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은 정의로운 저항, 민주화 기여

● COREA 2016. 5. 14. 18:14 Posted by SisaHan


여론조사 75.2% 답변‥ ‘5.18 훼손 심각’도 61.2%

성인 4명중 3명은 5.18 민주화운동은 국가의 부당한 폭력에 대한 정의로운 저항이었으며 한국의 민주화에 기여했다고 답한 설문 결과가 나왔다.
5.18 기념재단은 현대리서치연구소에 의뢰해 만 19세 이상 일반 국민 1천명을 대상으로 전화면접한 5.18 인식조사 결과를 10일 발표했다.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응답자의 75.2%가 5.18은 국가의 부당한 폭력에 대한 정의로운 저항이었다는 질문항목에 동의했다. 동의하지 않는다는 의견은 11.8%였다.


5.18의 한국 민주화 기여도에 대해서는 ▲ 많이 기여했다 47.7% ▲ 어느 정도 기여했다 25.1% ▲ 보통이다 15.9% ▲ 별로 기여하지 않았다 8.0% ▲ 전혀 기여하지 않았다 2.5% ▲ 모르겠다 0.7% 등 72.8%가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5.18이 북한과 연결됐느냐는 질문에는 77.6%가 동의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동의한다는 의견은 9.6%에 그쳤다.
5.18 진상규명이 잘 이뤄졌느냐는 질문에는 52.%가 그렇지 않다고 답했고, 학살책임자 처벌이 잘 이뤄졌느냐는 질문에는 68.7%가 부정적인 의견을 내놓았다. 5.18 피해자의 명예회복이 잘 이뤄졌느냐는 질문에는 56.4%가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고, 피해자 배상이 잘 이뤄졌느냐는 질문에는 53.4%가 그렇지 않다고 응답했다.
5.18 훼손의 심각성에 대해서는 61.2%가 심각하다고 답했고, 11.4%는 심각하지 않다고 반응했다.


5.18을 알고 있느냐는 물음에는 51.6%가 알고 있다고 답했다. 보통이다 34.9%, 모른다 13.5% 등의 반응이 뒤를 이었다.
5.18을 접한 경로로는 ▲ TV·신문·라디오 등 대중매체 48.3% ▲ 인터넷·SNS 35.5% ▲ 주변 사람 5.4% ▲ 교과서·홍보 책자·잡지 등 인쇄물 4.1% ▲ 추모사업 및 영상물 2.7% 등을 꼽았다.
김양래 5.18 기념재단 상임이사는 “5.18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왜곡의 심각성을 느끼는 국민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설문을 통해 드러난 국민의식은 5.18 단체와 재단이 나아갈 좌표를 제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맥 머레이 산불, 주말 비에 진정기미

● CANADA 2016. 5. 14. 18:08 Posted by SisaHan

화마에 용 머리가 - 유럽항공우주국(ESA)과 미국항공우주국(NASA)이 국제 우주정거장에서 지난 9일 촬영한 앨버타주 포트 맥머레이 산불의 위성사진. 불기둥에서 피어오른 연기가 마치 용의 머리와도 같은 형상으로 하늘을 휘감고 있다.


10만명 피난·2,400채 파손‥ 전국서 성금답지 5천400만$

무서운 기세로 번지던 앨버타 맥머레이 인근의 대형 산불 확산속도가 때늦은 비와 떨어진 기온으로 다소 진정 기미를 보이고 있다. 2개월 이상 비가 내리지 않고 30℃를 오르내린 고온 건조한 날씨에, 초속 40㎞의 강풍까지 최악의 조건으로 불길이 일주일 이상 크게 확산됐으나,이후 비가 내려 기온이 낮아지고, 바람도 잦아들면서 산불 확산속도도 느려졌다.
산불의 진원지인 포트 맥머레이에는 현재 전국 각지에서 응원 온 700여 명의 소방관이 진화용 항공기 15대와 헬리곱터 20대 등과 함께 여전히 사투를 벌이고 있다.
앨버타주 소방 담국의 매슈 앤더슨 씨는 “현재 피해 면적은 거의 40만 에이커로 전날과 같은 수준이며, 사스카처완 경계 쪽으로의 산불 진행 속도도 느려졌다”고 말했다.현재 소방관들은 산업 기반시설 보호와 주민 복귀를 위한 핵심 인프라 복구에 집중하고 있고, 지난 8일부터는 전력가스업체 직원 250여명이 파견돼 전기와 가스 복구 작업에 들어갔다.


