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관 2년 선고한 '윤 여론조사', 항소심서 무죄로

● COREA 2026. 10. 8. 12:26 Posted by 시사한매니져

 

23일 같은 재판부가 오세훈 2심도 선고 '관심'
김건희 2심과 같아져, 대법 '전합' 심리 결론 주목

 

재판부 "무상 여론조사 정자법 기부로 볼 수 없어"
"명씨의 조언을 재산상 이익 환산하는 일 어려워"
윤 전 대통령 웃으며 명씨에게 인사 건네기도
한덕수도 지난 5월 1심 23년형→항소심 15년형

 

사업자에게 비용 대납하게 한 오 시장 구조 같아
항소심 "오세훈은 몰라" 녹음 영향 있을지 관심
자신 얻은 오 시장 "진실의 시간 다가오고 있다"
윤 부부·명태균·오세훈·한덕수 모두 전합 '불길'

 

​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로부터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받은 혐의로 기소된 윤석열 전 대통령이 7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서울고법)에서 열린 2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서울고법 형사7부(구회근 부장판사)는 이날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윤 전 대통령과 명씨에게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2026.10.7 [서울고법 제공] 연합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로부터 무상으로 여론조사를 제공받은 혐의로 기소돼 이진관 부장판사에 의해 1심에서 유죄가 인정되며 징역 2년을 선고 받았던 윤석열 전 대통령이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같은 혐의로 별도 기소돼 1·2심에서 모두 무죄를 선고받은 김건희 씨와 결론이 같아져 김씨가 지난 7월 23일 회부된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무상 여론조사의 정치자금법 위반 여부에 대한 최종 판단이 더욱 주목받게 됐다.

 

서울고법 형사7부(구회근 부장판사)는 7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윤 전 대통령의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원심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했다. 함께 기소된 명씨에게도 무죄를 선고했다. 이 재판부는 명씨로부터 여론조사 결과를 전달받고 그 비용을 사업자로 하여금 대납하게 한 혐의로 기소된 오세훈 서울시장의 항소심도 맡고 있어 더욱 주목된다.

 

항소심 재판부는 "명태균씨와 윤 전 대통령 부부 사이에 여론조사를 실시하거나 무상으로 이를 제공한다는 협의가 있었다고 볼 증거가 전혀 없다"며 "무상 여론조사를 정치자금법상 기부로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명씨가 자신의 정치적 영향력을 키우기 위해 윤 전 대통령 부부에게 여론 동향 등 정치적 조언을 제공한 것으로 봤다. 이러한 조언과 조력을 재산상 이익으로 환산하기는 어렵다는 판단도 함께 내렸다.

 

이어 "여론조사가 미래한국연구소 측의 전적인 의사와 판단에 따라 실시된 점, 그중 일부만 윤 전 대통령 부부에게 전달된 점, 명씨가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등다른 정치인에게도 여론조사 결과를 제공한 점 등을 종합하면 정치자금을 기부하려 했다는 고의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윤 전 대통령 변호인단은 선고 직후 "오늘 판결은 정치적 사건일수록 더욱 엄격하게 증거와 법리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는 형사사법의 원칙을 다시 확인한 것"이라고 밝혔다.

 

윤 전 대통령은 무죄가 선고되자 웃으며 변호인단과 인사를 나눈 후 퇴정했다. 공동 피고인인 명씨에게 "이제 뭐 다른 사건은 없으신 겁니까, 가족분들 다"라고 말을 건네기도 했다. 방청석에 있던 지지자들은 "대통령님 감사합니다", "힘내세요", "무죄" 등을 외쳤다.

역시 무죄를 선고받은 명씨는 법정에서 나온 후 복도에서 "형사보상 청구해야지"라고 말했다.

 

민중기 김건희 특검팀은 이날 판결에 상고할 방침이다.

윤 전 대통령은 김씨와 공모해 2021년 6월부터 2022년 3월까지 명씨로부터 58차례 여론조사 결과를 무상으로 제공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이진관 부장판사)는 지난 7월 13일 명씨가 윤 전 대통령 부부에게 결과를 직접 전달한 14차례, 2792만원 상당의 여론조사를 유죄로 인정했다. 이에 따라 윤 전 대통령에게 징역 2년과 추징금 1396만여원을 선고했다.

