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기관 신뢰도, 청와대 59.3% vs 사법부 30.7%

● COREA 2026. 3. 10. 01:39 Posted by 시사한매니져
 

[여론조사꽃] 국회 53.3% vs 사법부 38.2%

사법부 65.5% vs 검찰 17.8% 로 큰 격차
신뢰도, 청와대 > 국회 > 사법부 > 검찰 순

‘사법 신뢰 회복 위해 조희대 사퇴' 57.4%
대통령 국정운영 ‘긍정’ 2.9%p 하락한 73.1%

 

‘여론조사꽃’이 청와대(대통령실)와 국회, 사법부, 검찰 4개 정부 기관에 대한 신뢰도를 1 대 1 방식으로 조사한 결과 청와대에 대한 신뢰는 다른 어떤 기관보다도 높았고, 검찰이 가장 낮았다.

‘여론조사꽃’이 3월 6~7일 이틀간 전국 18세 이상 남녀 유권자 1004명(응답자 이념성향: 진보 299명, 중도 417명, 보수 216명) 대상으로 ‘청와대’와 ‘사법부’ 중 조금이라도 더 신뢰하는 기관이 어디인지 물었다. 전화면접조사 결과, ‘청와대’를 더 신뢰한다는 응답이 59.3%, ‘사법부’를 더 신뢰한다는 응답은 30.7%로 집계됐다. 두 신뢰도 간 격차는 28.6%p로, 국민 10명 중 6명가량이 ‘사법부’보다 ‘청와대’에 더 높은 신뢰를 보내는 것으로 나타났다.(표본오차 ±3.1%포인트, 신뢰범위 95%, 기타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고)

 

 

검찰 신뢰도는 어떤 조사에서도 ‘최악’

 

‘국회’와 ‘사법부’ 중 조금이라도 더 신뢰하는 기관이 어디인지에 대해서는, ‘국회’를 더 신뢰한다는 응답이 53.3%, ‘사법부’를 더 신뢰한다는 응답은 38.2%로 집계됐다. 두 신뢰도 간 격차는 15.1%로, 국민 10명 중 5명 이상이 ‘사법부’보다 ‘국회’에 더 높은 신뢰를 보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검찰과 사법부 중 조금이라도 더 신뢰하는 기관이 어디인지에 대해서는 ‘사법부’를 더 신뢰한다는 응답이 65.5%, ‘검찰’을 더 신뢰한다는 응답은 17.8%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두 기관간 신뢰도 격차는 47.7%p에 달해 국민 10명 중 6명 이상이 ‘검찰’보다 ‘사법부’에 더 높은 신뢰를 보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사법부’ 신뢰도가 ‘검찰’보다 약 3.7배 이상 높게 형성된 이번 결과는, 국가 사정기관인 검찰이 국민으로부터 심각한 신뢰 위기에 직면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ARS 조사에서는 ‘사법부나 검찰이나, 그게 그거다’ 51.9%

 

같은 기간 1002명(진보 287명, 중도 404명, 보수 241명) 대상으로 진행한 ARS 조사에서도 거의 같은 결과가 나타났다. ‘정와대’ 대 ‘사법부’ 간 신뢰 여부에 대한 질문에 응답자의 54.8%가 ‘청와대’를 더 신뢰한다고 꼽았다. ‘사법부’를 신뢰한다는 응답은 20.7%로 나타났으며, ‘잘 모름’은 24.5%로 집계됐다. 두 기관 간 신뢰도 격차는 34.1%p로 나타나, ARS 조사에서도 ‘청와대’에 대한 신뢰가 ‘사법부’를 크게 앞서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회’ 대 ‘사법부’ 간 신뢰에 대해서도 응답자의 48.8%가 ‘국회’를 더 신뢰한다고 꼽았다. ‘사법부’를 신뢰한다는 응답은 24.7%로 나타났으며, ‘잘 모름’은 26.5%로 집계됐다. 두 기관 간 신뢰도 격차는 24.1%p로 나타나, ARS 조사에서도 ‘국회’에 대한 신뢰가 ‘사법부’를 크게 앞서는 것으로 확인됐다.

