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회 솔로홈런 허용 후 완벽 봉쇄…시즌 4번째 7이닝 투구

 

역투하는 류현진 [USA투데이=연합뉴스]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류현진(34)이 불안했던 모습을 털어버리고 네 번째 도전 만에 시즌 6승(4패)을 수확했다.

 

류현진은 20일 미국 메릴랜드주 볼티모어 오리올파크 앳 캠든야즈에서 열린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방문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동안 3피안타(1홈런) 1볼넷 4탈삼진 1실점(1자책점)으로 호투하며 팀의 7-4 승리를 이끌었다.

 

류현진은 올 시즌 4번째로 7이닝을 던졌다. 아울러 평균자책점을 3.43에서 3.25로 끌어내렸다.

 

그는 지난달 29일 시즌 5승을 달성한 뒤 세 차례 선발 등판 경기에서 승리 없이 2패만 안았다가 23일 만에 승리를 추가했다.

 

출발은 불안했다.

 

류현진은 1회 1사에서 트레이 맨시니에게 풀카운트 승부 끝에 중월 솔로 홈런을 허용하며 선취점을 내줬다. 시속 132㎞ 체인지업이 높게 뜨면서 맨시니의 먹잇감이 됐다.

 

류현진은 후속타자 라이언 마운트캐슬에게 우전 안타를 허용해 흔들리는 듯했다.

 

그러나 류현진은 침착하게 대응했다. 안토니 산탄데르를 상대로 직구로 2스트라이크를 만든 뒤 변화구를 연거푸 던지며 3루 땅볼을 유도해 병살타로 잡아냈다.

 

류현진은 2회에도 프레디 갈비스에게 좌전 안타를 허용한 뒤 후속 마이켈 프랑코를 우익수 뜬공, 페드로 세베리노를 헛스윙 삼진으로 잡으며 위기를 탈출했다.

 

3회부터는 완벽했다. 류현진은 연속 이닝 삼자 범퇴를 기록하며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6개의 아웃카운트 중 5개를 맞혀 잡는 등 투구 수 관리에도 신경 썼다.

 

토론토 타선은 5회초 공격에서 역전에 성공하며 류현진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선두 타자 리즈 맥과이어가 상대 선발 맷 하비를 상대로 우중간 2루타로 물꼬를 텄고, 보 비셋이 우전 적시타를 터뜨리면서 1-1 동점을 만들었다.

 

이어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의 볼넷과 테오스카 에르난데스의 좌전 안타로 만든 1사 만루 기회에서 랜덜 그리칙이 2타점 중전 적시타를 쳐 3-1로 역전했다.

 

계속된 1사 1, 3루 기회에서 캐번 비지오의 텍사스성 행운의 적시타가 이어지면서 4-1로 도망갔다.

 

힘을 얻은 류현진은 5회말 갈비스, 프랑코를 모두 헛스윙 삼진으로 처리했다. 컷패스트볼을 결정구로 활용했다.

 

그는 후속타자 세베리노를 상대로 풀카운트 승부 끝에 볼넷을 허용했지만, 팻 벌레이카를 좌익수 뜬 공으로 잡으며 위기에서 벗어났다.

 

6회와 7회엔 여섯 명의 타자를 모두 범타로 돌려세웠다.

 

이날 류현진은 총 100개의 공을 던졌다. 직구(43개) 최고 구속은 시속 151㎞를 기록했다. 컷패스트볼(24개), 체인지업(17개), 커브(12개), 싱킹패스트볼(3개), 슬라이더(1개) 등 다양한 변화구도 곁들였다.

 

[그래픽] MLB 류현진 볼티모어전 투구 내용

 

류현진은 왜 2년 만에 150㎞대 강속구를 던졌나

급격히 떨어진 체인지업 제구력…다시 꺼낸 강속구

류현진의 남은 선수 생활, 체인지업 부활에 달렸다

 

토론토 블루제이스 류현진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4·토론토 블루제이스)은 20일 미국 메릴랜드주 볼티모어 오리올파크 앳 캠든야즈에서 열린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방문경기에서 약 2년 만에 시속 150㎞대 직구를 던졌다.

 

그는 4-1로 앞선 6회말 1사에서 상대 팀 트레이 맨시니와 9구 풀카운트 승부를 펼쳤는데, 마지막 한가운데로 던진 직구 구속이 시속 93.6마일(151㎞)을 찍었다.

 

류현진이 150㎞대 직구를 던진 건 2019년 9월 29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전 이후 1년 9개월 만이다.

 

류현진은 경기 후 '2년 만에 150㎞대 직구를 던졌다'라는 취재진 질문에 "나도 잘 모르겠다. 저절로 힘이 생긴 것 같다"며 웃었다.

 

류현진은 자신의 말처럼, 갑자기 초인적인 힘이 생긴 것일까.

