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총선] 민주 “국난 극복 안정의석”…통합 “코돌이 당선 저지”
[총선 D-1] 수도권 격전지서 마지막 표몰이
이낙연·임종석은 서울·인천·경기, 이해찬은 울산·충북 접전지 누벼
김종인, “청 돌격대 당선 나라 망해”, 황교안 “부족한 자식 한표를”
총선 투표일을 하루 앞둔 14일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은 이번 선거의 승부처인 수도권 격전지에 화력을 집중했다. 2004년 17대 총선 이후 첫 ‘단독 과반’을 노리는 민주당은 ‘코로나 국난 극복’을 위해 안정 의석을 여당에 몰아달라고 호소했고, ‘1당 탈환’이 목표인 통합당은 “청와대 돌격대의 대거 당선을 막아달라”며 지지층 결집에 힘을 쏟았다.
이낙연 민주당 공동상임선거대책위원장은 자신의 지역구인 서울 종로에 집중하는 동시에 ‘이웃’ 지역구 지원에 나섰다. 이 위원장은 이날 오후 2시15분께 종로5가 마전교에서 서울 중구·성동을 박성준 후보와 합동유세를 한 뒤 저녁 7시30분께부터 서울 종로구 숭인동에서 집중유세를 벌였다.
이낙연 위원장은 "정치를 일류로 만들 기회가 눈앞에 와 있는데 정치 싸움으로 날려버리면 얼마나 허망할 노릇인가. 이를 살리려면 정치의 안정이 필요하고, 민주당이 부족함도 많지만 안정 의석이 필요하다"며 "국민 여러분을 모시고 여러분과 함께 하는 책임 있는 정당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이 위원장의 숭인동 유세에는 임종석 전 실장이 참여해 힘을 보탰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민주당이 초접전지역으로 꼽고 있는 울산 북구(이상헌)와 충북 보은·옥천·영동·괴산(곽상언) 등 2곳의 지역구를 동시에 누볐다. 민주당의 ‘직함 없는 선대위원장’으로 알려진 임종석 전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이날 인천 연수을(정일영), 경기 이천(김용진), 서울 중구·성동갑(홍익표) 등 수도권 지원에 주력했다. 임 전 실장은 인천 연수을 지원 유세에서 “코로나 이후 올 경제위기를 극복할 것이냐, 다시 갈등과 정쟁으로 우리 국민을 절망하게 할 것이냐 갈림길에 서 있다”며 “저질 막말과 폭력이 난무하는 국회를 내일 한 표로 끝내달라”고 호소했다.
민주당과 더불어시민당은 마지막 합동선거대책위원회 회의를 열었다. 이해찬 대표는 “민주당이 1당이 되고 과반을 바라보려면 시민당이 비례투표 1위를 해야 한다”고 말했고, 우희종 시민당 공동상임선대위원장은 “시민당과 민주당은 승리와 패배를 함께하는 운명공동체”라고 호응했다.
미래통합당의 김종인 통합당 총괄선대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04년 총선에서 대거 국회에 들어온 소위 ‘탄돌이’들이 지금도 이 나라 정치를 좌지우지한다”며 “이번에 코로나를 틈타서 청와대 돌격대 ‘코돌이’들이 대거 당선되면, 국회는 바이러스에 감염되고 이 나라는 진짜 망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탄돌이’는 2004년 총선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역풍으로 인해 대거 국회에 진출한 당시 열린우리당 초선 의원들을 일컫는 말이다. 김 위원장은 “누구누구 당선되면 대통령이 기뻐하실 거라는 왕조시대 유세를 버젓이 한다”며 “꼭 투표해 버릇을 고쳐줘야 한다”고도 했다. 김 위원장은 애초 보수의 본산인 대구에서 선거운동의 피날레를 장식하는 방안을 고려했다가 부동층 잡기가 더 시급하다고 보고, 윤건영 전 청와대 국정상황실장과 김용태 의원이 맞붙은 구로을을 비롯해 서울 지역에 ‘올인’했다. 황교안 당대표는 이날 오전 종로 보신각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통합당은 부족한 자식”이라면서도 “자유주의를 부정하고 개헌을 시도하는 여당을 막고 절대권력을 견제할 수 있게 도와달라”고 읍소했다.
‘세월호 망언’ 차명진, 다시 통합당 후보로…법원 “제명 무효”
서울남부지법 ‘윤리위 안 거친 제명은 절차상 하자’ 취지
세월호 유가족에 대한 혐오 발언과 막말로 미래통합당에서 제명된 차명진 후보의 제명결의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법원이 인용하면서 차 후보가 14일 통합당 후보 자격을 회복했다.
경기 부천 병 지역구에 출마한 차 후보는 지난 8일 방송 토론회에서 세월호 유가족이 부적절한 행위를 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여론의 거센 비판을 받았다. 하지만 차 후보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1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또다시 유사한 내용의 글을 올렸다. 결국 통합당은 지난 13일 당 윤리위원회를 거치지 않고 최고위원회를 열어 차 후보를 제명했다. ‘당적 이탈’로 후보 자격을 잃자, 경기도 부천시선거관리위원회는 곧 차 후보의 등록을 무효처리했다.
하지만 차 후보는 법원에 자신의 제명 처분의 효력을 정지시켜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냈고 서울남부지법 민사51부(재판장 김태업)는 14일 윤리위를 거치지 않고 최고위를 통해 차 후보를 제명한 것은 절차 위반이라는 취지의 판단을 내렸다.