 

‘사법부’ 대 ‘검찰’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51.9%가 ‘잘 모름’이라고 답해 국가 사법·사정기관 전체에 대한 깊은 불신과 판단 유보 현상을 드러냈다. 기관별 신뢰도는 ‘사법부’ 33.8%, ‘검찰’ 14.3%로 집계됐다. ARS조사에서도 검찰의 신뢰도가 사법부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저조한 성적을 기록하며 심각한 신뢰 결여 상태임을 보여줬다.

 

ARS, 조희대 사퇴 ‘매우 공감’ 53.4%로 압도적

 

사법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조희대 대법원장이 사퇴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전화면접조사 결과 사퇴해야 한다는 주장에 ‘공감한다’(‘매우 공감’ 39.6%+‘어느정도 공감’ 17.7%)는 응답은 57.4%로 집계됐다. 반면 ‘공감하지 않는다’(‘별로 공감하지 않는다’ 15.2%+‘전혀 공감하지 않는다’ 17.6%)라는 응답은 32.8%였다. 두 응답간 격차는 24.6%p. 이념성향별로는 진보층의 79.6%, 중도층의 56.9%가 사퇴 공감 여론이 높게 나타났으나, 보수층에서는 ‘비공감’ 응답이 56.6%로 이념적 시각 차이가 확인됐다.

 

 

같은 기간에 진행된 ARS조사에서도 사퇴해야 한다는 주장에 ‘공감한다’(‘매우 공감’ 53.4%+‘어느정도 공감’ 8.4%)는 응답은 61.8%로 집계됐다. 특히 ‘매우 공감한다’는 강한 긍정 응답이 전체의 과반을 차지해 사법부 인적 쇄신에 대한 국민적 요구가 매우 강력함을 시사했다. 반면 ‘공감하지 않는다’(‘별로 공감하지 않는다’ 9.2%+‘전혀 공감하지 않는다’ 22.9%)라는 응답은 32.1%였으며 두 응답간 격차는 29.7%p에 달했다.

 

권역별로는 전 권역에서 ‘공감’응답이 과반을 넘기며 ‘비공감’ 여론을 앞섰다. 연령별로는 30대 이상 모든 연령대에서 ‘공감’ 여론이 앞서거나 우세했다. 특히 40대(75.8%)와 50대(75.4%)의 ‘공감’응답이 70%를 상회했다. 60대(67.5%)와 70세 이상(52.3%), 30대(50.2%)역시 ‘공감’응답이 과반으로 사퇴 주장에 힘을 실었다. 반면, 18~29세는 ‘공감’과 ‘비공감’이 초박빙으로 팽팽하게 갈렸다. 이념성향별로는 진보층의 86.2%, 중도층의 64.5%가 사퇴론에 힘을 실었으나, 보수층에서는 58.5%가 ‘비공감’ 응답을 내놓으며 견고한 입장 차이를 재확인했다.

 

정치검찰의 조작기소 국정조사 찬성(전화면접 71.6%, ARS 64.0%)

 

정치 검찰의 조작기소 진상을 규명하기 위한 국정조사에 대한 찬반의견을 물었다. 전화면접조사 결과, ‘찬성’(‘매우 찬성’ 41.3%+‘찬성하는 편’ 30.2%)응답은 71.6%로 집계됐다. 반면, ‘반대’(‘반대하는 편’ 11.8%+‘매우 반대’ 9.2%)응답은 20.9%에 그쳤으며, 응답 간 격차는 50.7%p에 달했다. 특히 ‘매우 찬성’이라는 적극 찬성층이 41.3%에 달해 진상규명을 향한 국민적 의지가 매우 강하게 나타났다.

 

권역별로는 전 권역에서 ‘찬성’이 우세했다. 호남권(85.3%)이 가장 높았고, 서울(74.7%), 부·울·경(73.0%), 충청권(72.4%), 경인권(71.0%) 에서도 10명 중 7명 이상이 공감했다. 상대적으로 ‘찬성’비중이 낮은 대구·경북(57.3%)과 강원·제주(56.5%)에서도 과반 이상이 국정조사에 ‘찬성’했다.

