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시국회의 "한국군, 전쟁 위험 내모는 행위"
참여연대 "섶을 지고 불구덩이에 뛰어드는 격"
민주노총 "굴종적, 예속적 파병 검토 중단해야"
트럼프 6개월 넘은 이란 전쟁 관련 "별것 아냐"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전방위 압박에 마침내 정부가 호르무즈 파병에 대비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시민사회 단체들이 미국의 침략전쟁 참전에 반대한다며 이재명 정부에 미국의 파병 요구를 단호히 거부할 것을 촉구했다.
민주개혁 진영 원로들이 주축인 '국민주권사회대개혁 전국시국회의'(약칭 전국시국회의)는 5일 '미국의 침략전쟁에 한국군을 내몰지 마라. 호르무즈 해협 파병 논의를 즉각 중단하라!'란 제목의 성명을 발표했다. 전국시국회의는 성명에서 "한국 정부가 미국 군함 지원을 명분으로 호르무즈에 전투·비전투 임무는 물론 수색 지원 등을 위한 파병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면서 "전국시국회의는 미국의 부당한 압박에 굴복해 한국군을 중동의 전쟁터로 내모는 정부의 움직임에 강력히 반대한다. 호르무즈 해협 파병 논의를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전국시국회의는 "호르무즈 해협의 군사적 긴장이 고조된 근본 원인은 미국의 일방적인 군사행동과 이란에 대한 공격에 있다. 미국은 국제법을 무시한 채 이란을 공격하고 중동 전역의 군사적 긴장을 키워왔다. 그 결과 평화롭게 통항이 이뤄지던 해협마저 전쟁의 위험이 상존하는 지역으로 변했다"고 트럼프 행정부를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상황에서 미국의 군사작전을 지원하기 위해 한국군을 보내는 것은 명백한 전쟁 가담이다. 군수지원함과 초계기, 수색·감시 자산이 비전투 자산이라는 이유만으로 파병이 아닌 것이 될 수 없다. 전쟁을 지원하는 군사적 역할은 그 자체로 참전이며, 한국군 장병들을 전쟁의 위험 속으로 내모는 행위다"라고 강조했다.
특히 전국시국회의는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미국이 '동맹'을 앞세워 한국에 대한 압박을 노골적으로 강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막대한 대미 투자와 핵심 전략산업에 대한 압박에 이어, 이제는 미국의 군사적 부담까지 한국에 떠넘기려 하고 있다. 자국이 일으킨 전쟁의 부담을 동맹국에 전가하는 것은 동맹 협력이 아니라 주권에 대한 부당한 압박"이라면서 "한미동맹이 대한민국 헌법보다 우위에 있을 수는 없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 국익과 주권보다 미국의 요구가 앞설 수도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부를 향해 ▲ 호르무즈 해협 파병 논의 즉각 중단 ▲ 미국의 부당한 파병 요구 단호히 거부 ▲ 침략전쟁에 가담하는 굴종 외교 중단 ▲ 국민의 안전과 주권, 국익을 최우선에 두는 자주·평화 외교 등 4개 항을 주문했다.
참여연대도 4일 '침략전쟁 참전에 반대한다'란 논평을 통해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으로 시작된 이 전쟁은 결코 정당화할 수 없는 침략 범죄"라면서 "우리 헌법 제5조는 '대한민국은 국제평화의 유지에 기여하고 침략적 전쟁을 부인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미국의 대이란전에 군을 파병하는 것은 명백히 침략전쟁에 가담하는 것이다. 그 어떠한 형태로도 파병은 안 된다. 참여연대는 침략전쟁 참전에 반대한다"고 주장했다.
