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버트 신 ‘In Her Place’ 캐나다 아카데미 7부문 후보


30대 한인 영화감독이 만든 영화가 ‘캐나다의 아카데미상’이라고 불리는 ‘Canada Screen Awards’에서 최우수 영화상, 감독상, 여우주연상, 여우조연상 등 7개 부문에서 수상후보작에 오르는 기염을 토해 주목을 끌고 있다.
화제의 영화는 ‘In Her Place’로 알버트 신(Albert Shin: 신대근, 30) 감독이 만든 작품이다. 신 감독은 뉴마켓 거주 신수길·김형엽 부부의 둘째 아들로, 캐나다에서 태어나 자란 한인 2세이며 요크대에서 영화·비디오 프로덕션을 공부했다.


대학친구들과 함께 ‘타임랩스(TimeLapse)’ 영화사를 설립한 신 감독은 지난 2005년 단편영화 ‘존의 하루(Day of John)’에 이어 2006년 한의사를 소재로 한 다큐 ‘핀 닥터’를 제작해 영화계에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렸다. 이어 2008년 단편 ‘카이의 공간(Kai’s Place)’, 2009년에는 장편 ‘포인트 트래버스(Point Traverse)’를 감독했다. 이번 ‘인 허 플레이스’는 그가 연출을 맡은 2번째 장편이다.
영화는 한국에서 입양을 다룬 영화로 부유한 부부가 시골에서 어렵게 생활하는 임신한 10대 여자아이의 태아를 몰래 점찍어두고 함께 생활하면서 일어나는 내용을 담았다. ‘돈’으로 아이를 사려는 여성과, ‘임신’으로 인해 좌절감을 느끼는 소녀, 딸의 미래를 위해 아이를 입양 시키려는 중년의 어머니, 이 세 사람 간의 이야기가 전개된다. 캐나다영화지만, 한국을 배경으로 한국배우들이 한국어로 대사를 하는 ‘한국영화’이기도 하다.



이 영화는 지난해 토론토 국제영화제(TIFF) 디스커버리부문에 초대받은 것을 비롯, 세계 각지 총 12개 국제영화제에 초대받아 주연 윤다경 씨가 아부다비 국제영화제 최고여우상을 받는 등 많은 상도 탔다. 오는 3월1일 시상하는 Canada Screen Awards에도 신 감독이 감독상과 미술·영상·편집 등 4개 부분, 윤다경·안지혜 배우가 둘 다 주연여우상 후보에 선정되는 등 7개 부분 수상후보에 올라 대박을 예감하고 있다.
신 감독은 영화가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데 대해 “대단히 흥분되고 좋은 경험”이라면서 “자라는 동안 항상 캐나다는 물론 한국문화에 뿌리가 깊다는 사실을 느끼며 평생 한국적 정서가 담긴 영화를 만들어 보겠다는 생각을 해왔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나 한국 영화산업과 영화인에 대해 잘 몰랐는데 우연히 젊은 한인 영화제작인들과 배우들을 만나고, 2013년에는 한국의 충남 작은 마을을 방문할 기회가 생겨 그 곳에 잠시 머물며 결코 잊을 수 없는 많은 것들을 경험한 것이 ’In Her Place’를 만든 계기가 됐다고 전했다.


‘In Her Place’는 13일부터 토론토 다운타운 칼톤 극장(Carlton Cinema: 20 Carlton St.)에서 개봉, 일반 관객을 만난다. 입장료는 어른 $10이고, 목요일은 연령 관계없이 $5이다.


< 문의: 905-716-9711, www.timelapsepictures.ca >



모국정치 ‘격동’의 한 주

● COREA 2015. 2. 16. 12:39 Posted by SisaHan


이완구 총리후보자 벼랑 끝


지난달 23일 전례없는 여야의 환영을 받으며 지명된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가, 무난한 청문 절차를 거치리라던 예상을 뒤엎고 쏟아진 각종 의혹 탓에 총리 자격을 의심받는 정반대 상황에 내몰렸다. 부동산 투기, 병역 특혜, 논문 표절 의혹 등 고위 공직자들의 낙마로 이어졌던 각종 부적격 사유를 한꺼번에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기자들 앞에서 자신에게 불리한 보도 내용을 막은 사실과 기자 인사까지 개입할 수 있다는 영향력을 과시한 녹음 파일까지 공개되면서 벼랑 끝에 섰다.