 

이진관 재판부는 "여론조사 제공과 관련해 순차적·암묵적 의사합치가 이뤄져 정치자금법에 공동정범이 성립한다"고 판단했다. 윤 전 대통령이 무상 여론조사의 대가로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의 공천을 약속하고, 고 장제원 당시 대통령 당선인 비서실장을 통해 실제 공천에 영향력을 행사했다고도 봤다. 명씨는 1심에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가 지난 8월 보석으로 풀려났다.

 

반면 김씨 사건의 1·2심 재판부는 명씨가 사전 의뢰나 협의 없이 자신의 영업 활동과 정치적 영향력 확대를 위해 일방적으로 여론조사 결과를 제공했다고 판단했다. 같은 여론조사 수수 혐의를 두고 엇갈렸던 윤 전 대통령과 김 여사의 항소심 결론이 무죄로 모였다.

 

항소심 판결대로라면 비용이 들어가는 여론조사 결과는 무분별하게 경선을 미쳐도 처벌할 수 없다는 논리로 연결된다. 국민의 법상식과 너무 먼 판결이다.  

 

대법원은 지난 7월 김씨 사건의 상고심 선고를 연기하고 사건을 전원합의체에 회부했다. 전원합의체에서 무상 여론조사 제공과 정치자금 수수에 관한 법리가 어떻게 정리될지가 향후 쟁점이다.

 

이진관 재판부의 1심 판단이 뒤집히지는 않았지만, 항소심에서 큰 폭으로 감형된 적이 있다. 12·3 비상계엄에 가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지난 5월 서울고법 형사12-1부(부장 이승철·조진구·김민아)가 항소심에서 징역 15년으로 큰 폭으로 깎아줬다. 이진관 재판부의 1심 선고는 징역 23년이었다. 항소심 재판부도 1심과 같이 혐의 대부분을 유죄라고 판단했지만, 한 전 총리가 ‘비상계엄을 막을 수 있었다’며 적용한 부작위범(해야 할 일을 하지 않는 것)을 인정하지 않으면서 원심 판단을 뒤집었다.

 

한 전 총리가 계엄 선포 후 국무위원들에게 서명을 받으려 한 행위의 목적에 대해서도 항소심 재판부는 한 전 총리가 ‘부서(서명)의 외관’을 형성하려고 시도한 것이 아니라, 정족수를 채웠다는 점을 남기고자 한 것이라고 봤다.

 

항소심은 또 언론사 단전 단수 명령을 소방청장에게 전달한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에게 1심에서 선고됐던 징역 7년을 징역 9년형으로 끌어올려 대조를 이뤘다. 한 전 총리와 이 전 장관에 대한 상고심 역시 대법 전원합의체에 지난 8월 5일 회부됐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수도권주거혁신포럼 세미나에 참석해 포럼 공동대표인 국민의힘 조정훈 의원·개혁신당 이준석 의원 등 참석자와 기념 촬영하고 있다. 2026.10.7 연합
 

 

한편 서울고법 형사7부는 '명태균 여론조사비 대납' 의혹으로 기소된 오세훈 서울시장의 항소심도 맡고 있는데 오는 23일 선고가 이뤄진다. 오 시장은 1심에서 벌금 1000만원을 선고받았다.

 

오 시장은 2021년 4·7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명씨로부터 총 10차례에 걸쳐 여론조사 결과를 받아보고 오랜 후원자로 알려진 사업가 김한정 씨에게 비용 3300만원을 대신 내게 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1심은 오 시장이 여론조사 5건을 명씨에게 의뢰하고 비용 2100만원을 김씨가 대납하게 했다고 인정해 오 시장에게 벌금 1000만원을 선고하고 추징금 2100만원을 명령했다.

오 시장은 혐의사실에 부합하는 명씨의 진술 신빙성이 낮다며 무죄를 주장해 왔다. 특검은 항소심 결심공판에서 징역 1년 6개월을 구형했다.

