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재·제국주의화 '트럼프 미국' 보이콧 호소
세계인에 "미국 여행·유학·취업 재고해달라"
"트럼프 미국에 도움 될 여행비 쓰지 말라"
실제 유럽·중국·캐나다발 여행객 급감
"독재자의 최대 적은 교육된 시민들"
"다른 나라에 사는 당신에게 이 글을 보냅니다. 아마 당신도 알다시피, 여기 미국의 우리는 우리 민주주의 역사상 최대의 비상사태에 직면해 있습니다. 당신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로버트 라이시 버클리 캘리포니아대 골드먼 정책대학원 교수는 20일과 21일 페이스북 글들에서 극소수가 지배하는 '트럼프의 미국'이 파시스트 국가에 가깝게 독재화하고 있다고 비판하면서 전 세계의 시민을 향해 이렇게 말하고 미국 여행·유학·취업 재고 등 보이콧을 호소했다. 올해 78세인 라이시는 빌 클린턴 행정부 때 미 노동부 장관을 지낸 지성인으로 평가받는다.

'트럼프 미국' 보이콧 호소
"여행·유학·취업 다시 생각"
라이시는 미국의 현 상황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극소수 패거리가 앞장서서 미국 정부 시스템의 기반을 허물고 있다고 봤다. 라이시는 이들이 "의회의 정부 예산권을 빼앗고, 판사의 결정을 무시하고, 평화적 시위자를 체포하고, 트럼프의 적들을 수사하며, 푸틴과 편 먹고 우크라이나에 맞서고, 극심한 편견을 부추기며, 공포의 씨앗을 널리 뿌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트럼프가 20일 특히 취약계층 학생들의 피해가 예상되는 연방 교육부 해체 행정명령에 서명한 데 대한 그의 질타는 더 매서웠다. 라이시는 "교육, 과학, 도서관, 미술관 등 미국인의 마음에 대한 트럼프의 공격은 미국인의 자치(self-government) 능력에 대한 공격이다"라고 썼다. 그러면서 "그건 비효율적이라 믿는 민주주의 체제를 그들이 통제하는 테크놀러지로 가득한 권위주의 체제로 대체하길 바라는 테크노 국가(techno-state)의 극소수 독재자에게서 나온다. 경계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깡패, 모두 맞설 때 제압"
유럽·중국·캐나다 미국 여행 급감
라이시 교수는 "대다수 깡패와 마찬가지로 트럼프는 당신을 포함해 모든 이가 그의 깡패짓에 맞설 때만 제압된다"면서 미국으로의 여행과 유학, 취업 계획을 다시 생각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당신의 여행비로 왜 트럼프의 미국에 보상을 주는가? 미국에서 외국인이 돈 쓰는 건 상당한 세수 원이며, 미국의 주요 '수출'이다. 당신이 트럼프의 경제를 간접적으로 지원할 아무런 까닭이 없다"고 역설했다. 이어 "트럼프 권위주의를 걱정하는 많은 국제 여행객이 이미 미국 여행을 취소했다. 당신 역시 그렇게 하길 제안한다"라고 덧붙였다.
라이시에 따르면, 유럽연합(EU)에 대한 트럼프의 200% 고관세 위협에 맞서 많은 유럽인이 이미 디즈니월드와 미국 음악 페스티벌 여행을 꺼리고 있다. 중국발 여행객도 11% 줄었다. 이제 중국인 여행객은 미국의 국립공원 대신에 호주와 뉴질랜드를 선택하고 있다. '51번째 주'로 만들겠다는 트럼프 발언에 반발한 캐나다 여행객은 미국 대신에 유럽과 멕시코로 가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올해 미국 방문 여행객은 최소 5%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트럼프 정권, 미국 헌법 유린"
"아무 때, 아무 이유 없이 추방"
라이시는 "당신이 학생이나 심지어 고숙련 외국인 시민이 미국에서 살고 일하도록 허가하는 H-1B 비자를 갖고 미국에 오려고 생각한다면, 역시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며 "아마도 트럼프 정권이 종식될 때까지 몇 년 기다리길 바란다. 어떤 경우든 당신이 여기 있는 건 완전히 안전하다고 할 수 없다"라고 조언했다. 이어 "당신이 민주주의에 마음을 쓴다면 지금은 학생 또는 H-1B 비자를 들고 여기로 올 때가 아니다. 왜냐하면 트럼프 정권은 미국 헌법을 유린하고 있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라이시는 "당신은 아무 때나, 어떤 이유 또는 아무런 이유도 없이 추방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스라엘의 가자 대학살에 대한 항의 시위를 주도한 혐의로 추방 명령을 받은 컬럼비아대 대학원 졸업생인 마흐무드 칼릴과 함께, H-1B 비자를 갖고 고국인 레바논을 방문하고 미국에 재입국하려다 추방된 브라운대 신장이식 전문의인 라샤 알라위에 박사, 그리고 전쟁 시기에만 사용했던 '적성국 국민법'(Alien Enemies Act)에 따른 추방 명령을 받은 베네수엘라인들의 최근 사례들을 염두에 둔 것임은 물론이다.

