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미비로 앉은뱅이가 된 김인강, 술주정뱅이 아버지의 학대와 지지리도 가난했던 가정,
오직 무학의 어머니의 인고와 사랑으로 그 아들은 살아남았다. 7남매 중 다섯째로 태어난 듯 싶다. 중증 장애 앉은뱅이, 거지처럼 버려질뻔 했던 그의 학력은 한 인생을 극적으로 설명해주고 있다. 김인강은 재활원에서 참 스승 최화복 선생을 만난다. 그 때 인강은 겨우 10여 세 밖에 되지 않았다. 머리 좋은 인강이 할 수 있는 것은 공부밖에 없다는 것을 파악한 스승은 일반 중.고등 학교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학교 당국의 편견과 악조건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이겨내게 한다. 그리고 인강은 서울대학교에 들어간다. 수학이 그의 전공과목이다.
서울대학교를 졸업 한 후 1996년 미국에 유학, 버클리대학에서 6년 만에 수학 박사학위를 받고 한국 카이스트 교수로 발령받는다. 이후 첼리스트 박희령과 결, 두 아이의 아빠가 된다. 카이스트 봉직 3년 후 서울대 수학교수로(2000년 가을). 2007년 40대 미만이 받는 ‘젊은 과학상 수상’. 2008년 고등과학원으로 옮겨 2011년 현재에 이르고 있다.
천에 하나 쯤 생길 수 있는 인간승리 이야기다. 나는 인강이 살아온 삶의 과정을 숨죽이며 읽어 내려갔다.
김인강은 말했다. 이웃을 돕는다는 것은 단순한 감정이 아니다. 자신의 인생을 진정으로 공유할 수 있어야만 가능하다. 이 한마디가 나를 사로잡았다. 경험에서 얻어진 생명력있는 명구(名句)다.
인강은 어디서나 사람들의 시선을 받았다. 동정의 시선, 호기심의 시선, 경멸의 시선, 그 눈초리가 무엇이었던 간에 인강은 견디기 힘든 모욕감을 느꼈다. 눈총을 받아내기 위해 무감각을 연습했다. 뜨거운 물속에서 ‘이건 안 뜨겁다’고 주문을 외우는 것과 같았다. 정신적으로 견딘다 해도 상처가 남는다. 상처 위에 덧입혀져 무감각해질 때까지 버티는 동안 어느덧 인강의 마음은 딱딱해지고 얼굴에선 웃음이 사라졌다. 대학에 들어와 성경공부를 하다가 예수님이 십자가에 달리기 전에 온갖 모욕을 당하시는 구절들을 읽었다. 마치 인강 자신이 당하는 것 같았다. 뺨을 때리고 침을 뱉고 희롱당하고 업신여김을 당했던 예수님의 고난을 인강은 자신의 처지로 이입시키는 놀라운 체험을 한다. 예수님은 그렇게 모욕을 준 사람들에게 『아버지 저들을 사하여 주옵소서 자기들이 하는 것을 알지 못함이니이다』 이 말씀이 인강의 가슴을 쳤다. 완전한 용서, 완전한 사랑이었다.
이렇듯 하나님께 접붙혀진 순간 인강은 아버지를 용서했다. 그를 보고 놀렸던 아이들도 용서했다. 그리고 나서야 웃음이 회복되었다. 막혔던 기쁨의 샘물이 터졌다.
지지리도 가난했던 중중장애 앉은뱅이 소년이 대학교수가 된 과정을 써내려간 김인강을 읽으면서 한 대 얻어맞은 것처럼 현기증이 일어났다.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가 주어졌기 때문이다. 그의 성공담이 아니다. 그가 걸어온 과정을 진솔하게, 솟아날 구멍이 없는 절망 속에서 하늘을 쳐다보며 견디어낸 그 힘의 원천이 피부로 느낄 만큼 강렬하게 다가왔기 때문이다. 그 것은 기독교 신앙이었다. 그는 삶에 지친 몸으로 인도 여행 중 캘카타의 마더 테레사를 만난다. 병든 자를 돌본다 해서 세상이 바뀌느냐는 질문에 그녀는 세상을 바꾸는 것은 내 몫이 아니고 그저 작은 일에 충성할 뿐이라 대답하며 쪽지를 건네어준다. 거기엔 기도의 열매는 믿음이요, 믿음의 열매는 사랑이요, 사랑의 열매는 봉사요, 봉사의 열매는 평화라 쓰여졌다. 그 쪽지를 그는 마음 속에 간직한다. 믿음과 사랑과 봉사. 기독교가 우리에게 가르쳐 주는 교훈의 핵심이다. 그냥 자꾸 연습할 수밖에 없다. 연습하다 넘어져도 또 일어나는 거다. 작은 일에 충성하며 김인강은 엄청난 삶을 살고 있다.
땅에 묻힌 하늘을 본 「기쁨공식」저자 김인강 교수는 수학공식을 만들고 풀어나가고 증명하고 해결하고 논리적인 추리로 예측해 나가는 그 속에서 사람답게 사는 길을 보여주고 있다. 그는 그의 기쁨 공식을 성서에서 찾아냈다. 『…내 기쁨이 너희 안에 있어 너희 기쁨을 충만하게 함이다.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 같이 너희도 서로 사랑하라.』
김인강은 진정 땅에 묻힌 하늘을 본 사람이다. 최근에 발간된 이 책을 읽어보라 권하고 싶다.
