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혁당 “법원행정처 폐지, 시민이 참여하는 ‘사법행정위원회’ 결단을"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8일 국회에서 열린 2월 임시국회 8차 본회의에서 전날 상정된 법원조직법 개정안(대법관 증원법)에 대한 무제한 토론 종결 동의의 건 투표를 하고 있다. 정 대표 주위에서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 등 의원들이 사법3법(법왜곡죄·재판소원제·대법관 증원) 규탄 시위를 하고 있다. 연합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사법3법(법왜곡죄·재판소원제·대법관증원법)이 모두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데 대해 “역사의 한 페이지를 또 썼다”고 밝혔다. 법안 통과의 공을 이재명 대통령과 동료 의원들에게 돌리며 감사의 뜻도 전했다.

 

정 대표는 28일 페이스북에 “그 어렵다던 사법개혁 3법이 완료됐다”며 이렇게 밝혔다. 정 대표는 “응원해주신 국민, 당원 여러분들께 감사드린다”며 “강력한 개혁 당대표로서 앞으로도 민심 당심대로 뚜벅뚜벅 길을 가겠다”고 했다.

 

정 대표는 또 다른 페이스북글에서 “사법개혁3법은 이재명 정부 출범이 아니었으면 불가능한 일”이라고도 적었다. 정 대표는 “내란극복, 빛의 혁명에 함께 한 국민들과 이 대통령 덕분이다. 국회의원님들도 수고 많으셨다. 모든 분께 감사드린다”고 했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도 1일 글을 올려 “혁신당이 선도적으로 주창해온 ‘사법개혁 3법’이 모두 통과됐다”며 “이제 대법원장이 인사권, 예산권, 행정권을 독점하도록 하고 이를 통해 판사를 통제할 수 있는 기구인 ‘법원행정처’를 폐지하고, 시민이 참여하는 ‘사법행정위원회’를 만드는 결단을 내릴 시간”이라고 밝혔다. 조 대표는 “사법 선진국에는 우리나라와 같은 법원행정처는 없다. 민주당이 이 개혁까지 동의해주길 강력히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전날 국회 본회의에서 대법관증원법(법원조직법 개정안)이 범여권 주도로 통과되면서 민주당이 추진해온 사법3법 입법절차가 모두 마무리된 바 있다.        < 고한솔 기자 >

 

‘사법 3법’에 무력감 감도는 사법부…박영재 법원행정처장 최단기 사의

 

대법원 청사. 김혜윤 기자
 

더불어민주당의 주도로 이른바 ‘사법 3법’(법왜곡죄, 재판소원, 대법관 증원)이 국회 본회의 통과 수순에 들어선 가운데 박영재 대법관이 법원행정처장 자리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혔다. 사법부가 여러 차례 반대 의사를 밝혀온 법안들이 줄줄이 본회의를 통과하자 법원행정처장이 책임을 지고 사퇴 의사를 내놓은 것이다.

 

박 대법관이 지난달 13일 천대엽 전 법원행정처장 후임으로 법원행정처장에 임명된 지 45일 만이다. 법원행정처장의 임기는 별도로 정해져 있지 않지만 통상 2년 안팎을 해온 것이 관례다. 박 대법관의 사퇴가 받아들여지면 역대 가장 짧은 임기를 지낸 법원행정처장이 될 전망이다.

 

박 대법관은 이날 오전 조희대 대법원장에게 사퇴 의사를 전달했다고 한다. 다만 조 대법원장은 아직 사퇴서를 수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법관은 이날 오후 출입기자단에 보낸 입장문에서 “최근 여러 상황과 법원 안팎의 논의 등을 종합해볼 때 제가 물러나는 것이 국민과 사법부를 위해 도움이 될 것으로 보아 처장직을 내려놓게 됐다”며 “사법부가 많은 어려움을 겪는 시점에 물러나게 돼 여러모로 송구스럽다”고 밝혔다. 이어 “부디 현재 진행되는 사법제도 개편 관련 논의가 국민에게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이루어지길 간절히 바란다”고 밝혔다.

