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경찰청, 집회 참석 주민·시민운동가에게 추가 출석요구서 보내
주민 시민운동가 “사드 배치 반대 여론 커지자 위축시킬 의도” 반발

경찰이 사흘 만에 또다시 사드 배치 반대 집회에 참석한 경북 성주 주민들과 시민운동가들에게 출석요구서를 보내기로 했다. 앞으로도 경찰의 추가 소환 대상은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여 주민과 시민운동가들의 반발이 예상된다.

경북경찰청은 25일 “지난 22일 외부참가자 1명을 포함한 불법행위자 3명에게 출석을 통보한 데 이어, 오늘 외부참가자 1명을 포함한 불법행위자 3명에 대해 추가로 출석요구서를 보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경찰이 이날 2차 출석요구서를 보내면, 지난 15일 사드 배치 반대 성주 집회에 참석한 사람들 가운데 소환 대상은 모두 6명으로 늘어난다.

이번 2차 소환 대상자는 주민 2명과 시민운동가 1명이다. 주민 김아무개(52)씨는 황교안 총리가 탄 승용차의 유리를 부순 혐의를 받고 있다. 다른 주민 김아무개(49)씨는 트랙터를 도로에 세워둔 혐의를 받고 있다. 모두 지난 15일 황교안 국무총리가 성주에 왔을 때 열린 사드 배치 반대 집회에 참석한 주민들이다.

대구와 경북지역 30여개 단체로 꾸려진 ‘사드배치반대 대구경북대책위원회’(공동대표 김찬수)의 김두현(48) 집행위원장도 황 총리의 승차를 방해한 혐의로 소환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언론에서는 김두현 집행위원장이 김찬수 공동대표와 함께 사드 배치 반대 성주 집회에 간 것을 두고 ‘외부세력이 개입했다’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김 공동대표는 성주에 사는 주민이다.

앞서 경찰은 지난 22일에도 주민 2명과 시민운동가 1명에게 출석요구서를 보냈다. 트랙터를 도로에 세워두고 황 총리에게 사드 배치에 항의한 주민 이아무개(47)씨에게는 일반교통방해 혐의로 출석요구서를 보냈다. 다른 주민 김아무개(24)씨에게는 경찰관을 폭행한 혐의(공무집행방해)로 출석을 요구했다. 경찰은 또 당시 주민을 끌어내는 경찰관을 말리며 잡아당긴 변홍철(47) 녹색당 대구시당 공동운영위원장에게도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출석요구서를 보냈다.

김두현 집행위원장은 “경찰의 이런 수사는 사드 배치 반대 여론이 커지자 이를 위축시키려는 의도로 보인다. 하지만 실제 위축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라고 말했다.

성주 주민들로 꾸려진 ‘사드배치철회 성주투쟁위원회’는 주민에 대한 경찰의 소환 결정이 이어지자 변호사들을 만나 대응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사드 배치에 반대하는 주민 등 1318명이 모여있는 커뮤니티 서비스 카카오톡 그룹 채팅방에는 경찰을 비판하는 내용의 글이 계속해서 올라오고 있다.

정영길 사드배치철회 성주투쟁위원회 공동위원장은 “(경찰이 주민들을 이렇게 소환하면) 주민들은 심적으로 위축이 되지 않겠느냐. 경찰이 주민들을 상대로 과잉 대응은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 김일우 기자 >


요즘도 사이다를 즐겨마시는 사람들이 많지만, 내가 초등학교를 다니던 1970년대 중반에도 사이다는 인기가 높아, 소풍 갈 때 필수품으로 가져가던 음료였다. 교실을 벗어나 산과 들에 나가서 병뚜껑을 ‘펑’소리를 내며 따내고 나서 입 안을 톡 쏘는 달콤한 사이다를 한 모금 마시면 속이 후련해졌었다. 어머니가 소풍 특별점심으로 싸주신 김밥이나 유부초밥을 먹으면서 함께 마시던 사이다의 톡 쏘는 맛은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다.


