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선관위 2차 TV토론회 마무리 발언

안철수 “정치는 계속 4류”  양당 정치 비판

심상정 고 이예람 중사 진상규명 특검 촉구

 

25일 서울 상암동 SBS 스튜디오에서 열린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주관하는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2차 정치분야 방송토론회에 참석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 국민의힘 윤석열 국민의힘, 정의당 심상정,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

 

25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주관한 두번째 대선 후보 텔레비전 토론회 마무리 발언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평화 경제론’을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힘에 의한 평화’를 강조해 대비를 이뤘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의 발언을 인용하며 양당 독점 정치를 비판했고,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공군 성폭력 피해자인 고 이예람 중사를 언급하며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이 후보는 이날 2분30초 마무리 발언에서 “안보를 정쟁에 이용하기 위해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거나 국가 간 대립·대결을 심화시키는 것은 절대 안 된다. 우크라이나 사태를 보면 젊은이들이 죽거나 경제가 엉망이 된다”며 “안 해도 되는 위협을 해서 군사적 긴장을 심화시키는 선제타격은 얘기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윤 후보의 ‘대북 선제타격론’을 겨냥한 것이다. 이 후보는 “싸워서 이기는 것이 좋기는 하지만 그건 하책이다. 싸우지 않고 이길 수 있어야 하고, 그거보다 더 좋은 것은 싸우지 않아도 되는 평화”라며 “평화가 경제고 평화가 밥”이라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발언 말미에 수어로 “국민 여러분 사랑합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윤 후보는 “말뿐인, 또 종이와 잉크로만 돼 있는 협약서라든지 선언문을 갖고 절대 평화가 유지될 수 없다”며 남북 종전선언을 추진하고 있는 문재인 정부를 비판했다. 윤 후보는 “평화는 힘에 의해 유지되는 것이라고 했다”면서 ‘평화를 원하거든 전쟁을 준비하라’는 로마의 병법가 플라비우스 베게티우스 레나투스의 발언을 인용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전쟁을 막기 위해서, 전쟁을 억지하기 위해서 우리 청년들이 죽어 나가지 않기 위해서 우리가 이렇게 하는 것”이라며 “이것을 전쟁광이라고 하는 것은 오히려 평화를 더 위협하고 나라를 위험에 빠뜨리는 일”이라고 했다. 자신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추가 배치 공약과 대북 선제타격론 발언에 대한 이 후보의 비판을 되받아친 것이다. 또, 윤 후보는 정치 보복 프레임을 의식한 듯 “오십 넘어 결혼했지만 전세 한 칸 없이 공직 생활했다. 정치보복이라고 하는 것은 자기의 사익을 위해서 하는 것”이라며 “부정부패와 싸워오면서 단 한번도 사익을 취해본 적이 없기 때문에 제게 정치보복이라는 것은 있을 수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안 후보는 ‘기업은 이류, 행정은 삼류, 정치는 사류’라는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의 발언을 언급하며 “기업은 일류지만 정치는 계속 사류에 머무른다. 기득권 양당이 서로 편가르고 싸우면서 이긴 쪽이 국민 세금을 나눠 먹기 하는 것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구태정치가 결국 필연적으로 무능하고 부패한 정부를 만들어서 고통을 겪게 만드는 것”이라며 “그것을 바꾸려고 정치를 시작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심 후보는 마무리 발언 중 마지막 1분을 고 이예람 공군 중사를 추모하며 진상규명을 위한 특검을 촉구하는 데 할애했다. 심 후보는 “이예람 중사의 아버님 이주한씨의 호소를 전하겠다”면서 “(이 중사가) ‘조직이 나를 버렸다’면서 돌아가신지가 10개월이 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모님들이 장례를 치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성폭력 가해자가 1심에서 유일하게 유죄를 받았는데, 이 사건이 신고되고 이예람 중사를 고립시키고 2차 가해를 해서 죽음으로 내몬 군 조직 누구도 사법적 책임을 안 졌다”며 ”이 중사의 부모님은 특검을 요구하고 있다. 야 3당은 동의하고 있는데 여당만 동참을 안 하고 있다. 여당에서 결단을 해달라”고 강조했다. 심우삼 기자

 

이 · 심 · 안 “분권형 개헌”…윤 “개헌은 흐지부지 되기 일쑤”

 

중앙선관위 2차 TV토론회

위성정당 책임론 공방도

윤 “민주당이 정의당 배신한 것”

이 “국민의힘이 먼저 위성정당”

 

