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동포사회 심상찮다…몬트리올은 84.2% 최고치

재외투표 진보성향 강해… 윤정권 심판론 작동한 듯

 

제22대 국회의원 총선거 재외국민 투표율이 역대 총선 최고치를 경신했다.

4월1일 마친 재외투표 결과 유권자 14만 7989명 중 9만2923명이 참여해 62.8%(잠정) 투표율을 기록했다고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2일 밝혔다.

캐나다 전체 세계평균보다 5.9%포인트나 높아

캐나다의 경우 전체 등록된 7,129명의 유권자 가운데 4,899명이 투표권을 행사, 68.7%의 높은 투표율을 나타냈다. 이는 세계평균 보다 5.9% 포인트나 높은 수치다. 온타리오와 마니토바가 포함된 토론토 재외선거관리위원회 관내의 경우 투표율은 유권자로 등록한 3,100명 가운데 2,068(총영사관 투표소 1,172, 한인회관 투표소 896)이 참여해 투표율 66.7%를 기록했다. 캐나다 전체 보다는 2%포인트가 낮았으나, 전세계 평균보다는 4%포인트 가량을 웃도는 투표율로 20대 총선 당시 43.9% 보다 무려 22.8%나 높은 것이다. 21대 총선 때는 팬데믹으로 투표하지 못했었다.

몬트리올 무려 84.2% 기록, 오타와 대사관은 56.1% 로 캐나다서 가장 낮아

캐나다의 다른 지역은 몬트리올 재외투표소가 유권자 512명중 431명이 투표권을 행사, 무려 84.2%의 높은 투표율을 나타냈다. 밴쿠버 지역은 3,107명 중 2,170명이 참여해 투표율 69.8%로 역시 전세계 평균을 웃돌았다. 반면 오타와 대사관 재외투표소는 410명 중 230명이 참여, 56.1%의 투표율에 그쳤다.

재외선거에서 전세계적으로 투표율 50%를 넘은 것도 처음이지만, 60%마저 넘어선 높은 투표율을 보인 것은 모국의 정치상황에 대한 관심이 그만큼 커진 때문으로 풀이된다. 토론토는 앞서 19대 총선 때는 등록 유권자 2,054명 중 902명이 투표해 43.9%의 투표율을 보였었다.

토론토지역 전체 5만여명 비해서는 4%내외 불과

하지만 현재 토론토 지역에서 모국선거권이 있는 재외국민 추정인원은 약 5만~5만5천명 선으로, 이번 선거 투표에 참여한 2,068명의 투표인원은 전체 재외국민 수에 비하면 대략 4% 안팎에 그치는 여전히 낮은 비율이다.

이번 재외투표는 지난 3월27일부터 4월1일까지 엿새간 전세계 115개국 178개 공관의 220개 재외투표소에서 실시됐다. 토론토는 총영사관에서 6일간, 한인회관 추가투표소는 329일부터 31일까지 사흘간 투표가 실시됐다.

유럽 중동 아프리카 지역 투표율 상대적으로 높아

한편 전세계 재외투표 결과를 보면 △아시아지역 47,647명(62.8%), △미주 26,341명(56.5%), △유럽 14,431명(73.5%), △중동 2,904명(74.0), △아프리카 1,600명(79.3%) 등으로, 유럽과 중동, 아프리카의 투표율이 70%를 넘어 평균을 상회했다.

주요국을 살펴보면 △중국 66.3%(1만1336명) △미국 55.3%(투표자수 1만8599명) △일본 50.7%(1만 2406명) 순으로 투표율이 높았다. 선거인 수가 상대적으로 적은 러시아는 투표율 80.5%(투표자수 791명)를 기록했다.