라이시, 트럼프 미국 독재화 질타
"교육된 시민, 독재자의 최대 적"
라이시 교수는 테크노 국가(techno-state)인 파시스트적 '트럼프 미국'을 대표하는 극소수 인물로 대통령 트럼프와 일론 머스크 정부효율부(DOGE) 수장,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캐시 파텔 연방수사국(FBI) 국장,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 팸 본디 법무장관 등을 거론했다.
라이시는 "독재자들은 교육받은 시민을 자신의 최대 적으로 여긴다. 노예주는 읽는 걸 배우지 못하게 했다. 나치스는 책을 불태웠으며, 독재자들은 미디어를 검열한다. 트럼프가 교육, 과학, 미술관과 예술을 공격하는 것도 그래서다. 우리가 배우지 못하도록 하고자."라고 썼다. < 이유 기자 >
미국 노교수의 '트럼프 스트레스' 대처법 6가지
'윤석열 내란 스트레스' 우리한테도 요긴할 듯
"입만 열면 거짓말, 굳이 분석하지 않는다"
"지금이 정상이라는 정치인, 미디어는 패스"
"현실 타개할 지성의 목소리를 찾아 나선다"
"시민 불복종에 동참하는 젊은이와 소통한다"
현실 부정과 체념은 '노'…불운하다 여기면 불운해져
"영겁인 줄 알았는데, 이 비열한 정권은 이제 7주가 됐다...7주 동안 (도널드) 트럼프와 (JD) 밴스, (일론) 머스크는 수백만 명을 해치는, 정말 끔찍한 짓을 벌인 게 현실이다." 시대의 지성인으로 평가받는 로버트 라이시 버클리 캘리포니아대 골드먼 정책대학원 교수는 9일 '자신감 갖기'란 페이스북 글에서 이렇게 개탄하고 "그러나 이 (트럼프) 정권은 희망과 결심을 완전히 없애지 못하고 정반대로, 행동주의에 불을 붙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라이시 '트럼프 스트레스' 6가지 대처법 공개
'막장 트럼프 정권'에 현실 부정, 체념은 금기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 미 노동부 장관을 지낸 라이시 교수(78)는 이 글에서 극도로 비정상적이고 폭력적인 트럼프 시대의 스트레스에 대처하는 6가지 방안과 2가지 금기를 소개했다.
먼저 금기 사항으로 현실 부정과 체념을 거론했다. 라이시는 "내가 아는 몇몇 사람은 현실 부정을 통해 대응하고 있다"며 "그들은 계속해서 △ 공화당 대 민주당 △ 우파 대 좌파 △ 보수 대 리버럴 등과 같은 익숙한 관점에서 지금의 사태를 정상적인 것으로 여긴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들은 자기를 속이고 있다. 현 사태와 관련해 정상적인 건 없다. 이제 우리는 다른 세계에 있다"고 강조했다.
라이시는 "선택은 민주주의냐, 아니면 독재냐이다. (시민의) 자기 통치냐 소수 독재냐다. 모든 사람은 반드시 한 편을 선택해야 한다"면서 "선택하지 않는 건 지금의 통제 세력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즉, 트럼프가 훨씬 더한 독재자가 되고 그의 소수 억만장자 후원자와 절친들이 부와 권력을 빨아가도록 허용하는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민주주의와 독재 중 반드시 선택해야"
"우리가 불운하다고 여기면 불운해져"
라이시는 "그(현실 부정)만큼 위험한 또 다른 대처법은 체념이다. 모든 게 희망이 없다고 믿으면서 냉소주의에 굴복하는 것이다"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이런 패배주의 진영 사람들은 미국의 종말, 문명의 종식, 지구의 죽음 같은 파멸로부터 어떤 것도 우리를 지키지 못한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책 읽기도 뉴스 보기도 끊고 행동과는 담을 쌓게 된다.