참여연대는 "미국은 지난 2월 말 핵 협상 중이던 이란을 이스라엘과 함께 일방적으로 침략한 것도 모자라 군사시설이 아닌 민간 시설에 대한 파괴도 서슴지 않고 있다. 미국은 이란 미나브 지역의 초등학교를 오폭한 참사에 이어 최근에는 이란 남부를 공격하면서 한 결혼식장을 폭격해 70여 명의 민간인 사상자를 냈다"면서 전 세계가 명분 없는 전쟁에 반대하는 상황에서 "미국을 군사적으로 지원하는 것은 섶을 지고 불구덩이에 뛰어드는 격이다"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군사적 기여'라고 미화하고 있지만 참전이고 침략이며 전쟁범죄 지원이다. 그 어떤 명분도 파병과 대미 군사 지원을 정당화하는 이유가 될 수 없다"고 파병 거부를 촉구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도 4일 '미 관세 압박에 파병으로 화답하겠다는 이재명 정부 규탄한다'란 성명을 통해 "파병의 성격이 전투용인지 비전투용인지를 따지는 것도 곁가지에 불과하다. 미국의 불법적인 침략전쟁 한복판에 군함과 초계기를 내보내는 순간, 우리는 이미 제국주의 전쟁의 당사자가 되고 만다"고 지적했다. 또한 "이 예속의 뿌리에는 3500억 달러 대미 투자와 반도체 관세 협박이 자리한다...경제로 밥줄을 흔들고 안보로는 생명과 안전마저 담보로 잡는 것, 이것이 저들이 말하는 '동맹'의 실체다"라고 비판했다.
민주노총은 "노동자·민중의 생명과 안전을 도박판에 올리는 그 어떤 파병 시도에도 단호히 반대한다"며 "이재명 정부는 미국과 숭미 사대 매국 세력의 강압에 맞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진짜 국익이 무엇인지 재고하라. 굴종적이고 예속적인 호르무즈 해협 파병 검토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4일(현지시간) 이란의 지하 핵시설이 있는 것으로 의심되는 '곡괭이산'을 조만간 공격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행정명령 서명식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이란은 핵무기를 갖지 못할 것"이라며 "우리는 곧 곡괭이산(Pickaxe)을 타격할 수도 있다. 만약 그곳에서 뭔가 진행되고 있다면"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의 전쟁에 대해 우리는 "군사적 충돌로 부른다"며 "그건 우리에게 별것 아닌 사소한 일(small potatoes)"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JD 밴스 부통령이 전날 "이것을 전쟁으로 부르지 않겠다"며 현재 상황을 '전쟁'으로 규정하는 데 선을 그은 것과 같은 맥락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이것을 간헐적 (군사 충돌)이라고 말하겠다. 우리는 간헐적으로 (이란을) 공격한다"며 "우리는 지금 싸우고 있는 게 아니다. 전투가 없다"고 강조했다. 또 "(호르무즈 해협에) 기뢰는 전혀 없다"며 "그들(이란)에게 기뢰가 일부 있었지만, 우리는 소해함으로 그것들을 모두 제거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장기 파병과 미군 18명 사망이 별것 아닌가'라고 따져 물은 기자를 향해 "우리가 베트남에 얼마나 오래 있었나. 우리는 지금 (이란에서) 5개월째"라며 설전을 벌였다. 그의 발언과 달리 이란 전쟁은 현재 6개월을 넘겼다.
그는 이어 "우리가 5개월 동안 뭘 했는지 아나. 그들은 핵무기를 갖지 못하게 될 것이다. 그게 우리가 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 우주군의 감시를 통해 "곡괭이산에서 움직이는 모든 사람을 알고 있다. 이란 전역에서 움직이는 모든 사람을 알고 있다"며 "뭐든 틀어지면 우린 그들을 강하게 타격한다"고 말했다. < 이유 기자 >
한국 ‘파병 검토’에 이란 경고…“미국 압박에 응하지 말라”
"미·이스라엘 대이란 침략전쟁에 한국의 직접적 군사 참여 간주"

이란의 고위 안보·정치 당국자가 한국이 호르무즈해협에서 이란에 맞서는 군사적 활동에 나설 경우, 이를 미국·이스라엘의 대이란 침략전쟁에 대한 한국의 직접적인 군사 참여로 간주하겠다고 경고했다. 미국이 한국에 중동 지역으로 자원을 전개할 것을 거듭 요구하고, 한국 정부도 군사적 기여 방안을 포함한 여러 선택지를 검토하는 가운데 나온 반응이다.
