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 치우치지 말고 차분히 지원 모색했으면
개인자격 말고 공신력있는 NGO 활용 바람직
억압된 북 인권과 소통위해 국제사회 지혜를

민족 복음화가 당면 과제인 한국교회에 북한선교는 건너지 않으면 안될 ‘요단강’이면서 또한 ‘뜨거운 감자’이기도 하다. 이민교회 역시 예외가 아니다. 억압과 굶주림에 시들어가는 동포들을 방관만 할 수 없는 인간적 정리와 동족애 뿐만 아니라. 세계복음화의 비전을 외치면서 같은 민족인 북녘 동포들을 회피한다는 것도 어쩌면 위선일 수 있다. 더욱이 통일을 내다 본 사전 복음화 기초사역도 마냥 미룰 수만은 없다. 그러나 독재 철벽에 가로막힌 현실, 거기에 지난해 충격을 준 임현수 목사 억류사건은 더욱 깊은 고민을 안겨주었다. 딜레마에 빠진 현 시점에서 지혜로운 접근방법은 뭘까? 송민호 목사가 시무하는 토론토 영락교회는 수년 전부터 통일대비 북한선교를 모색하며 성도들과 함께 기도해오고 있는 대표적 교회다.

“구제는 해야한다… 통일시대 준비도”

2015년은 북한 선교를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해였다.
백번이나 넘게 그 먼 캐나다에서 북한을 왕내하며 동족 사랑을 실천하며 어떤 지원도 아끼지 않았던 임현수 목사의 비참한 모습을 인터넷 상으로 보면서 북한 선교에 대한 생각이 많이 바뀐 것이 사실이다. 나 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할 말을 잃었다. 이번 일을 통해 북한 선교의 마음이 많이 위축된 것은 사실이다. 우선적으로 북한이란 나라에 대해 다시한번 생각하게 되었다. 사람이 소통을 하려면 기본적으로 상식과 논리가 필요한데, 이런 것이 통하지 않는다.
그동안 북한을 위해 기도했던 사람들 가운데는 이런 현실을 절감하며 분노의 감정을 넘어서 이제는 슬픔 그 자체를 안고 살아간다. ‘역시 북한은 북한이구나 …’ 구태여 말로 표현하지 않아도 서로의 눈빛을 통해 대충 느낌을 알 수 있다.
임 목사에게서 억지 자백을 받아낸 북한 당국은 결국 그에게 종신노역형을 선고했다. 노역형이란 문자 그대로 최악의 상황에서 중노동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북한에서는 사형을 의미한다. 굳이 사형과 차이가 있다면 당장이 아니라 3-4년 정도 후에 죽는다는 것이다.
임 목사에게 일어난 모든 정황을 살펴보면서 그 분의 미래에 대해 우리는 끝없는 추측을 할 수도 있겠지만, 그러나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의미있는 것은 조속귀환을 위한 기도와 함께 앞으로의 북한선교를 할 것인가 말 것인가? 만일 한다면 어떤 접근을 해야 할 것인가에 대해 마음 정리를 하는 것이다.


감정에 치우치지 않으려 노력하며 머리에 있는 몇 가지 질문을 정리해 본다.
● 첫째, 북한의 체제에 상관없이 현재 수 많은 주민들은 계속해서 가난과 굶주림에 시달리고 있다. 이런 사람들에게 식량이 공급될 수 있는 방안을 계속 모색해야 하지 않는가?
● 둘째, 북한 주민들은 외부 세계와 철저히 차단되어 살아간다. 외부와 소통하면 큰 문제가 생긴다. 남한 드라마도 보면 안된다. 이것이 현실 아닌가? 그렇다면 억압된 인권을 회복시키기 위해 국제사회는 무엇을 할 수 있는가?
● 셋째, 개인 자격으로 북한 구제를 하거나 선교를 한다는 것은 중단되어야 한다. 한마디로 너무나 위험하지 않는가? 캐나다 외무성 홈페이지에 보면 ‘North Korea - avoid all travel’ 이라고 가지 말라는 경고가 분명하게 적혀 있다. 구제사업을 위한 여행도 지극히 자제해야 한다.
● 넷째, 그래도 북한의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구제를 해야 한다면 이제는 캐나다 정부에 등록된 World Vision International 이나 Compassion International과 같은 공신력있는 비영리단체 (NGO)를 통해 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 다섯째, 통일시대를 준비해야 한다. 반드시 남북의 철조망은 벗겨질 것이다. 그동안 남과 북이 나누어진지도 70년이 넘었다. 강산이 일곱번 바뀐 것이다. 이제는 두 나라의 생각과 가치관이 너무나 달라서 통일이 되어도 심각한 문제를 초래할 수 밖에 없다. 그래서 반드시 통일시대를 준비해야 한다. 북한에 많은 교회들이 세워질 날이 속히 오기를 기대하며 그런 곳에서 사역할 지도자들을 준비시켜야 한다.

아무리 임현수 목사에 대한 대처가 부당하다 해도 우리는 북한을 포기할 수 없다. 그 체제를 포기할 수 없다는 말이 아니다. 그 땅에 살아가는 2천4백만 동포들을 잊을수 없다는 말이다. 금향로가 차기까지 성도들의 눈물나는 기도는 계속될 것이다.
오, 하나님, 바벨론의 포로생활도 70년 만에 회복시켜주셨는데, 언제나 북녁 땅에 그리스도의 계절이 올까요? 속히 허락하소서.

< 송민호 목사 - 토론토 영락교회 담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