 

오 시장은 자신감을 되찾은 듯 "진실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고 들뜬 듯한 반응을 내놓았다. 그는 이날 서울시청에서 민선 9기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항소심 전망에 대한 질문을 받고 “경위야 어찌됐든 간에 이런 재판에 처하게 된 점을 많은 시민 여러분께 참으로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1심에서 발견되지 않았던 새로운 증거들이 항소심에는 많이 제출됐다"며 "이제 그 결과를 겸허한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진실은 늘 밝혀지기 마련"이라며 "그동안 무리하게 수사를 했던 검찰 그리고 특검이 책임을 져야 하는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고 주장했다.

 

항소심에서는 1심에 제출되지 않았던 명씨와 김씨 사이의 통화 녹음파일이 새롭게 등장하면서 증거의 의미와 신빙성을 둘러싼 공방이 벌어졌다. 지난달 16일 항소심 재판부는 김씨가 제출한 2021년 3월 명씨와의 통화 녹음파일 3건을 명씨 진술의 신빙성을 무너뜨리는 '탄핵증거'로 채택했다. 녹음에는 김씨가 오 시장을 돕기 위해 자신이 일을 했다는 취지의 발언 등이 담겼다.

 

오 시장 측은 해당 녹음이 김씨가 오 시장의 지시와 관계없이 스스로 여론조사를 진행했다는 점을 뒷받침하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반면 특검은 녹음파일이 선별적으로 제출됐을 가능성 등을 제기하며 증거의 의미를 두고 맞섰다.                  < 임병선 기자 >

 

'김영선 세비 반띵'에도 윤석열은 죄가 없다?

홍순구 만평작가의 '동그라미 생각'

 

 

수사기관이 죄를 찾아내는 곳이라면, 법원은 그 죄가 인정되는지를 최종적으로 판단하는 곳이다. 그렇다면 법원의 판결은 국민이 법의 공정성을 믿을 수 있게 하는 마지막 기준이어야 한다.

 

그런데 같은 사건을 두고 1심과 항소심의 판단이 정반대로 갈린다면, 국민 입장에서는 ‘법이 아니라 재판부에 따라 유무죄가 갈리는 것 아닌가’ 하는 의심을 지우기 어렵다. 그렇다면 국민은 무엇을 믿어야 하는가.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로부터 무상으로 여론조사를 제공받은 혐의로 1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았던 윤석열 전 대통령이 7일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1심은 명 씨와 윤 전 대통령 부부 사이에 일부 여론조사 제공과 정치적 조언에 대한 묵시적인 합의가 있었다고 판단했다. 반면 항소심은 이를 입증할 증거가 부족하고, 명 씨의 조언 역시 자발적인 정치적 행위로서 재산상 이익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1심과 항소심의 판단이 다른 것 자체는 잘못이 아니다. 항소심에서 1심 판결을 뒤집는 것은 법이 정한 정상적인 절차다.

 

문제는 ‘왜 같은 사실과 증거를 두고 이렇게 다른 결론에 도달했느냐’는 것이다.

 

공천을 둘러싼 정황과 관련자들의 진술, “김영선이 좀 해주면 안 되겠냐”는 녹취, 여론조사 제공 과정에서 드러난 명태균 씨의 ‘김영선 세비 반띵’ 발언 등 여러 증거를 놓고 1심은 범죄의 성립을 인정했다. 그런데 항소심은 이를 정치적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한 행위일 뿐, 기부로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왜 같은 증거를 두고 두 재판부의 판단이 이렇게 달라졌는지,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설명이 있어야 한다.

 

법관에게는 법률을 해석하고 증거의 가치를 판단할 권한이 있다. 하지만 그 권한이 판단의 자유를 무제한으로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판단은 법과 증거에 근거해야 하고, 그 이유를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법관의 양심’이 판결에 대한 비판을 피해가는 면죄부가 될 수는 없다. 법관이 외부의 간섭 없이 독립적으로 판단할 권한을 보장받는 만큼, 그 판단이 왜 정당한지 설명할 책임도 반드시 따라야 한다.

