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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0자 칼럼] 자유

● 칼럼 2017. 10. 2. 16:40 Posted by SisaHan

대상포진으로 바깥출입도 못하고 종일 집에만 갇혀있다가 하루는 유튜브(YouTube) 동영상에 “놀라운! 이것은 당신이 죽기 전에 볼 필요가 있는 비디오입니다”는 광고가 눈에 띄기에 죽기 전에 봐야 한다는 말에 속아 얼른 그 프로그램을 찾았다.

내용은 큰 수영장 몇 배가 되는 원탁 우리 안에 고래를 여러 마리 집어넣고 재주를 부리는 것을 구경하는 것이었다. 관중은 모두 합하여 1만명은 될까? 고래가 고래답지 않은 행동, 이를테면 관객들에게 의도적으로 물을 뿌리는 행동을 보이면 관중들은 재미있다 박수를 치는 것이다. 그런데 고래는 묘기를 어디서 배웠을까? 물론 사람에게 배웠다. 고래의 묘기는 생존을 걸고 행동과학에서 나온 훈련법칙을 따라 단계별로 하나하나 훈련해서 조합한 것이라고 해야겠다.

음악에 맞추어 춤추는 코끼리를 예로 들어보자. 두꺼운 철판 위에 코끼리를 가두고 그 철판에 점점 더 뜨거운 열을 가한다. 그리고 동시에 차이코프스키의 교향곡을 들려준다. 그 철판의 뜨거움이 견디기 어려운 정도가 되면 코끼리가 잠시나마 다리를 서로 바꾸어가며 들었다 놨다 할 것이다. 이게 바로 코끼리가 음악에 맞춰 추는 춤이다. 이때 뜨거운 열기는 파브로브가 말하는 무조건 자극, 교향곡은 뜨거운 열과 항상 같이 나타나는 조건자극이다. 이 과정을 여러 번 되풀이 하다 보면 뜨거운 열이 없어도 차이코프스키의 교향곡만 나오면 코끼리는 비록 철판 위가 아니라도 다리를 들었다 놨다 할것이다. 사람 편에서 보면 음악에 춤추는 코끼리이다.

동물의 묘기는 전부 이와 같은 전기쇼크, 먹이같은 동물이 본래 고통스러워하거나 좋아하는 먹이같은 무조건 자극으로 훈련된다. 파브로브와 이론적 근거는 다르지마는 벌써 오래 전에 스키너(B.F.Skiner)라는 심리학자는 동물뿐만 아니라 인간의 모든 행동도 강화 인자(reinforcer)에 의해서 형성된다는 이론을 주장했다. 그는 이 강화 인자를 이용하여 탁구를 치는 비둘기, 노래하는 개(犬)도 만들었다. 그러니 동물들의 묘기란 그들이 이 묘기를 배울 때 신체적인 고통이나 먹이를 박탈당한 경험을 수 없이 겪었다 할 수 있다. 이 고통을 피하거나 먹이를 얻으려는 행동에 관중은 박수를 보낸다.
나는 동물들의 묘기에 박수를 보내는 것을 보면 인간이 퍽 잔인하다는 생각이 든다. 하기야 동물에게 사람보다 더 잔혹한 것이 있겠는가. 동물은 그들이 태어난 환경 속에서 사는 것이 제일 좋은 것이다. 이떤 사람은 호랑이를 길들여 고양이처럼 안고, 사자를 길들여 주인 말을 잘 듣는 개처럼 만들었다. 그러나 내 생각으로 주인 앞에 한가로이 누워있는 호랑이나 사자들은 그들이 뛰어다니던 초원과 구릉이 그립고 주인 TV에 마음껏 뛰어다니는 자기 동료들을 보면 몹시 부러운 생각이 들 것 같다.

벌써 20년이 지났다. 서울에 살 때 어느 여류시인과 함께 점심식사를 한 적이 있다. 그 음식점 옆으로는 교실 반 만한 크기의 울타리 속에 사슴 한 마리를 넣어두었다. 아마 손님들이 자연의 풍광을 상상하며 식사를 하라는 음식점 주인의 장사술로 생각된다. 그런데 그 여류시인은 나를 보며 “선생님 저 사슴 눈 좀 보세요. 얼마나 예쁜지…”라는 감탄사를 연발해대는 것이다. 나는 속으로 “이 사람이 시인(詩人) 맞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보기에 이 사슴의 눈에 보이는 것은 슬픔 그것 뿐인 것 같았다. 자기가 뛰놀던 광활한 푸른 초원에 대한 그리움에 젖은 슬픈 두 눈 뿐이었다.