레바논 매체 알마야딘은 4일(현지시각) 이란의 한 고위 안보·정치 당국자가 인터뷰에서 “한국은 미국의 불법적인 군사작전에 협력하도록 강요하는 미국의 압력에 응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이 당국자는 “한국은 미국의 공격적이고 안보와 안정을 흔드는 정책을 위해 자국의 이익과 평판을 희생해서는 안 된다”며 “호르무즈해협의 불안정을 초래한 근본 원인이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 행위라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한국이 호르무즈해협에서 이란에 맞서는 행동을 한다면, 이를 (미국·이스라엘의) 대이란 침략전쟁에 대한 한국의 직접적인 군사 참여로 간주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이란인과 그 권리를 침해하는 범죄에 대한 어떤 공모도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란 쪽의 경고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한국의 호르무즈해협 기여 확대를 공개적으로 압박하는 가운데 나왔다. 미 행정부 고위 당국자는 4일 한국의 호르무즈해협 파병 검토와 관련한 언론 질의에 “한국은 중동 원유의 최대 고객 중 하나”라며 “우리는 여전히 한국이 이 지역에 자원을 전개하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의 군사 충돌이 시작된 뒤 한국과 일본 등 중동산 원유 주요 수입국들이 호르무즈해협의 안전 확보에 직접 나서야 한다며 군함 파견 등을 요구해왔다. 지난달에는 한국이 미국의 대이란 군사작전 지원 요청을 거절했다며 공개적으로 불만을 표시하기도 했다.

한국 정부는 아직 파병이나 구체적인 자산 전개 여부를 결정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4일 “호르무즈에서의 자유로운 통항은 우리의 국익에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라며 미국이 자유 통항을 위한 국제적 연대를 제안한 이후 관련국들과 실질적 기여 방안을 협의해왔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한반도 대비 태세에 큰 손상이 있지 않는 범위 내에서는 운신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라며 군사적 기여 역시 검토 대상임을 시사하면서도 “아무것도 결정된 것이 없다”고 강조했다. 해외 파병에는 국내 법적 절차와 국회의 동의도 필요하다.
정부 안에서는 미국 군함 등의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P-8 해상초계기와 군수지원함, 기뢰 탐지·제거 인력 등 비전투 성격의 자산을 보내는 방안이 선택지로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반길주 국립외교원 국제안보연구센터 교수는 로이터통신에 이런 방안들이 이란을 상대로 한 직접적인 전투 참여보다는 호르무즈해협의 항행 안전을 지원하는 ‘중간 강도’의 기여에 해당한다고 평가했다. < 김원철 기자 >
미 이란 유조선 타격에 이란도 호르무즈 선박 공격…보복 악순환
혁명수비대 "비승인 항로 유조선 3척 · 미국 관련 선박 3척 공격"

미국이 미 군함을 겨냥한 이란의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응해 이란 유조선 3척을 타격하자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유조선과 미국 연계 선박을 공격하며 맞보복에 나섰다.
5일(현지시간) AFP와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해군은 성명을 내고 호르무즈 해협의 '승인되지 않은 항로'를 지나던 유조선 3척과 다른 해역의 미국 관련 선박 3척을 공격했다고 밝혔다.
혁명수비대는 이번 공격이 이날 앞서 미군이 이란 유조선들을 타격한 데 대한 보복이라고 주장하면서 다른 선박들에도 승인되지 않은 항로를 이용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앞서 미군 중부사령부는 이란 혁명수비대가 해역을 순찰하던 미 해군 군함 2척에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데 대응해 이란 유조선 3척을 공격했다고 밝혔다.
미군은 이란 최대 석유 수출기지인 하르그섬 인근의 다우니호와 자스크 인근 스타크1호를 무력화하고, 오만만의 카일로호를 완전히 파괴했다고 설명했다.
브래드 쿠퍼 미 중부사령관은 "우리 선박 2척을 공격하면 3척을 타격해 더 큰 경제적 대가를 부과할 것"이라며 필요할 경우 이란의 원유 수송 선단을 추가로 공격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이란군을 통합 지휘하는 중앙군사본부 카탐 알안비야는 미국의 공격이 계속된다면 미 군함에 대한 보복은 "이전보다 더 강력해질 것이며 공격 범위가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고 맞섰다.
미국과 이란의 무력 공방은 지난달 30일 미군이 호르무즈 해협에서 이란의 기뢰 설치용 로켓발사대를 타격한 이후 다시 격화했다.
이후 이란이 요르단과 쿠웨이트 등에 있는 미군기지를 공격하고, 미국이 혁명수비대 관련 표적과 유조선 등을 재차 타격하는 등 보복의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 신재우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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