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 프랑스 관리 말 인용해 보도

“새 군사 조처도 취하지 않기로”

 공동 기자회견에서 직접 언급은 없어

 

블라디미르 푸틴(오른쪽) 러시아 대통령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7일 모스크바에서 정상회담 뒤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모스크바/AP 연합뉴스

 

우크라이나 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러시아와 프랑스 정상회담에서 ‘벨라루스에 배치된 러시아 병력 철수’ 등 위기 종식을 위해 필요한 구체적 행동이 논의된 것으로 전해졌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7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모스크바에서 한 대면 회담에서 향후 새 군사 조처를 취하지 않고 벨라루스에 파견한 수천여명의 군 병력도 애초 예정된 훈련 뒤 철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파이낸셜 타임스>가 프랑스 관리들의 말을 인용해 8일 보도했다. 푸틴 대통령이 이 언급을 이행하게 되면, 러시아가 지난해 11월 우크라이나 접경 지대에 10만명 이상의 병력을 집결하면서 조성된 우크라이나 위기는 해결 쪽으로 방향을 틀 수 있다. 하지만 신문은 이 같은 조처를 취하는 대가로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가 러시아에 지불해야 하는 대가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또한, 회담 뒤 공동 기자회견에서도 이에 대한 직접 언급은 없었다.

 

푸틴 대통령과 마크롱 대통령은 7일 저녁 식사를 겸한 6시간의 장시간 회담을 하고, 자정을 넘겨 공동 기자회견을 열었다. 푸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사태를 타개하기 위해 마크롱 대통령이 제시한 몇몇 제안은 현실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며 “수많은 그의 생각들과 제안들을 말하기에는 너무 이르지만, 우리의 진전된 공동 조처들의 기초를 만드는 게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그러면서도 미국과 나토가 러시아가 우려하는 핵심 안보 사안들을 여전히 간과하고 있다고 언급하는 것을 잊진 않았다. 푸틴 대통령은 “그들이 우리의 안보 사안들을 그냥 간과해버려, 마치 우리가 이런 질문들을 제기하지 않은 것 같은 인상”이라면서도 “이것이 대화의 끝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는 우리의 대답과 비전을 만들어서, 워싱턴과 브뤼셀에 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마크롱 대통령도 “사태를 악화시키지 않기 위해 계속 노력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향후 며칠간이 매우 중요하다”며 “쉽지는 않겠지만, 다 함께 결과를 얻어낼 것으로 나는 확신한다”고 말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8일엔 우크라이나를 방문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을 만난 뒤 다시 푸틴 대통령과 전화 회담을 하기로 했다. 이날 회담은 지난해 11월 우크라이나 위기가 시작된 뒤 러시아와 서구 정상 사이에 이뤄진 첫 대면회담이다.

 

같은 날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워싱턴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우크라이나 사태 대응에 대한 두 나라의 “완벽한 단결”을 강조했다. 숄츠 총리는 회담 뒤 바이든 대통령과 기자회견에 나서 “미국 친구들에게 우리는 단결할 것이라는 점을 말해둔다. 우리는 모든 필요한 조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도 “독일은 완전히, 전적으로, 완벽하게 믿을 만하다”며 러시아에 대응하는 양국의 공조를 강조했다.

 

하지만 미국이 유력한 대러 제재 수단으로 내건 노르트스트림2 천연가스 파이프라인에 대해선 여전히 애매한 태도를 보였다. 숄츠 총리는 러시아가 침공한다면 파이프라인의 “플러그를 뽑겠냐”는 미국 기자의 질문에 즉답을 피한 채 “우리(미·독)는 완벽하게 단결하고 있으며, 서로 다른 조처들을 취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답하는 데 그쳤다. 정의길 선임기자, 워싱턴/이본영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