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민주연대와 나눔문화, 다산인권센터,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등 46개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1일 오전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더불어민주당이 ‘테러방지법’ 저지를 위한 필리버스터를 중단하겠다고 결정한 것을 규탄하고 있다.
언론인들, SNS에 필리버스터 중단 비판
“북풍 거센데 선거연기 판 흔들기라도…”
“야권에게 유리한 상황 포기한 바보짓”
더불어민주당이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 종료를 선언하자 언론인들의 비판이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쏟아졌다. 이들은 ‘보수 언론의 사고방식만 생각해 더불어민주당이 필리버스터를 철회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용마 <문화방송(MBC)> 해직 기자는 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필리버스터 중단 논의를 할 시간에 박근혜 정부의 경제 실정과 선거 연기도 무시하는 행위를 어떻게 필리버스터에 반영할지 고민하는 게 낫다”고 비판했다. 이어 “지금처럼 북풍이 거세게 휘몰아치는 판에 선거가 연기되는 정도의 판 흔들기가 있어야 오히려 야당에게 유리한 것 아닌가”라고 반문하면서 “야당 의원님들의 사고방식을 도저히 이해하기 어렵다. 머리가 여당이나 조중동적 사고방식에 젖어 있나 보다”라고 했다.
노종면 <와이티엔(YTN)> 해직 기자는 “도대체가 새누리당과 수구 언론이 짜놓은 협박 시나리오의 1막도 통과하지 못하는 (더불어민주당의) DNA는 어디서 온 것인가”라며 “테러방지법 이슈를 ‘이념론’으로 치부하는 것도 상상력 부재요 전략 부재의 자인으로 들리지만, 이미 달콤한 호떡을 빼앗긴 분노는 어찌할 것인가”라고 했다. 노 기자는 이어 “2014년 여름, 세월호 졸속 합의가 떠오른다. 그때도 참 어이없고 허탈했지만 진통 끝에 뒤집었다”며 “필리버스터로 저력을 보여준 더민주가 2014년 그때처럼 결정을 뒤집어주기 바란다”고 했다.
<교육방송>(EBS) 교양 프로그램 ‘지식채널-E’를 제작했던 김진혁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도 페이스북에 “국회법에 명시된 합법적이고 민주적인 필리버스터가 졸지에 이념 투쟁이 돼버렸다”면서 “필리버스터를 이념으로 프레이밍한 수구 보수의 관점을 야당 지도부가 그대로 차용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런 잘못은 지난 10여년 간 매번 반복되어 왔고 그로 인해 야권은 자신들에게 유리한 모든 상황을 스스로 포기하는 바보짓을 저질렀다”며 “수구보수 언론이 필리버스터를 ‘이념 프레임’으로 그렇게 만들고 싶어했는데 잘 안 되던 걸 더민주 스스로가 인정해버린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재열 <시사인> 기자는 “보수 결집은 필연이다.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어차피 겪게 될 일”이라며 “필리버스터를 중단하더라도 보수 결집을 통한 진보 결집은 꾀해야 한다. 진보 결집이란 진보 성향 유권자가 투표장에 나오게 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질서 있는 퇴각’은 고도의 정치행위다. 이런 ‘힘 없는 퇴각’은 정치가 아니다”라며 “야권이 물러나서 잘못이 아니라 물러나는 과정이 정치적이지 못했다. 죽 쒀서 개 줬다는 얘기 듣기 딱”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1일 밤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 종료를 선언했다. 지난달 23일 시작된 필리버스터는 자정을 넘겨 2일까지 이어졌다. 여야는 2일 선거구 획정안을 담은 공직선거법을 처리해 62일 동안의 ‘선거구 부재’ 사태를 끝낼 예정이다. ‘국민보호와 공공안전을 위한 테러방지법안’(테러방지법안)의 경우, 야당은 반대표를 던지거나 아예 표결에 불참할 가능성이 높지만 과반 의석을 확보한 새누리당의 찬성으로 통과될 전망이다.
< 박수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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