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와 안철수 의원이 6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원외지역위원장협의기구 출범식에서 대화를 하고 있다.


새정치 정책엑스포, 안 의원 발표 경청한 문 대표
‘공정성장론’ 1시간 가까이 들으며 수시로 메모
안 의원 “저 교수 아닌데…적을 필요 없다” 농담

“저 대학교수 아닌데…(웃음)”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교섭단체 대표연설에 컨닝 하려고요”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문재인 새정치연합 대표가 안철수 의원의 ‘공정성장론’ 발표를 1시간 가까이 경청해 눈길을 끌었다.

새정치연합 정책엑스포 둘째날인 7일, 안철수 의원이 토크쇼 형식을 빌려 ‘공정성장론’ 기조발제를 하는 자리에 문재인 대표가 모습을 드러냈다. 문 대표는 자리에 앉아 안 의원의 강연을 경청했다. 프리젠테이션 자료를 유심히 보며 수시로 메모를 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이에 토크쇼 사회를 맡은 이철희 두문정치전략연구소장은 “문 대표가 오셔서 메모까지 하며 열심히 듣고 계시는데 어떠시냐”고 안 의원에게 물었다. 안 의원은 웃으며 “제가 대학교수가 아닌데…. 적으실 필요 없습니다”는 농담을 건네며 “오래 계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1시간 가까이 안 의원의 강연을 들은 문 대표는 다음 일정을 위해 자리를 떠났다. 그는 안 의원의 공정성장론에 대한 평가를 묻는 기자들에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컨닝하려고 한다”고 웃음으로 답했다. 문 대표는 9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할 예정이다.


새정치연합 정책엑스포는 문재인 대표의 ‘소득주도성장론’, 안철수 의원의 ‘공정성장론’, 박원순 서울시장의 ‘복지성장론’ 등 ‘성장’을 두고 정책 경쟁이 벌어지고 있어 관심을 모은다.
<이승준 기자>



토론토 한인회 ‘이기석 시대’

● 한인사회 2015. 4. 4. 19:27 Posted by SisaHan

왼쪽부터 노문선·신효범 부회장 당선자, 박준석 이사장,이기석 회장 당선자, 이진수 회장, 김세영 선관위장.


3.28 회장 선거서 예상밖 압승‥ 18일 취임

토론토 한인회 제34대 회장에 이기석 후보가 압도적 표차로 당선됐다.
3월28일 치러진 한인회 정·부회장 선거 최종 집계결과 기호 1번 이기석 후보팀은 총투표자수 2천692명 가운데 1천784표를 득표, 896표를 얻는 데 그친 기호 2번 최재만 후보팀 보다 888표를 더 얻어 2배 가까운 큰 표차로 누르고 당선됐다.

앞으로 2년간 한인회를 이끌게 된 이기석 회장·노문선·신효범 부회장 후보팀은 이날 GTA지역 4곳에 분산 설치돼 진행된 투표소 가운데 한인회관 투표소에서 572표 대 173표로 3배가 넘는 표차를 낸 것을 비롯, 최대 한인 밀집지역인 노스욕(강림교회)에서 694표 대 483표, 서부지역(웨스트몰 실협조합)에서 349표 대 134표로 이겼으며, 블루어 한인타운(BIA사무실)에서 169표 대 106표로 63표 앞서는 등 4개 투표소 모두에서 최재만 회장·이영실·박건원 부회장 후보팀을 이겨 예상을 깬 대승을 거뒀다.
전체 등록선거인수가 사상 최다인 7천230명에 달해 투표참여 기대를 높이기도 했으나, 이날 총 투표수가 2천692표로 투표율 37.2%에 불과, 근래의 한인회장 선거 가운데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는 기권자를 제하고도 선거인등록에 허수가 많았음을 보여준다. 무효표는 12표였다.


승리가 확정된 뒤 당선소감을 밝힌 이 당선자는 “너무 감사하다. 많은 동포들이 도와주신 것 같아 정말 감사드린다”면서 “앞으로 모든 세대가 어우러지는 한인회가 되도록 이끌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인회 김세영 선거관리위원장은 이날 저녁 9시30분경 현장에서 이기석 후보의 한인회장 당선을 선포하는 한편, 이진수 회장을 통해 당선증을 즉석 교부했다. 이기석 당선자는 이달 18일(토)로 예정된 한인회 51차 정기총회에서 공식 취임한다.
이날 회장단과 함께 투표로 선출된 이사선임위원은 김영환(653표), 이제니(511표), 방윤준(383표), 박진천(324) 후보 등 4명이 당선됐다. 이들 중 3위까지는 이기석 후보측 위원이며, 박진천 당선자만 최재만 후보측 위원이다. 나머지 낙선된 위원후보는 황준희 296표, 이건엽 138표, 김효선 후보 127표 등을 얻었다.