 

아니다. 이유가 있다. 류현진이 150㎞대 직구를 던진 건 현재 몸 상태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 류현진은 강속구를 못 던지는 투수가 아니다

 

사실 류현진은 강속구를 잘 던진다.

 

그는 KBO리그 한화 이글스에서 150㎞대 강속구를 밥 먹듯 던졌고, MLB 진출 초기에도 그랬다.

 

그러나 류현진은 MLB 2년 차였던 2014년부터 강속구 비중을 줄이기 시작했다.

 

강속구의 필요성을 잃었기 때문이다.

 

데뷔 시즌을 치른 류현진은 다양한 변화구, 제구력만으로도 MLB에서 성공할 수 있다는 걸 알게 됐다.

 

류현진은 무리한 방법 대신 안전한 방법을 택했다. 강속구에 욕심내지 않고 완급 조절에 초점을 맞춰 진화해나갔다.

 

자기가 가진 힘과 체력을 절묘하게 배분하는데 방향을 맞췄다.

 

그는 위기 상황에 놓여도 평정심을 잃지 않았다. 어깨에 힘이 들어가는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류현진은 강속구를 놓은 덕분에 많은 이닝을 책임지는 이닝 이터가 됐고, MLB 최고레벨의 투수가 됐다.

 

강속구 투구를 꺼리는 모습은 어깨 수술을 받은 뒤 더 짙어졌다.

 

◇ 지금은 류현진에게 강속구가 필요하다

 

류현진이 근 2년 동안 던지지 않던 150㎞대 강속구를 다시 꺼낸 이유는, 이날 경기에서 강속구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올 시즌 류현진은 주 무기인 체인지업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체인지업은 우타자를 기준으로 바깥쪽에서 종으로 떨어지는 변화구다. 우타자를 잡는 데 효과적이다.

 

류현진은 한화 소속 시절부터 체인지업을 '필살기'로 활용했다.

 

그런데 올해엔 어떤 이유 때문인지 체인지업이 말을 듣지 않는다.

 

투구 시 밸런스가 흔들리면서 제구가 잡히지 않는다.

 

MLB 통계 사이트인 베이스볼 서번트에 따르면, 올 시즌 체인지업의 피안타율은 0.269에 달한다. 지난해(0.185)에 비해 크게 늘었다.

 

류현진은 21일 볼티모어 전을 앞두고 평소 하지 않던 불펜 투구 훈련을 자청하며 체인지업 교정에 힘쓰기도 했다.

 

그러나 별다른 효과는 없었다. 류현진은 1회 맨시니에게 체인지업을 던졌다가 중월 홈런을 얻어맞았다.

 

이날 경기 초반 류현진이 던진 대다수의 체인지업은 높게 형성됐다. 상대 타자들의 헛스윙을 끌어내지 못했다.

 

주 무기를 잃은 류현진은 직구-컷패스트볼 등 직구 계열의 공으로 상대 타자들을 상대했다. 느린 변화구가 필요할 땐 커브를 활용했다.

 

6회 맨시니 타석. 류현진은 풀카운트에서 직구 2개와 컷패스트볼을 1개 던졌는데 모두 커트 당했다.

 

이제 커브를 던져야 하는 상황에 몰렸다. 밑으로 뚝 떨어지는 커브를 던지면 상대 타자의 헛스윙을 유도할 수 있지만, 그만큼 볼넷을 내줄 가능성도 커진다.

 

볼넷을 매우 싫어하는 류현진은 포수의 커브 사인에 고개를 흔들었다. 다시 직구를 택했다.

 

대신, 아주 세게 던졌다. 마치 될 대로 되라는 식으로 한가운데로 강하게 던졌다.

 

맨시니의 배트는 반응했다. 공은 중견수 정면으로 날아가 아웃됐다. 류현진이 '힘'으로 맨시니를 누른 것이다.

 

중계방송엔 93.6마일이 찍혔다. 2년 만에 150㎞대 강속구가 나온 배경이다.

 

◇ 류현진에게 남은 숙제, 체인지업 부활

 

류현진은 "저절로 힘이 생긴 것 같다"며 얼버무렸지만, 150㎞대 강속구를 던져야 하는 현재 상황이 썩 달갑지만은 않다.

 

그는 강속구 대신 체인지업을 효과적으로 던져야 한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이날 경기를 마친 류현진은 "체인지업은 그동안 가장 자신 있게 던지던 구종"이라며 "제구가 흔들려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체인지업을 못 던지면 경기 운영 방식을 바꿔야 한다. 어려운 상황"이라며 "어떤 수를 써서라도 고쳐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류현진은 본인의 말처럼 모든 방법을 동원해 체인지업을 정상화해야 한다.

 

나이가 적지 않은 류현진은 계속해서 몸에 무리가 가는 강속구를 던질 수 없다.

 

예전처럼 다양한 변화구와 제구력으로 타자들을 상대해야 한다.

