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막고 방심한 미국의 탄식 "진주만 같은 순간 온다"
[코로나 사망자 1만명 육박]
“중국 차단해놓고 국내 대비에는 시간 허비”
사태 초기 “미국인 감염 위험 낮아” 저평가
1월말 중국발 입국 막고, 진단·장비 준비는 소극적
중앙정부-주정부 긴밀협력 안 되는 점도 문제
전세계 코로나19 확산을 주도하고 있는 미국의 감염자 수가 5일 밤 존스홉킨스대 집계로 33만7600여명에 이르렀다. 전세계 감염자(127만4900여명)의 약 26%가 미국에서 나오는 셈이다. 미국은 사망자도 9600여명으로, 1만명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문제는 미국의 사태가 아직 오르막을 타고 있다는 점이다. 백악관 코로나19 태스크포스 일원인 제롬 애덤스 공중보건서비스단장은 이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향후 1주일을 “진주만과 9·11 같은 순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역사상 수많은 인명 피해를 낸 2차 세계대전 당시의 진주만 피습과 2001년 뉴욕 테러처럼 “대부분의 미국인의 삶에서 가장 힘들고 슬픈 주가 될 것”이라고 한 것이다.
세계 최강국인 미국이 이 지경에 이른 것을 두고 미 언론은 “미국은 바이러스 대유행에 대비하기 전 몇 개월을 허비했다”(<AP>)고 지적한다. 정부 당국이 코로나19의 위험성을 간과했고, 대비·대응도 느렸다는 것이다.
미국이 중국 후베이성 우한의 코로나바이러스 발생에 대해 질병통제예방센터(CDC)를 통해 공식 보고받은 것은 1월3일이다. 하지만 그 뒤에도 미국은 중국에 있는 미국인들을 송환하는 문제에 주로 집중하고, 바이러스가 미국까지 번질 사태에 대해서는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 2월7일 중국에 인공호흡기·마스크 등 의료용품·장비를 보낼 정도였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당국자들 모두 2월 말까지도 “미국인들 감염 위험성은 낮다”, “통제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 정부는 3월 중순 들어서야 마스크와 인공호흡기 등에 대한 대량 주문 계약을 맺었다고 <에이피>가 보도했다.
미국의 초반 대응이 ‘봉쇄’에만 맞춰졌던 점도 지적된다. 미국은 중국 상황이 심각해지자 1월말 중국으로부터의 미국 입국을 차단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선제적·성공적 조처로 자랑해왔다. 하지만 중국 봉쇄를 통해 번 시간을 효율적으로 쓰지 못했다. 전문가들은 봉쇄와 동시에 코로나19 진단키트 생산·배포로 적극적 검사에 나서고, 병원들도 환자 유입에 대비해 의료 장비·물품 등을 갖추는 등 준비를 해야했다고 지적한다. 에볼라 대응에 관여했던 제리미 코닌딕 미 세계발전센터 선임연구원은 “시간을 벌었으면 준비하는 데 써야한다. 그런데 뭘 했냐”며 “봉쇄가 바이러스 전파의 동력이 아니게 된 상황에서도 그걸 중얼거리는 건 미친 짓”이라고 <타임>에 말했다.
더구나 미국은 코로나19 진단키트 생산 초기에 오류를 일으켜, 대응에 필수적인 검사를 지연시켜 사태를 키웠다. 미 정부는 진단키트 부족으로, 초기에는 감염 지역에 다녀왔거나 환자에 노출된 사람 등으로 검사 대상을 제한했고, 그 사이 번지는 감염을 잡아내지 못했다. <타임>은 미국의 확진자 수가 초기에 적었던 것은 중국을 봉쇄해서가 아니라 검사를 많이 하지 않았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확진자가 2000명을 넘어선 3월13일에야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고 한국식 드라이브스루 검사소를 설치하겠다고 밝히는 등, 기존의 여유 있던 태도를 바꿨다. 하지만 그 뒤 민간기업들에 인공호흡기 등 의료 장비를 생산하도록 강제할 수 있는 국방물자생산법에 서명하고도 실제 발동은 지난 2일에야 하는 등 계속 늦게 움직였다.