 

박 대법관은 행정처 구성원들에게 거취와 관련해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은 상태에서 이날 오후 조퇴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은 전날 국회 본회의에서 법왜곡죄 도입법(형법 개정안)을 통과시킨 데 이어 이날 재판소원 도입법(헌법재판소법 개정안)을 통과시킬 계획이다. 이어 대법관 증원법(법원조직법 개정안)도 곧 통과 예정이다. 앞서 대법원은 사법체계의 큰 변화가 예상되는 법안을 숙의 없이 통과시키는 데에 여러 차례 우려를 표했다. 특히 의도적으로 법 적용을 잘못하는 판·검사를 처벌하는 법왜곡죄 도입에 대해선 ‘판·검사 겁박법’이라며 강하게 반대 입장을 밝힌 바 있었다. 하지만 법왜곡죄는 일부 수정을 거친 뒤 전날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박 대법관의 사퇴 표명은 사법부가 강하게 반대했던 법안들의 국회 통과를 막지 못한 것에 대해 누군가는 책임져야 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법원행정처장에 취임한 박 대법관은 지난 4일 재판소원 도입법을 논의하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출석해 “4심제로 가는 길이고, 국민들을 소송 지옥에 빠뜨리게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후 국회가 법사위를 통과한 ‘사법 3법’을 본회의에 상정하자 지난 25일에는 전국 법원장회의를 소집해 개정안들에 대해 모두 우려를 표하는 공식입장을 내기도 했다. 하지만 법왜곡죄 도입법이 전날 본회의를 통과하는 등 ‘사법 3법’의 입법이 확실시되자 결국 사직을 택한 것으로 분석된다.

 

박 대법관 사퇴의 배경에 지난해 5월 이재명 대통령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의 상고심 주심을 맡았던 이력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 사건은 박 대법관이 주심인 대법원 2부에 배당됐다가 당일에 전원합의체에 회부된 뒤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됐다. 법원행정처장은 각종 법안이나 정책에 대해 국회와 직접 소통하는 역할을 하는데 이같은 이력이 사법부에 대한 민주당의 반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는 판단도 사퇴에 영향을 미쳤으리라는 것이다.

 

논란 속에서 사법 3법이 줄줄이 통과되고 있는 가운데 국회를 상대할 법원행정처장의 공백마저 현실화되면서 법원 안팎에서는 무력한 분위기가 감지된다.

 

수도권에서 근무하는 한 판사는 통화에서 “(사법 3법 통과 등으로) 안 그래도 판사들 사이에서 사직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법원행정처장까지 그만두니 법원이 전체적으로 무력한 분위기다”라고 털어놨다. 또 다른 판사 역시 “별다른 방법이 없으니 사퇴를 결정한 것이 아니겠나. 법원 전체가 상황을 엄중하게 바라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 오연서  이나영 기자 >

 

이란, 맞았지만 미군 때리기 ‘명중’…미 방공미사일 고갈 가능성 촉각

 

 

 
마이크 월츠 유엔 주재 미국 대사가 28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긴급회의에서 이란 대표단을 향해 손가락질 하며 발언하고 있다. AFP 연합
 

미국과 이란이 28일(현지시각)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긴급회의에서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을 두고 설전을 벌였다. 영국·프랑스·독일은 확전 위험을 경계하면서도 공습을 시작한 미국에 대한 비판은 자제했다. 반면 이란의 동맹인 러시아는 “공격을 즉각 중단하라”며 날 선 반응을 보였다.

