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에서 40만6771km 지점 통과
비행 6일째에 달 뒷면 근접 비행

 

아르테미스 2호가 6일 오후(한국시각 7일 오전) 달에 근접비행하고 있다. 웹방송 갈무리

 

인류가 역대 가장 먼 우주비행 기록을 새로 썼다.

 

미국항공우주국(나사)의 유인 달 왕복 우주선 아르테미스 2호 우주비행사들이 6일 달 근접비행에서 지구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25만2756마일(40만6771㎞) 지점을 통과했다. 통과 시각은 오후 7시2분(한국시각 7일 오전 8시2분)이었다고 나사는 밝혔다.

 

이는 1970년 아폴로 8호 우주비행사들이 세운 24만8655마일(40만171km) 기록보다 6600km 이상 더 먼 거리다. 뉴욕타임스는 핫도그 23억7천만개를 줄 세운 거리에 비유했다. 통과 당시 우주선은 달 뒷면에 있어 지상과의 통신은 두절 상태였다. 통신은 오후 7시25분 재개됐다. 나사는 40분간 지속된 통신 두절 상태에서 아르테미스 2호는 달 표면 4067마일(6545km) 거리까지 접근했다고 밝혔다.

 

앞서 임무사령관 리드 와이즈먼을 비롯한 4명의 우주비행사들은 지난 1일(현지시각) 1972년 아폴로 17호 이후 54년만에 처음으로 저궤도를 벗어나는 기록을 세우며 달 왕복비행에 나섰다.

 

아르테미스 2호 우주비행사들은 비행 6일째인 이날 오후 1시56분(한국시각 7일 오전 2시56분) 아폴로 8호 기록을 넘어선 뒤, 2시45분(한국 시각 3시45분)부터 달 근접비행 단계에 돌입해 달 앞면과 뒷면을 집중 관측하기 시작했다.

 

우주선 창문을 통해 본 달은 보름달을 지나 하현달로 가는 단계였고 지구는 초승달 모양을 하고 있었다. 달에 간 최초의 여성우주비행사 크리스티나 코크는 “달을 바라보면서 압도적인 감동을 느꼈다”며 “갑자기 무언가가 나를 달 풍경으로 끌어당겼다”고 말했다.

 

아르테미스 2호가 6일 촬영한 달. 오른쪽이 달의 앞면(지구에서 보는 반구)이다. 왼쪽 아래 어두운 부분이 앞면과 뒷면에 걸쳐 있는 오리엔탈레 분지다. 오리엔탈레 분지의 절반은 지구에서는 볼 수 없다. 분지 왼쪽은 모두 지구에서는 볼 수 없는 달 뒷면이다.
 

달에 간 최초의 비백인(또는 흑인) 우주비행사 빅터 글로버는 달의 앞면에서 뚜렷하게 보이는 갈색과 녹색 색조가 극지방과 뒷면으로 갈수록 희미해지는 현상을 목격했다. 그는 달의 낮과 밤의 경계선을 ‘울퉁불퉁한 명암선’(jagged terminator)으로 묘사하고 “이는 지형의 고저 차이가 정말 크다는 걸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는 또 “북쪽으로 올라가면 아주 멋진 이중 충돌구가 있는데, 마치 그곳에 앉아 있는 눈사람처럼 보인다”고 덧붙였다.

 

크리스티나 코크는 “최근 운석 충돌로 생긴 작고 새로운 충돌구들이 사진에서 보이는 것보다 훨씬 더 밝다”며 “마치 바늘구멍처럼 작은 구멍들이 촘촘히 뚫린 전등갓에서 구멍을 통해 빛이 새어 나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반세기 전 아폴로 우주선들이 착륙 전 숱하게 달 궤도를 돌았음에도 이번 비행에서 여태껏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달 뒷면 부분을 볼 수 있었던 건 달에 온 시기가 달랐기 때문이다. 아폴로 우주선은 보름달이 오기 전 상현달 시기에 온 반면, 아르테미스는 보름달이 지난 후 왔다. 이에 따라 아폴로 임무 당시 어둠 속에 있었던 달 뒷면의 일부, 특히 오리엔탈레 분지가 이번에는 햇빛을 받아 환하게 드러났다.