연방제의 성격에다 트럼프 대통령의 특성까지 겹쳐, 중앙정부와 주정부들의 협력이 매끄럽지 못한 점도 대처를 어렵게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의료장비·물자 지원을 요청하는 주지사들에게 “고마워할 줄 알아야 한다”고 말해왔다. 그의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보좌관은 지난 3일 “연방 비축량은 각 주들 것이 아니라 우리 것”이라고 말해, 연방정부와 주정부를 편가르는 듯한 인식을 드러냈다. 앤드류 쿠오모 뉴욕주지사는 의료장비 확보를 위해 각 주들과 경쟁하는 상황을 일러 “50개 주들과 이베이에서 경매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뉴욕주의 코로나19 확진자는 전날보다 8327명 늘어난 12만231명, 사망자는 594명 늘어난 4159명을 기록했다. 뉴욕에서 신규 사망자 규모가 처음으로 감소했지만, 쿠오모 주지사는 “일시적 현상일 수 있다”며 성급한 낙관론을 경계했다.
<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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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삭감 또 삭감” 미 공중보건 예산·인력 10년째 줄여…코로나 ‘허약’
2008~2017년 최전선 공중보건 인력 5만5천명↓
질병통제예방센터 지출예산 2010년 비해 10%↓
민주·공화 다 감축, ‘플루’때 경고에도 감축 지속
“우리들의 손 묶여…집에 불이 날때까지 기다린 격”
코로나19 사태가 발발하기 전인 2008~2017년까지 미국 각 주·시에서 질병 방어 최전선에 있는 공중보건 의료인력이 총 5만5천명(전체 공중보건 인력의 5분의1) 줄어들고,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공공보건 지출예산이 해마다 끊임없이 삭감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경기가 회복된 이후에도 공공의료부문 예산·투자는 여전히 ‘정상수준 이하’를 면치 못해 “코로나바이러스가 닥친 지금, 확신컨대 이것이 (방역 능력에서) 엄청한 결과와 차이를 만들어내고 있다”(존 아우어바흐 ‘트러스트 포 아메리카 헬스’ CEO)는 비판과 반성이 나온다.
미국 미시간주는 뉴욕·뉴저지와 함께 코로나19 감염자가 1만5천명(6일)을 넘어선 이른바 ‘핫스팟’ 지역이다. 2008년 금융위기 때 재정 파산위기에 몰린 디트로이트시(미시간주)는 대다수 공공의료부서를 해체한 뒤 그 기능을 민간 비영리단체에 넘겼다. 2014년 주정부 안에 의료부서가 다시 문을 열었을 때 의료수급 주민 1명당 책정된 예산은 다른 도시에 견줘 극히 적었다. 미시간 남부 랜싱에 있는 잉험카운티에서 공공의료국장으로 있던 르네 카나디는 2014년 그 자리에서 떠날 때까지 의료예산이 해마다 7년째 감축되는 상황을 순순히 받아들여야만 했다. 카나디는 “당시에 삭감되고 삭감되고 또다시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미시간주의 2018년 공공보건 지출액은 근래 가장 많았던 2004년(3억달러)에 견줘 16%(인플레이션 조정액 기준) 감축됐다. 질병예방 교육인력도 대부분 떠나야 했다.
<에이피>(AP) 통신은 6일 “미시간주만의 특이한 풍경이 아니다”며, “2008년 금융위기로 각 주정부마다 재정에 식감한 문제가 돌출하면서 의료예산이 끊임 없이 삭감돼 왔다”고 전했다. 공공보건연구단체인 ‘트러스트 포 아메리카 헬스’에 따르면,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2019년 지출예산은 2010년에 비해 10%(인플레이션 조정액 기준) 삭감됐다. 또 연방정부가 각 주·시에 보건 비상사태에 대비해 긴급지원하는 자금은 2001년 9·11테러 직후 약 10억달러에서 2019년 6억5천만달러로 줄었다. 캔사스주에서도 연방정부 지원자금을 뺀, 주정부의 2016년 공공의료 지출액은 2008년 대비 28% 감소했다. 공중보건서비스의 의무와 책임을 각 카운티로 떠넘기면서 보건의료시스템이 갈수록 허약해진 것이다.