 

 

같은 기간 진행된 ARS조사에서도 ‘찬성’(‘매우 찬성’ 53.6%+‘찬성하는 편’ 10.5%)응답은 64.0%로 집계됐다. 반면, ‘반대’(‘반대하는 편’ 10.6%+‘매우 반대’ 14.3%)응답은 24.9%에 그쳤으며, 응답 간 격차는 39.1%p에 달했다. 특히 ‘매우 찬성’이라는 강한 긍정 응답이 53.6%으로 과반을 기록해, 진상규명 요구가 매우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통령 국정운영 ‘긍정’, 민주당 지지도, 소폭 동반 하락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운영 평가는 전화면접조사 기준 ‘긍정’ 73.1%, ‘부정’ 24.4%로 집계됐다. 지난 조사 대비 ‘긍정’ 평가는 2.9%p 하락했고 ‘부정’ 평가는 1.5%p 상승하며 ‘긍·부정’ 격차는 48.7%p로 줄었다. 국민 10명 중 7명 이상이 대통령의 국정 수행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진행된 ARS 조사에서는 ‘긍정’ 66.4%(0.3%p↑), ‘부정’ 31.6%(0.8%p↓)로 집계됐다. ‘긍·부정’ 격차는 34.8%p로 나타났다.

 

 

‘더불어민주당’지지율은 지난 조사 대비 2.2%p 하락한 56.3%로 집계됐다, ‘국민의힘’은 0.7%p 하락한 23.0%를 기록했다. 양당 간 격차는 33.3%p로 지난 조사(34.8%p) 대비 1.5%p 축소됐다. 같은 기간 진행된 ARS조사 결과에서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율은 지난 조사 대비 0.4%p 하락한 54.6%, ‘국민의힘’은 1.9%p 하락한 29.7%를 기록했다. 양당 간 격차는 24.9%p로 지난 조사(23.3%p) 대비 1.6%p 확대됐다.

 

 

6월 지방 선거, ‘정부 지원론’(전화면접 57.8%, ARS 58.2%)

 

6월에 치러질 지방선거에 대한 국민 인식을 물었다. 전화면접조사 결과, ‘현 정부를 지원하기 위해 여당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응답은 57.8%, ‘현 정부를 견제하기 위해 야당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응답은 32.6%로 집계됐다. 두 응답 간 격차는 25.2%p로, 국민 10명 중 6명 가까이가 ‘여당 지원’을 선택한 것으로 나타났다.

 

 

권역별로는 대구·경북을 제외한 모든 권역에서 ‘여당 지원론’이 우세한 흐름을 보였다. 호남권(76.2%)이 가장 높았으며, 서울(62.7%), 부·울·경(59.7%), 경인권(56.1%), 충청권(55.5%), 강원·제주(52.6%) 순으로 과반이 ‘여당 지원’을 선택했다. 반면 대구·경북은 ‘야당 지지’(49.5%)가 ‘여당 지원’(38.7%)을 앞서며 전국적 흐름과 대조를 보였다.

 

같은 기간에 실시된 ARS조사에서도 ‘여당 지원’ 응답은 58.2%, ‘야당 지지’ 응답은 33.9%로 집계돼 전화면접조사와 유사한 경향을 보였다. 두 응답 간 격차는 24.3%p로, 응답자 10명 중 6명가량이 ‘여당 지원론’에 힘을 실었다.

 

권역별로는 대구·경북을 제외한 대부분의 권역에서 ‘여당 지원’이 앞서거나 우세한 흐름을 보였다. 호남권이 71.9%로 가장 높았고, 충청권(64.0%)과 경인권(62.9%)도 60%를 상회했다. 서울(53.5%), 부·울·경(52.5%), 강원·제주(52.1%)에서도 역시 과반으로 ‘여당 지원’을 선택했다. 반면, 대구·경북은 ‘야당지지’가 49.3%로 앞섰다.                 < 강기석 기자 >

 

진정한 통합은 반대파의 모든 요구 수용 아냐
시대적 과제 '검찰·사법개혁'서 효능감 떨어져

모두를 아우르려다 개혁 칼날 무뎌진 건 아닌지
국민 발안제·시민의회 도입 등 과감한 개혁 필요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이후 반복적으로 내세우는 '모두의 대통령'이라는 구호는 듣기에 달콤하나, 냉정한 정치학적 잣대를 들이대면 심각한 논리적 결함에 직면한다. 현대 민주주의에서 대통령은 전근대적 군주가 아니다. 그는 국민으로부터 권한을 한시적으로 위임받은 '대리인(Agent)'이자, 특정 가치와 정책적 지향점을 선택받은 '일꾼'이다.