 

아르테미스 2호 우주비행사들이 발견한 이름없는 충돌구들(흰색 표시선). 우주비행사들은 이 충돌구에 각각 캐럴과 인테그리티라는 이름을 붙여줄 것을 지상관제센터에 요청했다. 미국항공우주국 제공
 

이름 없는 충돌구 발견…“사령관 아내 이름 붙여달라”

 

근접비행이 시작되기에 앞서 우주비행사들은 작고 이름없는 충돌구 2개를 발견했다. 이들은 즉시 지상관제센터에 연락해 이 충돌구에 2020년 사망한 사령관 리드 와이즈먼의 아내 캐럴과 우주선의 이름을 따서 각각 ‘캐럴’과 ‘인테그리티’라는 이름을 붙여줄 것을 요청했다. 관제센터는 이에 “인테그리티와 캐럴 충돌구, 아주 분명하게 알겠다”고 답변했다. 나사는 조만간 이를 국제천문연맹에 정식 요청할 예정이다.

 

우주비행사들은 근접비행이 이뤄지는 동안 30개 표적 지형을 중심으로 달 표면을 고해상도 카메라로 촬영했다. 우주선 창문이 작아 4명의 우주비행사가 한꺼번에 촬영하지는 못하고 두 명씩 짝을 지어 약 한 시간씩 교대로 촬영에 나섰다. 사령관 와이즈먼과 제레미 핸슨이 먼저 촬영을 시작했다.                                             < 곽노필 기자 >

 

 

아르테미스 2호, 6일 새벽 달 뒷면 도착…지름 930㎞ ‘달의 상처’ 살펴

 
 

관측 표적 30개…6시간 근접비행하며 촬영

아폴로 8호 이후 58년 만에 ‘지구돋이’ 재현

 

아르테미스 2호 비행 5일째에 우주선 창문을 통해 본 지구. 달에 가까워지면서 지구가 아주 작아졌다. 미국항공우주국 제공
 

지난 1일 미국항공우주국(나사)의 유인 달 왕복 우주선 아르테미스 2호가 비행 5일째를 맞아 이번 여정의 정점인 달 뒷면 근접 비행 준비에 들어갔다.

 

우주비행사들은 관제센터와 화상회의를 열어, 하루 뒤에 있을 달 근접비행에서 집중 관측할 30개에 이르는 달 지형 표적과 촬영 기법을 확정할 예정이다. 근접 비행은 6일 오후(한국시각 7일 오전)  6시간 동안 진행된다. 앞서 우주비행사들은 전날 근접 비행 중 관측 및 촬영할 지점 목록을 집중적으로 점검했다.

 

컴퓨터 모델을 사용해 가상 색상으로 표현한 달 뒷면 오리엔탈레 분지. 아르테미스 2호 달 근접비행에서 가장 주목하는 지형이다. 미국항공우주국 제공
 

 앞뒷면 경계의 오리엔탈레 분지 주목

 

과학자들이 가장 주목하는 곳은 달 남반구의 앞면과 뒷면 경계에 있는 지름 930km의 오리엔탈레 분지다. 이곳은 약 40억년 전부터 시작된 ‘후기 대충돌기’라는 이름의 장기간 소행성 충돌 시기에 형성된 충돌구 중 가장 크고 가장 마지막에 만들어졌다. 이 분지에 있는 3개의 동심원 모양 지형은 거대한 소행성이 달에 충돌하면서 분출한 물질이 해일처럼 바깥쪽으로 흩어져나가고, 충돌 지점 주변의 달 지각층이 붕괴되면서 형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아르테미스 2호 담당팀의 수석과학자인 캘시 영은 네이처에 “오리엔탈레 분지는 다른 행성에서 충돌분지가 어떻게 형성되는지를 연구하는 데 하나의 모델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전에는 맨눈으로 관측된 적 없는 지름 64km의 옴 충돌구, 지름 9km의 피에라초 충돌구도 주요 관측 대상이다. 옴 충돌구는 바닥의 용암류 위로 중앙에 봉우리가 솟아 있는 형태다.