지난 10여년간 미국 전역에서 공공의료 예산·인력이 지속적이고 극적으로 삭감된 배경으로는 금융위기로 당면했던 ‘재정 긴축’ 요구가 지목된다. 금융위기 당시 디트로이트주는 자동차산업 의존 경제가 침체에 빠지들면서 ‘작은 주정부’를 지향하는 긴축 대열에 나섰다. 공공의료부문이 가장 먼저 ‘과녁’이 됐다. <에이피> 통신은 “공중보건 예산·인력 감축은 민주당과 공화당 집권기가에 똑같이 이뤄졌다”며 “2009년 신종플루에서 에볼라까지 몇번의 전염병 위기 경고가 있었음에도 공공의료 예산 감축은 지속됐다”고 전했다.
그러나 경제가 회복된 이후에도 공공의료 예산은 회복되지 못했다. 오클라호마주의 올해 공중보건부문 지출액은 아직도 2014년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당시 유가 폭락에 감세까지 겹쳐 주정부 재정에 거대한 구멍이 났지만, 나중에 주정부 수입이 개선된 뒤에도 보건의료예산은 다른 우선 순위에 밀려나고 말았다. 오클라호마 주의회 의원을 지낸 더그 콕스(응급실 의사)는 “(주정부는)주민들의 의료급여를 줄이기 시작하는 것보다 공공의료지출을 삭감하는 편이 훨씬 편하고 쉽다고 여긴다”고 말했다.
필라델피아·텍사스·조지아에서 보건의료국에 종사했던 브라이언 카스트루치 총재(의료홍보조직 ‘버몬트재단’)는 “보건의료 지원예산 감축이 지금 우리들의 손을 묶어버렸다”며 “집에 불이 날때까지 그저 기다리고 있었던 격”이라고 탄식했다. 보건 비상사태가 터지면 공중보건인력이 나서 감염자와 접촉자를 추적·격리·진단하고 첫 응급대응을 맡기 마련인데, 인력·예산이 줄곧 삭감돼 코로나 방역이 무방비로 뚫리는 상황에 이르렀다는 말로 해석된다. < 조계완 기자 >
코로나19 사태가 발발하기 전인
2008~2017년까지 미국 각 주·시에서 질병 방어 최전선에 있는 공중보건 의료인력이 총 5만5천명(전체 공중보건 인력의
5분의1) 줄어들고,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공공보건 지출예산이 해마다 끊임없이 삭감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경기가 회복된
이후에도 공공의료부문 예산·투자는 여전히 ‘정상수준 이하’를 면치 못해 “코로나바이러스가 닥친 지금, 확신컨대 이것이 (방역
능력에서) 엄청한 결과와 차이를 만들어내고 있다”(존 아우어바흐 ‘트러스트 포 아메리카 헬스’ CEO)는 비판과 반성이 나온다.
미국 미시간주는 뉴욕·뉴저지와 함께 코로나19 감염자가 1만5천명(6일)을 넘어선 이른바 ‘핫스팟’ 지역이다. 2008년 금융위기
때 재정 파산위기에 몰린 디트로이트시(미시간주)는 대다수 공공의료부서를 해체한 뒤 그 기능을 민간 비영리단체에 넘겼다.
2014년 주정부 안에 의료부서가 다시 문을 열었을 때 의료수급 주민 1명당 책정된 예산은 다른 도시에 견줘 극히 적었다. 미시간
남부 랜싱에 있는 잉험카운티에서 공공의료국장으로 있던 르네 카나디는 2014년 그 자리에서 떠날 때까지 의료예산이 해마다 7년째
감축되는 상황을 순순히 받아들여야만 했다. 카나디는 “당시에 삭감되고 삭감되고 또다시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미시간주의
2018년 공공보건 지출액은 근래 가장 많았던 2004년(3억달러)에 견줘 16%(인플레이션 조정액 기준) 감축됐다. 질병예방
교육인력도 대부분 떠나야 했다.
<에이피>(AP) 통신은 6일 “미시간주만의 특이한 풍경이 아니다”며, “2008년 금융위기로 각 주정부마다 재정에
식감한 문제가 돌출하면서 의료예산이 끊임 없이 삭감돼 왔다”고 전했다. 공공보건연구단체인 ‘트러스트 포 아메리카 헬스’에 따르면,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2019년 지출예산은 2010년에 비해 10%(인플레이션 조정액 기준) 삭감됐다. 또 연방정부가 각
주·시에 보건 비상사태에 대비해 긴급지원하는 자금은 2001년 9·11테러 직후 약 10억달러에서 2019년 6억5천만달러로
줄었다. 캔사스주에서도 연방정부 지원자금을 뺀, 주정부의 2016년 공공의료 지출액은 2008년 대비 28% 감소했다.