 

사법부의 독립은 판결에 대한 비판으로부터의 독립이 아니다. 권력과 외부의 간섭으로부터 독립해 법과 증거에 따라 판단하라는 것이다. 판결할 권한이 큰 만큼, 설명할 책임도 커야 한다.                                                                     < 홍순구 시민기자 >

 

 

 

10월 5일 의사당 앞 태극기 게양식... 연방의원, 참전용사, 한인사회 인사 등 참석  

상원 방문 연아마틴 의원 오찬, 저녁엔 한국대사관 함께 각계인사 초청 리셥센도

 

 

한국 문화유산의 달을 기념하는 제3회 연방의회 한국의 날 (Korea Day on the Hill) 행사가 지난 10월 5일 오타와 의사당 앞에서 태극기 게양식을 필두로 오찬과 각계 인사 초청 리셉션등이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캐나다 연방 상-하원의원들을 비롯해 참전용사, 외교단, 그리고 캐나다 전역의 한인사회 관계자들이 함께 해 한국의 문화와 전통을 기리며 캐나다와 대한민국 간의 오랜 우정과 굳건한 유대를 함께 기념했다.

 

앞서 연방상원은 2024년 6월 4일 연아 마틴 상원의원이 발의하고 아미나 절바 상원의원과 레베카 패터슨 상원의원, 하산 유수프 상원의원이 공동 후원한 동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해, 매년 10 월을 한국 문화유산의 달로 공식 인정했었다. 이 동의안에는 “한인 캐나다인들이 캐나다 사회에 기여해 온 바와 캐나다와 한국 간의 뿌리깊은 우정 및 양국관계, 그리고 캐나다 사회의 한 부분으로서 한국의 문화와 유산이 지닌 중요성”이 강조돼 담겼다.

 

한국의 날 3번째 행사가 열린 5일 기념식은 오전에 의사당 앞 태극기 게양식으로 시작됐다. 태극기 게양식에는 연아 마틴 상원 의원과 임기모 주캐나다 대한민국 대사, 상원의원 및 하원의원, 김정희 토론토 한인회장 등 한인사회 관계자들이 함께 한 가운데 한국 문화유산의 달을 기념하고, 캐나다 국기와 나란히 태극기를 공식 게양했다.

 

이번 태극기 게양식은 캐나다와 한국의 오랜 우정과 양국이 함께 해온 역사를 되새기는 한편, 한인들이 캐나다 사회에 기여해 온 발자취를 함께 돌아보는 뜻깊은 자리가 됐다.

 

 

게양식을 마친 뒤 캐나다 각 지역에서 참석한 한인사회 관계자들은 캐나다 상원 건물을 방문해 연아 마틴 상원 의원과 오찬을 함께했다. 이 자리는 한국의 문화와 유산을 함께 기념하고, 캐나다 의회와 한인사회, 그리고 대한민국 간의 유대를 더욱 돈독히 해나가는떼 뜻을 모으는 기회가 됐다.

 

이날 행사는 대한민국 대사관과 연아 마틴 상원 의원실이 공동 주최한 저녁 리셉션으로 마무리됐다. 리셉션에는 연방 의원들과 참전용사, 한인사회 관계자, 그리고 캐나다와 한국의 우호 증진에 함께해 온 각계 인사들이 참석해 한국 문화유산의 달을 함께 기념하고 양국 간의 우정과 유대를 다짐했다. 리셉션에서는 한국의 주요 기념일도 함께 조명돼 10월 3일 대한민국의 건국 이념과 역사를 기리는 개천절과, 10월 9일 한글 창제를 기념하는 한글날의 의미를 되새겼으며, 10월 1일 기념한 대한민국 국군의 날을 기해 국가를 위해 희생한 선열들과 현재 복무 중인 장병들의 헌신과 봉사에도 경의를 표했다.

 

이날 행사에 대해 연아 마틴 상원의원은 “국회 한국의 날은 캐나다와 한국 간의 깊은 유대를 기념하고, 캐나다 전역의 한인들이 이어 온 역사와 문화, 그리고 캐나다 사회에 기여해 온 발자취를 함께 되돌아보는 행사인 동시에, 캐나다와 한국 사이에 이어져 온 깊고 굳건한 우정의 의미를 되짚어보는 뜻깊은 기회” 라면서 특히 “이러한 우리의 유산을 캐나다 수도의 중심에서 함께 나누는 뜻깊은 자리이고, 우리보다 앞서 길을 걸어온 세대와 양국 우정의 토대가 된 희생을 기억하며, 오늘날까지 두 나라를 이어주고 있는 깊은 유대를 함께 확인하는 자리이기도 하다.” 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 문의: 613-947-4078, martin@sen.parl.gc.ca >

