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창단과 청중이 할렐루야를 부르고 있다.

창립 38돌 정기공연‥ 55인 합창단 청중 매료
화음·곡 해석 완벽, 솔로 4명도 탁월한 기량

성탄절을 한 달여 남기고 가랑비에 촉촉이 젖은 늦가을 밤, 할렐루야 메아리가 감사와 기쁨의 합창으로 울려퍼졌다. 모든 청중이 기립해 합창단과 함께 부른 할렐루야는 경건했지만 장쾌했다.“할렐루야 전능의 주가 다스리신다. 왕의 왕, 주의 주, 길이 다스리시리…”
토론토 한인합창단(이사장 이윤상, 단장 장해웅, 지휘 김훈모)이 지난 11월18일 저녁 토론토 예술센터(Toronto Centre for the Arts)에서 가진 창립 38주년 기념 정기연주회는 헨델(George F. Handel)의 대작 오라토리오 ‘메시아’(Messiah)의 향연으로 다시한번 음악팬들을 매료 시켰다.


이날 무대에 올린 메시아는 1979년 창단 이후 21번째 리바이벌 연주였다. 다민족 55인으로 구성된 한인합창단은 풍부한 숙련의 노하우를 보여주듯 특유의 화음과 음악적 완성도로 곡을 풀어갔다. 종교·고전음악의 진수라는 평가와 함께 성탄절을 앞둔 대림의 기간에 사랑받는 최고의 엄선 곡 다운 깊은 감동이 장장 3시간이나 이어지며 객석을 숨죽이게 했다.
모두 48곡으로 된 연주는 1부에 메시아에 대한 구약의 예언과 신약에 기록된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 그리고 2부에 예수의 고난과 죽음 및 부활과 영원한 메시아의 통치를 선포하고 찬양하는 내용으로 합창과 4명의 솔로이스트 독창으로 매끄럽게 펼쳐졌다.
게스트 솔로들은 토론토에서 활동하는 유수의 젊은 성악가 4명으로 그동안 한인합창단에 낯익은 소프라노 Sheila Dietrich와 베이스 Michael Nyby를 비롯해 알토 Erica Iris, 테너 Christoper Mayell가 차례로 등장해 기대 이상의 기량으로 곡에 활력을 불어넣으며 호평을 받았다. 오케스트라는 24인조 신포니아 토론토(Sinfonia Toronto), 오르간 반주는 윤경진 씨가 수고했다.


‘죽임 당하신 어린양’과 긴 여운을 남긴 ‘아멘’으로 연주가 마무리 되면서 청중은 기립박수를 보냈으며, 3개월여 땀흘려 온 합창단과 솔로들은 고개숙여 감사 인사했다. 김훈모 지휘자는 두 차례나 미소를 띠며 무대에 다시 나와 꽃다발에 묻혔다. 김 지휘자는 “세상 죄 때문에 죽임당한 어린 양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로 우리가 새 생명을 얻었으니 감사와 찬양과 영광을 올려드리는 것”이라며 “위대한 곡을 통해 감동은 물론 우리 삶의 의미와 신앙이 새로워지길 기원한다”고 밝혔다.
한인합창단은 내년 봄 정기공연을 4월21일 그레이스 교회(Grace Church On-The-Hill)에서 가질 예정이다.


< 문의: 416-986-2771, 416-221-5369, tkcchoir.org >


목사회가 마련한 은퇴목사 위로회에 참석한 은퇴목사들과 목사회 임원들.

은퇴목사들에 위로금·오찬 대접

한인 목사회(회장 양승민 영암교회 담임목사)가 주최한 은퇴목사 위로회가 11월18일 오전 본 한인교회(담임 한석현 목사)에서 50여명의 은퇴목사 회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려 위로금 전달과 오찬 등이 있었다.
이날 먼저 드린 예배는 목사회 부회장인 박웅희 목사(새빛장로교회 담임)의 사회로 교협 직전회장인 하영기 목사(아름다운장로교회 담임)가 기도하고 양승민 목사가 ‘주생주사’(히 11:22)라는 제목으로 설교했다.