 

그게 올바른 길이라는 걸 류현진은 잘 알고 있다.

 

승리 만족하지 못한 류현진 "체인지업 아쉬워…빨리 잡겠다"

"체인지업 제구 때문에 불펜 투구까지…직구 계열은 좋았다"

 

인터뷰하는 류현진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에이스 류현진(34)은 결과보다는 과정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승패를 떠나서 본인의 기준에 부합하지 않은 경기력을 보이면 자책하고 고심한다.

 

류현진은 20일 미국 메릴랜드주 볼티모어 오리올파크 앳 캠든야즈에서 열린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방문경기에서 7이닝 3피안타 1볼넷 4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해 시즌 6승(4패)을 기록한 뒤에도 그랬다.

 

그는 "주무기 체인지업이 제대로 들어가지 않았다"며 아쉬워했다.

 

이어 그는 "그동안 체인지업의 제구가 잘 잡히지 않아 (평소 하지 않던) 불펜 피칭까지 하면서 준비했는데 답답했다"고 말했다.

 

마냥 고개를 숙이고 있지는 않았다. 류현진은 "다만 경기 초반보다는 후반부에 체인지업 제구가 조금씩 잡히는 느낌을 받았다"며 "체인지업을 제대로 던지지 못하면 경기 운영에 어려움이 생기기 때문에 빨리 (제구를) 잡겠다"고 다짐했다.

 

올 시즌 류현진은 체인지업 제구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우타자 기준 바깥쪽에서 뚝 떨어지는 체인지업은 류현진의 필살기다. 특히 우타자를 상대할 때 효과적이었다.

 

그러나 최근 체인지업이 말을 듣지 않아서 직구와 컷패스트볼의 비중을 늘렸다.

 

이날도 류현진이 던진 100구 중 직구가 43구, 컷패스트볼이 24구나 됐다. 체인지업은 17구에 그쳤다.

 

이날 경기 전까지 올 시즌 체인지업의 비중은 29.1%였다.

 

직구를 결정구로 활용하다 보니, 어깨에 힘이 들어가서 직구 구속도 빨라졌다.

 

류현진은 6회 라이언 마운트캐슬을 상대로 시속 151㎞의 직구를 던지기도 했다.

 

다음은 경기 후 류현진과 일문일답.

 

-- 좋은 결과를 얻었는데, 평소와 달랐던 점은.

 

▲ 체인지업은 지난 경기처럼 제구가 잘 안 됐다. 1회 홈런을 허용한 것도 체인지업이었다. 지난 경기를 마친 뒤 체인지업의 제구를 잡기 위해 불펜투구도 했는데, 아직 완벽하지 않은 것 같다. 다른 구종이 좋아서 좋은 결과를 얻었다.

 

-- 올해 정규시즌 전환점을 돌고 있는데, 현재 몸 상태는.

 

▲ 굉장히 좋다. 체인지업만 문제가 있는 것 같다. 다른 것은 다 좋다.

 

-- 체인지업 제구가 안 되면 어떤 점이 달라지나.

 

▲ 체인지업은 그동안 가장 자신 있게 던졌던 구종이다. 상대 타자의 타구를 약하게 만든다. 제구에 어려움이 있다 보니 경기(운영)를 다 바꿔야 한다. 그만큼 어려워졌다.

 

-- 최근 팀 분위기는.

 

▲ 매우 좋다. 최근 아쉽게 몇 경기에서 졌지만, 어제 경기에서 역전승을 거두며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지금 분위기를 이어갔으면 좋겠다.

 

-- 과거에도 체인지업 제구가 떨어진 경험이 있나.

 

▲ 당연히 있다. 어떻게 잡느냐가 중요하다. 현재 체인지업은 스트라이크와 볼의 차이가 크다. 그냥 내가 빨리 (제구를) 잡아야 한다. 어떤 수를 쓰더라도 잡겠다. 항상 영상을 보면서 연구한다. 이번 불펜 투구에서 잡으려고 했는데 아쉽다. 오늘도 어려움이 있었다. 후반에는 괜찮은 체인지업이 몇 개 들어갔다.

 

-- 2년 만에 시속 90마일 이상의 빠른 공은 던졌는데.

 

▲ 나도 잘 모르겠다. 저절로 힘이 생긴 것 같다.

 

-- 오늘 경기 호투의 비결은.

 

▲ 컷패스트볼과 직구, 커브가 좋았다. 많이 섞어가면서 던졌다. 세 구종이 좋아서 7회까지 던진 것 같다.

 

-- 오늘은 미국의 아버지 날이었는데.

 

▲ 이런 날 잘 던져서 기분 좋다. 가족들도 기뻐한다.

 

-- 오늘 경기에서 직구 비중이 컸다.

 

▲ 직구 제구가 좋았다. 체인지업 제구가 어려워지다 보니 직구를 많이 던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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