현근택 더불어민주당 선대위 대변인은 “정치 초년생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의 어설픈 제명으로 막말 정치인 차명진 후보가 부활했다”며 “이제 국민이 막말 정치인에 대한 제명 절차에 돌입할 것이다. 복잡한 절차도 없다. 가처분 신청도 없다. 내일 투표소에 가서 투표만 하면 된다”고 밝혔다. 강민진 정의당 선대위 대변인은 “세월호 유가족에 대한 모욕과 막말을 일삼아 왔던 인사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차명진 후보를 공천했던 미래통합당에게 모든 책임이 있다”고 비판했다.
미래통합당 김종인 선대위원장과 황교안 대표는 그러나 차명진 후보를 자당 후보로 인정치 않는다고 밝혔다. < 정환봉 김미나 기자 >
[2020총선] 민주 “안정 의석을” - 통합 “여당 독재 막아야”
[총선 D- 마지막 주말 유세 총력]
양당 지도부, 수도권 집중공략
이낙연, 송파·강동·용인 등 지원 “막말 집단 몽땅 혼내줘야 한다”
황교안 “민주당 과반 차지땐 독재
시작” 야당 살려달라
4·15 총선 전 마지막 주말인 12일 여야는 접전지가 몰려 있는 수도권을 집중 공략했다.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는 “국난 극복을 위한 안정 의석 확보”를 강조했고, 미래통합당은 여당 독주를 막아야 한다는 견제론을 전면에 내세웠다.
■ 민주당, “코로나19 극복 위한 안정 의석”
민주당 지도부는 이날 수도권과 충청권의 주요 승부처에서 ‘쌍끌이
유세’로 총력전을 펼쳤다.
이낙연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장은 오후 국회 기자간담회 일정을 연기하고 서울 강동갑(진선미), 강동을(이해식), 송파갑(조재희), 송파을(최재성), 송파병(남인순), 경기 용인병(정춘숙) 등 지원에 나섰다. 그는 “막말이 잘못된 것이라고 말했던 지도자도 막말을 했다”며 “위부터 아래까지 막말을 계속한다면 국민이 그 집단을 몽땅 혼내주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통합당 황교안 대표가 전날 대학로 유세에서 같은 당 오세훈 후보(서울 광진을) 유세 현장에 중년 남성이 흉기를 들고 접근한 사건을 거론하면서 “이 정부는 자기들 목적을 위해 무슨 짓을 할지 모른다. 테러를 할지도 모른다. 이미 하는 것을 보지 않았느냐”고 한 발언을 꼬집은 것이다. 이 위원장은 강남 지역 유세에서는 종부세 완화 필요성을 다시 강조하기도 했다.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 원혜영 의원 등 불출마 다선 의원들로 구성된 ‘라떼는 유세단’, 이석현 의원 등이 주축인 ‘들러리 유세단’ 등도 서울과 경기 지역을 훑었다.
‘오만한 여당’ 이미지를 피하기 위해 겸손을 강조하고 있는 가운데 ‘1당은 이미 확보했다’는 선언도 나왔다. 충남 지역 지원에 나선 이해찬 대표는 “사력을 다해 선거운동 해서 1당을 확보했다. 1단계 목표는 달성했다”며 “2단계 목표는 과반이 넘는 다수당을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20대 국회에서도 우리가 1당이 됐지만, 과반이 안 됐기 때문에 법안을 우리 마음대로 아무것도 처리할 수 없었다”며 “제1당을 넘어서 150석이 넘는 과반 정당을 만들어야 개혁과제를 원활하게 추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 통합당, ‘황교안-유승민 회동’으로 반전 꾀해
릴레이 막말 파동으로 궁지에 몰린 통합당은 오전 10시부터 서울
광화문 청계광장에서 ‘72시간 마지막 투혼 유세’를 시작했다. 이 자리에서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인 황교안 대표와 유승민 의원이 통합 이후 사실상 처음으로 만났다. ‘개혁보수’의 상징인 유 의원과 적극 소통하는 모습을 보여 침체된
수도권 지지율을 끌어올리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경제회복’이라고 적힌 분홍 머리띠를 두른 황 대표는 “민주당이 180석을 얻겠다고 한다. 국민을 주인으로 생각하는 자세가 전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유 의원도 “민주당이 국회 과반을 차지하면, 앞으로 우리 국민들이 겪어보지 못한 ‘문재인 독재’가 시작된다. 독재를 막을 수 있도록 통합당에 기회를 달라”고 했다.
경기 지역 유세에 나선 김종인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은 수원시 영동시장 앞에서 “투표용지에서 더불어와 민주라는 두 글자는 절대로 읽지 말라. 그거만 빼고 투표하면 된다”고 말했다. ‘조국 끌어들이기’도 했다. 그는 “최근 양상을 보면 조국이라는 바이러스가 등장했다. 조국 바이러스와 밀착한 사람들을 사회적으로 격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망언을 이어가는 차명진 후보 문제에는 “그 사람을 (우리 당) 후보로 인정하지 않는다고 했으면 그걸로 끝나는 것”이라며 차단했다.
