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對) 캐나다 관세전쟁을 "가장 어리석은 무역 전쟁"이라고 부르며 강하게 비판했다.
WSJ은 23일(현지시간) 사설에서 "캐나다와 관세 싸움을 격화하기로 한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은 경제적으로나 정치적으로 전혀 타당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작년 자신들이 대 캐나다·멕시코 관세를 "역사상 가장 어리석은 무역전쟁"이라고 평가했던 사실을 상기하면서 "중간선거를 불과 10주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캐나다 수입품에 또다시 국경세(관세)를 부과하면서 더욱 어리석어졌다"고 진단했다.
WSJ은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관세 부과의 근거들을 거론하며 구체적으로 비판했다.
신문은 트럼프 대통령이 근거로 든 1930년 제정된 관세법 제338조와 관련, "역대 대통령 중 이 권한을 행사한 사례는 없었다"고 지적했다.
또 미 주류업계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관세 부과를 보류해달라고 요청했으며, 캐나다가 미국산 주류를 계속 배제할수록 미 업체들이 점유율을 되찾기가 어려워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문제 삼은 캐나다의 미국 기술기업에 대한 대우와 디지털세 문제 등은 미국·멕시코·캐나다무역협정(USMCA) 재협상에서도 다룰 수 있는 사안들이라고 덧붙였다.
WSJ은 캐나다에 대한 무역적자 문제를 제기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특히 아이러니하다"며 이는 미 정유시설에 최적화된 중질 원유 수입에서 비롯된다고 설명했다.
캐나다산 원유 수입을 제외하면 미국은 캐나다와의 교역에서 흑자를 기록하겠지만, 미 정유시설의 가동률 역시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WSJ은 "트럼프 대통령의 최근 국경세 조치는 다양한 소비재, 건축 자재, 제조용 부품에 타격을 줄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이 저조한 이유 중 하나는 유권자들이 그가 전략 없이 무차별적인 전쟁을 벌이고 있다고 믿기 때문이며, 무역에 있어선 그들이 옳다"고 말했다. < 김연숙 기자 >
데이터센터로 부딪힌 트럼프 - 공화… 캐나다 관세도 이견
선거 앞두고 공화당 일각 입장 변화…"데이터센터 기업, 스스로 무덤 판 것"
미 · 캐나다 무역 협상 결렬에도 "기업 불확실성 초래" 내부 비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로이터=연합]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설립과 미국·캐나다 간 무역 협상을 두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 사이 이견이 표출되고 있다.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공화당 일각에서 데이터센터 지원에 선을 긋고 무역 협상 결렬에 비판의 목소리를 내면서 긴장감이 나타나고 있다.
23일(현지시간) 미 온라인 매체 악시오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공개된 전 측근 마이클 코언과의 인터뷰에서 "데이터센터를 받아들이지 않는 지역사회는 실수를 저지르는 것"이라며 "데이터센터는 엄청난 양의 일자리와 자금을 창출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데이터센터가 전력망에 부담을 주지 않는다며 "그들은 자체 발전소를 짓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공화당 일각에서는 데이터센터에 비판적인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고 악시오스는 짚었다.
공화당 소속 그레그 애벗 텍사스 주지사는 이날 ABC 방송 인터뷰에서 데이터센터를 짓는 기업들이 지역사회의 지지를 얻는 데 실패했다며 "그들이 스스로 제 무덤을 팠다"고 말했다.
공화당에서도 핵심 경합주인 미시간주 상원의원 선거에 출마하는 마이크 로저스는 지역에서 1년간 데이터센터 건설을 유예하는 조치에 찬성한다고 밝혔다.
나아가 일부 공화당원들은 이제 '데이터센터'라는 단어를 멸칭(epithet)으로 사용하며 무분별한 데이터센터 건설의 반대자를 자처하고 있다고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전했다.
텍사스주에서 데이터센터 설립 반대 시위를 벌이는 시민들 [AP=연합뉴스 자료사진]
이는 최근 지역사회에서 데이터센터 설립 반대 여론이 거세진 데 따른 움직임이다.
