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문회’에 걸린 ‘대중적 정의감’의 딜레마

엄격 규정하면 동조자 늘고 관대하면 정의감에 반해
80년 전 친일파 청산 위한 '반민특위' 딜레마와 닮은꼴

'이혜훈 지명' 치열한 토론 통해 사회적 합의 끌어내야

 

                                                                              전우용 역사학자

1945년 해방을 맞았을 때, 민주독립국가 건설이 민족의 지상과제라는 의견에 반대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 일제로부터 ‘조선귀족’ 작위를 받은 극소수만이 시대착오적인 왕정복고를 꿈꿨을 뿐이다. 새 국가 건설과정에서 ‘친일 민족반역자’들을 배제해야 한다는 주장에 반대한 사람도 거의 없었다. 일제에 부역하여 동족을 짓밟은 민족반역자들을 처단, 처벌하지 않고서는 민주독립국가 건설의 전제인 ‘민족정기(民族正氣)’를 회복할 수 없다는 것이 당대의 보편적 대의(大義)였다. 그런데 ‘민족반역자’는 누구이며 ‘민족반역행위’란 무엇인가의 문제를 둘러싸고는 의견이 여러 갈래로 나뉘었다.

 

"시키는대로 한 죄 밖에 없는 내가 왜 민족반역자냐"

 

“국민학교 때, 학교 운동장에서 친구랑 놀다가 ‘우리말’ 썼다는 이유로 담임 선생에게 끌려가 두 뺨이 터지도록 호되게 맞았다. 해방이 뭔지는 잘 몰랐으나 그 선생 안 보게 됐다는 것만으로 기뻤다. 그러나 개학 후 학교에 가니 그 선생이 그대로 있었다.” 꽤 오래 전 영화감독 임권택이 모 잡지와 인터뷰하면서 술회한 ‘해방의 기억’이다. 당대의 문자 보급률이나 미디어 환경에서, 보통사람들이 일상적으로 접할 수 있었던 ‘민족반역자’는 조선귀족이나 총독부 칙임관, 저명한 문필가나 예술가들이 아니라 말단 순사, 면 서기, 구장(區長), 경방단장(警防團長), 학교 교사, 교회 목사 등 그저 ‘유지(有志) 행세하는 이웃’들이었다. 징용 대상자 명단을 작성하고, 집안에 들어와 놋그릇 나부랭이를 빼앗으며, 우리말 쓰다가 발각된 아이들을 모질게 때리고, 일본 신도의식 시간에 일부러 지각했다는 이유로 신도를 고발한 자들이 ‘민족반역자’의 실례였다.

 

조선건국준비위원회 여운형 위원장을 에워싼 해방 군중들.

 

보통사람들에게는, 이런 자들에게 합당한 ‘처벌’을 내리고 ‘갱생의 시간’을 주는 게 ‘정의’였다. 그러나 이 ‘정의’는 실현가능한 영역 밖에 있었다. 무엇보다도 ‘민족반역자’로 몰린 당사자들과 그 가족들, 친척·친지들의 반발이 거셌다. 그들은 ‘위에서 시키는대로’, ‘먹고 살기 위해’ 한 일이 어떻게 ‘민족반역범죄’가 될 수 있느냐고 항변했다. 민족반역행위의 범위를 확장하는만큼, ‘민주독립국가’ 건설의 주체는 줄어들고 척결해야 하는 대상이 늘어날 수밖에 없었다.

 

1947년 3월 13일, 남조선과도입법의원은 「부일협력자, 민족반역자, 전범, 간상배에 대한 특별조례법률」초안을 상정했다. 이 초안은 조선총독부의 말단 행정관리도 민족반역자로 규정했으니, 입법의원 중에도 이에 해당하는 자가 적지 않았다. ‘해당자’들은 따로 민족반역자의 범위를 조선총독부 칙임관 이상으로 크게 축소한 수정안을 제출했다. 일제강점기 조선인으로 칙임관 직위에 오른 자는 수십 명에 불과했다. 민족반역자의 범위를 둘러싼 입법의원 내의 논란은 7월 2일의 ‘재수정안’으로 귀결되었다. 재수정안은 민족반역자의 범위를 주임관(현재의 사무관급) 이상의 관리, 판임관 이상(전원)의 군인과 군속, 고등계(독립운동가 체포 심문 관련 업무 담당)에 재직한 경찰로 한정했다. 그러나 총독부 조선인 관리들에게 ‘현직 유지’를 지시했던 미군정청은 이 특별조례법률을 인준하지 않았다.

