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내란·외환 청산과 종식 사회대개혁 시민대행진

국회 앞에 모인 3만 시민들 "내란 청산 시급하다"
"전쟁 유도 범죄를 철저하게 수사·처벌해야 된다"
"제대로 된 책임자 처벌 내란 청산 위한 첫걸음"

국힘 제외한 정당 대표들 "시민들께 감사드려"
정청래 "영장 기각 사법 쿠데타도 진압해야 한다"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정문 앞에서 열린 '12·3 내란·외환 청산과 종식, 사회 대개혁 시민 대행진' 집회에서 참가자들이 행진하고 있다. 2025.12.3. 연합
 

"주권자 시민의 명령이다! 내란 세력 완전히 청산하자!" "내란동조 공범세력 국민의힘 해산하라!" "우리가 승리한다. 내란을 끝장내자!" "내란·외환 청산하고 사회대개혁 실현하자!"

 

12·3 내란 1년을 맞아 3일 오후 7시 국회의사당 앞은 응원봉과 깃발을 든 시민들로 가득찼다. 내란청산·사회대개혁 비상행동(이하 비상행동)과 1741개 단체가 주최한 '12·3 내란외환 청산과 종식, 사회대개혁 시민대행진'에 참가한 3만여 명(주최 쪽 추산)의 시민들은 1년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내란 청산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잊지 않고 다시 모였다…윤석열 뿌리 뽑자"

 

이한철 밴드의 공연으로 시민대행진 집회의 시작을 알렸다. 밴드의 음악에 맞춰 시민들은 손을 흔들고 환호했다. 밴드 이한철 씨는 "꼬박 1년이 지났는데 아직 내란·외환죄를 저지른 사람에 대한 벌을 못 주고 있는 것 같다. 그래도 긍정적으로 생각하자"면서 대중가요 '슈퍼스타'를 불렀다.

 

공연에 이어 내란 당일 국회 앞을 지킨 시민들이 발언했다. 유하영 씨는 "지난해 100만 시민을 뒤로하고 탄핵 표결에 동참하지 않은 국민의힘 의원들의 용기가 가상하다"고 비꼬며 "우리는 잊지 않았다. 그래서 다시 이곳에 섰다"고 말했다. 유 씨는 "사법부가 합법적으로 윤석열을 탈옥시킨 적 있는데 이번에도 자비를 베풀까 걱정된다"라면서 "(사회의) 여러 윤석열들을 뿌리 뽑아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정문 앞에서 열린 '' 집회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5.12.3. 연합
 

외환죄 처벌 촉구도 있었다. 자주통일평화연대 최은아 사무처장은 "저는 작년 내란수괴 윤석열, 김용현, 노상원을 외환죄·일반이적죄로 고발한 시민 중 한 명"이라며 "이미 특검 수사에서 군이 직접 대북 전단을 뿌렸고. 무인기를 북한 주요 도시에 보냈다고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일당은) 정권 연장을 위해서라면 국민들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전쟁마저 이벤트처럼 이용한 것"이라며 "만일 북이 대응했다면, 우리 시민들이 내란을 막아내지 못했다면 전시 계엄하에 살아가고 있었을 것이다. 전쟁 유도 범죄를 제대로 처벌해야 된다"고 주장했다.

 

시민들은 입을 모아 "전쟁유도 내란세력 엄벌하라" "사법부도 공범이다, 추경호 영장 기각 규탄한다"고 구호를 외쳤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 최새얀 변호사는 "온 국민들이 윤석열이 국회의원을 체포하라고 했다는 증언을 듣고 있는데도, 지귀연 판사는 윤석열과 한덕수의 궤변을 방관하고 있다"면서 "윤석열에게는 내란죄에 해당하는 최고형을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특검 활동이 종료돼도 진실 규명을 위해 수사는 계속돼야 한다"면서 "내란의 진정한 종식은 책임자 처벌로만 이뤄지진 않지만 내란 종식의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내란혐의 특별조사위원회도 빨리 출범해야 된다"며 "내란범 개인의 책임을 묻는 게 아니라 법치주의가 바로 서는 초석이 될 것"이라고 했다.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정문 앞에서 열린 '12·3 내란·외환 청산과 종식, 사회 대개혁 시민 대행진' 집회에서 참가자들이 행진하고 있다. 2025.12.3. 연합
 

