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장년층에 많고 20대도… 치료법 없어 적응 뿐
시야나 시력 문제 생기면 다른 질환 여부 검진을
30대 직장인인 박아무개씨는 얼마 전부터 밝은 벽면이나 컴퓨터 화면을 볼 때 눈앞에 얼룩덜룩한 무늬가 보이는 것을 느꼈다. 근처 안과 의원을 찾았더니 흔히 날파리증이라고 부르는 비문증으로 진단됐다. 박씨는 안과 의사에게 “비문증은 주로 중장년층에 많이 발생하지만 젊은 사람들에게도 종종 생긴다. 불편함 외에는 대부분 큰 이상이 없다”는 설명을 들었다. 안과 전문의들은 비문증은 지나치게 걱정을 할 필요는 없는 증상이기는 하지만 망막의 이상으로 시야장애 등이 같이 나타나면 주의가 필요하다고 권고했다. 이런 경우에는 수술 등과 같은 치료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눈앞에 날파리, 점 등이 보여 비문증은 눈앞에 날파리 같은 작은 물체가 떠다니는 것처럼 보이는 증상을 뜻한다. 상당히 흔한 증상으로 보통은 40대 이후에 많이 생기지만 근시가 있는 경우 20대에도 나타날 수 있다. 이 증상이 나타나는 이유는 눈 안의 80% 정도를 채우고 있는 유리체라는 물질에 혼탁이 생기기 때문이다.
유리체는 맑은 젤 형태의 물질인데, 눈 안으로 들어오는 시각적 자극을 거의 그대로 투과시켜 망막으로 전달한다. 이 유리체에 혼탁이 있으면 빛이 통과하다가 망막 위에 그림자를 만들며, 파리나 모기 같은 곤충이나 점, 작은 동그라미, 아지랑이 등과 같은 형태로 보이게 된다. 보통은 눈을 감으면 사라지나 때로는 눈을 감아도 나타나는 것처럼 느낄 수 있고, 눈을 움직일 때 따라서 움직이면서 보인다. 특히 맑은 하늘이나 하얀 벽을 보았을 때 더 뚜렷하게 보이는 특징이 있다. 비문증은 한쪽 눈에만 나타날 수도 있지만, 한쪽 눈에 있다가 다른 쪽 눈에도 생길 수 있다. 비문증은 특별한 예방법이 있는 것은 아니다.
1~2년 지나면 대부분 비문증에 적응돼 비문증이 있어도 대부분은 불편하기만 할 뿐 별문제가 생기지는 않는다. 이 때문에 가장 좋은 해결책은 안과 전문의에게 검진을 받고 이 증상이 특별한 이상을 일으키지 않는 비문증임을 확인한 뒤 적응하는 것이다. 비문증은 한번 생기면 증상이 더 자주 생기거나 줄어드는 것이 반복되는데, 아무런 조치 없어도 이런 상황이 반복된다. 적응하는 데에는 사람마다 다르기는 하지만 보통 1~2년 정도면 대부분 적응한다. 불편을 느낄 때에는 잠시 위를 쳐다보고 난 뒤 다시 보면 일시적으로 없어지기도 한다. 치료법이 특별히 있는 것도 아니다. 한 가지 주의할 점은 비문증의 10%가량은 망막 질환에 의해 생긴다는 사실이다. 망막을 구성하는 여러 층이 찢어진 질환인 망막박리이거나, 망막에 구멍이 생기는 망막열공일 때에도 이 비문증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비문증이 나타나면 일단은 안과 전문의의 진찰이 받아 이런 질환에 의한 증상은 아닌지 확인이 필요하다.
시야·시력 문제 생기면 다른 질환일 수 있어 비문증과 함께 시야나 시력에 문제가 생기면 다른 질환일 수 있으므로 안과 전문의를 찾는 것이 권고된다. 우선 시야에 문제가 생기면 망막박리일 가능성이 있다. 이는 심하면 실명에까지 이를 수 있는데, 망막박리가 나타나면 유리체에 부유물이 많아지게 돼 비문이 생기면서 시야가 위 또는 아래에 커튼을 쳐 놓은 것처럼 보일 수 있다.
망막박리는 한쪽 눈에 생긴 경우 다른 쪽에 생길 가능성이 커지며, 가족력이 있으므로 가족 중에 망막박리가 있는 사람이 비문증이 나타나도 주의가 필요하다. 평소 당뇨나 고혈압이 있는 사람이 비문증이 생기면 눈 속 혈관의 출혈이나 망막 손상에 의해 나타날 수 있으므로 이 경우에도 안과 전문의를 찾아야 한다.
시력이 나빠져도 역시 다른 안과 질환과 동반돼 나타날 수 있다는 사실에도 유의할 필요가 있다.
<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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