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원주민 학교 터에서 또 무덤…교황, 사과할까

● CANADA 2021. 7. 14. 12:33 Posted by 시사 한겨레 ⓘ한마당 시사한매니져

5월 이후 발견된 이름 없는 무덤만 1000개 이상

원주민 아동 강제수용 학교 70% 가톨릭이 운영

교황, 연말 원주민 대표 면담서 ‘사과’ 여부 주목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 페넬라쿠트섬에 있던 기숙학교인 ‘쿠퍼섬 원주민 공업학교’에서 아이들이 수업을 받고 있는 모습이 찍힌 날짜 미상의 자료사진. 1890년부터 1975년까지 운영된 이 학교 부지에서 최근 표식과 기록이 없는 무덤 160개 이상이 발견됐다. 로이터 연합뉴스

 

캐나다 옛 원주민 기숙학교 터에서 주인을 알 수 없는 무덤들이 또다시 발견됐다. 원주민 아동들의 것으로 추정되는 집단 무덤은 지난 5월 이후 발견된 것만 4번째이며, 총 1000개 이상이다. 원주민들은 원주민 학교 약 70%를 운영했던 가톨릭 교회의 수장인 교황의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

 

13일 브리티시컬럼비아주 페넬라쿠트섬에 있던 기숙학교인 ‘쿠퍼섬 원주민 공업학교’ 터에서 최근 표식과 기록이 없는 무덤 160개 이상이 발견됐다. 쿠퍼섬 공업학교는 1890년부터 1969년까지 가톨릭교회가 운영했고, 이후 캐나다 연방정부가 접수해 1975년까지 존속했다.

 

페넬라쿠트섬에 사는 원주민들을 이끄는 조안 브라운은 무덤 발견 사실을 확인하는 서한에서 “많은 우리 형제자매들이 쿠퍼섬 공업학교에 다녔다. 많은 이들이 집으로 돌아가지 못했다는 점에 대해 엄청난 슬픔과 상실감을 느낀다”고 적었다. 쥐스탱 트뤼도 연방총리도 이날 오타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돌아가신 분들을 다시 데려올 수는 없지만, 진실을 말하는 것은 가능하며 또 그렇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캐나다에서는 최근 원주민 단체들이 지하 투과 레이더 탐지기 등을 이용해 유해 매장지를 찾는 작업을 활발히 벌이면서, 표식 없는 무덤들이 속속 발견되고 있다. 지난 6월 말 캐나다 원주민 단체는 브리티시컬럼비아주 크랜브룩 근처에 있는 세인트 유진 선교학교 옛터에서 표식이 없는 무덤 182개를 찾았다. 이보다 일주일 전에도 서스캐처원주 매리벌 원주민 기숙학교에서 무덤 751개가 발견됐다. 5월에도 브리티시컬럼비아주 캠루프스에 있던 캐나다 최대 원주민 기숙학교 부지에서 유해 215구가 발견됐다. 일부 유해는 3살 정도 아동으로 추정됐다.

 

캐나다에서는 동화정책의 일환으로 1883년부터 1996년까지 139개 원주민 기숙시설이 운영됐고, 15만명의 원주민 아이들이 강제로 학교에 수용됐다. 학교에서는 원주민 언어를 쓰면 체벌 받았고 성폭력도 벌어졌다. 또한, 열악한 냉난방 시설과 위생 상태로 병에 걸린 아이들도 있었다. 약 6000명의 원주민 아이들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2008년 스티븐 하퍼 당시 총리는 캐나다 정부 차원에서 원주민 기숙 학교 시스템에 대해 사과하고 진실화해위원회를 출범시켰다. 이 위원회는 2015년 결과를 발표하고 원주민 기숙학교 시스템을 “문화적 제노사이드”라고 규정했다.

 

원주민단체들은 오랫동안 가톨릭 교회의 사과를 오랫동안 요구해 왔다. 트뤼도 총리도 2017년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사과해 줄 것을 요청했으나, 교황청은 응하지 않았다. <뉴욕 타임스>를 보면, 배상 등 법적 책임 문제 때문에 바티칸 내부에서 신중론이 있었다고 한다. 이런 가운데, 캐나다 가톨릭 주교회의는 교황이 바티칸에서 오는 12월 캐나다 3대 원주민 대표자들을 만날 것이라고 지난 1일 발표했다. 교황이 이 자리에서 사과 발언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조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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