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당정권 국가운영수준 저하

● CANADA 2014. 5. 20. 14:16 Posted by SisaHan
“캐나다 2011년 이후 후퇴” 독 재단 비교조사

보수당이 집권한 지난 2011년 이후 캐나다의 국가운영 수준이 후퇴한 것으로 조사됐다.
독일의 베르텔스만 재단이 선진 41개국을 대상으로 각국 정부의 정책 거버넌스 수준을 비교 조사한 결과 캐나다는 정책 수행 부문 순위 에서 20위에 머무는 등 전반적인 국가 운영 수준이 하락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같은 현상은 지난 2011년 5월 총선에서 보수당이 과반 이상의 의석을 확보해 집권에 성공한 이후 두드러진 것으로 분석됐다.
 
조사에서 캐나다는 정책 수행 분야 외에도 민주주의의 질 부문에서 17위, 거버넌스 부문에서 10위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정보 접근 부문에서도 ‘정치 및 정부 관료들의 기피’로 인해 26위에 머무는 데 그쳤다. 특히 환경 정책 부문은 전체 조사대상 국가 가운데 38위에 그친 것으로 드러나 최악 수준이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캐나다의 순위는 지난 2011년 같은 조사 때에 비해서도 악화한 것으로 한 정책연구소 관계자는 캐나다가 “전반적으로 중위권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조사 보고서는 캐나다의 저조한 순위의 원인 및 배경으로 지난해 국민적 논란을 불렀던 상원 세비 부정수급 파문 등 잇단 정치 스캔들과 환경 관련법규의 후퇴, 독단적인 정책결정 등 집권 정부의 실정을 꼽았다. 특히 캐나다의 순위 하락 시기가 보수당의 다수 정부 등장 이후와 직접 관련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2011년 5월부터 2013년 5월에 이르기까지 캐나다 정부의 거버넌스의 질이 악화했다는 사실이 명확하다”며 “과거 수 십년 동안 캐나다가 높은 수준의 거버넌스 구조를 구축하고 효율적인 정책을 수행해 온 데 비해 다수 정부 집권이후 이런 상황을 위태롭게 했다”고 지적했다.
 
구체적으로 상원 세비 스캔들을 언급하면서 나이젤 라이트 전 총리비서실장이 세비 부정 수급 당사자인 마이크 더피 의원에게 9만 캐나다달러의 환급금을 비밀 제공한 사실을 예시하고 이는 “정부의 성실ㆍ청렴성에 심각한 타격을 입혔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또 보수당 정부가 의화 예산국과 대립한 끝에 케빈 페이지 전 국장이 사퇴한 사태와 2011년 인구센서스 방식을 둘러싸고 통계청장이 퇴진한 사례도 적시했다.
캐나다는 경제와 사회 정책 부문에서 각각 7위의 상위권에 올랐으나 보고서는 낮은 노동생산성과 소득 불균형 확대 등이 주요 과제라고 지적했다.


화난 미국 엄마들: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CNN 본사 앞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희생자를 애도하고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는 집회에서 자녀들과 함께 참가한 한인엄마들이 손팻말을 들고 있다.

1074명 세월호참사 성명, 한국정부 피해자 치유등 대책촉구

한국이 아닌 외국에서 활동하는 교수 1,074명이 공동 성명에서 한국 정부가 피해자 치유와 배상을 비롯해 적극적으로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교수들을 13일 발표한 성명을 통해 “이번 사건을 통해 사회 총체적인 비리와 부실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주로 한인들로 구성된 참여 교수들은 또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경제적 이익보다 사람을 먼저 생각하는 패러다임의 전환이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성명을 주도한 미국 메릴랜드주 솔즈베리대 정치외교학과의 남태현 교수는 이날 워싱턴DC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교수들의 서명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남 교수 외에 토론토대 한주희 교수와 남윤주(버팔로대), 김기선미(라마포칼리지), 유종성(캘리포니아대 샌디에이고 캠퍼스), 권경아(조지아 주립대) 등 6명의 교수는 지난 7일 ‘세월호 참사는 대한민국에 울리는 경종 : 신자유주의적 규제 완화와 민주적 책임 결여가 근본적 문제’라는 제목의 성명서(성명서 전문 : http://sewolscholars.weebly.com/5462044544-494574774949436.html )를 써 외국에 연구직에 종사하거나 교편을 잡고 있는 한국·외국 학자들에 회람해 서명을 받았다. 캐나다에서도 한 교수 외에 토론토대 주혜연, Mclean, Heather 교수 등 다수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이들은 성명에서 세월호 참사가 단순히 비도덕적인 선장과 선원들의 일탈적 행위 때문이 아니라 규제완화와 민영화, 무능력과 부패에서 비롯한 미비한 구조 노력의 결과라며 책임자를 처벌할 특검과 특별법 도입을 요구했다.
 