 

반민특위 와해로 민족반역 정체성 내면화 길 택한 경찰

 

1948년 7월 17일에 제정된 제헌헌법은 ‘단기 4278년 8월 15일 이전의 악질적인 반민족행위를 처벌하는 특별법을 제정할 수 있다’는 조항을 부칙에 명기했다. 8월 5일, 제헌국회는 ‘반민족행위 처벌 특별법 기초위원회’를 구성했고, 위원회는 미군정기의 특별조례법률에 기초한 법안을 만들어 정부 수립 다음 날인 8월 16일 국회에 상정했다.

 

특별법은 ① 일제로부터 작위를 받거나 세습한 자, ② 중추원 부의장, 고문 또는 참의 되었던 자, ③ 칙임관 이상의 관리 되었던 자, ④ 밀정행위로 독립운동을 방해한 자, ⑤ 독립을 방해할 목적으로 단체를 조직했거나 그 단체의 수뇌간부로 활동했던 자, ⑥ 군, 경찰의 관리로서 악질적인 행위로 민족에게 해를 가한 자, ⑦ 비행기, 병기 또는 탄약등 군수공업을 책임경영한 자, ⑧ 도, 부의 자문 또는 결의기관의 의원이 되었던 자로서 일정에 아부하여 그 반민족적 죄적이 현저한 자, ⑨ 관공리되었던 자로서 그 직위를 악용하여 민족에게 해를 가한 악질적 죄적이 현저한 자, ⑩ 일본국책을 추진시킬 목적으로 설립된 각 단체본부의 수뇌간부로서 악질적인 지도적 행동을 한 자, ⑪ 종교, 사회, 문화, 경제 기타 각 부문에 있어서 민족적인 정신과 신념을 배반하고 일본침략주의와 그 시책을 수행하는데 협력하기 위하여 악질적인 반민족적 언론, 저작과 기타 방법으로써 지도한 자, ⑫ 개인으로서 악질적인 행위로 일제에 아부하여 민족에게 해를 가한 자들을 ‘민족반역자’로 규정했다.

 

반민특위에 의해 기소된 민족반역자들

 

이들 중 ①~③까지는 이론의 여지가 없었지만, ④부터는 정성적 판단이 필요했다. 수사와 기소의 주체로 조사위원과 특별검찰부, 특별재판부로 구성된 반민족행위특별조사위원회(반민특위)가 구성되었다. 그러나 민족반역자의 범위를 둘러싼 사회적 논란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절대다수의 구 총독부 하급 관리들, 특히 경찰들은 과거 행적을 반성하는 쪽보다는 민족반역자의 정체성을 내면화하는 쪽을 택했다. 특별법에 따르면 민족반역자로 처벌받을 경찰은 많지 않았다. 하지만 ‘대중적 정의감’이 원하는 바를 잘 알았던 경찰들에게 반민특위 와해는 ‘생존의 문제’였다. 결국 ‘대중적 정의감’은 단 1%도 충족되지 못했다.

 

내란세력은 41%인가, 25%인가, 고작 수십 명인가

 

그로부터 80여 년이 지난 지금도 비슷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2024년 12월 3일 이후 내란 극복과 민주주의 회복은 명백한 ‘시대적 과제’가 되었다. 그러나 ‘내란세력’의 최우선 살해 대상이었던 이재명은 지난 대통령 선거에서 고작 49.4%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내란세력’에 동조하는 것으로 의심받을 만한 판사들이 내란범들을 재판하고 있으며, 영장 기각으로 내란범 수사를 방해하고 있다. 제1야당은 ‘비상계엄 선포는 대통령의 고유 권한 행사로서 결코 내란이 아니’라고 주장하며, 재래식 신문 지면들에는 연일 같은 내용의 기사가 실리고 있다. 내란에 동조하는 내용의 현수막이 전국 도시 거리 곳곳에 걸려 있으며, ‘윤 어게인’을 외치는 자들이 수시로 시위를 벌이고 있다. ‘내란 극복’은 ‘내란세력 척결’과 대략 같은 뜻이다. 민주주의를 파괴하려 했던 자들과 함께 민주주의 회복의 길을 걸을 수는 없다.