노동자 발언도 이어졌다. 마트노조 홈플러스지부 안수영 지부장은 단식 26일째로 응급실에 실려간 상황이라 영상으로 시민발언을 대체했다.

 

안 지부장은 영상에서 "민주주의를 지키겠다는 마트 노동자들은 이제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홈플러스를 살려달라고 하고 있다"면서 "벌써 240일 동안 투쟁을 하고 있고, 단식은 26일째로 3일 전부터는 물과 소금도 끊었다"고 말했다.

 

그는 "홈플러스 사태는 노동자의 잘못도 입점 업주의 잘못도 단순한 경영 실패도 아니"라며 "엠비케이(MBK, 사모펀드 운용사)의 '먹튀'가 초래한 결과이자 사모펀드 규제를 제대로 하지 못한 정부 책임이 존재한다. 정부가 새로운 해법을 내주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내란과의 전쟁…윤어게인, 사법쿠데타 진압 해야"

 

정당 대표은 시민들에게 감사를 전하며 민주주의를 바로 세우겠다고 다짐했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올해 대통령 윤석열을 파면하는 판결을 이끌어낸 것도 시민 여러분 덕분"이라면서 "여러분이 아니면 내란을 극복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내란과의 전쟁은 계속되고 있다"면서 "윤어게인을 외치는 세력과 박성재·추경호의 영장을 기각한 사법 쿠데타도 진압해야 한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왼쪽 첫번째)가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정문 앞에서 열린 '12·3 내란·외환 청산과 종식, 사회 대개혁 시민 대행진' 집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12.3. 연합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윤석열과 김건희, 내란 일당도 감옥에 갔다"면서도 "윤석열 일당은 여전히 복귀를 노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조 대표는 "국민의힘은 여전히 윤 어게인, 부정선거 음모론을 외치고 있다"면서 "이런 상황이지만 우리는 여러분이 있기 때문에 반드시 이길 것"이라고 말했다.

 

진보당 김재연 상임대표는 "내란 직후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은 '탄핵 반대해도 1년 후에는 다 찍어준다'고 말했다"면서 "이런 자들을 어떻게 해야 하나. (이런 자들은) 내란의 난파선과 함께 역사의 바다에 수장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그러면서 "내란 세력의 뿌리까지 뽑아서 사회대개혁의 꽃밭을 키우자"고 했다.

 

기본소득당 용혜인 대표는 "내란세력과 역사 단절이 필요하다"면서 "무엇보다 오늘까지도 제대로 된 사과를 거부한 내란전당 국민의힘 해산을 반드시 완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용 대표는 "책임을 묻지 않는 역사는 100배, 1000배의 해악으로 돌아온다"고 말했다.

 

비상행동은 '12·3비상계엄 1년 비상행동 선언문'을 통해 "내란공범·내란옹호 국민의힘을 심판하고 내란세력의 뿌리를 뽑자"며 "사회대개혁을 반드시 이뤄내자, 지난 1년이 내란 청산을 위한 시간이었다면, 앞으로의 1년은 내란외환의 완전한 종식과 새로운 세상을 위한 시간으로 만들어가자"고 했다.

 

오후 7시에 시작한 집회는 오후 8시 30분쯤 마쳤다. 집회가 마치가 시민들은 모두 일어나 노래와 구호를 부르며 국민의힘 당사 앞까지 행진을 진행했다.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정문 앞에서 열린 '12·3 내란·외환 청산과 종식, 사회 대개혁 시민 대행진' 집회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5.12.3. 연합
 

한편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시민대행진 집회에 참석하기로 했다가, 최종 불참을 결정했다.