 

미 “핵 저지”, 이란 “반인도적 범죄”

 

에이피(AP) 통신과 르몽드에 따르면, 이날 미국 뉴욕에서 열린 안보리 긴급회의에서 마이크 월츠 유엔 주재 미국 대사는 “이란은 핵무기를 가져서는 안 된다”며 “이는 정치의 문제가 아니라 세계 안보의 문제다. 미국은 이를 위해 합법적인 조처를 취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국·이스라엘군이 이날 회의에 앞서 이란 전역에 대한 공습을 개시한 것을 두고 ‘핵 위협 확산을 막기 위한 조처’라고 주장한 것이다.

 

대니 다논 주유엔 이스라엘 대사도 “우리는 극단주의가 제어 불가능해지기 전에 이를 저지하고 있다”며 “핵무기와 탄도미사일로 무장한 급진 정권이 우리 국민과 전 세계를 위협하지 못하게 할 것”이라고 거들었다.

 

28일 유엔 안보리 긴급회의에 참석한 사이드 이라바니 주유엔 이란 대사. AFP 연합
 

이에 사이드 이라바니 주유엔 이란 대사는 공습으로 수백명의 이란 민간인이 죽고 다쳤다며 “이는 전쟁범죄이자 반인도적 범죄”라고 반박했다. 그는 “오늘 안보리가 마주한 문제는 단순하다. (미국 등) 상임이사국을 포함한 어떤 회원국이라도 무력·강압·침략을 통해 타국의 정치적 미래나 체제를 결정하거나 내정을 통제할 수 있는지의 문제”라며, 안보리가 공습을 중단시킬 행동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그는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공습으로 사망했다는 미국 쪽 주장한 데 대해선 입장을 내지 않았다.

 

회의 후반에는 월츠 대사와 이라바니 대사 사이에 설전도 벌어졌다. 이라바니 대사는 월츠 대사의 발언 뒤 발언권을 재차 요청해 “미국 대표는 예의를 지키길 권한다. 그것이 당신 자신과 당신이 대표하는 나라에 나을 것”이라고 공격했다. 이에 월츠 대사는 “이란 대사는 (1월 이란 반정부 시위 때) 수만명의 자국민을 살해하고, 이보다 많은 사람을 단지 자유를 원한다는 이유로 투옥한 정권을 대표해 이 자리에 앉아있다”고 맞받았다.

 

안보리 회의에서 대사들끼리 직접 설전을 주고받는 건 이례적이라고 에이피 통신은 전했다. 이날 긴급회의는 공습 직후 안보리 이사국인 바레인, 프랑스, 러시아, 중국, 콜롬비아 요청으로 소집됐다.

 

영·프·독은 공습 비판 자제

 

이날 각국은 안보리 회의 발언과 별도로 공습에 대한 입장을 냈다. 유럽에서는 영국·프랑스·독일 정상이 공동 성명에서 이란의 핵개발 프로그램과 관련해 협상을 재개하라고 촉구했다.

다만 이들은 이번 공습이 적절한지를 평가하지는 않았다. “우리는 공습에 참여하지 않았으며, 미국·이스라엘 및 국제 파트너들과 긴밀히 접촉하고 있다”고만 밝혔다. 이란이 바레인 등의 미국 기지를 보복 폭격한 데 대해선 “역내 국가들에 대한 이란의 공격을 가장 강력한 어조로 규탄한다”고 했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공동 성명 외에 텔레비전 연설에서 영국 군용기가 중동 내 동맹국 군사 기지 등에 대한 ‘방어 작전’에 투입됐다고 알렸다. 그는 “우리의 국민과 이익, 동맹국 보호를 위해 조율된 지역 방어 작전의 일부로 이날 영국 군용기가 (중동) 상공에 있었다”고 말했다. 이란에 대한 미국·이스라엘의 공습에는 참여하지 않았다고 했다.

 

28일 프랑스 파리 엘리제궁에서 내각 안보 회의를 주재하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로이터 연합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엑스(X)에 “모두에게 위험한 긴장 고조를 중단하라”면서도 “프랑스는 요청이 있을 경우 가장 가까운 파트너들을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수단을 전개할 준비가 돼 있다”고 했다. 중동 지역의 나토(NATO) 회원국인 튀르키예의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 역시 성명을 통해 이번 공격에 대한 “깊은 우려”를 언급하는 한편, 이란의 보복 공격을 규탄하는 데 무게를 뒀다.

