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공망 소진 돼 전략 요충지 우선 방어
전비, 하루 수억달러, 한 달 최소 120억달러
전 모사드 간부, “2∼3일이 전쟁 끝낼 기회”

이란을 공격한 이스라엘이 하루 최소 2억달러를 전비로 소모하는 데다 방공망이 급속히 소진되고 있다. 2주 이상 전쟁이 장기화하면 전쟁 수행 능력에 심각한 한계가 올 것으로 보인다.
이스라엘은 이란과의 전쟁에서 방공망 가동에만 수천만달러에서 2억달러까지 쓰는 데다, 전투기 출격, 이란 미사일에 의한 피해, 산업 가동 중단 등으로 부담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 2주 혹은 한 달간 전쟁이 지속되면 이스라엘 경제가 감당하기 힘들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이 19일 보도했다. 이스라엘의 레이치먼대학교의 아론경제정책연구소의 평가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이란과의 전쟁이 한 달 동안 지속하면 약 120억달러를 지출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스라엘의 전쟁 수행에서 가장 비싼 비용은 방공망 운영이다. 하루에 최소 수천만 달러에서 2억 달러가 소요된다. 이스라엘의 다중 방공망 중 하나인 ‘다윗의 새총’은 미사일, 드론, 항공기 요격용인데, 매번 작동될 때마다 요격 미사일이 최소 2대가 발사돼, 약 70만달러 비용이 든다. 장거리 탄도 미사일 요격용인 애로우-3는 매번 400만달러가 소요된다. 이란은 이번 분쟁에서 이스라엘에 지금까지 400기의 미사일을 발사했고, 상당수가 이스라엘 방공망을 돌파했다.
최신예 전투기인 F-35는 1시간 비행에 연료비용으로만 1만달러가 소요된다. 이란과의 거리가 적어도 1천㎞여서 이스라엘 전투기들은 재급유 비행기 가동이 필요하다. 통합직격탄(JDAM), 2천파운드 범용 폭탄인 MK84 등의 전투기 장착 폭탄 등은 별개의 비용이다.

더구나, 이스라엘은 이번 이란과의 분쟁에서 건국 이후 본토에서 최대의 전쟁 피해를 보고 있다. 수천채의 건물과 가옥들이 완파되거나, 훼손됐다. 적어도 4억달러의 피해이다. 무엇보다도, 이스라엘은 이번 전쟁으로 경제가 마비 상태이다. 이스라엘 경제는 최근 며칠 동안 이란의 미사일 공격 앞에 마비됐다. 필수 사업체 노동자들만이 일했고, 식당 등 대부분 업종은 문을 닫았다. 국제공항도 며칠 동안 폐쇄됐고, 현재는 부분 운영 중이다.
아론경제정책연구소의 즈비 에스테인 소장은 “매일, 가자 전쟁이나 헤즈볼라의 전쟁보다도 훨씬 비싼 비용이 든다”고 평가했다. 이스라엘은행의 카르닛 플루그 전 총재는 “전쟁 비용을 결정할 주요 요인은 그 기간”이라며 “일주일 정도라면 괜찮지만, 2주일이나 한 달이면, 전혀 다른 얘기”라고 우려했다.
이번 전쟁에서 이스라엘 방위의 핵심 자산인 방공망 소진도 심각해질 것으로 진단됐다. 이스라엘은 전쟁 초기 세계 최고 수준의 방공망으로 이란 미사일을 요격하며 공세를 이어갔으나, 요격미사일 소모 속도가 생산 속도를 앞지르기 시작해 급속한 소진이 우려된다고 뉴욕타임스가 19일 보도했다. 이 때문에 이스라엘은 전략적 요충지와 인구 밀집 지역에 우선적으로 방공망 등 방어 자원을 배치하는 방식으로 전환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애로우’ 시스템을 포함해 최소 7종의 방공 체계를 운용 중이며, 미국으로부터는 함정 기반 요격 시스템과 레이저 무기까지 지원받고 있다. 그러나 전선이 다방면으로 확장되면서 방어망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고, 디모나 원자로나 텔아비브의 군사본부 같은 전략 시설을 보호하는 요격을 우선 순위로 정하고 있다는 것이다.