성명은 “규제 완화로 인한 노후한 선박의 수입, 부패한 정부 관료가 눈감아 준 구조변경과 무리한 화물 적재, 민영화한 선박 안전 검사 시스템, 저임금 비정규직으로 선장과 선원을 채우는 고용 체계가 세월호 침몰을 야기했다”며 “정부는 배 안에 있던 승객 수백 명 중 단 한 명도 구하지 못하고 수장시켰다”고 밝혔다. 
이들은 또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근혜 정부는 국민의 생명을 보호할 책임을 철저히 이행하는 대신, 특정 민간구난업체의 독점적 권리를 보호하고 언론을 통제하는 데에 전력을 쏟았다”며 “무능력하고 무책임한 관료들을 참다못해 최고 책임자인 대통령에게 호소하고자 하는 실종자 가족들을 경찰력으로 막고 심지어 사찰까지 자행하는, 실로 믿을 수 없을 만큼 비윤리적이고 반민주적인 행태까지 보였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이어 박근혜 정부에 △생존자, 희생자와 이들 가족에 대한 적극적인 치유와 정당한 배상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것은 대통령을 포함한 정부의 가장 기본적인 의무임을 인식하고 세월호 비극에 대한 책임을 질 것 △세월호 비극의 원인을 조사하고 책임자를 처벌할 독립적 특검 및 특별법 도입 △최근 진행되고 있는 무분별한 공적규제 완화와 민영화 정책을 철폐하고 안전 등 공익에 관한 규제를 강화할 것 △방송장악과 언론통제를 위한 일체의 작업을 즉시 중단하고, 언론자유를 보장할 것 등 5가지 요구 사항을 엄중하게 촉구했다.
< 이제훈 기자 >


오전 10시 ‘사원들과의 대화’도 취소
노조 출근 저지 과정에서 차 유리창 파손
 
길환영 <한국방송>(KBS) 사장이 19일 예고했던 기자회견을 돌연 취소했다. 퇴진 압박이 거세지는 가운데 계속 입을 닫고 있던 길 사장은, 기자회견 취소에 대해서도 이유를 설명하지 않았다.
 
KBS는 이날 오전 10시30분께 “내부 사정으로 기자회견을 취소한다”고 문자를 통해 기자들에게 밝혔다. 이날 오전 10시로 예정돼 있던 ‘사원들과의 대화’도 취소됐음도 함께 알렸다. 사원과의 대화가 열리는 장소에 있었던 한 기자는 “류현순 부사장 등이 현장에 나와 ‘사원들 감정이 격앙돼 있어 효율적 대화가 어렵다고 보고 사장과의 대화를 취소한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KBS 관계자는 “오전 출근 과정 충돌로 일정이 틀어져 오후 기자회견까지 취소한 것 같다. 정확한 이유는 파악 중”이라고 말했다.
 
앞서 길 사장은 이날 오전 9시께 KBS본관 앞에서 기다리던 새노조·1노조 조합원 100여명에 의해 출근을 저지당했다. 이 과정서 길 사장의 에쿠스 차량의 앞 유리창이 파손되는 등 물리척 충돌이 빚어지기도 했다. 길 사장은 즉각 차를 돌려 KBS를 빠져나갔으나, 곧 다른 경로를 통해 회사 안에 들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새노조 관계자는 “양 노조가 길환영 사장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을 출근 저지로 보여줬다. 팀장급 이상만 참여하려고 했던 오전 10시 사원과의 대화에도 못오게 됐고, 상황이 꼬이면서 변명이나 해명을 하려던 기자회견도 못하게 됐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정국, 김효실 기자>