인간에게 가장 소중한 것이 무엇일까? 내 생각에는 자유다. 우리는 우리에게 정신적으로나 신체적으로 구속이 올 때는 무조건 그 구속으로부터 벗어나려고 반항한다. 어린 아이들이 밥을 먹을 때 보면 외부에서 누가 먹여주는 것 보다 제 스스로 먹으려고 발버둥친다. 우리가 옛날 미국 원조를 받으면서도 미국 욕을 하던 것도 자유를 잃지않기 위한 책략이었다. 이번 박근혜를 몰아 낼 때도 독재의 사슬에 자유를 잃었다는 생각, 잃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독재의 사술(邪術)을 마감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그 추운 2016년 겨울에 그 넓은 광화문 거리를 수십만 아니 수백만의 촛불들로 훈훈하게 만들지 않았던가.

새로 당선된 대통령을 만나면 그 앞에서 울음을 터뜨리는 사람들을 유튜브에서 여러 번 보았다. 왜 그럴까? 내 생각으로는 쌓이고 쌓인 한(恨)이 순간적으로 눈물로 폭발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난 날의 환경과는 너무나 대조적인 환경을 마련해 줄 것 같은 사람, 더 많은 자유를 보장해 줄 것 같은 사람을 만나면, 시집이라고 가서 고생만 죽도록 하다가 문득 친정 아버지를 만나면 왈칵 울음이 나오는 것과 마찬가지인 것 같다.

짐승은 그 짐승이 사는 곳에서, 사람은 사람이 사는 곳에서 하고 싶은 말을 하며, 하고 싶은 일을 하며, 가고 싶은 데를 가고, 아무 구속이나 제약이라곤 없는 사회가 우리가 꿈꾸는 이상향이라는 생각이 든다.

< 이동렬 - 웨스턴 온타리오대 명예교수 >


[칼럼] 여의도법연구회

● 칼럼 2017. 10. 2. 16:38 Posted by SisaHan

#1. 국회 인사청문회에 나선 초·재선들이 31년 판사생활을 한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의 경력이 부족하다고 호통쳤다. 초·재선의 연부역강을 반긴다면 착각이다.
당 돌아가는 꼬락서니에는 입도 벙긋 못하는 이들이 허다하다. 정작 본인들은 변변한 당직 경험도 없다. 그러니 방약무인이란 소리나 듣는다.
여의도에서 말하는 경력이란 게 뭔가 싶다. 자유한국당은 불과 1년여 전 20대 국회 원구성 협상을 하며 8선의 서청원 의원을 국회의장으로 내세우려 했다. 30여년 국회의원이 직업이고, 당대표도 했고, 친박계 좌장이니, 친박연대라는 현대정치사를 코미디로 만든 당명을 내세워 공천헌금 받아 감방에 갔다 온 일은 적당히 덮을 수 있겠다 싶었을 것이다. 그러더니 이제 와서 당을 망친 주범이라며 그에게 나가란다. 범죄 경력도 경륜이라며 입법부 수장으로 세우려 했던 자유한국당이 사법부 수장의 경력 부족을 말한다. ‘여의도법’은 이런 식이다.


#2. 2011년 7월 국회는 법원조직법을 개정해 대법원장과 대법관의 임용자격을 강화했다. “법원이 국민으로부터 신뢰와 존경을 받을 수 있도록 사법부 인사제도 개선”이 개정 이유였다. 20년(기존 15년) 이상 판사·검사·변호사 경력이 있으면서 45살(기존 40살) 이상인 사람 중에 대법원장을 지명하도록 했다. 김 후보자는 임용자격을 갖췄다.
한 해 전인 2010년 당시 한나라당 사법제도개선특위는 법원 내 연구모임인 우리법연구회의 좌편향을 주장하며 “법원조직법을 개정해 해체시키겠다”고 공언했다. 그런 한나라당이 왜 법원조직법을 개정할 때 대법원장 임용자격 조항(42조)이나 금지사항 조항(49조)에 ‘특정 연구단체 회원 제외’ 문구를 넣지 못했을까. 말이 안 되는 ‘여의도법’이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을 이은 자유한국당은 우리법연구회를 “법원 내 하나회”라 부른다.
애초 법조계에서 ‘법원 내 하나회’라는 말은 우리법연구회가 아닌 ‘민사판례연구회’를 지칭하는 말이다. 모임 운영 과정의 배타성이 입길에 오르며 ‘사법부 하나회’로 불렸다. 현 양승태 대법원장이 민판연 출신이다. 김 후보자가 우리법연구회 출신이어서 대법원장이 될 수 없다면, 양 대법원장도 그런 황당한 주장을 피해갈 수 없다. 양 대법원장은 6년 임기를 채웠다.