 

현실 정치에서 정책이란 한정된 자원의 배분이다. 누군가의 이익은 필연적으로 누군가의 손실로 귀결된다. 모든 국민을 100% 만족시키는 정책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 그럼에도 '모두'를 만족시키겠다는 강박은 결국 결단을 회피하는 '전략적 모호성'으로 흐르거나, 지지층과 반대파 모두를 실망시키는 어중간한 정책으로 귀착되기 쉽다.

 

진정한 통합은 반대파의 모든 요구를 수용하는 것이 아니다. 다수파의 의지를 중심으로 국정을 운영하되, 소수파의 생존권을 배려하고 그들에게 부당한 손실을 주지 않는 '절차적 공정성'에서 찾아야 한다.

이를 혼동할 때, '모두의 대통령'이라는 수사는 통합의 언어가 아니라 책임 회피의 언어로 전락한다.

 

이재명 대통령이 5일 청와대에서 열린 중동 상황 대응책 논의를 위한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3.5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효능감 없는 개혁, 그리고 '주변부 정책'의 위험성

 

이재명 정부가 출범 이후 보이는 일부 행보는 이 우려를 현실로 만들고 있다. 시대적 과제로 꼽히는 검찰개혁과 사법개혁에서 정작 '효능감'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공소청 설치를 골자로 하는 수사권·기소권 분리 법안이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독립성 강화 논의는 국민 다수의 바람과는 거리가 멀거나 여전히 원론 수준에 머물러 있다. 개혁의 외양은 갖추되 핵심 의제에서 머뭇거리는 것은, '모두'를 아우르겠다는 명분 아래 개혁의 칼날을 스스로 무디게 만드는 결과를 초래한다.

 

부동산 정책도 마찬가지다. 집값 안정의 핵심 수단인 종합부동산세·보유세 개편은 '조세 저항'을 우려해 소극적인 채, 공급 확대라는 부분적 처방에만 기대고 있다. 세제 개편 없는 공급 확대는 시장의 불확실성을 키울 뿐이다. 단기 집값 급등이 재현될 경우, 그 정치적 책임을 온전히 짊어져야 하는 쪽은 대통령 자신임을 잊어선 안 된다.

 

소통 방식 역시 점검이 필요하다. 국무회의를 개방형으로 운영하는 파격은 나름의 의미가 있다. 그러나 그것이 대통령 한 명이 모든 사안을 직접 챙기는 '만기친람(萬機親覽)'형 통치로 굳어진다면, 제도와 시스템이 아닌 개인 역량에 기대는 정치가 된다. 개인의 유능함에 의존하는 통치는, 그 개인이 한계에 봉착할 때 국가 전체를 리스크로 몰아넣는 법이다.

 

대의제의 한계를 넘는 직접민치(直接民治)의 제도화

 

대한민국 헌법 제1조는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선언한다. 그러나 현실에서 국민은 선거 날에만 주권을 행사하고, 나머지 4~5년은 정치의 구경꾼으로 전락한다. 대의민주제의 이 구조적 한계를 극복하려면, 그 골격 위에 '직접민치'라는 근육을 붙이는 과감한 정치개혁이 필요하다.

 

구체적으로 세 가지 제도가 시급하다.

첫째, 국민발안제 도입이다. 일정 수 이상의 시민이 서명하면 법률안을 직접 발의할 수 있도록 헌법을 개정해야 한다. 스위스에서는 국민발안이 수십 년째 일상적 주권 행사의 통로로 작동하고 있다.

둘째, 구속적 국민투표제의 확대다. 현행 헌법 제72조의 국민투표는 대통령의 임의적 부의에 의존한다. 이를 일정 요건을 갖춘 시민 청원만으로도 발동되도록 개정해야 한다.

셋째, 추첨제 시민의회(Citizens' Assembly)의 제도화다.