역대 총선 전세계 재외투표 투표율은 △19대 45.7% △20대 41.4% △21대 23.8%로, 역대 대선 투표율(18대 71.1%, 19대 75.3%, 20대 71.6%)과 비교해서 현저히 낮았다. 21대 총선은 코로나19 영향으로 재외투표를 하지 않은 지역이 있어 투표율이 30%를 밑돌았고, 19~20대 총선도 50%를 넘지 못했다.

윤 정권 실정 심판론 해외에서도 작동 확인

이번 재외국민 투표율이 60%를 넘어서면서 윤석열 정권 심판론이 본격적으로 작동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분노 표심이 전체 투표율이 높였다는 해석이다.

특히 재외투표는 진보진영 표심이 크게 작용한다. 지난 20대 대선에서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 59.77%로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36.19%)를 압도적인 표차로 따돌렸다. 박근혜 탄핵 뒤 열린 19대 대선에서도 민주당 문재인 후보가 59.17%로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16.31%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 7.82%를 큰 차이로 따돌렸다.

이같은 경향을 봤을 때, 정권 심판론이 재외투표 투표율에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분석된다. ‘런종섭 사태(이종섭 주호주 대사 임명 사태)’로 전국적인 집회까지 벌였던 호주의 경우, 유권자 5,225명 중 3,380명이 투표해 64.7% 투표율을 기록해 역시 재외투표 평균(62.8%)를 웃돌았다.

재외투표를 한 호주 동포 A 씨는 “재외투표를 등록하신 분 중에 ’런종섭 사태(이종섭 호주대사 임명)’ 때문에 투표를 꼭 해야되겠다고 다짐하는 분들을 많이 봤다”면서 “투표를 못하신 분 중에선 사전등록을 못해서 아쉽다, 몰라서 아쉽다고 한 분들도 많았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아울러 해외 동포들의 총선에 대한 높은 관심도 투표율을 높이는 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미국, 유럽 등에선 동포들이 사회관계망서비스에 ‘투표소 인증 사진’을 공유하며 투표를 독려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엔 재외투표를 위해 아내, 딸과 함께 태국 푸껫에서 방콕까지 800㎞ 이상 거리를 운전해 3박4일 일정으로 다녀왔다는 사연이 공유돼 관심을 끌기도 했다.

국내 5~6일 사전투표, 10일 본선거도 높은 투표율 관심

재외투표에서 역대 최고 기록이 나오면서 오는 5~6일 열리는 사전투표까지 바람이 이어질지도 관심다. 정권심판 구도 속에 치러는 이번 선거에선 역대급 사전투표율 가능성이 점쳐진다.

종전 사전투표율은 △2014년 6회 동시 지방선거 11.49% △2016년 20대 국회의원선거 12.19% △2017년 19대 대통령선거 26.06% △2018년 7회 동시 지방선거 20.14% △21대 총선 26.69% △2022년 대선 36.93%로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코로나19 팬데믹 와중에 치른 21대 총선에선 사전투표 뿐아니라 총선 최종 투표율도 66.2%로 1996년 15대 총선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었다. 이번 총선에서도 새로운 기록이 나올지 주목된다.

재외투표 못한 유권자들은 국내에서 할 수 있어

한편 이번에 기표를 마친 재외투표지는 외교행낭을 통해 국내로 보내진다. 인천공항에서 국회 교섭단체 구성 정당이 추천한 참관인이 입회한 가운데 외교행낭의 재외투표수(회송용 봉투)를 확인하고 등기우편으로 관할 구·시·군 선관위에 보내 4월10일 국내투표와 함께 개표한다.

다만, 천재지변·전쟁·폭동 등 부득이한 사유로 공관에서 국내로 재외투표지를 회송할 방법이 없을 때에는 공관에서 직접 개표한다.

재외투표를 하지 않고 귀국한 재외선거인 등은 재외투표 기간 마감일 다음 날인 4월2일부터 선거일인 4월10일까지 주소지 또는 최종주소지를 관할하는 구·시·군 선관위에 신고한 후 선거일에 투표할 수 있다. < 문의: 416-920-38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