<민혜기 - 수필가, 캐나다 한인문인협회 전 회장>
오직 무학의 어머니의 인고와 사랑으로 그 아들은 살아남았다. 7남매 중 다섯째로 태어난 듯 싶다. 중증 장애 앉은뱅이, 거지처럼 버려질뻔 했던 그의 학력은 한 인생을 극적으로 설명해주고 있다. 김인강은 재활원에서 참 스승 최화복 선생을 만난다. 그 때 인강은 겨우 10여 세 밖에 되지 않았다. 머리 좋은 인강이 할 수 있는 것은 공부밖에 없다는 것을 파악한 스승은 일반 중.고등 학교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학교 당국의 편견과 악조건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이겨내게 한다. 그리고 인강은 서울대학교에 들어간다. 수학이 그의 전공과목이다.
서울대학교를 졸업 한 후 1996년 미국에 유학, 버클리대학에서 6년 만에 수학 박사학위를 받고 한국 카이스트 교수로 발령받는다. 이후 첼리스트 박희령과 결, 두 아이의 아빠가 된다. 카이스트 봉직 3년 후 서울대 수학교수로(2000년 가을). 2007년 40대 미만이 받는 ‘젊은 과학상 수상’. 2008년 고등과학원으로 옮겨 2011년 현재에 이르고 있다.
천에 하나 쯤 생길 수 있는 인간승리 이야기다. 나는 인강이 살아온 삶의 과정을 숨죽이며 읽어 내려갔다.
김인강은 말했다. 이웃을 돕는다는 것은 단순한 감정이 아니다. 자신의 인생을 진정으로 공유할 수 있어야만 가능하다. 이 한마디가 나를 사로잡았다. 경험에서 얻어진 생명력있는 명구(名句)다.
인강은 어디서나 사람들의 시선을 받았다. 동정의 시선, 호기심의 시선, 경멸의 시선, 그 눈초리가 무엇이었던 간에 인강은 견디기 힘든 모욕감을 느꼈다. 눈총을 받아내기 위해 무감각을 연습했다. 뜨거운 물속에서 ‘이건 안 뜨겁다’고 주문을 외우는 것과 같았다. 정신적으로 견딘다 해도 상처가 남는다. 상처 위에 덧입혀져 무감각해질 때까지 버티는 동안 어느덧 인강의 마음은 딱딱해지고 얼굴에선 웃음이 사라졌다. 대학에 들어와 성경공부를 하다가 예수님이 십자가에 달리기 전에 온갖 모욕을 당하시는 구절들을 읽었다. 마치 인강 자신이 당하는 것 같았다. 뺨을 때리고 침을 뱉고 희롱당하고 업신여김을 당했던 예수님의 고난을 인강은 자신의 처지로 이입시키는 놀라운 체험을 한다. 예수님은 그렇게 모욕을 준 사람들에게 『아버지 저들을 사하여 주옵소서 자기들이 하는 것을 알지 못함이니이다』 이 말씀이 인강의 가슴을 쳤다. 완전한 용서, 완전한 사랑이었다.
이렇듯 하나님께 접붙혀진 순간 인강은 아버지를 용서했다. 그를 보고 놀렸던 아이들도 용서했다. 그리고 나서야 웃음이 회복되었다. 막혔던 기쁨의 샘물이 터졌다.
지지리도 가난했던 중중장애 앉은뱅이 소년이 대학교수가 된 과정을 써내려간 김인강을 읽으면서 한 대 얻어맞은 것처럼 현기증이 일어났다.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가 주어졌기 때문이다. 그의 성공담이 아니다. 그가 걸어온 과정을 진솔하게, 솟아날 구멍이 없는 절망 속에서 하늘을 쳐다보며 견디어낸 그 힘의 원천이 피부로 느낄 만큼 강렬하게 다가왔기 때문이다. 그 것은 기독교 신앙이었다. 그는 삶에 지친 몸으로 인도 여행 중 캘카타의 마더 테레사를 만난다. 병든 자를 돌본다 해서 세상이 바뀌느냐는 질문에 그녀는 세상을 바꾸는 것은 내 몫이 아니고 그저 작은 일에 충성할 뿐이라 대답하며 쪽지를 건네어준다. 거기엔 기도의 열매는 믿음이요, 믿음의 열매는 사랑이요, 사랑의 열매는 봉사요, 봉사의 열매는 평화라 쓰여졌다. 그 쪽지를 그는 마음 속에 간직한다. 믿음과 사랑과 봉사. 기독교가 우리에게 가르쳐 주는 교훈의 핵심이다. 그냥 자꾸 연습할 수밖에 없다. 연습하다 넘어져도 또 일어나는 거다. 작은 일에 충성하며 김인강은 엄청난 삶을 살고 있다.
땅에 묻힌 하늘을 본 「기쁨공식」저자 김인강 교수는 수학공식을 만들고 풀어나가고 증명하고 해결하고 논리적인 추리로 예측해 나가는 그 속에서 사람답게 사는 길을 보여주고 있다. 그는 그의 기쁨 공식을 성서에서 찾아냈다. 『…내 기쁨이 너희 안에 있어 너희 기쁨을 충만하게 함이다.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 같이 너희도 서로 사랑하라.』
김인강은 진정 땅에 묻힌 하늘을 본 사람이다. 최근에 발간된 이 책을 읽어보라 권하고 싶다.
<민혜기 - 수필가, 캐나다 한인문인협회 전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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