새정치연합 당대표 문재인


8일 새정치민주연합 전당대회에서 문재인 후보가 새 당대표로 선출됐다. 문 대표는 당선 직후 수락연설에서 “민주주의, 서민경제를 계속 파탄낸다면 저는 박근혜 정부와 전면전을 시작할 것”이라며 여권에 맞서 정국을 주도해나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문 대표는 9일 첫 일정으로 서울 동작구 현충원의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했다. 문 대표는 참배 전 “모든 역사가 대한민국입니다. 진정한 화해와 통합을 꿈꿉니다”라고 방명록에 적었다.




원세훈 대선개입 법정구속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이 ‘대선 개입’ 혐의가 인정돼 9일 항소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원 원장은 1심에서는 대선 개입 혐의는 인정되지 않고 국정원법 위반 혐의만 인정돼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6부(김상환 부장판사)는 이날 원 전 원장이 국정원 직원들에게 정치 개입을 지시해 국정원법을 위반한 것은 물론 2012년 대선 등 선거에 개입한 것으로 판단했다.



[1500자 칼럼] 코골이

● 칼럼 2015. 2. 15. 14:51 Posted by SisaHan

한때 남편과 아들은 지독하게 코를 골았다. 특히 아들이 하키와 야구 경기를 한 날이면 그의 방에서는 요란한 소리가 났다. 컨비니언스를 운영하던 남편 역시 밤마다 아들 못지 않은 실력이었다. 언젠가는 딸과 작당하여 코를 드르렁대며 골아 떨어진 남편의 코고는 소리를 녹음까지 했었다. 자신이 코를 곤다는 사실을 인정도 안 할뿐더러 그 소리가 얼마나 요란한지, 남의 잠을 얼마나 방해하는지, 증명해주고 싶었던 것이다. 그러나 그 불분명하고 요상한 소리가 자신의 코고는 소리라는 것을 잡아떼기는 마찬가지라, 허사였다. 젊은 시절의 나는 가끔 그것을 빌미 삼아 <Good Housekeeping> 잡지에서 읽은 기사로 은근 슬쩍 협박까지 했었다. 옆에서 밤잠을 잘 수 없게 코를 골아 배우자의 정상생활을 방해할 정도로 심각한 피해를 줄 경우 이혼성립의 조건이 된다는 내용이었다. 그가 시끄럽게 코를 골지라도 내 단잠을 손해 본 적은 없었지만 알아두면 득이 되는 이 비장의 카드를 놓칠 수는 없었던 것이다.

세월이 흘러 나도 며느리와 사위를 얻었다. 재작년 봄 오랫동안 꿈꿔오던 이태리 여행을 나와 딸과 며느리, 세 여자가 함께 떠났다. 어찌된 일인지 매일 아침마다 그들의 베개가 내 것과 반대 방향에 놓여 있는 게 아닌가.


“왜 그쪽에 베개를 놓고 자니?”
“엄마가 너무 코를 골아서 잠을 잘 수가 있어야지요”
“내가 코를 곤다고? 그럴 리가...”
옆에서 잠을 잘 수 없을 정도로 코를 골고도 정작 당사자는 오리발을 내미니 어이없는 표정이 역력했다. 잠든 사람이 어찌 자신의 코고는 소리를 들을 수 있겠는가. 그런데도 단잠을 설친 딸의 불평으로만 여기고 싶었으나 며느리 앞이라 시어미 체면이 말이 아니었다. 창피하여 무안해진 나는 여행 내내 복용해온 감기약 때문인 것 같다고 끝내 궁색한 변명까지 늘어놓고 말았다. 그런데 문득 섬광처럼 스치는 일이 있었다.
어느 날 새 소리에 잠을 깬 이른 새벽, 나 홀로 침대에 있었다. 분명히 남편과 함께였는데 언제 그가 나갔는지조차 기억에 없으니 아마도 곤히 잠들었나 보다. 옆방에서 인터넷 기사를 읽고 있는 남편에게 다짜고짜 물었다.


