 

우려되는 점은 경찰의 비대화다. 우리가 전혀 상상하지 못했던 친위 쿠데타 내란이 지금 이 현실에도 현대에도 발생하는 것처럼 앞으로 어떤 국가기관들이 또 독재의 수단으로 악용될지 모른다. 그럴 가능성을 구조적으로 최대한 막아놔야 한다. 권력은 상호 견제시킬 수밖에 없다. 방법이 없다. 제도를 아무리 잘 만들어 놔도 운용하는 측이 악용하기 시작하면 끝이 없다. 그래서 국가 권력도 입법, 사법, 행정 기타 이렇게 나눠서 견제를 하게 한다. 권력기관들도 마찬가지다. 상호 견제를 하게 해야 한다. 한쪽으로 몰면 위험하다.

 

검찰의 수사권 박탈, 그다음에 수사와 소추 기능의 분리, 견제 이건 철저하게 해야 한다. 그러나 또 한편으로 그로 인해서 생길 수 있는 또 하나의 가능한 부작용을 최소화해야 된다. 균형 감각을 가지고 있어야 되는 거다. 이에 대해서 이 국민들의 절박한 요구 그다음에 불신 어쩌면 혐오 이런 것들을 이해하지만, 이걸 혹여라도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서 수단화 해가지고 결과적으로 이 수사 소추 기능을 하는 기관들이 국민의 인권 보호에 부실해지거나 범죄 피해를 밝혀내고 책임을 물어서 사회 질서를 유지해가는 이 기능에 문제가 생기게 하면 그건 또 안 될 일이다.

 

그래서 경찰 개혁도 중요하다. 이재명 대통령이 '검찰 개혁을 사실상 안 하려고 한다'라는 그런 공격들도 있다. 온갖 얘기들이 있지만 이때까지도 지금도 앞으로도 이 검찰의 패악으로 인해서 가장 큰 고통을 겪는 사람 중의 하나가 저다. 그들로부터 얻을 것도 없다. 그래서 무슨 검찰을 편들어서 뭘 하려고 한다, 또 개혁이 후퇴한다, 이런 의심은 거둬주시기를 다시 한번 부탁드린다.                                                                       < 이유 기자 > 

 

 

 

 
 

EU 조약에 '준회원국' 신설해야…기존 회원 만장일치 필수

외교가 '공허한 구호' 관측…캐나다, 환영 속 '준회원국' 표현엔 신중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수장과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  [로이터=연합]

 

유럽연합(EU) 수장이 캐나다에 준회원국 지위를 부여하자는 제안을 내놓았으나 실현 가능성엔 많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현재 EU에는 준회원국 제도가 존재하지 않는 데다, 법적 틀을 만든다고 하더라도 회원국 전체의 동의가 필요한 일이라 절차에만 수년이 걸릴 거란 전망이 나온다.

 

EU 조약에는 정회원 자격만 규정돼 있다. 조약 49조는 EU의 가치를 존중하고 이를 증진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든 '유럽 국가'는 연합의 회원국이 되기 위해 신청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캐나다는 유럽 국가가 아닌 만큼 일단 회원 자격엔 부합하지 않는다.

이에 따라 캐나다에 준회원국 지위를 부여하려면 EU 조약에 새로운 조항을 신설해야 한다.

조약 개정 절차는 복잡하다.

 

우선 개정안이 제출되면 EU의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유럽이사회(EU 정상회의)가 안건 논의 여부를 결정한다. 유럽이사회가 단순 과반수로 찬성하면 협의회가 소집되고, 이 단계에서 권고안을 채택한다. 이후 회원국 정부 대표들이 참여하는 정부 간 회의(IGC)에서 회원국 만장일치로 개정안 확정본을 작성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개정안 확정본은 모든 EU 회원국에서 각국의 헌법 절차에 따라 비준받아야 효력이 발생한다.

 

조약에 준회원국 지위를 신설한 뒤엔 캐나다를 받아들일지 논의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통상 EU가 회원국 자격을 심사할 때는 코펜하겐 기준(민주주의, 법치주의, 시장경제 구축 등) 충족 여부, EU 기준에 맞춘 각종 법·규정 적용 등을 고려하나 준회원국에도 같은 잣대를 들이댈지는 알 수 없다.

 

각국의 비준 절차까지 고려하면 캐나다가 EU의 준회원국이 되기까진 짧게는 최소 3∼6년, 길게는 10년도 걸릴 수 있다.

 

그러나 EU 내에선 캐나다에 준회원국 지위를 부여하는 안에 상당한 회의론이 있다.