 

‘내란범들은 나치 전범처럼 끝까지 처벌해야’한다던 이재명 대통령이 ‘윤 어게인’ 집회에서 내란의 정당성을 선동했던 국민의힘 소속 이혜훈을 기획예산처장으로 지명했다. 일견 앞뒤가 안 맞는 일이다. 그러나 ‘국민 검증을 거쳐야 한다’며 한쪽 문을 열어 놓은 것을 보면, ‘내란세력’의 범위에 대한 사회적 논의를 촉구한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또는 ‘생각 없이 내란세력에게 휩쓸려 들어간’ 사람들에게 반성의 기회를 준 것일 수도 있다. 민주공화국에서는 사회적 합의가 법적 단죄의 전제이다. ‘대중적 정의감’이 지목하는 내란세력과 ‘사회적 합의’로 규정되는 내란세력은 같을 수도, 다를 수도 있다. ‘내란세력’을 엄격히 규정하면 오히려 그 동조세력이 늘어나고, 관대하게 규정하면 ‘대중적 정의감’을 충족시킬 수 없는 것이 80년 전의 딜레마이자 오늘날의 딜레마이다. ‘내란세력’을 어떻게 특정할 것인가? 지난 대통령 선거에서 김문수에게 투표한 41%의 국민?, 지금도 계엄은 정당했다고 주장하는 국민의힘 당원들과 그 당을 지지하는 25%의 국민?, 아니면 내란특검이 기소한 고작 수십 명의 ‘수괴 및 중요 임무 종사자’들?

 

80년 전 반민특위 경험이 지금 우리를 도울 수 있을까?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정문 앞에서 열린 '12·3 내란·외환 청산과 종식, 사회 대개혁 시민 대행진' 집회에서 참가자들이 응원봉과 손팻말을 들고 있다. 2025.12.3 연합
 

민주주의 회복과 내란 극복은 미룰 수 없는 우리 시대의 과제이다. 80년 전 선조들이 ‘친일파 청산’을 못해서 한국 현대사가 시작부터 뒤틀렸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이제 우리 세대가 같은 시험대 위에 올라 서 있다. ‘내란세력’의 범위, 달리 말하자면 내란을 극복하고 민주주의를 회복하는 길에 함께 할 수 있는 사람들의 범위에 관한 사회적 합의를 서둘러야 한다.

이 문제에 관한 논의가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이혜훈 기획예산처장 지명은 ‘내란세력’의 범위를 최소화하는 안을 제출한 것과 같다. 이 지명을 둘러싼 논쟁이 대통령 결정에 관한 ‘찬반 논란’으로 그쳐서는 안 된다. 치열한 토론을 거쳐 ‘사회적 합의’로 이어져야 하며, 국회 청문회가 ‘토론장’ 구실을 해야 한다. ‘과거가 현재를 도울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이번에는 반민특위의 경험이 답할 수 있을 것이다.          < 전우용 역사학자 >

통일교는 물론 신천지도 국힘 집단 입당 의혹


홍준표 "교주 이만희 만나 윤석열 지원 확인해"
"지금도 신도 상당수 국힘 책임당원으로 활동"

'정교유착' 전담 검찰·경찰 합동수사본부 구성
이재명 "특검만 기다릴 수 없어" 지시 1주일만

총 47명 파견…"모든 의혹 신속 명확하게 규명"
본부장 김태훈 남부지검장, 검찰 내 개혁 성향

'대장동 항소 포기' 검사장들 반발 때 동참 안 해

 

김태훈 서울남부지검장이 23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5.10.23. 연합
 

통일교(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와 신천지(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를 비롯한 특정 종교단체가 정치권과 밀착해 청탁과 선거 개입 등 부정한 거래를 일삼았다는 내용의 '정교유착' 사례를 수사하게 될 검찰·경찰 합동수사본부가 6일 출범했다. 특히 통일교는 물론 신천지 측도 교인들을 국민의힘에 집단 입당시켜 제20대 대선 경선 과정에서 윤석열 후보를 지원했다는 등의 의혹이 구체적으로 불거진 상태여서 수사가 어디까지 파고들 수 있을지 주목된다.