우주비행사들은 또 달 지평선 위로 지구가 떠오르는 지구돋이 장면도 촬영한다. 1968년 아폴로 8호 우주비행사들이 처음으로 관측하고 촬영해 유명해진 ‘지구돋이’와 똑같은 장면을 58년만에 다시 볼 수 있을 전망이다.

 

아르테미스 2호 우주비행 4일째에 찍은 달. 남극이 위쪽에 있으며, 달 뒷면 일부가 보인다. 오리엔탈레 분지는 오른쪽 가장자리에 있다. 미국항공우주국 제공
 

아폴로 16호 우주비행사의 메시지

 

우주비행사들은 비행 5일차 일과를 시작하기에 앞서 아폴로 16호 우주비행사 찰리 듀크의 메시지를 들었다. 1972년 오리온이라는 이름의 착륙선을 타고 달 표면에 내렸던 그는 이 메시지에서 “미국이 달 표면으로 향하는 길을 개척하는 가운데, 또 다른 형태의 오리온이 인류의 달 귀환을 돕는 모습을 보니 정말 기쁘다”며 “달 표면에 있는 나의 가족사진을 통해 우리 가족과 미국, 그리고 전 세계가 여러분을 응원하고 있다는 걸 기억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우주비행사들은 오전엔 우주복 시연, 오후엔 궤도 수정 연소 임무를 수행한다. 우주복 임무에선 우주복을 신속하게 착용하고 가압하는 방법, 우주복을 입은 채 좌석을 설치하고 탑승하는 방법, 우주복 헬멧에 부착된 호스를 통해 음식을 섭취하는 방법 등을 시연하게 된다. 공식 명칭이 오리온 승무원 생존 시스템(Orion Crew Survival System)인 이 주황색 우주복은 발사 및 재진입 과정에서 승무원을 보호할 뿐만 아니라, 오리온 우주선 압력이 떨어지는 비상 상황이 발생할 땐 우주비행사들에게 최대 6일 동안 호흡 가능한 공기를 제공해줄 수 있다.

 

오후로 예정된 궤도 수정 연소는 달에 근접 비행하기 전 마지막으로 진행되는 것이다. 앞서 두 차례 예정했던 궤도 수정 연소는 우주선 궤도가 정상을 유지하고 있어 모두 취소한 바 있다.

 

아르테미스 2호 우주비행사들의 PCD(개인용 디지털 디스플레이)에 띄워진 달 관측 지역 안내 화면. 화면에서 달 오른쪽 하단에 원으로 표시된 오리엔탈 분지(목표 번호 12)와 그 왼쪽에 목표 번호 13인 헤르츠스프룽 분지를 볼 수 있다. 미국항공우주국 제공

 

6일 오후 근접비행 생중계

 

나사는 6일 오후 1시(한국시각 7일 오전 2시)부터 아르테미스 2호의 달 근접 비행을 나사플러스(plus.nasa.gov) 채널 등을 통해 생중계한다. 달 근접 비행은 오후 2시45분(한국시각 7일 오전 3시45분)에 시작한다. 근접 비행 4시간 후 우주선이 달 뒤편을 통과하는 40분 동안은 지상과의 통신이 두절된다. 달에 가장 근접하는 시각은 오후 7시2분(한국시각 오전 8시2분) 달 뒤편 약 6400km 지점이다.

 

이어 5분 후 아르테미스 2호는 이번 비행 중 지구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25만2760마일(40만6777㎞) 지점에 도달해 ‘역대 가장 먼 우주까지 간 인류’라는 기록을 세우게 된다. 이는 이전까지 가장 멀리 날아간 1970년 아폴로 13호의 24만8655마일(40만171㎞)보다 6600km 이상 더 먼 거리다. 나사는 “이 거리에서 달은 우주비행사들에게 팔을 쭉 뻗었을 때 농구공 크기 정도로 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달 근접비행 막바지에는 우주선과 달, 태양이 일렬로 정렬돼 약 1시간 동안 태양이 달 뒤로 사라지는 일식 현상도 관측할 수 있다. 나사는 이 기회를 이용해 달 가장자리에서 살짝 보이는 태양의 최외곽 대기층인 코로나도 분석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 곽노필 기자 >

