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추운 토요일(2/4) 우리 교회는 새로운 예배당에 함께 모였다. 새 예배당은 깊은 잠을 자고 깨어난 듯, 우리를 따뜻한 품으로 맞이해 주었다. 공사가 거의 마무리 되고 장비들이 다 빠져나간 텅 빈 공간들은 무엇인가로 점점 채워져 갔다. 하나 둘 모여드는 성도들 때문일까? 창고에 쌓여 있다가 제자리를 찾기 원했던 물품들 때문일까? 성도들은 한 마음이 되어서 컨테이너에서 물품들을 하나씩 꺼내기 시작했다. 컨테이너에서, 예배당 곳곳에서, 각자가 맡은 일들을 하면서 그렇게 예배당의 텅 빈 곳들은 채워져 갔다.

그러나 새로운 예배당 본당의 강단에 섰을 때, 비로소 이미 예배당을 가득 채우고 있는 것들이 무엇인지 깨닫았다. 사실 새벽부터 지금 렌트 중인 구세군 교회당의 주방은 분주했었다. 새벽 예배가 끝나자 마자 권사님들은 점심을 위해 김밥을 준비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한편 장로님들과 관리위원회 집사님들은 이미 새 예배당에 먼저 가서 벌써부터 팔을 걷어 부쳤었다. 오후에 함께 일할 성도들이 시장하지 않고, 불편하지 않도록 돕기 위해서 였다. 또한 예정된 시간보다 조금 더 일찍 함께 나눌 간식들을 손에 들고 오는 분들도 있었다. 새로운 예배당은 이들의 사랑의 섬김으로 벌써부터 가득 차 있었던 것이다.
또한 이 예배당은 이보다 훨씬 전부터 머리를 맞대고 씨름했던 우리 교회의 건축위원회의 수고와 섬김으로 이미 채워졌던 것이다. 새 예배당은 이전 예배당 매각과 다른 장소로 이전 등의 불편함을 감수했던 지난 날 온 교회의 수고가 쌓여왔던 것이고, 여러 가지 걱정과 우려 속에서 함께 의견을 모았던 성도들의 진심이 배어 있었고, 건축위원회를 믿어주며 함께 울며 부르짖었던 성도들의 기도가 서려 있었다. 그리고 더 멀리는 과거의 믿음의 선배들의 지나온 역사가 간직되어 있었다.
일을 마치고 밖으로 나가면서, 이제 우리는 무엇보다 하나님께서 이 예배당을 영광으로 가득 채우실 것을 확신했다. 하나님께서는 새로운 예배당에서 우리 성도들이 흘렸던 눈물을 닦아 주실 것이며, 또다시 그곳에 한 사람 한 사람의 사랑과 섬김으로 인한 승리의 이야기들을 고스란히 담아 주실 것이다.

그러나 이 예배당은 하나님과 우리의 최종적인 목적이 아니다. 하나님께서는 이 예배당을 도구삼아 우리 교회를 통해서 새로운 일들을 행하실 것이다. 우리 공동체의 경계를 넘어, 노스욕 한인사회, 요크대학, 제인-핀치지역과 다운타운에 희년 선포의 사명으로 채우실 것이다. 시대와 문화의 경계를 넘어, 다음 세대를 향한, 다문화권 사람들을 향한, 소망으로 그곳을 채우실 것이다. 국경을 넘어, 전세계의 곳곳에 선교사를 파송하여 지상명령을 이루는 비전으로 그곳을 채우실 것이다.
3월 첫째 주(3/5, 11시)부터 예배 드려질 새 예배당은 이미 우리 교회 성도들의 사랑, 섬김, 수고와 추억들로 채워져 있었고, 앞으로 하나님께서 행하실 새로운 일에 대한 기대와 비전들로 벌써 가득 차기 시작했다.
“보라 내가 새 일을 행하리니 이제 나타낼 것이라”(사 43:19)

< 전상규 목사 - 열린한마음교회(다운스뷰 장로교회) 담임목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