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1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의 가족들과 같은 이름을 가진 이들이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윤석열 대통령 부부 등을 비판하는 내용으로 총 756개의 게시물을 작성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한 대표가 이렇다 할 대응을 하지 않고 있어, 의구심이 더욱 증폭된다고도 했다.

13일 장예찬 전 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은 페이스북에 "한동훈 대표에 공개 질의한다. 국민의힘 당원게시판에서 활동한 한동훈 대표 온 가족 명의는 모두 동명이인인가"라며 "원래 뭐 거는 것 참 좋아하지 않나. 이번에는 가족이 아니라는 것에 대표직이라도 걸겠나"라고 물었다.

그러면서 그는 특정 기간 한 대표 가족들과 같은 명의의 작성자가 올린 게시글 수를 분석한 결과를 공개했다. ▲진은정(한동훈 대표 배우자와 같은 이름) 100개 ▲진형구(한동훈 대표 장인과 같은 이름) 134개 ▲최영옥(한동훈 대표 장모와 같은 이름) 367개 ▲허수옥(한동훈 대표 모친과 같은 이름) 155개 등 총 756개다.

장 전 최고위원은 "한동훈 대표 가족 명의의 당원들은 윤석열 대통령 부부와 국민의힘 주요 정치인들을 비난하고 공격했다"며 "그런데 대부분 비슷한 시간에, 1분 내지 2분 간격으로 게시글을 올렸다. 11월 4일에 마지막 게시글을 올리고, 갑자기 사라진 시점도 일치한다. 이 모든 게 우연이고, 동명이인일 수 있나"라고 의문을 표했다.

장예찬 "여당 대표 가족이 드루킹처럼 활동"

                                       ▲장예찬 국민의힘 전 최고위원 
 


이어 "개인 SNS가 아닌 당원 게시판에서 다수의 게시글로 여론을 조작했고, 가족 중 1인이 다른 가족 명의로 게시글을 올린 정황은 법적으로 업무방해에 해당한다"며 "여당 대표 가족이 드루킹처럼 활동하며 대통령 부부와 동료 정치인들을 비난했는데, 이게 그냥 넘어갈 일인가"라고 비판했다.

장 전 최고위원은 "왜 한동훈 대표와 친한계는 가족 관련 의혹에는 아무 대응도 못하고 있나"라며 "비겁하게 기자들 질문 회피하지 말고, 평소처럼 법적 대응이라도 해보라"라고 했다.

친한계는 진상 조사를 위한 당무 감사 여부를 당에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장동혁 국민의힘 수석최고위원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그런 비방의 글을 올리려면, 한동훈 대표가 실명으로 하기야 했겠나"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당원 게시판에 많은 비방글이나, 사실 정도를 벗어난 글들이 많이 올라오고 있는데, 당 사무총장이 이런 글들을 어떻게 관리할 건지에 대해 검토하고 있는 것 같다"며 "당무 감사 여부까지도 사무총장이나 당에서 검토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법적 대응 예고

국민의힘은 장예찬 전 최고위원과 유사한 주장을 펼친 유튜버에 대한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이날 오후 주진우 국민의힘 법률자문위원장은 공지를 통해 "이미 당원 익명게시판에 '개 목줄' 등 비방 글을 올린 '한동훈'은 한동훈 대표와 무관하다는 것이 밝혀졌다"며 "그럼에도 계속 비방용 방송을 한 유튜버에 대해선 내일까지 시정하지 않을 경우 허위 사실 유포로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정당법 제24조 등에 따라 범죄에 의한 영장, 재판상 요구, 선거관리위원회 확인이 아니면 어떤 경우도 정당 당원의 신상을 열람·공개하거나 누설할 수 없도록 돼 있다"며 "쌍방 고발이 이뤄진 만큼 수사 결과를 지켜봐 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장 전 최고위원에 대한 고발의 여지도 남겼다. 주 위원장은 "법적 조치 대상자를 선별 중"이라며 "고발장 제출은 추후 공지하겠다"고 했다.               < 오마이 조선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