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신도 글마당] 아내 생일주간

● 교회소식 2016. 8. 23. 19:48 Posted by SisaHan

지난 7월 27일은 아내의 생일이었습니다. 매년 고민을 하게 됩니다. 무언가 특별한 날을 만들고 싶어서 입니다.
그러나 우리 나이가 되다 보니 특별한 선물이나 이벤트 보다는 아내에게 미안한 마음이 더 가슴에 와 닿습니다. 못난 사람 만나 고생만 하다가, 그리도 예뻤던 모습이, 이젠 누가 봐도 할머니입니다. 아이들 다 독립해 나가고 둘이서 살아가는 매일이 거의 같은 날들로 다람쥐 쳇바퀴 돌듯 합니다. 그래서 올해는 궁리 끝에 아내의 생일이 들어 있는 주일을 ‘아내 생일 주간’으로 혼자 속으로 정하였습니다. 문득! 어린 시절 가슴에 리본모양을 만들어 ‘불조심 주간’ 이나 ‘간첩 신고 주간’ 같은 것을 달고 다니던 생각이 납니다.


세상은 문명이라는 물결로 너무 변해버렸습니다. TV가 없던 시절도 있었지만 그래도 TV는 온 가족을 한 방에 가두어 주는 역할도 했었지요. 그러나 지금은 방마다 TV가 따로 있고, 컴퓨터에 스마트폰, 거기에 회사마다 다른 소형 노트북까지 다양합니다. 한 집안에 둘이 살든, 열명이 살든 상관없이 모두 각자 따로 놉니다. 저와 아내도, 한 사람은 컴퓨터에, 한 시람은 스마트폰에 하루 종일 놀아도 불편함이 없습니다. 이것은 비극입니다. 가정의 역할이 무너진 것입니다.
그러나 저희 부부의 경우 다행인 것은, 아내가 완전 드라마에서 눈을 떼고 성경필사에 시간을 쪼개어 쓰게 된 것과, 낚시에 취미가 생겨 저와 시간이 되면 같이 낚시를 다니는 것 입니다. 저는 이런 변화를 맛보게 된 동기가 생각을 하면서 사는 것 이라고 표현하고 싶습니다. 즉 머리에 항상 생각의 씨앗을 뿌리는 일을 개을리 하지 않는 것입니다. 변화하는 것이지요.
그래서 이번에도 ‘좋은 생각 심기 운동’ 중 하나로 ‘아내 생일주간’을 생각했습니다. 절대 표나지 않게 혼자서 일주일 만이라도 아내에게 불편을 주는 행동을 피하고, 같이 있는 시간을 늘리는 것입니다.


물론 어떤 분들은 그렇지 않아도 매일 같이 사는 것이 지겨운데… 하시는 분들도 계실 겁니다. 그렇게 불편한 부부관계라면, 일주일 만이라도 아침 일찍 집을 나와서 아내에게 자유의 시간을 주는 방법도 있겠지요.
그러나 저는 매일 책상에 붙어있는 시간을 완전 줄이고 아내와 함께 좋은 프로를 찾아 보기도 하고, 가능한 아내 옆에 같이하는 시간을 늘렸습니다. 낚시도 몸 아픈 것 억지로 참고 같이 나갔습니다. 신경쓰이지 않게 하려니 긴장도 되었습니다. 다행히 일주일이 지나고 나니 혼자 책상에 붙어 있었던 시간 줄이는 방법도 새로 생겼습니다. 오늘은 아내 혼자서 친구들과 낚시를 나가고 제가 집을 지키고 있습니다. 낚시터에서 친구들과 마음껏 수다도 떨어 보라는 생각입니다.


골로새서를 필사하라는 목사님 말씀에 제가 쓰고 있는 성경 필사와는 따로 골로새서를 필사 했습니다. 문득 3장 18절과 19절이 가슴에 와 닿습니다. 18절은 내 가슴에 담아 숨기고, 19절만 열 번 복창합니다.
“남편들아 아내를 사랑하며 괴롭게 하지 말라” X 10.

< 정훈태 - 동산교회 장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