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0.5%p '빅컷' 이후 연속 인하…연준 "경제 활동 계속 견고히 확장"
인플레 관련 "더 큰 자신감" 표현 빠지고 "목표 진전됐으나 전망 불확실"
WSJ "트럼프 당선후 장기적 금리인하 의문"…파월 "정부·의회정책, 영향줄 수도"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지난 9월에 이어 또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했다.
연준은 7일(현지시간) 이틀간 진행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마무리하면서 기준금리를 기존 4.75∼5.0%에서 4.50∼4.75%로 0.25%포인트 인하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연준은 지난 9월 FOMC 회의 결과 4년 반 만에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하하는 '빅컷'을 단행한 이후 이날 연속으로 금리를 내렸다.
이에 따라 한국(3.25%)과 미국의 금리 격차는 1.50%포인트로 다시 줄었다.
한미 금리차는 지난 9월 18일 연준의 빅컷 이후 1.50%포인트였으나,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지난달 11일 기준금리를 3.25%로 0.25%포인트 낮추면서 다시 1.75%포인트로 벌어진 바 있다.
연준은 이날 성명을 통해 "최근 지표들은 경제 활동이 계속 견고한 속도로 확장하고 있음을 시사한다"며 "올해 초부터 노동시장 상황은 전반적으로 완화됐고, 실업률은 상승했지만,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 "인플레이션은 FOMC의 2% 목표를 향해 진전을 이뤘지만, 여전히 다소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FOMC는 고용과 인플레이션 목표 달성을 위한 리스크가 대체로 균형을 이루고 있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지난 9월 빅컷 단행 당시 성명에서 언급됐던 "인플레이션이 지속적으로 2%를 향해 가고 있다는 더 큰 자신감을 얻었다"는 표현은 이번 성명에서는 빠졌다.
연준은 그러면서 "경제 전망은 불확실하며 FOMC는 (최대 고용과 물가 안정이라는) 양대 책무(dual mandate)의 양쪽 측면에 대한 위험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고 했다.
이번 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 0.25%p 인하는 어느 정도 예견된 것이었다.
연준이 지난 9월 FOMC 회의 후 내놓은 점도표에서 연말 기준금리 전망치(중간값)를 종전의 5.1%에서 4.4%로 낮추면서 연내 0.5%포인트 추가 인하를 예고했기 때문인데, 이를 두고 시장에서는 연준이 11월과 12월에 0.25p씩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연준은 또 내년 이후 기준금리 중간값을 2025년 말 3.4%(6월 예측치 4.1%), 2026년 말 2.9%(6월 예측치 3.1%), 2027년 말 2.9%(6월 예측치 없음)로 각각 예상한 바 있다.
다만, 이번 FOMC 회의 직전 치러진 11·5 미 대선에서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승리하면서 연준이 장기적으로 기준 금리를 인하할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는 전망이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트럼프의 대선 승리는, 세금·지출·이민·무역에 대한 광범위한 변화를 가능하게 하는 공화당의 미 의회 상·하원 장악과 함께, 경제 전망을 재편할 잠재력이 있다"며 "경제학자들은 이러한 정책의 조합이 성장을 촉진할지, 아니면 성장을 약화하고 물가를 끌어올릴지를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고 짚었다.
WSJ는 이어 "이러한 전망 변화로 인해 월가에서는 연준이 향후 1∼2년간 금리를 꾸준히 낮출 수 있을 것이라는 기존 예상을 바꿀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번 대선 캠페인 기간 내놓은 10% 보편적 관세 등 각종 경제 공약이 미국 내 인플레이션을 더욱 부채질할 수 있다는 경제학자들의 경고가 많은 상황에서 연준의 금리 인하가 이어질 수 있을지 미지수라는 의미다.
이와 관련,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날 FOMC 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미국 대선 결과에 따른 통화정책 영향에 관한 질의에 "단기적으로 볼 때 선거가 우리의 정책 결정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파월 의장은 이어 "현시점에서 우리는 향후 정책 변화의 시기와 내용에 대해 알지 못하고 따라서 경제에 대한 영향도 알 수 없다"면서도 "원칙적으로 어떤 행정부의 정책이나 의회의 정책들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경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는 우리가 2개의 목표를 달성하는 데 있어 중요할 수 있다"고 말했다. < 연합 박성민 기자 >
미 연준 파월 "사퇴 요구해도 안할 것…대통령 해임권한 없어"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7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이 사퇴를 요구해도 물러나지 않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관세 부과, 대규모 감세 등 차기 트럼프 행정부의 핵심 정책이 통화정책에 미칠 영향에 대해선 현시점에서 정책 변화를 알 수 없으며 단기적으로는 선거 결과가 통화정책 결정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파월 의장은 이날 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기준금리를 4.50∼4.75%로 0.25%포인트 인하를 결정한 뒤 연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승리가 연준 행보에 미칠 영향과 관련해 쏟아지는 질문에 이처럼 말했다.
파월 의장은 트럼프 당선인이 사퇴를 요구할 경우 그만둘 것이냐는 기자 질의에 "안 하겠다"라고 짧게 답했다.
이어 미 대통령이 파월 의장을 포함한 연준 이사진을 해임하거나 강등시킬 법적 권한이 있느냐는 질의에는 "법적으로 허용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트럼프 당선인이 파월 의장 정책성과에 비판적인 게 연준의 독립성에 영향을 미친다는 우려가 없느냐는 질의에는 "오늘은 정치적인 문제는 언급하지 않겠다"라고 답변을 피했다.
이번 미 대선 결과 때문에 연준의 통화정책이 단기적으로 급변할 가능성도 부인했다.
그는 "단기적으로 볼 때 선거가 우리의 정책 결정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파월 의장은 "경제에는 많은 요인이 영향을 미치며 경제전망을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단기를 넘어 경제를 전망하는 게 매우 어렵다고 말할 것"이라며 "현시점에서 우리는 향후 정책 변화의 시기와 내용에 대해 알지 못하고 따라서 경제에 대한 영향도 알 수 없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런 정책들이 고용 극대화와 물가 안정이라는 우리 목표를 달성하는 데 어느 정도 중요한지 알지 못한다"라며 "우리는 추측하지도, 예측하지도, 가정하지도 않는다"라고 강조했다. < 연합 이지헌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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