[2020총선] 격전지 사전투표율 지지층끼리 뭉쳤다
[뉴스분석] 이틀간 역대 최고 기록
여야 후보 팽팽한 접전지 종로 34.6% 동작을 30.7%
지지층 결집, 투표율 올려
코로나 분산 효과도 영향 전체 투표율도 상승할 듯
지난 3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1차 조사에서 드러난 유권자들의 투표 참여 의지는 10~11일 진행된 사전투표에서 26.7%라는 역대 최고 투표율로 이어졌다. 이런 흐름이면 이번 21대 총선 투표율은 4년 전 총선 투표율(58.0%)은 물론 역대 최고치인 2004년 총선 투표율(60.6%)마저 뛰어넘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한겨레>가 12일 중앙선관위 자료를 근거로 분석한 결과, 사전투표 참여율은 거물급 여야 후보가 맞대결을 펼치거나 1·2위 격차가 크지 않은 접전 지역구에서 상대적으로 높았다. 그렇지 않은 경우엔 대도시보다 농촌지역 참여율이 높은 일반적인 투표율 공식을 따랐다.
서울에서는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황교안 미래통합당 후보가 맞붙은 종로의 사전투표율이 34.68%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수진 민주당 후보와 나경원 통합당 후보가 대결을 펼치는 동작을의 사전투표율이 30.7%로 뒤를 이었다. 두 지역의 사전투표율은 서울시 지역구 사전투표율 전체 평균(27.33%)보다 3~7%포인트나 높은 수치다.
권역별 투표율이 23.6%로 가장 낮은 대구지만, 최대 접전지로 꼽히는 수성갑(김부겸 민주당 후보-주호영 통합당 후보)에선 전체 유권자의 30.18%가 투표소에 나왔다. 홍준표 무소속 후보가 출마해 3자 대결 구도가 형성된 수성을 역시 사전투표율 27.61%를 기록하며 권역 평균치를 훌쩍 넘었다. 부산에서는 박재호 민주당 후보와 이언주 통합당 후보가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이는 남구을(27.82%)의 사전투표율이 가장 높았다. 민주·통합·정의당 후보의 3자 구도로 관심을 끈 인천 연수을의 투표율(25.84%)도 권역 평균(24.74%)을 웃돌았다.
접전지에서 드러난 높은 투표 참여율로 미뤄, 이례적으로 높은 사전투표율에는 지난해 조국 사태를 거치며 격화된 진영 대결과 코로나19 감염 공포에 따른 분산투표 흐름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도입 10년을 넘긴 사전투표 제도의 정착 효과도 빼놓을 수 없다.
민주당과 통합당은 높은 투표 열기를 각자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해석하며 총선 승리 방정식을 짜는 데 분주했다. 민주당은 이번 사전투표를 “코로나19 국난 극복과 나라다운 나라를 열망하는 국민의 뜨거운 의지의 표현”이라고 했다. 통합당은 “정권의 폭주를 막자는 분노한 민심의 표출”이라고 의미부여를 했다.
하지만 높아진 투표 열기가 어느 당에 유리하게 작용할지 전문가들 전망은 조심스럽다. 박성민 정치컨설팅그룹 민 대표는 “젊은층 투표율이 높지 않았던 시절에는 투표율 상승을 진보진영에 유리한 상황으로 분석했지만, 최근 정치 효능감이 높아지며 세대별 투표율이 고르게 상승하는 모습을 보인다. 투표율 추이를 두고 정당별 유불리를 판단하기엔 유권자의 정치 참여 지형이 많이 바뀌었다”고 진단했다. 원성훈 코리아리서치 본부장도 “양당으로 좁혀진 선거 구도에 대한 유권자의 관심도가 사전투표율을 끌어올린 것으로 보인다. 양당 지지층이 결집하는 상황으로 전개되면 유불리를 예측하기 어렵다”고 했다.
한편 중앙선관위가 지난 5~6일 실시해 이날 발표한 2차 ‘유권자 의식 조사’ 결과(신뢰수준 95%·표본오차 ±2.5%포인트)에서는 ‘반드시 투표할 것’이라는 응답이 전체의 79.0%로, 1차 조사 때보다
6.3%포인트 상승했다. ‘가능하면 투표할 것’이란
응답 비율(15.1%)까지 합하면 투표 의향이 있는 사람은 전체의
94.1%였다. 선관위는 전 연령층에서 4년
전 2차 조사 때에 견줘 투표 의향이 증가했다고 덧붙였다.
< 김미나 노현웅 기자 >
“워낙 초박빙 지역 많아서…” 굳히나 뒤집나 막판경쟁
민주 “박빙지역서 의석 추가 기대”
통합 “수도권민심 변화 없어 걱정”
비례는 시민 17석·한국 18석 전망
[전국 D-3 판세 분석]
총선 투표일을 닷새 앞둔 10일, 더불어민주당이 4·15 총선에서 지역구 253석 중 130석 이상은 안정적으로 확보 가능하다며 거듭 ‘제1당’에 대한 자신감을 밝혔다. 반면 ‘세월호 망언’ 등으로 기세가 한풀 꺾인 미래통합당은 110~130석을 예측하며 주말 사이 ‘막판 반전’을 기대하고 있다.
이근형 민주당 전략기획위원장은 10일 기자간담회를 열어 “예상 의석수는 130석 플러스알파다. 130석까지는 비교적으로 안정적 확보가 가능할 거 같고, 워낙 초박빙 지역이 많아서 알파의 크기가 얼마나 될지 모르겠다”며 “다행스러운 건 우리가 그동안 의석을 갖지 못했던 지역에서 초박빙이 많다”고 말했다. 지난 20대 총선 성적표를 보면 민주당은 지역구에서 110석, 통합당은 105석이었다.
