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대일 압력 한 단계 더 올라갈 것”

중 상무부 “일본 군사력 높일 모든 제품 수출 금지”
관영 매체 “희토류 대일 수출 허가 심사 강화 검토”

EV 등 하이테크 제품에 필수적인 중희토류 대상
중국, 희토류 생산 70%, 희토류 자석 80% 이상 차지

 

중국 내몽골 자치구의 희토류 광산.   일본경제신문 1월 6일
 

중국이 일본에 대한 군과 민간 겸용 제품 수출 규제를 강화하고, 첨단제품 생산에 필수적인 희토류 등 중요한 광물이나 화학물질 재료들까지 규제 강화 대상에 포함시킬 움직임을 보이면서 일본이 긴장하고 있다.

 

일본언론들은 희토류 관련 제품들이 수출 규제 대상에 포함될 경우, 중국인들의 일본여행 억제나 일본산 수산물 수입금지 등과는 차원이 다른 영향을 일본 산업이 받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상무부 “다카이치 총리 대만관련 발언이 이유”

 

일본 언론들은 6일 중국 상무부가 일본에 대한 군민 겸용(듀얼 유즈)제품의 수출규제를 강화한다고 발표했으며, ‘대만 유사’와 관련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총리의 지난해 11월 7일 국회 발언을 그 이유로 들고 있다고 보도했다. 상무부 대변인이 이날 발표한 담화는 이번의 규제 강화 배경과 관련해 “일본 지도자가 대만에 관해 공공연하게 잘못된 발언을 하면서 대만해협에 대한 무력개입 가능성을 암시했다”면서 “중국 내정에 대한 난폭한 간섭으로 ‘하나의 중국’ 원칙을 현저하게 위배했다”고 강조했다.

 

일본의 군사력 높이는데 쓸 모든 제품 수출 금지

 

이에 따르면, 중국 상무부는 중국 수출관리법에 따라 “일본의 군사력을 높이는데 활용되는 모든 용도”의 것들에 대한 수출을 금지하며, 이를 위해 수출처에 대한 심사를 더욱 엄격하게 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상무부 담화는 “어떤 국가나 지역 조직 및 개인도 규제를 위반해 중국 원산의 군민 겸용품을 일본에 이전할 경우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아사히는 규제 대상에 군수관련 기기를 제조하는 기업 등이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며, 이번 조치는 발표 당일인 6일부터 바로 실시되는 것이어서, 수출 절차와 관련한 혼란과 지연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의 군민 겸용제품 대일 수출 규제 강화 소식을 전하는 일본 아사히신문 1월 6일 기사.

 

아사히는 또 다카이치 총리 국회발언 이후 중일이 충돌하면서 중국이 자국민의 일본여행을 제한하고 일본산 수산물 수입을 금지하는 등의 제재조치를 취해왔으나 “이제까지 경제적인 영향은 한정적이었다”면서, 그러나 이번 수출 규제 강화로 “중국의 대일 압력이 한 단계 더 올라갈 것”으로 예상했다.

 

관영 매체 “희토류 대일 수출 허가 심사 강화 검토”

 

아사히는 중국 국영 중국일보(차이나 데일리)가 이날 정보관련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중국정부가 일본에 대한 희토류 수출 허가심사 강화를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를 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일본경제신문(닛케이)은 상무부 발표와 거의 동시에 국영 차이나 데일리(중국일보) 간부가 중국 SNS(인터넷 사회관계망)에 “일본의 열악한 언동에 비추어 중국정부는 중(重)희토류의 수출관리 심사를 더 다잡을 것”이라는 글을 올렸다고 전했다. 닛케이는 또 관영 영자지 차이나 데일리도 6일 밤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중국정부가 특정한 희토류 관련제품의 대일 수출에 대해 수출허가 심사를 강화하는 쪽으로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고 보도했다.

 

EV 등 하이테크 제품에 필수적인 중희토류 대상

 

닛케이는 중국 상무부가 아직 희토류가 이번 수출 규제 대상에 포함되는지 여부를 밝히지 않고 있으나, 디스프로슘(dysprosium) 등의 중(重)희토류는 전기자동차(EV)에서부터 무기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하이테크(첨단) 제품에 필수불가결한 물질이라고 지적했다.

 

닛케이는 중국이 지난해 4월 미국의 상호관세 도입에 대한 대응책으로 희토류 자석 등의 대미 수출을 대폭 축소했다며, 그때 디스프로슘 등 7종의 희토류를 수출 규제대상에 추가해 허가제로 하고 군민 겸용 제품에 대한 심사를 강화했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당시 미국에서는 포드자동차 등이 공장 가동을 중지했다. 그 뒤 미국은 반도체의 대중국 수출 규제를 완화했다. 지난해 10월 30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차 방한해 김해공항에서 만난 미중 정상들은 미국이 대중 반도체 수출 규제 강화를 유예하고 중국도 대미 희토류 수출 규제를 유예하는 ‘휴전’에 합의함으로써 일단 충돌을 피했다. 중국은 그렇게 해서 미국의 양보를 끌어낸 경험 때문에 일본에 대해서도 외교카드로 희토류를 포함시킨 수출 규제 강화에 나섰다는 지적이 있다.

 

중국의 희토류 자석 수출량 추이. 윗쪽 그래프는 전년 동기 대비 증감율. 단위:톤.  일본경제신문 1월 6일

 

중국, 희토류 생산 70%, 희토류 자석 80% 이상 차지

 

희토류는 세계 생산의 70%를 중국이 차지하고 있으며, 희토류 자석 생산도 중국이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관련 전문가는 “희토류 중에서도 정말 필요한 중(重)희토류의 일본, 미국에 대한 수출량은 아직 매우 적다”고 말했으나, 대일 수출이 지체되면 일본 제조업에 미칠 영향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닛케이는 걱정했다.

 

주요 희토류의 종류별 용도를 보면, 세륨(Cerium, Ce)은 반도체 제조용 연마제, 자동차용 배기가스 촉매제 등에 두루 쓰여 ‘산업의 비타민’으로 불린다. 란타넘(Lanthanum, La)은 니켈 수소전지, 광학 렌즈 등에 쓰인다. 또 네오디뮴(Neodymium, Nd)과 디스프로슘(Dysprosium, Dy)은 전기자동차 모터용 자석에 들어간다. 이트륨(Yttrium, Y)과 태르븀(Terbium, Tb)은 발광다이오드(LED) 등의 형광체로, 프라세오디뮴(Praseodymium, Pr)은 고성능 자석 제작에 쓰인다.

 

중국은 2010년 오키나와 남쪽 센카쿠열도(댜오위다오)를 둘러싼 중일 분쟁이 일어났을 때 희토류의 대일 수출 규제 카드를 들고 나와 일본의 양보를 끌어낸 적이 있다.

                                                                                               < 한승동 기자 >