#3. 2014년 12월19일 통합진보당이 헌법재판소 결정으로 해산됐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 2주년 기념선물이냐는 말도 나왔다. 자유한국당에서 통합진보당 해산에 반대하는 소수의견을 냈다는 이유로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를 비토했고, 국회 본회의 표결에서 인준안이 부결됐다. 자유한국당은 “민의를 대표하는 국회가 부결시켰으니 재판관직도 사퇴하는 것이 도리”라고 주장한다. 헌재 해산 결정은 국회 인준안 표결처럼 무기명이 아니다. 김 재판관이 홀로 소수의견을 낸 것은 세상이 다 안다. 자유한국당은 지난 3년 뭘 하다 이제 와서 난리일까. ‘여의도법’이다.


“완벽하게 합의할 수 있을 때까지 싸움을 벌여야 한다면 평화는 요원하다. 동의할 수 있는 최소한의 단계에서 합의하는 것이 헌법을 제정하는 방법이다. 합의하지 못한 부분은 입법자가 법률의 제정을 통해 마무리할 것이라고 전제하고 정하는 것이다. 헌법재판관들의 의견이 다수의견과 소수의견으로 갈라지는 것은 정해져 있는 답을 찾지 못해서가 아니라 정답이 구체적으로 정해져 있지 않기 때문이다.” (김진한, <헌법을 쓰는 시간>)
자유한국당 ‘여의도법연구회’ 회원들에게 일독을 권한다.

< 김남일 - 한겨레신문 정치팀 기자 >


열기 가득 ‘윤도현 밴드’

● 한인사회 2017. 10. 2. 16:35 Posted by SisaHan

지난 16일 저녁 소니센터에서 열린 윤도현밴드 토론토 공연 모습. 이날 3천명에 가까운 청중이 참석해 정열적인 YB 윤도현 밴드 멤버들 공연에 열띤 호응과 성원을 보냈다.


“촛불시민들 노벨상 받을 자격”

● COREA 2017. 10. 2. 16:32 Posted by SisaHan

뉴욕 해양항공우주박물관에서 라가르드 IMF총재로부터 세계시민상을 받은 문 대통령.

문 대통령, 세계시민상 수상 “촛불혁명 민주 새 희망”

“촛불혁명으로 세계 민주주의 역사에 새로운 희망을 만들었다.” 19일 아틀란틱 카운슬이라는 미국의 싱크탱크로부터 ‘세계 시민상’을 받은 문재인 대통령의 수상 소감의 한 대목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와 함께 이 상을 받았다. 뉴욕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문 대통령은 “이 상을 지난 겨울 추운 광장에서 촛불을 들었던 대한민국 국민들께 바치고 싶다”며 이같이 밝힌 뒤 “대한민국은 민주주의와 경제성장에 모두 성공한 나라가 됐다.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우리 국민들의 성취가, 내가 오늘 우리 국민을 대표해 세계시민상을 수상하게 된 이유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의 이날 수상소감은 세계시민을 상대로한 한국 민주주의 운동사의 요약본이었다. 문 대통령은 자신이 한국전쟁이 휴전되는 해(1953년)에 태어났다고 소개한 뒤 “그 시절 한국에 대해 외국의 어떤 칼럼니스트는 ‘한국에서 민주주의가 이뤄진다는 것은 쓰레기통에서 장미꽃이 피기를 기다리는 것과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로 시작했다. 이어 1960년 4·19 혁명과 그 이후 장기간 군사독재, 1980년 5월 광주의 시민항쟁과 1987년 6월항쟁 등 민주주의를 향한 한국 현대사의 주요 변곡점을 두루 짚으면서 “이제 한국의 민주주의는 국민주권의 완전한 실현을 위해 진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광주 시민항쟁에 대해 “가장 평범한 사람들이 가장 평범한 상식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건, 인간으로서의 존엄을 지키려는 숭고한 실천이었다”며 “한국 민주주의의 용기와 결단은 목숨이 오가는 상황에서도 절제력을 잃지 않는 성숙함으로 빛났다”고 소개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 국민은 촛불혁명을 통해, 헌법의 절차를 통해 국민의 뜻을 배반한 대통령을 파면했다. 가장 평화롭고 아름다운 방법으로 국민의 뜻을 실현했다”고 말했다.


< 뉴욕=김보협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