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원자력기구가 지난 2(현지) 나탄즈 핵시설에 원인 모를 화재가 발생해 원심분리기 개발 시설이 피해를 입었으나, 인명 피해는 없다고 밝혔다. 사진은 화재 직후 이란 원자력기구가 공개한 나탄즈 핵시설의 모습.

            

나탄즈 핵시설 원인모를 불원심분리기 개발 지체

서방 언론, 사보타주 가능성이란서도 적국 공격설

나탄즈 핵시설, 2010년 미-이스라엘 해킹 공격당해

         

이란의 나탄즈 핵시설에 지난주 화재가 발생해 첨단 원심분리기 개발이 지체되는 피해를 입었다. 이란의 농축우라늄 개발의 중심 시설인 나탄즈는 2010년에 미국과 이스라엘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컴퓨터 바이러스에 의한 해킹 공격을 당한 바 있다.

나탄즈 핵시설에서 지난 2일 원인 모를 화재가 발생해 원심분리기 개발 시설이 피해를 입었으나, 인명 피해는 없다고 이란 원자력기구의 대변인 베루즈 카말반디가 5일 밝혔다고 <알자지라> 방송이 보도했다.

카말반디 대변인은 이번 사고로 첨단 원심분리기 개발과 생산이 중기적으로 늦춰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란은 피해를 입은 시설은 첨단 장비가 장착된 더 큰 시설로 교체할 것이라며 이 사고로 현저한 피해를 입었으나, 인명 피해는 없다고 밝혔다.

일부 이란 관리들은 이번 화재가 사이버 공격에 의한 사보타주가 원인일 수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관리는 특히 이란 정부가 그런 공격을 한 어떠한 나라에 대해서도 보복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란 국영통신 <IRNA>는 지난주 이스라엘과 미국 같은 적국에 의한 사보타주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지난주 나탄즈에서 화재가 난 직후 이란 당국은 단순 화재에 무게를 두고 발표했으나, 서방 언론들은 적국에 의한 사보타주 가능성을 제기했다. 서방 언론들은 또 원심분리기 피해 가능성도 거론했다. 서방 언론이 지적한 이런 사실들을 이날 원자력기구 대변인이 사실상 시인함으로써, 적국에 의한 사보타주 가능성은 커졌다.

불이 난 건물은 미국이 20185월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를 탈퇴하고 이틀 뒤 이란 최고지도자의 지시에 따라 건설을 시작한 것이다.

나탄즈 핵시설은 2010년 컴퓨터 바이러스 스턱스넷의 공격을 받아 원심분리기 일부가 수개월간 멈추는 피해를 봤다. 이 바이러스는 미국과 이스라엘이 개발한 것으로 확인됐다.

나탄즈의 우라늄 농축시설은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감시하는 이란의 핵시설 중 하나이다. 이란 정부는 나탄즈의 우라늄 농축이 평화적 목적으로만 사용된다고 주장하나, 서방 정보기관들과 국제원자력기구는 지난 2003년 중단된 핵무기 프로그램이 시설에서 가동됐다고 보고 있다. < 정의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