예비역 공군 준장 란 코하브는 “요격미사일은 쌀알이 아니고, 수량은 유한하다”며, 방공망 지속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실제로 이스라엘은 하루 수백 발의 미사일을 요격하고 있으며, 일부는 중복으로 요격되기도 해 정확한 소모량조차 파악이 어려운 상황이다.
이스라엘 정보기관인 모사드의 전 고위 관계자 조하르 팔티는 “지금이 이스라엘에는 이란의 핵 시설 목표물들을 타격하는데 성공해서, 승리를 선언하고 전쟁을 끝낼 2∼3일의 창이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이 조기에 종전을 하지 않으면, 전략적 난관에 봉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9일 이스라엘이 요청하는 대이란 공격 참여 결정을 2주 안으로 내리겠다고 밝혀, 이스라엘로서는 그동안 방공망 소진과 전비 부담이 가중되는 전략적 딜렘마가 어른거리고 있기 때문이다. < 정의길 기자 >
트럼프 “이란 ‘정신 차릴 시간’ 2주가 최대치”…지상군 파병은 일축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격에 미국이 동참할지 여부를 정하기 위해 제시한 ‘2주’ 시한이 “최대치”에 해당하는 기간이라며 이란에 핵 개발을 포기할 것을 촉구했다. 이란에 지상군을 파병하는 일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20일 뉴저지주 모리스타운 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2주 뒤 이란에 대한 공격에 나설 것이냐’는 질문에 “그들(이란)에게 시간을 주고 있다. 2주가 최대치라고 말하겠다”고 답했다. 이어 2주라는 시간이 “(이란)사람들이 정신을 차리는지 보는” 시간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19일)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을 통해 “가까운 미래에 일어날 수도, 아닐 수도 있지만 이란과 협상 가능성이 상당하다”며 “앞으로 2주 안에 (공격을) 진행할지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이란을 공격하더라도, 공습을 넘어 지상군까지 파병할 가능성은 사실상 일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상군 파병이 “가장 원치 않는 일”이라며 “(이를) 논의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이 나서서 이스라엘을 설득해 공습을 멈추도록 할 가능성도 거의 내비치지 않았다. 그는 이란 외무장관이 “미국이 협상에 진지하다면 공습을 중단하도록 이스라엘을 설득해야 한다”고 말한 데 대해 “이기고 있는 누군가에게 (공습 중단을 요구하는 것은) 지고 있는 이에게 하는 것보다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주일 넘게 이어지고 있는 이스라엘과 이란 간 무력 충돌에 대해 “이스라엘이 잘하고 있고, 이란은 그보다 덜 잘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우리는 이란과 대화해 왔고, 어떻게 될 지 지켜보겠다”고도 했다. 다만, 이스라엘과 이란 간의 휴전은 “상황에 따라” 지지할 수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들이 국내총생산(GDP) 5% 수준의 국방비를 지출해야 한다고 보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그렇다”고 답하면서도, “우리(미국)도 그래야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나토를 오랜 기간 지원해왔다. 많은 경우 우리가 비용의 거의 100%를 지불했다고 생각한다”며 유럽의 나토 회원국들이 ‘안보 무임승차’를 하고 있다는 취지로 말했다. 국내총생산 5%의 국방비 지출이 어렵다고 밝힌 스페인을 콕 집어 “(낮은 국방비 지출로) 악명이 높았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미국은 지난해 기준 지디피의 3.4%에 상당하는 국방비를 지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4일과 25일 이틀간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리는 나토 정상회의에서 회원국들에 지디피 5% 수준의 국방비 지출 서약을 요구할 예정이다. < 정인선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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