 

대검찰청은 이날 오후 보도자료를 내고 김태훈 서울남부지검장을 본부장으로 하는 합수본을 구성했다고 밝혔다. 부본부장에는 검찰에서 대검 임삼빈 공공수사기획관(차장검사급)이, 경찰에서는 전북경찰청 수사부장 함영욱 경무관이 각각 임명됐다. 총 47명 규모로 꾸려지는 합수본 사무실은 서울고검 청사에 설치될 예정이다. 

 

대검은 "최근 통일교와 신천지 등 특정 종교단체가 교단 조직과 자금, 인적 네트워크를 활용해 정치권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다수의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며 "정교유착은 헌법상 정교분리 원칙을 침해할 소지가 있고 민주주의의 미래를 위협하는 중대한 사안이므로 검·경이 협력해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수사함으로써 의혹을 철저하게 규명할 필요가 있다"고 출범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합동수사본부는 서울중앙지검 관련 사건 전담검사와 통일교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청 중대범죄수사과 소속 경찰들을 포함해 공공 및 반부패 수사 분야 전문성을 갖춘 우수 자원들을 발탁했다. 통일교와 신천지 등 종교단체의 정관계 인사에 대한 금품 제공, 특정 정당 가입을 통한 선거 개입 등 정교유착과 관련된 의혹 일체를 대상으로 수사를 진행하겠다"면서 "수사 역량을 집중해 관련된 모든 의혹을 신속하고 명확하게 규명하는 한편, 범죄에 엄정하게 대응해 헌법과 민주주의를 수호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합수본을 이끌 김태훈 남부지검장은 검찰 내 엘리트 코스를 거친 대표적 기획통이자 개혁 성향으로 분류된다. 사법연수원 30기로 서울지검 검사로 임관해 평검사 때 법무부 검찰국에서 일했다. 문재인 정부 시절 요직인 법무부 검찰과장으로 발탁돼 박범계 당시 법무부 장관을 보좌했다. 검찰의 직접 수사 범위를 축소하는 내용의 직제개편안을 주도했고 이후 서울중앙지검에서 특수수사를 총괄하는 4차장으로 영전했다.

 

4차장 재직 중 윤석열 부인 김건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수사를 지휘했지만, 이듬해 윤석열 정부가 들어서면서 부산고검 검사로 좌천됐다. 김 지검장은 윤석열의 12·3 비상계엄 선포 직후 검찰 내부망에 "포고령은 명백한 위헌"이라며 "즉각 수사가 필요하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이재명 정부 출범 직후 검사장으로 승진했으며, 지난해 11월 검찰의 '대장동 항소 포기' 이후 일선 지검장 18명이 반발하면서 공동 입장문을 냈을 때 임은정 서울동부지검장과 함께 동참하지 않았다.

 

윤석열 정권과 통일교가 연관된 '정교유착 국정농단' 의혹을 받는 한학자 통일교 총재가 22일 서울중앙지법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뒤 법정을 나서고 있다. 2025.9.22. 연합
 

합수본에는 검찰에서 김태훈 본부장과 임삼빈 제1부본부장, 부장검사 2명, 검사 6명, 수사관 15명 등 25명이 파견된다. 경찰에서는 함영욱 제2부본부장과 총경 2명(임지환 용인서부경찰서 서장과 박창환 경찰청 중대범죄수사과장), 경정 이하 수사관 19명 등 총 22명이 합류한다. 수사관 대다수는 그간 통일교의 정치권 금품 수수 의혹을 수사해온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특별전담수사팀 소속인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특별전담수사팀은 이미 여야 정치인들에게 이른바 '쪼개기 후원'을 해 정치자금법을 위반한 혐의로 통일교 한학자 총재와 윤영호 전 세계본부장, 정원주 전 총재 비서실장, 송광석 전 천주평화연합 회장 등을 검찰에 송치하는 성과를 냈다. 최근엔 통일교의 한일 해저터널 사업 청탁과 관련해 세계피스로드재단 사무실을 압수수색하고 재단 관계자들을 조사하는 데 주력했다. 특별전담수사팀이 축적해온 사건 기록은 합수본에 넘기게 된다.

 

합수본은 통일교뿐만 아니라 신천지 등 유사 종교단체들이 정계 인사들을 상대로 교단의 사업 및 각종 민원 사항에 관한 청탁을 하며 금품을 제공하거나 선거에 개입했다는 정교유착 의혹을 전반적으로 들여다볼 계획이다. 경찰은 수사와 영장 신청, 사건 송치를 맡고 검찰은 송치 사건 등에 대한 수사·기소와 법리 검토 등을 진행한다.