 

 

 

 

내란 청산, 때를 놓친 대가

● Hot 뉴스 2026. 10. 7. 05:26 Posted by 시사한매니져

 

홍순구 만평작가의 '동그라미 생각'

 

책임져야 할 문제를 명확히 정리하고 국민이 체감할 만한 민생 성과를 만들어냈다면, 지금처럼 이들이 정부와 각을 세우는 것만으로 정치적 존재감을 키우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다.

 

이재명 정부가 출범했을 때 국민이 기대했던 것은 선명한 국정 방향과 속도감 있는 행정 능력이었다. 그러나 출범 이후 시간이 흐를수록 그런 기대와 현실의 간극은 커지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도 국정운영에 대한 부정 평가가 높아지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무엇보다 답답한 것은 국민이 체감할 만한 성과를 만들어내기보다 정작 국민이 피로감을 느끼는 SNS 정치에 지나치게 매달리는 모습이다.

 

정부가 성과보다 논란을 키우고, 국정의 무게감보다 말 한마디가 더 크게 소비되는 사이 야권에서는 아이러니하게도 뜻밖의 ‘잠룡’들이 부상하고 있다. 한동훈, 장동혁, 조희대다.

 

세 사람의 처지는 제각각이지만, 행보에서는 묘한 공통점이 읽힌다. 한동훈은 국정의 거의 모든 현안에 목소리를 얹으며 자기정치의 존재감을 키우고 있고, 장동혁은 극우 성향 세력과의 결집을 통해 정치적 입지를 넓히려는 모습을 보인다. 조희대 대법원장은 대법관 재제청을 거부한 데 이어, 국정감사 출석 의사를 밝혔다가 이를 번복하며 자신의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정치인과 사법부 수장을 같은 잣대로 평가할 수는 없다. 그러나 세 사람에게서 묘하게 겹쳐 보이는 한 가지가 있다. 자신의 위치에서 무엇을 책임지고 무엇을 증명해야 하는지보다, 그 자리를 발판 삼아 자신의 존재감과 정치적 입지를 지키는 데 더 민감하다는 점이다.

 

이들이 입버릇처럼 내세우는 것은 ‘보수’다. 그러나 국민이 기대하는 보수는 위기 앞에서 자기 안위부터 챙기는 정치가 아니다. 불리한 순간에도 책임을 감당하고, 자신이 선 자리의 무게만큼 행동하는 것이다. 그런데 지금 이들이 보이는 것은 책임보다 계산이고, 원칙보다 존재감이다. 강성 지지층의 박수에 기대거나 정부와 각을 세우며 정치적 입지를 키우는 데 몰두한다. 보수를 말하면서 정작 보수가 지켜야 할 책임과 품격에서는 멀어지는 역설이다.

 

더 답답한 것은 이런 좁쌀 같은 자기정치가 별다른 제동도 받지 않은 채 몸집을 키우고 있다는 점이다. 그 틈을 벌려준 것은 역설적으로 속 시원한 해법과 성과를 보여주지 못한 정부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국민이 기대했던 것은 무너진 헌정질서를 분명하게 바로 세우고, 흔들린 국가 시스템을 유능하게 복원하는 일이었다. 책임져야 할 문제를 명확히 정리하고 국민이 체감할 만한 민생 성과를 만들어냈다면, 지금처럼 이들이 정부와 각을 세우는 것만으로 정치적 존재감을 키우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다.

 

야당의 좁쌀 정치를 탓하기 전에, 정부가 먼저 왜 그들에게 이토록 좋은 무대를 내주었는지 돌아봐야 한다.

 

지금 국민이 원하는 것은 말 많은 정치도, 글로 하는 통치도 아니다. 말보다 결과를 보여주는 정부, 자기정치보다 국정을 앞세우는 정치다. 말로 정치를 할 거라면 평론가들의 그것만으로도 이미 차고 넘친다.                                        < 홍순구 시민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