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라 오비터  ·베피콜롬보 중력도움 비행하며 포착

 

태양 극지 탐사선 '솔라 오비터'가 근접비행하며 포착한 금성 [ESA/NASA/NRL/SoloHI/Phillip Hess 제공]

 

지난 9, 10일 잇달아 금성을 근접하며 중력도움 비행을 한 태양 극지탐사선 '솔라 오비터'(Solar Orbiter)와 수성 탐사선 '베피콜롬보'(Bepicolombo)가 포착한 금성 이미지가 공개됐다.

 

유럽우주국(ESA)과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합작해 발사한 솔라 오비터는 지난 9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금성 표면에서 약 7천995㎞ 거리를 두고 지나갔으며, 금성에 접근하는 과정에서 '솔라 오비터 태양권 이미저'(SoloHI)를 이용해 금성을 촬영했다.

 

화면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지나가는 금성에서 태양 빛이 닿지 않는 밤면(nightside)은 검은 원 형태로 보이며, 그 주위로 초승달 모양으로 빛을 반사하는 낯면이 포착돼 있다. 태양은 금성의 오른쪽 상단에 있어 화면에는 잡히지 않았지만 낯면에서 강하게 반사되는 빛으로 존재감을 나타냈다.

 

금성 뒤로 황소자리의 밝은 별 두 개가 반짝이다가 사라지는데, 오른쪽이 '오미크론 타우리'(Omicron Tauri)이고 왼쪽은 사중성계인 '크시 타우리'(Xi Tauri)다.

 

솔라 오비터가 지나가고 33시간 뒤인 10일 밤에는 ESA와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가 공동 제작한 베피콜롬보가 금성과 552㎞ 거리를 두고 통과하며 금성을 촬영했다.

 

1024×1024 픽셀 해상도의 흑백 이미지 89장에는 베피콜롬보가 금성의 밤면에서 접근해 낯면으로 나아가고, 금성에서 점점 더 멀어지는 장면이 잡혀있다. 이미지 한쪽에는 베피콜롬보를 구성하는 두 대 위성 중 하나인 '수성행성궤도선'(MPO)의 안테나와 동체 일부가 포착돼 있다.

 

베피콜롬보가 포착한 금성 [ESA/BepiColombo/MTM 제공]

 

솔로 오비터나 베피콜롬보 모두 금성 탐사에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라 금성의 중력을 이용해 목표한 궤도로 들어서는 중력도움 비행을 한 것이라 금성의 내부를 들여다볼 수 있는 고해상도의 이미지를 확보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두 탐사선이 금성의 자기장과 플라스마 환경에 관한 자료를 33시간 차이를 두고 각각 다른 위치에서 수집함으로써 금성 연구에 귀중하게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솔라 오비터는 이번이 금성에서 하는 두 번째 중력도움 비행이며, 내년부터 2030년까지 6차례 더 금성을 이용한 중력도움 비행에 나선다. 이를 통해 태양에 더 가까이 다가서고 궤도 경사를 높여 인류 최초로 태양의 남·북극을 탐사하게 된다.

 

베피콜롬보는 수성 궤도에 안착하기 위해 지구와 금성, 수성 등에서 모두 9차례의 중력도움 비행을 하는데, 이번이 세번 째이자 금성에서 이뤄진 두 번째 중력도움 비행이다. 수성에서는 오는 10월 1~2일에 약 200㎞ 거리를 두고 첫 중력도움 비행에 나선 뒤 다섯 차례 더 중력도움 비행을 해 2025년 수성 궤도에 진입하며, 이후 MPO와 수성자기권궤도선(MMO)로 분리돼 본격적인 과학탐사에 나서게 된다.

 

  솔라 오비터(왼쪽)와 베피콜롬보 중력도움 비행 [ESA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