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각지에서 수십만 명이 기저귀찬 트럼프 풍선을 띄우고 트럼프 대통령 방문기간에 반트럼프 시위를 벌였다.

메르켈 등 몰아부치고, 메이에 강펀치‥ 유럽 “불쾌”

‘미국 제일주의’를 내세운 트럼프 대통령이 11~12일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정상회의에서 동맹국들을 호되게 몰아부친 데 이어 혈맹인 영국에도 강펀치를 날렸다. 그는 유럽연합(EU) 중심국인 독일이 러시아산 천연가스 수입을 늘린다며 “(독일은) 러시아의 포로”라고 비난한 것을 시작으로, 불과 이틀 사이에 유럽 전체를 ‘초토화’시켰다.
트럼프 대통령은 벨기에 브뤼셀 나토 정상회의 뒤 12일 영국에 도착했다. 메이 총리는 그를 위해 런던 서쪽 옥스퍼드셔주 블레넘궁에서 환영식과 환영 만찬을 베풀었다. 둘이 손잡고 다정하게 걷는 장면도 연출했다. 그러나 만찬이 끝날 즈음 <더 선>이 트럼프 대통령을 인터뷰한 내용이 공개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인터뷰에서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브렉시트)에 대한 메이 총리의 계획은 “미국과의 협정을 아마 죽일 것”이라고 말했다. 메이 총리의 ‘소프트(온건한) 브렉시트’를 비판하면서, 유럽 공동시장에 남겠다면 미국과는 새 무역협정을 기대하지 말라고 경고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사실 테리사 메이에게 그것(브렉시트)을 어떻게 할지 말했으나, 내 말을 듣지 않고 반대 방향으로 갔다”고도 했다. 또 영국이 메이 총리 식으로 유럽연합에 접근하면 “미국과 중요한 무역 관계는 아마 끝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특히 메이 총리의 라이벌인 존슨 전 장관에 대해 “훌륭한 총리가 될 것”이라며, 그를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성사시킬 인물로 평가했다.


이는 동맹국 정상에 대한 노골적 공격이자 영국 내정에 대한 개입이었다. 세라 월러스턴 보수당 의원은 “분열적이고, 개 호루라기(dog whistle) 같은 수사”라고 말했다. <가디언>도 “트럼프가 외교 수류탄을 터뜨렸다”고 분노했다.
 영국인들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불쾌감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뉴욕 타임스> 역시 “엄포를 놓고, 대치하고, 요구한 다음에 일방적으로 승리를 선언하는 게 트럼프의 전형적인 연기 방식”이라고 꼬집었다.


< 정의길·이본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