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 70.34점, 김예림 67.78점

유영 트리플악셀 회전수 부족 판정

17일 프리스케이팅 펼쳐

 

유영이 15일 중국 베이징 서우두체육관에서 열린 2022 베이징겨울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 출전해 루도비코 에이나우디 ‘윌링 윈즈’에 맞춰 연기를 펼치고 있다. 베이징/연합뉴스

 

한국 피겨의 두 미래가 베이징 빙판 위에서 반짝반짝 빛났다. 하지만 회전수 부족 판정 등을 받으며 아쉬움도 삼켰다.

 

피겨 국가대표 유영(18·수리고)은 15일 중국 베이징 서우두체육관에서 열린 2022 베이징겨울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루도비코 에이나우디 ‘윌링 윈즈’에 맞춰 큰 실수 없이 올림픽 데뷔 무대를 마쳤다. 유영은 이날 70.34점을 받아 6위에 올랐다. 개인 최고 점수(78.22점)에 크게 못 미쳤다.

 

이날 유영의 연기에서 가장 큰 관심을 받은 건 트리플 악셀 점프 성공 여부였다. 공중에서 세바퀴 반을 도는 트리플 악셀 점프는 굉장한 고난도 기술로, 피겨 전설인 김연아(32)조차 구사하지 못했던 기술이다. 실제 트리플 악셀의 기본 점수는 8.0점으로 트리플 러츠(5.9점), 트리플 플립(5.3점) 등 다른 점프보다 훨씬 크다.

 

유영이 15일 중국 베이징 서우두체육관에서 열린 2022 베이징겨울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 출전해 루도비코 에이나우디 ‘윌링 윈즈’에 맞춰 연기를 펼치고 있다. 베이징/연합뉴스

 

유영은 베이징에 입국한 뒤에도 공식훈련에서 매번 트리플 악셀을 10차례 가량 시도하며 기술 성공을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유영은 이날 트리플 악셀 시도 뒤 넘어지지 않았지만, 심판진은 회전수 부족 등의 이유로 2.31점밖에 주지 않았다. 더블 악셀 기본점수(3.50)보다 더 낮았다. 유영은 프리스케이팅에서도 트리플 악셀을 시도한다.

 

유영의 2022 베이징겨울올림픽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 연기 점수. ISU 갈무리 

 

세계 랭킹 3위인 유영은 트리플 악셀을 무기 삼아 이번 대회에서 ‘톱5’ 진입을 노리고 있다. 이미 6위로 목표권에 상당히 근접한 데다, 이날 1위를 기록한 카밀라 발리예바(16·러시아올림픽위원회)가 도핑 의혹으로 향후 성적을 인정받지 못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충분히 실현 가능한 목표다.

 

유영은 대표적인 ‘김연아 키즈’다. 6살 때인 2020 벤쿠버겨울올림픽 때 김연아가 금메달을 따는 모습을 보고 피겨스케이팅을 시작했고, 2012년 싱가포르에서 한국으로 돌아와 본격적으로 선수의 길을 걸었다. 특히 유영은 만 11살8개월이던 2016년 종합선수권대회에서 김연아가 세운 최연소 기록(만 12살6개월)을 갈아치우기도 했다. 평창 대회 때는 나이 제한에 걸려 경기에 나서지 못했지만, 이번 대회에선 주인공이 돼 빙판을 누빈다.

 

김예림이 15일 중국 베이징 서우두체육관에서 열린 2022 베이징겨울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 출전해 프란츠 리스트 ‘사랑의 꿈’에 맞춰 연기를 펼치고 있다. 베이징/연합뉴스

 

김예림(19·수리고)도 올림픽에서 성공적인 첫선을 보였다. 세계랭킹 12위인 김예림은 4조 첫 번째 선수(전체 19번째)로 등장해 긴장한 기색 없이 깔끔하게 무대를 마쳤다. 김예림은 이날 준비했던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룹 콤비네이션, 더블 악셀, 트리플 트립을 큰 실수 없이 마무리했다.

 

김예림의 2022 베이징겨울올림픽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 연기 점수. ISU 갈무리 ※ 이미지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67.78점을 받아 9위에 오른 김예림은 경기 뒤 기자들과 만나 “마지막 점프에서 회전수 부족 판정인 것 같다. 그게 많이 아쉽다. 그래도 큰 실수 없이 마무리해서 어느정도 만족한다”라며 “올림픽이다 보니 조금 더 경험하고 즐기는 마음으로 하고 싶었는데 생각보다 많이 긴장했다. 다만 너무 힘들거나 적응 못할 정도로 어렵진 않아서 다행이었다”고 돌아봤다.

 

김예림도 2010년 벤쿠버 대회 때 김연아를 보고 피겨를 시작한 대표적인 ‘김연아 키즈’다. 이날 연기도 김연아가 직접 추천한 프란츠 리스트의 ‘사랑의 꿈’에 맞춰 펼쳤다. 김예림은 “(김연아가) 어제 ‘코로나로 힘들었을텐데 끝까지 힘내라’는 응원 문자를 보내주셔서 힘이 된 것 같다”라며 “프리(스케이팅)에선 좀더 만족할 수 있는 경기를 하고 싶다. 홀가분하고 기쁘게 끝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유영과 김예림은 오는 17일 저녁 7시 열리는 프리스케이팅에서 베이징 마지막 무대에 선다. 베이징/이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