20대 대선 주요 후보 4명이 25일 티브이(TV) 토론회에서 제왕적 대통령제와 양당체제 등 권력 구조를 개편 방안 구상을 밝혔다. 이재명·심상정·안철수 후보는 대통령 권한 분산을 위한 개헌과 다당제를 뒷받침할 선거제도 개혁 필요성에 입을 모았고, 윤석열 후보는 “개헌은 흐지부지되기 일쑤”라며 작은 청와대 운영 방침을 강조했다.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이날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에스비에스(SBS) 프리즘타워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대선 후보 2차 토론회에서 “승자독식 사회를 이끈 35년 양당 체제와 제왕적 대통령제를 바꿔야 한다”며 “대통령이 되면 개헌 이전이라도 권력 분산을 위한 실천을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심 후보는 “총리 국회 추천제로 국정 중심을 청와대에서 국회로 옮기고, 선거제도 개혁으로 5000만 국민을 고루 대변하는 국회를 만들어 다당제 아래에서 책임연정을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우선 개헌을 통해 제왕적 대통령제를 분권형으로 바꾸는 것이 필요하고 결선투표제도 필요하다”며 “둘째로는 국회의원 선거제도를 바꿔야 한다. 거대 양당이 아니라 다당제가 가능한 민심 구조 그대로 국회 의석이 가능한 제도로 바꿔야한다. 거기에는 중대선거구제도 있고 비례대표제도 있다”고 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선거를 앞두고 권력구조 개헌 담론들이 나오지만 늘 선거가 끝나면 흐지부지되기 일쑤였다”며 “저는 대통령이 어떻게 일을 할 것인가, 총리가 할 일, 대통령이 할 일, 장관이 할 일을 딱딱 구분 짓고 대통령은 대통령이 해야 하는 일만 하는 분권형으로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민간 전문가들을 모시고, 민·관 합동위원회를 대통령 직속으로 만들어서 이 분들과 대통령의 국정 아젠다를 설정하고 관리하고 점검하는 방식으로 국정을 운영해야 한다”고 했다. 윤 후보는 “중요한 개헌 담론들이 선거를 불과 열흘 앞두고 이렇게 전격 제안이 되어서 정권 교체라는 거대한 민심의 흐름을 정치 교체라고 하는 프레임으로 치환하는 선거전략으로 악용되지 않을까 우려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심상정 후보와 안철수 후보와 말씀에 전적으로 공감한다”며 “국민의 의사가 제대로 반영되는 비례대표제를 포함한 선거제도 개혁을 해서 제3의 선택을 가능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각 정치세력이 연합하는 통합정부 국민내각 꼭 필요하다”고 했고 “대한민국은 5년 단임(대통령)제가 가진 문제가 많기 때문에 4년 중임제로 바꾸되 권한을 분산해야 한다”고 했다.

 

지난 총선에서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비례대표용 위성정당을 만들어 앞선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취지를 무색하게 만들었던 일을 두고 책임 공방도 벌어졌다. 윤 후보는 “민주당은 지난번에도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두고 정의당과 협조해놓고 위성정당을 만들어 뒷통수 치고 배신을 했다”며 “진정성이 의심이 많이 된다. 이를 대선 공약으로 내세울 거라면 선거 캠페인 시작되면서 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자 이 후보는 “위성정당 문제는 국민의힘에서 먼저 시작해서 민주당이 어쩔 수 없이 따라간 것”이라며 “국민의힘이 먼저 한 일을 민주당이 그랬다고 하는데 이해가 안된다”고 맞섰다. 그러면서 “윤 후보는 국민의힘이 위성정당을 먼저 만든 것에 사과할 의향이 없냐”고 물었고, 이에 대해 윤 후보는 “당시 제1야당의 반대에도 (민주당과 정의당이) 패스트트랙으로 밀어붙여서 한 무리한 선거법 개정 자체가 문제”라고 말했다.

 

두 후보의 공방이 이어진 가운데 심 후보는 이 후보를 향해 “민주당의 양치기 소년 같은 행태가 계속돼 왔기 때문에 말보다는 실천으로 보여주시면 좋겠다”고 말했고, 윤 후보에게는 “국민의힘은 정치 개혁 일체를 반대해 왔다. (윤 후보의) 공약에도 정치개혁 공약은 없다”고 비판했다. 최하얀 심우삼 기자

 

이-윤 ‘대장동 충돌’…“이익 본 건 윤석열” vs “도장 찍은 건 이재명”

중앙선관위 2차 TV토론회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왼쪽)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25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SBS 스튜디오에서 열린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관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2차 정치분야 방송토론회에서 토론 준비를 하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5일 대선후보 티브이(TV) 토론에서 ‘대장동 의혹’을 놓고 격돌했다.

 

이날 서울 마포구 <에스비에스>(SBS) 상암 오디토리움에서 정치를 주제로 열린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자토론회’ 주도권 토론회에서 윤 후보는 “(지난 토론회에서) ‘이재명 게이트’라는 말을 김만배가 한다고 하니까 ‘사실 아니면 후보 사퇴하겠느냐’까지 하셨는데 그게 사실로 다 드러났다”며 이른바 ‘김만배 녹취록’에 언급된 ‘이재명 게이트’를 문제삼고 나섰다. 이어 이날 원희룡 국민의힘 선대본부 정책본부장이 주장한 대장동 관련 ‘보따리’ 입수 문건을 언급하며 “도시개발공사의 정민용 변호사라고 이분이 기획본부에 있던 분인데 이재명 후보하고 독대해서 결제 받았다는 내용들이 발견됐다”고 공격했다.

