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전략 선회… “11월 중간선거 겨냥한 카드”
이란 공격 실패로 인한 실점 만회 나선 듯
'비핵화 전제 대화'전략 포기한 현실적 접근

 

"김정은과 만나게 될 것" 구체 일정은 안밝혀
한미 연합훈련 축소 발표 등 일관된 행보
한국 핵추진 잠수함 개발 인정과도 연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월 19일 워싱턴 D.C. 백악관 루즈벨트 룸에서 암호화폐 업계 임원들과의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8.19. AFP 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9일 북한이 “매우 강력한 핵무기를 57발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런 발언은 북한의 핵무기 보유를 인정하지 않았던 이제까지의 미국정부 공식입장과 배치되는데다 구체적인 보유 핵무기 수치까지 밝혔다는 점에서 매우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런 발언은 그가 이번 가을에라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나기 위해 측근들을 독려하고 있다는 월스트리트 저널의 18일 보도와 관련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이 신문은 북미 두 정상의 만남을 오는 11월 중국 선전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회의(APEC)에 맞춰 성사시키려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을 것이라는 추측까지 덧붙였다.

 

미국 의회조사국은 지난 5월 발표한 보고서에서 북한이 “이미 최대 90발의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핵분열성 물질을 생산했고, 그 중에서 약 50발은 제조를 끝냈을 가능성이 있다”는 민간단체의 추산을 소개했지만, 미국정부가 이를 공식적으로 인정한 적은 없다. 스웨덴의 스톡홀름 국제평화연구소(SIPRI)는 지난 6월 세계 핵무기 보유 현황을 정리한 연례 보고서에서 북한이 이미 보유하고 있는 핵탄두 수를 약 60발로 추정했다.

 

실패한 비핵화 전제 대화전략 포기한 현실적 접근

 

트럼프 대통령의 이런 발언은 북한의 핵무기 보유 사실을 사실상 인정함으로써, 비핵화를 전제한 이제까지의 대북 정책으로는 북한과의 어떤 대화도 불가능하다는 현실적 판단의 토대 위에서 어떤 식으로든 북한과의 대화에 나서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는 북한이 현상태에서 더는 핵무기를 개발하지 않고 동결한 토대 위에서 먼저 대화를 시작하고 종국적으로 비핵화를 이뤄낸다는 이재명 정부의 대북 전략과도 충돌하지 않는다.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안에 김 국무위원장을 만날 예정인지 묻는 기자들 질문에 “만나게 될 것”이라고 대답했다. 그러나 북한으로부터 그런 답신을 받았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대답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미 연합훈련 축소 발표 이후 일관성 지닌 발언들

 

이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6일 ‘미국에 비적대적인 북한’에 대한 한미 연합훈련 ‘자유 방패’를 대폭 축소시키라고 피터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에게 지시했다는 사실을 자신의 트루스 소셜을 통해 밝혔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을 올해 안에, 어쩌면 11월 초 중간선거 전에 만나려 하고 있다는 추측을 불러일으켰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 날인 17일에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자신의 대화 제의에 응해 왔다고 기자들에게 얘기했으나 그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란공격 실패로 인한 실점 만회할 유력 카드?

 

트럼프 대통령의 이런 일련의 발언들에 대해 외신들은 대체로 교착상태에 빠진 이란과의 종전협상으로 인한 정치적 손실을 만회하기 위한 외교적 성과를 보여 주려는 중간선거 전략의 일환으로 보고 있다. 이란의 신정체제 붕괴 및 체제 전환, 핵무기개발계획 폐기를 노렸던 미국의 지난 2월 말 이란 선제공격은 실패로 끝나고, 오히려 호르무즈 해협 봉쇄까지 자초함으로써 세계경제에 악영향을 끼쳐, 트럼프 정권은 미국뿐만 아니라 국제적으로도 비판을 받아 왔으며 지지율은 바닥상태다. 로이터 통신 등의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 지지율은 33%로, 트럼프 2기 정권 들어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

 

이란과의 전쟁으로 한층 더 불리해진 상황에서 예고된 11월 중간선거에서의 패배를 피해 갈 돌파구로 북한과의 대화 재개라는 카드를 꺼내들었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는 배경이다.

 

한국 핵추진 잠수함 개발 인정과도 연결

 

한편 일부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최근 이런 발언들을 한국의 핵추진 잠수함 개발과 보유를 인정한 미국의 결정과도 연결시켜, 한국의 핵추진 잠수함 보유 인정이 북한의 핵무기 보유를 사실상 인정했을 경우 피하기 어려운 미국과 한국 내의 반발을 완화하기 위한 방편으로 보기도 한다. 핵추진 잠수함 개발 및 보유는 핵무기의 개발 보유가 아니라는 점에서 핵무기 개발 보유에 대한 국내외적 반발을 피해가면서, 언제라도 핵무기를 제조할 수 있는 잠재적 핵보유국 지위를 부여함으로써 까다로운 대북 대화조건을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고, 그것이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끌어내는데도 유효할 수 있다는 지적들이 있다.   < 한승동 기자 >

 

북미협상의 한국 패싱 극복할 북방경제론

 

트럼프가 던진 북한 김정은과의 회담 가능성
한국에는 외려 외교적 압박 카드 활용할 수도
우린 버티면서 평화협정 당사자 자격 요구해야
최근 확대 강화된 북중러 경제협력 움직임
정치보다 경제 이익 앞세워 접근하면 안될까?

 

트럼프 미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회동의 가능성을 시사한 것은 11월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이란과 우크라이나 양대 전쟁으로 코너에 몰린 트럼프의 위기돌파용이라는 분석이 설득력 있다. 그런데 왜 하필 김정은 회동인가. 이란전쟁 명분은 이란 핵프로그램 중단을 내세우고 있지만, 실상은 석유에너지 통제와 전쟁특수, 즉 미 군수자본이 개입된 경제이익이라는 건 불문가지이다. 문제는 호르무즈해협 통제력을 이란이 가져간 사실상 패전 상태로는 핵프로그램 폐지라는 명분도 공중분해 되고, 전쟁 장기화로 인한 물가상승과 서민생활 악화, 경기침체, 그에 따른 민심이반(트럼프 최저 지지율 33%, 로이터)을 막을 수 없다는 것이다. 이참에 핵프로그램 폐지 이슈로 모양이 비슷한 북한의 김정은을 소환해 화제를 돌릴 수만 있다면 꽤 괜찮은 낚시밥이 되지 않을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19년 6월 30일 판문점에서 회동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 15일 이 사진을 본인의 트루스 소셜에 올렸다. 2026. 08. 15 시민언론 민들레

 

북미회담 의제 될 가능성 거의 없는 북핵

 

트럼프-김정은 회동이 성사된다고 해도 북핵은 더 이상 의제가 될 수 없다. 트럼프의 베네수엘라와 이란에 대한 참수작전 실행으로 북핵 폐기 운운은 물 건너간 것이다. 만약 그래도 핵 의제가 올라온다면 현재핵 최소화, 미래핵 동결 정도는 가능할 지도 모른다. 이미 넉넉한 핵 보유상태에서, 기술적 진화라면 모를까 공격적 핵 추가란 별 의미없는 일이라는 낙관적 생각에 기인한다.

 

그렇다면 실제 가능한 의제가 궁금해진다. 2026년 미국과 북중러 동북아 국가들간 일련의 회담 과정과 두만강 북중러 3각 물류 라선특구화가 답이 될는지 모른다. 5월 중미 정상회담(베이징)에서는 무역 투자 불균형 완화, 핵심 광물과 기술 수출 통제, 외교안보 국제 현안 등이 주 의제였던 바, 양국간 주요 수출입품목(농산물 에너지 항공기 등) 구매 확대, 희토류와 반도체 등 상업마찰 완화 등이 부분 협상된 바 있다. 그러나 정작 핵심 의제인 이란·우크라이나 전쟁, 대만문제, 북한 비핵화 등은 무합의, 심지어 의례적인 공동성명도 없었다. 정상회담 정례화 정도가 그나마 다행이라고나 할까.