한 EU 외교관은 17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이 "이 제안을 내놓은 것이 다소 무모해 보였다"고 평가했고, 다른 외교관 역시 "공허한 구호"라고 일축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EU는 미국에 이어 캐나다의 두 번째로 큰 무역 상대국이며, 양측은 모두 인공지능(AI), 에너지 안보, 핵심 광물 등 분야에서 협력을 심화하고 북극에서 협력하기를 원한다.

그러나 이런 협력 강화 의지에도 불구하고 2016년 체결된 EU-캐나다 간 포괄적경제무역협정(CETA)조차 프랑스, 이탈리아, 폴란드 등 10개국에서 아직 비준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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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2월 트뤼도 당시 캐나다 총리의 유럽의회 연설 당시 등장한 CETA 반대 팻말 [EPA=연합]

 

가디언은 양측이 앞에선 무역 확대를 외치지만 그와 모순되는 듯한 정책들을 추진하고 있다고도 지적했다.

지난해 캐나다는 공공 계약에서 캐나다 공급업체가 우선권을 갖도록 보장하기 위해 '캐나다산 구매' 정책을 도입했다. EU 역시 '유럽산 구매' 우선 법안을 논의하고 있다.

 

준회원국 지위는 EU가 엄격히 보호하는 단일 시장으로의 통합에 대한 의문도 제기한다.

만약 캐나다가 단일 시장에 가입하게 된다면 유럽경제지역(EEA) 회원국인 노르웨이, 아이슬란드, 리히텐슈타인이나 별도 협정을 맺고 있는 스위스처럼, 정책 결정권은 없으면서도 EU의 규정과 기준을 준수해야 한다.

 

영국 BBC는 캐나다에 준회원국 지위를 부여하는 안이 EU 가입을 희망하는 다른 국가들과의 관계에서도 문제 될 수 있다고 짚었다.

 

현재 유럽의 알바니아,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몬테네그로, 북마케도니아, 세르비아는 EU 회원 '후보국' 지위를 얻어 가입 절차를 진행중이다. 동유럽에서는 조지아와 몰도바도 가입을 추진중이며 우크라이나 역시 계속해서 EU 문을 두드리고 있다.

 

캐나다와의 새로운 관계가 이들 국가의 정식 가입 추진에 방해가 되진 않겠으나 오타와가 특혜를 받고 있다는 인상이 형성될 경우 긴장이 고조될 수 있다고 BBC는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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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 있는 유럽의회서 연설하는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  [EPA=연합]

 

이런 여러 이유로 일부 EU 국가는 캐나다에 준회원국 지위를 부여하는 것보다 기존의 국방 및 무역 협정을 발전시키는 걸 선호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슈테판 코르넬리우스 독일 정부 대변인은 16일 베를린이 캐나다와 "새로운 파트너십 모델에 관해 논의"하는 데는 열려 있지만, '준회원국'이라는 용어는 "재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캐나다는 유럽 내의 다양한 반응을 고려해 용어 선택에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17일 유럽의회가 있는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서 "캐나다와 유럽은 각자 강하다. 함께할 때 더 강하다"며 관계 밀착 의지를 드러내면서도 EU와의 관계를 준회원국 대신 '미래를 위한 동맹'이라고 칭했다.

 

그는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두 가지 용어를 모두 사용했다. 어떻게 부를지는 유럽의 문제"라며 내달 말 EU와 정상회담에서 양측 관계가 더 명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 송진원 기자  >

 

 

 

유럽의회 연설…트럼프 겨냥 "우린 좋을 때만 동맹 아니다"

 

유럽의회 연설하는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 = 17일(현지시간)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가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의 유럽의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카니 총리는 캐나다의 EU 준회원국 가입 제안을 환영하는 한편, 양측의 밀착을 견제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위협을 일축했다. [AFP=연합]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17일(현지시간) "캐나다와 유럽은 각자 강하다. 함께할 때 더 강하다"며 유럽연합(EU) 준회원국이 되는 데 긍정적 입장을 밝혔다.

 

카니 총리는 이날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 있는 유럽의회에서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의 준회원국 제안에 대해 "환영한다. 여론조사에서 압도적 다수의 캐나다인이 유럽과 더 긴밀한 관계를 지지하는 것으로 나왔다"며 "미래를 위한 동맹은 우리가 함께 정의해 나갈 독특하고 긍정적인 접근 방식"이라고 말했다.