 

'중이 제 머리 못 깎는다' - 시민의회를 통한 선거제 개혁

 

가장 시급한 것은 선거제도라는 '정치 게임의 규칙' 자체를 바꾸는 일이다. 그러나 기득권을 가진 정치인들에게 스스로의 목을 치는 선거제 개혁을 맡기는 것은 '중이 제 머리를 깎으라'는 말만큼 비현실적이다. 이해충돌이 명백한 집단에게 이해충돌의 해결을 위임하는 것은 민주주의의 자기모순이다.

 

여기서 필요한 것이 바로 시민의회다. 아일랜드는 2016~2018년 시민의회를 통해 낙태권 헌법화와 동성결혼 합헌화라는 극심한 사회 갈등을 제도적으로 해소했다. 인구 통계에 따라 무작위 추출된 99명의 평범한 시민들이 법학자·의료윤리학자 등 전문가와 함께 수개월간 숙의한 뒤 권고안을 도출했고, 이는 국민투표로 직결되었다.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도 2004년 시민의회를 통해 선거제 개혁안을 설계했다. 이해관계가 얽힌 정치인을 배제한 채, 주권자가 직접 설계한 선거법만이 표의 등가성을 보장하고 지역주의를 타파할 수 있다.

 

대만의 사례도 주목할 만하다. 디지털 플랫폼 'vTaiwan'을 통해 우버(Uber) 합법화, 핀테크 규제 등 첨예한 사안들을 온라인 숙의로 풀어냈다. 당시 디지털장관이었던 오드리 탕(唐鳳)은 '정부는 플랫폼이 되어야 하며, 답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시민들이 함께 답을 찾을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이 말은 '모두의 대통령'을 자처하는 이재명 정부가 경청해야 할 충고다.

 

한국에서의 실행 경로 - 헌법 개정 없이도 시작할 수 있다

 

시민의회나 직접민치의 도입이 당장 헌법 개정을 전제로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현행 법체계 안에서도 실행 가능한 경로가 있다. 우선 선거제 개혁과 정치자금법 개정을 위한 '시민의회 특별법'을 국회가 통과시켜, 그 권고안에 국회가 상당한 무게를 두도록 의무화하는 방식이 있다. 법적 구속력을 완전히 부여하기 어렵다면, 권고안을 국민투표에 부치는 절차를 명문화하면 된다.

 

더 나아가 디지털 시민 참여 플랫폼을 정부 차원에서 구축해야 한다. 국민청원 게시판 수준이 아니라, 시민들이 정책 초안을 열람·수정하고 숙의 과정에 실질적으로 개입할 수 있는 구조여야 한다. 예산 우선순위 결정에 시민이 직접 참여하는 '참여예산제'의 중앙정부 적용도 검토할 만하다. 서울시 등 일부 지방정부가 제한적으로 시행하고 있지만, 국가 단위로 확장하면 그 효과는 질적으로 다르다.

 

물론 직접민치 확대에는 위험도 따른다. 숙의 없는 여론의 쏠림, 정보 비대칭, 포퓰리즘의 악용 가능성이 그것이다. 그러나 이는 제도 설계로 보완할 수 있는 리스크이지, 제도 자체를 포기할 이유가 되지는 않는다. 대의민주제의 실패 비용과 비교하면, 직접민치의 실험은 충분히 감수할 만한 도전이다.

 

권력을 내려놓는 것이 진정한 통합이다

 

'모두의 대통령'은 수사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그것은 주권자의 뜻이 막힘없이 흐르는 제도를 설계하는, 일꾼의 헌신으로 완성된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금 해야 할 일은 '내가 모든 국민을 만족시키겠다'는 선의의 오만에서 벗어나, '국민이 직접 결정하게 하겠다'는 민주적 결단을 내리는 것이다.

 

검찰개혁과 선거제 개혁의 주도권을 시민의 손에 넘기는 멍석을 깐다면, 그는 한국 민주주의의 패러다임을 바꾼 지도자로 평가받을 것이다. 반대로 핵심 개혁 과제를 회피하며 '이도 저도 아닌' 행태를 반복한다면, 가장 큰 기대를 받은 정부가 가장 큰 실망을 남긴다는 역사의 공식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만기친람형 소통이 아니라, 기득권의 저항을 뚫고 권력을 국민에게 반납하는 과감한 제도적 이행이다. 그 이행의 첫걸음이 시민의회다. 멍석은 대통령이 깔고, 그 위에서 춤을 추는 것은 국민이어야 한다.              <  이원영 국토미래연구소장 >