공중보건서비스의 의무와 책임을 각 카운티로 떠넘기면서 보건의료시스템이 갈수록 허약해진 것이다.
지난 10여년간 미국 전역에서 공공의료 예산·인력이 지속적이고 극적으로 삭감된 배경으로는 금융위기로 당면했던 ‘재정 긴축’ 요구가
지목된다. 금융위기 당시 디트로이트주는 자동차산업 의존 경제가 침체에 빠지들면서 ‘작은 주정부’를 지향하는 긴축 대열에 나섰다.
공공의료부문이 가장 먼저 ‘과녁’이 됐다. <에이피> 통신은 “공중보건 예산·인력 감축은 민주당과 공화당 집권기가에
똑같이 이뤄졌다”며 “2009년 신종플루에서 에볼라까지 몇번의 전염병 위기 경고가 있었음에도 공공의료 예산 감축은 지속됐다”고
전했다.
그러나 경제가 회복된 이후에도 공공의료 예산은 회복되지 못했다. 오클라호마주의 올해 공중보건부문 지출액은 아직도 2014년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당시 유가 폭락에 감세까지 겹쳐 주정부 재정에 거대한 구멍이 났지만, 나중에 주정부 수입이 개선된
뒤에도 보건의료예산은 다른 우선 순위에 밀려나고 말았다. 오클라호마 주의회 의원을 지낸 더그 콕스(응급실 의사)는
“(주정부는)주민들의 의료급여를 줄이기 시작하는 것보다 공공의료지출을 삭감하는 편이 훨씬 편하고 쉽다고 여긴다”고 말했다.
필라델피아·텍사스·조지아에서 보건의료국에 종사했던 브라이언 카스트루치 총재(의료홍보조직 ‘버몬트재단’)는 “보건의료 지원예산
감축이 지금 우리들의 손을 묶어버렸다”며 “집에 불이 날때까지 그저 기다리고 있었던 격”이라고 탄식했다. 보건 비상사태가 터지면
공중보건인력이 나서 감염자와 접촉자를 추적·격리·진단하고 첫 응급대응을 맡기 마련인데, 인력·예산이 줄곧 삭감돼 코로나 방역이
무방비로 뚫리는 상황에 이르렀다는 말로 해석된다.
조계완 기자
원문보기:
http://www.hani.co.kr/arti/international/america/935851.html?_fr=mt2#csidxa237769f7b06a139a91e08b9cbf16ed
코로나19 사태가 발발하기 전인
2008~2017년까지 미국 각 주·시에서 질병 방어 최전선에 있는 공중보건 의료인력이 총 5만5천명(전체 공중보건 인력의
5분의1) 줄어들고,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공공보건 지출예산이 해마다 끊임없이 삭감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경기가 회복된
이후에도 공공의료부문 예산·투자는 여전히 ‘정상수준 이하’를 면치 못해 “코로나바이러스가 닥친 지금, 확신컨대 이것이 (방역
능력에서) 엄청한 결과와 차이를 만들어내고 있다”(존 아우어바흐 ‘트러스트 포 아메리카 헬스’ CEO)는 비판과 반성이 나온다.
미국 미시간주는 뉴욕·뉴저지와 함께 코로나19 감염자가 1만5천명(6일)을 넘어선 이른바 ‘핫스팟’ 지역이다. 2008년 금융위기
때 재정 파산위기에 몰린 디트로이트시(미시간주)는 대다수 공공의료부서를 해체한 뒤 그 기능을 민간 비영리단체에 넘겼다.
2014년 주정부 안에 의료부서가 다시 문을 열었을 때 의료수급 주민 1명당 책정된 예산은 다른 도시에 견줘 극히 적었다. 미시간
남부 랜싱에 있는 잉험카운티에서 공공의료국장으로 있던 르네 카나디는 2014년 그 자리에서 떠날 때까지 의료예산이 해마다 7년째
감축되는 상황을 순순히 받아들여야만 했다. 카나디는 “당시에 삭감되고 삭감되고 또다시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미시간주의
2018년 공공보건 지출액은 근래 가장 많았던 2004년(3억달러)에 견줘 16%(인플레이션 조정액 기준) 감축됐다. 질병예방
교육인력도 대부분 떠나야 했다.