이번 불로 포트 맥 머레이 중심가는 약 85%가 보전돼 큰 피해가 없었으나 서쪽과 북쪽에 밀집한 주거지역이 초토화 됐고 주민 10만 명이 피신했다. 레이철 노틀리 앨버타 주 수상은 시내 주택과 건물 2천400동이 파괴됐다고 전하면서 그러나 학교, 공공기관 등 나머지 2만5천 동의 시설을 지켜냈다고 설명, “소방 인력의 신속한 대처와 희생적인 활동으로 도시를 지킬 수 있었다”고 말했다.
피란민 중 2만5천 명은 도시 북쪽 근로자 캠프로 갔다가 지난 주말 다시 안전한 지역으로 대피, 대학 기숙사와 숙박시설, 캠핑장 등에 분산 수용돼 있다. 일부는 주차장에서 버티는 이들도 있다.
다행히 오일샌드 생산 중심지인 지역 석유생산시설은 직접적 피해를 보지 않았으나 생산이 중단된 곳이 대부분이다. 생산 중단에 따른 원유생산량 감소분은 캐나다 전체 생산량(하루 250만 배럴)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하루 64만5천 배럴 수준이다. 멈춰선 시설을 재가동하는 데는 수주 이상이 걸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편 산불이 확산되면서 미국, 러시아, 멕시코, 호주, 대만, 이스라엘 등 해외 각국이 화재 진압을 위한 기술·인적 지원 의사를 밝혀왔으나 쥐스탱 트뤼도 총리는 “고맙고 감동적이지만 현시점에 필요하지는 않다”고 사양, 자체 해결의지를 밝혔다.
캐나다 적십자사는 9일까지 전국에서 5천400만 달러(약 490억 원)의 성금이 모금됐다고 밝혔다. 트뤼도 총리는 트위터를 통해 “포트맥머레이 주민들을 도우려는 국민의 놀라운 정성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또 랠프 구달 공공안전부 장관은 하원에서 “적십자사가 위기 대응에 신속하고 즉각적으로 나서 훌륭한 활약을 보이고 있다”고 소개했다.
연방 정부와 주 정부는 적십자사 모금액수와 같은 규모의 정부 지원금을 매칭펀드 방식으로 조성할 예정이다.



“엄마, 엄마~, 엄마~아” 한 번으로 부족하여 두서너 번 연거푸 불러야만 속이 후련하던 어린 시절이 있었다. 신비하게도 부르면 부를수록 더욱 가슴이 채워지던 이름이 ‘엄마’였다. 동심의 세계를 마술사와 행복의 여신이 되어 가득 채워 주셨던 분. 내 서러움과 아픔을 한꺼번에 도맡아 주실 수 있었던 유일한 분. 가난했던 시절이어서 내 것이란 제대로 가져 본 적이 없었지만, 엄마만큼은 나의 모든 것이었다. 그 엄마를 어느 날 ‘어머니’로 부르게 되면서 딸은 슬픔을 배운다.
 
분주했던 결혼식이 끝나고 나서야 한 남자의 아내 됨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조금씩 터득되었고, 신혼여행지로 가면서 비로소 부모님의 둥지를 떠나야 함이 실감되었다. 그리고, 뒤늦게 철없던 시절에 대한 깊은 회한에 빠져 도착하자마자 전화를 걸었다. “어머니…,잘 도착했어요.” 처음으로 ‘어머니’라 어색하게 불렀던 것이다. 첫 아이를 분만한 후, 아들을 낳은 기쁨과 함께 깊은 슬픔에 빠졌었다. 내 생명에 숨겨진 어머니의 육신적 고통을 직접 체험했으니 말이다. 어머니로부터 나와 아들로 이어진 창조의 비밀과 사랑의 신비를 깨달으며 되돌아가 보상해 드릴 수 없는 안타까움에 서러웠었다. 이렇게 늘 기쁨과 슬픔은 함께 있었다.