 

 

 

“전쟁을 끝내고 재발을 막는 것이 목표”

“최후통첩과 범죄, 전쟁범죄 위협과 외교적 협상 절대 양립할 수 없다”

 

후제스탄주의 최고지도자가 어깨에 매는 휴대용 대공미사일을 들고 미군 항공기가 다니는 후제스탄 동부 산악 지역에 직접 나선 모습. 이란에선 최고지도자가 각 주에 자신의 대리인을 임명하고, 성직자인 이 각 주 최고지도자는 매주 금요일 설교를 맡는다. 파르스통신
 

이란이 미국·이스라엘과의 전쟁과 관련해 제안된 임시 휴전안을 거부하고, 전쟁의 영구적 종식을 요구했다.

 

6일(현지시각) 이란 외무부 대변인 에스마일 바가에이는 관영 이르나(IRNA) 통신을 통해 “전쟁을 끝내고 재발을 막는 것이 목표”라며, 임시 휴전은 오히려 상대가 전열을 정비해 전쟁을 지속할 시간을 벌어줄 수 있다고 밝혔다.

 

이란은 중재국을 통해 휴전안에 대한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집트 주재 이란 외교 대표부 책임자인 모즈타바 페르도우시 푸르는 에이피(AP) 통신에 “단순한 휴전은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며 “다시 공격받지 않을 것이라는 보장이 있는 전쟁 종식만 수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란은 △전쟁의 완전 종식 △제재 해제 △전후 재건 △호르무즈 해협 안전 통행을 위한 체계 마련 등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미국과 이란이 교전 중단을 위한 제안을 전달받았으며, 이 방안은 이날 발효될 가능성이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또 미국과 이란, 지역 중재국들이 2단계 합의의 일환으로 45일간의 휴전을 논의 중이며, 이는 최종적으로 전쟁의 완전한 종식을 목표로 하는 방안이라고 전해졌다. 다만 바가에이는 이 같은 보도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다.

 

6일(현지시각) 이란 테헤란 도심에서 이란 최고지도자 모즈타바 하메네이의 모습을 그래픽으로 묘사한 광고판 앞을 사람들이 지나가고 있다. 테헤란/AP 연합
 

그는 미국이 파키스탄을 통해 전달한 15개 항목 요구안에 대해 이란이 대응 방안을 마련했으며, “필요한 시점에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해당 제안에 대해서는 “지나치고 비정상적이며 비논리적”이라고 비판하면서, 미국과의 협상에 대해 “매우 쓰라린 경험이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최후통첩과 범죄, 전쟁범죄 위협과 외교적 협상은 절대 양립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개방하지 않을 경우 주요 인프라를 공격할 수 있다고 경고한 것을 겨냥한 발언이다.

 

이란군 대변인 에브라힘 졸파가리도 민간 시설 공격이 반복될 경우 “보복은 훨씬 더 광범위해지고 피해는 몇 배로 커질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반관영 타스님 통신이 보도했다.

 

이번 휴전 거부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을 즉각 개방하지 않을 경우 대규모 추가 타격을 경고한 가운데 나왔다. 미국은 시한을 제시하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으며, 중재국들은 45일 휴전을 통해 협상 시간을 확보하려 하고 있지만, 이란은 ‘재공격 방지 보장이 수반된 영구 종전’을 고수하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 김원철 기자 >

협상전략? 주식시장 감안? 시간벌기? ...강온전략 구사

이란 “위협에 굴복한다면 트럼프는 계속 위협 가할 것”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로이터 연합
 

