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13일 새벽 또 예고없이 단거리 미사일을 동해 쪽으로 발사했다. 북쪽이 올해 발사한 중·단거리 미사일과 로켓, 방사포 등은 14번에 걸쳐 97발에 이른다. 지난해의 3~4배에 이르는 발사횟수다. 북쪽은 이런 도발 행위를 그만두기 바란다.
북쪽의 미사일 발사는 ‘저강도 도발’의 성격을 갖는다. 곧바로 국제사회의 제재 대상이 될 장거리 미사일을 피해 중·단거리 발사체로 무력시위를 하는 것이다. 발사 지점도 점점 남쪽으로 내려오고 있다. 13일에는 군사분계선에서 불과 20여㎞ 떨어진 개성 북쪽에서 발사했다. 마음만 먹으면 남한 전역을 대상으로 어디서나 미사일을 쏠 수 있다고 과시하려는 뜻으로 보인다. 발사 시각도 탐지가 쉽지 않은 새벽시간대에 집중되고 있다.
 
북쪽은 미사일 발사가 ‘외부 도발을 제압하는 자위적 억제력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12일에는 국방위원회 정책국 대변인 담화를 통해, 이달 중하순 남·서해에서 벌이는 수색·구조 훈련을 위해 미국 항공모함 조지워싱턴호가 부산에 입항한 것을 비난했다. 북쪽은 또 지난 7일 내놓은 ‘국방위원회 특별제안’을 남쪽이 받아들일 것을 지속적으로 촉구하고 있다. 하지만 북쪽의 미사일 발사는 관련국들의 경계심을 높여 한반도 정세를 더 불안하게 만들 뿐이다. 북쪽이 진정으로 대화를 바란다면 미사일 발사를 비롯해 호전적인 언행부터 중단해야 한다. 남·서해에서 이뤄질 훈련도 예년과 별로 다르지 않은 내용이다.
 
북쪽의 미사일 도발은 경색된 남북관계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북쪽이 지금처럼 위협을 통해 우리 정부의 태도 변화를 압박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그러나 정부가 북쪽에 강경한 태도를 고수하는 것도 적절하지 않다. 지금 정부가 해야 할 일은 북쪽의 압박에 의해서가 아니라 일관된 계획 아래 남북관계를 개선하는 것이다. 남북관계 개선은 한반도와 연관된 모든 현안을 풀어가기 위한 전제가 된다. 특히 남북관계가 진전되지 않으면 핵 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 재개도 쉽지 않다. 거꾸로 남북관계가 더 나빠진다면 한반도 관련 현안에 대한 우리 입지가 더 좁아지는 것은 물론이고 남북 사이에 돌발 사태가 일어날 가능성을 높인다.
북쪽의 미사일 발사는 자신에게도 피해를 준다. 미사일 발사가 계속될 경우 국제사회의 새로운 제재를 불러올 것이다. 그렇게 되면 남북관계 개선도 어려워질 수밖에 없음을 북한은 알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