 

르몽드는 이들 나라가 공습 동참에는 선을 그으면서도, 암묵적 지지를 보탠 것으로 해석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해 6월 미국·이스라엘과 이란의 ‘12일 전쟁’ 때도 이란에 대한 공격이 “(우라늄) 농축 능력과 탄도 능력을 약화하는 효과를 냈다”고 긍정적인 평가를 낸 바 있다.

 

28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 안보리 회의에서 발언하는 바실리 네벤자 주유엔 러시아 대사. AFP 연합

 

러시아 “주권국에 대한 무력 침공”

 

반면 유럽 일각에서는 이번 공격이 국제법상 불법이라는 비판도 나왔다.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는 엑스에 “미국·이스라엘의 일반적인 군사 행동은 확전을 초래하고 국제 질서를 더욱 불안정하게 만든다”며 “즉각적인 긴장 완화와 국제법에 대한 전면적인 존중을 요구한다”고 썼다. 에스펜 바르트 에이데 노르웨이 외무장관은 “이스라엘은 이 공습을 (안보 위험에 대한) 선제공격이라 부르지만 국제법에 부합하지 않는다. 선제공격은 즉각적이고 임박한 위협이 있어야 성립한다”고 지적했다.

 

이란의 동맹인 러시아는 직설적으로 공격을 비난했다. 러시아 외무부는 이번 공습이 “주권적이고 독립적인 유엔 회원국에 대한 사전 계획된, 아무 이유 없는 무력 침공”이라며,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의 핵 프로그램을 구실로 하메네이 정권 교체를 도모한다고 주장했다. 이란과 러시아는 이번 공습으로 이란 내 핵시설이 위협받는다며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특별이사회 소집을 요청했다. 회의는 2일 열릴 예정이다.

 

이외에도 브라질 정부는 “브라질은 모든 당사국이 국제법을 준수하고, 적대 행위의 확산을 방지하며 민간인과 민간 기반시설을 보호하기 위해 최대한의 자제를 발휘할 것을 촉구한다”는 내용의 성명을 냈다. 반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지지를 받는 아르헨티나의 하비에르 밀레이 정부는 이번 군사 행동을 “높이 평가하고 지지한다”며 “이 조처가 지역 안정을 회복하고 국제 핵 비확산 체제를 강화하며, 지속적인 평화·안보의 틀을 공고히 할 것”이라고 추켜세웠다.                                                       < 천호성  윤연정 기자 >                       

 

트럼프 “이란 작전 2~3일 내 종료할 수도”…장기전·외교 재개 모두 열어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각) 플로리다주 웨스트팜비치의 팜비치 국제공항에 도착하며 제스처를 취하고 있다. 팜비치/AFP 연합
 