대통령실은 오후 언론 공지를 통해 "이 대통령은 당초 오늘 오후 7시 (국회 앞에서) 개최되는 '12·3 내란·외환 청산과 종식, 사회대개혁 시민대행진'에 참여하려 했으나 위해 우려 등 경호 사정으로 최종 불참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대통령실은 이 대통령이 직접 무대에 올라 연설하거나 응원봉을 들고 참석하는 방안 등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다수 군중이 밀집해 현장 통제가 어려운 집회의 특성상 안전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 김민주 기자 >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12.3 내란외환 청산과 종식, 사회대개혁 시민대행진'에 참석한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 김병기 원내대표,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 진보당 김재연 상임대표, 기본소득당 용혜인 대표, 사회민주당 한창민 대표와 시민들이 내란 사태에서 지켜낸 민주주의를 되새기며 내란 청산의 의지를 다지고 있다. ⓒ 유성호관련사진보기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12.3 내란외환 청산과 종식, 사회대개혁 시민대행진'에 참석한 시민들이 내란 사태에서 지켜낸 민주주의를 되새기며 내란 청산의 의지를 다지고 있다. ⓒ 유성호
 

"주권자 시민의 명령이다, 내란 외환 세력 청산하자!"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불법적 내란을 저지했던 날로부터 꼭 1년, 시민들이 다시 국회 앞에 모여 "내란 세력의 완전한 척결"을 요구했다. 이들은 "비상계엄 1년이 지났지만 사회는 변하지 않았다"며 "책임자와 내란 동조 세력을 끝까지 처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3일 오후 7시 국회 앞 대로변은 '12.3 내란외환 청산과 종식, 사회대개혁 시민대행진'에 참여하기 위해 모여든 시민들로 가득했다. 3만여명(주최측 추산)의 시민들이 매서운 한파 속에도 핫팩, 패딩, 귀마개, 목도리 등으로 중무장한 채 광장의 불빛을 밝혔다. '내란 외환 청산하자'라 적힌 피켓, 응원봉과 깃발을 여전히 손에 든 채였다. 집회 현장 옆에는 추위를 녹일 핫팩과 뜨거운 어묵탕을 나눠주는 부스들이 자리하기도 했다.

시민들이 1년 만에 국회 찾은 이유, "끝나지 않은 내란에 열받아"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12.3 내란외환 청산과 종식, 사회대개혁 시민대행진'에 참석한 시민들이 내란 사태에서 지켜낸 민주주의를 되새기며 내란 청산의 의지를 다지고 있다. ⓒ 유성호관련사진보기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12.3 내란외환 청산과 종식, 사회대개혁 시민대행진'에 참석한 시민들이 내란 청산을 요구하며 국민의힘 당사를 향해 행진하고 있다. ⓒ 유성호
 


이날 집회에 참여한 시민들은 비상계엄 1년 뒤에도 달라지지 않은 현실에 아쉬움을 표했다. 1년 전 이날에도 국회로 달려왔다는 이미옥(여, 62)씨는 "아직 끝나지 않은 내란 때문에 열이 받아서 나왔다"고 전했다. 이씨는 "내란 주요 관여자들이 국민이 납득할 만한 처벌을 받지 않고 구속영장 기각 등으로 빠져나가고 있다"며 "비상계엄을 옹호했던 국민의힘이 제1야당으로 남아있어 내년 지방선거를 준비하는 것부터 내란 청산이 안된 것"이라 꼬집었다.

마찬가지로 1년 전 국회 앞에 있었던 강솔(남, 45)씨는 "비상계엄 선포 당시에는 AI 합성을 의심할 정도로 충격이었고 광주민주화운동이 생각나며 아찔했다"라며 "그런데 1년이 지나도 해결된 게 없다"라고 지적했다. 강씨는 "한덕수가 1심에서 고작 15년을 구형받은 걸 보면서 최종 선고 시에는 형량이 더 짧아지고 주요 관여자들이 차후 사면될 수 있다는 우려가 든다"라며 "책임자들의 확실한 처벌과 함께 내란 청산이 제대로 돼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기 위해서 이 자리에 나왔다"라고 밝혔다.