구체적으로 121석이 걸린 수도권에서는 지금(81석)보다 10석 정도 추가 확보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위원장은 “특정 지역에서 (분위기가) 좋아졌다기보다 전체적으로 좋아졌다. 이게 우리 당 역량인 측면도 있지만, 야당이 문제”라며 “야당이 수도권에서 대안적 측면을 보여야 하는데 대안으로 자리매김하지 못했다”고 했다. 지역에서는 특히 강원도(8석)와 대전(7석)에 기대를 걸고 있다고 했다. 현역이 1명인 강원도는 자체분석 결과 원주갑(이광재)·원주을(송기헌)·철원·화천·양구갑(허영) 등 3곳이 안정적으로 이기고 있고, 나머지 5곳은 박빙이라고 했다. 대전은 원외 후보 3명(장철민·황운하·박영순)이 모두 박빙 우세를 보인다며 ‘7석 전승’을 기대하기도 했다. 비례정당과 관련해선 “더불어시민당이 당초 목표인 17석까지 가능하지 않을까 기대는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의 말대로라면 민주당은 이번 총선에서 147석 이상을 내다보고 있는 셈이다. 다만 “과반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목표라고 본다”면서도 “145석을 상회해야 안정적인 1당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미래통합당은 10일 잇따른 막말 논란으로 요동치는 수도권 표심을 잡기 위해 수도권 유세에 집중했다.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이 10일 경기도 고양시 주엽역 대로에서 유권자들에게 고양시병 지역에 출마한 김영환 후보와 함께 유세를 하고 있다. 고양/연합뉴스
미래통합당은 10일 잇따른 막말 논란으로 요동치는 수도권 표심을 잡기 위해 수도권 유세에 집중했다.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이 10일 경기도 고양시 주엽역 대로에서 유권자들에게 고양시병 지역에 출마한 김영환 후보와 함께 유세를 하고 있다. 고양/연합뉴스
반면 미래통합당은 선거 막판 후보자들의 잇따른 ‘막말 파동’으로 분위기가 가라앉았다. 전날 내부 판세 분석에 따르면 수도권 접전지를 중심으로 고전하는 지역이 늘어 기존 목표인 지역구 130석 달성은 어려울 것이라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예상하는 지역구 의석은 110~130석이다. 그러나 통합당의 비례정당인 미래한국당에서 기존 목표인 18석 확보는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이진복 통합당 총괄선대본부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일희일비할 수 없지만 수도권 민심이 변화가 없어 걱정하고 있다. 수도권 유권자들께서 정권 심판에 앞장서 주실 것을 희망한다”고 했다. 20대 총선에서 강세를 보인 강원도, 접전 구도였던 충청의 상황 또한 녹록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본부장은 이번 총선에서 지역구 100석대가 무너질 수도 있다는 당 안팎의 우려에 대해 “저희는 그런 판단을 한 적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전통적 텃밭인 PK(부산울산경남)와 TK(대구경북)에선 의석을 싹쓸이하겠다는 포부를 보였다.
통합당은 선거 전 마지막 주말인 11~12일을 반전 시점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종인 통합당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은 이날 <한국방송>(KBS)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이번 주말을 기해 유권자들의 표심이 상당히 많이 변할 것이다. 그 결과가 선거 결과로 나타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도 통합당에 우세지역이었던 경기의 포천·가평, 동두천·연천, 양주, 파주 등 경기 북부 지대를 돌고, 고양, 하남, 서울의 영등포, 동작, 중구·성동, 강동 등을 찾아 이틀째 수도권 후보들을 지원했다. < 서영지 김미나 기자 >
총선 사전투표 첫날 533만명 참여…투표율 12.14%로 역대 최고
전남 18.18% 최고·대구 10.24% 최저…지난 총선 투표율의 두 배 넘어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10일 최종 투표율이 12.14%로 집계됐다.
역대 사전투표가 적용된 전국단위 선거의 1일차 최종 투표율 중 최고치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진행된 사전투표에서 4천399만4천247명의 선거인 중 533만9천786명이 투표를 끝냈다.
첫날 사전투표율을 지역별로 보면 17개 시·도가 모두 10%를 넘은 가운데 전남이 18.18%로 가장 높은 투표율을 기록했다.
이어 전북(17.21%), 광주(15.42%), 세종·강원(각 13.88%), 경북(13.76%), 경남(12.52%), 충북(12.2%), 서울(12.18%)로 최종 투표율을 웃돌았다.
이어 대전(12.11%), 제주(12%), 충남(11.83%), 부산(11.43%), 울산(11.2%), 인천(10.82%), 경기(10.46%) 순이었다. 투표율이 가장 낮은 곳은 대구로 10.24%였다.
역대 사전투표율을 보면 지난 2016년 제20대 총선의 1일차 최종 투표율은 5.45%였다.
2017년 대선 때는 11.70%, 2018년 지방선거 때는 8.77%를 각각 기록했다.
사전투표가 적용된 첫 전국 단위 선거였던 2014년 지방선거의 경우 첫날 투표율은 4.75%였다.
선관위 관계자는 역대 선거보다 이번 총선의 사전투표율이 상승 추세를 보이는 이유에 대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본 선거일에 투표소에 사람이 몰릴 것을 예상해 분산 투표를 하려는 심리가 영향이 큰 것 같다"면서도 "현재로선 전체 투표율 상승까지 예단할 순 없다"고 말했다.