 

이에 이 후보는 “윤 후보님 정말 문제”라며 “(대장동 관련 불법 대출에) 도움을 준 것도 윤 후보다. 저축은행 비리 수사 봐줬지 않느냐. 그들한테 이익 본 것도 윤 후보”라고 응수했다. 이어 “녹취록이 맞다면 (윤 후보) 본인이 죄를 많이 지어 구속돼서 바로 죽을 사람이라고 돼 있다. 그러니까 더 책임이 크다”라고 강조했다. ‘이재명 게이트’에 대해선 “이재명 게이트라는 말은 한참 전에 나온 얘기다. 이 사건 터지기도 전”이라고 설명했다.

 

윤 후보도 이 후보가 제기한 의혹에 적극적으로 반박했다. 그는 “‘윤석열 죽을 거다’라고 하는 얘기는 제가 중앙지검장 때 법관에 대해서 많이 수사하고 기소해서 나중에 보복 당할지 모른다는 얘기인 것이 이미 다 언론에 다 드러났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몸통이라고 하는데 내가 성남시장을 했나 경기지사를 했나. 아니면 내가 관용 카드로 뭐 초밥을 먹었느냐”며 “마치 이완용이 안중근에게 나라 팔아먹은 사람이라고 하는 얘기랑 똑같은 것”이라고 응수했다. 윤 후보는 “부산저축은행 (수사 당시) 다른 건은 기소하면서 왜 대장동 대출만 봐줬느냐”는 이 후보의 거듭된 추궁에 대해선 “부산저축은행은 에스피시(spc) 대출로 배임 혐의가 되는 부분만 기소를 한 것”이라고 답했다. 이에 이 후보는 “일반 대출도 2건 기소하셨다”고 맞받았다.

 

윤 후보는 ‘대장동 녹취록’에 언급된 ‘도원결의’를 언급하며 이 후보를 거듭 압박했다. 그는 “(녹취록을 보면) 김만배 정진상 김용 유동규가 모여서 도원결의 의형제를 맺는다”며 “네 사람과 이재명 (성남)시장이 모든 것을 설계하고 승인하고 기획한, 그리고 도장을 찍은 이재명 후보가 몸통이라는 것이 이렇게 명백하게 나오지 않느냐”고 물었다. 이 후보는 “(일부 녹취록은) 중요 증거가 되고 본인에 관한 건 헛소리가 되느냐”며 “그런 식으로 수사했으니까 지금 문제가 많이 생기는 것 같다. 수사를 정말로 무리하게 하시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이 후보는 “그들에게 아버지 집 팔고 이익 봤지 않느냐”며 “부정 대출범들 대장동 비리범들 수사 봐주기 한 거 명백하다”고 주장했다. 송채경화 심우삼 기자

 

심상정 “윤석열 민주당이 키워”…이재명 “가슴 아픈 지적”

심 “이 자리도 저 빼고 메이드인 민주당”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 국민의힘 윤석열 국민의힘, 정의당 심상정,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는 25일 “윤석열 후보가 국민이 키운 윤석열이라고 하는데, 제가 보기엔 민주당이 키운 윤석열이다”라고 말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문재인 정부에서 검찰총장으로 발탁되었고 이후 청와대·더불어민주당과 대립하는 과정에서 정권교체를 이끌 보수 진영의 상징적 인물로 떠오르게 됐음을 지적한 것이다.

 

심 후보는 이날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에스비에스(SBS) 프리즘타워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대선 후보 2차 토론회에서 “지금 민주당이 위기의 민주주의를 호소할 상황은 아니다”라며 이렇게 말했다. 심 후보는 이어 “국민이 압도적 권력을 줬지 않나. 180석 국회를 줬는데 그 동안 무엇을 했는가”라며 “내로남불 정치하고, 무능하고, 오만한 것에 대한 심판 분위기가 형성돼 있는 것인데 위기의 민주주의에 (이 후보 지지를) 호소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고 했다.

 

이 후보는 “심 후보 지적이 정말 가슴 아프다. 정말 가슴을 콕콕 찌른다”며 “지적에 대체적으로 동의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부족했고, 오만했고, 그래서 지금 대가를 치르고 있는 것이고, 성찰하고 사과 드리고 있다”고 했다.

 

심 후보는 이날 “솔직히 이 자리도 저 빼고 다 메이드 인(made in) 민주당이지 않느냐”고 말하기도 했다. 심 후보는 “원내 정당 중에서 가장 오래된 정당이 정의당”이라며 “권력을 주면 잘못해서 불신 받고 색깔을 바꾸고 통합하고 한다. 그래서 영업정지를 받은 가게가 이름 바꿔서 영업을 재개한다. 비대위원장 선대위원장 공히 양당이 같이 쓰고 대표도 왔다갔다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자리도 솔직히 저 빼고 메이드 인 민주당”이라고 꼬집었다. 최하얀 김가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