가수 이승환씨의 응원봉을 손에 든 윤윤희(여, 46)씨는 아들 김재현(남, 14)씨와 함께 국회를 찾았다. 윤씨는 "어쨌든 특검이 출범하고 옛날엔 건드리지도 못했을 김건희 등이 구속되고, 일부는 1심을 앞두고 있다"면서도 "박성재나 추경호의 영장이 기각되고 특검 수사가 끝나가는데 결과가 원하는 것만큼 속시원히 나오지 않는 것 같다"라고 아쉬움을 표했다. 그러면서 "1년 동안 내란 청산을 못한 것 같아서 추운데도 나올 수밖에 없었다"라며 "민주주의 가치가 지켜지는 상식적인 세상에서 아들을 살게 하고 싶다"라고 밝혔다.

탄핵 국면에 광장에서 부각됐던 노동·여성 문제 등이 정작 정권 교체 뒤 소멸됐다는 지적도 있었다. '페미니스트 대학생 연합동아리' 깃발을 들고 나온 차다희(여, 23)씨는 "정권이 바뀌었지만 여전히 갈 길이 멀고 특히 내란 청산에 집중하느라 광장에 나왔던 사회대개혁 의제들은 논의조차 되지 않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차씨는 "확대개편된 성평등가족부 내에 '역차별 부서'가 존재하는 것이나 차별금지법 논의가 지지부진한 것이 큰 문제"라며 "윤석열 정권이 언급도 할 수 없게 만들어놨던 인권·노동·소수자·여성폭력 문제들을 이재명 정부가 진지하게 논의하고 있는지 의심된다"라고 지적했다.

강주은(여, 18)씨도 팔레스타인을 지지하는 머리띠를 들고 이날 광장에 섰다. 강씨는 "그간 광장에서 강조했던 건 내란 청산뿐 아니라 사회대개혁인데 지금 사회가 개혁적으로 바뀌고 있는 것은 거의 없는 것 같다"라며 "현 정권이 등한시하는 사회 문제들을 알리려고 잠까지 포기하며 이 자리에 나왔다"라고 말했다. 특히 강씨는 "서울시의회에서 국민의힘이 학생인권조례 폐지안을 날치기 통과하려는 것 등을 보면서 아직까지 너무 바뀐 게 없다고 느낀다"라고 지적했다.

'추경호 영장 기각'에 뿔난 시민 야유...'다만세' 맞춰 국힘 당사 향해 행진

 

이날 집회는 광장을 상징하는 노래 '위플래시'에 맞춰 시민들이 "내란범 끝장", "국힘당 해체" 구호를 외치며 시작됐다. 이후 이한철밴드, 가수 이은미씨 등의 공연과 시민들의 발언이 이어졌다. 정청래(더불어민주당)·조국(조국혁신당)·용혜인(기본소득당)·김재연(진보당)·한창민(사회민주당) 5개 정당의 대표들도 참석해 연단에 섰다. 본래 참석이 예정돼 있던 이재명 대통령은 경호상 이유로 불참했다.

자신을 '페미니스트 민주시민'이라 밝힌 유하영(여)씨는 "내란 수괴가 비상계엄을 선포했을 때 국회 앞에 모인 100만 시민을 뒤로 하고 당사로 숨은 이들이 있었다"라며 "윤석열 탄핵 소추안 표결에도 동참하지 않은 국민의힘 나으리들을 잊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달 뒤면 윤석열의 구속 기간이 끝나는데 사법부가 이미 그를 합법적으로 탈옥시켜준 적이 있어 애가 탄다"며 "사법부를 포함해 윤석열을 만든 수많은 윤석열들을 뿌리 뽑아야 한다"고 밝혔다.

