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 반대 85%, 이란 대응 반대 약 75% 호감도, 2018년 80%에서 작년 61%, 올해 45% '신뢰할 만' 비율 바이든 때 83%에서 57% 추락 '세계 평화·안정 기여'는 3년 전 74%에서 47%로 주한미군 현역 병력, 올 3월 기준 약 2만3400명
20여 년 만에 처음으로 한국인의 과반이 미국에 비호감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퓨리서치 센터는 4일 공개한 올해 봄 여론조사에서 한국인의 55%가 미국에 '비호감'을 표명했다고 밝혔다. 이는 작년의 39%에서 16%포인트 급등한 수치다. 또한 작년에 9%에 그쳤던 '매우 비호감' 비율은 올해엔 18%로 크게 증가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교육정책 홍보를 위해 마련한 ‘개학’ 주제의 행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 08. 24 [로이터=연합뉴스]
한국인 55% "미국은 비호감"…20여 년만
반면, 미국에 '호감'을 표명한 한국인은 작년에는 61%였지만, 올해는 45%로 절반 미만으로 떨어졌다. 트럼프 1기 행정부의 2년 차였던 2018년의 80%에 비하면 35%포인트 폭락했다. 퓨리서치는 이번 조사가 지난 17일 트럼프 대통령의 일방적인 한미 연합군사연습 축소 지시가 있기 전에 진행된 것이라고 설명해 지금은 대미 호감도가 더 떨어졌을 가능성을 내비쳤다.
퓨리서치는 "미국을 신뢰할만한 파트너로 인식하는 한국인의 비율도 크게 낮아졌다"고 밝혔다. 한국 성인의 57%가 여전히 미국을 신뢰할만한 파트너로 봤다. 그러나, 조 바이든 행정부 시절인 2022년의 83%에서 26%포인트 감소한 수치다.
미국이 국제 정책을 결정할 때 한국 같은 국가들의 이익을 고려한다고 보는 한국인의 비율도 줄었다. '상당히' 또는 '어느 정도' 고려한다고 답한 한국인은 21%에 그쳤다. 동일한 문항을 갖고 마지막으로 조사했던 2023년엔 38%였다. 미국이 세계 평화와 안정에 '상당히' 또는 '어느 정도' 기여한다고 응답한 한국인의 비율도 2023년 74%에서 올해 47%로 추락했다.
미국에 대한 한국인의 호감도와 비호감도. 2026. 08. 24. [출처., 퓨리시처] 시민언론 민들레
트럼프 관세 반대 85%, 이란 대응 반대 75%
트럼프 대통령의 강압적인 관세 정책엔 한국인의 대다수인 85%가 비판적이었다. 이 중 63%는 '강력히 반대한다'고 답했다. 트럼프의 관세 정책 찬성 비율은 14%에 그쳤다. 퓨리서치는 "올해 초 트럼프는 한국 국회가 제안된 무역 협정을 승인하지 않는다면 한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25%로 인상하겠다고 위협했고, 그 후 국회는 해당 협정을 승인했다"고 전했다.
트럼프의 이란 대응 방식엔 한국인의 약 4분의 3이 비판적이었다. 이 중 절반에 가까운 47%는 '강력히 반대한다'고 대답했다. 퓨리서치는 "트럼프는 연합군사훈련의 축소를 요구하면서 미국이 이란과 군사적 충돌을 벌이는 상황에서 한국이 지원을 꺼린 듯한 모습을 보였다는 점을 그 이유로 들었다"고 소개했다. 한편 선제공격을 시작으로 6개월의 대규모 군사 작전을 벌이고도 이란에 고전을 면치 못하자, 트럼프 행정부는 24일 일단 군사 작전을 뒤로 물리고 이란과 거래하는 모든 국가에 '2차 제재'를 가한다고 발표했다. 미 재무부가 밝힌 대표적인 제재 품목에는 디지털 자산(가상화폐), 기술, 금, 항공, 해운 관련이다.
한국군과 미군 병사들이 파주에서 진행 중인 한미 군사연습 도중 군용 헬기에서 내리고 있다. 2025년. 연합뉴스
주한미군 병력, 3월 기준 약 2만3400명
퓨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대미 호감도가 낮아졌지만, 한국인은 여전히 가장 중요한 동맹국으로 미국을 압도적으로 꼽았다. 그러나 그 비율은 84%로 작년(89%)보다 소폭 줄었다. 2025년 조사에서 24개국 중 미국을 가장 중요한 동맹국으로 꼽은 비율이 한국보다 높은 국가는 이스라엘뿐이었다. 또한 한국인은 계속 북한을 가장 큰 위협으로 인식하는 걸로 조사됐다.
주한미군 병력 규모와 관련해, 퓨리서치는 미국 국방부 산하 국방인적자원데이터센터(DMDC)를 인용해 2026년 3월 기준 약 2만3400명의 미군 현역 병력이 한국에 주둔하고 있다고 전했다. 주한미군 규모는 10년 이상 수천 명 안팎의 변동을 보이며 약 2만5000명 수준에서 비교적 안정적으로 유지돼왔다. 2014년 3월 당시엔 주한미군 현역 병력은 3만 명이 넘었다. < 이유 기자 >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對) 캐나다 관세전쟁을 "가장 어리석은 무역 전쟁"이라고 부르며 강하게 비판했다.