이틀, 닷새, 열흘, 다시 또 하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란을 향한 ‘최후통첩’이 벌써 세 번째 연장됐다. 트럼프 대통령 특유의 ‘벼랑 끝 외교’가 변덕스럽게 반복되면서, 신뢰도를 낮추고 압박 효과도 떨어뜨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일종의 ‘최후통첩’을 처음 내놓은 건 지난달 21일(현지시각)이다. 그는 이란에 호르무즈해협 완전 개방을 요구하며 응하지 않을 경우 “48시간 안에 이란 발전소를 초토화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이틀 만인 지난달 23일 공격을 5일간 유예했다. 이어 새 공격 시한을 하루 남겨둔 지난달 26일 “이란 발전소에 대한 공격 유예를 4월6일 오후 8시(미 동부시각 기준·한국시각으로 7일 오전 9시)까지 10일 연장한다”고 또 늦췄다. 이어 두 번째 마감 시한(6일)을 이틀 앞둔 지난 4일 “지옥문이 열릴 때까지 48시간 남았다”며 몰아붙이더니, 바로 다음날(5일) “화요일(7일) 오후 8시”로 시한을 하루 더 연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거듭되는 ‘최후통첩’을 둘러싼 해석은 크게 세 갈래다. 먼저 이란 지도부를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기 위해 지상전 병행 위협과 함께 ‘심리전’을 펼치고 있다는 것이다. ‘종전 논의가 아니면 협상하지 않겠다’는 입장의 이란을 상대로 협상을 유리한 국면으로 끌고 가기 위해 위협과 기한 연장을 반복한다는 것이다.

실제 지난 5일 이뤄진 ‘하루 추가 연기’의 경우 이란과의 물밑 협상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추가적인 시간을 벌기 위해 했던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6일 백악관 브리핑에서 시한을 하루 연장한 배경에 대해 “부활절 직후 바로 시한을 적용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판단해 시간을 더 줬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공격 유예가 원유·주식 시장 등의 불안을 진정시키려는 의도도 있어 보인다. 미국 방송 NPR은 지난달 26일 이뤄진 트럼프 대통령의 ‘열흘 유예 연장 발표’의 경우 미국 주식시장이 최악의 하루를 기록한 직후였다고 짚었다. 공격 유예 이후 시장은 다시 반등했다. 이튿날인 27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이 이미 중동 일대로 보낸 7천여명의 병력 외에도 보병 및 기갑부대 병력 1만명을 추가로 파병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등 지상전 준비를 병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란을 상대로 ‘강온 전략’을 쓰는 셈이다.

 

 

시한 연장이 지상군 투입 등 군사적 준비를 위한 시간 벌기라고 보는 해석도 있다. 협상이 무산될 경우를 대비해, 실질적인 전쟁 준비를 진행되고 있을 수 있다는 우려다. 6일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는 이란은 미군 전투기를 격추하고, 미국은 조종사를 구출하는 데 성공하면서 미국과 이란 양쪽 다 자국이 유리하다는 더욱 대담한 판단을 내리고 있어 확전 위험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전쟁 상황이 정체 국면에 접어들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을 향해 욕설하는 등 발언이 거칠어지고 있다. 그는 부활절인 지난 5일 트루스소셜에 “그 빌어먹을 해협을 열어라, 이 미친놈들아! 그러지 않으면 지옥 같은 상황을 겪게 될 것이다. 두고 봐라! 알라를 찬양하라”는 글을 적었다.

독실한 기독교인을 자처하는 트럼프 대통령이 종교 기념일인 부활절에 이런 비속어를 쏟아내자, 미국 공화당에서도 “그가 미쳤다”는 반응을 내놓는 등 경악 섞인 반응이 이어졌다. 척 슈머 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도 소셜미디어 엑스(X)에 “여러분이 교회에서 친지·가족과 함께 (예수의 부활절을) 축하하는 동안, 미국 대통령은 소셜미디어에서 정신 나간 미치광이처럼 떠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쟁이 뜻대로 풀리지 않은 채 미국 내 지지율이 취임 이후 최저로 떨어지는 등 궁지에 몰리자 불안한 반응을 내놓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란은 자국의 기반시설 폭격 시 중동 전역을 향한 보복을 다짐 중이다. 테헤란대학교 정치학자이자 이전 이란 정부에서 전략 담당 부통령을 역임했던 사산 카리미는 “이란이 위협에 굴복한다면 트럼프는 계속해 위협을 가할 것”이라며 “기반시설 공격은 국제법 위반이자 사실상 전쟁 범죄이므로 이란은 최대한의 보복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했다.

                                                                                   < 정유경  천호성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