양 목사는 “주님을 위해 살고 죽은 요셉은 오직 믿음으로 살았다”며 “선배 목사님들께서도 마지막까지 믿음으로 살며 발자취를 남겨 주님을 위해 살고 죽는, 주생주사하는 목사님들이 되시기 바란다”고 말씀을 전했다. 예배는 회의록서기 최신수 목사(모든 민족교회 담임)의 광고에 이어 은퇴목사회장인 정태환 목사의 축도로 마쳤다.
2부 행사는 감사와 위로금 증정 순서로, 올해도 서부장로교회(담임 박헌승 목사)가 제공한 위로금이 은퇴목사들에게 전해졌다. 3부는 오찬으로 이날 참석한 50여명의 은퇴목사들은 본 한인교회가 마련한 점심을 함께하며 친교의 시간을 가졌다.


< 문의: 647-702-1627 >


포항 흥해체육관에 설치된 지진피해 이재민들을 위한 칸막이 텐트.

세월호 당시는 7개월간 개방공간 고초
새 정부 칸막이에 온열매트도‥ 누리꾼 칭송

지난 15일 발생한 경북 포항 지진 사고 이재민들은 21일로 이레째 흥해 실내체육관 등 9개 대피소에 거주하고 있다. 최저기온이 0도까지 떨어진 쌀쌀한 날씨에 임시 대피소에서 지내야 하는 이재민들의 피로감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20일 이재민 대피소에 사생활 보호용 칸막이와 온열매트도 설치했다.


참사를 온몸으로 겪고 있는 이들을 대하는 정부의 자세가 3년 만에 확 달라졌다.
2014년 세월호 참사가 발생하고 실종자 가족들이 진도체육관으로 몰려들었다. 길어지는 수색 상황에 실종자 가족들은 사생활 보호용 칸막이 설치를 요구했지만, 박근혜 정부는 이들의 요구를 들어주지 읺고 묵묵부답, 외면해 버렸다.
의사협회까지 나서 실종자 가족들에 대한 스트레스와 건강을 걱정했지만, 세월호 유가족들은 팽목항으로 거처를 옮기던 11월 20일까지 7개월 정도 동안 추위와 스트레스에 고스란히 노출된 채 지내야 했다. 이들은 24시간 내내 켜진 형광등 불빛 아래서 제대로 잠도 이룰 수 없었다.


반면 포항 지진과 관련해 정부는 20일 흥해 실내체육관 등 9개 대피소에 사생활 보호용 칸막이와 온열매트를 설치했다. 아울러 문재인 대통령은 “포항시를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해 피해 복구에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 “추운 날씨와 여진의 공포 속에서 집을 떠나 하루하루 힘든 생활을 하시는 포항과 인근 주민, 수험생께 다시 한 번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덧붙였다.
누리꾼들은 달라진 정부의 대처에 안도했다. ‘Bear***’은 “진실은 가장 단순한 법”이라고 했고, ‘노**’은 “뉴스에서 칸막이 보는데 제가 다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고 했다. ‘N.Ma***’은 “저게 당연한 건데 그동안 얼마나 이상한 사람들이 대통령을 했으면”이라고 했고, ‘문학***’은 “저러면서 (박근혜 전 대통령이) 교도소에서 인권을 주장했다는 게 생각나니 더 짜증난다”고 했다.


< 강민진 기자, 김일우 기자 >


북한 하전사 탈북 2주 만에 현장 공개
북, 배수로 깊이 판 흔적… 나무는 더 심지 않아
남쪽 취재진 접근하자 북한군 3명 나타나 얘기
송영무 장관 “북 정전협정 위반… 적절히 잘 대처”

지난 13일 북한군 병사가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을 통해 귀순한 사건이 일어난 가운데 27일 오전 남쪽 판문점 인근에서 북한군이 쏜 탄흔이 선명하게 남아 있다.