WSJ은 23일(현지시간) 사설에서 "캐나다와 관세 싸움을 격화하기로 한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은 경제적으로나 정치적으로 전혀 타당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작년 자신들이 대 캐나다·멕시코 관세를 "역사상 가장 어리석은 무역전쟁"이라고 평가했던 사실을 상기하면서 "중간선거를 불과 10주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캐나다 수입품에 또다시 국경세(관세)를 부과하면서 더욱 어리석어졌다"고 진단했다.
WSJ은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관세 부과의 근거들을 거론하며 구체적으로 비판했다.
신문은 트럼프 대통령이 근거로 든 1930년 제정된 관세법 제338조와 관련, "역대 대통령 중 이 권한을 행사한 사례는 없었다"고 지적했다.
또 미 주류업계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관세 부과를 보류해달라고 요청했으며, 캐나다가 미국산 주류를 계속 배제할수록 미 업체들이 점유율을 되찾기가 어려워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문제 삼은 캐나다의 미국 기술기업에 대한 대우와 디지털세 문제 등은 미국·멕시코·캐나다무역협정(USMCA) 재협상에서도 다룰 수 있는 사안들이라고 덧붙였다.
WSJ은 캐나다에 대한 무역적자 문제를 제기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특히 아이러니하다"며 이는 미 정유시설에 최적화된 중질 원유 수입에서 비롯된다고 설명했다.
캐나다산 원유 수입을 제외하면 미국은 캐나다와의 교역에서 흑자를 기록하겠지만, 미 정유시설의 가동률 역시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WSJ은 "트럼프 대통령의 최근 국경세 조치는 다양한 소비재, 건축 자재, 제조용 부품에 타격을 줄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이 저조한 이유 중 하나는 유권자들이 그가 전략 없이 무차별적인 전쟁을 벌이고 있다고 믿기 때문이며, 무역에 있어선 그들이 옳다"고 말했다. < 김연숙 기자 >
데이터센터로 부딪힌 트럼프 - 공화… 캐나다 관세도 이견
선거 앞두고 공화당 일각 입장 변화…"데이터센터 기업, 스스로 무덤 판 것"
미 · 캐나다 무역 협상 결렬에도 "기업 불확실성 초래" 내부 비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로이터=연합]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설립과 미국·캐나다 간 무역 협상을 두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 사이 이견이 표출되고 있다.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공화당 일각에서 데이터센터 지원에 선을 긋고 무역 협상 결렬에 비판의 목소리를 내면서 긴장감이 나타나고 있다.
23일(현지시간) 미 온라인 매체 악시오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공개된 전 측근 마이클 코언과의 인터뷰에서 "데이터센터를 받아들이지 않는 지역사회는 실수를 저지르는 것"이라며 "데이터센터는 엄청난 양의 일자리와 자금을 창출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데이터센터가 전력망에 부담을 주지 않는다며 "그들은 자체 발전소를 짓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공화당 일각에서는 데이터센터에 비판적인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고 악시오스는 짚었다.
공화당 소속 그레그 애벗 텍사스 주지사는 이날 ABC 방송 인터뷰에서 데이터센터를 짓는 기업들이 지역사회의 지지를 얻는 데 실패했다며 "그들이 스스로 제 무덤을 팠다"고 말했다.
공화당에서도 핵심 경합주인 미시간주 상원의원 선거에 출마하는 마이크 로저스는 지역에서 1년간 데이터센터 건설을 유예하는 조치에 찬성한다고 밝혔다.
나아가 일부 공화당원들은 이제 '데이터센터'라는 단어를 멸칭(epithet)으로 사용하며 무분별한 데이터센터 건설의 반대자를 자처하고 있다고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전했다.
텍사스주에서 데이터센터 설립 반대 시위를 벌이는 시민들 [AP=연합뉴스 자료사진]
이는 최근 지역사회에서 데이터센터 설립 반대 여론이 거세진 데 따른 움직임이다.
지난달 애넌버그 공공정책센터 조사에 따르면 미국인의 61%가 자기 거주 지역 내 데이터 센터 신설에 반대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3월(49%)과 비교해 11%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반대 의견은 민주당원(69%) 사이에서 더 높았지만, 공화당원 가운데도 과반(54%)이 데이터센터 설립에 반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3월에 실시된 갤럽 여론조사에서는 응답자의 71%가 반대 의견을 밝히면서 원전보다 데이터센터 건설에 대한 반대가 더 극심하다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민주당에서도 데이터센터를 고리로 공화당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NYT에 따르면 하원 주요 경합 지역인 미시간·위스콘신·펜실베이니아 지역 민주당 후보들은 최근 데이터센터를 비판하는 내용의 광고를 내보내기 시작했다.
이와 관련, 지난주 공화당 상원 선거위원회(NSRC)에서 "데이터센터가 오하이오주 상원의원 후보의 발목을 잡는 가장 큰 요인"이라고 분석한 문건이 공개되며 파장을 일으키기도 했다.
공화당 일각에서는 미국과 캐나다의 무역 협상 결렬을 두고도 반대 목소리가 나왔다.
캐나다와 국경을 맞댄 메인주의 공화당 상원의원 수전 콜린스는 미국과 캐나다 간 무역 협상 결렬과 관련해 발표한 성명에서 "미국과 캐나다의 오락가락하는 무역 협상은 메인주 기업에 더 높은 비용과 위험, 불확실성을 초래한다"며 "양측 모두 협상 테이블로 복귀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 곽민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