 

2020년 3월 2일 경기도 가평군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 평화의 궁전에서 이만희 총회장이 기자회견을 열고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2020.3.2. 연합
 

신천지와 국민의힘의 유착과 관련해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지난해 7월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2021년 10월 국민의힘 대선후보 경선 때 신천지의 역할을 확인하기 위해 대구시장 재직 시절인 2022년 8월경 신천지 교주 이만희 씨를 경북 청도 이만희 교주 별장에서 만난 일이 있었다"며 "많은 이야기를 들었는데 '지난 대선 후보 경선 때 신천지 신도 10여만 명을 국민의힘 책임당원으로 가입시켜 윤석열 후보를 도운 것은 윤 후보가 검찰총장 시절 코로나 사태 때 신천지 압수수색을 두 번이나 청구 못 하게 막아줘 그 은혜를 갚기 위해서'라고 했고, 지금도 그 신도 중 상당수는 그 당의 책임당원으로 활동하고 있다고 했다"고 폭로한 바 있다.

 

홍 전 시장은 최근에도 "통일교·신천지 특검하면 이재명 정부가 곤경에 처하는 게 아니라 국민의힘이 곤경에 처하게 된다. 2021년 7월 윤석열이 국민의힘에 들어올 때 1000원짜리 책당(책임당원)이 19만 명 들어왔는데 그중 신천지 신도가 10만이었고 그들의 몰표로 윤석열이 후보가 된 것"이라며 "유사 종교집단의 몰표로 경선판을 뒤집어 본 윤석열 경선 총괄위원장 권성동 의원이 그 경험을 바탕으로 통일교도 끌어들여 자신이 직접 당대표 선거에 나가려고 했다는 것이 정설이기 때문에 통일교·신천지 특검을 하면 국민의힘은 정당 해산 사유가 하나 더 추가될 뿐이다. 전재수 의원 하나 잡으려고 시작한 국힘의 단견이 결국 역공을 당하는 자승자박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 신도들이 15일 경기도 수원시 경기도청 앞에서 경기관광공사가 파주 임진각 평화누리에서 지난달 30일 예정됐던 종교행사 대관 승인을 취소한 데 반발하며 집회를 열고 있다. 2024.11.15. 연합
 

이번 합수본 구성은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첫 국무회의에서 특별수사본부 또는 합동수사본부라는 구체적 방식을 거론하며 신속하게 수사에 착수하도록 지시한 데 따른 것이다. 보수 야당이 요구해온 '통일교 특검'을 더불어민주당이 전격 수용했지만 특검 수사 대상에 신천지를 포함시키는 방안을 두고 국민의힘이 극렬 반대하면서 논의가 지체되자 대통령 지시 일주일 만에 검경 합수본이 발족하게 된 것이다.

 

당시 이 대통령은 "통일교, 신천지 정교유착 사안은 이미 오래전에 나온 의제인데 (수사가) 너무 지지부진하다. 정교 분리, 헌법 원리를 어기고 종교가 정치에 직접 개입해 유착한 부분은 우리 사회 민주주의의 미래를 위협하는 중대 사안"이라며 "여든 야든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다 수사해서 진상을 규명하고 책임을 물어야 이런 일이 다시는 안 생긴다. 특검만 기다릴 수 없으니 특수본을 (만들거나) 경찰과 검찰이 같이 합동수사본부를 만들든 따로 하든 검토하라"고 강하게 주문했다.                                           < 김호경 기자 >

이중용도 물자 일본 수출 전격 금지

일본 산업 타격 당황 "왜 이 시점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왼쪽)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 AFP 연합
 
 

중국은 일본에 대해 희토류를 포함한 이중용도 물자의 수출 금지라는 초강경 보복 조처를 내리면서 ‘대만 문제’와 일본의 ‘재무장’ 문제에 대해 물러서지 않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드러냈다.