이번 총선 사전투표는 11일까지 이어져 투표시간은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며 신분증을 반드시 지참해야 한다. 전국에는 총 3천508개 투표소가 설치됐다.
이중 8곳은 코로나19 확진을 받아 생활치료센터에 격리된 유권자들을 위해 센터 내에 마련됐다. 다수의 확진자와 의료·지원인력이 있는 서울(1곳)·경기(1곳)·대구(1곳)·경북(5곳)에 각각 설치됐다.
모든 유권자는 비치된 소독제로 손을 소독한 후 일회용 비닐장갑을 착용하고 투표하게 된다.
사전투표소 위치는 선관위 홈페이지(www.nec.go.kr)나 대표전화(☎1390)로 확인할 수 있다.
거대양당, “우리가 과반 확보” 기싸움
4·15 총선을 일주일 앞두고 거대 양당의 선거사령탑은 모두 ‘과반 확보’를 자신하며 치열한 기싸움을 벌였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김종인 미래통합당 총괄선거대책위원장 모두 “단독 과반”과 “확실한 과반”을 장담했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8일 광주시당에서 더불어시민당과 함께 연 선대위 회의에서 “그동안 우리가 과반수를 못 얻었기 때문에 항상 발목을 잡혀서 일을 제대로 못했는데 이번에는 우리 당이 단독으로 과반수를 넘겨서 개혁과제를 완수할 수 있는 좋은 기반이 닦이고 있다”고 말했다. 여당 지도부가 총선 선거운동이 시작된 뒤 공개적인 자리에서 ‘단독 과반 의석’을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민주당 선대위 관계자는 “지역에서 들어오는 판세 보고가 나쁘지 않다. 비례를 최소 14석만 가져오더라도 과반 확보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지역구 137석 확보에 자신감이 있다는 것이다.
연일 ‘코로나발 경제위기’를 경고하며 문재인 정부의 ‘경제실정론’을 외치고 있는 미래통합당도 ‘과반 승리’를 자신했다. 김종인 위원장은 이날 오전 간담회를 열어 “과거 선거를 돌이켜봤을 때 대통령 임기 말에 실시된 총선이 여섯번 있었는데, 한번을 제외하고는 여당이 이겨본 적이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의 (코로나 경제위기) 사태는 상황이 더 나쁘다. 미래통합당이 확실히 과반을 차지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경제위기가 가시화할수록 여당 심판론이 확산될 것이란 얘기다.
서울 중성동을·송파을 초박빙…5곳 접전 통합당, 막판 추격
수도권 격전지 19곳 여론조사
19곳 중 민주 14곳·통합당 4곳 우세
21대 국회의원 선거를 일주일여 앞둔 5~7일 사흘 동안 각 여론조사기관이 진행한 조사 중 ‘수도권 격전지’ 19곳을 종합한 결과, 이 중 7곳이 오차범위 내에서 박빙 승부를 벌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19곳 중 더불어민주당은 14곳에서, 미래통합당은 4곳에서 앞서는 등 대체로 민주당이 우세하지만, ‘초박빙’ 지역에선 통합당의 추격이 매섭다. 지역구 253석 가운데 121석이 걸린 총선 최대 승부처인 수도권에서 1당 쟁탈전을 벌이는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의 막판 총력전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 서울은 10곳 중 2곳이 초박빙…통합당 막판 추격 불꽃
4월5일부터 7일까지 3일간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누리집에 등록된 수도권 여론조사를 분석해봤더니 서울은 조사 대상 10개 지역구(중복 제외)에서 초박빙 2곳을 포함해 5곳이 1·2위 간 격차 5%포인트 내에서 접전을 벌이는 박빙 지역으로 나타났다. 민주당이 49석 중 35석 안팎, 통합당이 12석 안팎을 목표로 하고 있는 서울은 대체로 민주당에 유리한 지역으로 꼽힌다. 그러나 중·성동을과 송파을 등 초접전지에선 통합당이 기세를 올리고 있다. 3일 서울 중·성동을 여론조사에서 박성준 민주당 후보는 42%를 기록해, 40.9%를 기록한 지상욱 통합당 후보와의 격차가 고작 1.1%포인트였다. 송파을의 경우 2~4일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배현진 통합당 후보가 41%를 기록해 최재성 민주당 후보(43%)를 2%포인트 차이로 바짝 뒤쫓았다.
■ 큰 폭 차이 동작을·구로을 결과도 ‘주목’
여론조사기관마다 조사 결과가 차이가 커서 막판까지 긴장을 놓기 어려운 곳도 속출했다. 동작을의 나경원 통합당 후보는 5~6일 엠브레인퍼블릭의 조사에선 34.3%로 이수진 후보(47.2%)에 비해 12.9%포인트나 뒤졌다. 하지만 4~5일 조원씨앤아이 조사에선 이 후보를 오차범위 내인 3.2%포인트 앞서 44.1%를 기록했다. 구로을은 선두를 달리는 윤건영 민주당 후보와 김용태 통합당 후보 간 1·2위 격차가 2~4일 한국리서치 조사에선 22.4%포인트, 4~5일 조원씨앤아이 조사에선 5.0%포인트로 차이가 컸다. 조원씨앤아이 조사가 자동응답 유선전화방식 비율(동작을 31%, 구로을 34%)을 높인 점이 이렇게 큰 차이를 만든 원인으로 꼽히지만, 어느 쪽의 조사가 실제 결과에 더욱 근접할지는 미지수다. 청와대 대변인 출신인 민주당 고민정 후보와 ‘야권 잠룡’ 통합당 오세훈 후보의 대결로 관심을 끄는 광진을은 1·2위 간 격차가 오차범위를 큰 폭으로 넘나들다가 가장 최근인 3~4일 리서치앤리서치 여론조사에선 고 후보가 45.7%로 오 후보를 오차범위 밖인 8%포인트 차로 앞섰다.