 

카니 총리는 "캐나다는 34가지 넘는 핵심 광물 자원을 보유하고 있다"며 "우리 동맹은 유럽이 필요로 하는 안정적 공급, 캐나다가 원하는 첨단 가공 역량, 에너지 전환과 방위 분야에서 가치사슬을 완성한다는 공통의 목표를 충족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했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전날 연례 정책연설에서 "캐나다가 EU의 첫 번 준회원국이 될 수 있도록 함께 문을 열고 싶다"며 캐나다에 준회원국 지위를 제안했다.

 

카니 총리는 "우리는 좋을 때만 함께하는(fair-weather) 동맹이 아니다. 우리는 제로섬 협상을 추구하지 않는다"며 "강한 경제는 그 자체로 목적이 아니라, 정의로운 사회를 위한 수단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또 "오늘날 우리 사회는 기후변화의 격변, 민주주의 규범의 침식, 무기로서의 무역 같은 새로운 폭풍에 휩싸였다. 의존해왔던 다자간 기구는 약해졌다"며 "오늘날 주권과 개방은 양립하기 어렵다. 이제 경제적 통합은 무기로, 관세는 압박 수단으로 쓰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강대국과 경쟁하기 위해 제3의 블록을 만들자고 제안하는 게 아니다. 단지 더 나은 방식으로 하자는 것"이라며 "우리는 남을 지배하기 위해 힘을 추구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연설을 마친 뒤 로베르타 메촐라 유럽의회 의장과 공동 기자회견에서 "우리가 마련 중인 동맹의 최종 구조를 놓고 캐나다 의회에서 최종적으로 표결이 이뤄질 것"이라며 EU 준회원국 제안에 더 구체적인 답변을 내놨다.

 

유럽의회 연설하는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 = 17일(현지시간) 프랑스 동부 스트라스부르의 유럽의회에서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오른쪽)가 연설하는 모습을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이 지켜보고 있다. 카니 총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위협을 일축하며 캐나다의 EU 첫 '준회원국' 가입 제안을 환영했다. [AFP=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전날 캐나다의 EU 준회원국 가능성에 대해 "만약 그들이 그렇게 하고, 내가 그것을 적대적 행위로 간주할 경우 매우 높은 관세를 부과하거나 여러 품목에 대해 유럽과의 교역을 중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카니 총리는 이에 대해 "더 강력하고 회복력 있는 캐나다는 미국에 더 효과적인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카니 총리는 구상 중인 EU와 관계를 준회원국 대신 '미래를 위한 동맹'이라고 불렀다. 그는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두 가지 용어를 모두 사용했다. 어떻게 부를지는 유럽의 문제"라며 내달 말 EU와 정상회담에서 양측 관계가 더 명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회원국들 사이에서는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의 제안이 느닷없다는 반응이 나온다. 장노엘 바로 프랑스 외무장관은 이 제안이 회원국들 동의를 받지 못했다면서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이 포함되는지 검토한 뒤 입장을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EU는 '하나 이상의 제3국 또는 국제기구와 협정을 체결할 수 있다'는 유럽연합조약 조항에 따라 노르웨이·아이슬란드·리히텐슈타인과 단일시장을 구성하는 등 여러 나라와 협정을 맺었으나 준회원국 지위에 대한 규정은 없다.

 

메촐라 의장은 그러나 이날 유로뉴스 인터뷰에서 준회원국은 회원국과 가입 후보국 사이 '제3의 길'이라면서 호주와 뉴질랜드 등 뜻이 맞는 다른 나라들도 캐나다에 이어 준회원국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카니 총리는 이날 캐나다 공용어인 영어와 프랑스어에 독일어를 섞어 연설하고 유럽의회 의원들과 셀카를 찍으며 유대감을 드러냈다. 영국 중앙은행 잉글랜드은행(BOE) 총재를 지낸 그는 평소 캐나다를 "유럽 아닌 국가 중 가장 유럽적인 나라"라고 말해왔다. < 김계연 기자 >

 

EU 수장 '캐나다에 준회원국' 돌발 제안에 회원국들 '냉랭'

 회원국 내 충분한 사전 협의 없이 발표…'비밀주의' 비판

'준회원국' 의미도 불명확…일각선 "과감히 포용해야" 옹호론도

 


16일 유럽의회 연설나선 EU 수장과 이 자리에 함께 한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 [AFP=연합]

 

캐나다에 유럽연합(EU)의 첫 준회원국 지위를 부여하자는 EU 수장의 돌발 제안에 회원국들 사이에 냉랭한 반응이 나오고 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16일(현지시간) 유럽의회에서 열린 연례 정책 연설에서 캐나다를 EU의 첫 준회원국으로 만들자고 제안했다. 이 자리엔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도 함께했다.