이기석 회장 당선자는 1967년생(49세)으로, 토론토대 약대를 졸업하고 현재 중앙악국-핀치 메디컬을 운영중이다. 그동안 한인회 부회장과 장학재단 이사, 세계 한인무역인협회 토론토지회 이사장 등을 역임했다. 이 회장 당선자는 선거기간에 ▲한인양로원을 증설하고 ▲한인회관에 아동 돌봄센터를 운영하며, ▲주류정치인 네트워킹 소사이어티 지원, ▲한인회 회원 증대 및 재무안정성 확보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 문의: 416-383-0777 >



[1500자 칼럼] 재래시장에서

● 칼럼 2015. 4. 4. 16:25 Posted by SisaHan

서울의 봄은 산수유로부터 오나 보다. 겨자색 온화한 빛이 이웃집 담장에서 넘어온다. 주로 산과 들에서 자생하는 산수유가 언제 도회지로 내려왔는지 개나리보다 한발 먼저 봄소식을 전하는 폼이 남의 옷을 입은 듯 겸연쩍어 보인다. 연일 꽃샘 추위가 들락거려도 꽃은 시절을 아는 모양이다. 목련, 매화, 개나리가 봉오리 터트리기 바쁘다. 불과 얼마 전에 흩뿌리는 눈발을 헤치며 집을 나섰는데 갑자기 펼쳐진 화사한 정경이 낯설어 현기증이 난다. 적응력을 키우는 덴 시장이 제격이겠다.
 
아들을 앞세우고 재래시장을 찾았다. 묵직한 배낭을 메고 도우미를 자처한 녀석은 세세한 배려를 아끼지 않는다. 어미 따라 시장 길을 촐랑거리며 걷던 모습이 선연한데 어느 사이 나의 지킴이라니 대견해서 팔짱을 꼭 낀다.
이른 시장은 떠밀려 다니지 않아서 좋았다. 갓 펼쳐놓은 생물들에서 싱싱함이 묻어나고 또 하루를 여는 상인들의 움직임은 활기가 찼다.
재래시장의 매력 중 하나는, 떡집 옆에 옷가게, 그 옆에 생선가게 그리고 방앗간 하는 식으로 연관성이나 질서감 없음이 아닐까. 자연스런 현상이긴 하지만 독립성 추구엔 더 없이 좋은 기획이란 생각을 하다가 야채전 앞에서 발이 멈췄다.
밑동이 샛빨간 짤막한 시금치, 실하게 묶인 오동통한 쪽파, 향긋한 냉이와 달래 그리고 쑥 …… .


옹기종기 펼쳐놓은 좌판엔 늘 허기졌던 것들 투성이였다. 갖가지 해물을 넣은 쪽파전에 쑥국도 끓이고 알싸한 방풍잎을 데쳐서 초장에 찍으면 금방 세상이 달리 보일 것 같다. 눈요기만으로도 배가 부른 그리운 것들을 하나씩 들여다 보며 조우하는 데 옆에 있던 사람이 굵직한 톤으로 ‘콩나물 오백원 어치 주세요.’ 라고 한다. 반사적으로 그를 넘겨다보니 기타를 등에 멘 말쑥한 청년이 약간 긴장한 표정으로 상인의 움직임을 쫓고 있었다. 나는 나의 즐거움을 잠시 보류한 채 그들의 거래에 관심을 쏟았다. 콩나물 오백원 어치, 가능한 일일까. 이십여 년 전에도 콩나물 기본 단위는 천원이었고 양도 네 식구가 겨우 한끼를 해결할 수준이었다. 그동안 물가 상승이나 여러 요인들로 인해 가격이 두 세배 정도 되어도 타산성이 없을 것 같다. 이런 사정을 감안하며 가게 주인이 퉁명스럽게 손님을 돌려 세울지, 아니면 금액에 맞춰서 쥐꼬리만큼 팔지 궁금했다. 하지만 나의 궁금증 따윈 상관없다는 듯 비닐봉지를 쭉 뽑아 탐스런 콩나물을 한 움큼 두 움큼 그리고 덤으로 조금 더 담아서 덤덤한 표정으로 청년에게 봉지를 건넨다. 이를 받아 든 청년은 “양이 많다.”며 허리 굽혀 인사하고 자리를 뜬다. 무표정한 상인은 다시 가타부타 말없이 손님을 맞고 일손을 바삐 움직인다. 부족하면 부족한대로 손님의 입장을 배려하는 그 사람의 행동이며 예나 지금이나 서민의 신실한 찬거리인 콩나물이 마음을 따뜻하게 했다.


