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쁨과 소망] 두가지 다른 누룩

● 교회소식 2014. 4. 27. 11:58 Posted by SisaHan
대학시절, 생화학 강의를 수강했을 때가 어렴풋이 기억이 납니다. 외워야 할 것들이 왜 그리 많았는지! 수많은 효소 이름과 그 특징을 외워야 하고, 세포와 조직에서 일어나는 중요한 생화학적 반응의 회로도도 외워야 하는 등, 외워야 할 것들이 정말 많았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미련하게 그 많은 것들을 외웠고, 이제까지 기억에 남는 것이 거의 없는 것으로 보아 참으로 비생산적인 공부를 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신기한 점은 그냥 자연스럽게 떠올려지는 생화학적 지식이 몇가지 있다는 것인데, 그 중의 하나가 발효와 부패에 관한 것입니다. 생화학적인 측면에서 보자면, 발효와 부패는 큰 차이가 없습니다. 그 이유는, 발효나 부패 모두 산소가 없는 상태에서 미생물에 의해서 유기물이 분해되는 과정이라 정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차이점이라면, 발효는 인간에게 유익한 부산물, 예를 들어서 요구르트나 김치를 제공하지만, 부패는 해로운 부산물, 예를 들어 과일을 썩게 하거나 우유를 상하게 만든다는 것입니다. 이와 같이 생화학적인 과정은 별 차이가 나지 않는데, 그 결과는 천지차이가 나게 되니 신기하죠.
 
그러면 무엇 때문에 이런 차이가 생기는 것일까요? 가장 큰 차이는 어떤 미생물이 분해했느냐의 여부에 달려 있습니다. 유산균이 배추의 조직을 분해하면 감칠맛 나는 김치로 발효가 됩니다. 이와 반면, 유산균보다 부패균의 수가 월등히 많을 경우에는, 배추 조직이 썪게 되어서 먹을 수 없게 됩니다. 또 다른 차이는 발효균의 경우에는 음식물이 지닌 고유의 영양분을 거의 파괴하지 않고 유익한 영양소를 생산하는 반면에, 부패균의 경우에는 자기 살겠다고 영양분을 파괴하고 흡수하고 그것도 모자라 독소까지 내품어서 남들에게 유익이 아닌 해를 끼친다는 거예요.
 
재미있는 것은, 영적인 차원에도 이와 비슷한 경우가 있다는 겁니다. 성경을 보면 두가지 다른 누룩이 존재합니다. 하나는 세상을 부패하게 만들고 사람들에게 죄의 악취를 풍기게 하는 죄의 누룩입니다 (막 8:15). 죄의 누룩은 부패균과 똑같습니다. 세상을 파괴합니다. 독소를 내품습니다. 그래서 출 14:6에 따르면, 이런 누룩은 네 지경 안에서 네게 보이지도 말게 하라고 경고합니다. 이와 반대로 발효균과 같이 유익이 되는 누룩 또한 있습니다. 그것은 하나님 나라의 누룩입니다 (마 13:33). 이 누룩이 들어가면 좋은 영양분들을 생산해서 세상을 감칠맛 나게 만들어 주고, 죽었던 영혼들이 살아나고 회복되는 역사가 일어납니다. 이와 같이 죄의 누룩이냐 하나님 나라의 누룩이냐에 따라 세상이 맛보게 될 열매는 하늘과 땅 차이가 나게 됩니다. 그렇다면 우리의 삶에는 죄의 누룩이 많은지 하나님 나라의 누룩이 많은지를 점검해 봐야 하겠지요. 그리고 우리 안에 있는 죄의 누룩은 제거하고 하나님 나라의 누룩이 왕성하게 활동할 수 있도록 우리 자신을 날마다 하나님 앞에 내어드려야 하지 않겠습니까? 

<송만빈 목사 - 노스욕 한인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