 

EU와 캐나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노골화한 미국 우선주의 정책에 맞서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해왔다. 트럼프 시대에 캐나다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는 점은 EU 회원국들 사이에도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그러나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의 준회원국 지위 제안은 사전에 회원국들과 충분히 협의되지 않은 안건이라 논란을 낳고 있다.

 

회원국들 사이에선 준회원국이 정확히 무얼 의미하는지 불명확할뿐더러, EU 수장이 독단적으로 결정할 문제도 아니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슈테판 코르넬리우스 독일 정부 대변인은 16일 베를린이 캐나다와 "새로운 파트너십 모델에 대해 논의"하는 데는 열려 있지만, '준회원국'이라는 용어는 "재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전했다.

 

폴리티코 유럽판이 접촉한 익명의 유럽 외교관 4명도 집행위가 자국 정부에 사전 통보조차 하지 않았다고 불평했다.

 

한 외교관은 이런 비밀주의를 "위험하고 현명하지 못하다"고 비판하며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이 최근 EU 대사들과의 오찬 자리에서도 이 아이디어를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외교관은 자국 정부가 사전에 전달받은 위원장 연설문 사본에는 '준회원국 지위'라는 문구가 포함돼 있지 않았다고 전했다.

 

캐나다와의 논의 내용을 잘 아는 또 다른 외교관은 "사실 (준회원국 지위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아무도 정확히 모른다"고 말했다.

 

16일 유럽의회에 참석한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 [AFP=연합]

 

폴리티코는 비록 EU 수장이 연설 내용을 각국 수도에 사전에 알릴 의무는 없지만, 캐나다에 예외적인 지위를 부여하는 공식적인 계획이라면 각국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독일 사민당 소속 유럽의회 의원인 레네 레파지는 폴리티코에 "새로운 회원국 모델은 사실상 조약 개정을 필요로 할 것"이라고 말했다.

 

캐나다 준회원국 지위에 대한 광범위한 협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은 EU 집행위 내부에서도 드러났다.

 

EU 확대담당 조직의 한 관계자는 폴리티코에 "우리 팀은 해당 제안에 대한 논의에 전혀 참여하지 않았으며, 이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다"고 밝혔다.

 

마로시 셰프초비치 EU 통상·경제안보 담당 집행위원은 기자들에게 노르웨이와 스위스 같은 파트너국들이 EU 규정을 따르고 심지어 EU 공동 예산에도 기여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들에 앞서 캐나다에 대한 특별 대우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의 제안을 환영하는 목소리도 있다.

한 EU 관리는 이번 제안을 옹호하며 "우리는 회원국들을 화나게 할 수 없다는 걸 알고 있지만, 더 긴밀한 관계를 원하는 제3국들을 화나게 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

 

유럽의회의 중도 성향 정치그룹 '리뉴 유럽'(Renew Europe)의 대표이자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가까운 발레리 아이에르는 자신이 오랫동안 주장해 온 "더 깊고 전략적인 EU-캐나다 관계" 제안을 위원장이 받아들인 것에 대해 "매우 기쁘다"고 말했다.

 

그는 FT와 인터뷰에서 "캐나다는 유럽으로 눈을 돌리고 싶어 하며, 이처럼 더 위험해진 세상에서 우리는 과감하게 나서서 그들을 포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16일 유럽의회에서 만난 EU 지도자들과 카니 캐나다 총리 [로이터=연합]

 

그럼에도 EU 관계자들은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이 내달 29∼30일 캐나다에서 카니 총리와 정상회담을 하기 전 각국의 지지를 얻어내야 하는 난관에 직면해 있다고 전했다.

 

한 EU 외교관은 FT에 "EU 각국 수도 사이에서는 나중에 다른 가입 후보국들에도 적용될 수 있는 선례를 만들 의향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한 외교관은 폴리티코에 약 10년 전 서명된 EU-캐나다 간 자유무역협정(CETA)을 아직 비준하지 않은 EU 회원국이 10개국에 달하며, 전략적 파트너십 협정을 아직 승인하지 않은 국가도 3개국이나 된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캐나다와 보다 과감한 협정을 체결하려면 EU 각국 정부의 정치적 의지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폴리티코는 진단했다.                                         < 송진원 기자 >

 

미국 못 믿는 중견국들의 밀착…고율관세로 찢어놓겠다는 트럼프

 
 

캐나다, EU 준회원국 가입 추진…대미 불신 속 협력 확대로 대안 모색

중견국 협력 본격화 신호탄 될지 주목…트럼프, 위기감 속 강력 경고

 
 

트럼프 대통령 [로이터=연합]

 

캐나다와 유럽연합(EU)이 전례 없는 수준으로 밀착 수위를 끌어올리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이를 자못 경계하는 분위기다.