시장을 도는 동안 내내 청년과 콩나물 생각이 가시지 않았다. 다음엔 혹시 너무 많은 양에 놀라 삼백원 어치로 하향 구매하지 않을까 하는 실없는 상상으로 웃기도 하고 초심자로서 결코 쉽지 않은 콩나물을 어떻게 다룰지 걱정이 되기도 했다. 아들도 청년의 모습이 머릿속에 맴도는 모양이었다. “엄마, 그 청년 궁색한 음악도 인가봐요.” 아마도 홀로서기 하던 자신의 옛모습이 떠올랐나 보다.
시장을 한 바퀴 도는 동안 쇼핑 봉지가 줄줄이 매달렸다. 아들은 한적한 곳에 자리를 잡더니 배낭에다 봉지들을 집어넣는다. 파도 시금치도 삐쭉 나와서 매끈한 스타일을 구기게 생겼건만 녀석은 개의치않는 눈치다. 홀로서기 십여 년 동안 후덕해진 모습이 보기 좋다.

퇴근에 맞춰 녀석이 전화를 했다. 저녁을 먹기는 해야겠는데 마땅히 당기는 게 없단다. 수제비를 권했더니 회가 동하는 듯 재촉한다. 시장에서 받은 에너지로 밀반죽을 힘있게 한다. 오랫만에 어미 노릇 좀 하게 되려나 보다.

< 임순숙 - 수필가, 캐나다 한인문인협회 회원 / ‘에세이스트’로 등단 >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미국 <워싱턴 포스트> 인터뷰에서 일본군 위안부를 “인신매매의 희생자”라고 표현했다. 아베 총리가 위안부 문제에 대해 ‘인신매매’라는 표현을 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오는 29일 미국 상·하원 합동 연설을 앞두고 여러가지 깊은 계산 끝에 나온 용어 선택임이 분명하다.
인신매매란 말은 주로 여성이나 아동들을 성적 착취나 강제 노역의 대상으로 삼기 위해 각종 강제적인 수단을 동원해 본인의 의사에 반해 사고파는 행위를 말한다. 지금까지 아베 정부가 위안부 동원의 ‘강제성’을 인정하지 않아온 점에 비추어 보면 인신매매란 말은 한걸음 진전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올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런 치장을 한꺼풀 벗기고 보면 이 발언은 위안부 문제의 본질을 호도하는 절묘한 말장난이 아닐 수 없다.

무엇보다 아베 총리의 발언에는 인신매매의 ‘주체’가 빠져 있다. 위안부 문제의 핵심은 일본군이 모집 과정에서부터 위안소 설치·운영·관리에까지 직접 개입했음을 인정하는 데 있다. 그런데 아베 총리는 범죄행위의 부당성을 말하면서도 막상 그 범죄행위를 누가 저질렀느냐는 가장 핵심적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다. 오히려 이 발언의 밑바탕에는 위안부 문제는 민간업자들의 책임일 뿐 일본군과는 무관한 일이라는 발뺌이 담겨 있다. 아베 총리가 “형언할 수 없는 고통과 아픔을 겪은 이들을 생각할 때 가슴이 아프다”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가해자로서 ‘사과와 반성’은 전혀 없이, 그냥 제3자적 입장에서 가슴이 아프다는 개인적 연민만 표시했을 뿐이다.
아베 총리의 물타기 시도는 “역사상 많은 전쟁이 벌어졌고 거기서 여성들의 인권이 침해됐다”는 말에서도 확인된다. 위안부들이 고통을 겪은 것은 인정하지만 그것은 일본군이 저지른 ‘특수한 경우’가 아니라 전쟁이 일어나면 늘 벌어지는 ‘보편적 비극’이라는 취지가 짙게 배어난다. 아베 총리는 미국 의회 연설을 앞두고 위안부 문제를 인류의 보편적 가치를 침해한 행위임을 부각시켜 국제사회의 비판을 무마하면서도 일본의 책임은 교묘히 벗어나려는 절묘한 용어 선택을 한 셈이다.


아베 총리의 미국 상·하원 합동 연설 소식이 알려진 뒤 우리 외교당국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일본이 과거사 문제에 대해 올바른 입장을 표명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해 왔다. 하지만 이번 아베 총리의 발언을 보면 이런 기대도 무망해 보인다. 위안부 문제에 대한 아베 총리의 인식은 전혀 변한 게 없다. 오히려 위안부 문제를 깊이 이해하지 못하는 미국 사회에 일본이 과거사에 대해 충분히 사과·반성하고 있다는 인상을 줄 가능성마저 있다. 아베는 과거사 문제에 관해 국제사회에서 우호적 분위기를 조성하려는 교묘한 행보를 계속해나가는 반면에, 우리 외교당국은 ‘무대책’으로 일관하며 계속 뒤통수를 맞고 있다는 느낌을 지우기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