 

6일 중국 상무부는 올해 1호 공고로 ‘일본에 대한 이중용도 물자 수출 통제 강화에 관한 고시’를 발표해 군사 용도로 쓰일 수 있는 모든 물자의 일본 수출을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해당 규정은 이날부터 적용된다. 이중용도 물자는 첨단 제조업에 필수적인 희토류를 비롯한 전략광물, 첨단 반도체, 드론(무인기), 항공기 엔진 등을 포함한다. 특히 중국이 세계 가공량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희토류는 자동차, 반도체, 배터리, 모터 등 제조에 빠질 수 없어 일본 산업에 타격이 클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이번 ‘이중용도 품목’ 수출 전면 금지는 과거보다 수위를 한층 강화한 것이다. 중국은 16년 전인 2010년에도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에서 일본과 영토 갈등이 벌어지자 희토류 수출 통관 절차를 지연시키는 방식으로 보복했다. 당시는 ‘통관 지연’이었지만, 이번에는 수출 ‘전면 금지’를 공언하고 있다. 일본은 2010년 희토류 수출 통제를 겪으면서 공급망 다변화를 도모했지만, 여전히 중국산에 절반 이상을 의존하고 있다. 또 희토류에 제한하지 않고 이중용도 물자 전체로 제재 품목을 확대했다.

 

 

중국이 일본에 대한 압박을 더욱 강화하는 것은 중국이 가장 민감하게 여기는 사안인 ‘대만 문제’에 대해 물러서지 않겠다는 경고로 해석된다. 중국은 지난 11월 초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대만 유사시 집단적 자위권 행사 가능’ 시사 발언이 중국에 대한 ‘내정 간섭’이라며 발언 철회를 요구해왔다. 대만 문제는 중국에 있어 물러설 수 없는 ‘레드라인’(한계선)이라는 것이다. 이에 중국인의 일본 방문 자제 방침, 일본 문화콘텐츠의 유입 제한 등에 나섰지만 중국은 “더 쓸 수 있는 카드”가 있다며 압박했고, 초강경책으로 여겨졌던 이중용도 품목의 수출 금지 카드까지 꺼냈다.

 

이번 조처는 일본의 군사력 강화에 대한 압박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공고는 명확하게 일본의 군사력 증대에 중국의 물자가 쓰일 수 없다는 점을 명시했다. 이날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다카이치 총리가 전날 신년 기자회견에서 안보 정책의 근간인 ‘3대 안보 문서’ 개정을 통한 방위력 강화에 의욕을 나타낸 것을 비판했다. 그는 “일본의 재군사화를 가속하는 위험한 동향”이라며 “중국은 일본의 군국주의가 부활하는 것을 절대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은 희토류와 흑연 등 전기차·반도체 산업에 필수적인 주요 원자재 상당 부분을 중국에 의존하고 있다. 노무라종합연구소에 따르면 2012년 일본 정부의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국유화를 계기로 중국이 대일 희토류 수출을 규제하기 전까지 일본의 중국산 희토류 의존도는 90%에 달했다. 이후 공급망 다변화를 추진했지만 지금도 수요의 약 60%를 중국에서 수입하고 있다.

 

특히 이중용도 물자에 포함될 가능성이 큰 희토류 중에서 네오디뮴 자석에 사용되는 중희토류 디스프로슘과 테르븀은 중국 의존도가 거의 100%에 이른다. 네오디뮴 자석은 전기차·하이브리드차 모터에 필수적이다. 일본 자동차 업체들이 과거 이들 희토류 공급 차질로 일부 차종의 생산을 중단한 사례도 있다.

 

흑연 역시 주요 변수다. 일본무역진흥기구에 따르면 2023년 일본의 중국산 흑연 수입액은 103억8590만엔(약 962억원)으로 전체의 90.1%를 차지했다. 흑연은 배터리와 반도체 공정에 꼭 필요한 소재다.

 

이번 공고에는 제3국을 통한 우회 수출까지 처벌하겠다는 ‘세컨더리 보이콧’ 조항이 명시됐다. 중국은 다른 나라나 지역의 조직·개인이 중국산 이중용도 물자를 일본에 이전하거나 제공할 경우에도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주목할 점은 조치의 종료 시점이 명시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일본의 태도 변화나 중·일관계 전반을 압박하는 중장기 카드로 활용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일본 외무성 고위 관계자는 “무엇이 통제 대상이 되는지, (일본에) 어느 정도의 영향이 있을지 모르겠다”며 “대만과 관련해 어떤 움직임이 있었던 것도 아닌데 왜 이 타이밍에 금수 조치를 했는지도 알 수 없다”고 아사히신문에 말했다. 이 관계자는 수출 통제 대상에 희토류가 포함될 가능성을 우려하면서 중국의 조치에 분통을 터뜨렸다고 아사히는 전했다. 또 다른 정부 관계자는 로이터통신에 “일본 산업계에 문제를 일으킴으로써 다카이치 총리에 대한 국내 비판 여론을 조성하려는 목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발표는 다카이치 총리와 대화를 앞둔 이재명 대통령에게도 압박으로 작용할 수 있다. 중국을 국빈 방문 중인 이 대통령은 다음주 일본에서 한-일 정상회담을 한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전날인 5일 이재명 대통령과 한 정상회담에서 “80여년 전 중·한 양국은 거대한 민족적 희생을 치르며 일본 군국주의에 맞서 승리를 거뒀다”며 양국의 역사를 소환했다. 시 주석은 또한 “역사의 올바른 편에 굳게 서서 올바른 전략적 선택을 내려야 한다”고도 말했다.

