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층 다지기 ‘노골적 색깔론’

“보수화 우려해 집 못 가지게 해

 일부러 재개발·재건축 전부 취소”

 근거 희박한 부동산 음모론까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22일 오후 충남 보령시 보령문화의전당 앞에서 유세하고 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발언이 근거가 희박한 부동산 음모론과 노골적인 색깔론으로 거칠어지고 있다.지지층을 다지겠다는 정치적 셈법을 고려하더라도 금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윤 후보는 22일 충남 홍성 내포신도시 유세에서 “우리 사회를 서서히 자유민주국가가 아닌 사회주의국가로 탈바꿈시키려는 몽상가인 공산당 좌파 혁명이론에 빠져 있는 이 소수에게 대한민국의 정치와 미래를 맡겨서 되겠나”라며 색깔론을 꺼내 들었다. 그는 “인민민주주의가 민주주의냐. 사회주의민주주의가 민주주의냐”라며 “이 정부는 개헌선을 돌파하거나, 어떤 식의 정치 타협을 해서 개헌하려고 하면, 우리나라 헌법의 자유민주주의에서 ‘자유’ 자를 빼내려고 한다. 이거 일부러 한 거지 절대 실책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당진 유세에서도 문재인 정부를 “80년대 좌파 사회혁명 이념으로 무장된 운동권들의 정권”, “좌파 사회혁명 이념을 공유하는 이권 결탁 세력”이라고 칭했다.

 

혐중론도 다시 꺼내 들었다. 그는 홍성 유세에서 “좌파 운동권이 장악한 민주당은 중국 입국을 못 막는다. 중국 눈치 본다고 그런다”고 말했다. 현장에서는 일부 대학생들이 ‘선제타격 웬말입니까’라는 손팻말을 들고 항의하면서, 윤 후보 지지자들과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윤 후보는 부동산 음모론을 말하기도 했다. 그는 홍성 유세에서 “많은 사람들이 주택의 소유자가 되면 안정적인 보수화가 된다고 해서, 많은 국민들이 집을 못 갖도록, 집값이 천장으로 올라가게 해서 국민들을 임차인이 되게 만드는 것이 이 정부 목표라는 것이 이 정부의 경제·사회 정책을 설계한 정권의 실세가 만든 저서에 명확하게 나와 있다”며 “그래서 박원순 서울시장 때부터 재건축·재개발 전부 취소시키고 주택 공급 안 했다”고 주장했다. 여권이 ‘표’를 위해 일부러 부동산 가격을 올렸다는 주장을 한 것이다. 그는 당진 유세에서도 광주 복합쇼핑몰 문제를 언급하면서 “민주화 투쟁력이 떨어진다고 민주당이 (광주 복합쇼핑몰을) 못 들어오게 막았다”고 주장했다.

 

윤 후보의 부동산 음모론은 처음이 아니다. 그는 지난 17일 서울 서초구 유세에서도 “(문재인 정부가) 집이 없는 사람이 민주당을 찍게 하려고 일부러 악의적으로 집값을 폭등시켰다”고 주장했다.

 

김형준 명지대 정치학과 교수는 “보수 지지층에는 굉장한 만족을 주지만, 도를 넘어서면 중도층이 흔들릴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이날 유세 도중 여러차례 어퍼컷 동작을 취하기도 했다. 장나래 기자

 

송영길 “윤석열, 검사 때 업자들과 룸살롱 가고 골프 치고” 

 충남 논산시 유세서 노골적인 네거티브 공세

“폭탄주엔 눈 반짝 반짝… 경제 ‘아 몰라 몰라’”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2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를 겨냥해 “검사하면서 맨날 사람을 잡아 수사하고 구속하고, 업자들과 저녁에 룸살롱에 가서 술 먹고 골프 치고 이런 것을 잘했다”고 주장했다.

 

송 대표는 이날 충남 논산시 화지중앙시장 유세에서 윤 후보를 ‘이 양반’이라 지칭하며 “이 양반은 술 마시는 것만 나오면 눈이 반짝반짝 한다. 앉아 폭탄주를 마실 때 보면 신이 나서 활기가 넘친다”며 “그리고 누구 구속할 때 활기가 넘친다”고 말했다.

 

송 대표는 “그런데 경제는 잘 모른다. 플랫폼인지 데이터 경제인지 잘 모르겠고, ‘아르이100(RE100·재생에너지 100% 사용)’도 잘 모르겠고, 집이 없으면 청약통장을 만드는 것인지도 잘 모르겠고, (주 노동시간) 120시간이 뭔지도 모른다”고 비난했다. 전날까지 세 차례에 걸쳐 이뤄진 대선 후보 티브이(TV) 토론회에서 윤 후보가 경쟁 후보들의 질문에 제대로 답변하지 못한 것을 꼬집은 것이다. 그는 윤 후보의 이런 태도를 “‘아 몰라, 몰라’다”라고 조롱했다. 이어 “(윤 후보가) 왜 저렇게 모를까. 우리가 비밀을 알았다”며 윤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 씨의 7시간 통화 녹취록을 거론하기도 했다. 그는 “ 김건희씨가 기자하고 통화한 녹취록에 ‘내 남편은 바보야. 아무것도 몰라. 내가 시킨 대로 해’라고 바보임을 입증했는데, 맞느냐”며 유세를 지켜보는 이들의 호응을 유도하기도 했다.

 

송 대표는 또 윤 후보의 ‘무속 논란’을 겨냥해 “최근 최순실의 주술에 홀려 국정농단 됐던 것을 우리가 뼈아프게 경험했는데 다시 역사를 거꾸로 돌릴 수 없다”고도 했다. 또 윤 후보를 “배신자”로 규정하며 “국민이 키워준 대통령이 아니라, 문재인 대통령이 발탁해 벼락출세한 윤석열, 문 대통령을 배신하고 검찰총장의 정치적 중립이라는 헌법상 의무를 배신하고, 검찰총장이라는 자리를 대선을 위한 예비 선거운동 자리로 악용해 헌정 질서를 문란시켰던 윤석열에게 이 나라를 맡길 수 없다”고 맹비난했다. 이어 “5000 결사 계백 장군의 혼이 서린 충정의 고장 논산에서 배신자를 심판하고, 일 잘하는 이재명을 찍어달라”고 호소했다.

 

국민의힘은 “말도 안 되는 허위 사실을 유포했다”며 반발했다. 국민의힘 선대본부는 이날 “집권 여당 대표라고 하기에는 참 수준이 저질인 송 대표는 허위 비방 유포에 대한 법적 책임을 질 준비나 하시기 바란다”는 논평을 내놨다. 조윤영 김미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