■ 경기 용인·평택·고양, 인천 연수 등에서 ‘격전’
총 72석이 걸린 경기 지역에서 실시된 여론조사 지역구 7곳과 인천 2곳도 초접전을 벌이고 있다. 경기 용인정 지역에서 3~4일 실시된 알앤써치 조사에서 이탄희 민주당 후보(43.3%)와 김범수 통합당 후보(43.4%)의 격차는 0.1%포인트에 불과했다. 이용우 민주당 후보와 김현아 통합당 후보가 맞붙은 고양정, 김현정 민주당 후보와 유의동 통합당 후보가 경쟁하는 평택을에서도 오차범위(±4.3~4.4%포인트) 내 접전이 벌어지고 있다. 지역구 현역의원인 통합당 민경욱 후보와 민주당 정일영 후보, 정의당 이정미 후보 간 3파전 중인 인천 연수을은 4~5일 알앤써치 조사에선 민경욱 후보가 38.8%로 정일영 후보(30.9%)를 앞섰지만, 2~4일 한국리서치 여론조사에선 정일영 후보와 나란히 33.5%를 기록했다. 정의당 이정미 후보는 각각 23.1%, 22.6%였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누리집 참조.
견고한 ‘보수의 아성’…민주 “강원서 돌풍” 통합 “이변은 없다”
[대구·경북 25석] 통합당 “25석 싹쓸이” 위해 총력
[강원 8석]
민주, 2곳 우세·3곳 경합 우세 꼽아
통합, “목표 의석 6석 만만치 않아”
오랫동안 ‘보수의 아성’으로 분류돼온 대구·경북과 강원은 미래통합당의 견고한 지지세에 더불어민주당이 얼마나 균열을 낼 수 있느냐가 관전 포인트다. 민주당은 김부겸·이광재 등 거물급 정치인의 생환 여부가 관심사다. 대구·경북은 통합당의 ‘공천파동’에 휘말렸던 지역인 만큼 민주당 후보가 아닌 통합당 출신 무소속 후보와의 대결에 통합당이 화력을 집중하고 있다.
25석이 걸린 대구·경북에서 민주당은 7석, 통합당은 ‘25석 싹쓸이’를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4년 전 총선 때 대구 수성구을에서 김부겸 후보를, 북구을에서 홍의락(무소속 당선 뒤 입당) 후보를 당선시킨 민주당은 코로나19 위기와 정권 심판 정서에 휘말려 고전하고 있다. 김부겸 대구·경북 공동선대위원장은 <한겨레>와 한 통화에 7~8석 확보를 총선 목표치로 소개하면서 “코로나 사태에서 보듯 여당 의원이 있어야 중앙정부에 지역 사정을 제대로 전할 수 있다는 점을 부각할 것”이라고 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추가경정예산안 국회 통과 때 대구·경북 몫으로 1조400억원을 추가로 확보했다는 점을 집중 홍보하고 있다.
통합당은 민주당이 아닌 무소속 후보와의 대결에 더 집중하는 모양새다. 통합당 공천에서 배제된 현역 의원들은 북구갑(정태옥)·수성구을(홍준표)·달서구갑(곽대훈)에 출마해 통합당 후보를 위협하고 있다. 이 지역 중 가장 긴장하는 지역구는 홍준표 전 대표가 무소속으로 출마한 수성구을이다. 윤재옥 대구시당 공동선대위원장은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여론조사 결과를 근거로 분석해보면, 수성구을과 북구갑에 당력을 집중해야 하는 것으로 나온다. 다행히 지역 여론이 문재인 정부 심판을 위해 결집하는 분위기다. 시간이 지날수록 유권자들은 정부 여당 견제를 위해 제1야당을 중심으로 뭉쳐야 한다는 쪽으로 기울 것”이라고 말했다.
4년 전 통합당이 ‘전승’했던 경북은 이번에도 ‘이변’이 연출되기는 어려운 분위기다. 통합당은 이삼걸 민주당 후보와 김형동 통합당 후보, 무소속의 권택기·권오을 후보가 4파전을 벌이는 안동·예천을 경합우세로, 나머지 12곳은 모두 우세지역으로 분류했다. 안동·예천은 선거 때마다 ‘안동 김씨와 안동 권씨 문중이 지역 선거를 좌지우지한다’는 말이 나올 만큼 양대 문중의 영향력이 막대하다. 현재 안동 김씨 김형동 후보와 안동 권씨 권택기 후보가 각종 여론조사에서 1, 2위를 다투고 있다.
