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에 수리남 단기선교를 다녀오면서 있었던 일입니다. 비행기 안에서 끝도 없이 펼쳐져 있는 뭉게구름을 내려다 보며 갑작스럽게 엉뚱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왜 구름은 떨어지지 않고 하늘에 떠 있을 수 있는 걸까?” 참 생뚱 맞은 생각이지요. 구름이 하늘에 떠 있는 것은 당연한데 말이에요. 하지만 중력의 법칙을 생각해 보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중력의 법칙에 의하면, 공중에 떠 있는 물체는 아무리 가벼운 것이라 하더라도 반드시 땅으로 떨어지게 되어 있어요. 나뭇잎도 떨어지고, 새의 깃털도 떨어지고, 빗방울도 떨어집니다. 그러나 구름은 떨어지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구름은 중력의 법칙에 적용되지 않을 정도로 무진장 가벼운 것일까요? 가로 세로 높이 1세제곱킬로미터의 사이즈면 작은 뭉게구름에 불과하다고 해요. 그런데 그런 작은 구름에 얼마나 많은 수증기가 담겨 있냐 하면, 무려 1천 톤이나 되는 수증기를 머금고 있다고 합니다. 참으로 신기하지 않나요?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미세하고 가벼운 먼지조각도 땅에 떨어지는데, 1천 톤 이상의 무거운 수증기로 되어 있는 구름은 하늘에 떠 있지, 떨어지지 않으니, 얼마나 신기합니까? 이것이 하나님이 만드신 세상입니다. 이처럼 우리가 너무나도 당연하게 생각해 왔던 것들을 유심히 살펴보면 신기하고 신비로운 것이 얼마나 많은지 모릅니다. 하나님 만드신 우주 만물을 조금만 세심하게 바라본다면, 하늘이 하나님의 영광을 선포하고 궁창이 그의 손으로 하신 일을 나타낸다는 다윗의 고백(시 19:1)에 맞장구를 칠 수 밖에 없습니다.


이보다 더 신기한 것이 있습니다. 바로 자연을 통해 하나님의 솜씨를 감상하며 이해할 수 있는 인간의 능력입니다. 물론 우리 인간이 하나님께서 만드신 우주만물의 오묘함을 모두 이해할 순 없습니다. 우리가 이해할 수 있는 영역은 너무나 작습니다. 하지만, 인간 이외에 다른 어떤 피조물이 하나님의 솜씨를 감상하고 이해할 수 있나요? 못합니다. 할 수 없습니다. 오직 인간만이, 제한적이기는 하지만, 자연에 담긴 하나님의 솜씨를 감상할 수 있고 이해할 수 있습니다. 구름이 왜 안 떨어지는지 이해할 수 있는 존재, 지구상에 인간 밖에 없어요.


엄청난 무게의 수증기를 머금은 구름이 떨어지지 않는 이유, 여기에는 중력과 부력 그리고 종단속력이라는 개념, 그리고 수증기 분자의 크기 등등 여러 법칙과 인자들이 서로 엉켜 있기 때문에 이해하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누군가가 이 원리를 밝혀내 설명했고 우리 역시 물리 이론을 조금만 공부하면 이해할 수 있다는 겁니다. 구름이 하늘에 떠 있는 것도 신기한데, 왜 떠 있는지 그 이유를 밝혀낸 인간이라는 존재가 얼마나 신비로운 존재인지 몰라요. 자, 그렇다면 인간이 지닌 이 신비스러운 능력이 어디에서 온 것이겠습니까? 하나님께로부터 온 거죠. 인간이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어진 존재이기 때문에,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우주만물의 원리를 이해하고 감상할 수 있는 능력을 소유한 것입니다. 비행기 안에서 뭉게구름을 내려다 보며 들었던 “구름은 왜 땅에 떨어지지 않는가?”라는 엉뚱한 의문은 결국 하나님의 솜씨가 얼마나 놀라운지를 깨닫게 되는 계기를 제공해 주었으니 지루한 비행기 여행만은 아니었던 것이죠.
“하늘이 하나님의 영광을 선포하고 궁창이 그의 손으로 하신 일을 나타내는도다” (시 19:1)

< 송만빈 목사 - 노스욕 한인교회 담임목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