 

 

봉하의 피눈물 여전히 닦지 못한 민주정부
총리실 산하 검찰개혁추진단, 총리가 말하라

검사 수사 배제, 먼저 한 약속 아니던가
국민 눈높이 맞는 검찰 개혁이어야 한다

 

노무현 전 대통령 마지막을 배웅하는 시민들. 노무현사료관
 

2009년 5월 23일 토요일 오전, 정확하게는 오전 9시 30분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거했다는 비보가 대한민국을 뒤덮었다. 사인은 대검 중수부의 서슬 퍼런 칼날이었다. 그들은 수사가 아닌 사냥을 선택했고, 법치를 버리고 악의적이고 집단적인 린치를 선택했다.

 

노무현의 죽음으로 인해 슬픔에 잠긴 대한민국을 내려다보며 ‘무관의 제왕’ 검사들은 비웃고 있었다. 그로부터 17년이 지났다. 우여곡절 끝에 국민주권정부가 들어섰지만 대한민국 제 21대 대통령 이재명 역시 검사라는 사냥개 앞에서 실낱같은 확률로 살아남았기에 지금의 자리에 설 수 있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거하고 17년, 그간 무슨 일이 있었을까? 두 명의 대통령은 탄핵을 당했고 세 명의 대통령이 감옥을 갔다. 바뀌는 권력마다 안성맞춤으로 충성하던 검찰은 직접 권좌에 오르더니 급기야 검찰독재에 이어 친위 쿠데타까지 시도하고야 말았다.

 

민주주의라는 배를 침몰시킨 자들에게 다시 설계를 맡겨도 되나

 

국무총리 산하 검찰개혁추진단의 가장 큰 모순은 검사들의 집단 참여이다. 심지어 검찰 출신 봉욱 수석은 작년 12월 국무총리 산하 검찰개혁 추진단의 비공개 회의에서 “법률가 주도의 엄격한 이원조직 설계가 필요하다”며 중수청의 수사이원화를 주장했다고 한다. 국민주권정부 시대의 시대정신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우려는 우려로 끝나지 않았다. 국회로 넘어온 정부안에서는 중수청의 비대화가 큰 우려를 낳았다. 수사범위를 얼핏 줄인 것처럼 보이지만 ‘사이버 범죄’ 수사에 대한 정의가 어려워 수사 범위 확대에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우선 수사권과 이첩권은 또 어떤가? 중수청이 타 수사기관에 대해 우선 수사권과 이첩권을 갖는 것은 폐지된 ‘수사지휘권’을 변칙적으로 되살리는 것이다. 이첩요청권을 통해 유리한 사건은 가져오고 불리한 사건은 떠넘기는 ‘선택적 수사(체리피킹)’와 이를 통한 정치적 악용이 증가될 것이다.

 

이 외에도 고등공소청 유지, 조직 확대 제도 삽입, 신분 보장 특혜 유지, 보안수사권 유지, 특사경 지휘, 법무부 직원의 검사 겸임, 수사 개시 시 공소청 검사에 통보 등 개혁의 본질을 보란 듯이 훼손하는 내용들을 법안 전반에 담고 있다.

 

오직 국민 입장에서 검찰개혁 완수를 외치는 김민석 총리의 총리실 산하 검찰개혁추진단에서 나온 안에 대한 책임으로부터 김총리는 자유로울 수 없다. 국민들이 공소청에 가장 큰 권한인 기소와 영장청구권에 대한 견제 논의를 해달라고 요청하고 있는 와중에 기존의 검찰청보다 더 큰 권한이 주어진 양대 조직으로 재편시키고 있는 의도는 도대체 어디에 있는 것인가?

 

검찰청을 폐지하라. 촛불행동

 

국민들, 검찰개혁 시급하지만 졸속 원하지 않아

 

정부는 공소청법 및 중대범죄수사청법 수정안을 재입법 예고하면서 기간을 단 이틀(2026. 2. 24. ~ 2. 26.)로 설정했다. 행정절차법 43조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입법 예고 기간을 40일 이상으로 정하라고 되어 있다. 문제는 이보다 2일 앞서 2월 22일 민주당이 당론으로 정부안을 먼저 채택해버린 것이다. 10월 2일 새로운 조직을 출범시켜야 한다는 시간적인 압박을 이해 못하는 바가 아니지만 기간이 늘어나더라도 안전하게 집을 지어달라는 국민의 요구가 사라진 느낌은 어쩔 수 없다.