                                                                            < 이정연 박은경 기자 >

 

일본, 한국과의 대일 “공동투쟁” 시 주석 발언에 신경

“방일 앞선 방중 초청, 한일관계 쐐기 박으려는 것”

환구시보 “가장 중요한 건 대규모 경제사절단 참여”

국빈관 한중 비즈니스 포럼에 허리펑 부총리 참석

 

 이재명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5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한중 MOU 체결식에서 악수하고 있다. 2026.1.5. 연합
 

일본은 5일의 한중 정상회담에서 시진핑 중국주석이 대일 정책에서 한국과의 ‘공동투쟁’을 요청했다는 데에 큰 관심을 보였다.

 

일본언론들은 이번 중국의 이재명 대통령 국빈 초청이 확정된 것은 지난해 12월 하순이었다며, 중국이 1월 중순으로 일정을 조정하고 있던 이 대통령의 일본방문 전에 이를 성사시켰다면서, 이는 “한일관계에 쐐기를 박고 싶어하는 저의를 드러낸 것”이라고 지적했다.

 

일본경제신문(닛케이)는 시 주석이 “80여년 전, 중한 양국은 민족의 큰 희생을 치르면서 일본 군국주의와 싸워 이겼다”고 지적하면서 “지금이야말로 서로 손을 잡고 제2차 세계대전 승리의 성과를 지키고 동북아시아의 평화와 안정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중국 중앙텔레비전(CCTV) 보도를 인용해 5일 전했다.

 

닛케이 이 대통령 중국에 “동조”, 요미우리 “중립” 보도

 

이에 대해 이재명 대통령도 “한국과 중국은 일찍이 함께 일본 군국주의 침략에 맞서 싸웠다”면서 “중국이 한국 독립운동 관련 사적지를 보호하고 있는 데에 감사한다”고 “동조했다”고 이 신문은 보도했다.

 

아사히신문은 이 대통령이 중국과의 관계에 대해 회담 모두에서 “국권을 빼앗긴 시기에 회복을 위해 서로 손을 잡고 함께 싸운 관계”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아사히는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 '대만유사' 관련 발언 이후 "중일 대립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중국이 한국에 대해 역사문제에서 대일 공동투쟁을 요청했다"고 전했다.

 

아사히는 중국 외교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지난해 말 왕이 중국공산당 정치국원 겸 외교부장이 한국의 조현 외교장관과의 전화협의에서 “일본의 정치세력 일부가 역사를 역행해 침략과 식민지배의 죄를 덮으려 하고 있다”며 “한국이 올바른 입장을 취할 것으로 확신한다”면서 대만문제에서도 ‘하나의 중국’ 원칙을 견지해 줄 것을 요구했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왕이 외교부장의 그런 발언은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총리의 ‘대만유사’ 관련 발언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이 대통령은 중국방문 전에 서울에서 한 중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쪽 편을 드는 것은 대립을 격화시키는 요인이 된다”면서 신중하게 대처한 것으로 보인다고 이 신문은 덧붙였다.

 

요미우리신문도 중국이 다카이치 총리의 대만유사 관련 국회 답변 이후 일본에 대한 압력을 강화하고 있다면서, 이 대통령은 중일 대립과 관련해 “중립 입장을 강조했다”고 전했다.

 

5일 베이징에서 열린 한중 정상회담을 전하는 일본경제신문 1월 5일 기사.