 

대폭 확대 강화된 북중러 북방경제권

 

한편 6월 북중 정상회담은 ‘북중 전략적 혈맹’, 당·정·군 전방위 실질 협력 공조체계 확대, 대만 등 중국 핵심이익 지지 및 다자(UN 등)무대 공조 등을 채택하였다. 북측 관련 핵심 포인트는 비핵화 개념 배제 및 양국 핵심이익 상호지지 및 경제밀착 가속이다. 즉 초점은 그간 대북 제재에 암묵적으로 동의하던 중국이 경제 밀착 단계로 공공연히 방향 전환했다는 것이다. 이는 2024년 북러 신조약(포괄적 전략적 동반자관계 조약 ; 유사시 상호 자동 군사개입) 수준까지는 아니지만, 북러 밀착을 의식한 것으로 보이며, 핵심이익 지지란 그간 북중관계를 소원하게 했던 북핵을 잠재 승인(UN 제재 불참)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김정은 북한국무위원장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이의 회담이 지난 8일 금수산 영빈관에서 진행됐다고 조선중앙통신이 9일 보도했다. 2026.6.9 연합

 

사실 북중회담 이전에도 중국은 이미 신의주-단둥 교류를 조심스럽게 확대하고 있었지만 이번 북중회담은 그 조차도 제낀 것으로 보인다. 즉 아직은 교역량이 대단치 않으나 북중러라는 북방경제의 새로운 교역권이 성립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현재 수준은 두만강 일대 3국 접경지대 동북아 물류 거점화에 따른 신두만강대교 및 철도 도로 확장, 라진항 이용 및 동해 출해권, 라진선봉특구화(원자재 공급 및 가공) 가동 정도다. 다만 두만강을 통한 동해 진출, 러시아 일본 유럽 북미로 직접 이어지는 중국의 북방경제권 확대가 눈에 뜨이는 데 세계 경제 2위 중국의 잠재력 평가가 관건이다.

 

트럼프-김정은 회동에서 기대되는 최대치와 최소치

 

이제까지 미국 아시아태평양전략의 관례에 따르면 중국은 잠재 주적, 북한은 핵보유 돌출 행동대 변수(부시 정부 시절 ‘4대 악의 축’) 쯤으로 평가될 것이다. 이쯤 되면 트럼프의 김정은 회동이 시사하는 윤곽은 이렇다. 핵보유국을 회담에 끌어들여 핵프로그램 관리에 대한 트럼프의 지속적 관심사를 자연스럽게 노출시키고 미국의 대 중국 및 북러 협약 견제, 나아가 미국의 아시아태평양 NDS전략이 환기되며, 한일 등 동맹국의 방위비분담 독촉과 대 이란전 동맹국 협조 불참 지탄이 종합적으로 결부되는 그림이 읽힌다. 회담 성사 여부에 관계없이 이것은 동아시아 외교군사 패턴에 슬쩍 파문을 던지는 일종의 ‘잽’이라면 적정할까. 방위분담 독촉과 2026년 미군사전략 재편, 이란전 환기 정도의 의미라면 실 성사 여부는 중요하지 않다. 즉 던져두는 것만으로도 일거양득, 방위비 갹출 독촉과 다른 한편 국제 인지전 환기라는 최소치의 회동 시사 가치가 성립한다.

 

시레 회담이 성사되면 여기에 몇 가지 선심성 경제협력, 댓가 또는 유명무실한 대북 제재 해제를 밑밥으로 추가할 수는 있다. 대개 비군사적 의제로 인도적 지원, 관광 교통 문화예술, 경제적 의제로서는 희토류 등 자원개발 합작 등이 고려될 법한 범주다. 종합하면 현재핵 동결과 미래핵 차단, 그 대가로 1990년대 핵감시 대가 수준 이상의 대북지원 또는 북한 자원개발 합작이 북미 회담 성사시 가능한 최대치 의제가 아닐까 싶다.

 

패싱 당할 위기를 전화위복 기회로 삼을 수 없을까?

 

문제는 이 회담에서 한국은 2019년 트럼프-김정은 회동 때처럼 소외(패싱)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덧붙여서 방위분담 GDP 3.5% 증액의 지지부진과 미국의 아시아태평양 전략의 한 지구 단위로써의 역할(동맹현대화)을 질책당하는 것도 문제다. 한국은 이른바 트럼프의 동맹약탈 프로그램의 만만한 호구로 남아 있어야 할까.

 

그러나 접근을 달리하면 이것도 기회다. 언제는 전작권이 없어서 개성공단이 개척된 것도 아니지 않는가. 지금은 두 개의 전쟁으로 미국의 국력이 가장 쇠진되었을 시기이고, 그들의 아시아태평양 전략은 미국 본토 수호로 축소되어 있다. 대북 제재는 더 이상 무의미하고 미국의 주력 제조업들은 국내용 고립주의로 쪼그라들거나, 다른 탈출구를 찾아야 한다.

 

대세적으로 보면 미국이 외면한 기후문제는 지구 공동의 대응이 아니면 점차 더 심화될 것이고 슈퍼엘니뇨가 내년쯤 울트라슈퍼엘니뇨로 확대되면 미국이 지난 상호관세 파동을 넘어 더 큰 국제적 지탄의 대상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이 정도라면 방위비 분담 독촉시 대가성 요구, 즉 북미회담의 이해관계 당사자, 전작권 주권 반환 당사자 자격으로 유명무실 대북 제재 대폭 완화, 한반도 평화협정 등을 의제로 하는 회담 동참권을 요구할 수 있지 않을까. 아니면 돈 못 낸다는 자세로 적극 버티는 것도 방법이다. 33% 지지율 트럼프 임기래 봐야 이제 2년 남짓, 레임덕이 코앞이다.

 

국경을 넘나드는 북방경제에 대한 기대

 

트럼프-김정은 회동은 이런저런 경로로 한반도 유화국면에 일조할 또 하나의 기회라면 기회다. 그 실속은 자원과 인구, 영토가 풍부한 북방경제에 대한 기대라고 본다. 한국의 주 교역처는 중국(20%), 미국(18%), 아세안(30% ; 베트남 9% 포함)이지만, 남방과 북미 시장은 사실상 이미 포화상태다. 확장 가능성은 같은 문화전통, 언어, 지역, 핏줄이 일치함에도 교역이 중단된 북측, 러시아의 신흥시장, 세계의 공장인 중국과의 국제분업이다. 유럽까지 북방항로는 주교역로인 싱가폴 수에즈 항로의 70% 수준인 13000km에 불과해서 이 통로의 수익성은 이미 충분히 검증된 것이다. 최근 중국은 전역 오지를 고리로 잇는 황금대외곽순환망(2만7천km)을 2030년 계획으로 추진 중이다. 그간 일대일로 철도망이 한계에 봉착한 대신으로 대륙간 내수용 건설경기를 도모한다. 성공여부는 몰라도 솔직히 그 자유로움은 부럽다.

 

강화된 북중러 경제협력 체계에서 북한의 역할을 들러리 정도로 과소평가하는 건 옳지 않다. 북한은 시장사회주의가 본격화된 지 오래라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이대로 가면 북한이 성장하는 동안 한국은 완전 소외될 것이다. 남북 합작 개성공단이 폐쇄된 동안 북한의 대체 교역, 즉 대중국 교역은 UN 대북 제재 전 수준을 회복하거나 훌쩍 넘어섰다(2025년 30억 달러 수준), 우리가 손 놓고 있는 동안 임가공 형태의 제조 무역 유통, 대중국 무역의존도가 급증(98%), 고전적 자립 계획경제 수준을 간단히 넘어서 나름 국제분업의 한 축(2024년 북한 성장률 3.5% 추정)을 담당한다.

 

중요한 사실은 북중러 간 경제교류는 저임금에 기초한 단순 제조 임가공 수준을 넘어서는 징후가 포착되고 있다는 것이다. 북한은 주요 광물자원 매장량이 세계적 수준(최소 3000조 원∼1경 원 이상, 마그네사이트 세계 3위, 철광석 50억 톤, 희토류, 텅스텐 등)이다. 이를 익히 아는 중국은 대북 제재 시절에도 접경지역 광산(무산 철광산, 혜산 동광산 등) 합작사업을 대대적으로 진행, 러시아 역시 대북자원 협력을 추진 중이라는 소식이다.

