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무능’ 지적하며 ‘유능한 지도자’ 면모 부각

박정희 치켜세우며 “강력한 추진력 닮았다” 강조

고향 안동선 “집권여당 대통령 후보로 왔다” 큰절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8일 대구시 동대구역 광장에서 열린 ‘남부수도권 시대, 대구 경북의 재도약, 이재명은 합니다!’ 대구 유세에서 두루마기를 입고 태극기를 흔들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8일 ‘남부수도권’ 구상과 ‘통합정부’를 내세워 대구·경북 전역을 돌며 ‘험지 공략’에 나섰다. 이 후보는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를 향해 “남의 머리 빌리려고 해도 자기 머리가 어느 정도 있어야 하는 거 아니냐”며 공격 수위를 높이는 한편, 중도·보수를 끌어안기 위한 행보로 ‘통합정부’를 강조하며 “박정희 전 대통령의 산업화의 공”을 치켜세웠다.

 

이 후보는 28일 경북 구미역 앞 유세에서 “아슬아슬하게 박빙이라는데 정말 진심으로 간절히 호소드린다”며 “국가의 인프라 투자와 기업의 일상적 경제활동도 구분하지 못하는 실력으로 경제를 살리겠나. 사람들의 머리를 빌린다는데 머리 빌릴 머리라도 있어야 하지 않나”며 윤 후보를 직격했다.

 

이 후보는 이날 가는 곳마다 윤 후보의 ‘무능’을 강조했다. 앞서 포항 유세에서도 “같은 조선인데, 선조는 침략을 허용했고, 정조는 조선을 부흥시켰다. 이게 리더의 자질과 역량”이라며 “국정을 정확히 알아야 한다. 모르는 게 자랑은 아니다. 머리를 빌려도 빌릴 머리라도 있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선이 박빙인 상황에서 보수텃밭 대구·경북에서 ‘그럼에도’ 무능한 후보를 선택해선 안 된다고 재차 강조한 것이다.

 

반면 자신은 ‘유능한 경제 대통령’임을 대비시키는 행보를 이어갔다. 이 후보는 이날 대구 동대구역 앞 유세에서 “지방에 더 많은 자원을 배분하고, 지방에 더 많은 인프라를 구축하고 대구공항 옮기고 복합타운 팍팍 만들어야 할 거 아니냐”며 지역 발전을 약속했고 대통령이 돼 직접 관할하겠다는 ‘남부수도권 구상 실현위원회’의 발대식도 열었다. 남부수도권 구상은 영·호남과 제주를 초광역단일경제권을 만들겠다는 내용이다. 이 후보는 이를 통해 전체 국내총생산(GDP) 대비 3분의 1 수준의 지역내총생산(GRDP)을 최대 절반 가까이로 끌어올리고, 2035년까지 일자리 400만개, 인구 2400만명, 평균 지역 경제성장률 5%대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특히 박정희 전 대통령의 고향 구미에선 박 전 대통령을 치켜 세우며, 자신과의 유사성을 강조했다. 그는 “사람의 인생이 100% 어느 한쪽으로만 평가될 수 없는 것처럼, 우리 박 전 대통령이 만들어온 산업화의 공이라는 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 아니겠나”라며 “박 전 대통령하면 떠오르는 게 하나 있다. 강력한 추진력, 한다면 한다. (저랑) 비슷하지 않냐. 강력한 추진력은 경북 사람들의 디엔에이(DNA)인가”라고 말했다.

 

‘통합정부’도 강조하며 중도·보수층을 파고 들었다. 이 후보는 경주 유세에서 “제3의 선택이 가능한 진짜 정치교체하자. (이는) 이재명의 주장이고 안철수의 꿈이고 심상정의 소망사항”이라고 강조한 데 이어 대구에서도 “의원총회에서 결정해서 이제 뒤로 ‘빠꾸’도 불가능하다. 안 후보와 심 후보가 의총이라도 해서 보여주라고 해서 우리가 보여주지 않았느냐”고 말했다. 정권을 재창출해도 권력을 독점하지 않고 나누겠다는 메시지를 대구·경북 지역에서 다시 강조한 것이다. 민주당은 전날 의원총회에서 다당제 등을 골자로 한 정치개혁안을 통과시켰다. 이 후보는 대구 유세가 끝나고 한 장애인 기업가로부터 3·1절을 맞아 감색 두루마기를 선물 받자 이를 입고 무대 런웨이를 선보이기도 했다.