이란을 상대로 한 대규모 군사 작전을 개시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내 종료’를 포함한 여러 선택지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장기전과 단기 압박 후 외교 재개 등 여러 선택지를 열어두겠다는 뜻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8일(현지시각) 액시오스와 전화 인터뷰에서 “이번 작전과 관련해 여러 출구 전략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작전을 길게 가져가며 전면적으로 장악할 수도 있고, 이틀이나 사흘 내에 종료한 뒤 이란에 ‘너희가 (핵·미사일) 프로그램을 재건하려 한다면 몇 년 뒤 (이런 공격을) 다시 보게 될 것’이라고 경고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어떤 경우든 이란이 이번 공격에서 회복하는 데 수년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장기적인 중동 개입을 경계하는 지지층 내 여론, 이란 최고지도자 알리 하메네이 생사 등에 따라 작전 기간을 유연하게 가져갈 수 있다는 뜻으로 보인다. 미 고위 당국자는 액시오스에 “대규모 폭격은 최소 5일간 이어질 계획”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습 결정의 배경으로 두 가지를 들었다. 첫째는 스티브 윗코프와 재러드 쿠슈너가 주도한 협상의 결렬이다. 그는 “이란이 합의에 가까워졌다가 물러서기를 반복했다”며 “진정으로 합의를 원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둘째는 지난 25년간의 이란 연계 공격 사례다. 그는 연설문을 작성하던 중 참모진에게 지난 25년간 전 세계에서 발생한 이란 관련 공격을 정리해달라고 지시했다며 “매달 무언가를 폭파하거나 누군가를 살해했다는 것을 봤다”고 주장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6월 ‘12일 전쟁’ 당시 단행한 ‘미드나이트 해머 작전’이 이번 작전을 가능하게 했다고 거듭 강조했다. 당시 미국과 이스라엘은 이란의 핵시설 3곳을 파괴하거나 심각하게 손상시켰다. 그는 “그때 공격하지 않았다면 이란은 이미 핵무기를 개발했을 수 있고, 지금처럼 타격하는 것은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 김원철 기자 >

 

이란, 맞았지만 미군 때리기 ‘명중’…미 방공미사일 고갈 가능성 촉각

바레인 미 5함대 주변 미사일 명중
“이란 버티면 미국 작전 지속 역부족”

 

이란 테헤란 아자디 광장에서 지난 11일 이슬람혁명 기념식 도중에 전시된 탄도미사일 앞에서 이란 청소년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AP 연합
 

미국이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제거를 발표했지만, 미-이란 전쟁은 미국의 방공망이 관건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이란은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이 공격하자 즉각 반격에 나서 바레인의 미군 제5함대 사령부를 공격하는 능력을 보여줬다. 이란이 바레인 미 해군 기지를 겨냥해 미사일·드론 공격을 감행하면서, 미국과 동맹국의 방공망 취약성이 다시 부각됐다.

 

이번 전쟁에 앞서 댄 케인 미국 합참의장은 이란의 대규모 반격으로 미국과 이스라엘의 방공망이 소진될 것이고, 장기전이 예상된다며 공격 반대를 건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이란의 바레인 미 해군 제5함대 기지 공격에서는 기지 주변 지역에 미사일과 드론이 탄착하는 장면이 포착됐다. 바레인은 상대적으로 방공 능력이 취약한 ‘매력적인 표적’으로 인식돼 왔다고 영국 해군 전 사령관 톰 샤프가 비비시에 지적했다. 그는 속도가 느린 이란제 샤헤드 드론이 방공망을 뚫고 목표 지역까지 진입한 사실이 치명적 약점을 드러냈다고 분석했다.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샤헤드 드론은 기관총 수준의 화력으로도 상당 부분 격추가 가능했다. 그런 취약한 샤헤드 드론이 바레인의 5함대 기지까지 공격에 성공한 것은 해당 지역 방공·경계 체계의 허술함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는 평가다.

 

미국은 최근 몇 주 사이 중동 전역에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와 패트리어트 등 고급 방공 시스템을 추가로 전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들 시스템은 배치 수량도 제한적인데다, 요격 미사일 한 발당 비용이 매우 높다. 중동 전역의 기지·시설을 전면적으로 방어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

 