 

11일 경기도 파주시 접경지역에서 바라본 개성공단(오른쪽). 북한의 철거작업으로 개성공단 종합지원센터 건물의 저층부만 남아있다. 왼쪽 사진은 지난해 11월에 찍은 센터 건물. 2026. 1. 11 연합

 

정치·외교로 어려우면 경제적 잇속으로 뚫자

 

우리는 대륙 진출 육로가 막힌 80년 분단, 절름발이 구조다. 최고수준 기술과 풍부한 자본의 남과 세계적 지하자원을 갖춘 북이 통일도 포기하고 협력도 포기할 건가. 두 개의 국가론이란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거론도 안 되던 개념이다. 국경이란 지리상의 경계에 불과하다. 장사란 수지가 맞으면 어제의 적도 오늘의 동지가 되는 법이다. EU를 보라, 국경과 정치·외교는 분리되어도 경제통합으로 자유롭게 넘나들며 실익을 확장하지 않는가. 압록강 하구 단둥과 신의주를 왕래하는 주민이 적어도 10만이고, 몽골에 이마트와 CJ가 대세이고, 카자흐스탄 블라디보스톡의 고려인, 조선족 자치주 연길 직항로로 백두산 탐방 인파가 하루에 수만 명이다. 우리도 신두만강 대교 북중러 경제협력에 슬쩍 끼어들면 안 되나.

 

휴전선만 말이 없다. 훗날 우리 후대가 현재의 경직된 남북관계를 두고 시대변화를 못 따라가는 우매함이라고 욕해도 할 말 없다. 유연성이 필요하다. 우리는 그간 미국이 먼저 움직이고 북한이 응해야 그에 맞춰 겨우 기동하는 경제외적 시스템에 너무 길들여 있는지 모른다. 좀 손해보면 어떤가. 개성공단이 그랬던 것처럼 경제적 이해부터 맞춰보면 안 되나. 시간이 가면 결국 민족의 공통이해로 통일된다는 대승적 생각이 필요한 시절이다. 지금 당장 필요한 것은 한미동맹에 연연하지 않을 배짱과 실속 챙기기라는 생각이다. 첫째, 둘째, 셋째도 독립이고 통일이라는 백범 김구 선생이 생각나는 8월이다.    < 백일 전 울산과학대 교수 >

 

절박한 트럼프, 11월 중간선거 전 북미대화 재개 성과 서두르나

 
 

유력 계기 중 APEC은 중간선거 이후…'옥토버 서프라이즈' 노릴지 주목

핵보유국 용인 원하는 김정은, 초조한 트럼프 처지 활용해 주도권 다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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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6월 판문점에서 만난 북미 정상  [연합 자료사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내 북미대화 재개에 대한 의지를 확인하면서 11월 초 중간선거 이전에 외교적 성과를 확보하려 서두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중간선거 직전인 10월에 터트려 판세에 영향을 미치는 이른바 '옥토버 서프라이즈'를 노릴 수 있다는 관측이다. 그러나 북미대화가 전격 재개되더라도 트럼프 대통령의 절박한 처지가 북한에 훨씬 유리한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미국의 중간선거는 11월 3일이다. 한국의 총선과 비슷한데, 현직 대통령 임기 중간에 치러지는 탓에 국정 심판의 성격을 갖는다.

 

대체로 현직 대통령에게 불리한 선거다. 이란전쟁 장기화에 따른 민심 악화의 부담을 진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중간선거 패배에 따른 국정 동력 상실을 크게 우려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

 

트럼프 대통령이 전격적인 한미연합훈련 대폭 축소 지시를 통해 북미대화 재개를 추진하는 것도 중간선거를 앞두고 국면 전환의 의도가 크다는 게 대체적 분석이다.

 

문제는 시간이 충분치 않다는 것이다.

중간선거까지 70여일밖에 남지 않은 시점이라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가급적 신속하게 외교적 성과로 내세울 수 있는 결과물을 받아 들기를 바랄 수밖에 없다.

 

현재로서는 북한이 호응을 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11월 18∼19일 중국 선전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차 아시아를 방문하는 김에 김 위원장과 회담을 하는 쪽에 무게가 실려있다.

 

그러나 APEC은 중간선거 이후다.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김 위원장의 대면 회담 성사와 외교적 성과 도출의 극적인 효과를 중간선거 전에 연출하고 싶을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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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 [AP=연합]

 

일각에서는 북미정상회담을 '옥토버 서프라이즈'로 삼으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한다. 미국의 중간선거와 대선은 11월 초에 고정돼 있는데 선거를 앞두고 예기치 못하게 벌어져 판세를 뒤흔드는 사건을 옥토버 서프라이즈라고 한다.

 

통상적으로는 불가능한 일정이지만 외교정책의 기존 문법에 전혀 구애받지 않는 트럼프 대통령이라면 가능할 수 있는 시나리오다.

 

가장 극적인 효과를 줄 수 있는 방식은 '현직 미 대통령의 역사상 첫 방문'으로 기록될 트럼프 대통령의 평양 방문이지만 경호와 보안은 물론 당국 간 사전 준비라는 측면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고집하지 않는 한 쉽지 않은 선택지다.

 

중간선거 전에 김 위원장과 대면 회담을 성사시키지 못하더라도 최대한 미국 유권자들에게 성과로 내놓을 수 있도록 외교적 진전을 도모하려는 시도가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6개월 가까이 이란전쟁의 출구가 보이지 않아 절박한 트럼프 대통령과 달리 김 위원장이 호응할지는 여전히 불분명한 상황이다.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초조한 처지를 최대한 활용해 북한의 핵심 이익을 관철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려 할 것으로 보인다.

 

상당한 수준의 핵역량을 갖춘 이상 비핵화는 논의 대상이 아니라는 게 김 위원장의 입장이다. 비핵화 논의를 배제하고 트럼프 대통령을 만날 수 있다면 김 위원장으로서는 사실상 핵보유국으로 용인되는 엄청난 성과를 거둘 수 있다.

 

지난해 9월 중국 베이징을 찾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및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나란히 톈안먼 망루에 올라 열병식을 지켜본 데 이어 트럼프 대통령과 비핵화 논의 없는 회담까지 관철한다면 강대국이 너나없이 손을 내미는 핵보유국 지도자로서 국제적 위상을 크게 끌어올리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싱가포르에서 열렸던 2018년 6월 1차 북미정상회담 공동성명에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가 명시된 데 이어 2019년 2월 베트남 하노이 2차 북미정상회담에서는 북한의 비핵화 조치와 제재완화를 포함한 미국의 상응 조치 교환이 핵심 의제였던 것에 비하면 지금은 북한의 요구 수준 자체가 다른 상황이다.

 

북한은 제재를 한미연합훈련과 함께 대북적대시 정책의 대표적 조치로 보고 폐기를 요구해왔고 제재완화는 여전히 북한에 중요한 문제지만 중국과 러시아의 지원으로 숨통이 트이면서 예전만큼 절실하지는 않다는 평가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백악관에서 '북미대화 재개의 목표가 비핵화인가'라는 질문에 "말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 비핵화를 질색하는 김 위원장을 협상 테이블에 끌어내려고 즉답을 피한 것으로 보이지만 북한 비핵화 목표에서 후퇴할 수도 있음을 시사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문제는 미국과 동맹의 이익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기보다 개인적 친분을 토대로 한 협상을 중시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스타일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월 이란과 종전 양해각서(MOU)를 체결했을 때도 항복이나 다름없는 수준의 양보를 했다는 비판이 쇄도할 정도로 합의에만 급급한 모습을 보인 바 있다.