충청남도 부여군에서 왔다는 이주원(남, 15)씨는 "1년 전 당시 중학교 2학년이던 저는 교과서에만 보던 계엄을 보고 불안해졌다. 그날 국회에서 계엄군에 맞서 싸웠던 시민들 덕분에 오늘도 걱정 없이 학교를 잘 다녀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내란이 일어난 지 1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내란에 가담한 자들과 정당은 아무런 책임 없이 이 사회를 활보하며 극우 선동 정치의 광풍을 몰아치고 청소년들을 선동의 대상으로 삼고 있다"며 "내란 세력을 심판하고 청소년도 사회에 목소리 낼 수 있는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집회 도중 사회자인 김형남 군인권센터 사무국장이 "법원이 추경호 의원의 구속영장을 기각했다"고 언급하자 현장에서는 야유가 쏟아져 나오기도 했다. 비상계엄 선포 직후 1년을 돌아보는 영상이 재생될 때도 계엄을 옹호하는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나 증인 선서를 거부하는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이 나오자 "꺼져라"라며 고성이 오갔다. 반면 문형배 전 헌법재판소 소장 권한대행이 윤석열 파면 선고를 낭독하는 장면에서는 시민들의 환호가 이어졌다.

2시간 가량 집회를 이어가던 시민들은 이후 오후 9시경 노래 '다시 만난 세계', 민중가요 '임을 위한 행진곡'에 맞춰 국민의힘 당사로 행진했다. 빼곡한 응원봉 불빛으로 도로를 가득 메우며 행진한 시민들은 "추경호 영장 기각 규탄한다", "국힘당 해체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 정초하 기자 >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12.3 내란외환 청산과 종식, 사회대개혁 시민대행진'에 참석한 시민들이 내란 청산을 요구하며 국민의힘 당사를 향해 행진하고 있다. ⓒ 유성호관련사진보기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12.3 내란외환 청산과 종식, 사회대개혁 시민대행진'에 참석한 시민들이 내란 청산을 요구하며 국민의힘 당사를 향해 행진하고 있다. ⓒ 유성호관련사진보기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12.3 내란외환 청산과 종식, 사회대개혁 시민대행진'에 참석한 시민들이 내란 청산을 요구하며 국민의힘 당사를 향해 행진하고 있다. ⓒ 유성호관련사진보기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계엄 해제 1주년 기억행사'에서 시민들이 12·3 비상계엄 해제요구 결의안 의결 당시 사진을 감상하고 있다. ⓒ 유성호관련사진보기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계엄 해제 1주년 기억행사'에서 국민과 함께 지켜낸 민주주의를 되새기는 미디어 파사드가 상영되고 있다. ⓒ 유성호

 

우주청 “차세대 중형위성 3호, 지상국 초기 교신도 성공”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가 27일 새벽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되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한국이 독자 개발한 발사체 ‘누리호’의 발사가 성공적으로 이뤄졌다. 2021년 1차 발사 이후 이날로 4차 발사이며, 최초의 야간 발사다.

 

누리호 발사가 종료된 직후인 27일 새벽 2시40분 윤영빈 우주항공청장은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브리핑을 열고 “1시13분 누리호가 발사됐으며, 원격수신정보 초기 분석 결과 누리호가 차세대 중형위성 3호와 큐브위성 12기를 목표 궤도(600㎞)에 성공적으로 분리·안착시켰다”라고 밝혔다.

 

이어 “1시55분 차세대 중형위성 3호와 남극세종기지 지상국 사이 첫 교신을 통해 태양전지판 전개 등 위성 상태가 정상임을 확인했다. 부탑재위성 12기도 일정에 따라 순차적으로 지상국과 교신해 상태를 확인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누리호가 이날 궤도에 올린 위성 13기와의 교신 결과는 27일 낮 12시께 발표된다.