패배주의에 대해 그는 "트럼프, 밴스, 머스크, 그리고 푸틴이 우리가 느꼈으면 하는 바로 그것이다. 냉소주의와 절망은 그들의 더러운 손에 놀아나게 된다"라며 "그건 또한 자기충족적 예언이다. 우리가 불운하다고 여기면 우리는 불운해진다"라고 경고했다.
라이시는 '트럼프 스트레스' 대처법 6가지를 제시했다. 12‧3 윤석열의 불법 계엄령 선포 이후 100일 가까이 상식을 지닌 대한민국 국민 거의 전부가 극심한 '내란성' 불면증과 우울증을 겪고 있는 상황을 고려할 때 상당한 시사점이 있어 주요 부분을 그대로 번역해 소개한다.

[6가지 트럼프 스트레스 대처법]
첫째, 나는 트럼프의 발언을 듣는 일을 그만뒀고 심지어 그의 비뚤어진 마음을 분석하려는 시도도 중단했다. 이미 나는 그가 거짓말만 내뱉는다는 걸 알았다. 이제 나는 그의 악성 나르시시즘(자기애)에 익숙해졌다.
둘째, 나는 지금의 사태를 정상적인 정당 정치의 한 변형으로 간주하는 정치인, 언론계 인사, 첩보원, 전문가들에게 더는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다. 그들은 식상하고 틀렸다.
셋째, 그 대신, 나는 사태의 중요성을 이해하고, 내게 희망을 가질 이유와 당신과 내가 뭘 할 수 있을지 실천적 아이디어를 주는 목소리들을 찾고 있다. 몇몇은 과거로부터의 목소리다. 히틀러와 무솔리니, 스탈린 시절에, 또는 마오쩌둥의 '문화혁명'이나 폴 포트의 '킬링 필드' 때 살았던 사람들이다. 일부는 무슨 사태였는지에 대한 날카로운 관찰자들(한나 아렌트의 '전체주의의 기원')이거나 역사가들(윌리엄 샤이러의 '제3제국의 흥망: 나치 독일의 역사')이다.
넷째, 나는 버클리대의 내 학생들과 '불평등 미디어'의 내 동료과 같이 평균 연령이 나보다 반세기 젊은 사람들과 소통하고 있다. 그들의 에너지, 유머, 헌신은 내 정신을 계속해서 고양시킨다.
다섯째, 나는 나의 친구 관계를 즐기고 사랑하는 이들을 꽉 껴안는다.
끝으로, 나는 이런 모든 방안이 당신의 대처를 돕는다는, 당신을 고무해 훨씬 더 행동주의와 저항, 반항, 좋은 말썽, 평화적 시민 불복종에 나서도록 할 거라는 희망을 가지고 날마다 이런 편지를 당신에게 쓰고 있다.

"악몽에 대처하는 최선의 방안은 투쟁"
백악관, 지역구 의원 항의 전화 걸기 제안
이런 방안들은 시민권과 베트남전 관련 투쟁을 기억하는 우리에게는 친숙한 것들이다. 그것들은 그 당시 그랬듯이 지금 우리가 상황을 헤쳐 나가는 데도 의미가 있다. 다른 말로 말하면, 지금의 악몽에 대처하는 최선의 방안 중 하나는 그것과 싸우는 것이다. 자신감을 갖도록 하자. 우리는 이걸 헤쳐 나갈 것이고 그래서 더 강해질 것이다.
그다음 라이시 교수는 행동강령도 소개했다. 여기에는 △ 백악관에 계속 전화 걸기 △ 자기 지역구 상‧하원 의원들에게 계속 전화 걸기 △ 다가올 각급 선거에 대비해 조직하고 동원하기 △ 미등록 외국인 근로자, 성소수자, 트럼프 자경단으로부터 보호가 필요한 적극적 반트럼프주의자, 우크라이나 난민 등 자기 지역의 취약층 보호하기 등이 담겼다. < 민들레 이유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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