 

특히 김 위원장과의 회담이 성사된다면 실무협상이 거의 없는 채로 정상 간 담판에 집중하는 트럼프 대통령 특유의 '톱다운' 방식이 주를 이룰 가능성이 크다. 북한의 '선언적 선물'에 트럼프 대통령이 더 큰 '선물 보따리'를 안겨주고 성과와 치적으로 포장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 이유다.                                                               <  백나리 기자 >

 

 

 

선호투표 끝 정청래 꺾어…54.08% 득표

 

호남·수도권 경선 1위로 승리 발판 마련
친청계 3명 최고위원 당선…최민희 1위
"민생·유능·확장…민주당 ABC플랜 가동"

 

"당청도 전면 협력의 창조적 수평관계로"
전대 갈등 봉합 과제…보궐선거 시험대
첫 일정으로 거제 수해 현장 곧바로 출발

 

더불어민주당 김민석 신임 당 대표가 17일 대전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3회 더불어민주당 정기 전국당원대회에서 당 대표로 선출된 뒤 당기를 흔들어 보이고 있다. 2026.8.17 [공동취재] 연합

 

더불어민주당 신임 당대표에 김민석 전 국무총리가 당선됐다.

김 신임 대표는 17일 오후 대전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민주당 제3차 정기 전국당원대회(전당대회)에서 최종 득표율 54.08%를 얻어 민주당 새 당대표가 됐다. 정청래 후보는 45.92%를 얻었다.

 

당대표 투표는 1차에서 과반 후보자가 나오지 않아 선호 투표를 적용했다. 당직선출 규정에 따라 송영길·정청래·김민석 후보(기호순)의 1차 경선 결과는 발표하지 않고, 3위인 송영길 후보를 선택한 투표자가 사전에 정한 2순위 투표를 1·2위 후보 득표에 반영해 최종 결과만 발표했다. 

 

이번 당대표 선거는 권리당원·대의원 투표 70%, 일반 국민 여론조사 30%를 반영했다. 김 후보와 정 후보는 박빙 승부를 펼쳤으나, 최대 승부처였던 지난 15일 호남권 경선에서 김 후보가 과반 이상 득표로 압승한 데 이어 16일 수도권 경선에서도 1위를 차지를 차지한 것이 최종승리 발판이 됐다. 대의원 선거인단 투표에서도 김 대표는 66.69%를 얻어 정 후보(33.31%)를 크게 앞섰다. 정 후보는 일반 여론조사에서 50.70%를 얻어 김 대표(49.30%)에게 앞섰으나 역부족이었다.

 

최고위원 경선 최종 득표 결과는 최민희 후보가 18.35%를 얻어 1위로 선출직 최고위원에 당선됐다. 이어 박선원 후보 17.57%, 서미화 후보 16.60%, 이성윤 후보 16.35%, 한민수 후보 15.86% 순이었다. 친정청래계로 분류되는 후보(최민희·이성윤·한민수) 전원이 당선됐다.

김용 후보는 15.26%로 6위에 그쳐 탈락했다. 김영호·임미애 후보가 전날 마지막 순회 경선 직후 사퇴하며 김용 후보를 지지하고, 대의원 선거인단 투표에서도 김용 후보가 29.77%를 얻으며 1위를 차지했지만 당선권엔 들지 못했다.

 

더불어민주당 김민석 신임 당 대표가 17일 대전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3회 더불어민주당 정기 전국당원대회에서 당 대표로 선출된 뒤 수락연설을 하고 있다. 2026.8.17 [공동취재] 연합

 

민주당 ABC 플랜 가동…민생·확장·유능

 

김 대표는 당대표 수락 연설에서 먼저 "제 몸처럼 사랑하는 민주당이어서 영예롭고, 1인 1표 당원주권의 첫 선택이라 역사적이고, 평생 스승 김대중의 뒤를 이어 감격이고, 평생 동지 이재명의 길을 이어 뿌듯하고, '케이(K)-황금시대' 사명이 있어 막중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민주당을 바꾸겠다"며 "ABC에서 시작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저는 이재명 정부의 'ABCD(AI·Bio·Contents·Defense, 인공지능·바이오·콘텐츠·방산) 성장 전략'을 짰다"며 "이번에는 민주당 'ABC 플랜'"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민주당 ABC 플랜'에 대해 구체적으로 ▲Affordability 먹고사는 민생정치, 생활비 정치 ▲Broad 크고 넓은 덧셈 정치, 확장 정치 ▲Competence 유능한 정치라고 규정하며, "민생중심 다수정당 민주당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재명 대통령의 구조적 다수론과 맥락을 같이하는 전략으로 보인다.

 

아울러 김 대표는 "당청·당정관계는 국정의 중심인 대통령과 정부를 지원하는 전면 협력의 창조적 수평 관계가 될 것"이라며 "당은 이재명 대통령과 국민주권 정부의 성공을 위해 뛸 것"이라고 했다. "그 성공을 위해 (당은) 토론하고, 직언하고, 방패가 되고, 민심 창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에 출마한 김민석 전 총리가 17일 대전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3회 더불어민주당 정기 전국당원대회에서 당 대표 당선을 확정한 뒤 본선에서 경쟁을 벌였던 정청래 전 대표, 송영길 의원과 포옹하고 있다. 2026.8.17. 연합
 

새 대표 첫 시험대는 '통합'…보궐선거 승부처

 

이재명 정부 초대 총리였던 김 대표가 당선되면서 안정적인 당청·당정 관계에 대한 기대가 나오지만, 당 안팎의 과제는 산적해 있다.

 

이번 전당대회 기간 지지자들이 극심하게 분열하면서 이 대통령과 여당의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진 만큼, 당내를 통합하고 국민들의 지지를 회복해야 한다. 또 전당대회 기간 강조했던 3대 메가 프로젝트 성공과 지방 성장을 위한 입법 지원을 신속하게 이행하고, 청년세대 지지율 회복을 위한 계획들도 실행에 옮겨야 한다.

 

오세훈 시장의 공직 상실형 선고에 따라 내년에 열릴 가능성이 있는 서울시장 보궐선거, 권성동 전 의원의 의원직 상실로 치러지는 강릉 보궐선거도 당대표로서는 큰 과제다. 보궐선거가 이재명 정부의 중간평가 성격을 띨 수 있고, 김 대표도 보궐선거 결과에 따라 재신임을 묻겠다고 밝힌 만큼 총력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같은 입법·정책 드라이브와 선거전을 위해선, 전당대회로 분열된 당내를 통합하는 과제가 최우선으로 꼽힌다.

 

이재명 대통령도 이날 전당대회 영상 축사를 통해 "민주당은 하나일 때 가장 강했다. 그동안은 민주당답게 치열하게 토론하고 경쟁했지만, 오늘부터는 새로운 지도부를 중심으로 다시 하나로 똘똘 뭉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도 영상 축사를 보내 "단합만이 국민 신뢰를 얻는 가장 강력한 무기이며 그 토대 위에서 더 큰 통합과 승리의 길로 나아갈 수 있다"고 말했다.

 

17일 대전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3회 더불어민주당 정기 전국당원대회에서 당 대표와 최고위원에 당선된 후보들이 한 달여간 경쟁을 벌였던 후보들과 서로 손을 맞잡고 인사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성윤 최고위원, 한민수 최고위원, 정청래 후보, 김민석 신임 당 대표, 송영길 후보, 서미화 최고위원, 김용 후보, 박선원 최고위원, 최민희 최고위원. 2026.8.17. 연합

 

김 대표도 이를 의식하듯 수락연설에서 통합을 강조했다. 당선자 발표 뒤 정청래·송영길 후보와 포옹했던 김 대표는 "(이재명 정부 성공을 위해) 정청래, 송영길과 함께 뛸 것"이라며 "제가 그 장을 넓게 열고 함께 모실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김 대표는 "우리는 어려운 당 내외의 상황을 맞이하고 있다. 앞으로 더 큰 내우외환의 풍파가 몰아닥칠 것"이라며 "몇십 년간 쌓아온 인내와 작은 지혜로 이 내우외환을 동지들과 함께, 신임 지도부와 함께 반드시 돌파해 내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면서 "황금시대로 함께 가자"며 "낙오 없이 소외 없이 차별 없이 함께 가자"고 외쳤다.

