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연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정의당이 27일 공동 기자회견을 열어 이명박 정부의 자원개발 관련 의혹에 대한 국회 국정조사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문제가 드러난 관련 공기업의 경영진에 대한 검찰 고발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명박 정부 때 이뤄진 국외 자원개발 사업의 총체적 부실과 비리 의혹은 이번 정기국회 국정감사에서도 여러 건 불거진 만큼 엄정하고도 전면적인 조사는 마땅히 뒤따라야 한다.
국외 자원개발은 이명박 정부가 내세운 최대 치적 가운데 하나다. 이 전 대통령 스스로 국외 순방 때마다 자원외교의 선봉에 섰고 이상득 전 의원과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 등 측근 인사를 특사로 내세우는 등 야심차게 사업을 추진했다. 여기에는 광물자원공사, 석유공사, 가스공사 등 에너지 관련 공기업들이 총동원됐다. 양해각서(MOU)를 맺는 정도의 유아적인 성과를 마치 사업이 다 성공한 것처럼 과장되게 홍보하면서 국민들을 기대에 부풀게 하기도 했다.
 
그런데 결과는 참담하다. 에너지 공기업들이 5년 동안 대략 21조원이 넘는 사업비를 투입했지만 이제까지 성과를 내 회수한 돈은 1조원가량에 머물고 있다. 확정 손실만 이미 1조원을 넘어선 대형 ‘부실 덩어리’들만 속속 드러나고 있다. 광물자원공사의 멕시코 볼레오 광산 투자, 석유공사의 캐나다 하베스트사 인수 뒤 매각, 가스공사의 캐나다 셰일가스 개발 사업 등이 대표적인 경우다.
원래 자원개발 사업은 회수 기간이 오래 걸리고 실패 위험도 높다. 그런 만큼 더욱 신중하면서도 치밀하게 추진해야 한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에서 이뤄진 대부분의 사업은 현장조사와 같은 기본적인 절차조차 생략한 채 졸속으로 추진하다 낭패를 초래했다. 이사회의 심의 등 각 공기업들의 내부검증 및 감시제도는 무시됐다. 정권의 비호와 묵인 아래 사업을 추진한 공기업들은 적자 누적에다 부채 급증으로 추가적인 재정지원 없이는 견디기 힘든 지경에 이르렀다. 결국 이명박 정부의 자원외교는 국민에게 엄청난 빚만 남기는 대국민 사기극으로 끝날 가능성이 농후하다.
 
국민에게 부담을 주는 대규모 부실 국책사업의 재발을 막으려면 관련 부처의 당국자는 물론이고 해당 공기업의 경영진에게 법적 책임을 철저히 물어야 한다. 국회의 국정조사와 청문회는 당연하다. 정부와 공기업이 국민 세금을 제대로 썼는지를 사후적으로도 엄중히 따지는 것은 정치적 이해관계를 떠나서 국회의 기본적인 임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