사이다는 물에 탄산나트륨과 설탕, 향료를 섞어서 만든 탄산음료이다. 사이다의 매력은 맑고 투명한 물, 입속을 톡 쏘는 탄산나트륨, 입을 달달하게 하는 감미료, 이 세가지가 절묘하게 어울려 마시는 사람의 갈증을 풀고 속을 후련하게 해주는데 있다. 그래서 사이다는 그때나 지금이나 여전히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한국에서 내가 초등학생 때 마셨던 그 사이다의 브랜드는 지금도 한국에서 사이다의 대표주자이다. 해외에 나와보니 한국에서 사이다라고 부르는 탄산음료를 ‘소프트 드링크(soft drink)’라고 부른다. 불리는 이름은 다르지만 역시 해외에서도 여러 브랜드로 나오는 ‘소프트 드링크(사이다)’들이 사람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요즘 한국에서는 ‘사이다’란 단어를 단순히 음료수만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뭔가 통쾌하고 속을 시원하게 해주는 말이나 행동 등을 지칭할 때 사용하고 있다. 예를 들어, A씨가 답답한 상황을 뚫어주는 듯한 속시원하고 명쾌한 말을 할 때, 상대방이“그 말은 ‘사이다’”라고 말하거나, “A씨는 ‘사이다’”라며 칭찬하는 것이다. 답답한 일이 많은 사회 속에서 그래도 가슴 속을 후련하게 하는 뭔가를 기대하는 마음이 이 ‘사이다’라는 말의 유행에 반영되어 있다.
성경에서도 ‘사이다’같은 역할을 한 사람들을 칭찬하고 있다. 사도 바울은 고린도전서 16장에서 서신의 끝인사를 하면서 자신과 고린도교회 성도들의 마음을 시원하게 한 믿음의 동역자들을 칭찬했다. (“내가 스데바나와 브드나도와 아가이고가 온 것을 기뻐하노니 그들이 너희의 부족한 것을 채웠음이라 그들이 나와 너희 마음을 시원하게 하였으니 그러므로 너희는 이런 사람들을 알아 주라” (고전16:17,18) ).


이 믿음의 동역자들은 고린도교회 교인들을 향한 바울의 충고와 애정을 대신 전해주어 고린도교회 성도들의 마음을 시원하게 했고, 또한 바울에게도 그를 향한 고린도 교인들의 애정을 전해줌으로 바울의 마음을 시원하게 하며 큰 기쁨을 가져다 주었다.
이처럼 그리스도인은 상대방의 마음 속을 시원하게 해주는 사이다같은 존재이다. 가정과 직장과 사회와 교회에서 얽힌 것을 풀어주고, 막힌 것을 뚫어 내고, 더부룩하게 얹힌 것을 시원하게 내려가게 하는 ‘사이다’같은 역할을 할 때, 복음을 삶으로 드러내고 복음의 빛을 비추는 그리스도인으로 부족함이 없을 것이다.

< 이진우 목사 - 토론토 낙원교회 담임목사 >


[한마당] ‘개·돼지만도 못한 사람’

● 칼럼 2016. 7. 25. 16:28 Posted by SisaHan

애완견이 ‘편찮으셔서’ 병원에 입원시키면 입원비가 수 백 만원에서 수 천 만원이 들기도 한다는 말에 어이가 없었다. 아니 치료비가 없어 죽어가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 강아지가 전용미용실을 드나들며 모발 관리를 받고, 예쁜 리본도 모자라 고급 패션의 복장까지 맞춰 입히는 사람들도 있다. 먹고 살 것, 입을 것이 없는 헐벗고 굶주린 사람들이 부지기수일진대, 그야말로 개 팔자가 상팔자라더니~.