 

27일 윤영빈 우주항공청장이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브리핑을 열어 누리호 발사 과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우주항공청 제공

 

누리호는 애초 이날 0시55분에 발사될 예정이었으나 압력 센서 이상으로 예정된 시각에서 한 차례 연기된 1시13분에 발사됐다. 이륙 뒤 122.3초 시점에 1단 발사체가 분리됐고(고도 65.7㎞), 230.2초엔 페어링(머리 부위 덮개)이 분리됐다(고도 211.1㎞). 이후 263.1초에 2단 발사체 분리(고도 263.1㎞)가 순차적으로 이뤄졌다. 이후 3단 발사체가 741.1초에 목표 고도 600㎞에 이르러 위성이 차례대로 사출됐다.

 

발사 790.9초 뒤에는 ‘차세대 중형위성 3호’가, 이후 약 20초 간격으로 큐브 위성들이 2개씩 분리됐다. 위성들이 다 분리된 뒤 3단 발사체는 분리된 위성과 충돌 방지를 위해 멀리 떨어지는 ‘회피 기동’을 한 데 이어 모든 잔여 연료와 산화제를 우주 공간으로 방출한 뒤 비행을 마무리했다. 비행 자료는 항공우주연구원의 나로우주센터와 제주, 팔라우(남태평양) 추적소 등에서 수집했다.

 

항공우주연구원 유튜브 갈무리

 

이날 나로우주센터에선 각 단계를 이행했다는 음성 안내 방송이 나올 때마다 박수가 터져 나왔다. 누리호 발사 실황을 중계하는 항공우주연구원 유튜브 채널엔 9만명이 넘는 이들이 접속해 누리호 발사 과정을 실시간으로 지켜봤다. 윤 청장은 “오늘 4차 발사까지 성공해 누리호의 신뢰성을 높임과 동시에 우리나라의 자주적인 국가 우주개발 역량을 다시 한 번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며 “앞으로 2027년까지 누리호를 2차례 더 발사함과 동시에 누리호보다 성능이 향상된 차세대발사체 개발을 추진해 우리나라의 우주 개발 역량을 더욱 키워 나가겠다”라고 말했다.  < 박기용 기자 >

 

우주항공청 제공

 

이재명 대통령 “누리호 발사 성공 축하…한국 우주개발 역사 새로운 장”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5일(현지시각) 튀르키예 앙카라의 한 호텔에서 열린 동포·지상사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이재명 대통령이 27일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II) 발사 성공에 “진심으로 축하한다”며 ”대한민국 우주 개발 역사의 새로운 장을 연 순간이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페이스북에 “오늘 새벽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가 실용 위성을 목표 궤도에 성공적으로 안착시켰다. 가슴이 벅차오른다”며 이렇게 적었다. 이어 “ 밤낮없이 힘을 다해주신 연구진과 관련 산업 종사자분들께 깊은 감사와 격려의 마음을 전한다”고도 밝혔다.

 

누리호는 이날 오전 1시13분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된 뒤, 실어놓은 위성 13기를 모두 우주공간으로 옮기는 데 성공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우주항공청,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오전 2시40분 브리핑을 통해 누리호 4차 발사가 성공적으로 임무를 완수했다고 발표했다.

 

이 대통령은 “멈출 줄 모르는 혁신으로 대한민국의 우주 시대를 열어가고 있는 여러분이 참 자랑스럽다”며 “ 발사가 무사히 진행될 수 있도록 힘써주신 고흥 지역 주민분들과 군인, 경찰, 소방 관계자분들께도 깊은 감사를 전한다”고 말했다.

