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교수, VOA인터뷰 도중에 공안들 자택 난입해 끌어가


시진핑 포스터 훼손에 병원감금
대만선호 배우 퇴출요구로 와글

전직 대학교수가 생방송 인터뷰 도중 붙잡혀가고, 국가 지도자를 비판하는 행동을 한 시민은 정신병원에 갇혔다. 21세기 미국과 세계 패권을 다투는 지(G)-2 국가로 떠오른 중국에서 ‘표현의 자유’는 여전히 개선 기미가 없다.
쑨원광 전 산둥대 교수는 지난 1일 자택에서 전화로 <미국의 소리>(VOA)와의 생방송 인터뷰를 하던 도중 갑자기 들이닥친 공안에 끌려갔다. 이 매체가 공개한 방송 당시 음성을 들어보면, 쑨 전 교수가 “공안 대여섯명이 또 왔다. 무슨 짓인가! 내 집에 온 것은 불법이다! 나는 언론 자유가 있다!”고 외치는 목소리가 들린다. 그러나 이내 전화 연결이 끊어져버린다.
1994년 퇴임한 쑨 전 교수는 지난달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중동·아프리카 5개국 순방에 나서자, 공개서한을 통해 해외 원조보다도 국내 빈곤 구제에 힘을 써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도 이와 관련한 인터뷰를 하던 중이었다. 그는 이날 통화에서도 “백성들이 가난하다. 우리는 아프리카에 돈을 쏟아부어선 안 된다”고 하던 중이었다. 이후 쑨 전 교수는 연락이 끊긴 상태다.
 
지난달 상하이에서 시 주석 포스터에 먹물을 끼얹는 동영상으로 화제가 됐던 여성은 정신병원에 수용된 것으로 확인됐다. 그의 아버지 둥젠뱌오는 1일 성명을 내어, 둥야오충이 지난달 16일 후난성의 정신병원에 갇혔고, 당시 자신의 아내는 상황을 모른 채 딸의 입원에 동의하는 문서에 서명했다고 전했다. 후난성 탄광노동자인 둥은 지난달 22일 병원에 갔지만 면회를 거절당했다고 밝혔다.
둥은 인터넷에 “딸이 정신병자라는 것을 믿을 수 없다”는 성명을 올린 뒤 재차 면회를 시도했지만, 되레 공공안전 위해 혐의로 구속당했다. 딸 둥야오충은 지난달 4일 상하이의 한 대형건물 앞에서 시 주석이 나온 ‘중국몽’ 포스터에 먹물을 끼얹으면서 “시진핑의 독재적이고 전제적인 폭정에 반대한다. 나를 잡으러 오기를 기다리겠다”고 외쳤다.

당국의 탄압 못지 않은 ‘여론 재판’도 언론과 표현의 자유를 제한시키고 있다. <나의 소녀시대> 등 작품으로 한국에도 알려진 대만 출신 배우 쑹윈화(26)는 3년 전 한 매체와의 인터뷰 동영상에서 한 발언 탓에 구설에 올랐다. 그는 당시 짧은 질문과 단답형 답변을 주고받던 중, ‘어느 나라를 가장 좋아하느냐’는 질문에 “내가 좋아하는 나라는 대만”이라고 답했다. 이를 발견한 한 누리꾼이 중국 당국 누리집에 쑹윈화가 ‘독립지지 성향’이라며 퇴출 청원을 올렸다. 대만을 중국의 일부로 보면서 독립적 지위를 인정하지 않는 중국 여론이 들끓었다.
 쑹윈화는 급기야 지난 2일 저녁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웨이보에 “나는 중국인이다. 대만의 나의 고향이고, 중국은 나의 조국이다” “대만은 내가 태어난 곳이고, 조국 대륙(중국)은 나의 꿈이 실현된 곳이다” “여전히 많이 배우는 중이고, 어떤 문제건 겸허히 받아들인다”는 사과문을 올렸다.
쑹윈화 발언 논란은 2016년 초 한국 걸그룹 트와이스의 대만 출신 멤버 쯔위가 방송에서 대만을 상징하는 청천백일기를 흔들었다가 중국 누리꾼들로부터 매서운 공격을 받는 등 홍역을 치른 것을 연상케 한다. 쯔위는 결국 사과 영상을 올렸지만, 오히려 이튿날 총통 선거에서 대만 민심을 자극해 차이잉원 총통 당선에 힘을 보탰다는 평가도 있다.

< 베이징=김외현 특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