 

국빈방중 초청은 “한일관계에 쐐기 박으려는 노림수”

 

닛케이에 따르면, 시 주석 또 대만문제를 염두에 두고 “상호 핵심적 이익에 신경을 써야 한다”고 했고, 이 대통령도 “중국의 핵심적 이익과 중대한 관심을 존중하며, ‘하나의 중국’(에 대한 기존입장)을 견지한다”고 말했다. 신문은 이를 두고 중국 쪽이 항일운동 역사문제를 한중 양국 제휴에 활용하려는 의도를 보인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사히신문은 중국이 이 대통령의 일본방문에 앞서 중국방문을 성사시킨 것은 “한일관계에 쐐기를 박고 싶어하는 노림수도 내비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일본언론들은 중국 매체들이 한국의 항일운동 상징이자 상하이 망명정권인 ‘대한민국 임시정부’ 간부였던 김구 탄생 150주년 등을 거론하고 있고, 이 대통령이 7일 상하이 방문 때 임시정부 사적을 방문하는 등 기념행사에도 참석한다는 사실을 전하고 있다는 점에도 관심을 보였다.

 

닛케이는 2016년 미군의 한국 사드(THAAD, 고고도 탄도미사일 요격체제) 배치를 계기로 한중관계가 얼어붙었으며, 그 뒤 윤석열 정권이 일본 미국과의 협력을 중시하고 중국과의 관계개선에 적극적으로 움직이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이 대통령은 “균형을 지키면서 각국과 양호한 관계를 구축하는 ‘실용외교’를 내세우고” 일본과도 좋은 관계를 유지하면서 중국과의 관계 회복에도 의욕을 보이고 있다고 썼다.

 

5일 베이징에서 열린 한중 정상회담 소식을 전하는 일본 아사히신문 1월 5일 기사

 

댜오위다오 국빈관 한중 비즈니스 포럼에 허리펑 부총리 참석

 

이 신문은 이 대통령은 한중관계 회복도 강조했다면서 정상회담 모두에 “이번 회담은 2026년을 한중관계의 전면적인 회복 원년으로 삼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며 “시대의 흐름과 변화에 맞춰 한중관계 발전의 새로운 국면을 열어 가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신문은 경제분야에서도 한중 두 나라는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며, 중국 국영 신화통신 보도를 인용해 “5일 오전에 베이징 댜오위타이(조어대) 국빈관에서 중한 비즈니스 포럼이 열렸으며, 시 주석 측근으로 경제정책을 담당하는 허리펑 부총리가 참석했다”고 전했다. 허 부총리는 그 자리에서 “한국기업을 포함해서 각국 기업들이 중국에 투자하는 것을 환영하며, 발전 기회를 공유해 가자”면서 한국기업의 중국 투자를 지원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고 전했다.

 

이 포럼에는 이 대통령 외에 삼성전자, SK, 현대자동차, LG 등 한국 4대 재벌 회장들을 비롯해 기업경영자 등 200명이 동행했으며, 한중 참석자는 모두 400명에 이르렀다고 신화통신은 보도했다.

 

환구시보 “가장 중요한 건 대규모 경제사절단 참여”

 

한편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자매지 환구시보는 6일 ‘떨어질 수 없는 중요한 이웃들’이 실용적인 협력의 새로운 출발점을 마련했다‘는 제하의 사설에서 이번 이 대통령 방중을 언론들은 새해 ’실용외교‘의 중요한 시작으로 평가하고 있다면서 “한중관계의 완전한 복원과 발전을 위한 구체적인 토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환구시보는 이 대통령의 이번 방중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대규모 경제 사절단의 참여”라면서 “한국의 수소 기술 스타트업들이 광둥-홍콩-마카오 대만구에 진출하고, 한중 협력 녹색 기술이 세계로 진출하는 것은 실질적인 ’교류‘의 생생한 사례”라고 했다. 또 “한국 경제계가 이번 중국 방문에 보여준 높은 관심은 한중 관계를 건전한 방향으로 발전시키는 것이 양쪽 모두의 합리성과 실용주의에 기반한 필연적인 선택임을 보여준다”고도 했다.

 

환구시보는 “현재 세계는 급변하는 시기를 겪고 있으며, 일부 역내 국가들의 역사적 잔재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국제 정세는 더욱 혼란스러워지고 있다”면서 일본 다카이치 정권을 간접적으로 비판한 뒤 “이는 역내 평화와 발전에 새로운 도전을 제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 한승동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