지난달 애넌버그 공공정책센터 조사에 따르면 미국인의 61%가 자기 거주 지역 내 데이터 센터 신설에 반대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3월(49%)과 비교해 11%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반대 의견은 민주당원(69%) 사이에서 더 높았지만, 공화당원 가운데도 과반(54%)이 데이터센터 설립에 반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3월에 실시된 갤럽 여론조사에서는 응답자의 71%가 반대 의견을 밝히면서 원전보다 데이터센터 건설에 대한 반대가 더 극심하다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민주당에서도 데이터센터를 고리로 공화당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NYT에 따르면 하원 주요 경합 지역인 미시간·위스콘신·펜실베이니아 지역 민주당 후보들은 최근 데이터센터를 비판하는 내용의 광고를 내보내기 시작했다.
이와 관련, 지난주 공화당 상원 선거위원회(NSRC)에서 "데이터센터가 오하이오주 상원의원 후보의 발목을 잡는 가장 큰 요인"이라고 분석한 문건이 공개되며 파장을 일으키기도 했다.
공화당 일각에서는 미국과 캐나다의 무역 협상 결렬을 두고도 반대 목소리가 나왔다.
캐나다와 국경을 맞댄 메인주의 공화당 상원의원 수전 콜린스는 미국과 캐나다 간 무역 협상 결렬과 관련해 발표한 성명에서 "미국과 캐나다의 오락가락하는 무역 협상은 메인주 기업에 더 높은 비용과 위험, 불확실성을 초래한다"며 "양측 모두 협상 테이블로 복귀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 곽민서 기자 >
미국의 50% 관세 부과에 맞서 캐나다가 보복 관세 부과 방침을 밝히자 중국 관영 매체가 이를 두고 '중국식 반격'(Chinese-style counterattack)이라며 옹호하고 나섰다.
24일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사설을 통해 캐나다의 대(對)미 보복 관세 조치를 거론하면서 미국의 보호무역 정책에 반대해온 중국의 입장이 옳았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매체는 "미국에 양보한다고 해서 존중이나 안정을 얻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더 많은 국가가 깨닫고 있다"면서 "'관세 몽둥이' 앞에서는 동맹국이라는 이유로 누릴 수 있는 면제가 없으며 오늘은 캐나다지만 내일은 유럽연합(EU), 그다음 날은 일본이나 한국이 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같은 사설은 관영 영자지인 글로벌타임스에도 지난 23일 밤 게재됐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22일(현지시간) 0시 1분부터 200억달러(약 27조6천억원) 규모의 캐나다산 수입품에 50%의 관세를 부과했다. 대상 품목은 일부 유제품과 맥주·와인 등 주류, 하키용품, 기계, 섬유, 시멘트, 가구 등이다.
이에 맞서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다음 달 8일부터 미국산 철강, 낙농품, 가전제품, 농기계, 펄프 등에 같은 규모의 보복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했다.
환구시보는 캐나다가 미국에 대해 '중국식 반격'에 나섰다면서 이는 단호하고 상응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타협 없이 주권을 수호하며 규칙에 따라 정당한 대응 조치를 취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미국 정부가 캐나다의 중국식 반격을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캐나다의 보복 조치를 중국이 할 법한 종류의 일이라고 언급한 것에 대해 "미국 정책의 실패를 인정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미국의 고율 관세에 맞선 자국의 보복 조치를 상호주의에 따른 대응이자 국제무역 체제를 수호하기 위한 조치라고 주장해왔다.
미중 양국은 여러 차례 협상을 거쳐 이른바 '무역전쟁의 휴전'에는 합의했으나 첨단기술의 수출 통제 등을 둘러싼 긴장은 양국 사이에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5월에 중국을 방문한 데 이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오는 9월 10여년 만에 처음으로 미국을 국빈 방문할 것으로 전망되는 양국은 안정을 유지하려는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중국은 카니 총리 취임 이후 캐나다와의 관계도 개선한 상태다.
카니 총리가 올해 중국을 방문해 양국이 광범위한 분야에서 무역 장벽을 낮추기로 합의한 바 있으며,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 정책에 보조를 맞춰오던 기존 노선을 벗어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런 가운데 시 주석을 비롯한 중국 지도부가 캐나다를 방문할 가능성도 제기됐다.
우신보 상하이 푸단대학 국제문제연구원장(미국연구센터 주임)은 최근 중국과 캐나다의 관계 해빙으로 시 주석이 답방 형식으로 캐나다를 방문할 가능성이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에 밝혔다.
우 원장은 구체적인 방문 계획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없다면서도 시 주석이나 리창 국무원 총리가 올해 안이나 내년 초에 캐나다를 방문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다만 이 계획이 시 주석의 방미 일정과 맞춰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덧붙였다. < 권숙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