그런데 개가 얼마나 충직하고 순진한가. 주인을 지키고 뒷바라지 하면서, 때로는 사람을 위해 제 몸을 아낌없이 던지는 개도 있으니, 그만한 대우를 받아도 괜찮은 게 아닌가?
내가 나고 자란 고향은 개의 전설로 유명한 곳이다. 초등학교 교과서에도 실린 충견의 고장. 지금은 개 공원이 조성되고 날렵하게 잘 생긴 개의 동상도 세워져 있다.
전설의 요지는 이렇다. 시골 영감님이 오일장을 맞아 장을 보러 읍내로 나가는데 집에서 기르던 개가 따라 나섰다. 장터에서 막역지우들을 만나 한잔 두잔, 술이 거나해진 영감님은 집에 오는 길에 취기가 오른 나머지 냇가 잔디 언덕에서 곯아떨어지고 말았다. 그런데 영감님이 피우던 곰방대에서 불씨가 살아나 잔디에 옮겨 붙더니 불길이 점점 주인 영감에게로 번져가는 게 아닌가. 세상 모를 숙취의 잠에서 깨어날 줄 모르는 주인 주변을 끙끙대며 맴돌던 개가 마침내 냇물에 뛰어든다. 그리곤 몸에 물을 흠뻑 적셔서는 주인을 위협하는 불잔디 위를 뒹군다. 그렇게 반복하기를 수십 차례….


술김에 꿀단잠을 자고 뒤늦게 눈을 뜬 주인 영감님은 검게 타들어오다 멈춘 축축한 잔디 위에 축 늘어져 있는 바둑이를 보고는 사태를 짐작한다. 개는 이미 큰 화상에 숨이 끊어진 뒤였고, 덕분에 자신이 목숨을 구한 사실을 깨달은 것이다. 그는 그 자리에 개를 잘 묻어주고 자기 지팡이를 ‘비목’으로 세웠다. 그런데 그 충견의 넋이 나무에 깃든 것일까. 이듬 해 지팡이에서 싹이 나고 무럭무럭 자라 무성한 나무가 되었다. 그래서 충견의 나무가 있는 고을이라는 뜻의 동네 이름이 생겨났다는 이야기다.
사람을 물어 뜯고 쓰레기나 뒤지는 개가 있는가 하면, 전설의 주인공처럼 지극히 영리하고 충성스런 개들도 많다. 그런 충견들은 사실 어지간한 망나니 저질 인간보다 낫다고 하지 않을 수가 없다. 그래서 그만한 대우를 받아도 싸다고 할 만하다.
며칠 전 모국 교육부의 고위공직자가 기자들과의 식사자리에서 “민중은 개·돼지로 보고 먹고 살게만 해주면 된다“고 큰소리를 쳤다는 말이 세간에 전해져 시끌벅적했다. 졸지에 개·돼지 신세로 전락해 버린 국민들의 분노 함성이 하늘을 찌른다. 자기나라 국민이 개·돼지 같다고 자해하는 정신나간 정부 부처 직원이 과연 어느 후진국인들 있을 수 있단 말인가.


백성을 개나 돼지로 본다는 말은 사실 귀에 익은 말이다. 일제 군국주의자들, 특히 메이지유신 초기 정한론(征韓論)을 주장한 인물들이 아시아와 조선을 깔보며 야만인, 나아가 가축이나 마찬가지라고 업신여긴 언동들과 너무도 판박이다. 대표적인 인물이 이타가키 다이스케와 오이 겐타로라는 자다. 이타가키는 “아시아는 우민과 야만인들의 집합장”이라고 했다. 또 오이 겐타로는 “조선은 아프리카 나라들과 다름없는 야만국이고, 중국은 고루하며, 민족성이 가축과 마찬가지”라면서 “무력으로 조선과 아시아를 제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과 다른 것은 정한론자들이 타국인 일본 제국주의 선동가들의 억지 논리였다면, 이번에는 한국의 국정을 설계하는 고위공직자라는 점에서 충격이며, 한편으로 이상한 연계성이 발견되기도 한다는 점이다.