 

정청래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패배를 인정하고 승복한다"며 "김 후보의 당대표 당선을 진심으로 축하한다"고 밝혔다.

 

정 후보도 "우리는 전당대회에서 치열하게 싸우고 경쟁했지만 다 같은 민주당 당원이고, 12·3 비상계엄 내란을 극복하고 빛의 혁명으로 이재명정부를 출범시킨 전우이자 동지"라며 "우리 민주당 이재명 정부에게 거는 국민들의 기대에 부응해야 한다. 그러려면 우리부터 단합해야 한다.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이재명을 지지했던 우리부터 대동단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강물이 바다를 포기하지 않듯이 국민주권, 당원주권 개혁의 깃발을 더 높이 들겠다"며 "중단 없는 개혁의 선봉장이 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김 대표는 이날 전당대회에서 대표로 선출된 직후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당 대표 비서실장에 김태선 의원, 수석대변인에 박성준 의원을 각각 임명했다. 

 

이어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첫 일정으로 곧바로 경남 거제시 수해 현장으로 출발했다. 김 대표는 현장에서 폭우 피해 상황을 점검하고 주민들을 만날 예정이다.

 

오는 19일엔 이 대통령 초청으로 정청래·송영길 후보와 함께 청와대에서 만찬을 가진다.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은 이번 만찬에 대해 "당의 통합과 민생과 경제를 살피는 당정청 간의 국정협력을 더욱 공고히 하기 위해 마련됐다"고 설명했다.    < 김성진·김시몬 기자 >

 

 

 

국힘 의원들과 몰래 골프? 여야 인사 함께 만나
6월 전·현직 국회의장단 회동 땐 개헌 얘기 없어
7월 라운딩 중 김태호가 먼저 꺼내 대통령 공감

 

"절실한 화두, 자연스럽게 제기해…우연한 계기"
이 대통령은 그 자리에서 "연임, 말 안 돼" 일축
2017년 첫 경선 때부터 4년 중임, 분권형 천명

 

2022년엔 "총선·대선 주기 조정, 임기 1년 단축"
2025년엔 4년 연임제 공약…총리 국회 추천도
권한 분산 개헌 제시, 국정과제 1호 그대로 반영

 

중임제든 연임제든 현직 대통령에겐 적용 안 돼
"불가능한데 내가 한다, 안 한다 얘기 더 이상해"
"내각제나 이원집정제 불가…내 입장 변함없어"

 

이재명 대통령이 14일 청와대에서 열린 청년정책 전문가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8.14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연합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6월과 7월 초에 국민의힘 의원들을 만나 골프를 쳤다는 최근 보도를 두고 사실과 거리가 먼 갖가지 억측이 난무하고 있다. 딴지일보 자유게시판을 비롯해 친여 성향의 여러 인터넷 커뮤니티와 민주당 지지층에서조차 "느닷없는 개헌론" "처음 듣는 분권형 대통령제" "내각제 또는 이원집정부제 추진을 위해 국민의힘 의원들만 몰래 부른 음습한 밀실 협의" "대규모 정계 개편을 통한 영구집권 음모" 등 이 대통령을 비난하는 주장이 상당수 제기되는 실정이다. 관련 기사들과 자료 등을 종합해 사실관계를 정리해 본다.

 

1. 이 대통령은 최근 골프를 언제, 누구와 쳤나?

 

국민의힘 쪽만 따로 어울린 게 아니라 여야 인사들과 함께 골프를 쳤다. 이 대통령은 먼저 22대 국회 후반기 국회의장과 부의장이 선출(6월 5일)된 직후인 6월 중에 조정식 국회의장, 박덕흠 부의장, 주호영 전 부의장 등과 함께 필드에 나갔다. 당시 회동은 22대 국회 전·후반기 국회의장단 모두가 초청 대상이었으며, 골프를 치지 않는 우원식 전 의장 등은 불참했다. 주호영 전 부의장이 '개헌론자'라고는 하지만 이 자리에서 개헌에 관한 얘기는 없었고, 다만 주 전 부의장은 대구·경북(TK) 지역의 통합 필요성에 대한 건의를 했다고 한다. 당시 상황을 잘 아는 한 인사는 "이 대통령이 국회 전·현직 의장단을 초청한 자리라 부담스러운 이야기는 없었지만 국민의힘 측에서 대구·경북 통합 필요성에 대한 건의를 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그 뒤 7월 4일 토요일에 수도권 한 골프장에서 이 대통령과 강훈식 비서실장, 국민의힘 김태호 의원, 더불어민주당 모 의원이 같이 라운딩을 했다. 여기에서 개헌에 관한 대화가 있었다는 것이다. 이 대통령은 한병도 민주당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 박찬대 인천시장(전 원내대표) 등 전·현직 민주당 원내지도부와도 골프를 친 것으로 알려졌다.

 

2. 대통령이 여야 인사들과 골프를 치는 게 '음습'한 일인가?

 

문재인 전 대통령은 골프를 아예 안 배웠다지만 재임 중 골프를 즐겼던 노무현 전 대통령은 여야 인사들과 여러 번 라운딩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례로 노 전 대통령은 2003년 4월 17일 충북 청주시 소재 대통령 별장이던 청남대의 개방을 앞두고 청남대 내 소규모 골프장에서 민주당 정대철 대표, 자민련 김종필 총재, 한나라당 출신 이원종 충북지사와 2시간 동안 골프를 쳤다. 박희태 당시 한나라당 대표 권한대행은 라운딩은 하지 않고 당일 만찬에 참석했다.

 

이 대통령이 요즘 가끔씩 필드에 나가는 건 프랑스 에비앙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참석했을 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으로부터 제안받은 골프 회동을 대비하는 차원이기도 하다. 이 대통령은 지난 6월 17일 엑스(X·옛 트위터)에 "트럼프 대통령이 어제 만찬 때 골프 얘기를 하며 우리 부부와 골프를 함께 하겠다고 했는데, 오늘 오찬 후 헤어지면서 다시 골프를 꼭 함께 하자고 하셨다. 지나가는 말인 줄 알았는데 준비를 해야 할 것 같다"고 전한 바 있다.

 

2003년 4월 17일 오후 청남대를 방문한 노무현 대통령이 김종필 자민련 총재, 정대철 민주당 대표 등과 골프 라운딩을 하고 있다. 2003.4.17. 연합 자료사진
2003년 4월 17일 오후 청남대에서 여야 대표들과 골프 라운딩을 마친 노무현 대통령이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권한대행과 전동카를 함께 타고 만찬장으로 향하고 있다. 2003.4.17. 연합 자료사진

 

3. 김태호 의원 등과 골프 칠 때 개헌 얘기는 누가 먼저 꺼냈나?

 

김태호 의원이 "87년 헌법 개정 문제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 개헌 얘기를 먼저 꺼냈다고 스스로 여러 언론에 밝혔다. 처음에 중앙일보가 8월 13일 오전 5시에 이 대통령과 22대 국회 전·후반기 국회의장단과의 골프 회동을 단독 보도하면서 "김태호 의원 등과도 지난달 초 골프 회동을 했다"고 한 줄 언급한 것을 시작으로(중앙일보 단독 기사는 국회의장단과의 회동이 주 내용이라 개헌 얘기는 일절 안 나온다), 통신사인 연합뉴스를 비롯해 후속 취재에 나선 언론사들의 전화가 빗발치자 김 의원이 한 달도 더 지난 골프 회동 때 대화를 소상히 공개한 것으로 보인다.

 

김 의원은 라운딩 당시 개정 정보통신망법의 문제점, 청년 주택 정책 등 다양한 현안에 대한 의견을 전달했다는데, 본인이 중시한 개헌 문제와 관련해서는 "이제 87년 체제는 수명과 역할을 다했다. 모든 권력이 한 사람에게 집중되는 구조가 아니라 권력이나 책임이 배분되는 형태로 변화가 있어야 한다"는 요지로 얘기를 꺼냈다. 이에 이 대통령이 평소 지론대로 적극 동감을 표시하면서 "내 임기를 단축해서라도 나는 개헌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는 것이다.