 

또 “이번 4차 발사는 민간 기업(한화에어로스페이스)이 발사체 제작부터 운용까지 전 과정에 참여해 성공을 이끌어 낸 첫 사례”라면서 “우리 과학기술의 자립을 증명해 낸 만큼, 미래 세대가 더 큰 가능성을 향해 과감히 도전할 수 있는 주춧돌이 되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건 시작에 불과하다. 과학기술로 국민의 삶을 풍요롭게 하고, 나아가 대한민국을 글로벌 5대 우주 강국으로 도약시키기 위한 우리의 도전은 계속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정부는 우리 과학기술인들이 자유롭고 당당하게 혁신의 길을 개척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 오늘의 성공을 바탕으로 우주 강국으로 도약할 대한민국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 고경주 기자 >

 

32층 높이 아파트 8개 블록에 2000가구 이상 거주

45명은 위중.. ‘과실치사’ 혐의 건설사 직원 3명 체포

 

 
 
26일 대형 화재가 발생한 홍콩 고층 아파트. AFP=연합
 

홍콩 고층 아파트 단지에서 발생한 대형 화재의 사망자가 44명으로 늘었다. 실종자도 279명으로 집계돼, 30여년 만에 홍콩에서 일어난 최악의 화재 참사로 전해지고 있다. 홍콩 경찰은 과실치사 혐의로 건설 회사 직원 3명을 체포했다.

 

27일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북부 신계지구 타이포구에 있는 주거용 고층 아파트 단지인 왕푹 코트에서 난 불로 소방관을 포함해 최소 44명이 숨졌다. 45명은 위중한 상태이며 279명이 실종 상태다. 소방 당국은 밤새 진화 및 구조 작업을 펼쳤으나, 32층 높이의 아파트가 8개 블록에 걸쳐 2000가구 이상이 거주하는 규모 탓에 여전히 많은 이들이 빌딩 안에 갇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통신은 전했다.

 

앞서 이날 새벽 홍콩 행정수반인 존 리 행정장관은 “현장의 화재는 기본적으로 통제됐다”며 “화재로 최소 36명이 사망하고 279명이 실종됐다”고 말했다. 불이 난 7개의 동 가운데 4개 동에서 불이 진화됐으며, 현재까지 3개 동은 진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8개의 대피소에 900여명이 피신해 있다.

 

26일 밤 홍콩 북부 타이포구의 고층 아파트에서 난 불을 대피한 주민들이 진화 작업이 진행 중인 아파트를 올려다보고 있다. 로이터 연합
 

화재의 원인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지만 불은 보수 공사가 진행되던 건물에 설치된 가설 구조물인 대나무 비계에서 시작돼 공사용 안전망으로 옮겨붙으면서 퍼졌다. 홍콩 건설 현장에서 흔히 쓰이는 대나무 비계는 안전 문제로 지난 3월부터 단계적 폐쇄 방침이 세워졌다고 통신은 전했다. 경찰은 건물이 화재 기준에 미달하는 안전망과 플라스틱으로 덮여 있었고, 이에 더해 한 건물의 창문은 건설 회사가 유지 보수 작업을 진행하면서 설치한 폼 소재로 밀봉되어 있었다고 한다. 다행히도 이 건물에는 불이 옮겨 붙지 않았다.

 

홍콩 경찰은 “회사 책임자들이 중대한 과실로 인해 사고가 발생했고 화재가 걷잡을 수 없이 번져 많은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믿을 만한 근거가 있다”고 밝혔다.

이번 화재와 관련해 보수 공사 업체 책임자 3명이 체포돼 조사를 받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화재 진압과 사상자 및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전력을 다할 것”을 촉구했다고 중국 관영 중국중앙텔레비전(CCTV)이 전했다.

 

이 주거 단지는 1983년 완공됐고 8개 동으로 구성되어 있다. 약 2000가구가 거주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화재 경보는 전날 처음에는 낮은 단계인 1급으로 분류됐으나 오후 3시34분께 4급으로 격상됐고 저녁 6시22분께 가장 높은 5급으로 다시 올랐다. 홍콩 화재 경보는 1급부터 5급으로 분류되는데 5급이 가장 높은 단계다. 5급 경보는 4명이 숨지고 55명이 다친 2008년 몽콕 나이트클럽 화재 이후 처음이다.                                                        < 김지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