국민을 받들고 섬겨야 할 부처의 고위직 인사가 자국민을 개나 돼지처럼 여기며 멸시하는 특권의식과 우월의식에 젖어있다는 것은 나라의 기강과 정신건강이 기본적으로 제국주의자들 처럼 오만에 오염돼 있거나 무감각해져 있음을 드러낸 것이기도 하다. 그렇잖아도 ‘주권 재민’을 깔아 뭉개는 공복들의 헌법을 경시하는 태도가 낱낱이 드러나 분노가 끓어오르는 현실이다.
자존심 강한 선비나라 한국인들의 면전에서 제 얼굴에 침을 뱉은 이번 해프닝은 세계 10위권 중진국이라는 나라의 권력과 민주적 수준이 과연 어느 정도인지, 쥐고 가진 자들 가운데 개나 돼지같은 사람들이 흔해졌다는, 어쩌면 개나 돼지만도 못한 사람들이 많아졌다는 말도 된다.
말을 안꺼내서 그렇지, 하는 행동들을 보면 민중을 개 돼지로 취급하는 권력자들이 얼마나 많은가. 차라리 솔직하게 실토해버리고 몰매를 맞은 사람이 개처럼 순진하고 착해 보일 정도다.


< 김종천 편집인 >


사드 정보 없어 전자파 안전성 아무도 몰라
다양한 불확실성 전제로 주민 위험 검증해야

정부가 경상북도 성주군에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를 배치하기로 결정하면서 ‘전자파’의 건강 영향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뜨겁다. 성주군민들은 주민의 건강을 해치고 참외 농사도 망친다며 전자파를 방출하는 사드 배치에 반대하고 있다. 국방부는 사드 레이더에서 나오는 전자파는 안전하며 주민들과 농작물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강조한다. 성주군민들이 근거 없는 공포와 불안에 떨고 있는 걸까, 국방부가 거짓말을 하는 걸까.


3중의 불확실성 고려해야

이 질문의 답은 그리 쉽지 않다. 사드 레이더 전자파에 의한 건강 영향이 3중의 불확실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첫 번째 불확실성은, 사드 레이더에서 나오는 전자파가 성주군민에게 도달할 수 있느냐에 대한 것이다. 사드는 최신 군사방어 시스템이다보니 이에 속한 레이더 장비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다. ‘엑스밴드 레이더’이고 그 전자파의 파장은 8~12GHz 정도라고 알려져 있을 뿐, 정확한 레이더 전자파 파장에 대한 정보가 없다.

전자파의 인체 건강 영향은 전력밀도에 비례한다. 이 전력밀도를 추정하기 위해서는 레이더 안테나의 크기와 모양, 레이더의 최대 출력, 첨두 출력, 동작비 등 다양하고 전문적인 데이터가 필요하다. 그런데 이런 정보도 없다. 항공 레이더나 기상관측 레이더 등 이미 알려진 레이더들의 데이터로 추정해볼 수 있지만 이런 추정은 사드 레이더 전자파의 전력밀도에 대한 불확실성만 더 키울 수 있다.

사드 레이더 전자파의 전력밀도를 추정하는 것이 중요한 까닭은 그것에 따라 사드로부터 상대적으로 안전한 위치와 거리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전자파의 영향은 전자파 진원지로부터 멀어질수록 그 거리의 제곱에 반비례해서 낮아진다.

사드 레이더로부터 어느 정도 떨어지면 그 영향이 무시할 만한 수준인지를 계산하려면 데이터들이 필요하다. 안테나의 모양과 안테나에서 방출하는 레이더의 비산 방식이 중요한 까닭은 그것에 따라 사드가 배치된 전면만이 위험한지, 측후면도 위험한지 등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성주 성산포대로 사드 배치 지역이 결정된 뒤 정부가 안전하다고 내세우는 주요 논리는 이 지역이 해발 393m에 달하는 고지대이며, 사드 레이더는 여기서 상방 5도 각도로 전방을 향하므로 산 아래 1.5km 정도 떨어진 주민 거주 지역에는 전자파의 영향이 미미하다는 것이다. 배치된 곳 기준으로 2.4km 전방에선 고도 210m까지, 5.5km 전방에선 고도 483m까지 전자파가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게 국방부의 설명이다. 적잖은 이들이 국방부의 이 설명에 의구심을 갖지만, 앞에서 언급한 데이터가 공개되지 않는 한 국방부 발표의 진위를 따지기는 어렵다.