 

김 의원은 15일 페이스북에서도 "승자 독식과 정치 양극화 극복을 위한 개헌은 저의 오랜 신념"이라며 "87년 체제 극복을 위한 개헌은 제가 늘 생각해왔던 절실한 화두였다. 이번에 이 대통령과 만남 때 제가 자연스럽게 문제를 제기했고 이 대통령이 공감을 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비록 우연한 계기가 개헌 논의를 촉발한 상황이지만, 이제라도 여야 정당 간에 진정성 있는 개헌 논의가 시작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이 아니라 김 의원이 먼저 자신의 '절실한 화두'인 개헌을 대화 소재로 '자연스럽게' 꺼내 이 대통령의 공감을 이끌어냈고, 이 '우연한 계기'를 김 의원 자신이 언론에 알리게 된 앞뒤 과정을 알 수 있다.

 

이재명 대통령과의 골프 라운딩 도중 개헌 얘기를 먼저 꺼내게 된 배경을 설명하는 국민의힘 김태호 의원의 페이스북 글 일부

 

4. 이 대통령은 그 자리에서 연임 의사를 내비쳤나?

 

정반대다. 이 대통령은 여권의 개헌 추진에 대해 보수 야당에서 연임용이라는 의혹이 제기되는 데 대해 "독재니, 연임이니 그런 이야기 자체가 대한민국의 지금 국민 수준에서 말이 되느냐"며 "헌법 개정을 위해서는 국회 정족수가 있는데 국민의힘이 반대하면 통과가 안 되는 것이니, 그런 의도가 있다면 개헌을 못 하는 것 아니냐. 그런 장치가 있는데 연임, 독재를 위한 것으로 해석할 필요도 없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또 "이런 것(임기 단축을 포함한 개헌)도 내가 먼저 한다고 하면 국민들이 다 반대하는 것 같다"고 웃으며 "국회 차원에서 자연스럽게 분위기가 형성되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김태호 의원이 전했다.

 

이 7월 4일 골프 회동은 조정식 국회의장이 "국민 선택" 운운하는 7월 28일 기자간담회 발언으로 평지풍파를 일으키기 전에 진행된 것이다. 즉, 조 의장 때문에 소동이 벌어진 연임 논란을 의식해서 이 대통령이 굳이 그런 얘기를 꺼낸 게 아니라, 그 한참 전에 이미 야당 중진에게 '연임 불가론'을 밝힌 것이다. 연임 불가나 임기 단축론 모두 이 대통령이 종전부터 해왔던 얘기다. 민주당 김민석 당대표 후보는 14일 CBS 유튜브 '이정주의 질문하는 기자'에 출연해 "(분권형 대통령제가 된다면) 본인 임기를 줄일 수도 있다는 얘기는 이미 대선 전에 여러 번 저에게 했다"고 말했다.

 

5. 이 대통령은 4년 연임제 또는 중임제 개헌을 포함한 분권형 대통령제를 언제부터 제시했나?

 

각종 소셜미디어와 기사 댓글들을 보면 금시초문이라는 반응도 적지 않은데, 이 대통령은 19대 대선을 앞두고 민주당 경선에 최초 도전한 2017년 초부터 분권형 대통령제와 4년 중임제 지지 입장을 공식화했다. 예컨대 그는 지금으로부터 9년 전인 2017년 3월 3일 당시 민주당 대선주자인 문재인 전 대표, 안희정 충남도지사, 최성 고양시장과 함께 참석한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주재 합동토론회에서 "대통령제 유지"를 전제로  "지방에 대한 자치분권이 강화되고 중앙 국가기관 간의 권한이 분배된 분권형 대통령제가 좋겠다. 또 4년 중임제를 통해서 국정의 안정성을 확보하면 좋겠다"며 "개헌안을 제시하고 임기 안에 총선 또는 지방선거 때 국민의 뜻을 물어 개헌을 확정하는 게 좋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후보로 처음 선출돼 20대 대선에 출마했을 때는 한발 더 나아가 임기 단축안까지 표명했다. 그는 2022년 1월 18일 MBN '뉴스와이드'에 출연해 "책임정치를 하기 위해서는 4년 중임제가 전 세계적 추세이고, 국민들이 내각책임제를 선호하지 않기 때문에 권력이 분산된 4년 중임제로 가야 한다"면서 "지방선거와 총선, 대선이 1년에 한 번씩 톱니바퀴처럼 계속 엇갈리고 있는데 이걸 조정하려면 임기를 조정해야 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이번에 제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임기를 1년 단축하더라도 그런 방식의 개헌을 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했다. 아울러 "국가 100년 대계, 경국대전을 다시 쓰는 건데 임기 1년을 줄이는 게 그리 중요한 일이겠나"라며 "꼭 해야 할 일"이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2022년 2월 11일에는 4년 중임제를 대선 공약으로 공식 발표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21대 대선 후보 시절인 2025년 5월 18일 페이스북을 통해 발표한 장문의 개헌 제안 중 분권형 대통령제 관련 내용

 

지난해 21대 대선을 앞두고도 4년 연임제를 공약한 이 대통령은 2025년 5월 18일 페이스북에 개헌 방향을 제안하는 장문의 글을 올려 "대통령의 책임을 강화하고 권한은 분산하자"면서 "대통령 4년 연임제 도입으로 정권에 대한 중간평가가 가능해지면 그 책임성 또한 강화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무총리 임명과 관련해서도 "국회 추천을 받아야만 국무총리를 임명할 수 있게 하자. 대통령이 총리의 권한을 존중하도록 해 맡은 바 직무를 더 든든히 수행하게 하자"고 하는 등 분권형 대통령제에 관한 여러 구상을 공표했는데, 이는 취임 뒤인 2025년 9월 16일 이재명 정부가 5년 동안 역점을 두고 추진할 '123대 국정 과제'를 발표할 때 고스란히 반영됐다.

 

국정 과제 1호가 바로 4년 연임제를 비롯해 '대통령 책임 강화 및 권한 분산'을 주요 의제로 삼은 개헌이다. 당시 자료를 보면 국정 과제 1호 <'진짜 대한민국'을 위한 헌법 개정> 항목에서 '국회 개헌특위 구성 요청'을 언급하며 '개헌 주요 의제'로 가장 먼저 '5·18 광주 민주화운동 정신 등 헌법 전문 수록'을 꼽은 뒤 바로 다음에 '대통령 책임 강화 및 권한 분산'을 제시하고 있다. 그 주요 내용으로 ▲4년 연임제 및 결선투표제 도입 ▲감사원 국회 소속 이관 ▲대통령 거부권 제한 ▲비상명령 및 계엄 선포 시 국회 통제권 강화 ▲국무총리 국회 추천제 도입 ▲중립성 요구 기관장 임명 시 국회 동의 의무화 등을 열거해 놨다. 전부 이 대통령이 2025년 5월 18일 페이스북을 통해 공언했던 사안들이다.

 

최근 골프 회동 보도 뒤 청와대 관계자는 14일 기자들에게 "국회의 권한이 강화된 4년 중임 대통령제가 국민적 수용성이 가장 높다고 생각한다. 내각제는 아니다. 그리고 분권형 대통령제 등을 특정하거나 지칭하는 것도 아니다"라고 말하면서 '연임' 대신 '중임'이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이 대통령은 19대·20대 대선에선 중임제, 21대 대선에선 연임제를 표방했는데, 두 제도에 차이는 있으나 중임제든 연임제든 헌법 제128조 2항에 따라 현직 대통령 이재명에게는 적용이 안 된다는 건 마찬가지다. 청와대 측은 이번에 '중임'이라는 단어를 사용한 데 대해 "핵심을 바꾼 것이 아니라 국민이 더 받아들이기 쉬운 방안을 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정식 국회의장의 '연임 개헌' 발언이 큰 논란이 된 탓에 '중임' 표현을 쓴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2025년 9월 16일 이재명 정부가 5년 동안 역점을 두고 추진할 '123대 국정 과제'를 발표할 때 국정 과제 1호로 제시된 헌법 개정 항목. '개헌 주요 의제'로 대통령 책임 강화 및 권한 분산에 관한 내용이 열거돼 있다. 국정과제 파일 갈무리

 

6. 이 대통령은 본인의 연임에 대해 뭐라고 말해왔나?