 

미국을 더는 믿을 수 없다는 공감대 하에 캐나다와 EU가 결속하면서 국제사회에 중견국 협력 강화의 분위기가 강해질 수 있다는 우려 탓으로 보인다. 당장 트럼프 대통령은 고율관세와 교역 중단을 내세워 유럽을 위협했다.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17일(현지시간)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서 열린 유럽의회 연단에 올라 "캐나다와 유럽은 함께 할 때 더 강하다"면서 캐나다가 준회원국으로 EU에 편입되는 방안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카니 총리는 이 방안이 '맹렬한 폭풍' 속에 국가의 주권과 자유를 지키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도 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일방적 행보를 맹렬한 폭풍에 빗대 비판한 것으로 보인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도 전날 유럽의회 연례 정책연설에서 "캐나다가 EU의 첫 준회원국이 될 수 있도록 함께 문을 열고 싶다"면서 캐나다와의 밀착을 최고 수위로 끌어올리겠다는 입장을 확인했다.

 

지리적으로 북미 대륙에 위치해 유럽 대륙과는 멀리 떨어진 캐나다가 EU 준회원국 카드를 꺼내든 건 트럼프 대통령의 일방적인 관세 부과로 미국과 캐나다의 관계가 최악으로 치닫고 있어서다.

 

캐나다는 그간 안보와 경제는 물론 사실상 전 분야에서 미국과 최고 수준의 협력을 유지해왔으나 이제는 미국을 믿을 수 있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회의감이 팽배한 상황이다.

설사 미국의 정권이 바뀐다고 해도 예전의 관계로 복귀할 수 있을지 불분명한 데다 미국이 다시 '트럼프식 대외정책'으로 돌아가지 않으리라는 보장도 없다.

 

EU 역시 '때로 동맹이 적보다 나쁘다'는 인식 하에 끊임없이 청구서를 내미는 트럼프 대통령을 상대하면서 새로운 형태의 동맹을 통한 안정 및 발언권 확보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다.

 
 

캐나다 총리와 EU 집행위원장(왼쪽)  [AFP=연합]

 

물론 EU와 캐나다 모두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로 묶인 '안보 운명공동체'라 미국과 아예 거리를 둘 수는 없다.

 

다만 캐나다의 EU 준회원국 가입 논의는 대미 불신에 따라 야기된 공백을 메울 새로운 협력 모색이 구체화한 상징적인 사건으로 볼 수 있다.

 

카니 총리가 연초 스위스 다보스포럼에서 주창한 '중견국 연대'와도 맞닿은 움직임이다.

당시 카니 총리는 캐나다와 같은 중견국들이 더는 현실 순응으로 안전을 담보할 수 없게 됐다며 중견국의 공동 행동을 간곡히 촉구했고 청중이 기립박수를 치는 이례적 광경이 연출됐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캐나다의 EU 준회원국 가입 논의가 실질적이기보다는 상징적 의미에 그친다고 하더라도 트럼프 대통령이 국제관계를 되돌리기 어려운 방식으로 뒤흔들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다. 캐나다의 EU 준회원국 가입 논의가 중견국의 협력 확대를 촉발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캐나다가 EU 준회원국이 될 가능성에 대해 "그럴 일은 없다고 본다"고 일축하면서 "그들이 그렇게 하고 내가 그것을 적대적 행위로 간주할 경우 매우 높은 관세를 부과하거나 여러 품목에 있어 유럽과의 교역을 중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고율관세와 교역중단 카드로 유럽을 위협하며 캐나다의 EU 준회원국 가입을 사실상 저지하고 나선 것이다.

 

캐나다의 EU 준회원국 가입이 실현될지는 미지수다. 준회원국의 의미와 역할에 대한 구체적인 정의가 내려지지 않은 상황에서 EU 회원국이 만장일치로 찬성할지 불분명하고 캐나다에서도 야권을 중심으로 반발 기류가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중견국의 협력 확대를 경계하고 있다. 엘브리지 콜비 미 국방부 정책차관은 지난 8월 필리핀을 찾아 "미국을 배제하기 위해 고안된 중견국 동맹 같은 피상적이고 유행하는 구상에 대한 망상을 버리라고 권고한다"며 강도 높게 경고하기도 했다.   

                                                                                                      < 백나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