국방부 발표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고 해도 두 가지 문제는 남는다. 첫째, 국방부 발표는 데이터와 수식에 근거해 ‘계산’된 자료라는 것이고, 둘째, 국방부의 거리 계산의 전제 조건으로 삼았을 ‘상대적으로 안전한 전력밀도’라는 것도 따지고 보면 절대적인 게 아니라는 점이다.

사드로부터 100m 떨어진 곳에서 실제 전자파 전력밀도를 측정한 결과 그 측정값이 일정 수준 이하이기 때문에 안전하다고 하는 것이 아니다. 앞에서 언급한 여러 데이터를 수식에 넣어서 계산하고 시뮬레이션한 결과, 그 정도 거리면 그 정도 전자파가 측정될 것이라고 ‘추정’해 안전하다고 말하는 것이다.


시뮬레이션은 현실과 다르다

그러나 시뮬레이션과 현실은 다르다. 현실에서는 다양한 요인이 개입되고 상호작용하면서 100m 떨어진 곳에서 계산하는 것보다 많은 전자파가 측정될 가능성이 있다. 무중력 진공상태를 가정한 시뮬레이션과 자연환경, 사람, 인공구조물 등이 존재하는 현실은 다르기 때문이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거리 계산의 조건이 되는 ‘상대적으로 안전한 전력밀도’가 갖는 문제점이다. 전자파의 주파수 대역에 따른 상대적으로 안전한 전력밀도는 이미 정해져 있는 값이다. 이는 ‘미국표준협회/국제전기전자기술자협회(ANSI/IEEE)’ 등이 정해놓았다. 전자파 진원지로부터 얼마나 떨어져야 안전한 수준인지 계산해내는 것이다.

문제는 이 기준이 완벽한 게 아니라는 점에 있다. 이는 뒤에서 언급할 전자파의 건강 영향 메커니즘의 불확실성에서 기인하는데, 이 기준보다 적은 전자파에 누적 노출된 이들에게도 뇌암 등이 발생했다는 연구가 있기 때문이다.

노출 기준이 의미 있으려면 노출에 따른 질병 발생 메커니즘이 규명돼야 하는데, 현재 전자파에 의한 질병 발생 메커니즘은 완전히 규명되지 않은 상태다. 그러므로 이 기준은 관련 전문가들이 결정한 ‘임의적’ 기준으로 보는 게 타당하다. 전자파에 의한 건강 영향은 개인차가 있을 수밖에 없는데 이 기준은 이를 고려하지 않는다는 점도 문제다.

이러한 복잡한 배경이 있기 때문에 사드 레이더에서 발생하는 전자파가 과연 성주군민에게 도달할 수 있을 것이냐에 대한 논의부터 상당한 불확실성을 가질 수밖에 없다.

두 번째 불확실성은, 사드 레이더에서 나오는 전자파가 인체에 나쁜 영향을 일으키는 메커니즘에 대한 것이다. 레이더에서 나오는 전자파가 어떤 과정을 통해 인체에 나쁜 영향을 끼치는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

레이더 전자파는 라디오파(Radio-frequency Field)에 속한다. 이는 경남 밀양 등지에서 논란이 된 고압송전탑에서 나오는 극저주파 전자기장과 다른 종류의 전자파다. 라디오파는 고주파 전자파로서, 휴대전화·블루투스 기기·전자렌지 등에서 발생하는 전자파가 여기에 해당된다. 이런 기기들과 레이더는 같은 라디오파로 묶이긴 하지만 전력 출력 차이가 커서 건강에 영향을 끼치는 메커니즘에 차이가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연구가 진행 중인 신체 유해성

라디오파의 건강 영향과 관련해선 휴대전화 전자파의 건강 영향과 관련된 연구가 압도적으로 많다. 레이더 전자파의 건강 영향과 관련된 연구는 수도 적지만 질이 높지 않은 것이 대부분이어서 자료 가치가 높지 않다. 이는 레이더의 영향을 받는 이들이 대부분 군인 등 특수 신분인 경우가 많고 그 수도 적어 현실적으로 연구가 진행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러다보니 레이더가 건강에 영향을 끼치는 메커니즘 역시 휴대전화 전자파를 대상으로 한 연구로 추정할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이다보니 레이더 전자파에 의한 건강 영향은 확실히 말할 수 있는 게 많지 않다.