 

‘고향 정서’에도 호소했다. 이 후보는 포항 유세에서 “제가 경북 안동에서 태어났고 대구·경주·포항에 외가 식구들이 많이 산다”며 이곳 출신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고향인 안동으로 향하는 길에 페이스북에 “어머니 기일이 2주 뒤로 다가왔다. 아버지와 함께 계신 안동에 가고 있지만 인사는 드리지 못할 것 같다”며 “아마도 좋은 결과로 찾아뵈어도 또 다음을 노심초사 걱정하실 어머니이지만, 좋은 성적표를 들고 찾아뵈면 더 기뻐하지 않으실까 싶다”고 적었다. 그는 안동에선 “안동이 길러주신 이재명, 이제 집권여당의 대통령 후보가 되서 돌아왔다”며 큰절을 하기도 했다. 이 후보는 2년 전 돌아가신 어머니를 언급하며 “일탈하지 않고 불가능에 도전한 원천은 제 어머니”라며 코끝이 빨개지며 눈물을 글썽이기도 했다.

 

이 후보는 이날 포항·경주·대구·구미·안동에 이어 예정에 없던 영주 유세까지 추가하는 강행군을 이어갔다. 새롭게 일정이 추가된 영주는 윤 후보가 전날 단일화 관련 기자회견을 이유로 돌연 유세를 취소한 곳이다. 민주당 선대위 관계자는 “이 후보가 티케이 출신으로 각종 여론조사에서 20%대 지지율을 보이고 있다. 그동안 안 가본 곳까지 훑으며 티케이 출신 민주당 대통령을 배출해달라는 메시지를 적극적으로 내는 의미”라고 말했다. 서영지 기자

 

종교계 원로 33명 “선제타격 등 전쟁 자극해 권력 쟁취 안돼”

 ‘3·1독립선언 103주년에 드리는 호소문’ 발표

 개신교·불교·원불교·천도교·천주교 5대종단 참석

 

김상근 목사가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소통관에서 33인 종교계 원로들의 ‘3·1독립선언 103주년에 드리는 호소문’을 읽고 있다.

 

종교계 5대 종단 원로들은 28일 “선제타격 등의 발언으로 전쟁을 자극하며 국민 생명을 살육의 현장으로 내몰아서라도 권력과 욕망을 쟁취하려는 비열한 술수를 납득할 수 없다”고 사실상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를 비판했다.

 

이들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소통관에서 발표한 ‘3·1독립선언 103주년에 드리는 호소문’에서 “대한민국은 대전환의 미래로 나가느냐, 아니면 음울했던 기득권 체제의 과거로 돌아가느냐 갈림길에 서 있다”며 이렇게 주장했다.

 

이들은 또 “최근 혐오와 차별, 갈등을 조장해 승리를 쟁취하려는 선거 전략이 노골화되고 있다”며 “여성 혐오를 이용해 ‘이대남’의 표를 결집하려 하고, 60대 이상의 세대와 20대 남성으로 다른 세대를 포위하려는 ‘세대포위론’ 등의 위험한 선거전략을 드러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참과 거짓을 분별하며, 선동과 선전과 세뇌에서 벗어나 진정한 공정과 건전한 지성으로 나아가야 할 것”을 촉구했다.

 

호소문에는 김상근 목사·이만열 전 국사편찬위원장 등 개신교계 인사 11명, 법타·보선 스님 등 불교계 6명, 강해윤·김경일 교무 등 원불교 5명, 김명국·이윤영 선도사 등 천도교 3명, 함세웅·박홍표 신부와 조광 전 국사편찬위원장 등 천주교계 인사 8명 등 총 33명의 종교계 원로가 이름을 올렸다.

 

이날 회견에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선거대책위원회에 있는 노웅래 의원이 함께했다. 조현 기자

 

한반도 평화를 염원하는 여성 1000인 이재명 후보 지지선언

 

 

28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한반도 평화를 염원하는 여성들 1000명 이재명 후보 지지선언’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들은 “여성과 남성을 갈라치기하고, 선제타격과 사드 추가배치를 운운하면서 한반도에 불안을 조성하며 평화를 위협하는 상황을 좌시할 수 없다”고 유력 야권 후보를 비판하며 이 후보 지지 이유를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김귀옥 한성대 교수, 김정희 신한금융투자 팀장, 김태영 함께여는새날 중앙공동대표, 박현선 이화여대 교수 , 서새인 고려대 대학원 건축사회환경공학과 재학생, 설훈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미연 주부, 이수연 SUTV다큐스토리 대표, 정유선 이화여대 대학원 북한학과 재학생, 조명숙 동강대 교수. 조윤주 한국가족문화원 국장, 주정란 한국의료컨설팅 기획이사 등이 참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