미국은 걸프와 동지중해에 알레이버크급 구축함 약 12척을 투입해 레이더·함대공 미사일을 활용한 해상 방공망을 운영 중이다. 예멘의 후티 반군이 발사한 미사일·드론 약 400발을 요격한 전례도 있다. 중동 역내에 배치된 전투기 100여대 역시 공중에서 위협을 요격할 수 있지만, 이 같은 자산을 총동원하더라도 이란의 대량 공격을 100% 차단하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이란은 이스라엘 및 중동의 모든 미군 기지를 사정권에 둘 수 있는 약 3천기의 중단거리 탄도 미사일 외에도 대량의 자폭형 공격 드론을 보유하고 있다. 이란제 샤헤드 드론은 러시아에 수출돼 우크라이나에서 지속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러시아가 월 수천 대 규모로 생산하는 과정에서 이란의 기술력 향상에도 도움을 주고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샤프 전 제독은 해군 재직 시절 중동 기지에 대한 이란의 미사일·드론 포화 공격을 가정한 워게임을 실시했을 때, 제한된 방공망 탓에 상당수의 탄두가 결국 방어선을 돌파하는 시나리오가 반복됐다고 회고했다. 그는 이란이 체제 위협을 느껴 “전력을 전면 투입”할 경우, 결국 미국의 사드 및 패트리어트 등 방어망이 소진되는 국면이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란의 미사일, 드론 능력이 지리적으로 분산돼 있다는 점도 방어 측면에서 부담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지난해 6월 미국-이스라엘과 이란의 12일 전쟁에서 미국은 이란의 미사일과 드론 방어에 사드(고고도지역미사일방어망) 미사일의 재고 25%를 소진했다.

 

예멘의 후티 세력을 상대로 한 미군의 공중 공격 사례에서도, 상당한 피해를 입혔음에도 미사일·드론 발사 능력을 완전히 제거하지는 못했다. 공중전만으로 상대의 전력을 뿌리뽑는 것은 매우 어렵다는 것이다. ​2011년 리비아 나토 공습처럼 정권 붕괴로 이어진 사례는 예외에 가깝고, 대부분의 경우 공중전은 제한적 효과에 그친다.

 

이란은 특히 미 해군을 상대로, 사거리 내에서만 싸울 수 있다면 통상적 기대보다 상당히 더 큰 피해를 줄 잠재력을 갖고 있다는 평가도 있다. 이란은 대함 미사일을 상당량 보유하고 있을 뿐 아니라, 소형·고속·무인 공격정 전술을 통해 미 함대를 위협할 수 있는 능력을 축적해 왔다.

 

여기에 최근 몇 달간 중국이 이란에 군사적 지원을 했는지도 변수이다. ​만약 중국발 기술·부품 지원이 있었다면, 이란의 미사일·드론 성능과 생존성은 더욱 향상됐을 가능성이 크다.

 

워싱턴 소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연구원 대니얼 바이먼은, 초기 공습이 이란의 지휘부와 군사 자산에 상당한 타격을 줄 수는 있어도, 장기적으로는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의 ‘버티기 전략’을 상대로 작전 지속 능력을 유지하는 데 더 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란의 보복 반격은 아직까지는 ‘절제된’ 수순이라는 평가이다. 미국 싱크탱크 ‘민주주의수호재단(FDD)’의 분석가 피튼브라운은 초기 징후만 놓고 보면 이번 대응은 비교적 ‘절제된’ 수준이라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란이 미·이스라엘의 이전 공격에 대한 보복 의지는 강하지만, 사태를 완전한 대규모 전면전으로 비화시키는 것은 원치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 정의길 기자 >

 

호르무즈해협 닫겠다는 이란군…유가 130달러까지?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 사무총장 알리 라리자니가 2025년 8월 13일 레바논 베이루트에서 레바논 국회의장과의 회담 후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EPA 연합
 

이란도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86)가 사망했다고 확인했다.

이란 국영 텔레비전과 국영 이르나(IRNA) 통신은 1일(현지시각) 하메네이의 사망 사실을 보도했다. 다만 사망 원인을 밝히지는 않았다고 에이피 통신이 전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하메네이가 미국과 이스라엘이 대이란 공습으로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이란 쪽이 하메네이의 사망 소식을 확인하기 앞서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SNSC) 사무총장인 알리 라리자니(67)는 28일 오후 엑스에 글을 올려 “시온주의자(이스라엘) 범죄자들과 파렴치한 미국인들이 그들의 행동을 후회하도록 만들어주겠다”고 밝혔다. 라리자니 사무총장은 “이란의 용감한 군인들과 위대한 국민이 폭압적인 국제 악마들에게 잊을 수 없는 교훈을 가르쳐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라리자니는 최고지도자 알리 하메네이가 자신의 유고 시에 가동될 비상 후계체제의 중심인물로 지목된 인물로 알려졌다. 이 글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이날 영상 연설을 통해 “더는 하메네이가 없다는 여러 징후가 있다”며 사망을 암시한 이후에 게시된 것으로 보인다.                                                                                < 정의길 기자 >

 

호르무즈해협 닫겠다는 이란군…유가 130달러까지?

