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적 경험 후유증 방치 금물

● 건강 Life 2014. 4. 27. 14:35 Posted by SisaHan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상담·치료 필요하다

진도 근처 해상에서 침몰한 여객선 세월호에서 구조된 생존자들이 심각한 스트레스와 불안을 호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의료계에서는 충격적인 사건을 겪고나서 극심한 불안이나 정신적으로 사건을 재경험하는 등의 증상을 겼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가 나타날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세월호 생존자들 가운데 학생과 교사 등 63명은 고려대 안산병원에서 추가적인 검사와 안정이 필요해 입원 치료하고 있다. 이 병원 위사들은 입원 환자들이 심각한 외상은 없지만 충격과 스트레스를 호소할 우려가 크다고 설명하고 “대부분의 환자가 심각한 스트레스와 불안을 호소하는 등 사고 당시의 큰 충격 탓에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해서도 추가적인 심리 상담과 치료를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의료계에서는 이번 사고뿐만 아니라 대형 사건·사고의 생존자들 가운데는 생명의 위협을 느낄 정도의 충격적 사건을 겪은 만큼 상당수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에 시달릴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대한신경정신의학회는 자료를 통해 “대형 참사는 신체적 외상뿐 아니라 정신적인 외상을 일으키며, 이는 학생들을 포함한 피해 당사자뿐만 아니라 피해자의 가족·친구·친지·구조인력한테도 심각한 스트레스 반응이 나타날 수 있다”며 “생존 학생과 유가족 등을 위한 포괄적 치유 프로그램이 이른 시일 안에 제공돼 장기적으로 지속돼야 한다”고 밝혔다. 
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도 “청소년한테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가 나타나면 세상을 불신하고 스스로를 고립시키거나 가치관에 혼란을 일으키는 등 인격 발달에 영향을 주게 된다. 초기에 외상 후 스트레스 반응을 평가해 고위험군이면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짚었다. 이 학회가 설명한 내용을 보면, 고위험군은 △외상 후 스트레스 반응이 심하거나 장기화되는 경우 △가까운 친구나 이성 친구를 잃은 경우 △사망한 학생의 상황과 자신의 상황을 같게 보는 경우 △과거에도 충격적 사건을 겪은 경우 △상처받기 쉽거나 심리적으로 취약한 경우 등이다. 이 학회는 “생존자들이 사고 관련 소식을 반복적으로 접하거나 스스로가 언론에 노출되는 것도 문제다. 언론도 학교 안을 직접 취재하지 않도록 자제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들 학회들은 이와 함께 전문의로 이뤄진 심리지원팀을 구성, 피해자들의 안정을 위한 노력을 다짐했다.
<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진단과 대처

■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란 큰 사건 혹은 사고에서 심각한 외상을 보거나 겪은 후에 나타나는 불안장애를 의미한다. 이 같은 사건이란 전쟁, 사고, 자연 재앙, 폭력 등 심각한 신체 손상이나 생명을 위협하는 경험들이다. 환자는 외상적 경험에 대하여 공포심과 고립감을 갖거나 반복적으로 회상되고, 다시 기억나는 것을 회피하려고 애를 쓰게 된다고 의사들은 말한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는 인구의 8%가 평생 동안 한 번 이상 경험을 하게 된다는 통계가 있다. 남자의 경우 전쟁 경험이 많고 여자는 물리적 폭행, 강간을 당한 경우가 많다. 베트남 참전 용사의 약 30%가 이 장애를 경험했다고 한다. 
사고를 경험한 모든 사람에게서 병이 발병하는 것은 아니어서 단순히 외상의 충격만은 아니고 다른 생물학적, 정신 사회적 요소도 작용하는 것으로 보고있다. 생물학적 요인은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 등의 수용체 혹은 시상하부-뇌하수체-부신을 축으로 하는 기능 등이 연관되는 것으로 분석한다. 그밖의 위험 인자로는 어렸을 때 경험한 심리적 상처, 성격 장애, 가족관계 부족, 정신과 질환에 취약한 유전적 특성, 스트레스, 과도한 음주 등도 거론된다.

■ 증상과 진단= 주요 증상은 크게 3가지로 설명된다. 즉 △꿈이나 반복되는 생각을 통해 외상을 재경험하는 것, △외상과 연관되는 상황을 피하려고 하거나 무감각해지는 것, △자율신경계가 과민해져 쉽게 놀라고 집중력 저하, 수면 장애, 짜증 증가 등의 반응이 나타난다. 간혹 공황 발작과 같은 심한 불안을 느끼거나 착각·환각 등을 경험하기도 한다.
진단은 환자 면담과 심리 검사 등을 통해 내려지며 그 기준은 대략 외상을 경험한 이후 극심한 불안, 공포, 무력감, 고통을 느끼는 경우, 또한 악몽, 환시 등을 재경험하는지 여부, 그리고 외상에 대한 회피 또는 외상에 관한 것에 대해 말을 하지 않고 장소를 피하거나 관련된 일이 기억나지 않고 감각과 의욕의 저하 등 무감각 상태가 되는 것, 수면 장애, 짜증과 분노의 증가, 자주 놀램 등이 나타나고 이런 증상이 1개월 이상 지속되면서 사회적 기능에 장애가 생기면 그 후유증으로 본다.

■ 치료와 합병증= 이 장애는 일정 시간이 지난 뒤에 발생하는데, 30년이 지나 생기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치료받지 않은 30%의 환자는 스스로 호전되고, 나머지는 악화되거나 악화·호전을 반복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증상이 갑자기 발생하거나 증상이 짧게 지속된 경우, 혹은 가족적·사회적 지원 체계가 좋은 경우나 다른 정신과 질환이 없는 경우 예후가 좋다고 판단한다.
치료는 무엇보다 환자를 감싸주고 격려해서 스스로 외상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게 하면서 대처 방법에 대한 교육을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이후 약물 치료와 정신치료가 도움이 된다. 약물 치료로는 불안이나 우울 증상 치료에도 효과인 약제가 사용되며 최소 8주 이상, 효과를 보아 1년 정도 사용하고, 필요시 수면제나 항불안제를 사용하기도 한다고 전문의들은 말한다. 또한 상담을 통해 심리적 안정을 기하면서 외상을 재구성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의사들은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