민주당은 구미공단이 있는 구미을 1곳을 경합지역으로 분류했다. 노동자 등 외지인 비율이 높은 이곳에는 민주당 비례대표인 김현권 의원이 출마했다. 민주당은 통합당 공천 파동으로 후보가 난립한 지역에서 기회를 엿보지만, 상황이 낙관적이지는 않다. 민주당은 안동·예천에 더해, 허대만 민주당 후보와 통합당 김병욱 후보, 무소속 박승호 전 포항시장이 3자 대결을 벌이는 포항남구·울릉을 주시하고 있다.
8석이 걸린 강원도는 이명박·박근혜 정부를 거치면서 오랫동안 보수가 독점해온 구도에 균열이 가시화하는 지역이다. 민주당은 이광재 전 강원지사가 출마한 원주갑과 강원도 유일한 현역인 송기헌 의원이 지키는 원주을을 우세지역으로, 춘천·철원·화천·양구갑, 춘천·철원·화천·양구을, 홍천·횡성·영월·평창 3곳을 경합지역으로 분류한다. 당선자 1명을 내는 데 그쳤던 4년 전 총선에 견줘 집권 여당에 우호적인 정서가 확산되고 있다는 게 민주당의 판단이다. 이광재 강원도 선거대책위원장은 “이번 총선은 정권이 아닌 20대 국회에 대한 심판 선거”라며 “통합당이 독점하다시피 한 강원도의 기울어진 운동장을 경쟁 구도로 만들기 위해 이번 총선에서 반드시 선수 교체를 해달라고 호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통합당은 민주당의 선전에 긴장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목표 의석은 지난 총선 때와 같은 6석이지만, 경합지역이 많아 안심하긴 어렵다는 게 내부 판단이다. 통합당은 동해·태백·삼척·정선(이철규)과 속초·인제·고성·양양(이양수)만 우세로 분류했고, 나머지는 경합 또는 경합 열세지역으로 보고 있다. 공천 과정에서 컷오프된 권성동 의원이 무소속으로 출마한 강릉도 각종 여론조사에서 통합당 홍윤식 후보를 거뜬히 이기는 걸로 나와 통합당을 긴장시키고 있다. 통합당 선대위 관계자는 “민주당의 이광재 효과와 무소속 권성동 의원의 선전으로 전반적으로 고전하는 게 사실이다. 목표 의석인 6석을 얻기가 만만찮을 것 같다”고 했다.
민주 ‘호남 석권’ 기세…민생 “인지도 높은 현역 역전 기대”
4·15 총선 호남·제주 판세 분석
‘광주가 지킵니다’.
8일 오전, 더불어민주당-더불어시민당 합동 선거대책위원회 회의가 열린 광주 서구의 더불어민주당 광주시당에 이런 문구가 쓰인 펼침막이 내걸렸다. 민주당은 4년 전 국민의당 바람이 불었던 호남 의석을 반드시 탈환해 과반 의석수를 확보하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다. 4년 전 호남에 대한 민주당의 구심력이 약화되며 제3정당으로 흩어졌던 표심을 다시 모아들여 민주당의 전통적 지지 기반을 찾아오겠다는 것이다.
8일 <한겨레>가 더불어민주당·민생당·미래통합당 시도당의 자체 분석 등을 토대로 호남·제주 지역의 판세를 분석한 결과, 민주당은 전체 31석 가운데 26곳에서 확실한 우세를 점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합우세는 1곳, 무소속 의원과 맞대결이 펼쳐지는 4곳은 경합으로 분류했다. 국민의당 출신 인사들이 모인 민생당은 중진 의원이 출마하는 지역구 3곳을 확실한 우세 지역으로 봤다. 통합당은 우세로 꼽는 지역이 단 한곳도 없었다.
우선 민주당은 광주(8석), 전남(10석)에서 친문재인계 후보들의 선전이 두드러진다고 보고 있다. 청와대 비서관·행정관 출신들이 출마한 광주 광산갑(이용빈), 광산을(민형배), 동·남갑(윤영덕), 나주·화순(신정훈) 등에서 상대 후보와 두배 이상 차이를 벌릴 만큼 높은 지지율을 보이고 있다. 4년 전 당시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영입한 광주 서을(양향자)도 민생당의 다선 현역 의원에 맞서 승기를 잡고 있다.
민주당은 전·현직 국회의원 출신인 무소속 후보와 맞붙는 4곳을 경합지역으로 분류했다. 김경진 무소속 후보가 출마하는 광주 북갑(조오섭), 이용호 무소속 후보가 출마하는 전북 남원·임실·순창(이강래), 노관규 무소속 후보가 출마하는 전남 순천·광양·곡성·구례갑(소병철), 김관영 무소속 후보와 맞붙는 전북 군산(신영대) 등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경합인 곳도 오차범위 내에서 엎치락뒤치락하는 만큼 투표일이 가까워질수록 상승세를 굳힐 것”이라 내다봤다.
