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일보 기자 질문에 “무례” “시정해야” 홍철호 정무수석 발언 파문 
“언론에 대해 역대급으로 무례하기 짝이 없는 자들” “적반하장식 매도”
“기자는 국민을 대신해 묻는 것” “쇄신의 기미 찾아볼 수 없는 발언들”

 
 
▲지난 7일 대통령 기자회견에서 발언 중인 박석호 부산일보 기자. 사진=JTBC 보도화면 갈무리. 
 

“대통령에 대한 무례라고 생각합니다. 대통령이 사과를 했는데 마치 어린아이에게 부모가 하듯이 ‘뭘 잘못했는데’ 이런 태도, 저는 그 태도는 시정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홍철호 대통령실 정무수석, 19일 국회 운영위원회 발언)

“흔히들 사과를 할 때 꼭 갖춰야 될 요건이 몇 가지 있다고 합니다. 그중에서 가장 중요한 게 어떤 부분에 대해서 사과할지 명확하게 구체화하는 것이라고 하는데요, 대통령께서는 대국민담화에서 제 주변의 일로 걱정과 염려를 끼쳐드렸다, 어떻게 보면 다소 두루뭉술하고 포괄적으로 사과를 하셨습니다. 그리고 명태균 씨와 관련된 여러 가지 일에 대해서 이런 일이 생긴 이유가 휴대폰을 바꾸지 못해서라든지 아니면 사람 관계에 대해서 모질지 못해서 생긴 것이라고 말씀을 하셨는데요, 그렇다면 마치 사과를 하지 않아도 될 만 한 일인데 바깥에서 시끄러우니까 사과하는 것 아닌가, 이렇게 오해를 하실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TV를 통해 회견을 지켜보는 국민들이 과연 대통령께서 무엇에 대해 우리에게 사과를 한 것인지 어리둥절할 것 같습니다.” (박석호 부산일보 기자, 7일 대통령 기자회견 발언) 

지난 7일 대통령 기자회견 당시 기자의 질의를 두고 대통령실 정무수석이 무례하다고 주장해 파문이 커지고 있다. 20일 강미정 조국혁신당 대변인은 “윤 대통령을 포함해 용산 대통령실 참모들은 주권자인 국민에 대해, 국민을 대신해 묻는 언론에 대해 역대급으로 무례하기 짝이 없는 자들”이라고 비판했다. 강유정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도 같은 날 “적반하장식 매도”라고 비판했다. 

언론도 비판에 나섰다. 20일자 JTBC ‘뉴스룸’에서 한민용 앵커는 “임기 반환점을 돈 대통령실에서 쇄신의 기미는 찾아볼 수 없는 발언들이 대거 나왔다”며 “윤석열 대통령 기자회견 때 무엇을 사과하는 것인지를 물은 기자에 대해 대통령에 대한 무례라며 태도를 시정해야 한다고 말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20일자 JTBC '뉴스룸' 화면 갈무리.
 

같은 날 MBC ‘뉴스데스크’에서 김수지 앵커는 “기자회견 하는 대통령이 기자들에게 설명하는 듯 보여도, 사실 국민에게 얘기하는 것이고, 기자는 국민을 대신해 묻는 것”이라고 말했다. 조현용 앵커는 “다들 궁금해하는 점을 묻는 걸 두고 무례하다며 태도 시정을 운운하는 걸 보면, 그날도 지금도 진짜 무례한 건 누구일까”라고 되물으며 “당연한 의문을 품는 국민과 대신 묻는 기자는 대통령의 부하가 아니다”라며 대통령실의 실언을 비판했다. 