결혼 생활의 연륜이 길어가며 어머니 삶을 반복하는 닮은 꼴이 되면서부터 나는 어머니를 항상 가슴에 품고 살았다. 아들을 기숙사로 떠나 보내며 이민 간 자식들을 그리며 눈물 짓는 어머니를 이해하고, 말대꾸하며 거부하는 아이들을 통해 어머니 가슴에 못을 박던 내 어린 시절을 떠올렸다. 내 육신이 아파 누워서야 어머니 병환에 무심했던 그때가 죄스러워지고, 맛있는 반찬은 자식들에게만 주고 자신은 잡술 줄 모른다고 시침을 떼시던 진심도 이해되었다. 또한 부부 싸움에 익숙해지고, 내 잔소리가 심해지며, 가끔 두 아이들조차도 귀찮아질 정도로 삶에 지치게 되면서 나도 모르게 어머니를 ‘어머님’으로 고쳐 부르게 되었다. 부르면 부를수록 가슴이 메어지고 시려지는 ‘슬픔의 이름’으로.

초등학교 4학년 때였다. 생전 처음 학부형 회의에 참석하셨던 엄마가 자랑스러워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운동장에서 서성거렸다. 얼마 후 기대와 기쁨으로 가득 차서 창문 틈으로 교실 안을 들여다보던 나는 얼마나 부끄럽고 창피했는지 모른다. 멋을 부린 다른 젊은 엄마들 틈에 끼어 앉으셨던 할머니 같은 내 엄마는 꾸벅꾸벅 졸고 계셨다. 그런데 그 일이 내 일생을 통하여 어머니에 대한 연민의 모습으로 남아 있다. 당시의 내 어머니에게 학부형 회의가 무슨 의미가 있었을까. 얼마나 삶에 지쳐 시달리고 힘들었으면 딱딱하고 낮아 불편하기 짝이 없는 초등학생 의자 위에서 잠이 다 드셨을까. 과학 문명의 혜택을 최대로 누리며 세상 편하게 살면서도 힘에 겨워 쩔쩔매며 짜증내는 내 삶이 부끄럽기만 하다.

1995년, 그해 여름 모국방문길에 어머님과 어쩌면 영원한 이별이 될 작별을 하고 왔었다. 어린 시절에 ‘약손’이었던, 이제는 핏기 없는 바짝 마른 어머님의 손을 마주 잡고 두 육신은 하나가 되어 오랫동안 침묵하였다. 바람결에 날아갈 듯 빈약해진 여든넷 어머님의 초라한 가슴에 안긴 채 서러움의 강물에 빠졌었다. 그곳에 머무는 동안 막내딸을 다시 떠나 보낼 생각에 밤마다 슬픔을 참아 내느라고 돌아누운 뒷등이 들먹이시던 것과 잠결에 깨어보면 내 손을 쓰다듬으며 눈물을 삼키고 계시던 어머님. 얄궂은 시간 때문에 보행이 불편한 어머님을 집문 밖에서 작별했었다. 어쩔 수없이 뒤를 돌아보고 돌아보며 점처럼 작아지는 어머님을 가슴에 소중하게 품으며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

그 것이 불과 2개월 전의 일이었는데도, 당시 나는 벌써 내 가족들에 파묻혀 어머님을 무심하게 잊고 살아가고 있었다. 사랑은 위에서 아래로 흐르도록 되어 있다며, 내 아이들을 잘 키우는 일이 우선이고, 그것이 어머님에 대한 효도라며 잘도 합리화하면서 말이다.
그러나, 생각날 때마다 우는 슬픈 이름이여!
꿈 속에서도 나를 울리는 슬픈 이름이여! 어머님 !