민생당은 중진 현역 의원들의 인지도를 앞세워 민주당의 독주를 막겠다는 전략이다. 민생당은 전남의 원내 지역인 목포(박지원), 고흥·보성·장흥·강진(황주홍), 해남·완도·진도(윤영일) 3곳을 ‘우세’로 점치는 한편, 3~4선 중진이 포진된 전북 전주병(정동영), 정읍·고창(유성엽)은 반드시 지켜야 하는 전략 지역으로 보고 있다. 광주 동·남갑(장병완), 서을(천정배) 등도 초반 열세에서 벗어나 경합우세로 역전했다고 본다. 민생당 관계자는 “실제 발표되는 여론조사 수치와 밑바닥 민심은 다르다. 현역 의원들의 인지도가 높은 만큼 투표 결과는 여론조사와 다르게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 총선에서 전남 순천(이정현), 전주을(정운천) 2곳에서 당선자를 낸 통합당은 암울한 상황이다. 현재 통합당이 호남에서 우세는커녕 최소한 경합지역조차 단 한곳도 없다. 호남의 28개 지역구 가운데 후보를 낸 곳도 광주 2곳, 전남 4곳, 전북 6곳에 그친다. 통합당은 현역인 정운천 의원이나 권애영 전 전남도의원 등 지역 유력 인사가 미래한국당의 비례대표로 옮겨가면서 ‘인물을 앞세워 험지를 돌파해야 하는’ 공천 전략이 작동하지 않았다고 본다.
모두 3석이 걸린 제주도의 경우 민주당은 4년 전 총선과 마찬가지로 전 지역 석권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반면 통합당은 제주갑(장성철)이 오차범위 내 접전이라고 보고 당선을 기대하고 있다.
이개호 민주당 호남권 선대위원장은 “민주당의 지지세가 높은 만큼 90% 이상의 의석수를 획득하는 것이 목표다. 경합세를 보이는 지역도 투표일까지 천천히 격차가 벌어질 것이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유성엽 민생당 상임 선대위원장은 “진보정권 재창출을 위한 정계 개편을 위해서라도 지역의 힘 있는 중진 의원들이 필요하다. 호남에서 절반 이상의 의석 사수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차범위 접전 “뚜껑 열어봐야”
부산진구갑·남구을·북강서갑 접전
4·15 총선을 정확히 일주일 앞둔 8일 여야는 부산과 충청 지역을 중심으로 정밀한 득실 계산에 들어갔다. 두 지역의 승패는 전체 판세를 가르곤 했다. 더불어민주당은 두 지역에서 지난 총선을 웃도는 성적을 기대한다. 미래통합당은 부산 압승과 충청 과반 의석 확보를 목표로 삼고 있다.
부산 접전 지역은 그야말로 ‘뚜껑을 열어봐야’ 결과를 알 수 있을 만큼 예측이 어려웠다. 해양수산부 장관을 지낸 김영춘 민주당 후보와 부산시장을 지낸 서병수 통합당 후보가 맞붙은 부산진갑에서는 최근 5차례 여론조사 결과는 김 후보가 4차례 우위를 보였다. 김 후보는 리얼미터의 4~5일 조사에서 서 후보를 8.3%포인트 차로 따돌리기도 했다. 그러나 격차가 모두 오차범위 안에 있어 승패를 가늠하기 어렵다. 박재호 민주당 후보와 이언주 통합당 후보가 맞붙은 부산 남구을 지역도 여론조사만으로는 예측이 쉽지 않다. 두 후보는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조사 결과 45.5%로 동률을 나타내는 등 최근 2차례 여론조사에서 백중세를 보였다. 전재수 민주당 후보와 박민식 통합당 후보가 겨루는 부산 북·강서갑 역시 2차례 여론조사 모두 전 후보가 앞섰지만 각각 오차범위 안인 0.9%, 4.8%포인트 우세에 불과했다.
민주당이 4곳, 미래통합당이 10곳의 우세를 점치는 경남 지역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의 사저가 있는 경남 양산을이 가장 관심을 모은다. 나동연 통합당 후보는 2차례 조사에서 김두관 민주당 후보를 각각 5.0%, 3.3% 포인트 앞서는 것으로 나왔지만, 오차범위 안이라 큰 의미를 두기 어렵다. 민주당과 정의당의 후보 단일화가 어려워진 경남 창원 성산에서는 지난 5~7일 한국리서치 여론조사 결과 여영국 정의당 후보와 강기윤 통합당 후보가 각각 31.3%와 31.0%를 기록해 백중세를 보였다. 이흥석 민주당 후보는 21.4%를 기록해 1위 경쟁에서 다소 밀린 것으로 나왔다.
역대 선거에서 승패를 가르는 무게추 구실을 했던 충청권에서는 전체 28개 선거구 가운데 민주당이 18곳, 통합당은 16곳에서 우세를 점친다. 희비는 세종과 청주흥덕 등에서 갈릴 것 같다. 세종을에서는 3~4일 실시한 리얼미터 조사에서 강준현 민주당 후보가 46.5%를 기록해 통합당 전신인 자유한국당 비대위원장을 지낸 김병준 후보(36.2%)를 오차범위 밖에서 앞섰다. 세종갑에서는 홍성국 민주당 후보가 같은 여론조사에서 김중로 통합당 후보를 5.6%포인트 앞섰지만 오차범위 안이었다. 충북 청주 흥덕에서는 도종환 민주당 후보가 4일 한국갤럽 조사에서 49.9%를 기록해 정우택 통합당 후보(33.2%)를 16.7%포인트 앞서는 등 우세를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8개의 의석이 걸린 강원 지역에서는 민주당이 2~3곳가량의 우세를 점치고 있다. 민주당이 대표적인 우세지역으로 꼽는 강원 원주 지역에서는 지난 4~5일 리얼미터 조사 결과 이광재 후보가 45.9%를 얻어 30.6%를 얻은 박정하 통합당 후보를 크게 앞섰다. 강원 지역은 19대와 20대 총선 결과 각각 0-9, 1-6으로 통합당이 압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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