 

“이란군, 선박들에 ‘통항 불가’ 통보”
호르무즈 봉쇄시 유가 ↑ 물가 ↑ 증시 ↓
OPEC+는 더 많은 증산을 검토 중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에 미사일 등으로 선제공격을 가하고 이란이 중동 각지의 미군 기지에 미사일과 드론으로 맞대응을 하는 등 중동 정세가 심상치 않은 가운데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될지도 모른다는 소식이 나왔다. 이란군이 선박들에 호르무즈 해협 통항이 불허된다고 통보했다는 것인데, 만약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현실화된다면 유가가 130달러까지 폭등하고 물가도 뛸 것이라는 관측이 대두되고 있다. 이렇게 되면 증시 등 자산시장도 타격을 입을 것이고 금리도 인상될 가능성이 있다. 미국과 이란의 교전이 조속히 종결되어야 할텐데 큰일이다.

 

이란군, 호르무즈 해협 실제로 봉쇄하나?

 

28일(현지시간) 미국·이스라엘의 공습을 받은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CG)가 선박들에 호르무즈 해협 통항이 허용되지 않는다고 통보하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선박 통행 지원을 위한 유럽연합(EU)의 연합 임무 ‘아스피데스’의 한 당국자는 선박들이 혁명수비대에서 이같은 내용의 초단파송신(VHF)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익명을 요구한 이 당국자는 이란이 공식적으로 이를 확인하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영국해사무역기구(UKMTO) 역시 걸프 지역을 운항 중인 선박들로부터 호르무즈해협 차단 메시지를 받았다는 보고를 다수 받았다고 밝혔다. UKMTO는 그러면서 이같은 교신은 합법적으로 발효되지 않는 한 국제법상 법적 구속력이 없다고 설명했다.

 

미국은 이날 이란 공격 이후 상선들에 걸프 지역을 피하도록 권고했다고 AFP 통신이 전했다.

 

걸프 해역(페르시아만)의 입구에 있는 호르무즈 해협은 전세계 원유 해상 수송량의 20∼30%를 차지하는 세계 최대의 에너지 요충지다. 이란 정부는 미국, 이스라엘이 자국을 압박할 때마다 이 해협을 봉쇄하겠다고 위협하지만 그간 한 번도 실행한 적은 없다.

 

이 해협이 실제로 군사적으로 봉쇄된다면 전 세계 해운뿐 아니라 에너지 시장이 거대한 타격을 입게 된다.

 

25일 호르무즈 해협의 모습. AFP 연합
 

만약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된다면 글로벌 경제에는 재앙

 

파이낸셜타임스(FT),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시장이 가장 우려하는 지점은 세계 원유·가스 수송의 핵심 요충지인 호르무즈 해협의 봉쇄다. 오만과 이란 사이 위치한 이 해협은 지난해 기준 약 1300만 배럴의 원유가 통과해 전 세계 해상 원유 수송량의 약 31%를 차지한다.

 

이란이 해협 봉쇄에 나서거나 대리 세력을 통해 에너지 인프라를 공격할 경우 글로벌 공급망은 즉각적인 충격을 받을 수 있다. 

 

지난해 6월 이란-이스라엘 충돌 당시에는 이란의 정권 붕괴 가능성이 낮다는 판단 속에 유가가 금세 안정을 찾았으나, 이번에는 미국이 '정권 교체'를 공개적으로 언급하면서, 분쟁 장기화와 원유 공급 차질 우려가 이전보다 훨씬 커졌다는 평가다.