[1500자 칼럼] 오월에는

● 칼럼 2014. 5. 10. 16:24 Posted by SisaHan
봄비 내리는 토요일 오후, 손녀 서현이와 데이트를 계획한다. 아니 계획이라기보다 불현듯 스친 생각이다. 세 살짜리 아이의 버릇을 바로잡기 위해 회초리를 들었다는 아들 마음이 안쓰럽고, 시시때때 그 앞에서 자지러질 아이를 떠 올리니 마음이 아려서 한 역할 하고 싶었던 게다. 여든 넘도록 성품 좋은 사람이 되려면 이 시기에 꼭 필요한 교육이지만 나에겐 일련의 과정들이 아픔으로 다가온다. 
데이트 장소는 아이가 좋아하는 장난감 가게로 정했다. 호기심에 빠진 아이의 발걸음에 보조를 맞출 수 있을 지 의문이지만 꿈의 궁전을 원 없이 돌다보면 부녀의 신경전이 조금이라도 느슨해 지지 않을까. 이제 겨우 세 번째 봄을 맞는 새싹과 함께 데이트 할 생각하니 고목에 초록물이 드는 것 같다. 
아이를 카시트에 앉히고 옆자리에 좌정했다. 뽀송하고 보드라운 손을 입술에 갖다 대니 녀석은 나 보다 더 어른스런 미소를 짓는다. ‘아이는 어른의 아버지’란 윌리엄 워즈 워드의 무지개가 그 얼굴에 걸린 듯하다.
 
‘할머니 집 말고 장난감 가게 가는 거지요?’ 아이는 다짐하듯 묻는다. 아뿔싸.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할머니 집 외출이 최고였는데 요즘은 인기가 시들해졌다. 덩달아 할머니 시세도 예전만 못함을 실감한다. 풍요의 시대, 전자기기가 만연한 시대에서 커가는 아이에게 반대 여건을 고집했더니 이제 먹히지 않는 시기가 된 모양이다. 지금 아이가 기억하는 할머니 집은 아마도 고장 난 텔레비전에 몇 안 되는 장난감과 내용을 달달 외우는 동화책 몇 권만이 있는 곳 일 게다. 부엌의 싱크대며 수납장, 화장대, 등 아이가 탐냈던 곳은 아낌없이 개방했고 숨바꼭질이며 춤, 노래까지 몸 개그도 불사했건만……. 무정한 녀석이다. 예전의 인기를 회복하려면 절충안을 고려해야 할 지 말지 고민을 해야 할 것 같다. 차가 쇼핑몰로 진입하자 아이는 ‘여기 아니고 저기!’ 하며 눈에 익은 곳을 손짓하며 조바심을 낸다. 
남편과 나는 카트를 밀기보다 아이의 양손을 하나씩 잡고 매장으로 들어섰다. 부모와 함께 오면 으레 그러는 듯, 두어 번 스윙을 해 달래더니 걸음을 멈춘다. ‘하버지는 요렇게 할머니 손잡아요.’ 아이는 남편과 나의 손을 엮어주고 옆으로 빠져나와 내 손을 잡는다. 그리곤 자유로운 한 손으로 장난감을 짚어가며 영상속의 캐릭터와 조잘거린다. 아이답지 않은 기특한 생각을 한다했더니 나름대로 속셈이 있었던 거다.
 
눈높이 데이트는 의외로 재미있었다. 아직 뭔가를 가지고 싶은 욕망이 적은 연령대라 품에 안는 것 보다 보는 걸 더 좋아했다. 아이가 이끄는 대로 다니며 보아주고 태워주다 보니 함께 즐기는 시간이 되었다. 특히 사내아이만 둘 키운 나는, 무기고 같은 장난감 코너가 삭막하게 각인되어 있는데 비해 여아들의 코너는 아기자기 하면서도 이야기가 있는 공간이어서 다채로웠다. 아이는 과자 한 봉지, 우리는 공주님 드레스와 장난감 노트북과 알파벳 블록 쌓기 한 통을 골라서 차에 올랐다. 
손수 고른 과자 봉지를 안고 흡족한 표정으로 사각거리는 아이의 얼굴은 바로 천사의 모습이다. 밝고 맑은 순수함의 대명사, 저 얼굴을 위해 어른인 나는 무엇을 어떻게 하며 살아야 하는가. 여객선 참사 이후 묵직하게 누르고 있던 돌덩이가 비로소 흔들리기 시작한다. 자식들 위해 나선 길이지만 오히려 위안을 받는 시간이 되었다. 
 
비통함 속에 어이없이 보낸 사월의 아이들은 가슴에 묻고 오월에는 다시 시작해야 한다. 실추된 우리의 모습을 세우기 위해 그리고 저 어린 새싹들을 위해.

< 임순숙 - 수필가, 캐나다 한인문인협회 회원 / ‘에세이스트’로 등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