지난 13일 북한군 오아무개(24) 하전사가 목숨을 걸고 탈북한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사건 2주 만인 27일 처음으로 탈북 현장이 언론에 공개됐다.

공개는 취재진이 송영무 국방부 장관의 판문점 방문을 동행 취재하는 형식으로 이뤄졌다. 송 장관은 사건 현장을 둘러보고 경비대대 장병들을 격려하기 위해 판문점을 찾았다. 군 관계자들은 판문점을 찾은 기자단에 “아군과 적 초소가 붙어 있어 안전에 위협이 된다. 지정된 구역을 벗어나면 강력히 통제될 수 있다”, “사건 이후 2주 정도 지나서 굉장히 긴장된 분위기다. 경비병의 지시를 잘 따라달라”고 말하는 등 다소 경직된 모습이었다.

판문점 탈북 현장은 겉보기엔 평온한 모습이었다. 북한 병사가 탈북한 주변 지역의 회담장이나 나무 등은 지난주 유엔사의 동영상에 공개된 모습과 다르지 않았다. 북한군이 탈북을 막기 위해 배수로를 깊이 파는 작업을 한 흔적은 있지만, 주변 나무도 원래 있던 두 그루 이외에 추가로 심은 흔적은 보이지 않았다.

추격조가 남으로 달아나던 탈북 군인을 향해 총을 쏘던 긴박한 상황은 곳곳에 피탄 흔적으로 남아 있었다. 북한군의 총탄은 남쪽 구역 ‘자유의 집’ 부속건물인 대형 환기용 건물 아래쪽에만 다섯발의 흔적을 남겼다. 또 건물 받침대 곳곳에도 피탄 흔적이 있었고, 바로 앞 향나무 가지에도 총탄이 스치고 지나간 흔적이 발견됐다. 다행히 탈북 군인이 쓰러져 있던 곳은 건물 벽면 아래 움푹 파인 지형으로 당시 북한 경비병이 총을 쏘던 지점에서는 사각지대로 보였다. 그러나 권영환 경비대대장(육군 중령)은 “언덕에 있는 북한 초소에서는 관측과 사격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날 권 중령 등 간부 3명이 북한 초소의 ‘사선’에 노출된 상태에서 포복으로 탈북 군인에게 다가갈 수밖에 없었던 상황이 현실감 있게 다가왔다.

유엔사의 동영상에 등장한 탈북 현장은 자유의 집 왼쪽 돌계단 길을 통해 접근했다. 이 길은 외부인에겐 통상 공개되지 않는 길이라고 한다. 한 외신기자는 “판문점을 여섯차례 이상 방문했는데, 이 길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취재진이 접근하자 북한군 초소에서 경비병 3명이 나타나 잠시 얘기하다 돌아갔고, 곧이어 언덕 위에 다시 한명이 카메라를 들고 나타나 남쪽 취재진을 촬영했다.

권영환 중령은 탈북 현장 이곳저곳을 가리키며 “제가 현장에 도착했을 때 현장 중대장이 적 지원부대의 증원에 대응해서 주요 장소에 병력을 다 배치한 상태였다”고 긴박했던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쓰러진 탈북 군인 탐색 과정에 대해선 “처음에 폐회로텔레비전(CCTV)으로 찾았는데 낙엽에 덮여 있고 먼 거리여서 식별이 어려웠다. 그래서 열상장비(TOD)를 돌려 찾아냈다”고 말했다. 송영무 장관은 권 중령의 설명을 들은 뒤 “현장 대응은 왜 16분간 늦었냐고 하지만 병력이 일찍 배치됐고 열상장비로 사각지대에서 (탈북 병사를) 찾았다. 와서 보니 적절하게 잘 대처했다는 게 이해가 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북이 귀순하는 사람한테 남쪽을 향해서 총을 쏘는 것과 군사분계선(MDL)을 넘어오는 것은 (정전협정) 위반행위”라고 거듭 지적했다.

< 판문점/국방부공동취재단, 박병수 선임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