“왜, 이 시간에 그 방에 있어요?”
“당신 코고는 소리가 얼마나 큰지 옆에서 잘 수가 있어야지”
“내가 코를 곤다구요? 코골이는 당신이잖아?” 그때는 생사람 잡는다고 화까지 냈었는데 이제 딸 애기를 듣고 돌아보니 내 코고는 솜씨도 만만치 않은 모양이다.
친우 여럿이서 화사한 하룻밤 봄 나들이를 간 적이 있다. 오랜만에 가게와 집을 떠난 자유부인들은 마치 들판에 풀어놓은 망아지들 같았다. 무한히 펼쳐진 아름다운 경치보다도 자주 목말라하던 정다운 친구들과 만난 유쾌한 시간에 먼저 취했다. 어둠이 깔리기도 전부터 타고난 유머 여왕의 방으로 모여 들었다. 밤이 깊도록 대화는 대화를 낳으며 주제를 바꾸고 웃음보를 터트리며 푼수를 떨었는데 차츰 눈이 아스라해가고 목소리도 잠겨 들어가고 있었다. 드디어 한 쪽에서 코고는 소리가 얌전하게 새어 나오다 점점 더 거세지기까지 하였다. 무엇보다도 코까지 살짝 골다 언제 졸았냐는 듯 갑자기 대화에 끼어들고 또 다시 코골기를 계속했으니 재주치곤 비상하였다. 그 모습은 폭소로 이어지곤 했는데 결국은 아침부터 설쳐댄 피곤이 몰려와 너 나 할 것 없이 모두 잠에 빠져 들고 말았다. 새벽녘에 일어나 서로 누가 코를 골았는지 확인하니 그 밤에 코를 골지 않은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다만 상대방 코고는 소리만 들었지 자기 자신이 코를 골았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이런 아이러니가 또 있겠는가.


이렇듯 자기 자신을 모르고 착각하며 사는 일은 다반사이다. 마치 내가 전혀 코를 골지 않는 사람으로 알고 남편만 성가시게 했던 것처럼 말이다. 그러나 착각은 분명 자유다. 잘 다스리면 득이 되기도 하고, 넘치면 해가 되기도 한다. 남들이 해주는 억지 칭찬도 진실로 받아들이면 자기 능력 이상의 일을 해낸다. 그들을 실망시키지 않기 위한 노력이 오히려 자신감을 불러일으키며 큰 결실을 맺게 된 그 모습이 감동을 줄 때도 많다. 가끔은 그런 모습이 푼수로 보일 때도 있지만 절대로 밉지는 않다. 모두 제 잘난 맛에 사니까 귀여운 착각으로 여겨질 뿐이다.
어느 새 비상(飛翔)을 꿈꿨던 나의 젊은 날은 지나갔다. 내 마음을 흔들어대던 남편의 코고는 소리도 예측불허 한 삶과 맞물리며 정다운 생명의 노래로 들려오기 시작했다면, 이것도 귀여운 착각일까?


< 원옥재 - 수필가 / 캐나다 한인문인협회원, 전 회장 >



[한마당] 리더와 추종자들

● 칼럼 2015. 2. 15. 14:48 Posted by SisaHan

“털어서 먼지 안나오는 사람 있나?“
세상에 흠없는 사람이 어디 있느냐는 자조섞인, 그리고 합리화하고 동정적인 말의 하나다. 간음한 여인을 쳐죽이자고 기세등등한 군중에게 ‘누구든지 죄 없는 자가 먼저 돌로 치라’는 예수의 말씀에 어느 누구하나 감히 돌을 던지지 못했다. 남의 눈의 티끌만을 보다가 자기 눈에 씌인 대들보를 보지못했던 사실을 그제서야 깨닫고 죄인 아닌 자가 없음을 자인한 것이다.
모두가 죄인이라는 기독교적 인간관이 아니어도, 완벽할 수 없는 인간이 살아가면서 크고 작은 실수나 허물을 만들지 않는다면 이상하다.


그런데 문제는 그 크고 작음의 질적 수준에 있다는 사실이다. 차를 몰고 가다 접촉사고를 낼 수는 있지만, 파란 불에 횡단보도를 건너는 행인을 치었다면 법적제재의 기준이 달라진다. 그렇게 사람을 친 후 더구나 뺑소니를 쳤다면 또 처벌은 무거워진다. 거기에 달아난 사람이 교수나 목사나, 시장 군수 혹은 장관이었다면, 문제는 더 심각하게 변한다.
인사청문회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비리가 ‘양파껍질’ 혹은 ‘고구마 줄기’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벗기고 들출 때마다 끝이 없이 드러나는 것을 보는 사람들 심경이 복잡하다. “도대체 일국의 지도자라는 작자들 수준이 하나같이 그 정도인가” “병역과 부동산투기, 논문표절, 세금탈루는 필수 4대 세트” 등 힐난하는 소리가 비등하다. 그런가하면 “신상털기가 지나치다, 털어서 먼지 안나오는 사람 있나”고 동정적이며 감싸려는 여당측 엄호사격에 동조하는 이들도 많다.