<에이피>(AP) 통신은 6일 “미시간주만의 특이한 풍경이 아니다”며, “2008년 금융위기로 각 주정부마다 재정에
식감한 문제가 돌출하면서 의료예산이 끊임 없이 삭감돼 왔다”고 전했다. 공공보건연구단체인 ‘트러스트 포 아메리카 헬스’에 따르면,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2019년 지출예산은 2010년에 비해 10%(인플레이션 조정액 기준) 삭감됐다. 또 연방정부가 각
주·시에 보건 비상사태에 대비해 긴급지원하는 자금은 2001년 9·11테러 직후 약 10억달러에서 2019년 6억5천만달러로
줄었다. 캔사스주에서도 연방정부 지원자금을 뺀, 주정부의 2016년 공공의료 지출액은 2008년 대비 28% 감소했다.
공중보건서비스의 의무와 책임을 각 카운티로 떠넘기면서 보건의료시스템이 갈수록 허약해진 것이다.
지난 10여년간 미국 전역에서 공공의료 예산·인력이 지속적이고 극적으로 삭감된 배경으로는 금융위기로 당면했던 ‘재정 긴축’ 요구가
지목된다. 금융위기 당시 디트로이트주는 자동차산업 의존 경제가 침체에 빠지들면서 ‘작은 주정부’를 지향하는 긴축 대열에 나섰다.
공공의료부문이 가장 먼저 ‘과녁’이 됐다. <에이피> 통신은 “공중보건 예산·인력 감축은 민주당과 공화당 집권기가에
똑같이 이뤄졌다”며 “2009년 신종플루에서 에볼라까지 몇번의 전염병 위기 경고가 있었음에도 공공의료 예산 감축은 지속됐다”고
전했다.
그러나 경제가 회복된 이후에도 공공의료 예산은 회복되지 못했다. 오클라호마주의 올해 공중보건부문 지출액은 아직도 2014년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당시 유가 폭락에 감세까지 겹쳐 주정부 재정에 거대한 구멍이 났지만, 나중에 주정부 수입이 개선된
뒤에도 보건의료예산은 다른 우선 순위에 밀려나고 말았다. 오클라호마 주의회 의원을 지낸 더그 콕스(응급실 의사)는
“(주정부는)주민들의 의료급여를 줄이기 시작하는 것보다 공공의료지출을 삭감하는 편이 훨씬 편하고 쉽다고 여긴다”고 말했다.
필라델피아·텍사스·조지아에서 보건의료국에 종사했던 브라이언 카스트루치 총재(의료홍보조직 ‘버몬트재단’)는 “보건의료 지원예산
감축이 지금 우리들의 손을 묶어버렸다”며 “집에 불이 날때까지 그저 기다리고 있었던 격”이라고 탄식했다. 보건 비상사태가 터지면
공중보건인력이 나서 감염자와 접촉자를 추적·격리·진단하고 첫 응급대응을 맡기 마련인데, 인력·예산이 줄곧 삭감돼 코로나 방역이
무방비로 뚫리는 상황에 이르렀다는 말로 해석된다.
조계완 기자
원문보기:
http://www.hani.co.kr/arti/international/america/935851.html?_fr=mt2#csidx50a17384fffcb35a501614406ba75a6 코로나19 사태가 발발하기 전인
2008~2017년까지 미국 각 주·시에서 질병 방어 최전선에 있는 공중보건 의료인력이 총 5만5천명(전체 공중보건 인력의
5분의1) 줄어들고,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공공보건 지출예산이 해마다 끊임없이 삭감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경기가 회복된
이후에도 공공의료부문 예산·투자는 여전히 ‘정상수준 이하’를 면치 못해 “코로나바이러스가 닥친 지금, 확신컨대 이것이 (방역
능력에서) 엄청한 결과와 차이를 만들어내고 있다”(존 아우어바흐 ‘트러스트 포 아메리카 헬스’ CEO)는 비판과 반성이 나온다.