 

형사소송법(196조·197조의 2)상의 ‘경찰 송치 사건에 대한 검사의 보완수사권 및 보완수사요구권’ 폐지 논의를 뒤로 미룬 것도 이치에 맞지 않다. 누가 얼마나 살지 모르면서 이러한 집을 짓겠다는 것인지부터가 본말전도다. 보완수사권 폐지는 즉각적인 대국민 요구사항이다.

 

진정한 앎은 뼈에 새겨진 아픔에서 나온다

 

그간 국민들은 검찰의 패악질을 눈뜨고 바라만 보았다. 단결했을 때 누군가를 대통령으로 만드는 것도 국민이지만 아무리 단결한 채로 있어도 지킬 수 없다는 것이 있다는 것을 아는 국민들이다. 우리 국민들은 오로지 국민만을 위해 일하다가 퇴임 이후 검찰의 칼에 죽어가는 이를 위해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아픔을 뼈에 새기고 있다. 지엄하다는 법치가 정치검찰에게 독점되어 있는데 법치주의라는 테두리에 갇혀 사는 국민들이 무슨 수로 다시금 그 더럽고 야비한 칼을 막겠는가? 국민들의 하나같은 검찰개혁의 요구는 더 이상 이런 비극에 휩싸일 수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지금이 국민주권정부이기 때문이다. 지금이 아니면 할 수 없겠다는 절박함, 이걸 정부와 민주당이 모를 리 없다.

 

정부와 민주당에게 말한다. 검찰의 올바른 개혁이 결국 모두에게 이로운 것임을 알고 국민주권정부와 민주당은 대다수의 국민들을 강경한 검찰개혁론자로 몰아세우는 우를 범하지 말기 바란다.

 

살아있는 국민들이 오죽하면 이미 고인이 되신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까지 검찰개혁을 도와달라고 하겠는가? 국민주권정부는 과거의 정치검찰에게 법정 최고형을 선고하여 역사에서 퇴장 시키고 이제는 국민을 위한 공소청과 중수청으로 태어날 기회를 주기 바란다.

“검찰개혁, 이 쯤 되면 꼭 하자는 거지요”

그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 황의원 기자 >

 

검찰의 간판만 바꿔 달기…행정부의 입법 침탈 멈춰야

중수청·공소청법, 시대적 요구 배반한 '누더기'

 

4일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에서 중수청·공소청 법안 관련 참여연대와 민변 사법센터 기자설명회가 열리고 있다. 2026.3.4. 연합
 

대한민국 형사사법의 역사는 검찰의 수사·기소권 독점으로 인한 권력 남용의 역사였다. 그 뿌리는 1930년대 일제의 전시 총동원체제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검찰에 집중된 기소권, 강제처분권, 사법경찰 명령권이라는 기형적 권력 구조는 해방 후에도 청산되지 않은 채 이승만 정권을 거쳐 유신과 군부독재의 자양분이 되었다.

 

1974년 인혁당 재건위 사건, 1981년 부림 사건, 1991년 강기훈 유서 대필 조작 사건은 그 패륜적 행태의 이정표들이다. 독일·프랑스의 사인소추권, 미국의 대배심제와 검사장 직선제, 일본의 검찰심사회가 말해주듯, 선진 민주국가 어디에도 이런 구조는 없다.

 

2026년 오늘, 우리는 그 비정상의 고리를 끊어내야 하는 절박한 시대적 과제 앞에 서 있다. 4년 전 차가운 아스팔트 위에서 시민들이 외쳤던 '검찰 개혁'의 본령은 수사와 기소의 완전한 분리였다. 그러나 지금 이재명 행정부가 내놓은 공소청법 및 중대범죄수사청법안은 민의의 전당인 국회의 정상적인 입법 절차를 가로챈 것도 모자라, 그 알맹이마저 검찰의 입맛대로 뒤바꾼 '누더기 법안'에 불과하다.