한국에 인사청문 제도가 도입된 것은 2000년 6월, 16대 국회에서 ‘인사청문회법’을 제정하면서다. 김대중 정부 시절인 당시 이한동 국무총리 후보자가 처음으로 청문을 거쳤다. 그 뒤 노무현 대통령 당선 직후인 2003년 1월 국가정보원장, 검찰총장, 국세청장, 경찰청장 등 이른바 4대 권력기관장도 국회의 청문회를 거치도록 법이 바뀌었고, 2005년 7월에 다시 법이 개정되어 모든 국무위원 내정자가 인사청문 대상이 됐다. 당시의 청문회 대상 확대는 이헌재 경제부총리가 부동산투기 논란으로 낙마하자 한나라당 대표이던 박근혜 현 대통령이 모든 국무위원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해 이뤄졌다.
그런데 그 당시의 낙마자들은 지금에 비하면 ‘좀도둑 수준’이라고나 해야 했다. MB(이명박) 정부 들어서면서부터 소위 ‘비리세트’가 등장하여 장관 후보자들이 ‘세트’를 갖추지 못한 사례는 그야말로 가뭄에 콩 나듯 드물게 되고 말았다. 최근 도마에 오른 이완구 총리후보자에 이르기까지. 오죽하면 현 정부 초대총리 내정자가 맥없이 사퇴해 버리자 ‘청문대상 확대’를 외쳤던 박 대통령이 “그런 식 신상털기 청문회 하면 누가 나서겠나”며 청문회 축소를 주장하고 나왔겠는가. 총리를 물색해도 ‘공개망신 당할 일 있느냐’며 서로 안하겠다고 사양한다는 이야기까지 나돌 정도다.


‘털기’식 청문회나 대상자들의 비리수준도 문제지만, 근래들어 깨끗하고 존경받을 만한 장관감이 거의 없다보니 아예 당사자나 국민들의 비리불감증이 보편화 된 게 진짜 심각한 문제가 되어 버렸다. 어지간한 먼지는 먼지로 보이지도 않아서, 나라 안이 온통 미세먼지로 가득차도 무덤덤해져 ‘뭐 나라고 어때?’하는 온 국민의 도덕수준 저하증세가 갈수록 심해지는 중인 것 같다.
누가 뭐래도 그 가장 큰 공로자는 MB 정권이라고 할 수 있다. ‘자유분방’한 건설족 출신이어선지 그가 대통령이 되면서 고위공직자들 도덕수준이 형편없이 추락했다. 수많은 낙마자를 내는 바람에 어지간한 비리는 문제 삼기조차 어려울 지경에 이르렀다. 그 저급한 전통이 지금까지 맹위를 떨치고 있으니 참, 나라 꼴이 우스워졌다. ‘ㄱ에서 ㅎ까지’ 비리열전이 펼쳐진 이완구 후보자가 버티고 있는 것을 보며 ‘서구나라 같으면 국회의원도 사퇴해야 할 수준’이라는 여당 비대위원을 지낸 이상돈 교수의 지적에 쓴웃음이 나오는 까닭이다.


성인군자를 찾는 것은 아니지만, 무릇 국민 앞에 서겠다는 지도자라면 최소한의 도의적·윤리적 몸가짐은 필요한 법이다. 그런 지도자들 주변에는 또 그런 추종자들이 따르게 마련이다. ‘근묵자흑(近墨者黑)’에 ‘새들도 같은 깃털끼리’라는 말마따나 비리에 무딘 사람이 대통령이다 보니 참모나 인재풀 등 주변인물도 그런 부류가 모여든 것이다. 순진한 국민들 양심과 도덕수준까지 오염시킬 정도로 나라를 멍들게 한 죄과를 누가 책임질 것인가.
멀리 갈 것도 없다. 요사이 토론토에서는 차기 한인회장 선거를 앞두고 공식 선거일정이 시작되기도 전부터 과열양상이 나타나 동포들을 상심시키고 있다. 어느 후보 진영의 운동원격인 사람은 지역감정을 조장하고 언론사의 편향을 요구하는 상식이하의 행동으로 지탄을 받아 캠프내에서도 골머리를 앓고있다 한다. 본격 선거전에 앞서 진용을 재정비한다니 두고 볼 일이다. 주변 사람들은 후보자, 곧 리더의 성향과 수준으로 인식될 수 밖에 없고, 뜻있는 동포들은 한인회와 한인사회의 명예에 걸맞는 최소한의 자질을 지켜 볼 것이기 때문이다. 모두가 ‘MB의 교훈’을 되새겨 볼 일이다.


< 김종천 편집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