 

임기 초에 이 대통령 인기가 높을 때 "이재명을 (국민의 머슴으로) 한번 쓰고 마는 것은 너무 아깝다"며 연임을 거론하는 지지층 의견이 상당했던 건 사실이다. 그 때문인지 조원철 법제처장은 2025년 10월 24일 국회 법사위에서 국민의힘 곽규택 의원이 "정부가 4년 연임제 개헌안을 내더라도 이 대통령은 연임할 수 없는 것 아닌가"라고 묻자 "헌법에 의하면 그렇다"고 답했으면서도 곽 의원이 재차 묻자 "입장을 밝히는 것이 적절한 것인지 모르겠다. 위원님께서 말씀하신 그 점에 대해서는 결국 국민이 결단해야 할 문제가 아닌가 싶다"라는 애매한 답변을 내놓기도 했다. 그러나 법제처는 최근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의 연임 개헌 관련 질의에 "헌법 개정 제안 당시의 대통령에게 적용되지 않는다"고 명확한 입장을 정리한 답변서를 제출했다.

 

정부 주요 인사들이나 이 대통령 본인은 늘 연임에 대해 헌법 제128조 2항 "대통령의 임기 연장 또는 중임 변경을 위한 헌법 개정은 그 헌법 개정 제안 당시의 대통령에 대하여는 효력이 없다"는 조항을 들어 선을 그어왔다. 지난 대선 후보 시절 4년 연임제를 공약한 이 대통령은 2025년 5월 18일 오전 광주 국립 5·18민주묘지를 방문했다가 기자들과 만나 "재임 당시 대통령에게는 (연임) 개헌이 적용되지 않는다"면서 "우리 헌법상 개헌은 당시 대통령에게는 적용이 없다는 게 현 헌법 부칙에 명시돼 있기도 하다"고 분명히 말했다.

 

123대 국정 과제를 발표하고 이틀 뒤인 2025년 9월 18일, 김민석 당시 국무총리 역시 현직인 이 대통령은 개헌 적용 대상이 아니라는 취지로 야당 의원들의 공세에 반박했다. 김 총리는 이날 국회 본회의 대정부 질문에서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이 "이재명 대통령이 (연임제에) 해당 안 되는 게 맞나"라고 묻자 "일반적 헌법 원리상 그렇게 된다는 것은 다 아실 것"이라고 불소급의 원칙이 상식 아니냐는 투로 답했다. 나 의원의 추가 질문은 없었다. 같은 당 강승규 의원이 "헌법 부칙도 개정하면 되는 것 아니냐"고 몰아세우자 김 총리는 "굉장히 비현실적인 전제"라고 어이없어했다.

 

올해 4월 7일에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청와대 회동에서 이 대통령에게 "지방선거와 동시에 하는 개헌에 대해서는 반대 입장이 당론"이라며 "개헌을 논의하기 전 중임 또는 연임하지 않겠다는 선언을 해달라"고 요구하자 이 대통령은 "현재 공고된 (5·18 헌법 전문 수록 등이 포함된) 개헌안을 (현직 대통령 중임·연임이 가능하도록) 수정해 의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야당이 개헌저지선을 확보한 상태라는 점에서도 (중임·연임 개헌은) 불가능하지 않느냐"고 대답했다. 홍익표 정무수석은 4월 9일 JTBC '이가혁 라이브'에 출연해 "장동혁 대표가 본회의 의결 과정에서 개헌안 부칙 조항을 현직 대통령이 연임할 수 있게 바꾸는 거 아니냐는 이야기를 하길래 대통령이 '공고된 헌법 개정안은 단 한 글자도 고칠 수가 없다'고 했다"면서 "대통령은 불가능한 제안에 대해 '내가 한다, 안 한다'를 이야기하는 게 더 이상하지 않으냐는 판단에서 (중임·연임 개헌이) 불가능하지 않으냐고 강조한 것"이라고 보충 설명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7일 청와대에서 열린 여야정 민생경제 협의체 회담에서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발언을 듣고 있다. 2026.4.7. 연합

 

이 대통령이 해외 순방 중이던 7월 28일, 조정식 국회의장은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 도중 기자의 연임 관련 질문에 "지금 그것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얘기하기에는 시기상조 아닌가"라면서도 "권력 구조 개편 관계에서 현직 대통령의 연임 개헌 문제 등등은 결국 주권자인 국민 여론과 국민 선택의 문제다. 개헌 논의에서 권력 구조 문제가 나오면 이슈가 될 수 있을 텐데, 개헌 자문위나 특위를 통해서 의견 수렴이 되지 않겠나"라고 답했다가 큰 파문이 일었다. 이에 조 의장은 당일 "현직 대통령의 연임은 개헌 논의 대상이 아니다"라며 "본의와 다르게 오해와 논란을 불러일으킨 점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바로잡았다.

 

다음날 홍익표 정무수석은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일각에서 음모론처럼 (조 의장이) 청와대 측과 교감이 있어서 하는 거라고 하는데 전혀 (아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여러 차례 연임 개헌은 가능하지 않고 현행 헌법상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헌법 128조 2항을 대통령도 잘 인지하고 있고 여러 차례 그 이야기를 반복했다"며 유시민 작가의 정계 개편 주장에 대해서도 "청와대 차원에서 무슨 정계 개편을 논할 이유가 하나도 없다. 정계 개편의 의도가 없는데 정계 개편을 통한 개헌, 연임은 논리적으로 이어지지 않는다"고 단언했다.

 

개헌을 하려면 1차적으로 국회 재적의원 3분의 2(200명)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며, 나아가 국민투표에서 유권자의 과반수가 투표하고 투표자의 과반수가 찬성해야 한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도 같은 날 청와대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 대통령이 연임에 대해 '우리나라 헌법 체계가 허용하지 않고, 국민도 용인하지 않을 것이며,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어 "이 대통령이 대선 전 후보 신분일 때부터 (그렇게) 말씀하셨고, 지금도 하는 말을 정리한 것"이라면서 "조 의장도 다시 해명했고, 대통령도 불가능하다고 말씀하셨음에도 불구하고 대통령을 정치적 논쟁으로 끌어들이는 데 매우 강한 유감을 표한다"고 했다.

 

이번에 김태호 의원 등과의 골프 회동 보도 이후 또 다시 팩트부터 잘못된 가짜뉴스나 음모론 수준의 여러 의혹이 나돌자 이 대통령은 14일 직접 트위터에 글을 올려 다음과 같이 오래된 지론을 되풀이해 밝혔다.

 

"40년이 지난 우리 헌법은 우리 시대에 맞지 않아 개헌해야 한다는 것은 국민 대다수가 동의하는 바이고, 실제 개헌한다면 그 구체적 내용은 여야 합의로 국회에서 정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만, 개헌 내용에 대한 제 입장은 변함이 없습니다.

 

5·18 정신과 부마항쟁을 헌법 전문에 명기하고, 제왕적이라고까지 평가되는 대통령 권한 중 일부, 즉 감사원 관할권이나 총리 추천권, 인사권 일부 등을 국회에 넘기는 등으로 대통령 권한과 의회 권한을 조정하고, 대통령 임기는 4년 중임 또는 4년 연임제로 변경하여 중간평가를 통한 책임정치가 가능하도록 하며, 지방자치와 국민의 기본권을 강화하는 내용으로 개헌하자는 것이 저의 공약이자 지금까지 일관된 저의 입장입니다.

