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언론 자유가 1980년대 군사정권 시대 수준으로 되돌아갔다.
이달 초 미국의 보수적 인권단체 프리덤하우스가 발표한 2011년 세계 언론자유도 조사 결과 한국은 196개국 중 70위를 기록했다.
지난해까지 그나마 “자유국가”의 끄트머리에라도 붙어 있던 지위를 상실하고, “부분 자유국가”로 강등됐다.
이런 상황이라면 이제 우리나라는 스스로를 ‘자유민주주의 국가’라고 말하기 힘들게 되었고, 선진국이라고 자랑하기는 더더욱 어렵게 되었다. 순위로 따지면 중남미 카리브해의 자메이카(23위), 아프리카의 가나(54위)는 물론 이웃의 대만(48위)보다도 한참 아래다.
그러나 이번 발표에서 우리를 더욱 곤혹스럽게 하는 것은 순위 하락보다도 우리나라의 지위 강등이다. 인권단체 겸 언론감시단체인 프리덤하우스는 1980년부터 세계 각국의 언론자유도를 측정해서 그 결과를 발표해 왔다.

법적인 환경과 정치적 영향, 그리고 경제적 상황 등을 종합하여 각 나라의 언론자유도를 계산하고 “자유국가”(녹색) “부분 자유국가”(노란색) “비자유국가”(보라색)로 분류했다. 보수단체라서 그랬는지 프리덤하우스는 과거 군사정권 때도 우리나라를 “부분 자유국가”로 분류했다.
민주화 이후 우리나라는 “자유국가”로 격상하여 계속 그 지위를 유지해 왔다. 그런데 2008년부터 ‘정치적 영향’ 부분에서의 낮은 언론자유도 점수가 계속되더니 급기야 올해 평가에서는 “부분 자유국가”로 그 지위마저 추락해 버렸다. 프리덤하우스가 그린 세계 언론자유도 지도를 통해 ‘녹색’ 대한민국이 1980년대의 ‘노란색’으로 되돌아가버린 것을 눈으로 똑똑히 보게 된다. 국제사회도 인정하는 분명한 역주행이다.
이명박 정부의 언론 자유 말살책에 대해 아주 보수적인 미국의 사회단체마저 ‘이건 아니야’라며 옐로 카드를 제시한 셈이다.

프리덤하우스는 그러한 평가의 요인을 간단히 세 가지로 제시하고 있다.
뉴스와 정보 내용물에 대한 정부의 간섭과 공식적인 검열이 증가하고 있고, 온라인상에서의 반정부 혹은 친북 표현물 삭제가 늘어났으며, 언론인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대통령 측근들을 주요 방송사 요직에 앉혀 정부가 방송사 경영에까지 간섭해 왔다는 것이다.
바깥에서도 나름대로 꽤나 정확히 보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어디 그것뿐인가? 일일이 나열하기 어려울 만큼 그동안 불법부당한 조처들이 줄을 이었다.
온갖 불법과 편법들을 총동원하여 사람을 바꾸고 프로그램을 바꾸고 심지어는 법을 바꾸어가면서 정부와 정권에 유리한 언론 구도를 만들고자 했다.

또한 정부와 권력에 비판적인 프로그램에는 검열에 가까운 심의로 철퇴를 가했다.
결국 방송통신위원회는 방송통제위원회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게 되었고,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정부에 비판적인 내용물을 걸러내는 검열기관처럼 되어버렸다.
그리고 정권의 보은인사로 자리를 꿰찬 낙하산 사장들은 공영방송사를 정권의 홍보기관처럼 만들어버렸다.
이런 한국의 현실을 보고 외국에서 올해는 심하게 감점을 해버린 것이다.
결과적으로는 국격이 한참 떨어져버린 것이다. 누가 우리나라의 국격을 외치고 있고 또 떨어뜨리고 있는가? 깊이 생각해 볼 일은 아닌 것 같다. 국민들은 이미 다 알고 있으니까.

< 강상현 연세대 언론홍보영상학부 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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