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신도 글마당] 입(口)

● 교회소식 2014. 5. 10. 14:03 Posted by SisaHan
사람의 모든 기관중에 어느것 하나 중요하지 않는것이 없다. 그런데, 그 모든 기관들이 ‘입’ 이라는 기관을 위해서 일을 하고 있다는 생각을 해 본다. 우선 먹여 주어야 온 몸이 살 수 있다. 사람의 손과 발이 열심히 일을 하지만, 사실은 입이 일을 해 주어야 뜻이 통하여 일을 할수 있다. 생각을 잘 정리 하여 입을 통하여 그 생각이 전달된다. 가족을 식구(食口)라고 표현하는것이 참으로 오묘하다. 한 상에 둘러 앉아 식사를 하는 입들이니, 바로 가족이 아니겠는가. 
선박, 즉 큰 배를 일컬을때의 ‘선(船)’ 이라는 한자를 보면 기가막힌 글자 모양이다. 배 주(舟)변에 여덟팔(八)자와 입구(口)가 합하여 이루어 졌다. 배 한척에 여덟개의 입(가족)이 함께 하였으니, 이는 노아의 방주(方舟)를 말함이다. 나는 ‘방주가 네모일것이다’ 라고 글을 쓴적이 있다. 왜냐 하면 방주가 목적지가 없었기 때문에 앞, 뒤가 필요 없을터이고, 빨리 갈 필요가 없었으니 유선형이 필요 없었을것이고, 면적 활용과 짓는데 더 유리하였을 것이기 때문이다. 방주의 ‘방’자도 ‘모 방’ 으로 네모를 상징 한다. ‘방주교회’ 라는 글을 못 보신 분들을 위해 다음기회에 또 한번 올려 드릴수 있기를 바란다. 어떻게 한자를 만들면서 노아의 방주를 생각해 냈는지는 나에게 풀리지 않는 중요한 수수깨끼다.

아무튼 이 입은 아주 중요하다. 그래서 가장 가운데를 일컷는 가운데 중(中)자도 가운데 있는 입을 반으로 나누어 그 중심이 되는부분이라는 뜻이 있다. 또 있다. 충성 충(忠)자도 마음을 입의 가운데에 두었음을 뜻한다. 함부로 주님께 충성 한다고 입에 올리기가 부끄럽게 만드는 글자 이다. 예수님께서도 사람의 입으로 들어가는것은 모두 깨끗하지만 온 몸으로부터 나오는 것들은 더럽다고 하셨다. 특별히 입으로부터 나오는 말을 조심하라는 뜻으로 말씀 하신 것이지만, 실재로, 배설하는 것이나, 땀, 콧물 등 냄새까지도 몸에서 나오는 것들은 깨끗하지 못하다. 사람이 살아가는 것이 바로 이 입 때문이라고 한다면 과장된 표현일까? 다시한번 생각해 보고싶다.
 ‘역사’ 라는것은 세상 만물이 살아가고있는 현실을 통 털어서 말한다. 영어로는 History 즉 He’s story 의 준말로, 그분의 이야기 이다. 주님의 이야기가 바로 역사다. 그런데 한자의 표현이 아주 흥미롭다. 역(歷)은 지나온 것을 뜻한다. 사(史)는 ‘역사 사’ 자이지만 그 모형이 입구(口)에 사람인(人)을 그려 놓았다. 사람이 입으로 말해온 것이 역사이고, 사람이 입으로 먹었던 일들이 바로 역사인 것이다. 정치와 권력은 사람이 혼자서 살아갈 수 없었기 때문에 집단 생활을 하면서 자기를 보호하기위한 방법에서 태어 났지만, 그것들이 도덕과 양심 보다는 인간의 입이 호사를 하기위한 욕망으로부터 비롯 되었다고 생각 할 수도 있다. 백성의 입을 기쁘게 해 주었던 권력은 망하지 않았으나, 입에 먹을 것이 없이 백성의 입이 굶주렸던 모든 권력은 역사속에 사라졌다. 사람의 입은 그래서 역사가 되는 것이다.

입을 벌려서 혀를 움직이면 말이 된다. 그래서 한자에서는 ‘말한다’라는 뜻의 글자가 왈(曰) 이다. 공자왈, 맹자왈, 할 때의 그 ‘왈’이, 공자가 말 하기를, 맹자가 말하기를, 이런 뜻이다. 입을 벌렸을 때 혀가 보임을 글자화 한 멋있는 표현의 그림이다. 우리가 글을 쓰는 것은 나의 생각을 말함이다. 글자가 만들어 졌기에 입으로 하지 않을 뿐이다. 자신을 다스리는 것이 세상에서 제일 어렵다 하는데, 사실은 자기의 입을 다스리는 것이 더 어렵다. 생각은 이미 정리가 되었다고 안심하였는데 입에서는 이미 다른 말이 나와 버린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한번 나와버린 말은 주어 담을 수가 없다.
입은 말을 한다. 그래서 옛 사람들부터 그 중요성을 알았기에 많은 속담이 있다. 발 없는 말이 천리간다. 말 한 마디에 천냥 빚을 값는다. 말이 사람을 죽인다. 혀를 잘 다스리는자가 세상을 다스린다. 앞서 이야기 한 것처럼 제일 다루기 힘든것이 사람의 혀 이다. 성경에도 혀의 중요함을 많이 강조 하였다. 입구(口)자가 닫혀져 있지 않고 네모나게 벌리고 있음도 시사하는바가 크다. 입이 벌려져야 사람이 살 수 있기때문이 아닐까? 그리스도인으로서, 입에서 나오는 것이 좋은 것들만 많이 쏟아져 나오기를 기대해 본다. 사랑과 감사와 기쁨과 기도가 끊이지 않기를 소원해 본다. 『호흡이 있는자 마다 여호와를 찬양할 지어다 할렐루야. / 시편 150편 6절』

< 정훈태 - 동산교회 장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