 

개헌을 위해 대통령 임기 단축이 필요하다면 이를 수용할 수 있다는 것이 2022년 대선 당시 저의 공식 입장이었고, 그 생각은 지금도 변함이 없습니다. 이원집정제나 내각제는 바람직하지도 않고 국민 여론에 비추어 가능하지도 않습니다. 대통령 권한을 국회 등으로 일부 분산하자는 것이 분권형 대통령제나 내각제라는 것은 잘못된 이해입니다."    < 김호경 기자 >

 

멈추지 않는 대통령 지지율 하락 ARS 40.9%(6.2%p↓)

[여론조사꽃] 진보표집 11%p나 많은 조사여서 더 충격

전화면접은 ‘긍정’ 53.5%(0.3%p↓) ‘부정’ 45.4%
‘민주당’ 48.2% vs ‘국민의힘’ 30.8%(격차 17.4%p)
ARS는 격차(5.8%p) 크게 줄어 45.9% vs 40.0%
민주당 최고위원 선거 ARS 3~6위권 다툼 치열

 

‘여론조사꽃’은 8월 14일부터 8월 15일까지 양일간 전국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응답자 이념성향: 진보 283명, 중도 421명, 보수 242명)을 대상으로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운영 평가를 전화면접조사한 결과 ‘긍정’ 53.5%, ‘부정’ 45.4%로 나타났다. ‘긍·부정’ 평가긴 격차는 8.1%p로 지난 조사보다 0.5%p 축소됐다.

 

 

ARS 처음으로 ‘부정’ 오차범위 밖 앞서고 ‘긍정’은 40% 턱걸이

진보층 ‘긍정’ 58.0%(12.0%p↓), 중도층 ‘부정’ 61.0%(7.9%p↑)

 

그러나 같은 기간 1008명(진보 318명, 중도 388명, 보수 207명) 대상으로 진행된 ARS 조사에서는 ‘긍정’ 평가가 지난 조사 대비 6.2%p나 하락한 40.9%, ‘부정’평가는 6.3%p 상승한 58.0%로 집계됐다. ‘끙·부정’ 평가 간 격차는 17.1%p로 벌어지며 ‘부정’평가가 오차범위 밖에서 우세했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여론조사꽃’ ARS조사에서 ‘부정’평가가 ‘긍정’평가를 오차범위 밖에서 앞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권역별로는 전남광주·전북이 전국에서 유일하게 ‘긍정’평가(64.1%, 6.7%p↓)가 우세한 지역이었다. 반면 대구·경북에서는 ‘부정’평가가 13.8%p 상승한 75.5%, 부·울·경에서는 11.3%p 상승한 63.9%, 충청권에서는 12.6%p 상승한 59.9%를 기록했다. 서울(61.2%), 경인권(55.3%), 강원·제주(51.2%)에서도 ‘부정’ 평가가 과반을 차지했다.

 

연령별로는 50대에서 ‘긍정’평가(54.7%, 6.1%p↓)가 유일하게 우세를 유지했다. ‘긍정’ 평가가 9.2%p 하락한 40대와 60대에서는 ‘긍·부정’ 평가가 접전 구도를 나타냈다. ‘부정’평가는 18~29세에서 83.4%로 80%를 넘어섰고, 30대에서도 70.1%를 기록하며 크게 우세했다. 70세 이상에서도 ‘부정’ 평가(54.9%)가 과반을 기록했다. 성별로는 남성(60.0%)과 여성(56.1%) 모두에서 ‘부정’평가가 앞섰다.

 

이념성향별로는 진보층에서 ‘긍정’평가(58.0%, 12.0%p↓)가, 보수층에서는 ‘부정’ 평가(79.9%)가 각각 우세했다. 특히 중도층에서는 ‘부정’평가가 지난 조사 대비 7.9%p 상승한 61.0%, ‘긍정’ 평가는 7.6%p 하락한 38.8%를 기록하면서 ‘부정’평가가 22.2%p 차로 우세한 구도로 전환됐다.

 

 

민주당 지지도, 전화면접은 오르고 ARS는 떨어지고

 

정당 지지도 조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은 지난 조사 대비 2.7%p 상승한 48.2%, ‘국민의힘’은 3.0%p 하락한 30.8%를 기록했다. 양당 간 격차는 지난 조사 11.7%p에서 17.4%p로 5.7%p 확대됐다.

 

같은 기간 진행된 ARS조사에서는 ‘더불어민주당’이 지난 조사 대비 2.0%p 하락한 45.9%, ‘국민의힘’은 3.5%p 상승한 40.0%를 기록했다. 양당 간 격차는 5.9%p로 ‘더불어민주당’이 앞섰으나 오차범위 내였다.

 

 

민주당 당대표 선호도: ‘김민석’ 37.2% vs ‘정청래’ 26.4%

ARS 조사에서는 ‘정청래’ 44.6% vs ‘김민석’ 40.1%

 

더불어민주당 응답자 및 무당층(617명)을 대상으로 한 차기 더불어민주당 대표 선호도 조사에서 ‘김민석 후보’가 37.2%로 1위를 차지했다. ‘정청래 후보’는 26.4%, ‘송영길 후보’는 5.8%였으며, ‘없음’ 26.5%, ‘모름·무응답’ 4.2%로 집계됐다. 김민석 후보와 정청래 후보의 격차는 10.8%p로 오차범위 밖이었다.

 

 

권역별로 ‘김민석’은 전남광주·전북(52.2%)에서 과반을 기록한 것을 비롯해 강원·제주(39.8%), 부·울·경(37.7%), 경인권(36.4%), 서울(33.8%) 등 대부분 권역에서 가장 높은 선호도를 보였다. ‘정청래’는 충청권(38.8%)에서 선두를 차지했으며, 경인권(29.3%)과 서울(26.4%)에서도 비교적 높은 지지를 얻었다.

 

ARS 조사에서는 ‘정청래 후보’가 44.6%로 1위를 차지했다. ‘김민석 후보’는 40.1%로 두 후보 간 격차는 4.5%p, 오차범위 내 접전이었다. 이어 ‘송영길 후보’가 6.6%의 지지율을 기록했으며, ‘없음’ 6.7%, ‘모름·무응답’은 2.0%로 집계됐다.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최고위원 후보가 16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민주당 대표·최고위원 후보자 서울 합동연설회에 참석해 기념 촬영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성윤·한민수·김영호 최고위원 후보, 송영길·정청래 당 대표 후보, 한병도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 김민석 당 대표 후보, 중앙당 선거관리위원장인 소병훈 의원, 서미화·김용·임미애·박선원 최고위원 후보. 2026.8.16. 연합

 

민주당 최고위원 선호도: ‘한민수’ 12.7% ‘김용’12.3% 4~5위 치열

ARS조사, 6위 ‘이성윤’까지 2.2%p 차로 3~5위권 추격

 

선호하는 최고위원 후보에 대한 전화면접조사 결과, ‘최민희 후보’가 25.8%로 가장 높은 선호도를 기록했다. 이어 ‘박선원 후보’ 19.3%, ‘서미화 후보’ 18.8%, ‘한민수 후보’ 12.7%, ‘김용 후보’ 12.3%, ‘이성윤 후보’ 8.3%, ‘임미애 후보’ 5.3%, ‘김영호 후보’ 1.8% 순이었다. ‘없음’은 34.8%로 집계됐다.

 

 

ARS 최고위원 후보 선호도 조사에서 ‘최민희 후보’가 37.8%로 가장 높은 선호도를 기록했다. 이어 ‘서미화 후보’ 28.3%, ‘김용 후보’ 21.8%, ‘박선원 후보’ 21.5%, ‘한민수 후보’ 20.9%, ‘이성윤 후보’ 18.7%, ‘김영호 후보’ 5.9%, ‘임미애 후보’ 5.4% 순이었다. ‘없음’은 15.0%, ‘모름·무응답’은 7.7%로 집계됐다.

 

상위 5위권에는 최민희·서미화·김용·박선원·한민수가 이름을 올렸다. 특히 3위 김용(21.8%), 4위 박선원(21.5%), 5위 한민수(20.9%) 후보 간 격차가 0.3~0.9%p에 불과한 가운데, 6위 이성윤(18.7%)도 5위 한민수와 2.2%p 차로 뒤를 이으며, 3~6위권에서 치열한 경쟁 구도를 형성했다.                                                                          < 강기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