더 큰 문제는 휴대전화로 인한 건강 영향 메커니즘 역시 아직 완전히 규명된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라디오파 주파수대의 전자파는, 인체 조직에 에너지가 흡수돼 열을 발생시켜 인체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최근에 그 열 발생은 전자파에 존재하는 에너지 입자가 서로 충돌하면서 나타나는 동반 현상이므로 열 발생 외에 전자파 에너지 입자와 인체 조직 간에 다양한 상호작용 메커니즘이 존재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아직까지 정확히 어떤 작용으로 인체에 영향을 끼치는지는 규명되지 않았다. 휴대전화를 많이 사용한 이에게 뇌암이 발생한다는 연구가 상당수 축적됐음에도 아직 라디오파가 국제암연구소가 정하는 발암물질 기준상 ‘2B’(발암가능물질)에 머물러 있는 까닭도 이러한 질병 발생의 메커니즘이 규명되지 못한 탓이 크다.

레이더만의 독자적 상호작용 메커니즘 중 대표적으로 거론되는 게 레이더 박동에 의한 ‘소음’이다. 이는 레이더에서 발생하는 고에너지 전자파가 대기 중에 열에너지를 전달해 파동이 생기고, 이것이 사람 귀에 전달돼 느끼게 된다. 이는 고전적 의미의 ‘소리’라기보다 ‘박동’에 가까운데, 청각이 예민한 사람들은 이 박동 소리를 들을 수 있다. 하지만 사람 귀에 전달되는 이런 에너지 박동이 건강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인지는 명확하지 않다.

세 번째 불확실성은, 라디오파가 발생시키는 질병의 종류에 대한 것이다. 지금까지 라디오파로 인한 건강 문제로 거론되는 질병은 적지 않다. 성인과 소아의 뇌암, 청신경종(종양의 일종), 수면장애, 인지장애, 두통, 구역질, 구토 등 비특이적 복합 증상, 생식장애, 불임 등 다양한 질병 발생과의 관련성이 거론되고 있다.

아직까지 확정적 근거를 가진 질병군은 존재하지 않는다. 뇌암, 청신경종, 수면장애 등은 그나마 근거 수준이 높아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한 영역으로 거론되지만, 나머지 질병들은 발생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평가된다. 두통, 구역질, 구토 등 비특이적 복합 증상의 경우 전자파가 이것의 직접적 원인이라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전자파와 관련된 논란이 있는 지역의 주민들이 이 복합 증상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아 삶의 질이 현저히 떨어진다는 지적은 눈여겨볼 만하다.


누가 ‘100% 안전’을 말하나

국방부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성주군민의 불안과 우려가 지속되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사드 레이더의 전자파에 의한 건강 영향을 설명하고 이해하는 데 다양한 불확실성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를 계몽의 언어로, 시시비비의 자세로 접근한다면 국방부는 성주군민과 영원히 소통할 수 없을 것이다.

불확실성이 존재하는 문제를 ‘안전하다’ ‘전혀 문제없다’는 식으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 ‘현재까지의 연구 결과와 정보 수준으로는 사드 레이더의 전자파가 성주군민에게 100% 안전한 것은 아니다. 개인의 특수성과 현실의 가변성을 고려할 때 특정 조건에서 특정 개인에게는 위험이 될 가능성도 있다’는 전제를 가지고 사드의 안전성에 대해 논의해야 한다.

이상윤 연구공동체 건강과대안 책임연구위원(직업환경의학 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