앞서 대통령실 지역기자단은 홍철호 수석의 실언이 나온 뒤 사과와 해명, 대통령실의 책임 있는 입장을 요구했다. 이들은 “홍 수석은 박석호 기자의 질문을 자의적으로 확대해석했을 뿐만 아니라, 언론의 역할과 기자의 사회적 책임을 부정했다. 태도를 시정해야 한다는 것은 기자들에 대한 ‘눈치 주기’로, 지역기자단에게 일종의 가이드라인을 준 것”이라며 대통령실을 규탄했다. 대통령실이 즉각적인 사과와 해명에 나서지 않을 경우 지난 3월 황상무 시민사회수석이 “MBC 잘 들어”라며 ‘기자 회칼 테러’를 언급했던 사건 이상의 파문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 미디어오늘 정철운 기자 >

 

대통령실 지역기자단 “부산일보 기자 질문이 무례? 홍철호 사과하라”

박석호 부산일보 기자, 대국민 사과 당시 尹 대통령에 “뭘 사과했는지” 질문
홍철호 정무수석, 19일 국회 운영위에서 “대통령에 대한 무례” 주장 논란

 
 
 
▲홍철호 대통령실 정무수석비서관이 19일 국회 운영위 전체회의에 출석한 모습. 사진=국회방송.
 

홍철호 대통령실 정무수석비서관이 지난 7일 윤석열 대통령 대국민 담화 및 기자회견 당시 부산일보 기자가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국민들이 대통령이 뭐에 대해 사과했는지 어리둥절해할 것 같다”고 질문한 부분에 대해 “대통령에 대한 무례”라고 밝혔다. 그러자 대통령실 지역기자단이 “홍철호 수석의 사과와 해명, 대통령실의 책임 있는 입장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지역기자단은 20일 “지역기자단은 홍철호 수석이 ‘무례하다’ ‘시정해야 한다’는 표현을 사용한 것에 대해 홍 수석의 사과와 해명, 대통령실의 책임 있는 입장을 요구한다. 지역기자단은 취재나 언론 활동을 약화시킬 수 있는 모든 발언에 단호히 반대 입장을 밝힌다”는 입장문을 냈다.

지역기자단은 “홍 수석은 박석호 기자의 질문을 자의적으로 확대해석 했을 뿐만 아니라, 언론의 역할과 기자의 사회적 책임을 부정했다. 태도를 시정해야 한다는 것은 기자들에 대한 ‘눈치 주기’로, 지역기자단에게 일종의 가이드라인을 준 것으로 규탄한다”고 밝힌 뒤 “기자의 역할은 본래 대통령과 국가 기관이 제대로 일하는지 감시하는 것이다. 대통령실의 이 같은 ‘대언론 대응’으로 피해를 받는 기자가 없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7일 열린 대국민 담화 및 기자회견에서 모두발언에 앞서 고개 숙여 사과했다. 그러나 사과 당시 김건희 여사와 관련한 논란, 명태균 게이트 등을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아 어떤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한다는 것인지 불분명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날 박석호 부산일보 기자는 “흔히들 사과를 할 때 갖춰야 할 요건이 몇가지 있다고 한다. 어떤 부분에 대해 사과할지 명확하고 구체화하는 것이라고 하는데, 대통령께서는 대국민 담화에서 제 주변의 일로 걱정과 염려를 끼쳐드렸다며 다소 두루뭉술하고 포괄적으로 사과했다”면서 “회견을 지켜보는 국민들이 대통령이 뭐에 대해 사과했는지 어리둥절해할 것 같다”고 말했다.

▲박석호 부산일보 기자가 7일 대통령 기자회견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사과를 두고 국민들이 볼 때 뭘 사과했는지 어리둥절할 것 같다고 지적하고 있다. 사진=KTV 영상 갈무리
 

이에 지난 19일 열린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는 관련 질의가 오갔다. 윤종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얼마 전 대통령이 고개 숙여 사과했는데, 끝날 때 기자가 어떤 것을 구체적으로 사과하는지 물었으나 답변 못 하지 않았나. 무엇을 사과한 거냐”고 묻자, 홍철호 수석은 “우선 담화문 속에서 자신의 불찰과 국민께 상심 드린 점을 포괄적으로 사과한다는 말씀을 주셨고 고개 숙여 태도로써 사과한 다음, 기자들과 일문일답을 하면서 구체적인 부분까지 사과하는 내용이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윤종군 의원이 “기자가 질문했을 때 딱 집어서”라고 질문을 이어가자, 홍철호 수석은 “그 부산일보 기잔데요. 그 기자가 대통령에 대한 무례라 생각한다. 대통령이 사과했는데 마치 어린아이한테 부모가 하듯이 뭘 잘못했는데? 하는 태도는 시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 미디어 오늘 박서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