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대통령 윤석열씨가 5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에 마련된 특검사무실에서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 및 외환 사건에 대한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윤석열씨는 7월 5일 안에 귀가할 수 있을까. 내란특검(특별검사 조은석)은 이날 2차 조사에서 "피의사실 관련해선 전반적으로 다 이뤄질 것 같다"라며 강도 높은 진행을 예고했다.

박지영 특검보는 5일 오전 10시 28분, 특검이 입주한 서울시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 기자실을 방문해 윤씨 조사 상황을 대략 설명했다. 그는 "윤 전 대통령은 청사 도착 후 장영표 특검 지원단장 안내로 바로 조사실로 입실하여 곧바로 조사를 시작했다"라며 "조사실에는 박억수·장우성 특검보, 김정국·조재철 부장검사, 박창환 총경, 구승기 검사, 문영석 수사관이 현재 참여하고 있다"라고 알렸다. 지난 28일 1차 조사와 비슷한 구성이다.

다만 특검은 지난 조사에서 윤씨 쪽에서 체포방해 혐의와 관련해 박 총경의 조사 배제를 요구하는 바람에 잠시 조사가 중단됐던 점 등을 고려해 박억수·장우성 특검보 지휘 아래 김정국·조재철 부장검사가 윤씨를 신문하고, 박 총경 등은 조사를 지원하는 쪽으로 진행 중이다. 박 특검보는 "수사의 효율성 관점 그 자체로 이해해주면 될 것 같다"라며 "추가적으로 김성훈 (전 경호처) 차장이나 박종준 처장 조사도 이뤄지지 않았나. 그런 것들을 전반적으로 고려했다"라고 말했다.

박 특검보는 "지금 제가 확인한 바로는 순조롭게 신문이 진행되고 있다고 들었다"라며 다른 충돌이나 윤씨의 진술거부권 행사 등은 아직 없다고 설명했다. 윤씨 변호인으로는 김홍일, 배보윤, 송진호, 채명성 변호사가 출석했으며 조사 시작 단계에선 채명성·송진호 변호사가 입회했고, 이후 상황에 따라 번갈아가며 입회할 것이라고 했다. 1차 조사 당시 출석 직후 "허위와 왜곡으로 가득찬 정치적 목적의 수사를 분쇄할 것"이라는 입장문까지 냈던 윤씨 변호인단은 아직 조용하다.

내란특검, 면담없이 시작… 윤씨 쪽 문제삼은 박창환 총경은 '지원'

2차 조사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분위기다. 윤씨는 현재 재판에 넘겨진 내란 우두머리 혐의 외에 체포 방해, 비화폰 기록 삭제 지시, 불법 국무회의 및 사후 계엄선포문 작성·폐기, 외환죄 등으로 특검 수사를 받고 있다. 수사 범위가 방대한 만큼 특검은 오전 9시 1분 고검 현관에 도착한 윤씨가 조사실에 도착한 9시 4분, 곧바로 조사를 시작했다. 1차 조사 때 박억수·장우성 특검보와 윤씨 쪽이 간단히 면담했던 것과 다른 양상이다.

박 특검보는 "조사는 저희가 생각하는 피의사실 관련해선 전반적으로 다 이뤄질 것 같다"라며 1차 조사 때 박 총경 문제로 윤씨 쪽이 조서에 서명날인을 거부한 대목도 재조사한다고 부연했다. 또 추가 조사 여부는 "조사량은 엄청 많은데 이게 오늘 중으로 다 소화되면 오늘 중으로 끝마칠 수 있는 것이고, 안 되면 추가적으로 소환해서 조사가 이뤄져야 될 것 같기도 하다"라며 "조사가 진행돼야 알 수 있을 것 같다"라고 했다. 후속절차 역시 "현 단계에서 말씀드리기 어렵다"라고 답변했다.

한편 박 특검보는 "최근 국무위원 조사와 관련해서 일부가 '(내란특검이) 국무위원 전원을 소환, 전원을 피의자로 조사한다'고 주장하고 있다"라며 "특검은 국무위원 전원을 소환한다는 방침도 없고, 기 조사한 이주호·안덕근·유상임 장관은 참고인으로 조사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국민들이 참고인으로 조사받은 국무위원을 피의자로 조사받은 것으로 오해할 수 있다"라며 "이는 조사받은 국무위원의 명예를 손상할 수 있다"라고 했다. 또한 "특검 수사에 부정적 영향을 주기 위한 의도를 가진 공론화 시도로 비칠 수 있다"라며 "정중히 자제를 부탁드린다"라고 덧붙였다.

다음은 박지영 특검보와 기자들의 질의응답을 정리한 내용이다.

전직 대통령 윤석열씨가 5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에 마련된 특검사무실에서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 및 외환 사건에 대한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 애초에 조사 순서는 (윤씨 쪽) 면담을 거친 뒤에 결정하겠다고 했는데, 조사 순서는 결정됐는가.

"이미 조사 순서에 따라 진행하고 있다. 그런데 저희 내부 논의를 거쳐서 사전 면담 없이 그냥 바로 조사에 들어가기로 했고, 현재 체포 저지 (혐의) 관련해서 조사가 진행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신문은 김정국·조재철 부장이 하고, 박창환 총경은 조사지원을 하고 있다."

- 박창환 총경이 '조사지원'을 하는 것은 윤 대통령 쪽 반발을 고려해서인가.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내부 논의를 거쳐서 조사량이 많은 점, 신속한 조사 진행 등 수사의 효율성을 고려해서, 아까 말씀드린 방식처럼 진행하고 있다."