 

국회 추미애 법사위원장의 절규 "검찰청법을 제목만 바꾼 것인가"

 

국회 법제사법위원장 추미애 의원이 지난 5일 토해낸 비판은 이번 정부안의 허구성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추 위원장은 정부가 재입법 예고한 공소청법안이 "검찰총장을 정점으로 한 검사동일체 원칙을 그대로 담았고, 제왕적 총장의 권한을 존치시켰다"며 "절박한 심정으로 하루에 네 건의 글을 올린다"고 개탄했다.

 

특히 정부안 7조와 25조 등을 거론하며, 상급자의 부당한 지시를 거부하는 검사를 오히려 처벌할 수 있게 만든 구조를 맹비난했다.

 

영장 청구와 기소권이라는 막강한 권한을 쥔 공소청이 여전히 검찰총장의 지휘 아래 일사불란하게 움직인다면, 그것이 과거의 정치 검찰과 무엇이 다른가. 이는 입법부가 심혈을 기울여 만든 개혁의 설계도를 행정부가 멋대로 가로채 검찰 기득권 보존용으로 개악한 명백한 월권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25일 청와대에서 열린 확대국가관광전략회의에서 김민석 국무총리와 대화하고 있다. 2026.2.25. 연합
 

김민석 국무총리의 처신…방조인가, 주도인가

 

이 과정에서 김민석 국무총리의 처신은 더욱 뼈아프다. 김 총리는 불과 두 달 전 "수사-기소 분리는 양보할 수 없는 핵심 과제"라며 기세 좋게 공언했다. 그러나 정작 결과물은 검찰의 직급 구조와 권한을 우회적으로 살려둔 '간판갈이' 수준에 머물렀다.

 

만약 김 총리가 이 누더기 법안을 주도했다면 그는 개혁의 배신자요, 대통령의 의중에만 충실하며 민의를 반영하지 못했다면 책임 있는 내각 수반으로서의 직무유기다.

 

범여권 내에서도 "김 총리가 검찰개혁 법안의 본질 훼손에 대해 분명히 해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터져 나오는 이유다. 행정부 2인자로서 국회의 입법권을 존중하고 헌정 질서의 균형을 잡아야 할 총리가 오히려 행정부의 입법 침탈을 정당화하는 도구가 된 것은 아닌지 자문해야 한다.

 

이재명 대통령의 책임 

 

이 모든 사태의 최종 책임은 이재명 대통령에게 있다. 대통령은 "당에서 충분히 논의하고 정부는 그 의견을 수렴하라"고 지시했지만, 실제 정부안은 국회 법사위와 시민사회의 강력한 수정 요구를 묵살한 채 국무회의를 통과했다. 정상적인 국회 절차를 거쳐 도출된 법안을 행정부가 가져가 입맛대로 뜯어고치는 행위는 트럼프식 전횡과 다를 바 없다.

 

공수처가 이미 무력함을 드러냈음을 상기하라. 보완수사권 폐지와 검사동일체 원칙 해체가 담기지 않는 누더기 법안은 시대와 국민을 모독하는 것이다. 만약 이대로 '검찰 권력 고스란히 살리기' 법안이 확정된다면, 이재명 행정부는 일제강점기와 80년 독재가 남긴 괴물을 청산할 천금 같은 기회를 발로 차버린 역사의 배신자로 기록될 것이다.

 

정부안의 전면 철회와 국회 입안권의 회복을

 

민주주의의 원칙은 간명하다. 법을 만드는 곳은 국회다. 행정부는 국회가 만든 법의 집행자일 뿐, 그 내용을 사후에 검찰과 공모하여 변질시킬 권한이 없다. 지금이라도 이재명 행정부는 검찰의 기득권을 수호하는 정부안을 전면 철회해야 한다. 검찰 개혁의 선명한 깃발을 다시 국회 법사위로 돌려주라.

 

개혁 이후의 실무적 우려는 입법 과정에서 보완하면 될 일이지, 개혁의 본질을 훼손하는 핑계가 될 수 없다. 헌정 질서를 유린하고 입법권을 침해하는 행위를 멈추지 않는다면, 시민들은 다시 아스팔트 위에서 이재명 행정부를 향해 엄중한 심판의 칼날을 겨눌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 이원영 시민인권위원회 공동위원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