미국 미시간주는 뉴욕·뉴저지와 함께 코로나19 감염자가 1만5천명(6일)을 넘어선 이른바 ‘핫스팟’ 지역이다. 2008년 금융위기
때 재정 파산위기에 몰린 디트로이트시(미시간주)는 대다수 공공의료부서를 해체한 뒤 그 기능을 민간 비영리단체에 넘겼다.
2014년 주정부 안에 의료부서가 다시 문을 열었을 때 의료수급 주민 1명당 책정된 예산은 다른 도시에 견줘 극히 적었다. 미시간
남부 랜싱에 있는 잉험카운티에서 공공의료국장으로 있던 르네 카나디는 2014년 그 자리에서 떠날 때까지 의료예산이 해마다 7년째
감축되는 상황을 순순히 받아들여야만 했다. 카나디는 “당시에 삭감되고 삭감되고 또다시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미시간주의
2018년 공공보건 지출액은 근래 가장 많았던 2004년(3억달러)에 견줘 16%(인플레이션 조정액 기준) 감축됐다. 질병예방
교육인력도 대부분 떠나야 했다.
<에이피>(AP) 통신은 6일 “미시간주만의 특이한 풍경이 아니다”며, “2008년 금융위기로 각 주정부마다 재정에
식감한 문제가 돌출하면서 의료예산이 끊임 없이 삭감돼 왔다”고 전했다. 공공보건연구단체인 ‘트러스트 포 아메리카 헬스’에 따르면,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2019년 지출예산은 2010년에 비해 10%(인플레이션 조정액 기준) 삭감됐다. 또 연방정부가 각
주·시에 보건 비상사태에 대비해 긴급지원하는 자금은 2001년 9·11테러 직후 약 10억달러에서 2019년 6억5천만달러로
줄었다. 캔사스주에서도 연방정부 지원자금을 뺀, 주정부의 2016년 공공의료 지출액은 2008년 대비 28% 감소했다.
공중보건서비스의 의무와 책임을 각 카운티로 떠넘기면서 보건의료시스템이 갈수록 허약해진 것이다.
지난 10여년간 미국 전역에서 공공의료 예산·인력이 지속적이고 극적으로 삭감된 배경으로는 금융위기로 당면했던 ‘재정 긴축’ 요구가
지목된다. 금융위기 당시 디트로이트주는 자동차산업 의존 경제가 침체에 빠지들면서 ‘작은 주정부’를 지향하는 긴축 대열에 나섰다.
공공의료부문이 가장 먼저 ‘과녁’이 됐다. <에이피> 통신은 “공중보건 예산·인력 감축은 민주당과 공화당 집권기가에
똑같이 이뤄졌다”며 “2009년 신종플루에서 에볼라까지 몇번의 전염병 위기 경고가 있었음에도 공공의료 예산 감축은 지속됐다”고
전했다.
그러나 경제가 회복된 이후에도 공공의료 예산은 회복되지 못했다. 오클라호마주의 올해 공중보건부문 지출액은 아직도 2014년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당시 유가 폭락에 감세까지 겹쳐 주정부 재정에 거대한 구멍이 났지만, 나중에 주정부 수입이 개선된
뒤에도 보건의료예산은 다른 우선 순위에 밀려나고 말았다. 오클라호마 주의회 의원을 지낸 더그 콕스(응급실 의사)는
“(주정부는)주민들의 의료급여를 줄이기 시작하는 것보다 공공의료지출을 삭감하는 편이 훨씬 편하고 쉽다고 여긴다”고 말했다.
필라델피아·텍사스·조지아에서 보건의료국에 종사했던 브라이언 카스트루치 총재(의료홍보조직 ‘버몬트재단’)는 “보건의료 지원예산
감축이 지금 우리들의 손을 묶어버렸다”며 “집에 불이 날때까지 그저 기다리고 있었던 격”이라고 탄식했다. 보건 비상사태가 터지면
공중보건인력이 나서 감염자와 접촉자를 추적·격리·진단하고 첫 응급대응을 맡기 마련인데, 인력·예산이 줄곧 삭감돼 코로나 방역이
무방비로 뚫리는 상황에 이르렀다는 말로 해석된다.
조계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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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hani.co.kr/arti/international/america/935851.html?_fr=mt2#csidx50a17384fffcb35a501614406ba75a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