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장병 골프 금지된 기간에 군 골프 시설을 이용했다는 의혹 여럿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3월16일 서울 용산어린이정원 야구장에서 열린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어린이 야구교실에서 유소년 야구선수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직접 타격해 보고 있다. 연합
윤석열 대통령의 부적절한 골프 의혹이 불거진 뒤 ‘경찰이 영장도 없이 골프장 관계자의 신상정보를 가져갔다’는 주장이 나왔지만, 경찰은 이에 대해 “확인해줄 수 없다”고 답했다. 경찰이 해명을 거부하면서 ‘영장 없는 사찰’ 논란이 더욱 커지고 있다.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지난 11일 경찰 광역수사대가 영장도 없이 (태릉) 골프장 관계자들의 신상정보를 가져갔다고 한다”며 내부자 제보 내용을 전했다. 윤 대통령이 군 골프 금지 기간 등 부적절한 시기에 골프를 쳤다는 의혹이 불거진 뒤, 영장 없이 찾아온 경찰이 ‘대통령실 요청으로 가져가야 한다’며 태릉 골프장에서 근무하는 캐디와 직원들의 연락처 등 개인정보를 수집해 갔다는 내용이다.
‘영장 없는 사찰’ 의혹에 대해 경찰은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이날 김 의원 주장에 대한 사실 여부를 묻는 한겨레 질의에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확인해줄 수 없다”고 답했다. 경찰이 영장 없이 군 골프 시설에 방문한 것이 맞는지, 어떤 근거로 골프장 관계자들의 개인정보를 수집했는지, 대통령실 등의 수사 의뢰가 있었는지 등 질문에 경찰은 아무런 해명도 내놓지 않고 있다.
최근 민주당은 윤 대통령이 한-미 연합군사훈련 등 군 장병의 골프가 금지된 기간에 군 골프 시설을 이용했다는 의혹을 집중적으로 제기하고 있다. 골프 논란에 대한 야당의 공세가 커지자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의 ‘골프 외교’를 위해 8년 만에 골프 연습에 나섰다”며 한-미 정상외교 목적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 한겨레 이지혜 기자 >
‘윤 골프 의혹’에 김병주 “제보자 색출에 혈안…민간인 사찰”
“영장 없이 관계자 신상정보 가져가”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15일, 윤석열 대통령의 부적절한 골프 의혹과 관련해 “윤석열 정권은 이 와중에 반성은커녕 제보자 색출에 혈안”이라며 “경찰 광역수사대가 영장도 없이 골프장 관계자들의 신상정보를 가져갔다고 한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지난 13일부터 윤 대통령이 군 골프 금지 기간 등 부적절한 시기에 골프를 쳤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김 최고위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민간인 사찰 아니냐”며 이렇게 말했다. 이어 “통신조회라도 해서 국회 보좌진이나 언론인들과 통화했는지 찾아내겠다는 것이냐. 수사권으로 국민 위에 군림하겠다는 것이냐”며 “반복된 거짓말로 국민의 신뢰를 잃은 지도자는 그 자리 또한 잃게 될 것”이라고 했다.
김 최고위원은 “민주당 소속 국방위원들이 제보를 받아 확인한 바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지난 8월부터 최소 7차례 골프를 즐긴 것으로 보인다”며 “골프 그 자체를 지적하는 게 아니라 때와 장소, 태도가 부적절하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가운데 8월24일은 한미 연합군사훈련으로, 10월12일은 ‘한국 무인기가 평양 상공에 침투했다’며 북한이 내놓은 강경 대응 성명으로 군에 골프 금지령이 내려진 상황이었다. “현역 군인들에겐 골프 금지령이 내려졌는데 국군 통수권자는 골프를 쳤다”며 “대통령이자 국군통수권자로서 자격이 없다”고 말했다. 8월24일은 7명이 숨지고 12명이 다친 부천 호텔 화재 사고 이틀 뒤고, 10월12일은 군에 대비태세 유지 명령이 내려진 때이기도 하다.
김 최고위원은 또 “(윤 대통령이) 9월28일엔 예약도 없이 당일에 (골프장을) 방문했다”며 “골프장 규칙도 어기고 카트를 타고 페어웨이를 누볐다는 구체적인 제보까지 있다”고 주장했다.
11월2일과 9일 골프와 관련해서는 “국민과 국회에 대한 윤 대통령의 자세를 짐작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10월31일엔 공천개입 정황이 담긴 윤 대통령의 육성이 공개됐고, 11월4일엔 윤 대통령이 국회 예산안 시정연설에 불참했다. 11월7일은 대국민담화와 기자회견을 열어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 등을 사과한 바 있다.
김 의원은 “그러나 이틀 후인 9일, 윤 대통령은 또 골프를 즐겼다”며 “사과의 진정성을 의심할 수밖에 없는 행동이다. 국민의 분노와 정의를 향한 간절한 외침엔 귀를 막고 골프장에 울려 퍼지는 ‘나이스샷’ 소리에만 귀를 열었다”고 비판했다. < 한겨레 기민도 기자 >
추미애 “윤, 군 골프장서 개인 전용 카트 직접 공수해 사용” 제보
윤석열 대통령이 부적절한 시기 군 골프장에서 여러 차례 골프 라운딩을 했다는 의혹을 받는 가운데, 군 골프장에서 본인 전용 카트를 공수해 사용했다는 의혹이 추가로 제기됐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5일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윤 대통령이 군 골프장을 이용할 때 골프장 카트를 이용하지 않고 대통령 전용 골프 카트를 대통령 경호처에서 직접 공수해 이용한다는 제보가 있다”며 “특히 (전용 카트 사용 당시) 구룡대 골프장을 이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추 의원은 “박근혜 전 대통령은 국민 혈세로 (본인이 사용하는 건물의) 변기를 뜯어내고 전용 변기를 설치해 ‘변기 공주’라고 조롱을 받았는데, (전용 카트 사용은) 박 전 대통령을 연상시킨다”고 덧붙였다.
추 의원의 질문에 경호처장 출신인 김용현 국방부장관은 “저는 확인해드릴 수가 없다”고 말했다. 다만 윤 대통령이 구룡대 골프장을 이용했냐는 질문에 그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구룡대 골프장에 전용 별장을 만들고 거기 머무셨다”며 “현 대통령은 휴가 때 한번 이용했다”고 답했다.
윤 대통령이 구룡대 골프장에서 골프를 친 의혹에 대해선 답하지 않았으나, 휴가차 구룡대 골프장 내 별장을 방문한 사실은 인정한 것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 8월 계룡대에서 여름휴가를 보낸 바 있다. < 한겨레 엄지원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