 

캐피털이코노믹스는 분쟁 장기화 시 브렌트유 가격이 배럴당 10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브렌트유는 전날 장중 3% 상승해 배럴당 73달러로 7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한 달간 12%가량 상승했다.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 등은 군사 충돌이 확산되고 해협이 막힐 경우 국제유가가 배럴당 120~130달러 선까지 급등할 수 있다고 추산해 왔다. 이는 현재 브렌트유 70달러대 중반 수준에서 70% 이상 상승하는 것이다.

 

유가 급등 시, 글로벌 인플레이션율이 0.6~0.7%포인트(p) 상승하며, 이미 무역 갈등과 경기 둔화 압력에 시달리는 세계경제에 추가 충격을 줄 수 있다. 주요 중앙은행들이 금리 인하 기조를 철회하거나 오히려 금리를 다시 인상해야 하는 최악의 시나리오도 거론된다.

 

글로벌 증시도 변동성 확대가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글로벌X ETF의 투자전략가 빌리 렁은 이번 사태가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아시아 시장에 특히 부정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글로벌 증시가 하락 출발할 것으로 예상했고, 특히 변동성이 크거나 경기 민감 업종일수록 하락 압력이 거세질 것으로 전망했다.

 

싱가포르 UOB케이하이안의 프라이빗자산관리 책임자 케네스 고는 “달러와 엔화 강세, 금으로의 자금 이동 등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나틱시스의 아시아태평양 수석 이코노미스트 알리시아 가르시아-에레로 역시 “위험 회피(risk-off) 장세로 출발할 가능성이 높다”며 글로벌 증시가 1~2% 이상 하락하고, 미국 국채 금리는 5~10bp 하락, 유가는 5~10% 급등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다만 그는 “이란의 대응을 지켜본 뒤 판단해야 한다”며 과도한 베팅을 경계했다.
 

미국 텍사스 지역 유전 지대 원유 펌프잭의 모습. [연합]

 

 OPEC+ 대대적인 증산에 나설 것인가?

 

한편 미국과 이스라엘이 28일(현지시간) 이란을 전면 공습하면서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주요 산유국 모임인 OPEC+ 소속 8개국이 예상보다 큰 폭의 원유 증산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앞서 OPEC+ 대표단들은 3개월간의 증산 중단을 끝내고 4월 원유 생산량을 하루 13만 7000 배럴 늘리는 방안에 합의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는 여름철 수요 증가에 대비하고 미국의 이란 공격 가능성으로 원유 가격이 상승한 데 따른 것이었다.

 

해당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들은 OPEC+ 회원국이 오는 29일 회의를 열 예정이라며 이번 회의에서 계획보다 더 많은 원유 증산을 논의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OPEC+ 소속 회원국들은 지난해 4월부터 12월까지 원유 생산 할당량을 전 세계 수요의 약 3% 수준인 하루 약 290만 배럴로 늘렸다가 계절적 수요 감소로 올해 1월부터 3월까지는 추가 증산을 중단한 바 있다.

 

이날 블룸버그 통신도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 후 OPEC+ 회원국이 29일 회의에서 증산 규모 확대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로이터 통신은 이미 사우디아라비아와 UAE가 이란 공습 가능성에 대비해 원유 생산량을 늘린 상태라고 말했다.

 

사우디아라비아 소식통은 비상계획의 일환으로 원유 생산과 수출량을 늘렸다고 말했다. UAE 무역 소식통들도 UAE가 주력 원유인 무르반 원유 수출량을 4월부터 늘릴 예정이라고 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원유 가격은 공급 과잉 우려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이란 공격 가능성과 생산 차질, 중국의 원유 재고 축적 등으로 인해 올해 들어 19% 상승했다.                                                                                                                               < 이태경 기자 >

 

OPEC 로고. 로이터=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