< 원옥재 - 수필가, 캐나다 한인문인협회원, 전 회장 >



1997년 외환위기 때는 한 가닥 희망이라도 있었다. 부실기업만 도려내면 경제가 되살아날 거라는 기대를 하며 모두가 희생을 감수하고 고통을 참아냈다. 하지만 지금의 위기는 그 성격부터 다를 뿐 아니라 훨씬 고질적이다.
가장 큰 차이는, 외환위기 당시는 한보나 대우 등 특정 ‘기업’의 부실이 문제였지만 지금은 조선이나 해운 등 특정 ‘산업’의 경쟁력 약화가 위기의 원인이라는 점이다. 그게 그거 아니냐고 할지 모르지만 둘 사이는 본질적인 차이가 있다. 예를 들면, 외환위기 때 기아자동차는 부실에 빠졌지만 같은 업종인 현대자동차는 기아차를 인수해 경영할 정도로 큰 문제가 없었다. 그래서 당시는 ‘부실기업’의 구조조정을 통해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부실산업’을 구조조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는 현재의 경제위기가 외환위기 때보다 훨씬 복합적이며, 정부나 채권단도 더 넓은 안목으로 구조조정에 임해야 한다는 것을 뜻한다. 외환위기 때 했던 대로 특정 부실기업의 재무 상태를 개선하고, 정부 주도의 ‘빅딜’ 등을 통해 위기를 해결했던 것처럼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구조조정 재원을 어떻게 조달할 것인지도 물론 중요하지만 ‘부실산업’의 구조조정이라는 본질을 외면한 채 ‘부실기업’의 재무 구조 개선에만 매달려선 위기를 극복할 수 없다.
사태의 심각성은 경쟁력 약화가 조선이나 해운 등 특정 산업에 국한되지 않는다는 데 있다. 철강이나 석유화학, 전자 등 그동안 우리 경제를 떠받쳐온 주요 업종이 모두 비슷한 위기 상황에 처해 있다. 잘나가던 자동차산업도 중국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는 등 어느 업종 하나 믿고 기댈 곳이 없다. 우리 경제가 뿌리부터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왜 이 지경에 이르렀는지 근본적인 성찰이 필요하다. 일차적인 책임은 물론 국제 경제환경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지 못한 해당 기업에 있다. 외환위기가 발생한 것도 당시의 국제 경제환경에서 더는 통하지 않던 차입에 의한 투자 확대와 기업 확장 전략을 고수했던 국내 기업의 시대착오적인 경영 행태 때문이었다. 지금의 위기도 대외환경 변화에 적응 못한 결과라는 점에서는 외환위기 때와 별로 다르지 않다.


하지만 기업들의 이런 행태를 제때 통제하지 못한 금융기관의 책임은 훨씬 크다. 그리고 궁극적인 책임은 사실상 금융기관을 장악하고 관리해온 정부에 있다. 외환위기를 넘긴 2000년 3월 <금융·기업 구조조정 백서>를 발간한 금융감독위원회는 금융기관에 대한 정부의 감독 소홀과 미숙한 정책 대응 등을 외환위기의 원인으로 꼽았다. 그런데도 정부는 외환위기에서 별로 배우지 못한 듯하다. 오히려 폭탄 돌리기 하듯 구조조정을 미뤄오면서 부실 규모만 더 키웠다. 반드시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
구조조정의 주체를 명확히 세우지 못하고 있는 것은 더 큰 문제다. ‘국책은행 자본확충 협의체’가 정부와 한국은행 등으로 구성돼 있지만 이는 실무 협의체에 불과하다. 이번 위기는 우리 경제의 바탕을 이루는 주요 업종의 총체적인 경쟁력 약화에서 초래된 만큼 정부와 정치권, 그리고 채권은행 등을 망라한 범국가적인 대응체제를 만들어야 한다. 그러려면 대통령부터 위기의 본질과 심각성을 깨닫고 직접 나서야 하는데, 뒷전에서 이런저런 훈수를 두면서 남 탓이나 하고 있으니 답답할 노릇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산업 구조조정’의 성공을 기대하기 어렵다. 대통령의 리더십이 무너진데다 3당 체제로 갈라진 정치권이 한목소리를 내기가 쉽지 않고, 노조의 반발도 만만치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대로 가다간 서로 공방만 벌이다 최악의 상황에 내몰릴 가능성이 크다. 민주주의를 퇴행시키고 남북 관계까지 파탄 낸 박근혜 정부 아래서 이제 경제마저 거덜 날 지경에 이른 것이다. 시대착오적이고 무능한 대통령을 뽑은 대가를 우리 국민이 혹독하게 치르고 있는 중이다.
< 정석구 - 한겨레 신문 편집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