- 수사의 효율성을 고려하면 박창환 총경이 계속 체포 저지를 조사해왔기 때문에 (그 부분을 직접) 하는 게 맞다고 보이는데, 윤 대통령의 이의 제기가 일부 수용됐다고 봐야 하나.

"수사의 효율성 관점을 그 자체로 이해해주면 될 것 같고, 상당한 기간이 지났고 추가적으로 김성훈 차장이나 박종준 처장 조사도 이뤄지지 않았나? 그런 것들을 전반적으로 고려해서, 수사의 효율성을 고려한 거다."

- 조사 지원의 역할은 무엇인가.

"필요한 자료가 있을 것 아닌가. 옆에서 우리 검사들도 같이 지원하고. 자료를 바로 현장에서 뽑아준다든가, 질문이라든가 신문을 할 때 그쪽 답변에 보면 이거는 자기(박 총경 등)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조금 다르다든가, 아주 디테일한 측면이 있을 수 있지 않나. (박 총경 등이) 현장에 있어야 그 부분 논의를 통해서 조사, 신문이 제대로 이뤄질 수 있기 때문으로 보면 된다.

- 한 공간에 같이 있는 건가.

"조사실에는 다 들어가 있다."

- 이번 조사를 마치고, 충분히 조사가 완료됐다고 하면 그 다음 스텝을 밟는 건가.

"그거는 제가 현 단계에서 말씀드리긴 어려울 것 같다."

- 사후 계엄선포문 부서 등도 조사하나.

"조사는 전체적으로, 저희가 생각하는 피의사실과 관련해선 전반적으로 다 이뤄질 것 같다."

- 지난번에 영상녹화는 따로 안 하는 걸로 진행됐는데, 이번은 어떤가.

"오늘도 영상녹화는 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 똑같이 6층에서 조사 중인가.

"조사실은 저번과 동일하다."

- 조사량이 많은데, 오늘 다 못하면 추가 조사할 예정인가.

"조사량은 엄청 많은데, 이게 오늘 중으로 다 소화되면 오늘 중으로 끝마칠 수 있는 것이고, 안 되면 추가적으로 소환해서 조사가 이뤄져야 될 것 같기도 하고. 그건 조사가 진행돼야 알 수 있을 것 같다."

- 1차 조사 때 박창환 총경이 조사한 부분에는 서명을 안 했는데, 그 부분도 처음부터 들여다보는가.

"그 부분은 (조서에) 서명을 안 해서 조사 자체가 없는 것으로 됐기 때문에, 그 부분도 같이 조사가 이뤄지는 것으로 알고 있다."             < 오마이 박소희 기자 >

 

윤석열 오전 조사 3시간 만에 종료…오후 1시7분 재개 예정

 
 
윤석열 전 대통령이 5일 내란 특검의 2차 조사를 받기 위해 조은석 특별검사팀 사무실이 있는 서울 서초구 서울고검에 도착해 차량에서 내리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내란 사건을 수사하는 조은석 특별검사팀이 윤석열 전 대통령을 상대로 오전조사를 마쳤다.

 

특검팀은 5일 “12시5분께 중식을 위해 조사를 중단했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 9시4분께 윤 전 대통령 2차 조사가 시작된 지 3시간 만이다.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이 점심을 마친 뒤, 오후 1시7분부터 조사를 재개할 방침이다.

 

특검팀은 이날 오전 조사에서 윤 전 대통령을 상대로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를 두고 집중 조사에 나섰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 1월3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체포영장을 집행할 당시 대통령경호처를 동원해 체포영장 집행을 막도록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 강재구 기자 >

 

윤석열 ‘묵묵부답’ 조사실 직행…특검 밤부터 지하주차장 봉쇄

 

 
 
윤석열 전 대통령이 5일 오전 내란 사건을 수사하는 조은석 특별검사팀의 조사를 받기 위해 특검팀 사무실이 있는 서울 서초동 서울고검으로 출석하고 있다. 김태형 기자 
 

윤석열 전 대통령이 내란 사건을 수사하는 조은석 특별검사팀의 조사를 받기 위해 5일 서울고검에 출석했다. 지난달 28일 1차 조사 뒤 일주일 만이다.

 

윤 전 대통령이 탑승한 검은색 에스유브이(SUV) 차량은 이날 오전 9시 정각에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고검 중앙현관 앞에 도착했다. 남색 정장에 붉은색 넥타이를 맨 윤 전 대통령은 ‘국민에게 사과할 생각이 없나’ ‘사후 계엄 선포문 작성에 관여했나’ ‘사후 계엄 선포문 폐기는 왜 승인했나’ 라고 취재진이 묻는 말에 아무런 답변하지 않은 채 곧장 청사 안으로 들어갔다. 윤 전 대통령 도착 직전에 서울고검에 도착한 윤 전 대통령 변호인인 김홍일 변호사 등도 그를 따라 조사실을 향했다.

 

이날 윤 전 대통령은 1차 조사 때와 동일하게 공개 출석했다. 윤 전 대통령 쪽은 지난달 28일 1차 조사 출석을 앞두고 서울고검 지하주차장을 통해 비공개 출석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특검팀은 이를 수용하지 않았다. 특검팀 쪽은 청사와 연결된 지하주차장을 전날 자정부터 폐쇄했고 출입구에 ‘주차금지’라고 적힌 입간판을 세워둔 뒤 차단기를 내렸다.

 

이날 서울고검 인근에는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모여 “윤석열 대통령” 등을 연호하며 특검 수사에 반대하는 집회를 열었다. 다만, 이날 서울고검 청사 주변은 출입 허가를 받은 인원을 제외하고는 전면 출입이 통제되면서 지지자들이 윤 전 대통령 출석을 직접 볼 수는 없었다.  < 한겨레 강재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